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소설들

 

 

“너무 큰 사랑이 아이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거 아세요, 마레스코 씨?”(p.111)

마레스코도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사실은 나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너무 큰 사랑이 아이를 죽일수도 있다는 사실은 이해하겠으나 마레스코가 아이에게 보인 사랑이 아이를 죽일만큼의 사랑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아이의 유치원 선생은 계속 이렇게 얘기한다.

“콜랭은 지나치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아이의 정신은 아버님이 주시는 모든 것에 의해 마비되어 있어요. 전 저녁때 콜랭을 데리러 오실 때마다 아버님을 관찰해요. 그러다간 아이가 애정에 질식하고 말 겁니다.”(p.112)


지나친 사랑이 상대를 질식시킬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익히 아는 바다. 왜 어느 시에도 그런 구절이 있지 않던가.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또 ‘니콜 크라우스’는 자신의 책 [사랑의 역사]에서도 ‘덜 사랑해주세요!’ 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던가. 나 역시 지나친 사랑은 도로 가져가줘요,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중의 한명이다. 그런데,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경계가 애매하듯, 많이 사랑하는 것과 그 사랑이 ‘지나친 것’의 경계도 애매하지 않은가.

이 소설에서 아버지인 마레스코도 아들 콜랭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 세 살배기 아들이 엄마를 자꾸 찾는데 엄마는 여기에 없다. 엄마는 그를 두고 떠났다. 아이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게 하고 싶진 않았다. 아이에게 엄마를, 엄마의 사랑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발을 사서 머리에 쓰고, 스폰지 공을 가슴에 채워 콜랭에게 ‘엄마의 사랑’도 주는 ‘아 빠’ 였던 것이다. 그럴수도 있지, 나라면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하겠지만 그럴수도 있는거 아닌가, 하는데

어느틈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어, 이건 정말 지나쳐. 애정이 지나쳐서 불행을 불러올 것만 같아, 선생이 괜히 그런게 아니었어, 아, 설마...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남은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런데 정말, 정말 모르겠다. 대체 어디쯤에서, 대체 어느 부분에서 나는 그의 사랑이 지나치다고 느끼게 된건지, 대체 어느 구절에서 그의 사랑이 지나쳐서 불행을 가져올 것 같다고 느끼게 된건지 정말 모르겠는거다. 어떻게 이렇게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럴수도 있는 사랑이 지나친 사랑이 되어버린거지.

이 소설을 ‘좋다’고 말하기엔 마음이 많이 불편하지만 독특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여기 아주 아름다운 소설이 있다. ‘아름다운’이라는 단어는 사실 이 소설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게 아닐까. 제길, '아름다운' 이라는 말 말고 대체 또다른 어떤말을 써야 한단 말인가.  



이 소설은 요란하지 않다. 오히려 한적하고 나른하다. 한적하고 나른한건 지루한 것의 좋은 표현인 듯 한데 이 소설은 전혀 지루하지 않다. 아름답고 조용한 이 소설은 그러나 그 속에 가슴 아프고 시린 일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런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이 책의 책 날개에 가득한 찬사들을 훑어보았다. 그러다가 내가 표현하고 싶은 딱 맞는 문장을 발견했다.

“그토록 많은 일이 일어나면서도 이렇게 평화롭다는 사실이 놀랍다. 평화롭고, 강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산문체의 미덕.”(Die Zeit, Germany)




그래, 내가 하고 싶었던 말도 그 말이다. 어떻게 그 잊지 못할 강렬한 일들을 이렇게 평화로운 문장들 속에 표현할 수 있느냔 말이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짓을 하고 말았다. 팔을 들어 그녀의 어깨에 얹은 다음 그녀의 몸을 내게로 바싹 끌어당겼던 것이다. 그때까지 어머니를 제외하고 그 어떤 여자에게도 하지 않았던 행동이었다.(중략)분명 아버지에게는 내 행동이 집중력을 흩어놓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욘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pp.120-122)




이 문장들이 포함된 몇장에 걸쳐진 그 감정을 대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그 날의 눈부심, 그 날의 땀, 그 날의 긴장, 그 날의 행복, 그리고 그 날의 원망.. 나는 분명 무언가를 느끼는데, 그래서 이 몇장을 읽으면서 아주 강하게 마음이 움직이는데, 이런걸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전할 수 있는 말들을 찾을 수가 없다. 대체 나는 전할 수 없는 말을 작가는 어떻게 표현해낸걸까.

 

게다가 오오, 세상에 이런 문장이 튀어 나온다. 나를 자지러지게 한 장면.

 

결국 두 남자는 거의 고함을 지르다시피 앞치마를 휘두르며 합창을 했다. 설거지용 솔은 냄비를 두드려서 장단을 맞추는데 쓰였다. (p.247)



두 남자, 앞치마, 합창, 설거지, 장단 으윽.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문장이 아닌가! 이건 그러니까 나의 로망, 모든여자들의 로망이 아닌가. 앞치마를 입고 설거지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두.남.자.’ 

 

이 소설은 지독하게 아름답다. 소설이란 이런게 아닌가 싶다. 소설을 좋아하는 내가 자랑스러워지기까지 하는 그런 소설이다. 나는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렇게만 말하련다.




말 도둑 놀이, 나를 믿고 이 책을 한번 읽어봐요. 정말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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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0-1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이거, 또 한번 서재에 붐을 일으킬 소설이 나타났군요!
지나친 사랑이라, 몇 구절만으로도 호감이 가요. 따로 '어떤 남자'에 대한 로망은 없었는데 앞치마의 두 남자라 음...

2009-10-16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0-16 11:13   좋아요 0 | URL
Arch님, [붉은 애무]는 '지나친'사랑 이기 때문에 불편한 마음이 들게하는 소설이에요. 읽는 내내 불안하고 말이지요.

저도 앞치마 두른 남자에 대한 로망을 기존부터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닌데 말이죠, 저 장면을 보고 상상하니 마구 행복해지는 거에요. 성인남자 둘이서 내 부엌에서 그런다면. 으윽, 아찔하잖아요?

2009-10-16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습관 2009-10-16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정말 믿고 읽고 싶어지는 소설이네요.

조만간 꼭 다락방님만 믿고 읽어 볼테니까 책임 지셔야 해요? ㅎ

다락방 2009-10-16 11:14   좋아요 0 | URL
아, 습관님. 책임은 어떻게 지면 될까요, 네? ㅎㅎ 정말로 고요하고 아름다운 소설이에요. :)

무해한모리군 2009-10-1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도둑놀이 몇 번 살까하다가 광고를 너무 해서 미움받아서 내쳐졌는데 으흠..

