도서관에 갔을 때 충동적으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빌려왔다. 

내가 이 책을 읽는다고 이 책에서 알려주는대로 정리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읽고나면 획기적으로 잘 정리할 수 있을지도?


기대를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거 읽고나서 내가 바로 이거야! 하고 정리를 더 잘하게 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비블리> 라는 앱을 소개받은 건 수확이었다. 책에서 비블리 앱 보자마자 폰에 설치해봤는데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한 책을 다 불러오기 할 수 있단다. 알라딘, 예스, 교보 죄다 불러오기 했는데 안되더라. 앱 이곳저곳 살펴보니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 구매한 책 불러오기가 시스템 장애가 있다고 기다려달란다. 이것만 되면..


책장에 대한 정보가 유익했다. 지은이 조경국은 서가 라고 하는데, 경량랙도 그렇고 이케아의 빌리 책장도 그렇고 메모메모. 어디에 적어두려다가 혹여 내가 서재를 꾸밀 일이 있으면 그냥 이 책 한 번 다시 빌려보자, 하고 따로 적어두진 않았다. 그런데 책장에 대해서라면 뭐니뭐니해도 얼마전 알라딘에서 아시마 님이 알려주셨던 DVD 장이 제일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다.


최후의 책 정리법은 내 예상과 달리 선물하기, 중고로 팔기, 기증하기 등이었다. 이미 내가 수시로 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내가 기대한 정리법은 책장에 어떤 식으로 꽂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작가별, 시리즈별, 색깔별, 알파벳순, 좀 특이하게 부제의 알파벳순 정도로 딱히 새로운 건 없었다. 새로운 거 알려줬어도 난 안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 저 책들 다 언제 빼고 언제 다시 꽂나요. 생각만해도 아찔함. 이사가면.. 그 때나........(먼 산)



그나저나 조경국이 책의 처음 부분에서 집이 아닌 곳에 별도로 서재를 따로 만든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조경국은 아내와 아이들(이라고 쓴걸 보면 둘 이상인듯)과 함께 24평 아파트에 사는데 곳곳에 책이 쌓여가고 있어서 결국 아내로부터 '책 가지고 나가라'(p.21) 는 말을 듣고 결국 사무실 하나를 얻게 된거다. 

나에게는 아무도 책 가지고 나가라는 말을 안해서 내가 이지경이 된건가??


아무리 작고 허름한 사무실이라도 적어도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0만원은 줘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보증금도 없는 월 8만 원짜리 사무실을 운 좋게 잡았다. 사무실이라기보단 ‘아지트‘란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오래된 재래시장 2층 구석에 있는 7평 남짓한 사무실이다. 그냥 봐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그런 공간이다. 문 앞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다. 예전에는 시장 번영회 사무실이었고, 얼마전까진 낚시 좋아하는 분들이 모여 노는 사랑방이었다. 꽤 오랫동안 비어 있었는데 내가 차지했다. - P23


8만원?? 월에 8만원이라고요??


아니, 이건 너무 좋잖아? 나도 하고 싶다!! 나 8만원 월세 낼 수 있어! 감당할 수 있어! 낼 의지 있다. 밀리지도 않고 낼 수 있어! 아아 그런 사무실 한 칸 얻는다면 책도 다 가져다 놓고 책상도 큰 거 사두고 노트북도 갖다 놓고 와인 냉장고도..(닥쳐!) 나도 시장에 가면 보증금 없이 월 8만원의 빈 사무실 한 칸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 안될거야, 안되겠지.. 우리집은 시장도 가까워서 만약 시장 한 복판의 어느 공간을 얻는다면 내가 매일 조금씩 책 옮기면서 서재로 꾸밀 수 있는데! 그럴 의지 있는데!! 


아아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경국이 월 8만원에 얻은 곳은 진주에 있는 곳이었다. 진주 시장.. 서울에선, 강동에선.. 안될거야.


그러나 만약, 정말 운이 좋게도 내가 그런 곳을 설사 우리동네 시장에 얻게 된다면, 그렇다면 나는 깔끔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다.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시장 서재에 있는데 가지러 가기 너무 귀찮네, 이건 좋은 책이니까 시장 서재에 한 권 내 방에 한 권 두자, 이래서 또 사는 일이 없을까? 이건 당장 읽고 싶으니까, 해서 서재에서 침실로 갖다두는 책은 한 두권으로 끝날까? 짐작컨대, 내가 시장에 서재를 만들어놔도 내 침실이나 우리집이 책을 치워 깔끔한 곳은 결코 되지 못할 것 같다. 그래, 그럴거야... 난.. 여기저기 또 책 쌓아둘거야. 지금도 서재방에 책 가득 있는데 침실에 조립식 책장 두 개 들여 넘치게 채우고 있고(방바닥에 쌓고 있음) 거실 신발장 옆 장식장도 내가 다 책 꽂아두었단 말이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외국생활을 하게 된다면 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가서도 책을 쏠랑쏠랑 주문해 쌓일텐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그 책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배편으로 한국에 보내야할지 현지에서 한국 친구들에게 나눔해야 할지, 이 걱정을 툭하면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외국 가지도 않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그냥 회사 다니는 성실한 한국 직딩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돌아올 때 내 책들 다 어떻게 들고 오지? 막 이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걱정도 팔자인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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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9-20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월 8만원 사무실 저도 구하고 싶네요?

다락방 2024-09-20 20:56   좋아요 2 | URL
정말 간절합니다. 어떻게 월 8만원에... 아 너무 부러워요.
그런데 저자는 몇년후 거기 정리하고 다른 곳에 헌책방 열었어요.

