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자매 뚝딱뚝딱 누리책 13
조아나 에스트렐라 지음, 민찬기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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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데 괜히 눈물이나고 여동생 생각 너무 나서, 다 읽은 책을 여동생에게 보내려다가, 이렇게 엽서를 썼다.




여동생에게.

이거 읽는데 괜히 눈물이 나.

사랑해.

네가 내 동생이어서 감사하고

내가 너의 언니라는 게 너무 행복해.


2017년 5월 24일

너의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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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7-05-2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뭔데뭔데. 이 리뷰 때문에 저 책이 너무 궁금해요!!

다락방 2017-05-24 14:04   좋아요 1 | URL
응 그냥 평범한 어린 자매 이야기인데, 진짜 별 거 없는데 막 짠하네.
괜히 타미 화니 생각도 나고...
 
어린이책 읽는 법 - 남녀노소 누구나 땅콩문고
김소영 지음 / 유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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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읽어서 학교생활이 재미없어졌다면 독서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 셈이다. 게임을 하고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요즘 어린이의 생활에서 일부분일 뿐 잘못이 아니다. 그런 어린이도 얼마든지 책을 좋아할 수 있다. (p.24)



아빠는 내게 자주 말씀하셨다. 보통 책을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는다면 술을 마시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너는 맨날 술을 마시면서 책을 좋아할 수 있냐, 그거 너무 신기하다, 고. 아니, 아빠는 술도 안마시고 책도 안읽으면서 뭘 내가 신기해... 아빠에게 술과 책은 같이가기엔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는가 본데, 우리의 작가 김소영 님은 자신의 책에서 게임을 하고 연예인을 좋아하고 그래도, 얼마든지 책을 좋아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크- 그러니까 여기에 어른을 대입하자면,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책을 좋아할 수 있다, 뭐 이런 거 아니겠는가. 술과 책, 만세! 내가 여태 살아보니, 책과 술만한 게 없더라. 내가 책과 술과 남자를 사랑했지만, 남자란 언제든 왔다 가는 것..... 그러나 책과 술은 변함없이 내 곁에 있어!! 

라고 쓰면 '어린이책' 읽는 법, 이라는 책에 너무 불손한...감상인가...... (잠깐 시무룩)



책은 뭘까?


최근 3주간 나는 몹시도 우울했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있었다. 뭐가 먼저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마음이 지쳐 몸이 지치게 된건지, 몸이 지쳐 마음이 지치게 된건지. 어쨌든 우울한 채로 한 2-3주를 지냈는데, 놀랍게도 이 책은 내 마음이 회복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책이 대체 뭘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책은 좋은 치료법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말 뭘 한 건지 모르겠다. 끝까지 다 읽어도 나에게 '기운내'라고 말하는 게 아닌데,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쓰여진 평범한 문장들이 나를 위로하는걸까. 그러니까 내가 위로 받은 문장에는 이런 게 있다.



"그래도 『안 돼, 데이빗!』이랑 『괴물 그루팔로』는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했어요."

'이 책만은 버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 어린이와 책의 관계가 새로워진다. 이때 책이 갖는 특별한 의미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런 책은 '명예의 전당'에 꽂아둔다. 책꽂이의 한두 칸을 비워 제일 좋아하는 책만 진열하는 것이다. (p.55)



여기 어디에 특별함이 있단 말인가. 어떤 특별한 단어가 없는데, 나는 이 부분이 진짜 너무 좋은 거다. 그러니까 내가 어쩌면 '나만의 명예의 전당'같은 걸 이미 갖고 있는 어른이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그런 책장 한 칸이 있는데,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러니까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어린이라도, 자신이 특별히 아끼는 책이 있고, 그렇게 책과의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가며 자신의 명예의 전당에 꽂아둔다는 것이, 이상하게 마음에 위안이 되는 거다. 한창 우울해있을 때 이 부분을 읽는데 괜히 마음이 막 좋아져가지고, 아아, 이 책...뭐지, 내게 뭘한거지? 하게 된거다.



김소영 작가는 책의 처음에서, 부러 책의 문체를 건조하게 썼다고 했다. '어린이와 관련된 말과 글이 '어린' 취급을 받는 것이 싫어서(p.11)' 라면서. 읽을 때 그 건조함이 이 책을 재미없게 만들면 어떡하지, 읽기전부터 고민했는데, 아아, 바보 같은 고민이었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봐온 글에 비하면 확실히 건조한 문체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재미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따뜻해!! 


