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4월~12월(2022년)

아니, 이 페이퍼까지 쓰면 오늘 총 세 개의 글을 쓰네. 리뷰 하나, 페이퍼 둘. 세상에 글 제조기여 뭐여.. 아무튼,


6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는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입니다.
















여성주의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책도 언젠가 한 번은 꼭 읽어보겠다! 생각하신 분이 많으실텐데요, 그러나 두꺼운 분량에.. 뒤로 미루거나 중단한 분들 역시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번 기회에 도전!!



도나 해러웨이 책이 너무 어려운데도 여러분 다들 열심히 읽어주셔서 정말 뿌듯합니다. 여러분 최고!!


자, 그럼 우리 6월에도 열심히 달려봅시다.

6월 이후의 같이 읽기 목록은 연결된 먼댓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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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31 10: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만 총총… 걸어가실 때 총총총총 소리가 울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젤 좋아하는 <가부장제의 창조> 넘나 기대됩니다!!

다락방 2022-05-31 11:28   좋아요 4 | URL
단발머리 님 이번에 읽으시면 도대체 몇회독 이신가요? 저는 드디어!! 재독을 하게 됩니다. 저는 재독을 위해 깨끗한 책을 또(!) 마련해 두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31 11: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 제조기 오늘은 세 가지 메뉴를 허하노라.......

다락방 2022-05-31 11:29   좋아요 3 | URL
흐음. 세 가지 까지는 못먹을 것 같은데. 일단 생선까스랑, 우동이랑... 밥도 먹을까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2-05-31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담아서 총총 ㅎㅎㅎ

다락방 2022-06-02 08:23   좋아요 1 | URL
미니 님, 6월도 화이팅입니다!!

persona 2022-05-31 1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저는 리뷰와 페이퍼의 차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ㅋㅋㅋ 쓰기도 그냥 한 메뉴에 욱여넣기 ㅋㅋㅋ

다락방 2022-06-02 08:23   좋아요 2 | URL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저는 페이퍼가 더 잘 써지긴 해요. ‘리뷰‘라고 하면 어쩐지 각잡고 쓰게 되어서 더 못쓰겠더라고요. 저는 페이퍼가 더 잘 맞습니다. 후훗.

singri 2022-05-31 1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무슨책인가 궁금하던참입니다ㅎ
어려워보이지만 화이팅

다락방 2022-06-02 08:24   좋아요 2 | URL
싱그리 님, 도나 해러웨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합니다. ㅋㅋㅋ 도나 해러웨이를 읽은건 다른 어려운 책을 좀 더 쉽게 느끼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ㅋㅋㅋㅋㅋ
싱그리 님, 6월도 화이팅이요!!

거리의화가 2022-05-31 1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구매 안한거 알고 후다닥 구매해서 모셔두었네요. 다음달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다락방 2022-06-02 08:25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 님, 우리 6월에도 힘내서 읽고 씁시다. 화이팅!

2022-05-31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2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2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2-05-31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두껍습니까.. 후.. 저는 <나는 고백한다>를 시작해버렸고.. ㅠㅠ

잠자냥 2022-06-01 09:17   좋아요 2 | URL
오, 드뎌!

독서괭 2022-06-01 10:53   좋아요 2 | URL
갑자기 확 당겨서 집어들었는데, 재밌네요 ㅠ 흐름 끊기지 말고 꾸준히 읽어보려고요~!

다락방 2022-06-02 08:26   좋아요 2 | URL
아.. 저도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고백한다...... 전 언제 읽을까요? 하하하하하

가부장제의 창조,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2-06-01 07: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은 이 책이 맞나?? 헷갈려 하던 중였어요.
한 6 개월치를 미리 사다 놓았었는데, 이제 벌써 이 책이 마지막 책이 되어 있어서 깜놀했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암튼 궁금했었던 책이었어요.
단발님과 다락방님 글을 읽다 보면 늘 인용되던 책이었기에 읽어 봐야지~하면서도 돌아서면 까먹고, 또 인용문 보면 아, 맞다~만 도대체 몇 번이었던지!!!ㅋㅋㅋ
읽을 기회를 주셔 늘 감사해요^^

다락방 2022-06-02 08:39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 아마 책나무 님도 밑줄 박박 그어가며 읽게 되실겁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죠? 벌써 6월이라니..
그래도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매달 여러분들과 같은 책을 읽는다는게 뿌듯합니다. 뭔가를 하면서 보내는 것 같아서요. 대단치 않은 일이라도 무언가 했다는 기억이 남는게 참 좋으네요. 그 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우리, 6월에도 힘내서 열심히 가봅시다!!

독서괭 2022-06-01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우주점 중고로 담고 6월 적립금 나오면 사려고 기다리다가 두번이나 놓치고 세번째 조금 비싼 중고로 주문에 성공했습니다 ㅋㅋ 앞에 두분 누구세요 ㅋ

다락방 2022-06-02 08:4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처음에 중고로 읽었는데 결국 새 책 다시 샀어요. 제가 새 책에 밑줄을 긋겠다는 각오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힘겹게 득템에 성공하신 독서괭 님, 우리 화이팅!!

얄라알라 2022-06-02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의 창조] 이번 주에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완독할 수 있을지는 실물을 보고 판단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2-06-07 08:25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 님, 우리 함께 완독합시다!!(그러나 저 아직 시작 안했다능 ㅋ)

등롱 2022-06-03 0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월의 해러웨이 선언문 정말 어려웠지만 보람차게 읽었습니다! 관심있는 주제로 가득한 책이었어요~
관련해서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 생겨나고, 관련한 사상가들을 따라가고 싶어졌습니다.
어 물론 현실은 매월 같이 읽기 책 따라가는 것도 벅차지만... 꿈은 크게 갖는 걸로!!