다락방 2009-10-16 11:15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이게 광고를 너무 해댔나요? 저는 먼댓글로 연결했다시피 브론테님이 쓰신 글 보고 완전 삘받아서 산거거든요. 책 날개에는 엄청난 찬사들이 가득하긴 하지만 밑에 기억의집님 말씀대로라면, 아마존 평도 그다지 좋진 않은가봐요. 그러니 휘모리님은 서점에서 한번 훑어보심이. :)

무해한모리군 2009-10-16 17:16   좋아요 0 | URL
처음 출간했을때 굉장했었죠. 교보에 막 쫙 깔리고 ㅎㅎ
차에도 막 광고하고~
제목은 무척 마음에 드는데 그러면 색안경이 쫙 껴지는게... ^^;;

다락방 2009-10-16 17:28   좋아요 0 | URL
ㅎㅎ 저는 브론테님 서재에서 처음 봤어요. 그리고 딱 보고 어쩐지 다른 사람들은 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억의집 2009-10-1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흑 어제도 질렀는데..오늘도 질러!// 저도 지난 번에 말도둑놀이 궁금해서 아마존 갔는데(아마존이라고 하니깐 책정글답게 리얼하죠!)..생각보다 평이 그저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살까하다가 접었는데.... 진짜 진짜 괜찮아요?

다락방 2009-10-16 11:18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기억의집님. 제가 안그래도 지금 [신주쿠 상어]를 읽고 있거든요. 아, 이거 웃기더라구요. 뭐랄까, 음탕한 하드보일드 형사라니..하하하핫. 재미있어서 금세 읽혔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말 도둑놀이]는 제가 지금 막 기억의집님께 보냈어요. 기억의집님 댓글보고 아 그래 이 책이다, 하고 후다닥 보냈는데, 지금 댓글 쓰다보니 제가 메모를 쓰지 않았다는게 생각나지 뭐에요 -_-
메모 없어도 [말 도둑놀이] 제가 보낸거니까 잘 받아보고 즐겁게 읽으셔요, 기억의집님. 제가 보내드려야 아주 좋지 않더라도 아 돈아까워, 이런 생각은 안드실테니 ㅎㅎㅎㅎㅎ(일종의 보험이랄까요!)

오늘 도착할 것 같아요, 기억의집님. :)

무해한모리군 2009-10-16 11:41   좋아요 0 | URL
음탕한 하드보일드 형사!!!!!!!!!!!!!!!
오홋오홋~

다락방 2009-10-16 13: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휘모리님. 동료라고는 없는 하드보일드 형사가 14살밑의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툭하면 잘라고 해요. 아 놔 웃겨서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그의 여자친구가 음탕한 형사님이라고 하거든요. 하하하하하하하하

무해한모리군 2009-10-16 13:23   좋아요 0 | URL
아 이건 실망인데요~ ㅎ
여자친구랑 자고 싶어하는게 무슨 음탕이라고 건강한거구만 음흠..
어쨌든 이책과 말도둑놀이는 접수해 두겠어요 헤헤

다락방 2009-10-16 13:5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이죠, 그게 당연한건데, 저도 그런 캐릭터가 몹시 맘에 드는데(응?)
그간 하드보일드한 탐정으로 알려진 필립 말로나 사와자키는 뭐랄까, 좀, 음, 무조건 여자랑 자려고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물론 그들은 여자친구가 없었지만- 암튼 자꾸만 이러는(?) 하드보일드 형사를 보니 막 웃겼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쁘다는 건 아니고. 하하하하하하하하

기억의집 2009-10-16 18:48   좋아요 0 | URL
우와~~ 다락방님, 좀 전에 받았어요^^
오후에 친정엄마가 뭐 해달라고 해서 해 주고 저녁하러 집에 왔더니 아들애가 받아놨더라구요.^^
아들애가 엄마, 이거 하고 주길래 순간 알라딘에서 올 게 없는데...잠시동안 머리 굴리며 혹 서평단에서 잘 못 주소가 넘어갔나했어요. 열어보고 말도둑 놀이길래 혹시나 하고 들어와봤어요^^

어떻하죠! 고마워서~~~ 새책이잖아요. 읽던 책 보내주셔도 되는데....^^잘 읽을께요. 왠지 수지 받은 이 기분, 아니 복권 당첨된 이 째지는 기분, 모르실 거예요^^
음탕한 형사(신주쿠상어를 음탕한 형사로 바꿔부를까요?), 내용이 음침하고 유치짬뽕이긴 하지만 그 유치짬뽕 맛을 그런대로 감미하면서 읽었더니 그런대로 읽을만 하더라구요^^
다락방님, 너무 고맙구요.......... 다음에 돈은 없는데 읽고 싶은 싶은 책 있으면 꼭꼭 말하세요. 지갑 엽니다^^ 술 값 대신으로, 하핫~

다락방 2009-10-18 17:21   좋아요 0 | URL
잘 받으셨다니 다행이어요, 기억의집님. 새 책을 보내드린건, 저 역시 이 책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었어요. 기억의집님께도 부디 좋은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2009-10-16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9-10-16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케이, 흔쾌히 말도둑놀이를 접수합니다.
요즘 제 정서에도 딱일 것 같고 말이죠.

저는,음음, 아이들은 어른들이 지나칠 정도다 싶게 그렇게 듬뿍 사랑을 받아도 좋은 존재라고 생각해왔는데...자꾸만 애정의 경계를 확인하는 건, 어른들만의 병 아닐까요.^-^;; 소설을 읽지 않아서 하는 말입니다.

다락방 2009-10-16 17:33   좋아요 0 | URL
네, 이게 그러니까 말이죠, 어린아이에게 지나친 사랑을 쏟아부었는데, 그 사랑이 '보답 받지' 못하게 되자, 그 지나친 사랑을 쏟아부은 쪽은 서운하고 실망해서 분노를 가지게 된다는 거죠. 지나친 사랑을 받는쪽도 부담스럽겠지만, 지나친 사랑을 하는 쪽은 여러모로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아요. 일단 사랑이라도 '지나치다'면, 좀 물러설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원래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데, 그 사람이 문제 있는 사람이 되어버리는건 순간인 것 같거든요.

... 2009-10-1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댓글 트랙백을 따라와보니 다락방님과 만나게 되는군요 ^^*
저도 말이죠, 소설읽는 내가 막 자랑스러워 지는, 그런 순간이 정말 너무나 좋아요!!!