아시마 2024-09-20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다락방님, 그거 의미 없어요. 장서가와 독서가의 중간선에서 독서가 쪽에 좀 더 많이 기운 사람은 책이 내 눈앞에 없다는 거 못견딜걸 ㅎㅎㅎ
저 이번 책장 교체하고 정리하면서 제일많이 고민한게 아 이 책은 안방에 내 침대 옆에 두고 싶은데 이미 안방 책장이 넘치는 걸?? ㅠㅠ 이거 였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4-09-23 07: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제가 생각해도 그게 의미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전 서재를 따로 만들어놔도 침대 옆이 난리나지 않을까.. 지금도 침대 위며 침대 헤드위에 책이 엉망진창으로 널려있거든요. 서재방 책장에 꽂아둔 책들도 ‘이거 지금 읽고 싶네?‘ 이러면서 가져다 놓았더니.. 그런 책이 한두권이 아니고.. 결국 월 8만원 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건수하 2024-09-2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지만 큰 도움은 안 되었어요 😅

다락방 2024-09-23 07:40   좋아요 1 | URL
저도 도움이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딱히 도움이 안되긴 하네요. 책 정리도 역시 본인의 의지에 달린것임에...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4-09-21 1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걱정도 팔자 ㅋㅋㅋㅋㅋ
건수하님 이미 읽으셨다는 거 왠지 재밌고 ㅋㅋㅋㅋ
다락방님 사무실 얻으시면 아마 공간 있다고 신나게 주문- 어딨는지 못 찾음- 당장 읽고 싶다고 다시 주문- 집에 또 쌓임
이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4-09-23 07:42   좋아요 1 | URL
저도 사무실 얻어봤자 사무실에도 책 쌓이고 집에는 집대로 책 쌓이고 .. 이렇게 될것이라 짐작합니다. 제가 뭐 어디 가겠습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월세 그냥 아끼는 걸로... 껄껄.

단발머리 2024-09-24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 사무실 얻고 싶어하는 알라디너들을 모아요.
8만원씩 걷어요 ㅋㅋㅋㅋㅋ 전망 좋은 곳에 사무실을 얻어요. 우리 공동 소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사용 불가ㅋㅋㅋㅋㅋ사용 후 청소 확실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24 10:53   좋아요 2 | URL
우엇, 이 방법 너무나 좋은데요? 그렇다면 좀 넓은 사무실, 깨끗한 사무실을 얻는 것도 가능하겠어요! 그리고 서로의 책장에서 책을 빌려가도 좋을것이고요. 오히려 책값을 더 아낄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낭만적이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곳이어야 하고.. 그렇다면, 집에서는 멀어질텐데... 그러면 역시 집에 책이 또 쌓이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거나 저러거나 집에 책은 그냥 쌓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24 12:21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의 이 아이디어가 좋아서 이 댓글 캡쳐해 페이퍼 하나 뚝딱 썼음을 밝힙니다. 흠흠.
 

연휴 첫날인 토요일과 일요일은 정말이지 잠만 잤다. 먹고 자는 일로 이틀을 보냈다. 와, 이렇게 잔다고? 할 정도로 잠을 잤다. 낮에 그렇게 잤는데 밤에 또 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런데 그렇게 잤다. 사실 잠은 금요일 밤부터 쏟아졌다. 금요일은 무척 지쳐있었는데 도대체 왜그렇게 지쳐잇었을까. 하여간 금,토,일을 내리 잤다. 마침 토요일 친구와의 약속이 깨지기도 했고 내가 혼자 보려고 계획했던 영화도 취소해버렸다. 그리고 계속 잤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둘중 하나에는 달리려고 했는데 잠만 잤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된 것인가, 하여간 엄청 잤다.


월요일에는 집에 올 동생네 가족들을 위해 육전을 만들고, 만들어둔 뒤에는 실패했다며, 내가 이 짓을 왜 했을까 싶었다. 몇해전에도 육전 했다가 아니 이 고생을 왜하지, 소고기는 그냥 구워먹어도 맛있는데 왜.. 했었는데, 이번에 <서진이네2> 에서 정유미가 육전 만드는 거 보고 갈아만든 배 사와서 고기 재우고 다시 육전을 한거다. 모두에게 맛있는 육전을 먹이겠어! 그러나 타고 질기고 ㅠㅠ 또 후회했다. 아.. 그냥 먹어도 맛있는 소고기를 가지고 뭔가 하지 말자, 하고.

토마토스프와 치아바타를 해서 우리집에 도착한 타미가 허겁지겁 먹었다. 토마토 스프 두그릇이나 먹었어. 그리고 쪽파크림치즈 만들어달라고 해서 그것도 만들어줘 맛있게 먹었는데, 오자마자 쫑알쫑알, 이모, 급식으로 쪽파크림치즈 나왔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남겼어,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이모한테 만들어달라고 한거야?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는 엄지척 하며 맛있게 먹었다. 

토마토스프는 타미만 잘 먹기 때문에 조금 하려고 했는데 또 각종 야채를 썰어보니 한 사발이 되었어.. 커다란 냄비에 넣고 끓이고서는 아니, 이거 누가 다 먹나, 참, 나도 문제다... 했는데 여동생이 집에 갈 때 싸달라고 해서 다행이다 했다. 그런데 울엄마가 싸주기전에 혹시 이모도 먹을지 모른다고 한 그릇 남겨두고 싸줬는데, 아니 우리 이모가 너 요리실력 일취월장이네 이러면서 맛있게 싹싹 다 드시는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육전에 싸먹을 파김치도 만들었는데 남동생이 좀 가져갔다. 보람차다.. 고됐지만.. 육전, 파김치, 진미채, 토마토스프, 치아바타를 했고 이모랑 저녁에 먹을 와인 안주로는 이런 걸 했다.



브리치즈, 방토, 다진 마늘, 올리브유를 넣고 오븐에 돌린 거다. 치즈는 말랑하게 잘 퍼져서 치아바타 찍어먹기에 딱 좋은데, 이게 맛있어서 이모가 너무 맛있다고 잘 먹었다.


뭔가 이런 가벼운 안주 말고 육덕진게 있어야 하지 않나 했는데 집에 전이며 갈비찜이 있어서 또 배달 시키긴 뭐하고 그래도 이것만 대접하긴 좀 거시기해서 냉동실 뒤져보니 새우가 있길래 새우를 해동해서 칠리새우 만들었다. 마침 얼마전 인스타에서 칠리 새우 만드는 영상을 저장해뒀던 터라 그걸 보고 만들었는데, 짜잔- 이렇게 나왔다.




엄마도 이모도 아빠도 맛있게 잘 드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우 좀 더 사놔야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룻밤 자고 여동생 돌아가면서 '언니는 제2의 친정엄마 같아' 했는데 ㅋㅋㅋ 추석에 집에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여러모로 들었다. 비행기표 취소하기를 잘했어.


