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시대 루브르 만화 컬렉션 1
니콜라 드 크레시 지음, 김세리 옮김 / 열화당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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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선물해준 친구한테 진짜 미안한데, 나 이 책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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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04-03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 책도 처음 본다. -_-;;;;;;;;

다락방 2012-04-03 18:09   좋아요 0 | URL
인상 빡 쓰고 봐도 이 책의 내용들이 제 가슴에 샤라라랑 오지를 않네요. 머릿속에도 안오고 ;;

아무개 2012-04-0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을 펴고 보시면 어떠실지 ㅡ..ㅡ::::::::

다락방 2012-04-04 11:42   좋아요 0 | URL
ㅎㅎ 인상을 펴든 쓰든 상관없어요. 끝까지 다 보고야 말았습니다!! ㅎㅎ
 
폭식
김재영 지음 / 창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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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더 잘살아보자고 도망쳐도 거기에서, 절망의 끝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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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4-02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니까 어제뉴스 생각이 나요.
여자가 폭식하는 확률이 남자보다 무려 18배나 높다네요. 왜 그럴까요?ㅠ

다락방 2012-04-02 11:2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폭식하는 대표적인 여자사람 입니다. 폭식과 과식은 저의 일상. orz

아무개 2012-04-0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식이라면 저도 지지 않죠. 사람들이 저더러 왜 살이 찌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별로 먹지도 않으면서 왜찌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늘 먼저 취하던 사람들중에 한명이 그날따라 제정신이였는데 계산을 마치고 와보니 고기불판위에 거의 다 타고 차갑게 식어 있는 고기들을 미친듯이 쳐묵쳐묵하고 있는 저를 봤다더군요.그것도 일어서서 잠바는 반쯤 걸친상태로 말이죠.... 저는 그래요....술밥폭식종결자 였던것이였던것입니당. 사람들이 다 취해서 쓰러지고 나면 나머지 모든 음식을 흡입해주시는....
말이 길어졌지만....폭식..이거 또 장바구니로 폭~담아갑니다^^

다락방 2012-04-03 18:00   좋아요 0 | URL
저는 언제나 '그렇게 먹으니까 살이찌지' 라는 말을 듣는 여자사람입니다, 마중물님. 하하하핫. 제 육체는 솔직해요. 먹는대로 반응합니다. 하하하핫. 마중물님의 댓글을 읽노라니, 몇년전 뷔페식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좋아하던 남자에게 받았던 문자메세지가 퍼뜩 떠올라요.

[과식하지마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moonnight 2012-04-03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네 개다. +_+;;
주섬주섬 보관함으로. ^^;;;;

다락방 2012-04-03 18:00   좋아요 0 | URL
읽고 싶지 않게 생겼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문나잇님.
:)
 
러브 앤 프렌즈
루크 그린필드 감독, 존 크라신스키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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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사랑일까요?』에서 애쉬톤 커쳐는 아만다 피트의 집 앞에 찾아가 '본 조비'의 노래, [i'll be there]를 부르며 사랑을 고백한다. 그 사랑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애쉬톤 커쳐는 '나중에 늙어 할아버지가 됐을 때 고백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 고백을 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애쉬톤 커쳐와 꼭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고백한 적이 있다. 그것이 받아들여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에게 그토록 좋아했던 감정을 말하는 것이 말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을거라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것은 상대의 마음이 나와 같지 않았던 까닭이기도 할 것이고 또 고백한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쩌면 내 고백의 타이밍은 조금 더 일찍 찾아왔어야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결과는 달라졌을거라 확신 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자꾸만 그 사람과 보낸 시간을 곱씹으며 조금 더 일찍 고백했다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혼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확실히 그때 내 고백의 타이밍은 늦었다.


It's too late.