다락방 2009-10-16 17:30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은 분명 그런 순간을 좋아할거라 예상되요. 그래서 브론테님의 페이퍼는 제게 중독성이 있고 말이죠. 말 도둑놀이 참 좋았어요, 브론테님. 헤헷 :)

머큐리 2009-10-1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즐거운 다락방님의 페이퍼...그렇지만 언제나 지갑을 노리는 다락방님의 페이퍼...아놔~
글구 신주쿠상어의 형사는 만화 '시티헌터' 주인공 같은 가요? 그 친구도 너무 건강해서 탈인데요..ㅎㅎ

다락방 2009-10-16 17:29   좋아요 0 | URL
아뇨, 머큐리님. '시티헌터'의 주인공에 비하면 이 남자는 그런쪽으로(?) 아주 얌전하죠. 다만 제가 '필립 말로'와 '사와자키'에게 길들여져 있었던 터라 이 사람이 생소했을 뿐. 혹시 기대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요, 이 책 야하지 않아요. 하하하하하하하.

2009-10-16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6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9-10-17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접수! ㅋㅋㅋ

다락방 2009-10-18 17:20   좋아요 0 | URL
오케! ㅋㅋㅋㅋ

2009-10-1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8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8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8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갈치구이에 아침밥도 먹었고, 출근해서는 동료가 준 치즈머핀도 맛있게 먹었고, 점심도 방금전에 다 먹었는데 왜 한없이 축 처지는 걸까. 왜 이렇게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걸까. 증명사진도 찾으러 가야 하고, 운전면허 갱신도 하러 가야하는데, 어제부터 하려고 쌓아놓은 서류더미들 하며....왜 죄다 귀찮기만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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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2009-10-13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다락방님!~

저도 어제 하루종일 그래서 퇴근하자 마자 집으로 가서 바로 죽은듯이 잠들었답니다.

오늘은 좀 낫네요.

다 지나갈거예요. 그러길.

무해한모리군 2009-10-13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손가락 힘도 빠지는 거 같아요.
날씨 때문일까요?
저는 슈크림을 먹어보았더니 좀 덜해지는 것도 같고~
빠샤!!

Forgettable. 2009-10-13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비가올 듯?
여기는 벌써 살짝 비왔어요.

마늘빵 2009-10-1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오는 날 칼국수 맛있다. 땅콩도 먹고, 쿠키도 먹고.

치니 2009-10-13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갈치구이라니, 오 대단하신 어머님.(다락방님이 해먹었다고는 절대 상상되지 않아요 ㅋ)

뷰리풀말미잘 2009-10-1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침이 삼겹살이기만 했더라도..

레와 2009-10-13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내요, 아자아자!!!!

다락방 2009-10-13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습관님 저는 안그래도 오늘 연극 보러 가야하는데, 그게 왜 하필 오늘일까 싶네요. 집에가서 죽은듯이 자고 싶어요, 저도.
휘모리님 맞아요, 전 손가락 힘도 빠지고 완전 등은 굽어가지고...치즈머핀과 베트남쌀국수도 저를 어쩌질 못했는데...슈크림요? 될까요? ㅠ.ㅠ
Forgettable님 비 오면 제가 어떤 기분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아시면서..미워요. 흑.
아프락사스님 이따 연극 보기 전에 칼국수 한판 땡길까 봐요.
치니님 저는 '전혀 독립에의 의지가 없는' 얹혀사는 노처녀라지요. 후훗. 갈치구이는 당연히 엄마가. ㅎㅎ
섬사이님 저녁에 친구랑 연극 보러 가는데 아 너무 구찮아요 ㅠ.ㅠ 부침개는 섬사이님이 해주세요. ㅠㅠ
뷰리풀말미잘님 아침 삼겹살 말고 '말미잘과 삼겹살'이라면 어쩐지 제 얼굴이 반짝거릴듯도 한데.
레와님 고마워요, 운전면허 갱신하러 가는 길에 받은 도넛츠 기프티콘이라니! 레와님은 센스쟁이 :)

다락방 2009-10-13 16:14   좋아요 0 | URL
귀찮아 죽겠다면서 닉네임에 소스 넣고 있다 ㅎㅎ

비로그인 2009-10-13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허하신가요, 다락방 님.......

다락방 2009-10-13 17:42   좋아요 0 | URL
마음은 허하고 머리는 텅 비었어요, Jude님.

마노아 2009-10-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신종플루 때문에 발열검사하는 당번이어서 6시 55분에 출근했는데 교무실은 닫혀 있고, 저는 열쇠가 없었어요.(저만 열쇠가 없답니다ㅠ.ㅠ)
한 시간 동안 벌벌 떨면서 발열 검사하고 바로 1교시 수업 들어갔다가, 3교시 수업 들어갔다가, 점심시간에는 학부모까지 해서 식당은 만원인데 식판도 모자르고, 반찬도 동이 났고, 반찬도 참담했어요. 5교시 시험 감독 들어갔는데, 7교시에 무려 보강까지 들어온 거예요. 그래서 다시 또 시험 감독을 들어갔답니다. 학부모 참관하는 시험이라 앉을 수도 없고 다리가 뻣뻣하게 굳어갔어요. 그리고 예고도 없이, 매직데이까지 겹쳤어요. 아, 컨디션 완전 엉망이에요. 크흑.....ㅜ.ㅜ
이런 날은 따뜻한 코코아 한 잔 하면서 기분 전환을 해야 해요...

다락방 2009-10-13 17:56   좋아요 0 | URL
아이고 마노아님, 힘든 하루셨군요! 따뜻한 코코아 한 잔 이면 정말 되겠어요? 저같으면 눈물을 글썽이며 소주를 마셨을 것 같아요. 삼겹살을 마구 먹고 말이지요.
고생하셨어요, 마노아님. 저녁 시간은 편히 쉬세요. 코코아 한 잔 하시면서요...

... 2009-10-1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탓 + 계절탓

다락방 2009-10-13 18:04   좋아요 0 | URL
으응 맞아요 맞아요 그럴거야. 나 가을타나봐요....

프레이야 2009-10-13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자아자, 우리 다락방님 기운내요!!
달콤한 초콜릿 드세요^^

카스피 2009-10-1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기운내삼^^

기억의집 2009-10-13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끈!

다락방 2009-10-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우유에다가 콘푸레이크 말아서 게걸스럽게 막 먹었어요. 마지막엔 그릇을 들고 마셔버렸지요. 역시 답은 먹는건가요.. 흐음.
카스피님 누구에게나 다 이럴때가 있잖아요. 그리고 또 지나가고. 하룻밤 자고 나니 좀 괜찮은데요! :)
기억의집님 네네 불끈! 언제나 불끈하는 저도 이럴때가 있어요. 헷 :)

네꼬 2009-10-1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커피를 마셔요, 커피를! 내가 지금 가서 내려줄까?