비행기표를 취소한 건 내가 좀 쉬고 싶어서였다. 이탈리아 여행이 너무 피곤해서 바로 이어지는 여행을 내가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 쉬기로 결심했던건데, 거기에는 추석에 집에 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최근에는 명절에 집에 있고 싶은 마음도 자꾸 찾아들어 여행갈 때마다 갈등하게 만들었는데, 그건 어린 조카들이 함께 모여서 만나는 걸 보는게 너무 좋고, 그 자리에 내가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네살 조카가 타미를 곧잘 따르며 타미 언니, 타미 언니 하는데 너무 귀여워. 그리고 내가 잡채 데우고 있을 때였나 아가 조카 오더니 "큰고모 잠깐만 나한테 와줄래?" 이래가지고 응, 갈게 하고 조카 손잡고 조카랑 함께 타미언니 깨우러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혼자 깨우러 못가겠다고 언니가 깼으면 좋겠는데 같이 가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나 귀여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째 조카는 인형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올 때 네살조카 주겠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인형중 하나를 가져왔다. 네살조카는 그걸 꼭 안고 놀았고 나중에 제외할머니 댁에 가서도 "오빠가 준거야" 이러면서 품에서 놓지 않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째 조카는 네살 조카 보면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찰싹 달라붙어 있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들이 이러고 있는거 보는거 왜케 좋지? (눈물 닦고) 나.. 진짜 나이들었나봐. 흑흑 ㅠㅠ



책을 샀다.

















[차를 타고]는 네살 조카에게 주려고 샀다. 할머니 집에 가기 위해 차를 타고 집을 나섰는데 할머니 집에 도착하기까지 온갖 탈것들이 다 나온다. 조카가 재미있게 봐야할텐데.


[두 여자 이야기]는 읽고 이미 구매자평 썼는데, 결혼생활이 얼마나 빡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안보고 싶다. 너무 스트레스 작렬이야.  송아람 작가의 전작 [자꾸 생각나]는 좋게 봤던 것 같은데, 이건 너무 힘들었다. 남편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이야기는 너무 짜증난다. 남편이 잘해준다 운이 좋아 남편 잘만났다, 이정도면 괜찮은 남편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조차도 사실은 남편하고 행복하지 않다는 걸 종종 얘기하곤 하는데, 아 남편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은 죄다 너무 스트레스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잔소리하게 만든다] 였나, 그 책도 읽다가 바로 팔아버렸다. 절반도 못읽고 팔아버린 것 같다. 


스티븐 킹은 좀 믿고 보는 작가이긴 한데, 그래서 자꾸 사두고 쌓이고 있다.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욤..

















나는 도시를 좋아하지만 [들풀의 구원]이라는 제목을 믿는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에겐 들풀이 구원이 될 수도 있음을 믿는다는 거다. 내 경우 몇 번 언급했지만 향에 반응하는 사람인데, 어제 읽은 백희성의 책 [빛이 이끄는 곳으로] 에서도 등장인물이 허브향을 맡고 아들을 회상하는 장면, 현관에서 바람이 불면 허브향이 나는 장면 같은 것에 몹시 끌리는 사람이다. 고수를 베란다에 심어두었을 때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면 고수 향이 나는게 그렇게나 좋았더랬다. 자연에서 생성되는 흙과 빛과 열과 그리고 이 초록과 그것이 가진 고유의 향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아주 좋아하고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라는 문장을 수시로 인용하곤 한다. 심지어 내가 쓴 단편 소설에도 언급되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줄리언 반스의 신간이라니, 사지 않을 도리가 없지.


[혐오의 즐거움에 대하여]는 ㅈㅈㄴ 님의 서재에서 알게된 책.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면서 좀 두렵고 두려우면서 궁금하다.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란 책은 뉴욕이란 장소와 그곳에서 살고 있다는 말에 이끌려 홀린듯이 샀다. 내게 뉴욕은 가보기 전에도 매력적인 도시였지만 가보고난 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이며 또다시 가고 싶은 도시이다. 사실, 돈 문제만 아니라면..(언제나 돈이 문제다) 수시로 가보고 싶은 곳이다. 아무때나 휙- 갔다가 오고 싶은데, 그러기엔 돈이 많이 듭니다..

















언젠가 짧은 여행보다는 좀 더 긴 해외 생활을 목표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생활들]이란 제목에 이끌려 샀다.


[사소한 일]은 장바구니에 있던 책인데 최근에 ㄷㅈ 님의 서재에서 보고 바로 질러버렸다.


최근에 내가 플로베르를 어디서 만났지? 아, 오리엔탈리즘! 거기서 보고 플로베르의 자서전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땅한 책이 눈에 띄지 않고 그나마 언급되었던 [순박한 마음]을 샀다. 사면서 보니 폴스타프 님도 잠자냥 님도 재미있게 보셨더라. 좋아쒀~



자,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책! 내가 이 책을 자랑하기 위해 정말 오래 기다렸다. 배송까지 너무 오래 걸렸거든. 이건 배송도 오래 걸렸지만 일단 검색해내기도 시간이 걸렸어. 휴..


짜잔-

















콜린 후버의 [우리가 끝이야]의 스페인어책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스페인어 책을 샀다니까? 


일단 콜린 후버의 원서를 일전에 번역본과 나란히 두고 읽었던 바, 영어가 어렵지 않았던 기억이 있고, 게다가 고자극의 책이어서 책장도 잘 넘어갈테고, 이 책의 영어원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이미 갖고 있으니, 옳지, 그래, 스페인어책을 사기로는 콜린 후버의 우리가 끝이야가 딱이다! 사서 한 번 보고나면 스페인어 마스터!! 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주문한 것이다. 증맬루 스페인어 책으로 검색하기까지 얼마나 어려웠는지. 네이버에서 it ends with  us 스페인어, 막 이렇게 쳐가면서 드디어 검색해낸 책. 영화로 나왔기 때문인지 표지 이쁜것 좀 보소..


캐나다 뷰 배경으로 한 번 볼까?



너무 예쁘다!! >.<


난 외모로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고 표지로 책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내 생각은 틀렸을지도.. 내가 나를 아직 잘 모르는 걸지도... 


이걸 주문해두고 드디어 사두었던 이 책의 번역본을 읽기 시작했는데 하아- 내용이.. 엉망진창이야. 미치겠다. 옥상에서 우연히 남주를 마주치게 됐는데 그의 손길을 거부할 수 없고 막... 꽃집을 오픈했는데 모두가 원하지 않는 꽃다발을 우리의 컨셉으로 잡자며 천재적 아이디어라고 흥분하고.. 하여간 읽기 싫은 스토리여.. 그래도 워째. 내가 영어책도 스페인어책도 사놨는데.


