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 양이현정 옮김 / 현실문화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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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만난 친구는 요즘 독서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안나 카레니나》혹은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완독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안나 카레니나를 권하면서, 그 책을 읽으면 앞으로 하게 될 독서에 많이 도움이 된다, 그 책이 배경지식이 되어준다, 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독서가 얼마나 좋은지를 다시 한 번 말했다.


"책 읽는 거 너무 좋지 않아? 계속해서 읽다보면 그 책들이 쌓여서 내 배경지식이 되고, 그 배경지식을 가진 채로 책을 읽으면 기존과는 다른 것들이 보이고 또 생각하게 돼, 사고의 확장을 느낄 수 있는거지. 너무 좋지?"



페미니즘 책을 읽는 것은 그런 독서의 장점에 몇 가지가 추가된다. 세계 각지에서 어느 때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 또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한껏 힘이 나기도 하고, 기존의 내가 가졌던 잘못던 생각에 대해 반성하게도 해준다. 무엇보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싫더라' 하는 것들에 대한 답도, 페미니즘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간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얼마나 많이, '아 그 때 내가 그래서 그런거구나' 하게 되는지 모른다. 나는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라고 말하면서 개념녀 코프스페 하는 대표적인 여자사람이었고, 그렇게 나 자신을 남성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했으며, 지금이라면 너무 끔찍했을 발언들도 해왔던 터다. 하나하나 그런 과거의 일들이 생각날 때마다 얼마나 내 가슴을 치는지 모른다. 무지했어, 나빴어. 많은 경우 무지는 독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포르노를 보지 못하겠다고 얘기해왔었다. 포르노에는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그 당시의 내가 포르노를 보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해왔다. '어쩐지 싫고, 에로틱하게 나를 충동질하지 않는' 이유가, 그들 사이에 '스토리가 없어서인가' 보다 라고 생각한거다. 확실히 그저 남녀가 벗고 그저 육체적 관계만을 보여주는 영상들은, 로맨스 영화에 비해서 그 재미도 떨어졌고, 재미가 뭐람, 대체 이걸 왜 보고 있어야 하는걸까? 라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 내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이 책,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을 읽으면서 나를 포함해 다른 많은 여자들이 포르노를 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알게 됐다.



'포르노그라피'라는 말은 그리스어 '포르네'(매춘부나 여자 포로)와 그래포스(서술, 묘사)를 합친 것이다. 그러므로 포르노그라피의 언어적 의미는 '성을 사는 것을 묘사한 것'이며, 권력의 불균형, 성노예화를 함의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묘사하는 것도 포르노그라피의 정의에 포함된다. (p.104)



간단히 말해 포르노그파리는 섹스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포르노그라피는 권력의 불균형에 관한 것이다. 권력의 불균형은 섹스가 공격의 한 형태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고 또 그렇게 이용되는 것을 필요로 한다. (p.105)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것을 보면서 위험을 느끼는 여자들과 남성이 가해자인 것을 보면서 스스로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들 앞에는 긴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기 위해 여성을 지배하거나 정복해야 한다고 믿도록 키워지는 한, 어떤 형태로든 포르노그라피는 존속할 것이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 또는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 여자의 복종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에게 유리한 사회가 지속되는 한 포르노그라피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p.117)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포르노는 에로틱과 다른 것이라고 이 책에서 구분지어 주고 있다. 우리가 포르노속에서 보았던 발가벗은 남녀의 움직임은 그러니까 '섹스가 아.니.었.다.'. 나는 포르노에 대한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글을 읽으면서 어쩐지 울고 싶어졌다. 이것봐, 내가 괜히 싫어하는 게 아니었어. 어쩐지 눈물이 나지 않는가.



영화《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속의 '그레이'는 상대를 때리면서 섹스를 하는 사람이다. 순진했던 아나스타샤는 그레이를 사랑해서 그레이가 하자는 대로 하기는 하지만, 어느 날 그가 가죽 벨트로 엉덩이를 때렸을 때, 울면서 그에게 말한다.


'이게 당신이 원하는 거야?'