자, 그리고 내가 주저앉아서 울고 싶었던 부분은 이런 부분이었다.



어린이도 청소년도 어른도 그림책 읽는 즐거움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읽어서 즐겁다면 읽자. 말이 난 김에 짧게나마 꼭 강조하고 싶은데, 어린이가 초등학생이 되었어도 '읽어주는 것'은 여전히 좋다. 원한다면 어린이의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까지나 읽어 주자. 듣기도 독서의 한 방법이다. (p.77-78)



엄마는 내게 책을 읽어줬었다고 하지만 나는 기억이 1도 나지 않고, 내가 기억을 가졌을 때부터는 누가 내게 책을 읽어준 기억이 없다. 3년 전이었나, 연애할 때 애인이 새벽 세시를 읽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진짜 여러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더랬다. 애인이란 넘나 좋은 것. 책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자, 다시 돌아가서, 책을 읽어주는 건, 진짜, 정말이지, 너무 좋은 것 같은데, 내게 그런 경험 너무 없고.... 어제 쓴 포틀랜드 책 리뷰에 포틀랜드 농장 가서 농장주의 아들과 연애 하라는 댓글 있었는데...아아, 농장주의 아들이라면 정말이지 건강할테고, 볕에 그을렸을테고, 여유로울 테고, 밤마다 포치에서 술을 마시면서 나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밤에는 같이 침대에 누워 나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아, 애인은 또 있을 때는 있는대로 좋고 그런 것이야....


이런 문장은 또 '어린이책 읽는 법' 같은 책의 리뷰에 쓰면 안되는 것이겠지? (시무룩..)


아무튼지간에 나에게도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주 좋은 독서 방법이라고 저자가 말해줘서 뭔가 씐나는 기분이 되었던 거다. 아주 그냥 기회만 생겨봐라, 내가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겠어! 누구한테? 농장주의 젊은 아들한테!!!

음..그러면 원서로 읽어주려나?????

음.......그러면 내가 어떻게 알지?

아, 그림책 읽어달라고 하면 되겠다!

앗. 그럼 그림을 봐야 되나..

음..그건 닥치면 쇼부를 치도록 하자.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잖아..

그렇지만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어.....




나는 어린이가 동화책을 읽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공감 능력 키우기'를 든다. 어린이에게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는 따로 섦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남을 도울 때뿐만 아니라,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데도 '공감'에 대한 이해와 믿음이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짚고 싶다. (p.100)



나는 이 세상 대부분의 문제들이 공감능력 부족 때문에 생긴다고 보는 사람이다. 그 문제들 모두에 공감을 대입해보면 쉽게 풀리는 것들이 많은 거다. 공감능력이 '능력'이라기 보다는 필수적인 삶의 태도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인데, 그러기 위해 독서는 충분한 수단이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의 저 말에 깊이 동의를 하고, 조금 더 덧붙이자면, '마사 누스바움'이 그랬던것처럼, 책을 읽고 공감능력을 키우면 '너그러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나를 봐라, 책 많이 읽고 공감능력 열나 캡짱이니까 막 개구리가 되어보고 그러지 않나. 개구리도 되었다가, 빵도 되었다가...나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붙어 있던 달팽이도 되었었다!! 아아, 이 넓은 세상,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딘가...하는 달팽이의 마음이 되었다고! 이렇게나 내가 너그러운 건, 다 공감능력 때문이고, 그것은 독서가 내게 준 것!!! 



이 책은 어린이가 어떻게 책을 읽으면 좋을지 방향 설정과 방법에 대한 유익한 길잡이가 된다. 그러므로 '내 아이에게 어떻게 책을 읽혀야 할까, 어떤 책을 읽혀야 할까' 하는 것이 도무지 답이 안나오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읽어야 할 책이다. 또한 어른에게도 마찬가지. 책을 읽는 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 책이 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미 책을 가까이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든든한 친구가 된다. 이 책에서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하는 그 모든 행위들이, 지극히 당연하고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 독서행위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책을 사랑한다면, 책읽기를 사랑한다면,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그 방법이 맞다!!! 그러니까 이 책은, 종합하자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는 어른과 이미 책을 좋아하는 어른 모두에게 유익한 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왜그랬는지, 어디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무엇을 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위로가 돼!!! 