하여간 좀 읽다가 아 콜린 후버 진짜 나랑 안맞아, 이래놓고, 그래도 이걸 읽고 스페인어를 똭- 하면서 내가 사서 내게로 온 스페인어 책 첫장을 딱 펼쳤다. 내가 그래도 첫줄은 읽을 수 있을 줄 알았지? 아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설레발이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 스페인어 책은 무리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 돈지랄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괜찮아 예쁘니까. 하하하하하. 사실 영어책 보지 않았지만, 영어라고 어디 쉬울까. 그러니까 내가 어떤 사람이냐면, 오늘의 듀오링고를 보자.




미치고 팔짝 뛰겠네. 내가 이정도의 영어를 잘 틀리는 사람이다. 제기랄. 아이씨. 요즘 듀오링고 만점 받을 때가 없어? 하여간 이걸 틀렸단 말이야? 그런데 듀오링고 학습하다보면 틀린 문제를 다시 내준다. 그런데 어떻게 됐냐면,



또 틀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나는 영어를 좋아하는데 영어는 나를 멀리하네? 나 싫다는 영어를 내가 너무 끈질기게 붙잡고 있는 것인가. 나를 받아달라 애원하고 있는 것인가. 하아- 나는 영어를 스토킹하는 것인가. 미치고 팔짝 뛰겠네. 왜이렇게 영어를 못하지요?


세번만에!



증맬루 영어는 어렵네요.. 에휴... 

듀오링고 연속학습 282일째인데 내 영어실력은 과연 나아지고 있는것인가..


왜냐하면,



다음문제 또 틀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쉬바 영어 안해 안해. 꺼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큼한 목요일의 오답 속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 중학교때 영어 잘했었는데...고등학교때도 잘했었는데...... 이게 뭐여......주입식 교육 다 필요없다!!!!!


에휴..



나는 나의 한계를 안다.

언젠가 얘기했던 것처럼, 내가 아무리 페미니즘 책을 읽고 또 설사 대학원에 들어간다고 해도 내가 정희진 쌤처럼 될 수는 없을 거라는 것을 안다. 그건 다른 사람에게 가능한 영역일 수 있으나 나한테는 아니다. 내가 아무리 달리기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사실 매일 하는 것도 아니고 오래 달리거나 빨리 달리는 것도 아니지만) 잘 달리는 사람축에 속하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요가를 배우면서 요가가 너무 좋아서 언젠가 요가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나는 내가 요가 선생님이 될만큼 요가를 잘 할 수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아한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 열심히 한다고 다 잘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안다. 지금같은 마음으로 내가 학창시절로 돌아가 다시 공부한다고 해도, 나는 전교일등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나는 그정도의 능력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설사 과거로 돌아가 다시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아마 기존보다 조금 더 나아진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정희진이 될 수 없다고 해서, 달리기 선수가 될 수 없다고 해서, 요가 선생님이 될 수 없다고 해서 그것들을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이것들을 하는 이유는 내가 그것들을 하는게 좋아서이지 최고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좋아서 하다가 최고가 되면 너무나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내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달리기를 하고 요가를 하는 것에는 충분한 의미가 있다. 내 삶은 그것들을 함으로써 더 충만해지고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영어공부를 지금 이만큼씩 매일 한다고 해서 모국어처럼 가능해질까? 내가 어학연수를 간다고해서 유태오 처럼 영어를 할 수 있게 될까?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다라고 답할 수가 없다. 그래도 하는거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영어가 좋아서. 능력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포기해야 한다면 세상에서 도대체 뭘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냥 하는거다. 그냥. 내가 좋아서. 능력자가 되고 싶지만 능력자가 되지 못한다고 해서 그만두진 않을 것이다. 걍 하는거다. 이렇게 가다보면 어디에 다다를지 모르고 설사 내가 도착하게 되는 곳이 너무 낮은 곳일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해보는거다. 뭐, 최고가 되지 않아도 능력자가 되지 않아도, 1분 달리기 했던 사람이던 내가, 30분 달리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뭐, 괜찮다. 



목요일이라서 너무 좋다. 

오늘 점심은 뭘 먹고 싶은지, 나와 내가 대화를 좀 해봐야 쓰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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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9-19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 윳 빛 깔 다 락 방!!

다락방 2024-09-19 09:49   좋아요 0 | URL
왜이럼??

잠자냥 2024-09-19 10:06   좋아요 1 | URL
너와 대화 중이라.....

다락방 2024-09-19 10:13   좋아요 1 | URL
얘 대화좀 못하게 해봐요. 남들하고 못하면 자기 자신과도 대화하는 나..

독서괭 2024-09-19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윳!빛!깔! 다!락!방!!!

다락방 2024-09-19 10:13   좋아요 1 | URL
독서괭 님 좋앙합니다. 샤라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9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근데 번역본 읽어보고 좋아서 스페인어본을 사신 게 아니었군요..?

다락방 2024-09-19 10:12   좋아요 1 | URL
일단 사는편......... 하아- Orz

잠자냥 2024-09-19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연휴에 어디 안 가신 거 정말 낯선데, (북플에서 보여서 놀라웠다능!) 근데 또 반갑더라고요?! ㅋㅋㅋㅋ 조카들도 가족들도 그랬을 거 같아요. 휴식이 보약이 된 연휴였길 바라...........랐는데 휴식한 거 맞나요? 아니 무슨 요리를 또 저렇게나 많이! ㅋㅋㅋㅋ

그나저나 그 영화 결국 안 보러 갔군요? ㅋㅋ 전 속으로 다락방 이 인간 안 갔을 거 같은데... 했다니까요.
<장손>인가 그 영화 제목이랑 개봉 시기(추석 연휴)만 보고는 빡칠 한국 영화 같아서 노관심이었는데 희진쌤이 무려 GV를 하신대서 오오오잉?! 하고 갑자기 관심이 생겼습니다. 저는 왠지 그 사랑의 탐구보다 이 영화 먼저 볼 거 같아요. 희진쌤은 낼 용산 CGV에서 GV하시던데 그건 당연히 다 매진이더군요.. ㅠㅠ 암튼 <장손>은 씨네큐브에서도 하긴 하더라고요! ㅋㅋㅋㅋ

아니 근데 책탑에서 맨 위에 저 책은 뭐지? 했더니 스페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인간 이제 책탑도 국제적으로 쌓는다.

다락방 2024-09-19 10:18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식구들이 엄청 좋아했어요. 특히 엄마가 몇 번이나 말씀하셨습니다. 추석에 너 집에 있으니까 너무 좋다, 하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동생은 이제 명절에 어디 좀 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명절 힘들긴 했지만 또 좋기도 했어서 앞으로 명절은 좀 피하고 갈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내리 자서 ㅋㅋ 아니 왜이래 싶었는데, 덕분에 월요일 아침에 ‘오 뛰어도 되겠네?‘ 할 정도로 몸이 좀 회복되긴 한 것 같아요.

