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 측 증인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권영주 옮김 / 검은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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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무렵에 어? 하고 책 앞을 다시 들춰보긴 했지만, 재미는 없었다. 이게 전부라니.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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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11-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알사탕주네. 괜히 교보에서 샀네 ㅠㅠ

moonnight 2011-11-1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다락방님 덕분에 보관함에서 과감히 삭제 ^^;

2011-11-13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4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4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4 1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4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4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을 빌려드립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하늘연못 / 2006년 11월
구판절판


그리고 이러한 것을 읽으면서 60년대에 쿠바에서 떠돌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내가 자주 그 나라를 여행 하면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쿠바는 중국에서 수백만 개의 콘돔을 구입했지만 그 콘돔이 너무 작아 쿠바 사람들이 새끼손가락에 끼고는 배꼽 잡고 웃는다는 말이 떠돌고 있었다. 그러자 콘돔에 색깔을 칠하고는 공기를 넣어 카니발 축제 때처럼 커다란 풍선을 만들었던 것이다.-223쪽

게다가 잘 생각해보면, 비행기 안에서 사랑을 시도하는 것은 전혀 금지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령 이착륙할 때와 비행기 금연석 및 화장실에서는 담배 피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그래서 그런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 글자판 등(燈)이 켜지고 꺼지는 것이다. 이런것으로 유추해볼 때, 만일 사랑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면, 마찬가지로 비슷한 글자판이 켜지고 꺼져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대서양을 건너는 여행 동안 참을 수 없는 공포심을 억제하기 위해 나는 수없이 비행기 티켓 뒤에 깨알 만한 글자들로 인쇄되어 있는 승객 의무 조항을 읽었는데, 그런 자연적인 현상을 금지하는 어떤 문장도 없었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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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1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 - 결혼을 배운 적이 없는 모든 당신들을 위하여
강수돌 외 지음 / 샨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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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일단 결혼하기로 결심한 뒤에 예식장을 예약하고 예물을 맞추고 하는 예식전의 준비과정도 한숨이 나오고, 결혼식에서 여러사람들을 모아놓고 나는 이 사람과 한 평생을 살기로 맹세하겠다, 고 내뱉는것도 부담 작렬한다. 웨딩사진은 어떤가, 그 오글거림. 이 모든 번거로운 과정을 마치고 나면 내게는 시댁 식구라는 어마어마한 집단이 생긴다. 내가 갖기를 한순간도 원하지 않았던 구성원들. 나는 이제 그들을 내 식구인듯 살갑게 챙겨야 하는걸까. 게다가 내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된다면,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일년에 몇번 찾아오지 않는 달콤한 명절의 긴 연휴를 시댁에 가서 전부치다가 끝낼 판이다. 그 시간에 나는 세수를 미룬채로 늘어져 잘 수도 있고 다른곳으로 여행갈 수도 있을텐데. 게다가 아이를 낳는것은 어떠한가, 그 아이를 내가 이 땅에서 키워 간다는 것. 내가 아이를 '너무' 사랑하거나 혹은 '덜' 사랑하는 것 사이의 그 거리를 잘 조율해낼 수 있을까. 그 아이가 괜찮은 어른이 되게끔 도와줄 수 있을까. 이 모든것들이 암담하다. 나는 결혼하기 전의 나와 결혼하고 난 후의 내가 달라지길 원하지 않는다. 다른 삶을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가 결혼전에 즐겼던 것을 결혼 후에도 즐기고 싶다. 그러나 이 땅에서 결혼이란 의식을 치루고 나면,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의 '목수정'의 글은 한줄 한줄 내 의견과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할 때, 주례가 신랑과 신부에게 묻는 한 가지는 죽기 전까지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할 것인가이다. 사랑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건만, 순간 이는 의지의 문제로 환치된다. 미래에 자신이 갖게 될 감정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것을 알기에, 감정의 문제를 의지와 신의의 문제로 환치시켜 만인 앞에 선서하게 만든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증인을 서게 함으로써, 이는 도덕의 문제로까지 연결된다. (목수정, p.27) 

 

 
   

 

   
 

각자에게 자신만의 세계가 있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전부여서는 곤란하다. 그를, 그녀를 잃는 것이 내 전부를 잃는 것과 같다면, 처음부터 당신들은 잘못 만난 것이다. 서로가 언제든지 날개를 달고, 멀리 날아갈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언제든지 서로를 다시 찾아 서로의 목덜미를 더듬으며 위안을 나누는 사이여야 한다. (목수정,pp.35-36) 