가부장제의 창조는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다락방님 덕분에 도나 해러웨이도 읽어냈으니 가부장제의 창조도 도전~
이번달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닷~!

다락방 2022-06-07 08:26   좋아요 2 | URL
등롱 님, 저는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선정하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중도 포기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제 예상과는 달리 어렵지만 다 읽었고 무슨 말인지 잘 이해 못해도 뿌듯하다, 하시는 걸 보고 제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막 감사한 마음이 들고, 여러분이 너무 자랑스럽고 그렇습니다.
저도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렇지만 도나 해러웨이의 책을 읽고난 후에 제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제가 지향하는 것들이 도나 해러웨이의 생각과 닿아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모르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무언가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필요한 일이라고요.

등롱 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우리 가부장제의 창조 도 힘내봅시다!

등롱 2022-06-07 12:32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딘가 닿아있는 느낌만으로도 더 읽고 싶고 더 공부하고 싶어져요~! 해러웨이 관련해서 책을 잔뜩 체크하고 있습니다 ㅋㅋ 어려워도 해러웨이 선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달도 힘내서 가부장제의 창조 도전입니다 ㅎㅎㅎㅎ

공쟝쟝 2022-06-07 12:33   좋아요 1 | URL
도전 😤🫡🫡🫡🫡
 
두 생애 - 정찬 소설집
정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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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마다 모두 천착하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예술로 표현할 것이고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정치로 드러내려 할 것이다. 정치도 예술도 하지 않는다면 일상을 사는 중에 드러날 것이고, 혹여라도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내 머릿속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표현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나와 함께 살아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정찬 의 소설집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이승우가 떠올랐다. 책의 말미 '홍정선'의 해설을 읽노라면, 정찬은 국내 다른 소설가와는 다른 소설을 쓴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 해설에 적극 동의한다. 내게는 그런 작가가 정찬으로 인해 둘이 생긴 셈이다. 국내의 여느 작가들과는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나는 이승우만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정찬 역시 그러한 것이다. 그리고 그 '다르다'는 것은 내게는 좀 더 긍정적 평가다. 나는 이승우를 많이 읽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인데, 이 작가는 다르다, 는 생각을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하기 때문이다. 정찬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이 작가는 다르다, 마치 이승우 같다, 했다. 글을 쓰는 것, 글에 담는 생각, 그것을 표현하려는 것이 모두 독보적인 것에서도 그렇지만, 이 둘이 뭔가 한가지에 천착하는 것도 그렇고 깊이 생각하고 공부하다보니 그것은 단순히 자기들이 먹고 사는 일에 관련된 문학 뿐만이 아닌 신앙까지 닿는 것, 들이 그렇다. 이승우야 신앙인이 되려고 했던 사람이지만 정찬의 약력을 보니 딱히 그렇진 않았다. 공부라는 건, 그것이 어떤 분야가 됐든 결국에는 철학에 닿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종교(신앙)도 지나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승우가 '아버지와 나'에 대해 천착하며 그것을 놓지 못하고 있다면 처음 읽는 정찬은 그것이 '폭력'이었다. 정찬은 계속해서 폭력에 대해 말한다. 폭력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계속해서 말한다.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처음 읽었던 단편 <희생>은 한 여성이 국가로부터 당한 폭력을 얘기하고 있다. 1980년대가 배경이고 사랑하는 남자가 수배중인데 경찰들은 여자를 잡아가 그 남자의 행방과 평소 태도를 묻고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여자를 잔혹하게 고문하며 강간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임신을 하는데, 그래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갑자기 자기 행방을 알리지 않은 채로 이별을 고한다. 그 아이를 낳기로 하고 의학을 공부하고 난민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은, 그녀가 자신이 당한 폭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많은 희생자와 피해자들의 곁에 서서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작품 속 여자는, 인간이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행동하는 거다.



슬픔이 폭력에 대한 분노를 지운다고 생각하시면 안 돼요. 분노와 원한은 달라요. 폭력에는 분노해야 해요. 폭력에 분노하지 않는다는 것은 폭력을 인정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예요. 그 분노를 껴안으면서, 분노를 넘어서는 감정이 슬픔이에요. 분노가 또 다른 폭력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고귀한 감정이지요. 세상은 폭력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럼에도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슬픔에 감싸여 있기 때문이에요. 예수를 보세요. 예수가 가시 면류관을 쓴 순간 그는 여성적 존재로 변화했어요.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간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성적 존재로 변화 했어요. 그 여성적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슬픔의 눈물이 세상을 적셨어요. 그러니 세상이 아름다울 수밖에요. -<희생>, p.120