저 너무 피곤해서 못갔고요 수요일에도 예매해두었다가 또 취소했어요. 아 못가겠다.
그래서 오늘 퇴근하고 가서 보려고 했는데 시간대가 또 메롱이라 오늘도 못가겠네요. ㅠㅠ

장손.. 제목도 보기 싫은 영화인데 정희진 쌤.. 이라고요? 괜찮은 영화인가.. 흐음.. 아무튼 잠자냥 님 그러니까 용산은 못가고 씨네큐브 간다는거죠? 토욜에 갑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사랑의 탐구나 보러 가볼까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9-19 10:2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이번주 토욜은 못 갑니당~!!

다락방 2024-09-19 10:30   좋아요 1 | URL
그렇구나.........(시무룩)

Forgettable. 2024-09-19 14:09   좋아요 1 | URL
저도 토요일에 사랑의 탐구 혼자 보러 갈 예정입니다!!

다락방 2024-09-19 14:53   좋아요 0 | URL
뽀님 어디로 가요?

잠자냥 2024-09-19 14:55   좋아요 1 | URL
락방이 마음속으로.....

Forgettable. 2024-09-19 15:04   좋아요 0 | URL
저는 신도림으로 갈까 생각 중이에요

blanca 2024-09-19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보고 잘못 주문한 하츄핑 아이스크림 가게 대히트쳤어요 ㅋㅋ 다락방님 요리 거의 장금이 수준인데요? 토마토 수프는 정말 건강에 너무 좋을 것 같아 저도 시도해봐야겠네요. 콜린 후버 ㅋㅋ 나 한 편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거 읽었는데 중간에 겁나 야한 장면이 ㅋㅋㅋ 숨죽여 읽었네요. 명절에 대한 느낌이 저도 달라지고 있어요. 다 한때잖아요. 이렇게 모여서 조카도 보고 동생들도 보고...영원하지 않잖아요. 부모님 좋아하시는 모습 봐도 이게 영원하지 않다, 자꾸 이런 생각 드니 소중해요. 아, 그리고그렇게 몰아 자는 거 내 몸이 필요로 하는 휴식인 거더라고요. 아주 잘하셨습니다. 저는 헬스장 천국의 계단 무리해서 타며 나 요즘 운동 탄력 받았다 자랑 딱 한 번 했는데 바로 이석증 와서 기절했습니다....

다락방 2024-09-20 20:42   좋아요 0 | URL
하츄핑 이즈 뭔들 ㅋㅋㅋ 하츄핑 이라면 뭐가 됐어도 크게 성공했을 겁니다, 블랑카 님.
콜린 후버 야해요. ㅋㅋㅋㅋㅋ 야해서 좋긴 한데(응?) 너무 고자극.. 입니다. 그리고 뭔가 읽고나면 좀 찝찝해요. [우리가 끝이야]는 워낙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책이고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끝까지 볼 예정이긴 합니다. 중간에 멈추고 안읽고 있지만... 하하하하하.

맞아요, 블랑카 님. 저도 제가 이럴 줄 몰랐는데요, 이렇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나이드는가봐요.
저는 조카 태어나고 나서 ‘아 내가 아이들을 예뻐할 수도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아이들 커가는 거 보면서 ‘아 이렇게 세대는 지속되는거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자식을 낳고 싶어하는 어떤 심리에 대해서 어렴풋이 짐작해볼 수 있었달까요. 이제는 커가는 조카들을 보면서 이렇게 다같이 모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불쑥불쑥 들더라고요. 사람은 아무것도 장담해서는 안된다지만, 특히나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정말이지 장담해서는 안되는 것 같아요. ‘내가 이럴 줄 몰랐는데..‘하는 면을 나이들면서 자꾸 보게 됩니다.

블랑카 님,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 챙기세요. 우리 오래오래 건강하게 책 읽으며 글 쓰며 살자고요!!

단발머리 2024-09-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모르겠고요. 칠리새우에서 기립박수 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파김치도... 아, 토마토 스프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전부 다 먹고 싶네요.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의 문장 하나 놓고 갑니다. 스페인어에 눈 뜬 다락방님께 바칩니다.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도 없고,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락방 2024-09-20 20:43   좋아요 1 | URL
저 스페인어에 눈 뜬 거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눈 뜬 줄 알았더니 아직 못떴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요 아블로 에스빠뇰.

나 스페인어 말한다. 는 뜻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페인으로 어학연수 좀 가야겠어요. 스페인어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저 스페인에서 어학 연수 하면 놀러오세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구단씨 2024-09-19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칠리새우 정말 맛있어 보여요. ^^ 시원한 맥주 마시고 싶네요.
명절에 식구들 오는 거 마냥 귀찮고 또 귀찮았는데요.
저도 이제 늙었나 봐요. 다 큰 조카들(중딩, 고딩, 대딩) 우연처럼 시간이 맞아서 보게 되면 너무 애틋해요.
이 코딱지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서 울컥하고 막 그래요. 덩달아 저도 그 세월만큼 늙은 거겠죠. ㅠㅠ
여전히 명절은 귀찮고 싫지만, 좋아하는 사람들 만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는 이제 기다려지기도 하네요. 살짝...

콜린 후버의 책은 한국어 출간본으로 보관함에 담았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책 소개 감사해요. ^^

다락방 2024-09-20 20:45   좋아요 0 | URL
칠리새우 해놓고서 걱정이었는데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새우 또 사서 또 해보려고요. 소스에 밥 비벼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인스타그램에서 알려준 것보다 마늘을 더 많이 넣었습니다. 마늘을 사랑해요. ㅋㅋ

정말 커가는 조카들 보면서 아가였을 때 모습도 많이 떠올려보게 돼요. 아 정말 말문 틔어서 이모 이모 하고 따라다닐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나보다 더 커졌네, 막 이런 생각하면 애틋하고 기특하고 그렇습니다.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너무나 소중해요! 저도 명절은 귀찮기만 했었는데 다음 명절에도 아이들 다 만날 생각하면 또 좋고 그래요. 아, 나이드는 건 도대체 뭘까요?

콜린 후버는 전세계적으로 지금 인기입니다. 해외 어느 서점을 가도 매대에 콜린 후버가 깔려있더라고요!!