 
   

 

물론, 대부분의 성인남녀들이 결혼을 선택하고 그것을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면, 거기에는 부정적인 것 보다 더 큰 긍정적인 것들이 자리하고 있을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삶을 꾸리기로 결정했다면, 그 삶은, 물론 내 예상대로 전개된다는 전제하에, 안정적이고 편안할 것이고 든든할 것이다. 결혼후에 어떤 삶을 살수 있는지 애인이 달콤하게 속삭이면 흔들리는게 사실이다. 형광등을 갈아주고 맥주캔의 뚜껑을 따주고 살림을 도맡아 해 줄, 내가 아닌 타인이 나와 한 공간에 머무른다는게 어찌 장점이 아닐 수 있겠는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다정하게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면서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수도 있을것이다. 악몽에 뒤척이다가 든든하게 나를 안아주는 팔을 느끼며 식은땀을 닦아낼 수도 있을 것이고, 천둥번개가 치는 날 또 몸이 몹시도 아픈 날, 옆에서 손을 잡아줄 이가 있다는 것은 포기할 수 없으리만큼 유혹적이지 않은가. 물론, 나도 그에게 많은 것들을 해줄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커피를 내려준다든가..........음............커피를 내려주는 것 같은것 말이다. 

 

그러나 로맨스는? 로맨스는 결혼과 동시에 끝나는게 아닐까? 물론 남편 될 사람과 몇년간 설레임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내 삶에 로맨스가 이걸로 끝이라는 생각을 하면 세상이 잿빛이된다. 만약 다른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내가 '이미 결혼했다'는 이유로 그를 거부해야 할 것인가, 또 더이상 아무도 나를 여자로서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나의 결혼을 핑계 삼을지도 모르잖은가. 이게 다 내가 결혼을 했기 때문이야. 그런점에서 이 책의 임혜지 편은 결혼해도 되는 이유를 너무나 공감되게 한줄로 표현해준다. 

   
  나는 이혼이라는 제도가 없었다면 결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혜지,p.78)    
   

저 문장을 읽는 순간 결혼이라는 제도에 한줄기 구원의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언젠가는 이혼할거야'라는 생각으로 산다는게 아니라 '굳이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이걸 버텨내며 내 자존감을 죽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혼은, 어쩌면 결혼이란 제도를 선택해서 불행해질지도 모를 나를 위한 개런티 같은 것.  

 

나를 비롯하여 내 주변에는 결혼대신 비혼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들중에는 결혼을 원하지만 아직 상대를 못만난 경우도 있고, 연애상대는 있지만 결혼이란 제도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혼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중 대부분의 여성들은 내가 가진 부담감이나 부정적인 면들에 공감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나같은 사람은 나 혼자뿐인게 아니었다. 

   
 

고학력 여성군의 독신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도 우리 사회 결혼 제도의 모순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함께 사는 안정감은 누리고 싶지만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주는 부담감을 갖고 싶지 않은 여성들이 점점 더 늘어난다. 이것은 분명 지금 같은 방식의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회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우리의 의식 또한 그 변화와 제도, 풍습 사이에서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이다. (오진희, p.121-122) 

 
   