다락방 2009-10-14 10:06   좋아요 0 | URL
네네, 내려줘요,내려줘요!! ㅎㅎ
근데 다 필요없고 아침부터 네꼬님 보니깐 막 좋다. 히히히. 히죽히죽 ^_____^

비로그인 2009-10-14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으로는요, 마음이 허할 땐 그 무엇도 채워줄 수가 없었어요. 하루 연차? 기분전환? 이런 걸로 전환될 기분이었으면 그 무엇으로도 되었을걸요. 그 마음으로, 단지 그 마음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곳에 가 있는 것만이 좀 숨이 트이는 기분이랄까요.
저 여기 있어요, 다락방 님.

다락방 2009-10-15 08:29   좋아요 0 | URL
Jude님의 고민은 어때요? 결론이 났나요?

2009-10-14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5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9-10-1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이잖아요~~~ 올드 팝 걸어놓고 있으니 눈부신 햇살과 어우러져 아주 쥑입니다요.
다락방님 가을 타나 보다~~~ ^^

다락방 2009-10-15 09:3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저는 사계절을 다 타는 것 같아요. 흑흑. ㅠ.ㅠ

비로그인 2009-10-15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고민 말이지요,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저는 답을 쉽게 내질 못하는 인간이에요. 스스로 물어서 답을 내야 하는 모든 문제 앞에서, 스스로 물어보면 다른 문제가 또 터져나와 그 문제에 답하느라 쩔쩔 맵니다. 고민하는 그 시간이 모두 지나면, 여차저차 하다가 오히려 문제가 스르르 다른 곳으로 가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아직도 고민중입니다.당최 스스로 물어봐도 답이 나질 않아요. 이것은 미적거림이라든지 유보와는 아예 달리, 정말 `고민중'인 것이지요.

다락방 2009-10-16 09:31   좋아요 0 | URL
그 고민 자체가 쉽게 결론낼 수 없는 고민이잖아요. 저라도 그랬을거에요. 아니, 저는 아예 그 고민을 하지 않으려고 억지로 밀어내고 있지요. 제게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비로그인 2009-10-17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든 생각. 싫다는 감정은 결과가 될 수는 있어도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취향을 근거로, 다른 작가를 서로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것은 실은 제 생각이 아니라 앨리스 스타인바흐가 들은 글쓰기 수업 강사의 말입니다).

다락방 2009-10-18 17:17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갑자기 든 생각. 맞은 사람은 그 사건을 평생 기억하지만, 때린 사람은 그 사건을 쉽게 잊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철저하게 제 생각으로는 전혀 옳지 않은 것이에요, Jude님.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 탄광이 없어질까봐 데모를 하는 아버지가 있고, 쓸데없이 데모는 왜 해 어차피 없어질 걸, 하고 술을 마시며 중얼대는 부르조아 아버지가 있다. 전혀 다른 이 두 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게 될까?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자식에게 아낌없이 모든걸 다 해주고 싶을 것이다. 최상의 교육을 받게 해주고 싶고, 최고의 옷을 입혀 주고 싶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중 어떤 부모들은 실제로 이 모든게 가능해지도록 만들 것이다. 며칠전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 역시 그랬다. 최고의 것들을, 더 많은 다양한 것들을 내 아들에게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싶어.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그랬다. 

"그치. 그렇겠지, 당연히. 근데 h야, 니 자식에게 최고의 경험들을 주는 것도 중요한데, 반드시 그런 것들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좀 같이 알려줘. 얘야, 나는 너에게 좋은 것들을 잔뜩 해주지만, 어떤 아이들은 이것들을 전혀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단다. 니가 누리고 있는 이것들이 모두에게 당연한 건 아니야, 라고 말야." 

 

 

 

 

이 책속의 제이미는 친구가 없다. 스쿨 버스에서도 언제나 혼자이고 교실에서도 언제나 혼자. 아이들은 제이미를 '똥꾸멍'이라 놀리고 선생님은 윽박지르기에 바쁘다. 가장 좋은 옷을 입고 학교에 와야 하는 날에도 제이미는 다른 옷을 입을 수가 없다. 이 모든 개떡같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실 제이미의 마음속엔 엄청난 비밀과 상처가 쌓여있는데, 친구들도 선생님도, 알지도 못하면서 제이미를 자꾸만 자꾸만 몰아붙인다.  게다가 이 책속의 밀러 선생님은 정말이지 엉망이다. 제이미의 이름을 언제나 제임스라고 잘못 부르면서 괜찮은 어른의 모양새를 전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유명한 작가를 초대해 글쓰기 강의를 듣는데, 그 작가가 묘사하는 글을 써서 제출하라고 한다. 제이미는 어떤 것을 써야할지 몰라 백지를 낸다. 밀러 선생은 짜증을 냈지만 작가 아저씨는 이렇게 얘기한다. 

"사과 안 하셔도 됩니다.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종이란 앞으로 멋진 일이 일어날 징조거든요."

그런데 멍청한 밀러 선생은 이따위로 행동한다. 

"나라면 기대 같은 거 안 할 거예요." 

그러고는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내 종이를 구겨서 작은 뭉치로 만들더니 책상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PP.90-91) 

나는 가끔 내가 어렸을 때 내 주변에 괜찮은 어른이 있었다면, 나 역시 지금보다 더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정도의 인간밖에 되지 못한 것은 나 스스로의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사실 어느 정도는 주변 환경의 탓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한심한 원망을 해보는 것이다. 내가 계속 자라고 있을 때, 누군가 '지금 니가 아는게 다가 아니야' 라거나 '그것말고 이런 방법도 있지' 라던가 '너는 이걸 한번 해보는게 어떻겠니' 라고 얘기해 주었다면, 나는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어디 다른 곳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에게 그 어떤 누구도 넌 어느쪽에 재능이 있으니 그 쪽으로 가보렴, 너는 이런 전공을 선택하는게 낫지 않을까, 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에게 다시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다른걸 선택할 것 같다. 내게 더 나은것, 내가 그나마 조금 더 하고 싶은것이 뭔지는 어렴풋이 알게 됐으니까.  

물론,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그 때가 오기는 한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그런 때가 말이다. 나랑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스스로 알게 된다. 그렇지만, 괜찮은 어른이 주변에서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고 도와준다면 그 시기는 조금 더 일찍 찾아올 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그 아이는 조금 더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해 갈 수도 있다. 

사실 이 책 『기억의 빈자리』는 '괜찮은 어른'에 대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상처받은 소년의 이야기다. 자신이 당했던 것을 완벽하게 잊고 싶어하는 소년의 이야기. 이 소년에게 상처와 아픔을 준 것도 어른이고, 이 소년에게 끊임없는 자책을 심어준 것도 어른이다. 그러나 이 소년을 위로하는 것도 어른이고 이 소년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어른이다. 그래서 이 소년 제이미는 '완전히 다른 어른' 이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제이미가 완전히 자신의 상처를 잊을 수는 없을것이다. 그렇지만 괜찮은 어른들이 주변에서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진심으로 제이미를 포옹해주고, 제이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다면, 조금 아주 조금쯤은 제이미의 상처가 아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절망만 가득한 제이미의 가슴에 한가닥 희망이 자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완벽한 치유는 불가능하다 해도 어떤 부분만큼은 조금 나아질지도 모른다. 