나는 때리면서 혹은 맞으면서 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냥 섹스는 '지루하니' 가끔은 그렇게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들을 종종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너무 궁금하다.



상대와의 섹스가 '왜 지루할까'?

지루한 섹스를 왜 할까?

왜 '사랑하는데' 때리고 맞으면서 그걸 즐겨야 할까?



사랑하면 쓰다듬어주고 예뻐해주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사람이 살아봤자 백년인데, 거기에 왜 굳이 왜 때리고 맞는 시간이 포함되어야 할까? 예뻐해주기도 시간이 모자라 안타까운데? 나는 섹스중에 맞고 싶지 않다. '더한 재미'를 보자며 섹스중에 나를 때리고자 하는 것은, 내게는 폭력이고 두려움이다. 내게는 두려운 이 폭력이, 포르노를 수시로 보는 많은 남자들에게는 '섹스중의 재미'가 될 수 있다는 데에서 권력의 불균형이 온다. 그러므로 내가 '맞기 싫다'고 내 의사를 표현할 때 나는, '자극적이지 않고 재미없는 순진한' 여자가 되고야 만다. 나는 폭력이 싫은 것 뿐인데. 당신이 나를 때리는 순간을 나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인데.




이 책은 전체적으로는 아주 온건하다. 서문에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아직까지 이 책이 읽히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우며, 이 책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고 있다. 나는 이미 아주 멀리 와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책이 온건하며 또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수시로 느꼈다. 특히나 이 책의 한국어 출간을 축하하는 '현경'의 글은, 2002년에 쓰여진 걸 감안해야 겠지만, 너무 후졌다. 50대의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젊어 보이고 아주 늘씬한 페미니스트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아아, 아니에요, 예쁜 페미니스트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축하하는 글을 읽고 잠깐 이 책을 읽지 말아야 하는걸까, 나에게 지나치게 온건한 거 아닌가 싶었지만, 이것은 나의 자만이었다. 나보다 앞서 페미니스트였으며 왕성한 활동을 했던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수시로 나는 뒷통수를 때리는 듯한 느낌을 받고 또 시야가 한층 넓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트랜스 젠더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는 한참이나 생각 속에 머물러야 했다. '앨리스 워커'와 ''린다 러블레이스'와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여자들은 계속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해야 할 말을 하고 있었구나, 새삼 생각했다. 나는 '린다 러블레이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서도 그녀를 백프로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수시로 과거를 반성해야 했고, 또 수시로 '내가 괜히 그런 게 아니었어'라는 생각도 했다. 내가 한국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고 했을 때 왜 한국영화 무시하냐는 말도 더러 들었었는데, 그래서 흥행한 한국 영화를 보려고 하면 끝까지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나는 그것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며 여자를 물화 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살아오면서 느껴지는 '촉'이라는 것이,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바니걸'로도 위장 취업해 일을 하고, 그 안에서 얼마나 여자들이 성적대상화 되고 물화되는지, 노동조건은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서도 기사를 써냈었다. 그 안에서 그 일을 체험하는 것은, 하이힐과 꽉 조이는 옷만으로도 고통스러운 일이었는데, 생생한 목소리들을 들으며 그것들을 겪었다는 것이 대단하고 또 고맙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이런 일들을 진작부터 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나는 어쩐지 부끄러워진다.



낙태와 할례 그리고 여성이 쓴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출판까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이 책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중간중간 '아, 이건 좀 시대에 뒤떨어졌지, 더 나아가야지' 할 때 조차도, 아마 그 당시에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바로 지금! 계속 쓰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고 더 과격해져야 한다. 더 거칠어져야 한다.












