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 정규 1집 스페셜 리패키지 Paradise
인피니트 (Infinite) 노래 / 울림 엔터테인먼트(Woollim)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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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중고샵에 팔 책이 없어서 시디를 팔기 시작했다. 아, 시디를 사주는 중고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대체 예전에 내가 듣던, 그러나 더이상 듣지 않게 된 시디를 팔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가진 여덟장의 '신화'의 시디를 팔지는 못했다. 아니, 팔지 않았다. 더이상 듣지 않을게 거의 확실하지만, 그 시디를 파는 것은 어쩐지 아쉬워서. 그들의 음악이 아쉬운게 아니라, 그 음악을 듣던 내 젊은 날의 추억을 팔아버리는 것 같아서. 언제고 쉰 살이 됐을때 시디진열장을 둘러보다가, 아, 내가 이십대에 이 음악들과 더불어 살았는데, 이때는 이 음악이 내게 큰 힘이었어, 하게 될 것 같았으며 그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노래방에 가서 그 어린날, 얼마나 [해결사]를 불러댔던가! 내 주변의 모두가 H.O.T 에 열광하고 있을 때, 나는 늘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신화의 노래를 따라불렀던 것이다. 시디를 사는 일은 그래서 단순히 그 음악을 사는게 아니라 그 음악을 듣던 한 시절을 보관하는 일인 것이다.

 

신화가 마지막이었을까. 나는 언제부턴가 아이돌의 시디를 사지 않게 되었다. 내 삶의 백뮤직에 아이돌은 없었다. 굳이 아이돌이 껴들 일도 없었다. 세상에 음악은 넘치듯 많았고, 그 안에는 내가 들으며 좋아할 만한 음악이 당연히 무수히 존재했으니까.

 

그러나 요즘의 내게 인피니트의 음악은 힘이었고 위로였다. 나는 '검정치마' 에게서도 '노 리플라이'에게서도 받지 못했던 위로를(그냥 내 마음대로 닥치는대로 비교) 인피니트로부터 받았다. 오! 어젯밤엔 술취해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내내 인피니트의 영상을 찾아 보고 들으며, 아, 스마트폰의 최대 장점은 인피니트의 영상을 언제나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고 기계의 발달에 건배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니 망설이던 인피니트의 시디를 사는일이 내게는 필요했다. 더이상은 뒤로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두근두근, 아이돌의 시디를 주문해놓고 나는 설레였다. 그런데, 배송되어 온 박스가 크다. 으응? 왜 시디하나 책 한 권을 샀을 뿐인데 이렇게 넓적한 박스에 오지? 그리고 상자를 풀자 거기에선 보통의 시디보다 큰 박스가 나왔다. 오, 이게 뭐야! 그 박스를 풀었더니 시디 케이스 대신 얇은 책자가 한 권 나온다.

 

 

 

 

 

(크기 비교를 위해 실예 네가드의 시디를 얹어 보았다.) 보통의 시디케이스보다 훌쩍 큰 저 책자는 대체 무엇인가, 화보집인가 가사집인가, 시디는 대체 어디에 들어있는가, 하고 열어보니, 맨 뒷장의 책날개에 시디가 꽂혀있다. 케이스도 없이! 케이스도 없이!!!

 

 

 

 

보이는가. 오른쪽에 저 '꽂혀있는' 시디가! 아...얘네들이 장난하나. 시디를 이렇게 종이 사이에 끼워주면 나더러 보관을 어떻게 하란말이야! 나는 화가났다. 예쁜 일흔 살의 할머니가 되어서 시디진열장 앞에 서서 시디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 중에 하나를 빼어들고, 아, 나의 삼십 대 중반, 그 우울의 끝에 있을 때 그 때 이 아이들의 시디가 내게는 위로였지, 그땐 그랬어, 라고 되뇌이고 싶었는데, 이렇게 커가지고는 다른 시디들과 함께 꽂을수가 없잖아! 대체 종이에 꽂힌 이 시디를 어떻게 보관하란 말이야! 아..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책자를 넘겨보니 이것은 가사집인 동시에 화보집이다.