상처받은 소년을 괜찮은 어른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 괜찮은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다. 상처받은 소년을 괜찮은 어른이 되게 도와주는 것, 그게 바로 괜찮은 어른인 것이다.  

금세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책이다. 나는 이런 책을 써준 작가와, 이런 책을 번역해준 번역가, 그리고 이런 책을 편집해준 편집자와, 이런 책을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출판해준 출판사에게 고맙다. 그들은 대부분 괜찮은 어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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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괜찮은, 썩 괜찮은 어른을 만났다는 것
    from ............ 2009-10-15 12:01 
    실제 <기억의 빈자리>라는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원제인 <Jumping the scratch>와 비교할 때 고개를 꺄우뚱거리게 만들었다. 순간적으로 <기억의 빈자리>라는 제목은 치매를 연상시키며 청소년의 알츠하이머질환에 관한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년의 끔직한 체험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삶을 동화작가와 친구의 도움
 
 
레와 2009-10-09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어른보다, 안좋은 나쁜 어른들이 먼저 기억나요. =.=


'어른'이란 두글자에 포함된 책임이 무겁습니다.

다락방 2009-10-09 16: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레와님. 저 역시 아직까지 기억하는 어른은 좋은 어른보다 제게 '나쁜 어른'이었던 사람이에요. 전 아마 평생을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그 나쁜 어른들을.

치니 2009-10-0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이, 자기들도 어른이 되기 전의 시절을 지내왔다는 걸 항상 기억한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에요. :)

다락방 2009-10-10 12:21   좋아요 0 | URL
저는 괜찮은 어른이 어떤건지는 대충 감이 잡히는데 스스로는 아직 괜찮은 어른이 되지 못한것 같아 고민이에요. 이게 언제나 숙제 같은걸로 제게 남아있는 거죠.

2009-10-09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0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alei 2009-10-0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랍게도(?) 제겐 나쁜 어른들의 기억이 없어요.
나쁜 어른이 나쁜 사람이라는 걸 알아 볼 수 있다면 더 이상 나쁜 어른이 될 수는 없죠.
(그냥, 길에 똥이 있구나... 똥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은 없죠? 아마? 그런가?)

다락방 2009-10-10 12:42   좋아요 0 | URL
저에겐 나쁜 어른의 기억이 아주 강하게 있어요. 길에 똥이 있다면 상처 받지 않겠지만 그 똥이 내 몸에 묻으면 똥독 오르잖아요. 똥은 그래서 피해야 해요.

[해이] 2009-10-1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능 읽고싶네요ㅋ

다락방 2009-10-10 12:27   좋아요 0 | URL
성추행당한 제이미에게 미안할 정도로 책은 금세 읽혀요, 헤이님. 그렇지만 책을 읽고난 뒤의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지요. 해이님, 나쁜 어른들좀 혼내주세요!

2009-10-11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1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10-11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받은 어른은 위험하지만 상처받은 아이는 위험에 처한 것이지요. 저는 정말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그저 되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일이, 이제는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까지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다락방 2009-10-11 20:09   좋아요 0 | URL
네, Jude님. 저 역시 정말로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상처받은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그저 사랑만 준다고 다 해결되는게 아니라는걸 알기때문데 더 답답하지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다짐만으로 되는거라면 정말 좋겠지만, 때로는 다짐대로 살지는 못할거란걸 알아요. 그럴때 Jude님과 저는 서로에게 격려해줄 수 있는, 그러니까 서로에게 괜찮은 어른이 되라고 말 해 줄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어주기로 해요.

2009-10-12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2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9-10-1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아, 작가와 편집자, 출판사에게 정말 멋진 칭찬이에요. 다락님은 대체 어떻게 이렇게 괜찮은 어른이 된 거예요? 응? 둘레에 백만대군으로 좋은 어른이 있었던 거야? 응?

다락방 2009-10-12 09:29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아뇨아뇨. 둘레에 괜찮은 어른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고, 다만 어른이 되고 나서 네꼬님을 만났기 때문이죠. 네꼬님하고 친구가 되었더니 제가 점점 더 괜찮은 인간이 되더라구요. 헤헷 :)

또치 2009-10-12 12:54   좋아요 0 | URL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여자사람을 만나면 괜찮은 인간이 된다는 뜻?

다락방 2009-10-12 13:04   좋아요 0 | URL
네, 그런것 같아요 또치님. 세상에는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여자사람보다 더 나은 어른은 없죠, 암요. 후훗.

기억의집 2009-10-14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고 너무나 감격해 갑자기 저 어린 시절에 겪은 일이 생각나 순간적으로 쓴 글인데, 끝내지를 못 했어요. 어제 저녁에 아이가 뭐 해달라고 해서 그거 먼저 처리하고 나니 애아빠가 퇴근해서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마무리져야지 했는데...다락방님 먼댓글에는 뜨는군요. 신기^^

다락방 2009-10-14 09:17   좋아요 0 | URL
네. 제 먼댓글에는 뜨는데 들어가면 비밀글이라 먼댓글이 실수인지, 비밀로 감춘게 실수인지 뭐 하나는 실수하신게 아닐까 싶어서요. 하핫.

Kir 2009-10-16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면, 괜찮은 어른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닌데 저도 별로 만난 적이 없네요. 실감하지 못하고 살지만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의 길'로 접어들었으니,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정말 멋진 페이퍼예요, 다락방님.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09-10-16 13:07   좋아요 0 | URL
음, 저 역시 그래요. 저 역시 실감하지 못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지요. 그런데도 여전히 저는 나는 왜 괜찮은 어른이 되지 못하고 이렇게 유치한걸까, 한답니다. 그러니 Kircheis님, 우리 함께 노력해요. 그리고 칭찬 고마워요, Kircheis님!
:)
 
Mika - The Boy Who Knew Too Much [2CD Deluxe Edition 디지팩]
미카 (Mika)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두근두근 했더랬다. 미카의 두번째 앨범이 첫번째 앨범만큼 좋질 않다면, 그러면 어쩌지? 그래서 사놓고 포장도 못 뜯고 있었다. 좀 바보같군.  