분노는 행동을 위한 에너지를 일으키는 배터리와 같다. (p.23)

훌륭한 정치가를 뽑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좋은 책이 계속 출판되도록 열성적으로 운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비평가와 학자들은 안전하게 먼 나라의 작품들로 명작의 전당을 채우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네트워크와 출판사를 만들어내고 기존 질서를 바꾸기 위한 압력도 가해야 한다. 실제로 현재 많은 페미니스트와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다. (p.182)

예전에 내가 갖고 있었던 남성우월주의적 편견을 생각해 보면, 그 편견 안에는 여성에 대한 경멸, 심지어 나 자신에 대한 경멸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이야말로 사회에서 하등인간 취급을 받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가혹한 처벌이라 할 수 있다. 사회는 우리를 세뇌하여 우리 스스로 열등하다고 믿게 만든다. 설사 우리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다 해도 자신은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여자들과 어울리지 않으려한다. 열등한 집단이 아닌 우월한 집단과 동일시하려는 것이다. (p.219)

사실상 백인 남자들의 처벌 방식 중 가장 많이 애용되는 것은 조롱과 인신공격이다. 자기 주장이 강한 여자가 미모를 가지고 있거나 젊다면, 뒤에 든든한 남자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런 여성이 성공하면 아마 남자 상사와 잠자리를 같이 했을 거라고 판단한다. 만약 늙은 여성이나, 남성의 기준으로 볼 때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이 힘있는 행동을 하면, 남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복수하는 거라고 말한다. 남성의 부속물이 아닌 완전히 성숙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행동하는 여성은 더러운 농담의 밥이 된다. 조롱은 기성 체제를 수호하는 자들이 사용하는 첫 번째 무기이고 더 심한 공격이 그 다음에 이어진다. 그런 여성에게는 더욱 더 자매애가 필요하다.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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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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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찌질한 남자들이 너무 많고 여자들의 삶은 이토록 고달프다.
여자로 살아보지 않는 이상 여자를 이해한다는 건 가능할 수 없다는 것을 마지막 단편 <19호실로 가다>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우리는 정말이지 이토록이나 고독과 자기만의 방을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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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 -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
요조 (Yozoh)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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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조는 참 따뜻하고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구나.

2. 나는 아무래도 동네 책방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막연하게 ‘하고싶다‘ 생각한 적도 있지만, ‘옹기종기‘는 나랑 거리가 먼 듯.

3. 내가 책이란 것에 무엇을 기대하거나 혹은 무엇을 바라든, 이 책 안에는 그런 게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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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10-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가을이라 옷 갈아입으셨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원피스에 숄인가요?!? 예뻐요!!! 예뻐!!!!!

다락방 2018-10-12 14:02   좋아요 0 | URL
아니, 이런 섬세하신 분을 보았나! 네, 날이 쌀쌀해져서 좀 따뜻하게 갈아입었어요. 헤헷.
뭘 입어도 예쁘죠? 으하하하하

transient-guest 2018-10-13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있다가 제주로 내려간 서점이죠? 작은 책방을 해서 먹고 사는 건 어렵고 생활에 보탬이 되기는 커녕 보통은 부업으로 서점을 꾸려가야 한다고 하니 더더욱 서점을 운영하면서 다른 일과 함께 사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다락방 2018-10-15 07:5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제주로 내려간 서점이에요. 작은 책방을 하려고 한다면 말씀하신대로 부업 개념으로 생각해야지 먹고 사는 건 어림도 없을 것 같아요. 음 그리고 그보다 더 저한테 안맞겠다고 생각한 건, 작은 서점들은 작은 이벤트들을 수시로 마련해서 손님을 유치하고 또 손님들과 굉장히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더라고요. 마을 사랑방 같은 느낌이랄까. 저는 제가 그런 걸 안좋아한다는 걸 알았어요. 전 어디에 갔을 때 저를 좀 낯선 이로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터라... 하하핫