내가 정찬이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정희진' 선생님 때문이었다. 워낙 극찬을 하시고, 심지어 절판될까봐 같은 책을 몇 권씩 사둔다고 하셨던 바다. 도대체 그 작가가 왜? 하는 마음으로 정찬의 소설을 한 권 사두고 미루었다가, 이번에 이 《두 생애》를 사서 먼저 읽게 된 것. <희생>이란 작품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정희진 쌤이 정찬을 좋아하는구나, 했다. <희생>은 세번째 단편이었는데 그 후에 바로 읽은 첫번째 단편 <두 생애>는 늙어가는 교황과 아무 이유없이 고통에 희생된 어린 소년의 삶을 대비시키며 고통에 대해 얘기한다. 와, 이 작가는 폭력과 고통을 놓지 않는구나. 그런 한편 어떤 '간절한 마음' 같은 것도 역시 놓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하고 받아들이려하고 깊이 보려고 하는 시선이 있구나, 했다. 그 뒤에 차례대로 읽은 다른 단편들은 좀 애매했고, 마지막에 읽은 <폭력의 형식> 에서 나는 너무나 끔찍함을 느끼고 만다 ㅠㅠ


<폭력의 형식>은 위의 인용문에서 지칭한 '분노가 다른 폭력으로 치닫게'된 경우를 썼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뉴스에서 보았던 기사가 바로 오래전의 이 소설에 담겨 있었다. 보육원에 맡겨진 어린 손녀를 데려다 성폭행 한 사건이 뉴스에 나왔다면, 이 <폭력의 형식>에서는 보육원에 맡겨진 어린 남매들중에 여자 조카만 데려온 이모와 이모부가 있다. 그 뒤의 이야기는 기사에 대해 언급했으니 짐작 가능할 것이고, 보육원에 어린 여동생보다 좀 더 머물렀던 소년도 결국 이모부 집에 가게 되는데 그 사이에는 몇 년의 시간이 있었고, 낯선 이모부는 자신에게 검정고시로 교육을 좀 받으면 어떻겠느냐 제안한다. 어릴 적에 부모를 잃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어른들이 없던 소년에게 이건 너무나 감사한 제의였고 그는 눈물을 흘리며 이모부를 존경한다. 그러다 이모부가 어린 자신의 여동생에게 계속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되는데, 이 때 그의 분노는 그 가해자인 이모부를 향하는 게 아니라 어린 희생자이자 피해자인 여동생을 향한다. 이 소년에게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해줬던, 자신에게 공부를 하라고 해줬던 저 어른을 미워할 의지와 마음이 좀처럼 생겨나질 않는 거다. 미워해야 하는 건 저 가해자인데 그걸 알지만 미워할 수 없고, 그러나 일어난 이 일은 너무나 부조리하고 분노해야 할 일이고, 그렇게 소년 안에 자라게 된 폭력적인 성향은 절대 그렇게 나와서는 안되는 방향으로 나오게 된다. 


나는 이 단편이 너무 읽기에 힘들었고, 와 이 책을 내 책장에 꽂아둬야 하나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앞의 <두 생애>를 두고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는데 이 <폭력의 형식>이 너무 힘든 거다. 자라나는 아이에게 폭력적인 환경이 주어지고 부당한 폭력이 그 아이에게 연속해 가해지고 그런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그리고 어른이 되고 나서도 폭력을 제 안에서 숨길 수 없게 되는 이야기는, <희생>에서 용서하고 세상을 바꿔보려는 여자와는 다른 결로 흘러가지만, 그러나 폭력이 허용되는 안된다는 이야기의 맥락은 같다. 그렇지만 이건 읽기에 진짜 너무 힘들었다. 만약 정찬을 읽을 때 가장 먼저 읽는 단편이 <폭력의 형식>이었다면, 나는 다른 작품들을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단편을 읽고서는 '정희진 쌤은 어느 지점을 좋아한걸까' 하고 생각해보았지만 답은 찾을 수 없었다. 이 단편은, 읽을 때 주의를 요한다. 



왜 우리가 천착하는 주제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살아오면서 어떤 일이 우리에게 있었기 때문인건지 도대체 왜 어떤 것에 그렇게 집착하면서 파고 들어가고 계속 알아보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엔 어떤 말을 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듯하다. 정찬에게 그것은 폭력이었던 것 같다.



읽기에 쉬운 소설은 아니다. 읽기 전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소설이다.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권할 수도 없다.




어머니의 빈소는 쓸쓸했어요. 생전에 어머닌 외로운 분이었지요. 삶이 쓸쓸해으니 죽음의 자리도 쓸쓸할 수밖에요. 저는 산 자로서 죽어 누운 어머니를 내려다보았어요. 산 자가 아무리 몸을 낮추어도 죽은 자와 나란히 할 수 없어요.-<희생>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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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05-3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궁금한데 너무 힘들까 봐 망설여지고...저는 이승우 작가에 대한 다락방님 마음을 그의 인터뷰를 읽고 정말 십분 이해하게 됐어요. 정말 정말 다른 사람(좋은 의미에서)이구나...이런 사람도 있구나...이승우 같은 작가라니 정말 끌리네요.

다락방 2022-05-31 09:40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지만, 저는 거침없이 둘 중 누구냐 물어보면 이승우라고 답할 겁니다. 저에게는 이승우의 문장이 더 좋고 뭐랄까, 이승우의 문장이 더 고급져요. 그리고 저를 더 깊은 내면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이승우인것 같아요. 이승우 같지만, 그러나 이승우가 더 좋다, 라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일단 다른 단편들을 읽고난 뒤에 <폭력의 형식>은 읽을지를 결정하셔도 될 것 같아요. 다른 단편은 그렇게 막 힘들진 않거든요. 좀 가라앉아 있긴 하지만. 그런데 폭력의 형식은 정말 힘들었어요 ㅠㅠ

라파엘 2022-05-31 09: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은 다 좋은데, 특히 소설을 읽고 써주시는 글이 진짜 좋아요. 항상 더 생각하게 되고 많이 배우게 됩니다 😊