바람돌이 2024-09-19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요리솜씨는 조만간 요리유튜브로 뜨는게 아닐까 싶은데요.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세요. 요리 유튜브로 대박나서 알라딘을 인수하는겁니다. 그리고 저희들에게 책을 막 염가판매하는...... ㅎㅎ

스페인어 책을 정말 읽으려고 사셨단 말입니까? 아 진짜 일단 그 열정에 박수 짝짝입니다. 언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저는 다락방님의 무한 변신을 믿습니다.

지난번 포르투갈 여행에서부터 제가 다른 나라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그 나라 작가의 책 한권쯤 현지어로 사오기로 결심했거든요. 그래서 사온게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포르투갈어판을 사왔습니다. 다락방님과 다르게 저는 순저니 소장과 바라봄을 위한 책입니다. 그걸 읽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ㅎㅎ

다락방 2024-09-20 20:55   좋아요 0 | URL
ㅋㅋ 요리 유튜브로 대박 나면 돈을 벌 수 있으니 좋겠지만.. 대박 날 것 같진 않습니다. 이번에도 치아바타 맛있게 식구들 잘 먹길래 또 한 판 구웠다가 실패했거든요. 보통 치아바타는 실패 안하는데 이번엔 왜 실패인건지.. 하여간 잘 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무엇보다 저는 요리를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부엌도 초토화 되어서 ㅋㅋ 플레이팅도 못하고요. 이쪽으로 재능이나 소질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왜 자꾸 해보고 싶은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ㅠㅠ

저는 포르투갈어로 오르한 파묵 책 사왔거든요? 그거 몇년간 기념으로 두다가 도대체 포르투갈어 하나도 모르면서 이게 있어 뭐하나, 하고 처분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최근엔 영어책들도 처분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이 스페인어 책의 운명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왜 덥썩 사버린건지 ㅠㅠ

세실 2024-09-21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칠리새우는 보림이가 좋아하는 음식인데 중국집에서 사먹는건줄...ㅎㅎ
토마토스프와 치아바타도 굿굿!
육전은 일단 고기가 좋으면 소금, 후추만 뿌려도...^^

다락방님의 책탑은 늘 경이로워요!
 
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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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사랑으로 지어진 집과 건물에 대한 이야기.
바람이 불면 로즈마리 향이 나는 현관과 목 뒤로 느껴지는 따뜻함에 대한 천창의 빛 그리고 수도원 건물의 작은 구멍들로 들어오는 빛을 보고 싶어서 이 책이 영상화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이 책에 대한 찬사는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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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9-19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상화 되었으면 좋겠지만, 과하게 칭찬받는 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금하네요!

다락방 2024-09-19 08:54   좋아요 1 | URL
전 샀으니까 읽긴 했지만 굳이 사서 읽어보시라고 추천하진 않아도 되는 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ㅎㅎ

잠자냥 2024-09-1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오늘 새벽에 다락방이 꿈에 나왔읍니다~!! ㅋㅋㅋㅋ 북플을 열었더니 다락방이 책탑 사진 거하게 올려서 ‘이 인간 월욜도 아닌데 무지하게 샀네!’했다능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19 08:54   좋아요 1 | URL
있어봐요. 꿈이 현실이 됩니다. 책탑 페이퍼 쓰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이모랑 술마시면서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유퀴즈를 보았다. 방송에서는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인 서은국이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는 세계적인 행복 연구학자라고 했다. 그가 처음에 한 말은 행복을 30년간 연구한 자신보다 행복에 관한 논문 한 줄도 읽지 않은 자신의 여동생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놀라웠는데,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의 대표적 성격이 외향성 이라는 거였다. 그건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기쁨을 얻기 때문이고 외향성은 다른 사람을 잘 만나는 성격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내향성에 대한 질문이 반드시 따라오는데, 서은국 교수는 내향성의 기쁨도 사람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들이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내향성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부정적 정서가 많이 따라오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이를테면 어색함에 있어서도 그 어색함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고 그래서 '나는 혼자 있는게 더 좋아'라고 말한다는 것. 사람으로부터 기쁨을 얻는 것은 내향성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여기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혹시 서은국 교수의 책이 있나 그자리에서 검색해보았다니, 오, 있었다. 게다가 제목도 행복의 기원.
















나에겐 읽어야 할 책들도 쌓여있고 사두고 안 읽은 책들도 수두룩하지만, 나는 당장 이 책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늘, 바로드림으로 교보문고에 가서 사왔고(아.. 너무나 더웠어..) 그리고 다 읽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행복하기에 최고의 조건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내가 행복을 자주 느낀다는 것, 아주 잘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나의 외향적 성격 때문이며 그리고 그것의 일정 부분은 유전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유퀴즈에서 조세호는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하자 서은국 교수는, '그러면 너는 지금 이 앞의 탁자를 보고 행복하냐, 만약 행복이 마음먹기에 따른 것이라면 너는 이 탁자를 보고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했다. 행복을 캐치하는 것, 느끼는 것과 그런데 그것이 마음먹기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만큼의 거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는 행복하기에 맞춤한 사람이었고 실제로도 행복하기 때문에, 만약 서은국 교수가 연구하면서 외향성과 사회성 그리고 행복에 대한 표본을 찾고 싶다면 나를 데려다 쓰면 될 것 같다.


내향성에 대해서는 좀 덧붙여야 하는게, 그렇다면 내향성이 나쁜 것이냐, 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다. 젓가락과 숟가락처럼 그 쓰임이 다른 것이지 어느 하나를 나쁘다 또 좋다고 말할 수 없단은 것. 저마다의 쓰임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노파심에서 얘기하자면 서은국 교수는 외향성 예찬론을 펼치려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며, 또 개인적으로 서은국 교수는 외향성의 사람들을 피곤해한다고 책에서 밝혔다(나 누군가에게는 피곤한 사람일까?). ㅎㅎ 내향성의 사회성에 대해서는 서은국 교수가 든 예시를 가져오겠다.



이런 비유가 어떨지.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오르고 싶어하는 산은 똑같다. 사람들이 즐겁게 모여 있는 정상. 이 둘의 차이는 얼마나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오르느냐다. 외향적인 사람의 가방은 가볍지만, 내향적인 사람의 가방은 어색함, 스트레스, 두려움 등으로 무겁다. 그래서 중턱쯤에서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결국 산 정상에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있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이 산보다 바다를 좋아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이 '가벼운 짐'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태어난 큰 유전적 혜택이다. 유전자는 공평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p.149



아아, 나란 인간. 금수저도 은수저도 아니지만 외향성 수저였음으로 밝혀져...