이 영화속의 여자도 고백을 했다. 안된다고 생각하고 혼자 끙끙대면서 6년전에 자신이 고백하지 않아서 놓쳐버린 그를 떠올리며 다시 뒤돌아 비를 맞고 흠뻑 젖어서는 큰 마음을 먹고 사실은 너를 사랑한다고 고백을 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고백하기까지 숱한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하고 수만가지의 가능성을 머리에 떠올려봐야 한다. 거절 당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안해볼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게 고백했다고 해서 그것이 상대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는 상대 나름의 이유로 나를 거절하기도 한다. 내가 힘들게 고백했다고 해서 상대가 그것을 반드시 예스라고 할 이유는 없다. 여자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힘들게 고백했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남자는 이미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까.


It's too late.



영화의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 나는 이 영화가 무척 슬펐다. 이미 다른 여자-그것도 여자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하기로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너무나 슬퍼서. 그 남자로부터 사랑한다는 속삭임을 듣는 그 달콤함에 푹 파묻혔다가도 금세 다시 그를 약혼녀에게 돌려보내야 하는 그 마음이 안타까워서. 하루에도 열 두번씩 그와는 끝내는게 맞다고 결심하다가 이내 다시 무너져버리는 그녀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잊어야한다고 생각하다가도 바로 눈 앞에서 친구와 다정한 그 남자를 보는 여자의 마음은 대체 어땠을까. 남자 역시 마찬가지.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연애했던 여자와 결혼을 약속했고 그것은 순탄해 보였으나, 한 순간을 계기로 6년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그 여자도 자신을 사랑했었음을 알게 되고 갈등하게 된다. 이미 결혼을 하겠다고 모두에게 밝혔지만, 그의 눈이 좇는건 약혼녀가 아니다. 약혼녀가 아닌 여자를 만나고 싶고 그러나 약혼한 여자가 있고. 그런 남자가 우유부단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 그 상황에서 어느 누가 우유부단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지 않을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나는 평소에 우유부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고 우유부단은 내 성격에 별로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내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약속한 상황에서, 내가 사랑을 고백했던 상대가 나타나 나를 뒤흔든다면, 결혼을 뒤집을 수도 없고(나의 선택이었으니!), 이 남자를 만나는 것도 도무지 포기가 안되서, 약혼자에게도 그리고 남자에게도 못할짓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사람은 반드시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 쇼윈도의 마네킹과 똑같은 옷을 입고 싶다면 칼로리가 높은 근사한 저녁식사를 포기해야 한다.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노는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 양쪽을 모두 선택할 수 없고 양쪽을 모두 손에 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화속 남자에게도 그리고 영화속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나에게도, 선택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결정을 빨리 하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다.



영화는 내가 생각하는 뻔한 결말에 이르지는 않지만 그 결말에 이르기까지는 지나치게 뻔한 우연들이 존재한다. 쳇, 마음의 찜찜함을 덜어주려는 설정이군, 하고 시큰둥하게 만들어 버리니까. 특별할 것 없는 영화지만 영화의 공간적 배경과 시간적 배경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높은 빌딩 사이를 돌아다니는 바쁜 사람들, 집 앞에 찾아온 남자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거리, 친한 친구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벤치와,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는 지금 현재. 이런 것들이 내게는 몹시 사랑스럽다.



덧붙이자면,

고백은, 

상대로부터 It's too late 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하지 않는것 보다는 하는게 낫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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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2-03-2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빵터짐ㅋㅋㅋ 저 오늘 운전해서 학원왔어용ㅋㅋㅋ

다락방 2012-03-29 13:47   좋아요 0 | URL
위의 비로그인 댓글 받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비로그인 댓글 앞으로 차단할까 엄청 고민했네요. -_-

오, 운전이라니! 짱 멋지다, 뽀! 난 운전은 생각도 안하는데 ㅎㅎㅎㅎ 멋져요 멋져!! ♡

Forgettable. 2012-03-29 14:14   좋아요 0 | URL
요즘 유일한 스트레스가 운전 ㅡㅡ;;; 거리의 무법자들이 많아요!! ㅠ 덜덜덜
익숙해지면 드라이브 시켜주겠음ㅋㅋ

다락방 2012-03-29 15:03   좋아요 0 | URL
뽀도 거리의 무법자가 되어버려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나 말이죠, 꼭 뽀의 차를 타야 해요?