 

 

 

 

 

 

 

 

 

내가 이들의 영상을 즐겨본다한들, 이들의 사진을 넘겨보고 싶은 마음은 애시당초 있지도 않았다. 아...화나...게다가 박스 안에는 접혀진 종이도 한 장 들어있다. 나는 이건 무엇? 하고 펼쳐보았다. 거기서는 대빵 큰 포스터가 나왔다.

 

 

 

왼쪽 아래에 실예 네가드의 시디 케이스와 이들의 화보집이 보이는가. 포스터는 이렇듯 크다. 나는 대부분의 시디에 딸려오는 포스터를 심하게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포스터를 방에다 붙여놓고 좋아하고 만족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내게 오면 그 포스터들은 재활용으로 분리수거 될 뿐, 종이 낭비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 시디구매 이벤트로 포스터를 주는 것은 제발 선택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는 만족이고 행복이 될 거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나는 아니란 말이다, 쫌! 아니나 다를까, 이 큰 종이는 재활용으로 분리수거 되었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 별 두개짜리 리뷰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엊그제 읽은 육아서에서 그랬잖은가. 한 시간만 하루만 참아보라고. 나는 충실하게 나의 화를 다스렸고, 그들의 시디를 내 방 안의 미니 컴포넌트에 넣어 재생시켰다.

 

오오, 신났다. 역시 좋았다. 내꺼하자 도 좋고 패러다이스는 보석같다. 패러다이스는 힘이 넘친다. 물론 너 힘든거 보기 싫으니 이젠 그만 내꺼하자 라고 하는 그들의 가사는 유치하기 짝이없지만 그래도 일곱명의 남자들의 목소리로 그 노래를 들으니 설거지 하는데 덜 짜증난다. 거실과 부엌을 걸레질하면서 듣는 패러다이스는 모든 행동을 멈추게 한다. 아, 좋아. 니가 있어야만 여기가 패러다이스~ 하는데 진짜 미치게 좋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 나 혼자만 있는 집에서 이들의 시디를 크게 틀어놓고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일은 퍽 만족스럽다. 그 두곡 말고도 그들의 노래는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나, 뜻 모를 노래들이 아니다. 유치하지만 최소한 알아들을 수는 있다. 심지어 패러다이스의 가사에는 깊게 감명받기도 하니까. 오후에 sbs 인기가요를 보는데 다른 아이돌들의 가사를 하나도 알아먹을수가 없는거다. 영어 가사만 계속해서 반복해서 읊어대니 그들이 대체 뭘 말하고자 하는지를 모르겠는거다. 그러나 인피니트의 노래는 알아들을 수가 있더란 말이지. 게다가 히든트랙은 예상외로 피식 웃음이 나게 만든다. 그들의 중얼거림은 오글거려서 으윽, 이러지마, 소녀팬들은 이런걸 좋아하는거니, 싶었지만 오, 그런데 중얼거림 뒤로 나오는 노래는 괜찮네? 상큼해. 너희들, 노래도 쫌 하는구나!

 

 

그래서 이 시디의 별점은 다시 상승한다. 시디는 역시 음악으로 평가받아야 하니까. 이 시디의 음악들은 누가 뭐라해도 나에게는 지금 힘이고 위로니까. 그리고 가만히 다시 살펴보니 이 시디는 내가 살 때도 분명히 옆에 표시되어 있었다. special repackage 라고. 그러니까 이건, 이런 사이즈로, 이런 화보로 이 시디를 간직하고 싶은 사람들을 타켓으로 만든 시디렸다. 그들이 이 앨범을 만들 때 삼십 대 중반의 어느 이름 모를 한 여성을 타겟으로 하지는 않았을 터. 그러니 내 불만은 이들의 시디가 아니라 이 사회로 향해야.....는 아니고...........아, 내 불만을 누구 탓으로 돌려야하나. 어쨌든 내가 그들-인피니트와, 인피니트의 앨범을 제작하는 모든 관계자들-의 타겟이 아니었음은 분명할테지. 그러니 이런걸로 시디의 점수를 깎는 일은 하지 않는쪽이 바람직할 것 같다는 마음으로 새로이 별을 준다. 뭐, 별이 크게 소중한 것 같진 않지만. 