다락방 2022-05-31 09:49   좋아요 3 | URL
아이고, 라파엘 님 감사합니다. 어휴 ㅠㅠ 칭찬은 다락방을 춤추게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춤을 추지는 않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2-05-31 11:17   좋아요 2 | URL
칭찬은 다락방을 먹게 할뿐..... :p

다락방 2022-05-31 11:2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생선까스를 좀 먹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5-31 13:13   좋아요 1 | URL
제가 아는 다락방님은 춤을 추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춤을 추고 있었다에 제가 100원 걸어요~

잠자냥 2022-05-31 1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찬이라는 작가는 정희진 쌤 때문에 알게 되었고, 정희진 쌤 때문에 읽어보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아직 읽지 못했어요.
<폭력의 형식>은 정말 이야기가 괴롭네요... 그런데 <희생>에서도 강간당해서 임신한 아이를 낳는다는 설정이.... 걸립니다. -_-;;; 이것은 결국 남 작가의 한계인가 뭐 이런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작품을 읽지 않았으므로 제 짧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다락방 2022-05-31 11:28   좋아요 2 | URL
정찬 작가는 폭력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안된다는 메세지를 던지지만, 남자라는 종에 대해서도 그 한계를 인식하고 있는 걸로 보였어요. 발기된 성기가 폭력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강간 설정이 다른 남자 작가들이 그러는 것처럼 어떤 ‘빻음‘으로 이해되지는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괴롭긴 괴로워요. 특히 <폭력의 형식>은 너무 괴로워요 ㅠㅠ 저는 정희진 선생님이 도대체 이 작가를 왜그렇게 좋아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이래서 그런가‘, 하다가 ‘도대체 왜그러지‘ 하고 있어요. 정찬의 다른 책을 더 갖고 있으니 더 읽어봐야 알 것 같아요. 확실한 건, 현재의 다른 국내 작가들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줍니다. 확실히요.

근데.. 음.. 좀 오글거리는 게 있어요. 이렇게나 폭력적이고 우울한 글인데 이상하게 오글거리는 지점들이 툭툭 튀어나와요. 그 부분이 더 적응이 안돼요 ㅎㅎㅎㅎㅎ

잠자냥 2022-05-31 12:07   좋아요 1 | URL
아, 제가 도서관에서 정찬 작가 책 빌려 읽다가 우울하기도 한데, 오글거려서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거든요....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그게 무엇인지 대충 알겠습니다.

암튼 도서관에 반납하면서 정희진 쌤하고 나랑 소설 취향은 안 맞나보다 ㅋㅋㅋㅋ 했습니다.

희진쌤 강연에서 정찬 작가는 고통에 끊임없이 사유하는 점이 좋았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락방 2022-05-31 12:33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희생>도 오글거리는 지점들이 있어서 ㅋㅋㅋ 아니 이건 뭣이람? 했답니다. 제가 별 하나 뺀 게 오글거림 때문이었어요. 아놔 ㅋㅋㅋ 저만 느끼는 게 아니었군요!
저는 정희진 선생님 때문에 더 읽어볼 생각이 있는 작가입니다.

공쟝쟝 2022-05-31 13:41   좋아요 2 | URL
ㅇ ㅏ.... 그거 오글거리는 거.... 촌스러운 거.. 그거 저 좀 고통인.... 데..... 저 MZ라서 좀 그런거 용납못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리뷰 참 좋아요.. 책도 읽어보겠사옵나이다..
천착...... 맞아요. 천착하는 주제.... 다 포기해도 포기가 안되는 어떤 지점이 있고, 거기서 사유가 나오고 문학이 나오고 창작이 나오고 철학이 나오고 그런 것 같아요. 그것이 나를 찾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나를 고유하게 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 합니다. 다정한 이웃들의 각자의 천착 지점에 대해 둥근 물음표가 지어지는 점심먹고 아메리카노 타서 앉은 화요일. 콜드블루 냠!ㅋㅋ

잠자냥 2022-05-31 14:22   좋아요 3 | URL
요즘 천착에 굉장히 천착하고 있는 공천착

다락방 2022-06-02 08:20   좋아요 3 | URL
맞아요, 우리는 각자가 다 자기만의 과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걸 풀기 위해서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니고 그러는게 아닐까 합니다. 좀 더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 인생이 아닐까..
저는 다시 작업실에 나와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월급 루팡!
 
우연한 생 - 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하여
앤드루 H. 밀러 지음, 방진이 옮김 / 지식의편집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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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의 내 마음가짐이나 생각을 그대로 간직한 채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공부를 열심히 할 것 같다고, 정말 열심히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를 열다섯살로 돌려놓으면, 아마도 내 정신상태 역시 딱 그 때의 나일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그때 내가 행동했던 대로 공부하지 않는 삶을 살아오다가 결국 지금에 이르게 됐을 것이다.


만약 몇 년전 그때, 내가 그의 손을 놓기 싫어서 그에게 안녕을 말하는 대신 그의 손을 잡고 있기를 선택했다면, 그 당시에는 그를 내 옆에 두었다는 안도감을 가졌을지 몰라도 결국 이틀 뒤나 한달 뒤, 혹은 일년 뒤에 결국 안녕을 말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종류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그 당시의 선택을 바꿀 수 있다 해도 결국 그 선택으로 돌아올것이었다. 다만, 이별의 순간을 좀 늦췄을 뿐, 결과는 같을 터였다.