언젠가 나는 미카가 5옥타브까지 가능하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또 어떤 사람들은 7옥타브까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 소문들이 무성한 가운데 미카는 3옥타브반쯤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왜 갑자기 뜬금없이 몇옥타브다, 하는 얘기를 하는가 하면,  

미카의 2집은 여전히 좋다. 여전히 좋고, 여전히 발랄하다. 그러나 그것이 높고 가볍고 쾌할한 발랄함이 아니라 조금 더 무겁게 발랄해진 것이다. 묵직한 발랄함이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것 같다. 그러니까 미카의 1집이 7옥타브쯤의 발랄함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2집 앨범은 5옥타브쯤의 발랄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 정말 기막힌 표현 아닌가!(잠시 스스로 감동한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의 미카는 내가 1집을 듣고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많은 것들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를 섞어 내고 있다. 그의 목소리와 노래에는 피아노가 함께 하고, 다른 목소리들이 또 함께한다. 고음 처리에도 전혀 불안하지 않은, 소위 말해 삑사리를 낼까봐 불안하지 않은 목소리를 그는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 하나만을 들려주기 위한 거들먹거림이 전혀 없다. 그는 좀 더 나은 노래, 좀 더 나음 음악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것들의 소리도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지독하게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1집보다 다른 목소리들이 많아 졌고, 1집보다 피아노의 비중이 강해진 것 같다. 물론 살짝 아쉬운 것은 1집보다 현악기와는 멀어진 것 같다는 것이다. 1집에서의 그는 현악기와도 썩 잘 어울렸는데. 바이올린인지 첼로인지도 모르는채로 나는 그의 목소리와 함께 하는 현악기 소리를 퍽 좋아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CD를 재생시키면 처음부터 음악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구질구질한 전주가 없다. 어쩐지 신경질이 나서 모든걸 집어 던지고 싶은 바로 어제, 이 CD를 처음 재생시켜 보았다. 만약 구질구질한 전주가 흘렀다면 나는 오디오의 리모컨을 벽에다 던져서 부셔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로 툭, 하고 음악이 튀어나왔다. 고마웠다. 신경질 같은건 송골매에게 던져버리자. 1번, 2번, 3번 트랙 모두모두 맘에 든다. 아윽, 정말로 좋구나!  

아직 나는 이 앨범에서의 패이버릿을 발견하진 못했다.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 노래 하나가 특별히 더 좋아지겠지. 어쩌면 아닐수도 있고. 뭐 아무려면 어떤가, 두번째 앨범까지 괜찮은 가수를 만났는데. 그렇다면 그의 세번째, 네번째 앨범도 거침없이 사들일 수 있는거잖아. 요즘 그런 가수가 어딨어. 1집에서의 그를 사랑했다면, 2집에서의 그에게는 무한한 신뢰가 생긴다. 믿을 수 있는 가수가 생긴다는 것, 참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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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09-10-09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집, 제일 마지막에 이 음반이 끝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트랙이 끝났는데 왜 계속 돌아가지..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나오던 음악을 기억해요!
그 곡을 들을때마다, 미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은 어떻게 해서든 꼭 할 것 같은 고집있는 뮤지션이란 믿음이 있어요.


아, 2집도 완전 기대중! ^^

다락방 2009-10-09 16:12   좋아요 0 | URL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데 듣기에도 좋은 곡이라면, 와,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히힛 :)

네꼬 2009-10-1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나 며칠 전에 다락님한테 문자 보내려고 했어요. "나한테 미카를 알려줘서 고마워요!"라고. 그런데 2집도 좋단 말이지! 땡스투예요!

다락방 2009-10-13 11:00   좋아요 0 | URL
특히 1번곡은 막 좋아요. We are golden! 이러면서 막 외치는데 ㅎㅎㅎ
 

 나는 하루키를 좋아한다. 정말 좋아한다. 많이 좋아한다. 나는 그의 소설과 에세이 모두 좋다. 물론 그의 소설들 중 어떤 작품에 대해서는 살짝 실망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없고, 그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다, 

라고 하지만 이 작품이 예상외의 실망을 안겨주어 놀랐다. 

처음엔 좋았다. 1권의 어느정도 까지는. 아니 2권의 어느 정도까지 라고 해야할까. 정확히 어디부터라고 말하긴 곤란하지만, 아마도 짐작해보건데, '그 천둥번개가 치던 날' 부터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아'라는 생각이 들더니 2권이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아,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잖아, 무슨 말을 하려는거야.' 싶어지는 거다.  처음에 아오마메가 고환을 걷어찰때는 별 다섯개 였다가 다 읽고 나니....흐음. 처음엔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모른다. '조지 오웰'의 『1984』를 먼저 읽은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였다. 이 책을 읽다보니 『1984』는 물론이고, 그의 다른 모든 작품들도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상실의 시대』, 『태엽감는 새』, 『댄스댄스댄스』까지. 이런면들을 발견해 내면서 혼자 좋아라 했는데, 그 마음들이 2권의 어느 시점부터 사라져버린다. 그의 작품에 실망하게 되어 안타깝다. 

 

이 책은 재미있다. 박민규의 장편 소설은 처음 읽는 것 같다. 언젠가의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그의 단편 [낮잠]을 읽고 퍽 좋아라 했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다시 이 책 얘기로 돌아가서, 이 책은 재미있다. 잘 읽힌다. 그런데! 

불편하다. 기분 나쁘다로 표현해야 할지, 화난다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작가가 주제를 말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오버를 하지 않았나 싶어지는거다. 그러니까 이 세상이 지금 미모로움을 떠받드는 것도 알겠고, 못생긴 사람들이 살기 힘든 세상인것도 알겠다, 그리고 공감한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신파로 구질구질해질 필요가 있나 싶어지는 거다. 특히 '못생긴 여자'가 '잘생긴 전(前)남자친구'에게 보낸 편지는, 아이구야, 뭐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다. 당신 때문에 못생긴 내가 살 가치가 있다고 여겨졌다, 라는 편지를 장장 몇장에 걸쳐 써내는건지. 아무리 그녀가 그간 살기 힘들었다고 해도 그건 좀 심했다.  젠장, 그 뭣이냐, 아직 [삼미스타즈 무슨 클럽]인가 그 책 아직 안 읽었는데, 읽어, 말어? 어쨌든 이 작품에 '그래도 별 네개'를 준건 재미있고, 결론도 나쁘지 않기 때문.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데 이 『눈물상자』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한 강', 내가 읽고 싶었던 '한 강'은 보이질 않는다. 

 

 

 

빠르게 읽히는 것 말고는 뭘 생각해야 할지, 뭘 느껴야 할지 통 알 수가 없다. 내가 일본 소설에서 특히 좋아하는 '사소하지만 공감하는 어떤 것'이 이 소설 안에는 없다. 