 

케이스는 영 마음에 들질 않지만(화보도 필요없고!), 이들의 시디를 중고샵에 팔지는 않겠다. 먼훗날 돌이켜보면 지금의 이 시디에 대한 감상도 웃으며 떠올리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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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3-18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다락방님을 볼때마다 양미경이 주연을 맡았던 '주부 김광자의 제 3활동'이라는 드라마가 생각납니다. 양미경이 주부로 나오는데 딸은 사춘기라 자신에게 늘 까칠하고, 남편도 무관심합니다. 그렇게 여느 주부처럼 외롭게 살아가다가 한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서는 힘을 얻게 되었어요! 이분도 아이돌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들으며 삶의 고단함과 스트레스를 풀고, 다락방님도 그렇겠지요!

비로그인 2012-03-18 21:49   좋아요 0 | URL
오.. 그런 드라마가 있었나요? 찾아보고 싶은 충동이!!

이진 2012-03-19 06:24   좋아요 0 | URL
아마 특집극으로 꾸며진 1부작 일거랍니다!! 찾아서 보세요. 가슴 따뜻해지는 내용이랍니다...

다락방 2012-03-19 15:3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저는 아이돌을 좋아하기도 해요. 인피니트 일곱명이 양복입고 춤추고 노래부르는 거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면서................................. 이런 아이돌은 여태껏 없었다! 하는 마음이 되어가지고 가슴에 봄이 찾아와요. ㅎㅎㅎㅎㅎ

LAYLA 2012-03-18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왕년에 주황겅쥬☆ 셨어요?ㅋㅋㅋㅋ

다락방 2012-03-19 15:31   좋아요 0 | URL
저 주황겅쥬 검색해봤어요. ㅋㅋㅋㅋㅋ 아뇨, 라일라님, 저는 팬클럽과는 거리가 먼 여자사람. ㅋㅋㅋㅋㅋ 아 검색해보고 완전 빵터졌네요! ㅎㅎㅎㅎ

dreamout 2012-03-1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가리키는 바가 아주 의미심장하군요. ㅋㅋ

다락방 2012-03-19 15:31   좋아요 0 | URL
저는 타겟이 되고 싶은걸까요? ( '')

2012-03-19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9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2-03-2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사셨군요~ 우우`~ 사셨군요~~~ ㅋㅋ 갖고싶어. ㅠㅠ

다락방 2012-03-22 14:45   좋아요 0 | URL
저는 인피니트랑 같이 살고 싶습니다! ㅎㅎㅎㅎㅎ

2012-03-28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28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뉴욕 이야기 - 고담 핸드북
소피 칼.폴 오스터 지음, 심은진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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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보다 옮긴이의 말이 더 많은 말을 하는구나. 나로서는 별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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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3-1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오스터... 이번에는 별로였나봐요? (저는 좋았던 적도 딱히 없지만!)
책을 읽고 나면 꼭 뒤의 해설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요.
짧은 옮긴이의 말이면 몰라도...