transient-guest 2018-10-16 04:33   좋아요 0 | URL
결국 작은서점은 취미나 다름이 없고 오히려 본업을 따로 하면서 즐기는 수준이면 무리가 없겠어요. 근데 꼭 영업목적은 아니더라도 단골을 만들고 관리하는 건 또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 밀리언셀러 클럽 50
스티븐 킹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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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작 아홉살 아이에게 왜 이런 일을 겪게 합니까, 스티븐 킹 아저씨.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너무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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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10-12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줄로... 이 책은 안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다락방 2018-10-12 23:41   좋아요 0 | URL
재미있지만 그보다 앞서 너무 고통스러워요 ㅠㅠ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지수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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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몸이 지치고 피곤했을 때 요가를 가 수업을 들었더니, 마치고 나서 개운해진 적이 있었다. 종종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푼다'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나는 아직 그 경지는 아니지만, 그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떤 지치고 피곤한 날에는 운동을 하는데 동작도 영 엉망이고 더 힘들고 끝나고 나서 더 지쳤던 적도 있다. 여동생은 그런 내게 '너무 피곤할 때는 운동하는 게 오히려 나빠, 그 때는 쉬는 게 훨씬 좋아' 라고 했다. 그 뒤로는 내가 내 몸을 더 잘 살피게 됐다. 이 정도의 피곤에는 집에 가서 쉬자, 혹은 이정도의 피곤에는 운동을 가자. 아직 백프로의 정확도를 가진 건 아니지만, 엊그제에도 지치고 자꾸 잠이 쏟아져 운동 가지 말까, 하다가 다음 날이 쉬는날이라 계속 쉴 순 없어 갔더니, 와 너무 좋았던 거다. 하는 내내 몸에 힘이 들어가고, 그게 내내 느껴지는 거다. '어? 몸에 힘이 막 넘치는 것 같아!' 분명 피곤했는데, 동작들이 기존보다 더 힘차게 되는 느낌. 이 느낌은 끝까지 이어졌고, 어쩌면 내가 그전보다 더 단단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바아사나 휴식자세로 마무리까지 하고나서 선생님께 가 '오늘 수업 정말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했다. 선생님은 어떤 점이 좋았냐 물으셨고, '굉장히 드문 경험인데, 온 몸에 막 힘이 생겨서 차오르는 게 느껴졌어요' 했다. 선생님은 중간중간에 메세지들이 섬세하게 파고들었던 모양이라 하셨다. 메세지? 잘 모르겠다. 메세지가 파고들어서 힘이? 그렇지만 확실히 기존보다 집중도 잘 됐고, 동작도 잘 됐다.



요가를 하다보면 자꾸 내 몸을 들여다보게 된다. 눈으로 본다는 게 아니라 느낀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여전히 많은 동작들을 못하고 실패해서 시무룩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 나는 이쪽 근육이 짧구나' 혹은 '이 동작은 왜 안될까' 하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다음 수업시간이면 '이 동작 잘 안됐었는데 오늘은 좀 될까?' 하며 다시 생각하게 되고, '어? 지난번보다 좀 더 잘되는데? 그러면 코어에 힘 좀 생겼나?' 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이 마주하는 동작에서 선생님이 몸의 이 부분에 집중하라고 콕 짚어줄 때는, '아, 그러고보니 몸의 이 부분에 한 번도 신경쓴 적이 없네?!' 하고 새삼 그 부분을 의식하게 된다.



운동은 힘을 길러주기 때문에 좋고 또 기분도 바꿔주기 때문에 좋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무심했던 육체에 대해 계속 내가 신경쓰고 집중하게 만든다는 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가쿠타 미쓰요' 역시 그렇다.



그녀는 현재 9년째 계속 달리고 있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달리는 것은 아니지만 주말이면 반드시 달리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그리고 해마다 마라톤에 나간다. 마라톤에 나가기 전에 준비 과정들이 있고, 그리고 마라톤에 한 번씩 나갈 때마다 기록을 보면서 '이번엔 이렇게 했더니 이렇구나' 부터 '다음엔 이렇게 해야겠다'까지, 자연스레 몸 상태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렇게 마라톤이 반복되다 보니, 자신이 어느 시간대에 어느 지점에서 지치게 되는지도 안다. 아, 이 부분에서는 내가 그전에 어떻게 달렸어도 반드시 지친다, 그러니 나는 이거 신경쓰지 말고 열심히 달리자, 해서 '노력하는 건 너무 싫다'고 하면서도 기록을 단축해내고야 만다.