=3=3=3=3=3=3=3=3=3=3=3=3=3=3=3=3=3=3

아무개 2012-03-2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사랑해라는 비로그인 손님의 고백보다 뽀님의 차를 타는게 더 겁나시나봐요 ^^:::
비로긴 댓글의 고백에 대한 답글입니다... It's too late!!! ㅋㅎㅎㅎ


다락방 2012-03-29 16:1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마중물님, 제 대신 대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________^

(속닥속닥, 뽀님이 말이죠 성격이 막 차분하고 그렇질 않거든요. ㅎㅎㅎㅎㅎ)

Forgettable. 2012-03-29 22:59   좋아요 0 | URL
뽀=조신녀 넘사임

다락방 2012-03-30 13:06   좋아요 0 | URL
조...................조.................조신녀..orz

뽀는 조신녀의 뜻을 잘못알고 있는건 아닌가요? 네? ( '')

신지 2012-03-29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로그인 댓글은 단 적이 없습니다.
'이상한' 댓글이 달리면 저라고 생각하실까 봐 ㅠ

다락방 2012-03-29 22:0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니에요, 신지님. 신지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편해 지셔도 되요!!!

가연 2012-03-2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무도가 결방이라서 보는 예능을 힐링캠프로 갈아탔는데, 최근 힐링캠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후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한 일에 대한 후회이고, 다른 것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라고 하던데, 이 중에 악질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래요. 일단 하고 나면 어떻게든 합리화를 하지만, 아예 안했던 일은 합리화할 수가 없으니..ㅋㅋ 참 와닿는 말이었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은 19금이 빵빵 터졌지만(예능프로그램 상단에 19동그라미 그려놓은거 처음 봤어요ㅋㅋ) 고백도 비슷하지 않으려나요?? 하지만 저는 왠지 고백을 마음 깊이 삭힐 것 같네요.. 랄까, 지금은 고백할 상대도 없..고 앞으로도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다락방 2012-03-30 13:05   좋아요 0 | URL
우잉 가연님이닷! 최고로 반가운 가연님 ㅎㅎ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구요. 안해보고 후회하는 일에 대해서는 정말 돌이킬 수가 없잖아요. 여든살이 되었을 때, 그 때 고백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된다해도 그래서 그때 해봐야겠다고 생각해도 상대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지금 현재 내가 숨 쉬고 있을 때, 숨 쉬고 있는 상대에게 고백하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나를 거절했을지언정, 사십년 쯤 지난후에, 아, 그때 내게도 고백하던 여자가 있었지, 하고 돌이켜 볼 수 있는 추억을 저는 그에게 만들어 준거잖아요. 참 근사한 일인 것 같아요. 잘했다고 제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저 역시 지금은 고백할 상대가 없고 앞으로도 생길지.....확신할 수 없지만, 설사 생긴다한들 이제 다시 고백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 시간이 올까요, 가연님? 가연님에게도 제게도? 왔으면 좋겠어요. 두근두근하는 건, 꽤 근사하니까요.
:)

버벌 2012-03-30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제대로.. 고백을 해봐야겠구나. 제 이야기에요.

다락방 2012-03-30 13:01   좋아요 0 | URL
그 후의 일들이 암담하고 참담하고 눈물로 지속되는 시간들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회복의 시간이 오는만큼, 고백을 해보는 것은 꽤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예스가 아니어도,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그 상대에게 드러낼 수 있다는 건 참 근사하지 않아요? 전 그 후에 많은 시간을 울며 보냈지만 그렇게 했던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나중에 나중에 조카한테도 말해주고 싶어요. 이모는 그런 시간들을 보냈었단다, 하고 말이지요.