이 땅에서, 여자로서, 지금 결혼하게 된다면, 누릴수 있는 것보다 잃게 될 것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이 선뜻 결혼에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결혼하기 전에 물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고 했던 이 책의 의도는 참신했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나의 결혼이나 비혼에 대해 결심이 바뀌거나 생각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다. 물론, 이 책의 몇몇이 쓴 글은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말해주기도 하고(서재를 이혼시키자는 서윤영의 글은 나 역시도 서재를 이혼시키는 쪽이 낫겠다는 결론에 이르게했다), 또 내가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확신하게 되기도 했지만, 또 몇몇의 글은 너무나 뻔한 조언성의 글들이라 읽기에 지루했다. 이미 결혼했고 그다지 행복하진 못하지만 행복하다고 부르짖으며 자신의 삶을 타인에게 강요하려는 대부분의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 혹은 친척들의 잔소리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이 책을 읽기전에도 그리고 읽고 난 후에도, 나는 앞으로의 내 삶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하는 것은 내 몫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연애의 상대를 선택하는 것도, 그리고 내가 결혼이나 비혼으로 갈 삶을 선택하는 것도. 그 모두가 오로지 내가 선택할 몫이다. 그 선택에 있어서 나는 나만 생각할 것이고, 나를 중심에 둘 것이며, 나의 행복이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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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11-10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페이퍼에서 보고 하루키책이랑 함께 주문했더니 아직 올려면 멀었는데 이를 어쩌죠. 다락님 리뷰 읽으니 이미 책 다 읽은 느낌. ^^;
맞아요. 선택은 오로지 나의 몫. 그리고 선택을 했다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억울해 하지도 말아야 하고요. 제 주변의 몇몇은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절대로 결혼은 안 할 거다. 달밤 너처럼 속 편하게 혼자 살 거다.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데요. 듣기 불편해요. 무엇보다 본인들의 아이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말 아닌가 싶어요. 그들의 존재까지도 후회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다락방 2011-11-10 12:47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제 개인적으로 이 책은 꼭 읽어볼만한 책은 전혀 아니지만, 그런데 읽어보면 좋을것 같기는 해요. 막연하게 결혼에 대해 짐작했던 것이 음, 확연히 눈에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결혼은 환상이 아니고, 환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우리도 알고 있으니까요. 이 책에는 제가 원하는 방식으로 결혼후의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도 나오는데,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이기도 해요. 그래, 내가 원하는대로 살 수 있을지도 몰라,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물론 그것은 상대가 누구냐,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고요. 물론 리뷰에 쓴것처럼 지루한 글도 있어요. -_-

2011-11-10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0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0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11-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빌려줘요 다락방님!! ㅋㅋ

다락방 2011-11-10 13:39   좋아요 0 | URL
네, 빌려줄게요! 웬디양님은 임영신의 글을 좋아할까? 여기 임영신의 글도 있거든요.

2011-11-10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0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11-11-1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내가 임혜지, 목수정 얘기했는데... 이 글 보기 전이었다구요!
다락방 찌찌뽕~

그리고 커피 내려주는게 얼마나 '큰 일' 인데요. 무려 커피를 내려주는거라구요^^

다락방 2011-11-11 09:29   좋아요 0 | URL
난 아치가 내 글 읽고 얘기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다니. 진짜 완전 찌찌뽕이다. 임영신은 안궁금해요? 아치는 임영신 좋아하잖아.

Arch 2011-11-11 14:43   좋아요 0 | URL
임영신? 페이퍼를 쓰는 임영신. 좋아한다고 생각해본적 없는데.. 어디서 봤대요~ 다락방

다락방 2011-11-11 15:49   좋아요 0 | URL
아, 아치가 일전에 [희망을 여행하라]되게 좋게 보고 페이퍼 쓴것 같아서요. 그래서 ㅎㅎ

Arch 2011-11-16 09:28   좋아요 0 | URL
멍충이, 멍충이
임영신! 맞아요. 임영신씨 글 좋아해요.
왜 난 이분을 월간 페이퍼 쓰는 분 이름이랑 헷갈렸지. 황경신인가. 늙었나봐...
다락방은 이런걸 어떻게 다 기억한대요. 나도 까먹었는데^^

어제 다락방에게 엽서 보내려고 엽서를 고르는데 헐, 된장. 유치한 그림 밖에 없더라구요. 다음에 꼭 보낼게요. 더 추워지기 전에.

다락방 2011-11-16 09:29   좋아요 0 | URL
이런거 기억하는 건 일도 아니죠, 뭐. 훗.
제 기억력은 가끔 천재적일 때가 있다구요!! ㅎㅎㅎㅎㅎ

Arch 2011-11-16 17:29   좋아요 0 | URL
진짜진짜 다락방은 똑똑한 여자~

2011-11-10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11-11-11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이 책 읽었군요! 기대보다는 부족한데 나름 뭐 그냥 무슨 생각들을 하나 읽을만한.

다락방 2011-11-11 09:55   좋아요 0 | URL
네, 읽어보는 건 좋을것 같아요. 그런데 뭐 딱히 재미는 없더라구요. ㅎㅎ

2011-11-11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1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넷 2011-11-1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과는 먼 인생이라 생각해서.ㅋㅋ;;;

다락방 2011-11-14 09:12   좋아요 0 | URL
저도, 아마도. ㅋㅋ
 
꿈을 빌려드립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하늘연못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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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 흥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데, 서늘한데, 왜이렇게 이 책만 펼치면 졸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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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11-0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을 빌려드린다고 하니 성실한 다락방님으로서는 얼른 받으시려는 마음 때문이겠죠! ^^
이 책 재미있어요? 솔깃.