다락방 2012-03-18 18:51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저도 폴 오스터가 딱히 좋았던 적은 없어요. [빵굽는 타자기]도 간신히 읽었고 [브룩클린 풍경] 인가..제목이 잘 기억안나는데 그것도 별로. 그러니 폴 오스터 한테는 기대할게 별로 없긴 했어요. 저는 가급적 옮긴이의 말이나 해설을 읽는 편인데 엄청나게 재미 없으면 패쓰하기도 해요. ㅎㅎ

moonnight 2012-03-1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옮긴이의 말이 없는 책을 최고로 치긴 하지만-_-; 이 책은 옮긴이의 말이 중요했군요. 다시 말하면 본문이 너무 별로였던 거겠지요. ;; 저는 폴 오스터 책을 왜 그런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요!!!! 좋다는 말에 사놓긴 했는데 쌓아놓은 책을 보면 한숨만 나와요. 왜 그렇게 손이 안 가는지. 첫 페이지 읽다가 던져버립니다. 왜 그럴까요. (울먹울먹 ㅠ_ㅠ)

다락방 2012-03-18 18:52   좋아요 0 | URL
본문이 되게 멍청해요. 그러니까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무슨 말을 하는거야, 랄까. 저도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를 끝까지 읽느라 엄청나게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문나잇님. 그 뒤로 폴 오스터의 책은 더이상 읽질 않아요. 이 책은 몇년전에 보고 이번에 중고샵에 팔려고 하면서 다시 한 번 보게됐는데 참..사람들...이상한걸로 책 낸다 싶더라구요. -_-

문나잇님, 손이 안가면 읽지 말아요. 폴 오스터 안읽어도 진짜 괜찮아요, 문나잇님! 저도 폴 오스터 안 읽는데 완전 괜찮은 여자사람이잖아요! ㅎㅎㅎㅎㅎ

네꼬 2012-03-18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도 이 책은 싫었는데 (다른 번역본이었던 것 같은데 그것 역시). 오아.. 난 나만 그런 줄 알았지!

다락방 2012-03-18 18:53   좋아요 0 | URL
심지어 다른 번역본으로 존재하기도 해요? 이 책 멍청해요 -_- 공중전화 앞의 사람들이 좋아서 그나마 별 두개 준거임.

버벌 2012-03-19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폴 오스터. 몇년전 그에게 빠져있을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의 거의 모든책을 가져보리라 구입을 했었는데. 책이 좋았다고는 말 못....... 그때는 좋았어요. 지금은 더이상 폴 오스터의 책은 구입하지 않지만. 가지고 있는 책은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달의궁전" 은 좋았는데 그래도.

다락방 2012-03-19 15:35   좋아요 0 | URL
저는 다행스럽게도(?) 폴 오스터에게 빠진 적이 없어요. 뭐, 빠질만큼 그의 작품을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두 권이나 읽었는데 안빠졌으니 더 읽을 생각이 없기도 하구요. 하핫.
 
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의 '트윗 육아'
서천석 지음 / BBbooks(서울문화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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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많은 부모들이 육아서적을 고를때는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혹은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 하는 마음. 나는 아직 부모가 되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지만,  한 번쯤 육아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조카에게 좋은 이모가 되고 싶은 바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인문서나 교양서의 역할을 기대한 것이 더 크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잘 읽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내게 좋은 책으로 남을것인가 하는 의문을 책을 펼쳐보기 전에 가졌다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이런 대답을 할 수 있다. 끝까지 읽었고, 잘 읽었으며, 나쁘지 않은 책으로 남을 것이다, 하는. 


뻔하고 착한 책이면 어쩌나 했는데, 이 책은 뻔하고 착하지만 가끔 기대 이상의 생각들을 보여준다. 이 책이 내내 강조하는 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된다는 가르침 보다는, 부모 자신이 일단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아이는 그런 나의 모습을 시종일관 옆에서 지켜볼 것이고, 그런 나와 함께 살면 아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것이고, 저절로 나는 좋은 부모가 되어 있을거라는 것. '부모'로서 잘하기 이전에 하나의 괜찮은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맞다,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대부분의 육아서에서는 어떤 말들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이런 얘기를 해주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아이 키우기는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건 인생 그 자체지요. 아이는 가장 솔직한 내 모습을 봅니다. 나와 가장 가까이 있고, 내 날것의 모습이 다 드러나지요. 이것이 뼈아픕니다. 숨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맞서기 어려워 육아가 어려운 겁니다. (p.37)

사실 몇 장 넘기지도 않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절반은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는 데서 옵니다. 걱정에 에너지를 모두 써서 아이와의 소중한 현재를 즐기지 못합니다. (p.11)

지극히 당연한 얘기고 모르는 바도 아니었지만, 새삼 위로가 됐다. 이런 고민이 대부분의 많은 어른들에게 찾아오는 고민이구나, 이런 불안을 다른 사람들도 갖고 있어, 하는데서 오는 위로. 그런데도 아이를 낳고 또 기른다니, 부모란 얼마나 대단한가. 