운동에 관한 에세이를 잡지에 써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쿠타 미쓰요는 운동을 '싫다'고 하면서도, 편집자 W 군이 '등산 해볼래요?', '야간 하이킹 할래요?', '산악 달리기 할래요?' 할 때마다, '할래 할래!' 하면서 기어코 도전한다. 그럴 때마다 또 새삼 자신의 몸과 새로운 운동을 대하는 설레임 또 두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느 운동을 제일 좋아하는지도 알게 된다. '트레일 러닝'을 할 때,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을 보는 게 너무 좋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너무 좋고, 마라톤을 할 때면 모르는 사람들이 응원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여전히 '싫다'고 하면서도 주말 달리기를 빼먹으면 어쩐지 불안해져서,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갈 때도 러닝화와 운동복을 꼭 챙겨가게 되었고, 그렇게 파리에서 파키스탄에서 달려보고나니 그 동네를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고.



트레일 레이스라는 산악 달리기도 신기했지만, 나는 가쿠타 미쓰요가 해본 운동중에 '볼더링'이 굉장히 하고 싶어졌다. 암벽등반과 비슷한 건데, 초보자들은 번호가 쓰여진 홀더를 잡고 왼손 오른손으로 잡아가며 움직이는 거라고 했다. 온 몸의 근육을 쓰는 것이고, 바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도 고소공포증이 느껴지며, 나는 결코 다음 번호로 손을 움직일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에 시달리는데. 와. 이걸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거다. 일단 요가를 좀 더 해보고나서 나중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쿠타 미쓰요가 도전한 운동중에는 당연히 요가도 있었다.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요가에 대해 가진 편견에 대해 얘기하는데, 너무 공감이 되어서 웃었다.



사실 나는 이 체험수업 전에 요가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편견을 모두 가지고 잇었다.

긍정적 편견은 단순히 몸에 좋다기보다 몸 안쪽 깊숙한 곳까지 좋다는 것이다. 동양의학과 뭔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저 날씬해지거나 빵빵(가슴) 잘록(허리) 빵빵(엉덩이) 해지는 게 아니라, 수면 부족이나 변비, 생리불순이 해결되는 등의 효과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정적인 편견은 요가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어떤 맹신 상태에 빠지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믿는 대상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주라든지 자신을 초월한 존재라든지 뉴에이지스러운 것으로, 그리하여 그것이 절정에 이르면 다들 채식주의자가 된다. 술도 안 마신다. 그러고는 어느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술을 즐기는 사람을 미워하게 된다. (p.68)



하하하하. 나 역시 그랬다. 요가가 몸에 좋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것은 명상이 주가 된 스트레칭 이라고 생각했다. 맹신 까지는 아니지만 채식주의자..가 될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요가를 한 지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채식주의자가 될 생각이 전혀 없고, 여전히 나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나는 나의 촉과 감을 믿는 사람..


지난 번 홍콩 여행때는 호텔 조식을 먹는데, 의식적으로 야채를 먹으려고 시도하다가 '아, 야채 먹기 지금 너무 싫어' 라고 말하고 야채를 안담아 왔더니 친구가 웃었더랬다. 먹지마, 하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 야채도 많이, 잘 먹는 사람인데, 요가를 일 년 넘게 해도 채식주의자가 되기는 커녕 가끔은 '아 야채먹기 싫어' 라고 말하는 사람인 것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요가를 하고난 뒤, 가쿠타 미쓰요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주와 관계를 맺지 않아도 괜찮은 모양이고, 고기를 끊지 않아도 상관없으며, 애주가를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점투성이다. 안 할 이유가 있을까. (p.69)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운동을 시작할 때 제일 처음 하는 건 아마도 스포츠센터 등록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헬쓰장에 등록했었다. 그렇게 몇 년을 다녔었는데, 일주일에 두 번 가면 많이 간다고 할 정도로, 어떤 핑계를 대서도 가지 않았다. 어쩌다 가게 되면 런닝머신 위에서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보며 실실 걸었지. 그렇게 돈만 버리다가 여동생이 효과를 봤다는 '기체조'에도 등록했었는데, 비싼 등록비를 내고서도 역시 일주일에 한 번 갈까말까... 다녀오고나면 좋긴한데, 자꾸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웃게 시키는 게 영... 무엇보다 집에서 멀어 가기까지 큰 마음을 먹어야 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해볼까, 하고 등록하게 되는 게 헬쓰장이 아닐까.