이 작은 책 한 권이 힘이 세다.




(어린이책 리뷰를 너무 성인여자 모드로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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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9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4-29 13:19   좋아요 0 | URL
김소영 작가의 책은 무엇을 고르시든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독서괭 2023-12-1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ㅋㅋㅋㅋㅋㅋ 이 책 예전에 읽고 지인 줬는데 다시 살까 해서 들어왔다가 다락방님 리뷰 보고 반가웠는데 ㅋㅋㅋ 어린이책 읽는 법 리뷰가 이래도 되는 건가요 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요🤣🤣🤣

다락방 2023-12-11 08:23   좋아요 1 | URL
으하하하 덕분에 저도 오래된 리뷰를 다시 읽었네요. 투비에 옮겨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아보고 싶다면, 포틀랜드 - 풍요로운 자연과 세련된 도시의 삶이 공존하는 곳 포틀랜드 라이프 스토리
이영래 지음 / 모요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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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는 어쩐지 글 타입이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 사진만 후루룩 넘겨봐야지 싶었는데, 읽다보니 점점 빠져들게 됐다. 빠져들었다기 보다는 사실 흥분됐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데, 와, 읽기 시작하면서 내내 얼마나 포틀랜드에 가보고 싶어졌는지, 수시로 비행기표를 검색해봤다. 같이 가고 싶다는 친구는 결혼준비 때문에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했고, 그래서 나는 '혼자 가자' 생각하게 되었는데, 비행기야 그렇다쳐도, 호텔비를 어떻게 감당하나, 생각하니 지금 머리가 아프다... (집에 가면서 로또를 사볼까...)


이게 단순히 포틀랜드 여행기였으면 나에게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저자는 책 제목에서처럼 포틀랜드에서 '살고' 있다. 포틀랜드가 고향인 남자와 함께. 여자는 일본을 자주 드나들었었고 호주로 유학갈 준비중이었다가 한국에 와있던 미국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하면서 포틀랜드로 건너가게 된 것. 저자는 시종일관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라서 포틀랜드의 삶에도 잘 적응하는데, 그걸 보는게 대단하고 또 감히 내가 대견하게 느꼈다. 컴플레인을 잘 거는 성격답게 아닌 건 아니라고 그자리에서 말하면서 자신의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는 건, 파머스 마켓에서 베리를 팔 때 최정점을 찍었는데, 읽으면서 몇 번이나, 내가 이 저자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이 사람만큼 할 수 없을거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녀는 남편과 사랑하며 잘 지내는것처럼 시댁 식구들과도 즐거이 잘 지내고 있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잘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게 책장을 넘길수록 더 신났다. 게다가 남편이 맛집 찾아다니는 거 좋아해서 리스트 만들고 아내를 데려가는 거 너무 좋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틀랜드에 살게 되면서 포틀랜드에 익숙해지고, 또 가끔은 여행자의 시선으로 포틀랜드를 보려는 저자는 삶에 있어서 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사람 사귀는 것도 좋아하고, '내가 여기에서 무슨 일을 해볼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도 진짜 대단하고...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하고야 말겠다는 사람인 것 같아서, 이런 저자라면 어디에 데려다놔도 잘 지내지 않을까. 포틀랜드에서 사람들과 까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숙박시설등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일상을 그려내길래, 아아, 그야말로 라이프 스토리구나 싶었는데, 끝에 가서는 숙박시설과 레스토랑등의 목록표도 만들어 두었으니, 오호라, 여행갈 때 들고가도 좋을 책이 되었다. 덕분에 큰 도움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자꾸만 아, 가고싶다, 가고싶다, 하면서 가슴이 뛰었다. 무엇보다 서울의 절반정도 되는 크기에 인구는 서울의 15프로라고 하니, 아아, 뭔가 아침에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어슬렁어슬렁 거리기 딱 좋은 곳일 것 같아. 이곳 특유의 슬로라이프를 내가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또 여행할 때 특유의 조증이 발생하니까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작은 도시를 구석구석 누비고 싶다는 바람이 생긴다. 결혼하고 포틀랜드로 넘어가 남편이 데려갔다던 버거빌 이라는 버거집에 가서 버거도 먹고싶고... (  ")




저자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 남편은 맥주를 아주아주아주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남편을 아주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아,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좋은 장면이었다. 내 눈앞에서도 그 장면이 그려지는 듯해서.