조금 더 내향적인 사람들에 대해 들어보자.


(연구 결과 내향적인 사람들도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나타났는데 p.146)그렇다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왜 외향적인 사람들만큼 타인과 어울리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싫어서가 아니라 불편해서다. 사람이라는 자극은 양날의 검과 같다. 사람은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때론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계속 직장 상사만 보다 보면 휴가 생각이 간절히 나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스트레스를 더 예민하게,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경험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서 한발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싫은 것과는 다른 얘기다. -p.148





행복이란 것에 대해 서은국 교수는 다윈의 진화론을 가져와 설명한다. 행복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인데,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에 수긍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 이론에 반박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아직 사두고 읽지 않은 책 루시 쿡의  『암컷들』 생각도 났고. 그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뭐가 됐든 행복의 핵심에 대해서라면 서은국 교수의 결론은 내 것과 같다.


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껍데기를 벗겨 내면 행복은 결국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된다. -p.195


난 이런 거 진짜 좋아하거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마시며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궁극의 행복아 아니던가!! 




혈통이 끊어지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근친관계를 방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과제였다. 그래서 일종의 ‘근친 감지 시스템‘을 동물들은 보유하고 있다. 인간의 경우는 어떨까?
위 연구에서 수개월에 걸쳐 여대생들이 누구와 얼마나 자주 문자나 전화를 하는지 분석해 봤다. 여대생들의 임신 확률이 높은 가임기와 그렇지 않은 기간의 통화 내역을 비교해보니 딱 한사람과의 통화 패턴이 달라졌다. 바로 그녀들의 아버지였다. 연구자들의 예상대로다.
아버지와 딸. 유구한 세월 동안 근친 관계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사이다. 그래서 가임기에 가까워질수록 여대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거리를 둔다. 가임기에는 통화 빈도와 시간을 서서이 줄이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또다시 정상 패턴으로 돌아간다.
가임기에 가까워지면 아버지를 경계하라는 경고 시스템이 유전자에 프로그래밍된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적으로 자동화된 현상이다. - P44

시카고대학의 카시오포(Cacioppo) 교수 팀의 오랜 연구에 의하면 현대인의 가장 총체적인 사망 요인은 사고나 암이 아니라 외로움이다(Cacioppo & Patrick, 2008). - P90

10여 명의 소규모 집단에서 생활하던 인간이 정글을 나와 초원 생활을 하며 집단의 크기는 약 150명 정도로 커졌다. 낯선 이들과의 교류가 증가했고, 이들이 마음속에 숨긴 생각과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더 높은 지능이 필요하게 됐다. 이처럼 인간의 뇌를 성장시킨 기폭제는 타인의 존재였단은 것이 최근 널리 각광받는 던바 교수의 ‘사회적 뇌가설(social brain hypothesis)‘의 핵심이다.
인간을 가장 인간스럽게 만드는 뇌. 한마디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기 위해 뇌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 P92

연구자들의 예상대로 매일 타이레놀을 복용한 집단은 통제집단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일상의 사회적 상처를 덜 느꼈다. 마치 두통을 없애주듯, 진통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회적 고통도 덜어 준다는 것이다. 놀랍지만 가능한 일이다. - P97

사람이라는 동물은 극도로 사회적이며, 이 사회성 덕분에 놀라운 생존력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뇌는 온통 사람 생각뿐이다. 희로애락의 원천은 대부분 사람이다. 또 일상의 대화를 엿들어 보면 70퍼센트가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Lieberman, 2013). - P103

긴 시간 행복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고민을 해보았다. 내 생각에는 두 가지다.
첫째,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둘째,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그가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 P104

우리 눈에는 내면의 성격보다는 바깥세상의 것들이 훨씬 잘 보인다. 가령 차에서 내리는 사람의 성격은 보이지 않아도, 그가 어떤 차에서 내렸는지는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가 행복해 보이면 고급 차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앞에서 언급했듯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행복하다면, 원인은 그의 차가 아니라 그의 성격일 확률이 훨씬 높다. 그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웃을 사람이다.
다시 말하지만 행복의 원인 중 사람들이 가장 과대평가하는 것이 돈과 같은 외적 조건이다. 이 장에서는 반대로 행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이 미처 생각지 않는 요인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어떤 것이 그렇게 중요할까? 오랫동안 행복을 연구한 석학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그 질문을 한다면 대답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유전.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 - P136

유전과 행복을 각각 하나의 대륙이라고 한다면, 이 둘을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다리가 있다.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trait)이다. 유전적 영향에 의해 외향성 수치는 어느 정도 정해지며, 그 외향성의 정도가 개인의 행복 수치와 기은 관련을 맺는다. - P142

외향성이 행복 연구에서 그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한마디로 행복과 가장 손을 꼭 쥐고 있는 짝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구된 그 어떤 다른 특성도 외향성만큼 행복과 관련 깊은 것이 없다. - P142

구체적인 이유야 무엇이든 외향성은 한마디로 ‘사람쟁이‘ 성격이다. 외향성이 높을수록 타인과 같이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또 그들(특히 이성)이 자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타고난 재주가 있다. (이건 맞음. 다른 사람이 나 좋아하게 하는 건 일도 아님:다락방 주) 그래서 그들은 첫 경험 시기도 빠르고,(이건 틀림:다락방 주), 경험 상대도 많다(이건 안알랴줌: 다락방 주)(Nettle, 2006). - P143

미국도 마찬가지다. 행복하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보다 사회적 시간이 약 2배 많지만(65퍼센트 함께, 35퍼센트 혼자), 불행한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2배 이상 많다(32퍼센트 함께, 68퍼센트 혼자).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호모사피엔스의 행복 전구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훨씬 자주 켜진다. - P146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선천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도 타인과 함께할 때 더 행복할까? 이 질문을 염두에 두고 한 연구에서는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하루에 여러 번, 몇 주 동안 문자메시지를 통해 두 가지 질문을 반복적으로 했다.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또 누구와 함께 있는지.
연구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 달랐다. 내향적인 사람들도 혼자일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더 높은 행복감을 느꼈다(Diener & Biswas-Diener, 2008). - P146

레바논에 이런 속담이 있다.
"사람이 없다면 천국조차 갈 곳이 못 된다."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 보자. 무엇을 하며 어떤 모양의 인생을 살든, 사람으로 가득한 인생은 이미 반쯤 천국이라는 뜻이리라. - P156