내가 스포츠센터에 가는 빈도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40분 동안 러닝머신을 타고 한 시간 반 정도 메뉴를 수행한다. 물론 복근을 단련시키는 메뉴도 팔이나 다리 운동보다 훨씬 강도 높게 짜여 있다. 신체 측정은 1년에 한 번 정도 하는데 여전히 복부지방은 표준보다 많고 근육량은 밑돈다.

이유는 단순한데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복근운동으로는 어림없기 때문이다. 나는 복싱장에서도 복근운동을 하지만 일주일에 두 번 정도의 복근운동으로도 역시 어림없다. 매일, 혹은 격일로 진지하게 몰두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매일, 혹은 격일로 집에서도 복근운동을 할 수 있는 강한 의지가 있다면 딱히 스포츠 센터에 다니지 않아도 괜찮지 않겠는가. 다들 그게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다면 적어도 스포츠센서테어'라는 생각으로 등록하는 것 아닌가.

'적어도'라는 생각으로 스포츠센터에 등록했지만 '적어도'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나오지 않는다면 안 해도 마찬가지잖아 하며 발길을 끊게 된다. 이런 도식이 펼쳐지는 건 아닐까 생각하는 데 어떨지.

나는 스포츠센터에 다니는 건 효과가 업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적어도'로는 안 된다고, 진심으로 몰두하지 않으면 결과라는 건 나오지 않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p.40-41)




남동생은 헬쓰장에 여러해 다니다가 결국 제 방에 운동기구를 들여놓고는 헬쓰장 등록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피곤한 날에도 집에서 기구로 운동을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반드시 스포츠센터에 다녀야 하는 건 아니었다. '강한 의지'가 있다면, 다니는 것도 열심히 다닐테도 집에서도 열심히 할테고, 그것든 반드시 어떤 효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었다.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명상과 스트레칭이 아닌, 근육 운동이어서 너무 놀랐더랬다. 한 시간동안 간신히 낑낑대고 아이고.. 신음 소리를 내며 마치고 나니 너무 힘이 들고 배가 고팠다. 덕분에 집에 가 늦은 밤에 양푼에다 밥을 비벼 먹었는데, 그렇게 몇 번 하고나니 '아, 이러다가 요가 돼지 되는거구나' 싶었던 거다. 하하하하. 가쿠타 미쓰요 역시 그 과정을 거쳤다.



내가 스포츠센터에 등록한 건 8년쯤 전이다. 그보다 조금 앞서 복싱장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밥과 맥주가 그전보다 훨씬 맛있어져서 4kg 쪘다. 안 돼, 이대로 복싱장을 계속 다니면 점점 비대해지겠어. (p.37-38)



가쿠다 미쓰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운동을 하면서 가쿠다 미쓰요는 즐기고 있다. 운동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그 운동을 얕봤었다는 것도 순순히 시인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달라지는 걸 자세히 보고 느낀다. 그리고 '더' 좋아지고 싶어한다. 이대로 멈춰있는 게 아니라,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육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느끼면서 그리고 더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 것. 내 몸에 대한 집중. 그것이 운동이 가져오는 가장 긍정적 효과가 아닐까 싶다. 가쿠다 미쓰요는 그런 효과를 이미 온 몸으로 체감하고 있고, 꾸준히 마라톤을 나가면서 더 좋은 기록을 세워나간다. 새로운 운동에도 도전하면서. 그렇게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가쿠다 미쓰요가 좋아하는 술과 안주를 언제까지고 계속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마라톤이 힘들어지는 지점에 와서, 완주까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할 때에도, 가쿠다 미쓰요는 '마치고나서 포장마차에서 맥주를 마시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린다. 그것이 자신에게 큰 보상이 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노화가 찾아오면서 나는 예전보다 술 마시는 양이 줄었다. 이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조금 줄이려고 한다. 의식적으로 조금 줄여야, 내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 만큼 건강하게 마시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므로 운동을 계속할 것이다.