그가 유일하게 애지중지하는 맥주들을 꺼내 들고 나오는 시간이 있었다. 오후 5~6시. 그의 아버지가 농장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뒷마당의 포치에 앉아 저 멀리 들리는 기차 소리와 새소리만이 존재하는 평화로운 순간을 담배 한 모금으로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존은 언제나 맥주 한 병과 글라스 두 개를 들고 나와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함께 그 순간을 맞았다. 

(중략)

'저렇게 맥주 한 잔, 초콜릿 하나를 아버지와 나눠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삶을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 내 남편, 내 아이의 아빠가 된다면…….'

나는 그를 이해하려고 되지도 않는 노력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놈의 술을 끊게 해야지!라는 상상 같은 건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그 역시 내가 싫어한다고 해서 일부러 그의 취미를 포기하거나 포기하는 척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 년 가까이 그의 맥주 사랑과 홈브루잉 취미생활을 지켜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취미를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 (p.205-206)




아아, 하루 일과가 끝나고 포치에서의 다정한 술 한 잔은 나의 오랜 로망이 아니던가. 여기엔 내가 바라는 모든게 다 있다. 다정한 사람과 이야기, 여유로운 분위기, 술.

술...

술.....

내가 진짜 포치에서 술 마시고 싶다고 글을 몇 번이나 썼는지!!!!



그리고 그런 광경을 바라보며 아, 저 남자 좋다...라고 생각하는 여자라니..........실로 애정이 뿜뿜하는 장면이 아닌가!




포틀랜드의 파머스 마켓에서 잼도 사보고,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빵도 사서 여유롭게 빵에다 잼을 슥슥 발라 먹고 싶다. 느즈막히 책 한 권 들고 나가 맛있다는 커피집에도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도 보고. 그리고 기분 내키는 대로 이곳저곳 걸으면, 아아, 얼마나 좋을까. 읽는 내내 정말이지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어.... 베트남 국수여행 책 다음으로 나를 흥분시키고 말았다. 너무 좋아서, 막, 뭐할까, 이러면서 메모하면서 읽었다. 가게 되면 여기가서 이것도 먹어보고 이것도 마셔봐야지! 동네는 어디가 좋을까? 막 혼자 걷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그러다보니, 포스트잇을 여러군데 붙였다. 포틀랜드를 꼭 가보고 싶다던 친구가 있어서, 나중에 그 친구랑 함께 가자고 약속해 두었는데, 그 전에 나는 좀 미리 다녀와야겠다. 게다가 나의 다정한 오빠가 내가 포틀랜드에 오면 스테이크를 사주겠다고 했어.... 


내 영혼은 이미 거기에 가있다. 여기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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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5-2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같이 없어지려고 하네요, 영혼이. ㅜㅜ
포틀랜드 예전에 다녀왔었는데... 정감가는 곳이었어요. Saturday market도 좋았고. 아. 다시 가고 싶어욧!

다락방 2017-05-23 17:19   좋아요 1 | URL
비연님은 다녀오셨군요! 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데나 막 돌아다니고 싶어요. 아아, 그렇지만 비용을 생각하니 잠깐 주춤하게 됩니다. 그래도 가고 싶으면 가야겠죠? 하하하하하

비연 2017-05-23 18:37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럼요~ 가고 싶으면 가는 걸로. 비용은.... 어디선가 언제인가 메꿔지리라 믿으며 ㅡ.ㅡ;;

다락방 2017-05-24 08:09   좋아요 0 | URL
좀 저렴한 호텔을 알아보고 아무래도 떠나야겠어요...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계속 생각났거든요. 불끈!

transient-guest 2017-05-24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레건 주가 전체적으로 아름답죠. 저도 아주 어릴 때 가봤는데, 포틀랜드도 그렇고 유진도 그렇고 아주 예쁘다고 해요.ㅎㅎ 가서 멋진 농장주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눌러앉으실지도..ㅎㅎㅎ 포치에서 맥주와...등등...