다락방 2011-11-09 17:06   좋아요 0 | URL
재미는 있는데 저는 왜자꾸 졸리죠? 책장이 엄청 안넘어가요. 이거 며칠째 잡고 있어요. 두껍지도 않은데 ㅠㅠ

치니 2011-11-0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를 안 보는 다락방님은 모르겠지만, 지난 주인가 잠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검색어 1위 등극했었어요. ㅋㅋ 책 때문이 아니라 <천일의 약속> 수애가 치매 때문에 이 이름이 기억 안나서 애타게 떠올리는 장면 있어가지고.
(나는 이 사람 책 한 권도 안 읽었는데, 어때요, 읽어볼까요?)

다락방 2011-11-09 17:10   좋아요 0 | URL
치니님, 금요일에 제가 이 책 드릴게요. 저 거의 다 읽어가요. 금요일까지는 다 읽고 드릴게요. 안그래도 도레미파 다 한권씩 드리는데(방출件 -한자 쓰니까 유식해 보여요?), 치니님은 선택한게 없으셔서 나름 고민중이었거든요. ㅎㅎㅎㅎㅎ
자는 마르케스 책은 [백년동안의 고독]과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읽었었는데, [백년동안의 고독]은 엄청 좋았어요. 이 책, [꿈을 빌려드립니다]에는 그의 단편과 산문이 실려있어요. 글들은 괜찮아요. 특히 단편중에 한 여자가 엉뚱하게 정신병원에 끌려가는 소설이 있거든요. 그게 참 좋아요...

마법천자문 2011-11-0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사이사이에 누군가 수면제를 뿌려놓은 것 아닌가'라고 과학적으로 추리해봅니다.

다락방 2011-11-10 09:28   좋아요 0 | URL
와, 정말 엄청나게 졸았어요. 책 한장 한장 넘기는게 어찌나 힘겹던지. 다 읽었습니다. 흑흑. 정말 수면제 뿌려놓은 것 같았어요.

하루 2011-11-1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어요. 정말 재미는 있는데!

다락방 2011-11-11 13:26   좋아요 0 | URL
전 다 읽었지롱요! 움화화화화핫. 정말 힘들고 긴 여정이었어요. ㅎㅎ

가넷 2011-11-13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을 빌려드린다고 하니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흠. 같이 근무하시던 '여'선생님이 절대 이런 농담은 여자들에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면 안되나요? 이런 농담. ㅎㅎ;;;

다락방 2011-11-14 09:13   좋아요 0 | URL
응? 이런 농담이 왜요? 왜 하면 안되는거지? 잘 모르겠는데요? ㅎㅎ
 
엘리자베스타운 - Elizabethtow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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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사람의 삶과 죽음이 운명이라고 한다면,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사람들도 운명의 한 부분일 것이다. 그 운명이란 것은 순간의 우연들로 이루어진 것인데,  우리는 지하철 한대를 놓쳤기 때문에, 우연히 그 길에 우산 없이 서 있었기 때문에, 전력질주 하여 그 버스를 탔기 때문에, 살아 있거나 살아가고 있는것일런지도 모른다.  

남자도 죽으려고 했다. 커다란 실패에 맞닥뜨리고 나서 더이상 살 의미를 찾지 못했으니까. 푹 꺼져버리고 싶었던거다. 그래서 죽으려던 그 찰나에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그런데 그 핸드폰은 남자가 받을때까지 울린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조금 미룬다. 전화를 받고 나서,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이런식으로 미루는 과정에서 그는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는 거기에 우연히 있었다. 그가 탄 비행기에. 승객이라곤 단지 그 하나뿐인 비행기. 그녀는 그를 일등석으로 앉게 해주고, 피곤해하는 그의 옆에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는 그녀를 기억하려고 했던건 아니지만, 그가 누군가와의 통화가 절실했을 그 시점에 그의 전화에 응답해주는 건 그녀뿐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를 어제 대신 다른 날들이 하루씩 펼쳐진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를 사랑했던 친척들을 만나고 그리고 그녀와 통화를 하고 또 해돋이를 본다. 그녀가 지시하는대로 여행도 하고. 그리고 그 여행의 끝, 그의 인생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그건, 그가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하기 이전에 그는 그녀를 선택한것이고, 그녀를 선택하기 이전에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기를 선택한 것이고, 아버지의 장례식을 선택하기 이전에 그는 전화를 받기를 선택한 것이다.  