들이쉬고 내쉬고 호흡하면서 팔다리를 쭉쭉 뻗는 일이, 팔이나 다리에 힘을 주고 버텨내는 일이, 그렇게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다가 다음날 근육통에 시달리는 일이 몹시 만족스럽다. 요가를 마치면서 개운해지고 또 특별히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그럴 때면 , '아아, 지금의 나에게 요가가 없었다면 나는 이 시간들을 도대체 어떻게 버텨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우울한 마음, 우울한 생각을 잠시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몸을 움직여 근육을 쓰는 일, 땀을 내는 일은 중요하다. 가쿠다 미쓰요는 노력하기 싫다고 하고 나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하던 것에 있어서는 어디 한 번 계속해볼 참이다.




마지막으로, 가쿠다 미쓰요님. 실연은 40대에도 옵디다...


이렇게 소설 때문에 풀이 죽어 있을 때 실연을 했다. 실연 그 자체보다 연령의 불균형에 충격을 받았다. 그토록 남의 일이라 여겼던 중년 연배에 부쩍부쩍 가까워져서 일에 대해서도 이제는 더 이상 변명할 수 없게 됐는데 실연 따위나 하고 있다니. 실연이란 젊은이의 특권 아닌가. 30대가 돼서도 실연하는 것인가. (p.9)



아, 진짜 마지막으로, 가쿠다 미쓰요는 보르도의 포도밭 달리기 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한다. 코스를 완주할 때까지 수시로 와인도 주고 고기도 주고 굴도 주고... 그런 마라톤 대회가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상당수의 사람이 와인 밭에 쑥쑥 들어가서 볼일을 보는 데는 깜짝 놀랐다. 가지런히 늘어선 나무들 사이에 쏙 숨어서 엉덩이를 이쪽으로 돌리고 볼일을 본다.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까지 안쪽으로 들어가서 쪼그려 앉아 있다. 굉한한데. 내가 도쿄 레스토랑이나 집에서 마시는 보르도 와인에는 1년에 한 번 이 사람들의…… 아니다, 생각을 말자. (p.258)



그건그렇고,

중년의 여성들이여, 운동합시다!!

운동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냅시다!!



대회에 몇 번쯤 나가다 보면 그 말의 무게가 정말로 실감난다. 나는 처음으로 나간 장거리 마라톤에서 타인, 특히 나이 많은 사람이나 몹시 뚱뚱한 사람에게 추월당할 때마다 경쟁심에 불타서 무심결에 속도를 높이고는 3km 지점에서 기권하고 싶을 정도로 지쳤었다. 적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의 경쟁심이다. (p.24)

그렇게 긴자의 상징 와코 앞을 지날 때 응원하러 와준 마라톤팀 사람들을 발견했다. 나는 그들에게 뛰어가 손을 흔들었다. 다들 나를 알아보고서 활짝 웃으며 저마다 힘내라고 말해줬다. 금방 지나쳐버렸지만 눈물이 날 것 같아 난처했다. 달리다가 아는 사람의 응원을 받는 게 이렇게까지 기쁠 줄은 몰랐다. (p.27)

친구나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하곤 한다. 스포츠센터란 그만두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닌가 하고. 실로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센터에 다니기 시작하자마자 안 나가게 되어 "두 달 동안 한 번밖에 못 갔어. 한 시간 트레이닝하는 데 두 달 치 회비가……"라고 중얼거리곤 한다. 그런데 두 달 치 회비를 버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반년 치 회비에 해당하는 고액 트레이닝을 시작하고, 그러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다들 그만둔다. (p.35)