과도한 타인 의식은 집단주의 문화의 행복감을 낮춘다. 행복의 중요 요건 중 하나는 내 삶의 주인이 타인이 아닌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P172

행복은 나를 세상에 증명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잣대를 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필요도 없고, 누구와 우위를 매길 수도 없는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 행복이다. 내가 에스프레소가 좋은 이유를 남에게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허락이나 인정을 받을 필요도 없다. - P175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쾌락에 뿌리를 둔, 기쁨과 즐거움 같은 긍정적 정서들이다. 이런 경험은 본질적으로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철학이 아닌 생물학적 논리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 되는 생각을 자주 하라는 처방을 내리는 의사는 없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지침들은 대부분 그렇다. "불행하다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이다. 불행한 사람에게 생각을 바꾸라는 것은 손에 못이 박힌 사람에게 "아프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을 통해 바뀌는 것은 또 다른 종류의 생각이다. 행복의 핵심인 고통과 쾌락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니다. - P194

행복의 핵심을 사진 한 장에 담는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내용과 지금까지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것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다. 문명에 묻혀 살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가 여전히 가장 흥분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바로 이 두가지다. 음식, 그리고 사람.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껍데기를 벗겨 내면 행복은 결국 이 사진 한 장으로 요약된다. 행복과 불행은 이 장면이 가득한 인생 대 그렇지 않은 인생의 차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The rest are details",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 P195

내향성은 외향성의 반대가 아니다. 찬물과 더운물 이 두 종류 물이 아니듯, 외향성/내향성은 상반된 특질이 아니고 동일한 특질의 높고 낮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낮은 외향성‘을 편의상 내향성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P218

늘 불행하다는 것은 과장이다. 대부분 행복, 아주 가끔 불행. 그래서 불필요한 ‘행복 스트레스‘는 이제 떨쳐 보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힐링‘같은 단어도 서서히 사라졌으면 한다. 멀쩡한 자신을 마치 치유와 도움이 필요한 연약한 존재로 세뇌시키는 것은 장기적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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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09-1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외향성 수저 인정입니다. 어쩜 이거 금수저 은수저보다 좋은거 아닌가요? 행복하대잖아요. ^^
음 저는 외향성 수저 한스푼정도 더 있는 정도?
요즘 제가 고민하는게 있는데 좀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땡큐 다락방님!

다락방 2024-09-19 07:39   좋아요 2 | URL
오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글이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미 쓰여진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한것처럼 저는 인생의 작은 기쁨을 잘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저의 외향성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거라면 감사하고 살아야지요. 후훗.
아, 출근했습니다. 연휴가 빨리 지나가버렸다는 사실이 슬프지만, 그러나 오늘이 목요일이라는 사실은 기쁩니다. 만세!

단발머리 2024-09-1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출근했더니 다락방님 리뷰가 있어서 크흐흐흐 너무 좋네요!
저도 이 영상 봤어요. 큰애가 이거 좀 보라고 해서 봤는데, 참 재밌더라구요.
전.... 그 교수님 표현 중에 사람이 제일 큰 자원이고 자극이라고. 그 말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요즘에는 혼자서도 할 거 엄청 많고, 재미든 정보든 다른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지만, 역시 사람이 젤 중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부터 그랬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외향성 수저를 장착한 다락방님에게 축하를 담뿍 보내드립니다. 오늘이 목요일이라서 기쁜 마음이 바로 행복이겠죠.
저도 그렇습니다. 일단 오늘 출근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만 출근하면 됩니다. 이야호!!!!!!!!

다락방 2024-09-19 10:2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사람이 제일 큰 자극이지요. 그리고 저는 제가 행복을 잘 느끼는 사람인 것에 대해 저의 외향성을 연결시킨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 방송 보다보니 아, 그게 그렇게 되는거구나 하면서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달려가서 책을 사온 것입니다. 하하.

저도 출근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작업실로 출근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행복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점심은 뭘 먹을까요? 급식이 부럽습니다!!

잠자냥 2024-09-19 0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숟가락아 출근 잘했니? ㅋㅋㅋㅋ 젓가락도 출근 중이란다…. ㅠㅠ 불행하지 말자! 오늘은 월요일이 아니고 목요일이야!!! 이틀만 참아!! 행복이 거기 있어!!!🤣🤣🤣

다락방 2024-09-19 10:20   좋아요 1 | URL
오늘은 불행하지 않네요. 출근은 싫지만 그런데 출근했더니 목요일이란 사실은 너무나 좋습니다. 아하하하. 행복은 우리 주변에 있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9-19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향성 수저🤣🤣🤣 부럽습니다. 내향성 젓가락은.. ㅋㅋㅋ
저 이 책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하하 뭐 새삼스럽지만.. 다락방님의 이 글은 오래 기억할 듯 합니다. 궁극의 행복을 계속 누리세요~!!

다락방 2024-09-19 10:22   좋아요 2 | URL
근데 알라딘에는 내향성인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어쩌면 독서란 취미는 내향성과 더 관련있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저는 알라딘 하면서 독서괭 님처럼 좋아지는 분들도 있고 그래서 참 행복합니다. 으하하하하.
 
30일 5분 달리기 - 정지된 일상을 움직이는 좋은 습관
김성우 지음 / 에이치비프레스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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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각잡고 달릴 필요는 없다는 당연한 깨달음을 갖게 해준 책. 덕분에 훌쩍 나가 그래 10분이라도 달리자, 할 수 있었고 결국 20분 달렸다. 그래봤자 오늘은 30분 달리는게 내 한계인가 하며 스트레스 받았지만.. 아, 마음의 평안 참 찾기 힘드네. 여하간 달리기 시작한 사람들은 한 번 보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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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9-1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잘 하셨어요!! 전 연휴동안 못 달렸네요 ㅜㅜ

다락방 2024-09-18 22:51   좋아요 1 | URL
저도 연휴간 세 번 달리려고 했는데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내리 잠만 잤어요. 아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4-09-19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에 진심이시구나, 다락방님!! 그런 생각이 들게하는 100자평이네요. 전 만약 도전하게 된다면....
빠르게 걷기에서부터 시작해볼게요. 요즘 많이 느려진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9-19 09:45   좋아요 1 | URL
달리기에 진심인데 달리기는 제 마음을 좀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제 마음 몰라주는 거 왜케 많아요. 달리기, 영어, 요가.. 다 제 마음 몰라줍니다. 좀처럼 제게 손을 내밀지 않아요. 친해지기 힘듭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