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 소설Q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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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받았던 게 존중이 아니라 사실은 ‘봐주는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신을 둘러싼 남성들로부터 절망하는 여성이
자신을 관찰하고 다른 여성을 관찰하고 결국 우리를 관찰하는 소설.
친절하고 다정한 남성이라고 해서 여성을 속박하지 않는게 아니고
사이다 서사가 아니어도 충분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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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는 시간 -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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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세상은 점점 더 어두워지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들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어두워지는 속도는 늦춰지는 것 같다. 타인을 듣고 그걸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그런 자신을 보여주지만, 이상하게 작가에게 호감이 생기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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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 역시 행동으로 그점을 증명해 보였다.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이 출간될 무렵 그는 이미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기 위해 떠난 상태였다. 기록을 위해 전쟁터로 떠나는 일이야말로, 약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오웰은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 했다. 중산층이었고, 명문 학교를 나왔고, 관리자로서 식민지에서 일했던 과거가 있다. 특히 마지막 일은 현재의 자신으로서 부정해야만 하는 과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었던 것으로 치부할 수 없는 그 과거를, 그렇다면 그는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삼기로 한다. 엠마뉘엘 카레르는 초기 기독교의 역사를 다룬 픽션 왕국」에서 종교학자에르네스트 르낭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종교의 역사를 쓰려고 할 때, 그 최적의 조건은 그것을 믿었다가더 이상 안 믿게 되는 것"이라고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해 오웰은 "믿었다가 더 이상 안 믿게 되는 어떤 상태에 있었고, 바로 그렇게, 한때 몸담았다 빠져나온 사람으로서 자신이 - P25

표현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에 관련된 이해도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장애와 관련한 경험들은 단어에 굶주려 있다.(앤드루 솔로몬, 고기탁 옮김, 부모와 다른 아이들 IⅡ(열린책들, 2015), 26쪽) - P29

앤드루 솔로몬의 책에 나오는, 그리고 내가 제작하고 있던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험이 대표적이다. 그들의 경험이 단어에 굶주려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의미에서그들의 경험이 온전히 대접받지 못하고 차별받고 있다는 뜻이며,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는 내가 아직 상대의 언어를익히지 못했다는 뜻이다. 외부인의 세계에서도 편견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확한 언어가 찾아지지 않은 경험을 전하는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눌하게, 조심스럽게 풀어 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사이에 공통의 언어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의이야기는 듣는 내게 낯설다. 내가 익히지 못한 단어들, 혹은내가 알고 있는 뜻과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들이 모여 이야기가 될 때, 그 이야기가 내 안에 혼돈을 만들어 내는것이 당연하다. 그 혼돈을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그리하여 내 안의 단어들의 지평이 넓어질 때, 나는 성장할 것이다. 조는 간호사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만난 이틀 동안 그가 나에게 준 ‘도움‘은 간호사가 환자들을 도와주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도움이었다. - P45

쉽게 함부로 쓰이는 단어들이 있다. ‘이해‘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자기 자리에 앉아 결정할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님에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꼼짝도 않고 앉아서는 누군가를 이해했다고 말한다. 그런 건 이해가 아니라 자신의 맥락 안에 타인의 이야기를 맞추어 넣는 것일 뿐이다. 그때 만남은 바뀌지 않는 나의 맥락에 하나의 ‘장면‘을 추가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마주침 후에나의 이야기 분량이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달라지지 않는다는 건 성장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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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제1420호 : 2022.07.11
한겨레21 편집부 지음 / 한겨레신문사(잡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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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폭력 활동가 마녀 님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해서 부랴부랴 샀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아마도 최소한의 연대이지 않을까.
받자마자 인터뷰 먼저 읽었고, 읽을 때마다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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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 엘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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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시그리드 누네즈에 대해 나는 딱히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다만,
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비호감이며 쎄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왜 다른 한 사람에게는 가장 내밀한 것이나 큰 고민을 상담하고 싶어하는 사람일까를 생각하며 인간의 불완전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휴먼..불완전하고 부조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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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7-15 1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걍 그랬어요.
시그리드 누네즈.... 약간 과대포장 같은 느낌도 들더라는...
암튼 전 이 사람 책 더 읽고 싶어지지는 않더라고요;;;

다락방 2022-07-15 10:20   좋아요 2 | URL
저도 이거 한 권 읽고 나니까 딱히 뭐 더 찾아 읽진 않아도 될것 같아요.
읽기 전에는 제가 되게 좋아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2-07-15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넘넘 좋았거든요. 그 친구, 저랑 같이 욕할 사람 여기엔 한 명도 없나요? ㅎㅎ

다락방 2022-07-15 10:55   좋아요 3 | URL
저 단발머리 님이 이 책 너무 좋아하셔서 읽은거거든요. 근데 저는 너무 재미가 없고, 그 친구 진짜 너무 짜증나요. 특히 약 두고 왔다고 다시 갔다와야 한다고 할 때 제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습니다. 하아-
근데 저는 화자도 좀 짜증났어요. 전남편 찾는게 너무... ㅋㅋㅋㅋㅋ

아 단발님, 이 책 왜 좋았는지도 알려주세요!!