나는 수많은 선택들에 있어서 뒤를 돌아보곤 한다. 만약 그 때 그랬다면, 그랬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러다가도 이내 '나는 나'이기 때문에 결과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마찬가지로 하게 된다. 순간의 선택은 미래를 크게 바꾸기도 하지만, 그러나 결국 같은 방향을 보게 된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애초에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나인데 그 상황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다른 선택을 했다 해도 결과적으로 인생의 이 시점에는 이 정도의 모습으로 와있을 것 같다. 그러니 나는, 내 동생이 내게 늘 말하는 대로, 내가 가질 수 있는 최상, 최선의 모습일것이다.



인생은 수많은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가능성 이라는 것은 그 단어가 미래를 뜻한다.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 하는 가능성. 그것은 희박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가능성이 또 미래에 있기도 하다. 그 날 그 시간에 너를 거기서 우연히 만나게 되다니. 그것은 그야말로 '앤드루 H.밀러' 가 말한 '우연의 필연성'(P.100) 이겠지.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우리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이루거나 이루지 못한 채, 그리고 미처 상상해보지도 못했던 일을 수없이 맞닥뜨린 채 지금의 내가, 우리가 되었다.


그러나 가능성은 과거에 대한 것을 돌이키게도 한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것이 아닌, 훌쩍 저 과거로 넘어가 '그 때 내가 그랬다면' 하고 조건을 바꾸며 그 뒤에 일어날 일에 대해 상상하는 것. 앤드루 밀러는 이 책에서 그 과거의 조건에 대한 가능성을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만약 내가 이 남자랑 결혼했다면 지금쯤 웃으면서 살겠지? 하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상상. 그렇게 상상해볼 수 있는 건, 혹은 상상해보고자 하는 건, 지금의 내 삶이 아닌 다른 삶 그리고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나를 생각해보기 때문이다. 앤드루 밀러는 이 책에서 중년의 관심사가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그렇다. 앤드루 밀러가 말한 것처럼 '살지 않은 삶이 있으려면 먼저 삶을 어느 정도 살아야만'(P.47) 하기 때문에 중년의 이 시점에 우리는 과거의 선택들을 꺼내 보고 이리 바꾸고 저리 바꿔보기도 하고, 그렇다면 지금은? 하고 자꾸 묻게 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한 번이상씩 해보았을 상상, 가능성에 대해 앤드루 밀러는 이 책에서 소설과 시를 통하여, 그리고 영화를 통하여 얘기해준다. 앤드루 밀러가 소개해주는 작품들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이 살지 않았던 삶, 선택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언급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수단 자체가 원래 그렇게 다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던가. 소설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나의 것이 아니다.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하는 일이라고는 그들의 삶을 상상하고, 그리고 '만약'을 덧붙이는 일이다. '만약 나라면' 을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안나 카레니나라면 나는 기찻길에 내 몸을 던졌을까?' 는 물음. 


안나 카레니나의 삶은 내 것이 아니다. 브론스키는 나의 연인이 아니다. 안나 카레니나의 초반으로 가면, 사실 나는 브론스키랑 사랑에 빠졌을지도 확신이 없다. 그 사랑은 내 것이 아니므로. 그러니 나는 안나가 될 수 없고 안나는 내가 될 수 없지만,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언제나 그런 일들이 가능해진다. 


만약, 나라면?



앤드루 밀러가 들려주는 수많은 문학 작품과 영화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이 미국인의 삶This American Life> 이라는 라디오쇼 를 통한 것이다. 1990년대 보스니아 전쟁이 터졌을 때 사라예보를 탈출한 소년 '에미르'가 운이 좋아 미국에 정착하게 되지만 학교에서 차별을 당했고, 영어에 서투른 그가 에세이 숙제에 보스니아 책의 에세이를 영어로 번역해 냈더니 선생님이 너는 이 학교에 있기 아깝다며 사립학교로 전학 시킨다. 그 소년은 그렇게 하버드에 들어가고 박사 학위를 따고 결혼을 하고 대학 교수가 되었다. 라디오쇼 진행자는 표절 에세이가 그의 미래를 바꾼거라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에미르의 당시 선생님을 찾아 얘기를 들어보니 이야기는 아주 달랐다. 다른 선생님들도 에미르의 학업 성적이 뛰어남을 얘기했고 그 에세이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으며, 워낙 우수한 아이었으니 설사 사립학교로 전학가지 않았어도 어떻게든 성공했을 거라는 거다.


에미르에게는 인생을 바꾼 에세이, 그리고 선생님인데 선생님에게는 다른 기억으로 적혀 있었다. 그러니 돌이키는 것 역시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에미르는 '만약 내가 그 에세이를 내지 않았다면', '만약 그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으로 조건을 바꿔볼 수 있을 테지만, 선생님의 기억에서는 굳이 그 에세이를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 거다. 아예 기억에도 없으니까. 



앤드루 밀러는 책의 마지막 즈음, 다시 댈러웨이 부인을 소환한다.



그런 것이 우리 시각의 방식이다.

클라리사다, 그는 말했다.

왜냐하면 거기 그녀가 있었으니까.