아이는 자기가 왜 짜증이 나는지 모릅니다. 부모는 "왜 짜증을 내는데?"라고 묻지요. 아이는 모르는데 자꾸 물으니 더 짜증을 냅니다. 이때 한 대 때리면 밖으로 내는 짜증은 멈추죠. 대신 아이는 이제 자기 내면을 찔러 상처를 냅니다. 부드럽게 넘기세요.(p.39)

'부드럽게 넘기세요'가 좋은 대응인줄은 알겠으나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걸 모두가 알고있지 않은가. 그래서 '부드럽게 넘기세요'를 보는데 좀 고개를 갸웃하게 됐다. 뭐야, 이걸 몰라서 못하는 건 아니잖아, 했기 때문에. 이 책은 과연 얼마나 실용적일 수 있을것인가. 그런데 나는 이 단락을 읽으면서 갑자기 우리 엄마 생각이 났다. 나 역시도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이유 없는 짜증을 부리곤 했는데, 그 때 나를 보는 우리 엄마는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웠을까, 하고. 바깥에 나갔다 들어와서는 엄마에게 틱틱거리고 짜증이나 내고 있으니, 엄마는 영문을 알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왜그러냐 물으면 딸이란 게 고작 하는거라곤 이유를 말해주기 보다는 더 큰 신경질이니. 짜증에 휩싸인 딸을 바라보는 우리 엄마는 그 숱한 세월들을 어떻게 버티고 견뎠을까. 우리 엄마는 육아서를 읽지도 않았는데. 트윗을 하지도 않았는데. 문화센터에 다니지도 않았는데.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이라든가, 아이와 잘 대화하는 법이라든가 하는등의 교육을 받은것도 아닌데, 우리 엄마는 나를 또 내 동생들을 여기까지 어떻게 키워온걸까. 엄마의 속에는 몇개의 상처가 곪아있을까.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 세상에 좋은 부모가 된다거나,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널리고 널렸는데 왜 좋은 자식이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은 없는걸까, 하는. 왜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책을 읽고 자식들은 부모를 위해 책을 읽지 않을까.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책은 부모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사실에 대해 일깨워준다. 

'너는 특별하단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 이 멋진 문장에 단어 하나를 추가하세요.
'너는 '나에겐' 특별하단다.'
여섯 살이면 아이에게도 가족을 벗어난 사회가 생깁니다. 사회 속에서 살기 위해선 현실을 알아야 하죠. 특별한 대우를 받기 원하는 '나 잘난' 아이는 환영받지 못하니까요. 이제 겸손도 배울 때입니다. (p.13)

이 책은 육아서라기보다는 일종의 철학서나 심리서적에 가까운 듯하다. 책장에 꽂아두고 간혹 꺼내어 보면 짧은 글들 만으로 조용히 생각을 해보거나 반성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니까. 그러나 이 책의 모든 말들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자신이 조절할 수 있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좋고 옳은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모든 아이에게 올바르게 적용될만한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나는 확신할 수 없으니까. 