꼬마요정 2012-03-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본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이 떠오르네요... 사람과의 관계가, 마음들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더 감성적이 되고... 아... 자꾸 비 탓만 하고 있네요 아침부터..ㅋㅋㅋ

다락방 2012-03-30 13:00   좋아요 0 | URL
비는 참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어요. 멜랑콜리하게 ㅎㅎ 저는 비도 그렇지만 봄바람도 그래요. 요즘엔 아주 가슴속에 사랑이 살랑살랑 거려서 ㅎㅎㅎㅎㅎ 봄바람도 무섭고 봄처녀도 무섭고. ( '')

사람과의 관계가 정말 그렇죠, 꼬마요정님. 전혀 쉽지가 않아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저를 힘들게 해요. 그게 가장 힘든일인 것 같아요, 꼬마요정님.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데, 상대의 마음이라고 내 마음대로 될까요. 휴우.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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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이나 사진이 많이 들어가있는 책을 좋아하질 않는다. 블로그의 글들을 묶어서 책으로 만드는 것도 역시 좋아하질 않는다. 연예인들의 에세이를 좋아하질 않고 여행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 책들의 대부분이 사진들이 수두룩한 가운데(특히 연예인 사진들 수두룩하면 돌아버릴 지경이 되어버림..orz), 글은 지독하게 짧고 감상에만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사놓고 한동안 읽지를 못했다. 몇 년전, 신문의 신간코너에서 보고 보관함에 넣어둔지 오래였는데도 섣불리 구입하지 못했던 이유와 마찬가지, 책마을 여행기라면 사진만 가득하고 글은 별로일 것이니 다 읽지 못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오!! 달랐다.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 책속에 가득한 사진은 연예인의 얼굴도 아니고(만세!), 내가 그다지 감흥을 얻지 못하는 자연 풍경도 아니었다. 꺄울. 이 책속에는 책과 책이 있는 풍경과 거리,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사진으로 가득했다. 맙소사.


유럽 여러나라의 책마을을 작가는 찾아다니면서 글을 썼다. 그 중에는 이렇게 책 마을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문구를 벽에 적어둔 곳도 있고 (빅토르 위고의 문장-책에는 뜻이 있었던 것 같은데 미처 메모해오지 못했음),




부엌에도 책을 가득 꽂아둔  곳도 있었으며, 책을 어지러이 꽂아둔 곳도 있었다. 와...좋아 ㅠㅠ  어딜 펼쳐도 책 사진들이 가득해서 마음이 흡족해진다. 바깥에 마련해둔 곳도 있다. 와- 



이런 곳이라면 한번쯤 들러보아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 『사이드웨이』에서 마일스는 친구와 함께 포도농장을 돌아다니면서 와인을 시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영화가 이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르면서 나도 한적하게 영국과 벨기에로 프랑스와 독일의 책마을을 돌아다니며 이 책 저 책을 한번씩 들추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슬렁 어슬렁. 때로는 책마을에 마련된 유일한 숙박업소에 머무르기도 하면서.




잠시 포르투갈에 들러 프란세시냐를 먹어도 좋을테지.(응?) 



게다가 책을 읽는 사람들, 내가 그 사람들을 대체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단 말인가. 아이도 엄마도 그리고 길을 지나던 양복입은 직장인도 책을 고르고, 책을 읽는 사진들이 이 책 속에 있다.




서점 앞에서 책을 읽는 주황색 옷을 입은 꼬마, 기차안에서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 서점 앞에 멈추어 서서 책을 고르는 직장인. 아- 너무나 근사하지 않은가! 물론 가장 근사한 사진은 바로 이 사진이다. 책을 읽는 청년!