그래, 여기 있었네. -댈러웨이 부인 中


글쓰기를 가르치는 여느 선생들처럼 나도 학생들에게 "있다be" 동사 사용을 피하라고, "있다", "있었다"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한다. "진짜 동사를 쓰세요!"하고 나는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있다'가 무슨 말을 하나요?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냥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게 전부예요!" 그런데 거의 25년 동안 그렇게 말해오다 올해 들어 갑자기 이런 말을 덧붙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안 하지만 그게 모든 것일 수도 있긴 하죠." -p.269

 


우리의 선택과, 그 선택으로 인한 삶과, 그리고 돌이켜보는 인생과, 다를 수 있었던 선택들이 가져올 삶과, 그런 상상을 하는 지금의 우리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세상의 시인들과 소설가들이 가보지 않은 길과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면, 앤드루 밀러는 그 작품들을 통해서 덧붙인다. 우리가 지금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내려놓았음을. 우리의 선택이 우리를 만들었다면 또한 우리의 포기가 우리를 만들었다. 지금의 우리를. 우리는 지금의 삶을 바꿀 수 없고 우리 자신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끊임없이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해 떠올리며 결국 해야 할 일은 지금의 삶을 더 잘 들여다보고 현재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일테다.



소설을 읽으면 그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만으로도 좋은데, 앤드루 밀러는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이야기까지 들려준다. 게다가 그걸 쪼개서 동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나는 '있다'는 동사가 그 자체로 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게 바로 책을 읽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아쉬운 건, 예시로 들었던 수많은 시에 대한 것. 시이니만큼 원문도 함께 실려있었다면 더 이해하기가 쉬었을텐데.


문득,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오거나 상상했던 것들 그리고 느끼거나 깨달은 것들이 중년에게 다가오는 당연한 수순의 것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존 치버는 중년이 되니 인생은 외로움이 전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데, 어느 순간 나도 나의 외로움을 인지하고 받아들였던 말이다. 아아, 중년이란 이렇게 오는 것이다. 나는 중년인 것이다. 지금의 내 모습, 이 중년의 내 모습은, 내가 만들어온 나다. 이 삶은 내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그리고 최상의 삶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는 매우 만족스럽다. 

나는 나 자신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친밀하고, 그 친밀함 안에서 나는 혼자다. 내 기억은 나만의 것이다. 그해 초봄 어느 저녁에 리치먼드가家의 들판을 가로질러 막 꽃망울을 터뜨린 개나리들을 헤치고 달렸고, 친구가 바로 등 뒤까지 바짝 따라붙었고, 종아리가 터질 것 같았고, 휘어진 가지가 날아들어 온몸을 때렸고,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굴렀고…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억들이다. 그런 경험들이 곧 나다. 그렇게 말하고 싶다. - P18

그런데 그 경험들은 아주 다를 수 있었고, 그랬다면 나도 지금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하나만 달랐어도 나는 다른 방향으로 굴렀을 것이다. 나는 지금 여기로, 이 도시로, 이 집으로, 이 방으로, 이 책상 앞으로, 이 문장으로 이어진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의 내 삶은 기막힌 우연이면서도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삶이다. - P18

프로이트와 릴케는 그날 산책을 하면서 인간의 필멸성과 그런 필멸성이 우리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엇다. - P20

성공한 예술 작품이란 아무리 손을 봐도 지금보다 더 좋게 만들 수 없는 작품을 의미한다. 어떻게 바꿔도 현재보다 못한 작품이 되는 상태에 이르면 그 작품은 완성된 것이다. - P39

완성된 예술 작품에는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주장은 매력적이다. 그런 작품에서는 전혀 부조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에는 성공적인 예술 작품 뒤에는, 마치 수도 없이 버려진 옷이나 연인들처럼, 버림받은 가능성들의 잔해가 수도 없이 쌓여 있을 거란 생각이 뒤따른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뭔가를 잃어버림으로써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고, 상실을 뭔가 아름다운 것으로 만든다. - P39

이런 말을 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살지 않은 삶은 중년의 관심사다. 살지 않은 삶이 있으려면 먼저 삶을 어느 정도 살아야만 한다. - P47

중년에는 불가해함이, 당혹스러움이 있다. 이 시간 내가 가까스로 알아낸 것은 일종의 외로움이 전부다.
(존 치버, 존 치버의 일기 中 재인용) - P47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에서는 한 등장인물이 이렇게 논평한다. 젊은 시절에는 "모든 것이 부글부글 끓고 요동쳤다.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변화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우리는 묶였다…. 우리는 지금을 선택했다. 때로는 누군가 우리를 대신해서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집게 같은 게 목 아래쪽을 꽉 잡고 있는 게 느껴진다." - P49

화자도 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 화자의 관심에서 의미가 생겨난다. 어떤 참새가 떨어졌다면 화자는 반드시 그 참새를 기억한다. 왜냐하면 애초에 화자가 하늘에 띄운 참새였으니까. - P60

「당신을 사랑하는 신」의 결말에서 편지를 쓰라는 데니스의 호소와 함께 나는 다시금 살지 않은 삶은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나의 주제로 돌아온다. - P63

한 주 한 주 클라리사는 그녀의 삶을 살았고, 그는 바다 너머에서 그의 삶을 살았다. 이제 나란히 앉아 있는 그들은 밀접하게 분리되어 있다. 각자의 울타리 안에 있지만, 그러면서도 최대한 붙어 있다. 서로 닿아 있지만 분리되어 있다. 서로에게 닿으려면 분리되어 있어야만 한다. - P66

살지 않은 삶에 대한 생각은 우리 언어의 가장 작은 단위조차 문제를 만들고 대명사를 혼돈에 빠뜨린다. - P76

물론 아무도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신이 되겠냐고 묻지 않았고, 라이프니츠에게 중국의 왕이 되겠느냐고도 뭊디 않았다. 귿르은 아무도 주겠다고 하지 않은 역할을 거절하고 있다. 사실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모습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진짜 가능성이 아닌 진짜 현실, 즉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현실에 대해 그들이 내놓은 답변 이라고 생각한다. - P78