 

 

물론 이 책안에는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런데, 불편하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표현할 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나는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아, 이시가미! 하며 가슴을 쥐어 뜯을 정도로 안타까워 하며 재미있게 읽었었다. 『회랑정 살인사건』은 기대만큼 재미있진 않았지만 뭐 그럭저럭. 그런데 이 책은 재미는 있는데 뭔가가 찜찜하다. 울컥 거리기도 하고 생각하게도 하고 그렇긴 하는데 뭔지 불편해서 갑자기 나는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안 읽을래' 해버리고 만다. 아직도 그 불편함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백야행'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접고 있다. (그런데 완벽하게 접지는 못했다.) 

 

 

일큐팔사에 대해 유감이란 글을 적으려다가 생각난김에 유감이었던 작품들을 죄다 끄집어냈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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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10-0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미 저쩌구 클럽은 훌륭해용 ㅋ

다락방 2009-10-07 11:42   좋아요 0 | URL
그렇다고들 많은분들이 말씀하시던데 전 그다지 읽고 싶어지지 않아졌어요. 흐음..

치니 2009-10-07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미수퍼스타즈의 팬클럽도 재미는 있는데 뭔가 완벽하지 못하다고 느꼈어요. 박민규가 쫌, 그런가봐요. ^-^;;

다락방 2009-10-07 12:27   좋아요 0 | URL
정확한 제목이 어찌나 생각이 안나는지요. 흐흣

무해한모리군 2009-10-07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작은 머리로는 1Q84의 세계가 무언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2권이 좀 남기는 했지만 --;;

다락방 2009-10-07 12:28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세계가 무언지 모르는 쪽으로라기 보다는 그 소설속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하는 것들을 제가 용납하지 못해서 불편한게 더 컸어요. 천둥번개 치던 날 밤의 그 일도 저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어요.

플레져 2009-10-0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해변의 카프카에 실망한 후부터 하루키상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느낌...
그래도 궁금하니 언젠가는 읽어보겠죠 ^^;;

다락방 2009-10-07 14:04   좋아요 0 | URL
해변의 카프카로 실망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저는 해변의 카프카가 말하는바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이 싫진 않았거든요. 어쩌면 무조건적인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1Q84의 경우도 많은 사람들에게 별 다섯개를 받는 책이에요. 플레져님께는 어떤 책이 될까요? 나중에 읽게 되시면 말씀해 주세요!

2009-10-07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7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8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10-07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의 단편과 에세이가 더 좋아요.
특히,
이를 하나씩 다 꺼내서 닦은 다음에 다시 입 속에 넣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를 닦는, 등등의 표현은 잘 잊혀지지가 않죠.

전에 하루키 광팬에게-이 아이는 하루키 소설 속 인물처럼 행동하려는 겉멋이 있었어요.- 해변의 카프카를 받은적이 있었죠. 선물이니까 다 읽긴 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하려는 이야기가 있었던건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아, 상실의 시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좋았어요. 미도리는 여자 사람에게도 핫한 사람이죠.
그러고보니 류나 하루키는 모두 첫 작품이 좋군요.-하루키 첫작품이 '상실의 시대'가 맞다면, 왠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전 또 왜 여기서 이렇게 늘어지는 댓글을 달고 앉았을까요.

다락방 2009-10-07 13:25   좋아요 0 | URL
전 장편도 다 좋아해요. 상실의 시대, 태엽감는 새, 댄스댄스댄스, 스푸트니크의 연인 윽, 다 좋았어요, 다. 그리고 저는 상실의 시대에서 미도리보다는 와타나베를 더 좋아했어요. "내 시간을 좀 내어 미도리에게 좀 주고 싶다"고 말하는 와타나베요. 아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루키의 첫 작품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알고 있습니다.

에, 또, Arch님이 여기 아니면 어디에서 진득하게 놀겠어요, 네? ( '')

Arch 2009-10-07 14:08   좋아요 0 | URL
미도리, 남자들이 갖는 긴머리 여자의 환상에 대해
-난 말야. 머리가 길고 야비한 여자를 250명쯤은 알고 있어.

미도리, 요리에 무심한 가족 얘기하며
-세상에서 축축한 브래지어를 하는 것만큼 서글픈 일은 없을거야. 더구나 그것이 국물 계란말이 기구 때문이라 생각하면. – 118쪽

미도리는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을 줍기라도 하듯이 내 손을 잡아 자신의 무릎 위로 가져갔다.
– 285쪽

미도리, 극장에서
- 섹스 장면이 나오면 주위 사람들이 모두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리거든. 난 그 꿀꺽 소리를 굉장히 좋아해. 아주 귀여워.

미도리, 와타나베에게
나 역시 얼굴이 잘 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자기 얼굴은 뭐랄까. 자꾸 보고 있으면 차츰 이 사람이면 됐다 싶어지거든 – 352쪽

미도리, 아버지 영정 앞에서
-소변 시중 들 때 아빠 자지를 봤는데 정말 훌륭했어요. 그러니 힘내세요. – 353쪽

미도리
- 난 살아있는 피가 흐르는, 생기 넘치는 여자야.

이래도? ^&^
전 봄날의 곰처럼 네가 좋아라고 말하는 와타나베도 물론 좋아하죠~ 그렇지만 미도리는 너무 멋져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구나. 다락방님은 하루키를 좋아하는구나~ (저 뒷북 맞죠?)

다락방 2009-10-07 13:44   좋아요 0 | URL
윽. 이럴때 와타나베가 한 말들을 쭉 늘어놓아 복수를 해야 하는데, 어디 적어놓은게 없어서 ....이런...분하다...윽......

레와 2009-10-0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Q84] 3권도 나온다면 사서 읽기는 하겠지만,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


다락방 2009-10-07 13:26   좋아요 0 | URL
안읽을 수가 없죠. 아오마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Arch 2009-10-0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

다락방 2009-10-07 14:12   좋아요 0 | URL
앗. 뭐지. 승리를 확신하고 뿌듯해하는 이 미소는!!

Arch 2009-10-07 15:04   좋아요 0 | URL
눈치가 52단이군!

다락방님 오늘도 집중 안 되고, 일도 하나도 안 하고, 눈이 빠질라고 해요?
그러엄~ 우리 앙케이트 할까요?
딱 열문제씩 내서 서로 교환하기. 그 다음에 답하기. 어때요?

다락방 2009-10-07 15:09   좋아요 0 | URL
엇. 이건..이건...음............그 앙케이트 속에 들어가는 질문의 종류는 자기 맘대로?

Arch 2009-10-07 15:2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지금 질문 생각하는 중? 흐~ 그럼 나도~

다락방 2009-10-07 15:23   좋아요 0 | URL
엇. 갑자기 고민이 막 되네요 ㅎㅎ

Arch 2009-10-07 15:33   좋아요 0 | URL
그럼 다락방님은 고민하고, 난 질문지 작성해야지. 히~

비연 2009-10-07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하루키가 정작 그렇단 말인가요?