단발머리 2022-07-15 11:00   좋아요 2 | URL
그럴 수 있군요. 전… 읽는동안 내내 완벽하게 화자였습니다. 당시 제가 일기장에 쓸 법한 문장을 계속 만나는데 정말 허걱, 했거든요. 그 시간이 제겐 그랬나봐요. 전남편 찾는 거 별로죠. 근데 그 친구 피해 도망갈 곳이 그 사람이죠. 암튼 저도 좀 복잡한 심경에 ㅋㅋㅋㅋㅋ 암튼 좀 그랬어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7-15 11:10   좋아요 2 | URL
코넬과 포트노이에 이어 단발머리의 독서세계를 이해하려 하시는 사람들은 되려 인간이란 얼마나 불가해하고 부조리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십니다. 단발머리라는 독서가의 세계는...? 그 반전의 묘미. 투비 컨티뉴.

다락방 2022-07-15 11:25   좋아요 4 | URL
저는 이 책이 소설보다는 에세이로 읽혔거든요. 그래서 재미가 반감되었는데 단발머리 님께는 아마도 그 점에서 완벽하게 화자가 될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그나저나, 저는 단발님이 좋다 하시는데 저는 왜 좋지 않았던걸까, 그점을 다시 한 번 알아보고 싶어서 <포트노이의 불평>을 다시!! 구매하였습니다. 이 구매 페이퍼는 잠시 후에 올리도록 할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15 13: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제가 바로 딱 다부장님과 같은 생각했어요.
이게 무슨 소설이냐? 에세이, 일기나부랭이지! 막 이랬다능 ㅋㅋㅋㅋ
그리고 화자랑 친구 둘다 너무 싫었음;;; 코넬만큼 짜증나는 그 무엇... 휴..........
일단 화자가 싫어서 그 사람이 쓴 수잔 손택 회상록 더 읽기 싫어졌어요.
어떤 사람을 철저하게 자기 글소재로 삼은 것도 좀.........

단발머리 2022-07-15 14:34   좋아요 2 | URL
그럴 수 있겠네요. 근데 저는 소설의 범주가 그렇게 딱 정해져 있다고 보지는 않고요. 또 고급 독자가 아니라서 구성이나 구조 같은데서 미학적 의미를 크게 찾지 않습니다. (찾을래야 잘 찾을 수도 없고요) 다르게 말하면 전, 소설도 에세이도 자서전도 어쩌면 모두 일기의 다름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요. 어디까지 진실인가, 사실인가를 찾는다는 면에서도 그렇구요. 이승우님이 그러셨죠. 소설을 쓰고 난 후부터, 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 ㅎㅎㅎ

시그리드가 소설도 아니면서 에세이나 일기나부랭이 같은 글을 써서, 제가 위로받았던 시간을 생각한다면, 저는 시그리드에게 밥 한 번 사야됩니다. 화자가 썼던 문장, 화자의 속마음 토크가 그 시간, 모두 저의 말이었습니다.
반전의 묘미는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투비 컨티뉴.

다락방 2022-07-15 14:42   좋아요 2 | URL
제가 에세이로 읽혀서 재미가 반감되었다고 한 건, 저는 에세이를 읽을 때는 소설과는 달리 화자한테 이입이 잘 안되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시그리드 누네즈 읽을 때 등장인물 중의 누구도 되지 못하겠더라고요. 보통 소설을 읽을 때 제 경우에는 그 이야기속에 들어가버리잖아요? 그래서 누군가가 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누구도 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단발머리 님이 좋게 여기실 수 있었던 건, 제 생각이지만, 이 화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고요. 저는 반드시 주인공은 아니어도 책 한 권의 누구라도 될 수 있다면 빠져서 읽는데 누구도 되지 못하면 거리두고 읽기가 되거든요. 거리를 두고 읽으면 그 다음부터는 평가가 튀어나와 버리게 됩니다. 그렇지만,

만약 제가 소설을 쓴다면, 단발머리 님 말씀처럼, 일기와 별다를 바 없는 마치 일기 같은 소설을 쓰게 될거에요. 그래서 제가 소설을 쓰지 않습니다. 제가 쓴 소설을 저를 아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뭐야 지 얘기잖아‘ 할 것이므로.... 저는 지어내기는 못할 것 같아요. 없는 이야기를 상상해서 쓸 순 없을 것 같아요. 있던 것만 쓸것 같아요.

공쟝쟝 2022-07-15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바로 참 휴먼....

다락방 2022-07-15 11:25   좋아요 4 | URL
휴먼.. 인간이 미워질 때마다 그것이 원래 인간이다, 를 되새겨야 합니다. 어휴 툭하면 인간이 미워져서 큰일이야.
-.-

공쟝쟝 2022-07-15 11:27   좋아요 3 | URL
난 미워질 때 마다 이해하게 되버려서... 참 휴먼이 되었어요... 이러다가 성불할 예정.... 그만 이해하고 싶은 데...

미미 2022-07-15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3개인데도 다락방님 이렇게 써주시니 읽고 싶어집니다 ^^
잭 니콜슨 영화‘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도 생각나네요.

다락방 2022-07-15 12:40   좋아요 1 | URL
미미님은 읽고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제 생각에 미미님은 저보다 이 책을 훨씬 잘 읽어내실 것 같습니다. 미미님이라면 이 책을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후훗.

2022-07-15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15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