머리는 좀 벗겨진 것 같지만...아저씨가 아니라 청년이라고 해야 어쩐지 로망실현...이 되니까.....( '') 기차안에서 홀로 앉아 책을 읽는 남자사람이라니. 아, 진짜 멋있잖아. 나는 기차를 탈 일이 가끔 있어서 늘 책을 챙겨가곤 하는데, 내가 연출하고 싶은 장면도 바로 위와 같은 장면이다. 와, 책을 읽는 여자사람이라니, 근사하다! 하는 그런 생각을 내 주변의 승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단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잔인한 법. 기차만 탔다하면 나는 잠이 쏟아져서..책을 두 권씩 챙겨가지만 두 장도 채 읽지 못한채로 그대로 가지고 오기 일쑤다. 위의 책을 읽는 남자사람의 사진을 보노라니 영어공부를 해야겠다는 욕망이 또 잠시 쳐들어온다. 곧 사라지겠지, 그러겠지.


물론 책을 '읽기만' 하는 사람들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책 사이를 마구 활보하는 아이의 사진도 있다.



가운데, 자전거를 타고 책장 사이를 누비는 꼬마. 하하하하하. 



그러나 이 책이 '재미있는' 책은 아니다. 작가가 관심을 가진 책은 내 관심과는 달라서 나는 그가 흥미를 느끼는 책에 그다지 흥미가 느껴지질 않았다. 작가는 음악과 예술에 조예가 깊어서 그런 책들을 발견할 때마다 흥분하곤 했는데, 나는 그 책들을 발견한 순간들의 흥분에 대해서는 짐작하고도 남지만, 그 책들에 같이 흥분하게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때로 그의 글을 읽는것은 지루하게 여겨졌다. 소설 얘기도 좀 해주지, 내가 아는 작가의 얘기도 좀 해주지 싶었던거다. 유럽의 책 마을이 애초에 신간을 위주로 파는 서점이 아닌만큼 소설은 없는건지, 아니면 소설도 역시 마찬가지로 가득가득하지만 작가가 흥미를 느낀 분야가 아니어서 별로 언급이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다 읽기'는 내게 쉽지 않았다. 이토록 내 마음을 끄는 사진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아, 중간에 그가 프랑스에서 만난 청년이 그에게 이승우의 소설을 읽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가는 이승우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그 부분을 읽는데 나는 갑자기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갔다. 후훗, 나는 읽었는데! 그 청년은 내가 만났어야 되는데. 국제결혼 한번 해줘야 되는데. 그러면 멋지게 페이퍼도 쓸 수 있었을 텐데. 이승우가 연결시켜준 프랑스 청년, 이라는 제목으로. 이국땅의 청년과 사랑하고 연애하는 과정을 멋지게 내가 글로 쓸 수도 있었을텐데! 아, 그런데 내가 불어를 못하니까 이승우라는 단어만 알아듣고 그저 땅만 쳤으려나.....



이곳 사람들에게 보트를 타고 스카제락 해협을 가로질러 한 권의 책을 찾아 이 항구에 상륙하는 일은 그저 소박한 일상이다. 곳곳에서 여개선이 운항하고 있다. 더 그럴싸한 것은 자기 보트를 몰고 이곳으로 올라온 다음, 곧장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갑판에 누워 절인 대구포나 고래포를 씹으며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다. 아니면 주말을 앞 섬 민박집에서 책과 함께 뒹굴든가 ‥‥‥(pp.217-218)


아, 어느 나라였는지 메모를 안해두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보트를 타고 책을 읽는것은 안하겠지만, 민박집에서 책과 함께 뒹구는 며칠쯤은 보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생각은 고래포 에 있었다. 고래로 포를 만든다고? 얼마전에 읽은 '존 코널리'의 소설 『모든 죽은 것』에서는 악어튀김을 먹었다는 얘기가 나와서 이게 작가의 장난인지 실제로 악어튀김이 존재하는지 몰라서 구글로 검색을 했었다. 악어 튀김은 정말 존재하더라! 악어 튀김이라니! 그런데 이번엔 고래포란다. 고래포.. 검색해봤지만 고래포의 이미지는 찾을 수 없었다. 아 궁금한데..