 

때로 이 책은 단순히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러니까 어른들을 위해서도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


참는 힘은 중요합니다. 1분을 참으면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1시간을 참으면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루를 참으면 다른 차원에서 문제를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조절은 우리에게 시간을 선물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우리이게 지혜를 줍니다. (p.224)


물론 참는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 쯤은  알고있는 바지만, 어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바로 흥분을 하고 반응하는 것과 시간을 좀 둔 다음에 반응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는 것도 역시 알고 있다. 후회는 항상 '바로 흥분하고 반응했을 때' 찾아왔다. 화가 나고 가슴이 뛰고 신경질이 났을때, 그때는 내가 너무 그 문제에 깊숙하게 빠져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그 문제에서 빠져나와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그랬을 때의 나의 대응은 조금 더 현명할 수 있었다. 



 

 

비교는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 부모가 비교 안 해도 아이 스스로 합니다. (p.46)

 

 

그렇다. 비교는 누가 나를 향해 하고 있지 않아도 나 스스로 하고 있다. 이미 충분히 스스로 열등감을 혹은 수치심을 느끼고 있는데 누군가가 옆에서 그것을 거들어줄 필요는 없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너무나도 당연한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시한채로 지내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이야기하는 건, 그래서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너 또 잊고 있었지, 잊지마, 하는 뜻에서.


 

나는 이 책을 내 여동생에게 건넬것이다. '이 책은 니가 아이를 키우는데 좋은 지침이 될거야' 의 의미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다가 지치고 힘들때 이 책을 꺼내어보면 때로는 도움이 될거야'라는 의미로.

 

별을 셋을 줄까 넷을 줄까 한참을 망설였다. 착하고 뻔해서 별 셋 이었다가, 그래도 그보다 더 나아가니까 넷이었다가, 저자의 유머감각이 영 나한테 통하지를 않고 그렇다고 그것이 아이들에게도 통할 것 같지는 않아서 다시 셋이었다가, 이 모든것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것이 읽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넷으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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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6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8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3-1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부모가 되도록 이끄는 책이란,
어른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기를 잊었기 때문에
스스로 되돌아보려고 고른다고 느껴요.

아이들은 처음 태어날 때부터
오롯이 선 사람이었으니
굳이 '좋은 아이'가 될 까닭이 없어요.

어른이 된 사람은 똑같이 아이였던 때가 있지만,
'오롯이 서던 한 사람'인 줄을 잊었기에
'좋은 부모'라는 틀을 새로 세워서 자꾸 좇아가는 셈이에요.

다락방 2012-03-18 18:59   좋아요 0 | URL
된장님 말씀처럼 저자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처음 태어날 때부터 어른이 아니었으니 완벽하고 좋은 아이이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이죠. 아이가 잘 자라도록 부모는 도와야 한다고. 된장님의 댓글을 읽노라니, 된장님은 이 육아서에서 말하는 바를 이미 실천하고 계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moonnight 2012-03-1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를 그 자체로 사랑하고 아이와 함께 하는 현재를 즐길 수 있는 것. 참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예전에 빌 브라이슨 책에서, 작가가 글을 바쁘게 쓰고 있는데 일곱살인가 여섯살인가 하는 막내아들이 다가와서 함께 캐치볼을 하자고 했을 때,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하자. 고 말하려다가 이 아이의 일곱살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대목이 있었어요. 마음이 괜스레 찡해지더라고요. 맞아요. 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는 것만은 잊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가끔은 잊게 되어요. ㅠ_ㅠ)

이모로서 타미를 생각하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는 리뷰예요. 잘 읽었습니다. ^^

다락방 2012-03-18 19:01   좋아요 0 | URL
갑자기 빌 브라이슨의 책을 사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나잇님. 저는 빌 브라이슨의 책은 두 권 밖에 읽어보질 않아서 앞으로 읽어볼 그의 책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호주 여행기였나, 그것도 장바구니에 내내 들어있는데 결제는 안하고 있네요. ㅎㅎㅎㅎ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상처없이 트라우마 없이 자랐으면 좋겠어요. 사랑과 기쁨과 행복만 느끼면서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자라되, 어쩔 수 없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나잇님, 우리 좋은 이모, 고모가 되어요! 흑흑

2012-03-17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8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7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8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3-1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육아서를 읽어보면 그게 아이 키우는 책이 아니라는 걸 알아요.