철학 저술가 윌리엄 해즐릿William Hazlit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것은 "대리인으로 존재하기"가 돼버릴 테니까. 과연 그 누가 "선택할 수 있다면 당장 내일 대천사 가브리엘이 되겠는가? 가브리엘은 단지 멋진 광경에 불과하지 않은가?" 우리는 다른 사람이 가진 어떤 특성을 가지고 싶어할 수 있다. 이 사람의 예술적 감각이나, 저 사람의 통찰력을 부러워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인 채로 이를 소유하고 그런 특성과 재능을 누리고 싶어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해즐릿은 행복과 불행 등 모든 감정들보다 우리에게 더 근원적인 감정은 우리 자신에 대한 원초적인 애착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허영심과는 달라서 더 근본적이며 더 뿌리가 깊다. - P79

그러나 충만한 마음이 때로는 갈구하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기분이 살짝만 가라앉아도 내가 상상한 삶들이 지금 이 삶을 부족하다고 느끼게 한다. 살지 않은 삶이 내 세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대신 내 세계를 갉아먹는다. - P86

앤절라는 피부가 하얗고, 지니는 검다. 앤절라는 어머니를 닮았고, 지니는 아버지를 닮았다. 앤절라는 무신론자이고, 지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독자는 두 사람이 다르다는 사실을 즉시 알아챌 수 있지만, 자매들이 그런 차이점을 받아들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너와 내가 별개의 두 사람이고, 각자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는 것뿐이야." 지니가 말한다. "샴쌍둥이도 아니잖아. 우리는 각자가 선택한 길을 가야만 해." (제시 레드먼 포셋, 「플럼번Plum Bun」 - P89

『설득』은 다른 모든 소설과 마찬가지로 우연의 필연성에 관한 소설이다. - P100

포터의 휠체어가 영화감독의 의자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한 세계의 모든 사항을 지휘하지만 그 세계 안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사람의 의자라는 것이다. 체험을 포기하는 대신 권력을 얻은 셈이다. (영화, <멋진 인생>) - P108

<멋진 인생>은 「당신을 사랑하는 신」처럼 한 사람(어떻게 보면 조지도 중개업자라고 할 수 있다)에게 다른 삶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삶에 안주하도록 권한다. 칼 데니스처럼 카프라는 대안을 떠올리고 우리에게 그 대안을 맛보게 한 뒤 그 대안을 잊으라고 말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과 화해하라고 권한다. 조지의 과제는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스크루지와는 다른 과제를 받았다. 조지는 이미 선한 사람이며, 그래서 자신이 선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 P118

순서가 주어지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앞서 일어난 일보다는 나중에 일어난 일을 바꾸려고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다른 논문들은 우리가 실행에 옮기지 않은 일보다는 실행에 옮긴 일을 후회하고, 우리가 머릿속으로 통제할 수 없었던 측면보다는 통제할 수 있었던 측면을, 그리고 일상적인 사건보다는 예외적인 사건을 되돌리려 하고, 적절하다고 여기는 행동보다는 부적절하다고 여기는 행동을 바꾸려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 P127

우리는 과거 사건을 아무렇게나 바꿔서 상상하지 않는다. - P128

"나라면, 내가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절대로 남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라는 유혹에 빠지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에밀리는 인생을 다시 살 수 없다. (앤서니 트롤럽, 『그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 P155

리처드 카스톤이 죽기 전까지 다양한 직업을 넘나든 반면, 그가 사랑한 여자 에이다 클레어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결혼을 하느냐 안 하느냐, 두 가지뿐이었다. 물론 19세기에는 이런 선택 기회 조차 없는 여자들도 있었다. 아마도 에이다는 중산층 여성에게 열린 몇 안 되는 길인 가정교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 P166

"남자는 직업을 선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나이에 직업을 선택한다"라고 니체는 말했다. "그는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모른다. 그런 다음 그 직업에 온정신을 집중해 경험을 쌓으면서 가장 활동적인 시기를 낭비한다." 우리는 무지한 상태에서 선택한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과 비교해보면 직업을 선택할 당시에 우리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니체는 이런 점에서 직업은 사랑과 같다고 말한다. "성공적인 결혼생활 같은 성공적인 사례는 예외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예외조차 이성적인 선택의 결과는 아니다." - P170

어째서 그를, 지금,
내가 알 수 없고, 내가 볼 수 없고,
내가 들을 수 없고, 내가 만질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은 알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걸까. (샤론 올즈, 「2001년 9월, 뉴욕September 2001, New Yokr City」 - P171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하면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거나 결혼하지 않거나, 어느 쪽이든 후회할 것이다." - P175

모든 좋은 길은 나머지 길을 배제한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매기 넬슨Maggie Nelson이 말한다. "나는 글을 쓰면서 동시에 아이를 안아줄 수 없다." 그녀가 쓴 모든 문장은, 내가 읽는 그녀의 모든 문장은 그녀가 아이를 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전달한다. 결과물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바로 내려놓기인 듯하다. (넬슨의 저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내 책을 한 줄로 요약했다고 느꼈다.) - P186

줄리엣 미첼Juliet Mitchell은 형제자매가 "자신이 유일하지 않으며 누군가 자신과 똑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 P209