책은 이래서 좋다. 내가 알지도 못했던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음식들의 존재를 내게 알려준다. 내가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악어 튀김을 어떻게 알 것이며 고래포를 어떻게 알 것인가. 아, 그건그렇고,


사진이 가득한 이 책을 나는 책장에 얌전히 꽂아둘 것이다. 이 책 속의 사진들을 나는 수시로 보고 싶어지게 될 것 같다. 그럴때마다 꺼내볼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사진도 함께. 그 사진들을 보는 순간 나는 한결 여유로워질 것 같다.



(소근소근- 그런데 지금 이 책, 반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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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2-03-2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이제 좀 뻔하다고 생각했는데....! 으앙, 사야 되잖아. ㅠㅠ (장바구니 열었음)

다락방 2012-03-27 11:20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전 이런 책을 별로 읽어보질 않았어요. ㅎㅎ 작가가 관심을 가진 책에 저는 관심을 가질 수 없어서 유감이고 좀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책 읽는 꼬마라니, 참 귀엽지 않아요? 히히.

레와 2012-03-26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럽, 여행 그리고 책!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놓았네..ㅋ



다락방 2012-03-27 11:1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입니다. 레와님 혹시라도 유럽여행 가게 된다면 고래포를 먹어줘요. 그리고 그 맛이 어땠는지 내게 꼭 말해줘요. 어쩐지 난 먹을 수 없을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12-03-2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란세시냐... 푸핫...

중간에 다락방님이 국제결혼까지 불사를 정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승우의 소설을 읽었다고 말한 프랑스 청년의 사진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2-03-27 11:17   좋아요 0 | URL
그게 그러니까 그 청년의 사진은 실려있질 않아서....그렇지만 저는 혼자 나름대로 그가 하이킥의 쥘리앵처럼 생겼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랑 결혼을.....( '')

하루 2012-03-2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항상 갈등하는데, 다락방님때문에 읽겠어요!

다락방 2012-03-27 11:16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이 망설이다가 집어든건데 사진들이 참 좋더라구요. 책이 가득가득해서 말이죠. 아, 저도 책 구경하러 유럽가고 싶어요! >.<

2012-03-26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27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12-03-27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종종 까페에 앉아서 책 읽는 남자 모습을 연출하는데, 아무도 저한테 관심 안 가지던데요 ㅠ_ㅠ

다락방 2012-03-27 11:13   좋아요 0 | URL
저라면 반드시 관심을 가졌을 겁니다! (단호)

숲노래 2012-03-27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의나무' 출판사가 부도 내서 사라졌잖아요.
흠...

다락방 2012-03-27 11:1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토니 2012-03-2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잘 지내셨나요? 책이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몇 주 전에 받았는데 제가 신종플루로 너무 (정말 너무) 아파서 오늘 겨우 기숙사 사무실서 책을 찾아왔어요. 너무 감사해요. 일주일 남짓되는 봄방학 기숙사에 있는 한국 친구들이랑 돌려가며 잘 읽을께요. 여름에 한국에서 뵐께요. 아프고 나니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다락방님도 건강 유의하세요.

다락방 2012-03-27 11:14   좋아요 0 | URL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토니님. 안그래도 받을 때가 지났다고 생각하고는 있었거든요. 지금은 좀 괜찮으신 거에요? 얼른 회복하세요. 그리고 다시는 아프지 마시구요.

moonnight 2012-03-2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 책, 사놓고 아직 못 읽었는데 반값행사하네요. 그런 책이 한둘이 아니에요. (ㅠ_ㅠ)
요즘 책조차 읽히지 않는 심란한 일이 있어요. -_-;;;; 책사진들 들여다보면 좀 안정이 되려나. 집에 가서 살펴봐야겠어요. (어디쯤 꽂혀있을런지 -_-;;;;;;;)

다락방 2012-03-28 13:53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들 사진이 참 좋더라구요. 막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지요. 저도 사놓고 반값 행사하는 책들이 많고 또 사고나서 알사탕 행사하기도 하고 이래가지고 ㅎㅎㅎㅎㅎ 요즘에는 가급적 책을 사지 말자, 있는 책이나 부지런히 읽자 하고 있어요. 이 책도 사놓은지 오래된 책이었어요. 하핫

기억의집 2012-03-2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팔아버렸는데,,, 다락방님처럼 글쓴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맞지 않아서 그 부분에선 흥이 나지 않더라구요. 대신 사진이 이쁘고 나중에 유럽가면(도대체 언제갈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가 본 곳에 가봐야지 했는데, 결국 읽고 팔았지요.