다락방 2009-10-08 09:37   좋아요 0 | URL
비연님, 그렇지만 일큐팔사에 대한 다른분들의 리뷰를 보면 찬사가 넘쳐나요. 독서후의 감상은 저마다 다른 것이니깐요. 어쩌면 비연님께는 꽤 좋은 책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

라로 2009-10-0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달랑 하나 읽었는데 비호감이었어서 그 이후론 하루키에 대한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읽는 책(요즘)의 저자도 그렇고 알라디너들 중 하루키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이 계셔서
도대체 나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1Q84를 읽어봐? 말어? 하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다락방 2009-10-08 09:37   좋아요 0 | URL
윽 nabee님. 안돼요, 안돼요. 한 작가의 첫작품을 무엇으로 만나느냐는 꽤 중요하다구요. [해변의 카프카]라니. 윽. 그러지말고 그의 에세이나 다른 장편을 접해보세요. [상실의 시대]도 엄청 좋고 [댄스댄스댄스]도 저는 무척 사랑해요.

다락방 2009-10-08 09:45   좋아요 0 | URL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아요?」
「흥미를 가질 수 없어」하고 나는 말했다. 「좋아하거나 싫어하지도 않아. 단지 흥미를 가질 수가 없어.」
「이상한 사람이에요」하고 유키는 말했다. 「초콜릿에 흥미를 가질 수 없다니, 정신에 이상이 있어요.」
「전혀 이상하지 않아. 그러한 경우가 있다구. 너는 달라이 라마를 좋아하니?」
「뭐에요, 그건?」
「티베트의 가장 훌륭한 승려야.」
「몰라요, 그런 건.」
「그럼 넌 파나마 운하를 좋아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요.」
「혹은 넌 일부(日付)변경선을 좋아하니 싫어하니? 원주율은 어때?독점 금지법은 좋아해? 쥬라기는 좋아해 싫어해? 세네갈 국가(國歌)는 어때? 1987년의 11월 8일은 좋아해 싫어해?」
「시끄러워요, 원. 정말 어이가 없어. 잇따라 잘도 생각해내는 군요.」하고 유키는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말했다. 「알았어요, 잘. 아저씬 초콜릿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고, 단지 흥미를 가질 수 없을 뿐이란 말이죠. 알았어요.」(댄스댄스댄스,2권, p.213)

기억의집 2009-10-0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나비님, 무슨 그리 섭한 말을..아니되옵니다. 하루키를 다른 작품들을 일단 읽어보시와요. 진짜 괜찮사옵니다^^

다락방님, <해변의 카프카>를 다들 의외로 별로 안 좋아하시네요. #$%^&& 전 그 책을 카프카의 변신하고 연결시켜서 읽었는데, 오랜 전에 읽어서 세세한 기억는 나지 않지만 15살짜리 소년이 어른으로 변신해가는 과정을 카프카의 변신 주인공처럼 자신의 모습이 변한 것에 대한 당혹감, 좌절,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순수한 세계의 동경 뭐 이런 식으로 읽었던 거 같아요. 제가 좀 그 책에서 당황했던 것은 15살 소년의 섹스였지만. 그것도 내용상 어쩔 수 없는 섹스였지만 너무 이른감이 있어서..그 장면에서는 당황했던 기억이 나고 아직도 그 나이에 섹스는 일러,하는 생각이 들긴 들어요^^

다락방 2009-10-08 11: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기억의집님. 전 해변의 카프카 괜찮았거든요. 그보다는 [어둠의 저편]이 그다지 좋질 않았던 기억이 있어요. 일큐팔사에도 역시 17살 소녀의 섹스가 나와요. 제가 어쩌면 그부분에서부터 좀 불편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그것을 합리화하려는게 아닌가 싶어져서 말이죠.

그나저나 기억의집님, 오랜만에 뵙네요. :)

기억의집 2009-10-08 16:54   좋아요 0 | URL
하루키가 십대들의 성에 관심이 많나보네요^^

전 맨날 와서 절 노려보는 졸리 보고 가는데..알라딘 서버가 안정적이서 여기다 주로 글을 쓰는데, 제 주 커뮤니티가 예스에서 이루어지다보니, 예스에서 알라딘으로 넘어오면 사실 이쪽에서는 읽는 것으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예스에서 한 두시간 자판기로 노닥거리다 보면 나중엔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지금껏 다락방님 페이퍼 몇년 동안 읽었으면서도 말을 걸지 않았던 것이에요^^
낼 하루 지나면 주말이네요.즐주말~~~

다락방 2009-10-08 17:43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서재에 있는 글들은 새글브리핑에도 뜨질 않더라구요. 간혹 기억의집님 서재 들여다보면 제가 모르는 글들이 올려져 있곤 해요. 가장 최근의 그 미드에 관한 글도 읽었는데, 저는 미드를 본게 없어서 어떤건지 통 감을 잡을수도 없지만 기억의집님 페이퍼를 읽고서는 아 이런게 있구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그 페이퍼가 무척 좋았어요.

기억의집님은 주로 예스에서 활동하시는군요! 저도 예스에 계정은 있어요. 간혹 알라딘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을 예스에서 뒤져서 사기도 하거든요. 히히.

저는요..제가 어쩌다가 이렇게 활발한(?)서재인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따로 홈피가 있기 때문에 서재에는 거의 글을 안썼거든요. 다른 사람들 글 읽고만 가는게 미안하니 음반 리뷰만 올려볼까 하고 처음엔 그렇게 시작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제가 막 시도 쓰고 있고 툭하면 페이퍼 올리고 이러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지금은 알라딘이 가장 재미있는 놀이터가 되어있네요. 아, 정말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흐음..

기억의집님도 즐거운 오늘 저녁, 내일, 주말 보내세요! :)

2009-10-08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8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9-10-09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삼미슈퍼스타즈...는 읽어요, 응? 읽어요. 그건 진짜로 재밌다니까 그러네. 음, 이래 놓고 다락님한테는 재미 없을까봐 두근두근 떨리는 이 마음. 혹시 재미 없었어도 나한텐 재미있었다고 말해줘요. (뭔소리?)

다락방 2009-10-09 11:37   좋아요 0 | URL
네꼬님은 몰라도 나는 뭔소린지 다 알아먹었어요. ㅎㅎ 음..진짜로 재밌단 말이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읽도록 해볼게요.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얘기해줄게요, 네꼬님.
점심시간이에요. 밥 맛있게 먹어요!

stillyours 2010-04-2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은 답글. 아 근데 나도 정말 <1Q84>는 정말;ㅁ;
(이번에 일본 갔다가 3권 결말 보고, 아- 읽지 말까, 싶기도 했다는 거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