다락방 2017-05-24 08:00   좋아요 1 | URL
아..... 멋진 농장주의 아들.....아아....포치에서 맥주.....멋진 농장주의 아들을 돈도 많고 볕에 그을려 구릿빛 피부를 가지고 있겠죠....농장에서 일하니 근육질의 단단한 몸.............일것이고, 아름다운 곳에서 살았으니 마음도 여유로울 것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환상속의 남자네요. 네, 제가 포틀랜드로 가겠습니다. 멋진 농장주와 사랑에 빠져 포틀랜드에 눌러 살도록 하겠습니다. 아아 너무 멋져서 인생이 황홀해질 것 같아요..
>.<

웽스북스 2017-05-2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킨포크 스타일의 원조가 포틀랜드라고 들었는데, 역시 킨포크를 좋아하시던 다락방님은 이 책도 좋아하시는군요! ^^

다락방 2017-05-24 10:0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웽님. 여기에서 킨포크 본사 찾아가서 직원들 만나고 인터뷰 하는 것도 나와요. 이 저자도 킨포크를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후훗.
 



많은 물


비가 차창을 뚫어버릴 듯 퍼붓는다

윈도브러시가 바삐 빗물을 밀어낸다

밀어낸 자리를 다시 밀고 오는 울음

저녁때쯤 길이 퉁퉁 불어 있겠다

차 안에 앉아서 비가 따닥따닥 떨어질 때마다

젖고, 아프고,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윈도브러시는 물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밀어내고

있으므로

그 물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저렇게 밀려났던 아우성

그리고

아직 건너오지 못한 한사람

이따금 이렇게 퍼붓듯 비 오실 때

남아서 남아서

막무가내가 된다



















벚꽃이 달아난다



그는 나를 앞에 두고 옆사람과 너무 화사하다

이편 그늘까지 화사하구나

죽방렴 사이를 빠져나가는 한 마리 멸치처럼

빠른 내 그늘을 눈치채지 못한다

나무둥치라 여긴 내 중심은 자주 거무스름하다

임산부가 행복하다면 가뜩 낀 기미는 말할 수 없었던

속내일까



덜컹거리며 꽃길 백 리,

어쩌자고 화염길 천 리,



나는 역방향에 앉아서

그가 다 보고 난 풍경을 

뒤늦게 훑는다



그 자리 그대로인데

풍경은 왜 놀란 듯 달아나고 있는지



벚꽃은 제가 절정인 줄 모르고

절정은 또한 제 시절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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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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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안읽었다고 해서 억울할 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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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05-1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감사합니다 시원하게 패스^^

다락방 2017-05-16 13:54   좋아요 0 | URL
네 패스하시고 다른 책 읽으세요! ㅎㅎ

유부만두 2017-05-16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그 시간이 아깝고 그러나요?

다락방 2017-05-16 17:40   좋아요 1 | URL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팔랑팔랑 넘어가서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닌데요, 그 시간에 다른 책 읽는 게 더 나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이게 뭐냐...싶거든요. 아하하하하 ;;

그렇게혜윰 2017-05-1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레강스하면서 샤프하며 함축적이며 구체적인 이 한줄 리뷰!!!♥ㅋㅋㅋㅋ

다락방 2017-05-16 18:0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제가 무척 감사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17-05-1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안 읽으면 억울한 작품 많이 추천해 주세요~^^

다락방 2017-05-17 09: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앞으로 열심히 그러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슬비 2017-05-1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만들어진다고 하니 영화만 봐도 될것같긴했어요.^^

다락방 2017-05-17 09:4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영화 만들어지면 볼까.. 생각중이긴 한데, 아 중간중간 너무 짜증나더라고요. 굳이 영화까지 봐야되나 이런 생각도 동시에 들어요 ㅎㅎ

라네쥬 2017-05-3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개하는 카드뉴스가 너무 흥미로워서 볼까 했는데 예전에 앞에 잠깐 봤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가서... 안 보고 있습니다. 솔직한 평 감사합니다. 안 봐도 될 거 같아요! ㅋㅋㅋ

다락방 2017-05-30 16:54   좋아요 0 | URL
네 안봐도 됩니다. 다른 재미있는 책 보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