켄터키주에 가서 한 이주일쯤 머무르고 싶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는 미국이란 나라의 작은 지역이 퍽 아름답게 그려진다. 게다가 남자가 42시간 여행하는 그 길은 어떻고. 장례식 장면은 나를 뭉클하게 하는데, 그들은 어떻게 누군가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추도하는 과정에서 그토록 사랑이 넘치고 행복할 수 있는걸까. 내가 참석하는 장례식이 그런 분위기였으면 좋겠다고 나는 새삼 생각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커스틴 던스트를 사랑스럽다고 말하는데, 오, 나는 전혀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이 영화속의 커스틴 던스트의 캐릭터에 대해 좀 짜증이 나서, 역시 사람은 끼리끼리 친구하고 끼리끼리 사랑하는구나 싶어졌다. 남자를 위해 준비한 정성스런 여행지도와 메모들 그리고 시디들. 그건 분명 정성 가득한 것이었지만, 나라면 그 모든 시디를 재생하지 못했을 것이고, 거기에서 여자가 지시하는 술집에 들르지 않았을 것이다. 가라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여행의 끝에 내가 만나게 될 것은 이 영화속에서의 남자가 만난 것과는 다른 것이었겠지. 그러나 이 남자는 여자의 메모대로, 여자의 지시대로 충실히 따른다. 그리고 거기엔 '다른 끝' 이 있었고. 만약 그가 아니라 나였다면 나는 또 그와는 다른 선택을 했을테니 다른 결말을 맺었겠지. 나는 그 여자의 '정성'을 보는 대신, '집요함'이 느껴져서 그녀와는 사랑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그래서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는 거라니까. 게다가 그녀와 그는 어찌나 잘 통하는지. 밤이 새도록 충전해가면서 핸드폰 통화를 한다. 맙소사. 나는 한시간만 지나도 전화기 뜨거워졌으니 끊자고 말했을거다. 그랬다면 해돋이를 못봤을 것이고, 그 새벽에 함께 나란히 앉는 일은 없었겠지. 그래서 역시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고 등 돌릴 사람은 등 돌리게 되는게 아닐까. 그건 상대의 탓도 내 탓도 아닌, 상대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결말이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 살아주기를, 건강하게 살아주기를, 오래 살아주기를, 기본적으로는 '살아서 버텨내 주기를' 바라고 있는게 아닐까. 다시 제일 처음으로 돌아가, 남자가 전화를 받게끔 그토록 집요하게 전화를 울려준건 그를 사랑하는 그의 여동생이었고, 그리고 그 전화를 그녀가 집요하게 해야만 했던건, 그들이 사랑하는 그들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니까.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고 먼 곳에 사는 여동생이, 그리고 앞으로 사랑을 하게 될 비행기의 승무원이, 남자를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물론,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 우연이 고마워 나는 이 영화가 조금, 좋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도 본능적으로 그러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 삶을 유지하도록 돕고 있는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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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11-0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저도 다락방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거 같아요. 정성이 아닌 집요함을요. -_-;;;;;; 커스틴 던스트 예쁘다고들 하던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다락방 2011-11-08 17:25   좋아요 0 | URL
전 너무 정성이 들어가니까 그게 '나를 이만큼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이런걸 어떻게 무시해' 정도가 되니까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더라구요. 선한 의도였으나 속박이 된달까;;
그러나 감동받을 정도로 섬세하고 정성어린 부분이긴 했어요. 아...제 영혼이 너무 자유로운게 문제인가봐요. 흑흑

부리 2011-11-0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커스틴 던스트는 결단코 제 타입이 아닙니다. 스파이더맨에서 처음 나왔을 때 "쟤는 주인공이 아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주인공이더라구요. 대체 뭐가 이쁘다는 건지! 그전에 치어리더영화에서도 던스트 빼고 다 이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아무튼 줄기차게 나오는군요. 제 눈이 이상한 건가요. 다락방님이 짜증난다는 건 물론 캐릭터에 국한한 거겠죠?

yamoo 2011-11-08 21:59   좋아요 0 | URL
어쩜 저하구 그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셨을까요!! ㅎㅎ 완전 동감이에요~~^^

다락방 2011-11-09 09:57   좋아요 0 | URL
이 영화속 캐릭터에 짜증이났다는 말이었는데요, 부리님. 그렇지만 저도 커스틴 던스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커스틴 던스트..목소리가 좀..제 귀에 엥엥대는 것처럼 들려서..별로 안좋아해요. 하핫;;
음..그래서 영화속 캐릭터로도 짜증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