대학시절부터 선배를 존경하긴 했지만, 왠지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라고도 느꼈다. 그건 순전히 선배는 운동부원 같은 사람인데 내가 그쪽 방면으로는 아예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선배가 왜 희희낙락 몸을 움직이는지, 또 어째서 몸을 움직이는 것에 관해 끝도 없이 이야기하는지 나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다섯 시간이나 함께 달리다니, 인연이란 참 신기하구나.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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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2018-10-1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지금 운동하러 가기 싫어서 뭉그적 거리는데 가야 겠어요ㅠㅠ. 요가 하면서 손목 안아프신가요?저도 1년정도 했는데 손목과 팔이 너무 아파서 그만 뒀어요. 근육이 없고 코어로 힘써야 하는걸 팔로 하다보니.1년 넘게 해도 차투랑가 단다도 잘 못하겠더라구요

다락방 2018-10-10 09:51   좋아요 0 | URL
저는 어느 때에는 다운독 하기도 힘들만큼 손바닥이 아프더라고요. 코어로 힘써야 하는데 자꾸 손에다 힘을 줘서 그런것 같았어요. 그런데 자연스레 나아졌고, 그러다가 또 언젠가 손바닥이 아프긴 했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요. 저도 차투랑가에서 업독으로 이어지는 건 여전히 잘 못하는데 무릎 대고 하는 건 좀 힘이 생기더라고요.

저는 머리서기 해내고 싶은데 머리를 바닥에 대기만 해도 머리가 너무 아파요. 그래서 이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일단 기본적인 동작들만이라도 잘 해내자 싶어요. 아마 체중감량을 하면 더 잘될 것 같아요.

헤헷. 운동 잘 다녀오세요!!

붕붕툐툐 2018-10-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나 공감가는 글이네요~ 내 몸을 바라보는 일이 요가를 하며 더 선명해졌어요~

다락방 2018-10-10 09:52   좋아요 1 | URL
븅븅툐툐님도 요가 하시는 군요! 저는 이렇게 자꾸 제 몸을 들여다보는 일이 너무 좋더라고요. 안쓰던 신체의 부분을 의식하는 일이 너무 좋아요. 의식하다보면 그 부분을 자꾸 움직이게 되잖아요. 요즘 그래서 사무실에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팔을 위로 쭉 뻗거나 뒤로 뻗거나 하면서 팔을 움직여주고 있어요. ^_____^

syo 2018-10-1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할까??

다락방 2018-10-10 10:13   좋아요 0 | URL
헤이, 컴온!!

무해한모리군 2018-10-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어제 아이 목욕시키고 들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아픈 중인데 이글을 보니 스트레칭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저도 할까...

다락방 2018-10-10 14:00   좋아요 0 | URL
모리님, 하세요. 하십시다. 하다못해 매일 스트레칭만 해줘도 몸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아요.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두번 이라도 근육운동 하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운동도 즐기고 먹고 마시는 것도 즐기면서 건강해져요, 우리!

단발머리 2018-10-1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세 문장은 가슴에 파고드네요~~~
운동해야 되는데, 해야되는데, 해야되는뎅.... ㅠㅠ

다락방 2018-10-10 14:0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요가중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요즘엔 안하시나요?
얼른 중년 운동의 세계로 오세요~~~ ㅎㅎ

비공개 2018-10-1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빌렸다가 몇장읽고 반납해 버렸는데 다시 빌릴까요? 아니 그시간에 차라리 운동을 해야겠죠. ㅋ 올해는 이미 글렀고 내년부터? ㅋㅋ 마녀체력 읽고 그 다음날 헬스장이라도 등록하려고 그랬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겨울날씨네요.. 우리 삼겹살이나 먹어요 ㅋㅋㅋ

다락방 2018-10-11 16:52   좋아요 0 | URL
이 책 읽고나면 운동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팔랑팔랑 잘도 넘어가서 시간도 많이 안뺏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일단 우리는 밀린 삼겹살이나 먹읍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 2018-10-12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것 먹으려고 전 운동합니다~~

다락방 2018-10-12 14:03   좋아요 0 | URL
먹는거든 마시는 거든 여행이든, 그게 뭐든 좋아하는 걸 계속 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므로 운동을 계속하는 게 방법인 듯 합니다. 저는 요가 재등록 앞두고 지금 고민중이에요. 계속할까, 좀 쉬다 할까, 그만둘까(는 사실 별로 예정에 없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