다락방 2012-03-28 13:55   좋아요 0 | URL
네, 기억의집님. 사진은 기대이상으로 좋아서 마음이 흡족해지는데, 글에는 도무지 흥미가 생기질 않더라구요. 유익한 글인듯 하고 작가의 흥분도 전해져오는데, 제가 흥분할 수가 없어서 지루해져버렸어요. 저도 '언젠가' 여기에 가봐야지, 라고 마음은 먹었는데 그 날이 과연 오기는 올까요? ㅎㅎ

읽기전에는 저도 이 책을 팔아버릴 생각이었는데 읽고 나서는 팔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icaru 2012-03-2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제 결혼 함 해줘야 되는데" ㅎㅎㅎ
저도 님처럼 아무데나 펼쳐도 책사진이 가득한 책을 원해서,,, '책과 집'이라는 책을 보고 있답니다~ 같은 맥락에서 추천해요 ㅎ

다락방 2012-03-28 14:22   좋아요 0 | URL
아, 안그래도 저도 그 책 살까 어쩔까 계속 고민중이긴 했어요. ㅎㅎ 그 책 보면 기분이 막 좋을것 같아서요. 서점에서 보니 그 책은 디자인 인테리어 쪽으로 분류되어 있더라구요. 그 책도 사서 가끔 들춰볼까요? ㅎㅎ

국제결혼하게 되면 청첩장 보내드리겠습니다. 하하핫

나그네 2012-05-2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십니까. '책마을' 저자는 우리 'documentor' 회원입니다. 제가 다락방 님 글을 보고 말씀드렸더니,
아주 재밌어 하셨지요. 그러면서 앙비에를 편에 있는 독사진 '다비드'라는 청년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이승우 소설을
읽었다는... 그러면서 다비드에 대해 궁금하다면 또 고래포에 대해서도 궁금하시면 위의 이메일 주소로
연락주시면 가능한 정보를 드리겠다 했습니다. 저자 정진국 씨는 온라인이나 전자통신에 서툰 양반입니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2-05-22 14:02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세요, 나그네님.
온라인에 글을 쓰니 이렇게 놀라운 일이 생기네요. 저자의 지인이 지나가다 이 글을 읽게되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하하.

그냥 지나치지 않아주셔서, 그리고 저자에게도 기쁘게 전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_________^

나그네 2012-05-2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 님
정진국 회원의 주소는 naguenet@hotmail.com. 입니다.
질문하시면 좋아하실 겁니다...
참고로 '다큐멘토'는 사진 서클입니다.
 
도서관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9
사라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스몰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과 친구로 충분히 행복하겠지만, 그래도 그녀의 일상을 뒤흔들 해프닝이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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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짜장면과 소주 그리고 해프닝
    from 마지막 키스 2012-03-27 10:14 
    오래전에 홀로 극장을 찾아 영화 『라벤더의 연인들』을 보았었다.영화속에는 아주 나이들어버린 자매가 나온다. 그들은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서 라디오를 듣고 책을 읽고 바느질을 하는 평화로운 일상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외국의 젊은 청년이 표류되어 그들의 앞에 나타난다. 자매는 모래사장에서 그를 자신들의 집으로 옮기고 돌보아준다. 남자는 정신이 들고 회복하고 자매들과 대화하기 위해 자매들의 언어를 배운다. 젊은 남자가 서서히 회복되어 갈수록 자매는 그에
 
 
2012-03-26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26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26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2-03-2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투하고 보관함에 넣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