비교는 울프에게 다른 세계를 욕망하게 만들었다.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원한 것이 아니라, 이 세계에 더해진 다른 세계를 원한 것이다. 이것 대신 저것이 아니라, 이것과 저것이다. 나는 다른 세계에 대한 그녀의 갈망이 이 세계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 P263

글쓰기를 가르치는 여느 선생들처럼 나도 학생들에게 "있다be" 동사 사용을 피하라고, "있다", "있었다"를 사용하지 말라고 말한다. "진짜 동사를 쓰세요!"하고 나는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있다‘가 무슨 말을 하나요?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냥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게 전부예요!" 그런데 거의 25년 동안 그렇게 말해오다 올해 들어 갑자기 이런 말을 덧붙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안 하지만 그게 모든 것일 수도 있긴 하죠."
- P269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관념은 청소년기의 고통이자 위안의 출처다. 어른이 되어서 얻는 유일한 이득은, 그런 가능성의 세계를 포기함으로써 얻은 유일한 정의는 실재, 현실을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일한 세계의 진실, 그 세계가 존재하며, 내가 그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 주는 고통과 위안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스탠리 카벨, 『눈에 비치는 세계』) - P282

나는 하나의 삶, 이 삶을 산다. 이 삶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삶 이외의 다른 삶도 없다. 나는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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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30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어떤 책들은 독자로
하여금 물들게 해서 책만큼
좋은 리뷰를 쓰게 하나봐요.
다락방님의 글은 항상 근사한
에세이들이지만 이 글은 유독 마음을 울리네요! 잎사귀랑 이책 땡투했어요~♡♡

다락방 2022-05-30 12:12   좋아요 2 | URL
저는 리뷰 써놓고 아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엉망인 글이다 ㅠㅠ 하고 있었는데 이런 다정한 댓글이라니, 위로와 힘이 됩니다, 미미 님.
미미 님도 이 책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리고 아마도 책들을 또 사게 되겠죠. 저는 그렇게 댈러웨이 부인을 샀거든요. 껄껄.

공쟝쟝 2022-05-30 1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리플 후감상) 길어서 밥먹으면서 읽겠습니다. 오늘 점심은...... 순대국밥입니다.

다락방 2022-05-30 12:11   좋아요 3 | URL
긴 페이퍼도 하나 또 썼다. 내가 오늘 올린 글 두 개 다 읽으면 밥도 다 먹을듯요. ㅋㅋㅋㅋㅋ
저는 마라탕 먹을 거예요!

공쟝쟝 2022-05-30 12:30   좋아요 2 | URL
저는 제 외로움이 좋아요.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삶은 어느 정도 살아’서 획득한 살아보지 않은 삶들에 대한 희구를 이해할 수 있어서 제 나이들어감이 좋고요, 무엇보다 커서 내가 될 사람이 자기 삶이 최상이라고 말하는 내 안목이 좋습니다. ㅋㅋㅋㅋ 그러므로 내가 짱이다!!!! 💕

다락방 2022-05-30 15:26   좋아요 3 | URL
쟝님은 나이 들어서도 인생에 만족하게 될거예요. 지금 성실히 살고 있으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깨달은 건, 성실한 인생은 후회할 리 없다...는 것입니다. 성실히 살면 결국은 만족이 오는 것 같아요.
공쟝쟝 님의 인생 화이팅!!

mini74 2022-06-10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사해서 우와!! 했던 글이네요 ㅠㅠ 다락방님 축하드려요 *^^*

새파랑 2022-06-10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옆에 메달이 화려하네요~!! 축하드립니다~!!
 
기도의 카르테
치넨 미키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병원에 찾아온 환자들 각자의 사정을 추리해내는 초보의사의 소품같은 미스테리.
아픔이나 상처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저자는 의사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이렇게 환자의 사정을 다 돌보려는 착한 의사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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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2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 개업> 100자평 맛집 🥳🥳🥳

다락방 2022-05-25 11:36   좋아요 0 | URL
이게 그러니까 뭐 딱히 리뷰나 페이퍼 쓸만한 뭔가를 제게 주진 않았으므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 2022-05-2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라고 생각하면 곤란할듯한 거 까진 아니고 그냥 오글토글한 작품도 있어서 저는 그냥 의사라는 직업과 의학이라는 지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작가 정도로 기억해두기로 했어요.
물론 착한 의사 선생님이시긴 하겠지만요.

다락방 2022-05-25 14:50   좋아요 1 | URL
옮긴이의 말 보면 작가가 중학생도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 했다더라고요. 그 점에 있어선 성공한 것 같아요. 큰 무리나 자극 없는, 그리고 착한 소설을 쓴 것 같아요. 남을 돕고 배려하려 하는 선한 인물이 나오는 작품으로요. 그런데 이 작가를 또 읽게 될 것 같진 않아요.

persona 2022-05-25 15:00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 딱 느낌 아니깐 딱 이만큼의 만족감의 밀도로 시간을 쓰고 싶을 때 다시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런 생각을 하기는 했어요. 일본식 교훈이나 힐링 방법, 등장인물의 사고방식이 대체로 잘 안 맞는데 이 사람 거는 이제 좀 예상 가능하다 싶은 그런 게 있어서요. ㅎㅎㅎ
 
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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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의 섬세함이나 따뜻함은 여전하지만 짧은 글이라서 인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일기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의 최은영은 내내 좋았는데 이 책은 별로. 그래도 다음 최은영을 계속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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