다락방 2012-03-18 19:04   좋아요 0 | URL
다른 육아서를 읽어도 그런 느낌이 드는가보군요, 나인님. 저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 아니지만,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달이 떴어요' 하고 여동생이 읽어주자 나의 조카는 자신의 발을 번쩍 들어올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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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3-15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야, 발이 뜬게 아니라 달이 뜬거야. 하하하하하

Arch 2012-03-1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정말 예쁜 반응이다!

옥찌는 어렸을 때 달이 떴다고 하면 손으로 달을 막 가리켰어요. 저게 달이라고.
전 이 책이 참 좋아요. 예쁜 맘이 들게 해요.

다락방 2012-03-16 11:2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 본다고 예쁜 마음이 들지는 않는데, 조카를 보면 예쁜 마음이 들긴 해요.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2-03-1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예쁜 반응! 동영상이 있었으면 정말 최고였을 텐데 막 아까워요.(>_<)

다락방 2012-03-16 11:27   좋아요 0 | URL
얼굴도 예쁘고 하는짓도 예쁘고 아주 그냥 예뻐서 돌아버리겠어요, 마노아님! ㅎㅎㅎㅎㅎ

레와 2012-03-1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악!>_<

다락방 2012-03-16 11:27   좋아요 0 | URL
움화화화화화화화핫

moonnight 2012-03-15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귀여워. 타미 >.<
제 조카는 달님 안녕. 하면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손을 내리곤 했었어요. ^^

다락방 2012-03-16 11:22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조카들이 하는 모든 행동이 너무나 귀엽죠! 제 조카는 우리집에 오면 제 방에 들어와 책장에서 마구 책을 꺼내가지고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로 나름대로 책을 읽곤 하는데, 그때마다 너무 사랑스러워서 돌아버릴 것 같아요. ㅎㅎ

무스탕 2012-03-16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를 완전 '조카바보'로 만드는 중이군요 ^^

다락방 2012-03-18 19: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네, 저는 이미 조카바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꽃핑키 2012-03-17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무슨말인가! 몇 번 읽었어욬
락방님 추가 덧글을 보니 이제서야 웃음이 나네요!! 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ㅠㅠㅠ

다락방 2012-03-18 19:05   좋아요 0 | URL
핑키님. 저는 제가 여동생에게 조카를 만들어주지 못한게 미안할 정도로 조카가 사랑스러워요! 이뻐서 기절할것 같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네꼬 2012-03-1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나저나 이 책은 그림책 관계자들의 미스터리. 왜 아이들은 읽어줄 때마다 이 달님을 그렇게 반가워하는가!

Arch 2012-03-17 21:16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저는 어른인데 이 책 보면 나도 막 달님이 반갑고 그랬어요.
분명히 다음 페이지에 달님이 나오는데 짠하고 보이면 어찌나 반갑던지.
와와, 달님. 막 이랬어요.

다락방 2012-03-18 19:07   좋아요 0 | URL
네꼬님, 아치님.
저는 이 책의 달님이 별로 안반가워요. 그림책에 있어서 감동받을 줄 모르는 어른여자사람이 저에요. 그리고 제 생각에 제 조카도 달님 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 반가워하는 것 같아요. 저도 이 책을 조카에게 읽어준 적이 있는데 제 조카는 아무래도..................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기 사진 보고 꺅꺅 소리지르고 거울보고 싱긋싱긋 웃고 중얼거리고 그래요. 제 조카는 확실히 이 책의 달님보다 자기 얼굴을 훨씬 훠어어어어어얼씬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건..왜그런걸까요? 미스테리. 제 조카라 그런걸까요? ( '')
 
초속 5000 킬로미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마누엘레 피오르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결국은 너에게 닿기 위해 나는 그들을 보냈던걸까, 그들로부터 떠나온걸까. 여기에서 저기로 또 저기에서 다시 여기로 내가 머무르지 못하고 떠나온 것은 너를 만나기 위함이었을까. 내가 만났던 그 사람들로부터 내가 떠나온 그 장소들로부터 또 내가 떠나온 그 시간들로부터 내가 얻게 된 것은 결국엔 나에게 주어져야 했던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 너를 만났다는 것은 나에게 운명적으로 맺어진 것은 너라는 것을 뜻하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너와 한없이 영원토록 함께 할 수 있을까. 결국은 언제고 또 너를 떠나 다른 시간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 다른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을까. 나에게 정착은 가능할까. 정착은 너에게 가능할까.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멈춰서서 더이상 어딘가로 가는것을, 다른 사람에게로 가는 것을 멈출 수 있을까. 멈추면 우리는 행복할까? 떠나면 행복할까?  더이상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우리는 떠나고, 또 더이상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때쯤 우리는 돌아오는 걸까.


나를 봐주기를 그렇게 원했건만  이제는 나를 보지 말라고 말하게 되네. 이렇게 만든건 시간일까 공간일까.


이곳에서 우린 영원한 이방인이야. 또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도 우릴 이방인으로 보겠지. 우리는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우리는 유배자, 방황하는 영혼일 뿐이야. 피에로, 올바른 선택을 하게나. 아직 할 수 있을 때 말일세. (p.107)


꽃 피는 봄이라고 모두 미소짓기만 하는건 아닌것처럼 연둣빛과 노란빛과 핑크빛이 가득한 그림들이라고 해도 그 이야기들조차 그 빛깔인 건 아니야. 이제 나는 그걸 알아. 이 책을 보고 그걸 알아. 그래서 가슴이 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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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3-13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책이 있단 말입니까!!! (절규 ㅠ_ㅠ)
역시나 다락방님의 지름은 강력합니다. ^^ 가슴이 시리다니 흑. 약간 두려워지지만 그렇다고 읽지 않을 수 없지요. 알라딘 평에 보니깐 그림도 참 좋다고 되어있네요. 보관함으로. ^^

다락방 2012-03-14 10:3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문나잇님. 이 책 정말 좋아요. 저는 만화책이라서 읽자마자 팔아버려야지, 라는 생각으로 샀는데 다 읽고 나니 팔 수 없는 책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책장 한 구석을 기꺼이 내어줄 것이며 가끔 꺼내서 물끄러미 들여다보기도 할 거에요. 하아-

달사르 2012-03-13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이 책 장바구니에 들어앉은 지가 벌써 한 달째! ㅎㅎ 다락방님의 리뷰를 보니 내일은 반드시 지름신을 불러와야겠어요. 불끈!

그나저나 다락방님은 이제 시인이 되신거 같습니다. 오늘 포스팅, 너무 좋습니다. 감성적이면서도 뿌리가 깊은 그 무언가가 느껴져요. ^^

다락방 2012-03-14 10:29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은 이미 알고 계신 책이었군요. 이 책의 존재를 알고 계신거였어요!!
읽는 내내 얼마나 가슴이 스산한지 몰라요. 아, 정말 좋아요, 달사르님. 이 책에 대해서라면 지름신을 물리치지마세요. 하아-

전 이 책 읽자마자 완전 다다다닥 이 글을 썼는데요, 너무 감성에 쩔어있을 때 썼나봐요. 다시 읽어보니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글인것 같아요. orz

blanca 2012-03-13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단 말이에요..

다락방 2012-03-14 10:27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블랑카님 이 책 보시면 정말 좋아하실거에요, 정말요. 후회 안하실거에요. 불끈!

웽스북스 2012-03-14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이 책 보셨군요! 전 2011년의 마지막 책이었는데. ㅎㅎㅎ

다락방 2012-03-14 10:27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웬디양님은 이 책 어땠어요? 아...전 정말 좋았어요. 흑흑

dreamout 2012-03-1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

다락방 2012-03-16 10:58   좋아요 0 | URL
이 책 좋았어요, 드림아웃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