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브리저튼 시리즈 4편을 보았다. 

사실 1,2편을 재미있게 보았지만, 3편은 보다가 재미없어서 중단했었고, 번외편인가 그것도 보다 말았다. 4편에 대한 기대도 없었는데, 한국배우가 나온다는게 아닌가. 내가 알지 못하는 배우였는데 오디션으로 합격한 한국배우라니, 게다가 손숙의 외손녀라니!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볼 생각은 없었는데, 드라마를 보기도 전부터 여주인공 소피와 남주인공 베네딕트 역의 배우가 함께 인터뷰 하는 장면들이 자꾸 노출되어서 보게되었고, 그 인터뷰가 너무 다정해서 드라마를 보고 싶어졌다. 인터뷰에서 베네딕트 역의 '루크 톰슨'은 소피 역의 '하예린' 배우에게 완전히 몸이 틀어져있고 시종일관 꿀 떨어지는 눈빛을 보냈다. 다정하고 스윗한 말과 태도에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은 배우가 멋있게 느껴졌고, 우앙 드라마 보자, 하게 된거다. 드라마는 사실, 인터뷰에 비하면 재미는 없었다. 그래도 잠깐 얘기를 해보자면,


모두가 알다시피, 브리저튼 시리즈의 시대적 배경은 1830년 대이다. 귀족들이 귀족과 결혼해야 하고, 무도회가 열리고, 여자들은 사교게에 데뷔해야 하고, 재산은 남자에게만 물려줄 수 있다. 그것도 장남에게만. 차남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브리저튼 가의 차남 '베네딕트'는 엄마의 결혼하라는 잔소리는 듣기 싫고 여자들과 또 남자들과 방탕하게 어울려 지내다가,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했던 가면무도회에서 소피를 만나게 된다. 가면으로 가려져있으니 누구인지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또 이름도 모르는 상황. 그러나 한 번 본 그녀를 잊지 못해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소피의 엄마는 하녀였고 귀족 남자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귀족은 소피를 자식과 똑같이 사랑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귀족인 아버지가 죽자 새어머니는 소피를 하녀로 부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다른 자식들과 똑같은 교육을 받았던 소피다. 그런 소피가 무도회가 너무 가고싶어서 드레스와 가면을 차려입고 부랴부랴 무도회에 참석해보았다가 베네딕트를 똭! 만나게 된거다. 


굳이 이 얘기를 왜 해야 했냐면, 계급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서, 귀족은 하녀와 결혼할 수 없다. 귀족이 하녀와 섹스를 해서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는 사람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귀족은 자유로운 연애를 할 수 없었다. 아, 물론 남자들은 정부도 둘 수 있었다. 그렇게 귀족과 하녀가 철저하게 분리된 시대였다는 거다. 그런데, 


소피가 가면을 쓰고 나타나자, 그 무도회의 사람들에게 소피는 귀족이었다. 아무도 소피를 하녀 취급하지 않았고, 누구도 소피를 하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면 한 장으로도 순식간에 그 계급은 무용지물이 된것이다. 가면만 써도 귀족인지 하녀인지 구분도 못하면서, 도대체 그놈의 계급이 왜그렇게 중요했던걸까? 얼굴만 가리면 그 사람이 귀족인지 왕인지 하녀인지도 모르면서, 뭐가 그렇게 계급이 대단햇다는걸까?


드라마에서 여차저차 소피는 베네딕트가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베네딕트와 소피는 만나기만 하면 욕망의 불꽃이 타올라 파이어~ 서로에게 다가감을 주체하지 못해 키스하고 부비부비하는데, 그래봤자 소피에게 남는건 상처일 뿐이고 그래봤자 베네딕트가 결정할 수 있는 건 결혼이 아닌 정부로 삼는것 뿐인데, 그래서 소피는 이 상황들이 괴롭다. 끌리지만 괴로워. 그리고 소피는 베네딕트에게 말한다.


너 왜 나한테 키스한거야?

그럴 수밖에 없었어.

너 내가 귀족이었어도 그렇게 키스했을거야?


그러니까 그거다. 내 '정부'가 되어달라고 말하게 되는건, 하녀랑 이루어질 수 없는 시대적 배경에 조건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귀족 여자에게 마음대로 키스를 하겠는가. 그것이 소문이라도 나면 그 귀족 여자의 명예는 땅에 떨어지는데. 어떻게 귀족 여자에게 정부를 제안할 수 있겠는가. 그녀가 귀족인데. 그러니까 베네딕트와 소피의 육체적 끌림은 물론 그럴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강렬한 이끌림인것도 사실이겠으나, 베네딕트가 소피에게 키스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쩔 수 없이 그녀가 '하녀'라는 것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거라는 거다. 물론, 귀족 사이먼과 귀족 다프네도 사귀기도 전에 키스를 하기는 했지만, 그런 끌림이 온다면 상대 여자가 귀족이든 하녀든 그렇게 되는 일이 있기는 한 것이겟지만(우리 누구나 다 그런 경험 있잖아요? 주체할 수 없는 욕망..같은거요...), 그러나 소피가 하녀였다는 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그래서 베네딕트가 소피와 섹스하고 소피를 제 옆에 두고 소피에게 많은 걸 누릴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는 정부라는 포지션이 최선이었다. 그래서 베네딕트는 소피에게 정부를 제안한다. 그러나 소피는 싫다. 자신의 엄마와 같은 처지가 되는게 싫고, 자신이 낳게될 아이가 사생아가 될 것이 싫고, 사생아가 되었다가 결국 아버지로부터 버려지게 될 것이 싫다. 그런 이유로 소피는 정부가 되어달라는 베네딕트의 제안을 거절한다. 이것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마땅히 옳은 선택이라고 하겠다. 드라마에서 베네딕트의 친구는 '어떤 여자도 그리고 어떤 남자도 숨겨진 존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명명백백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나도 동의한다. 숨겨진 존재는 모두가 바라지 않는 포지션이다. 숨겨짐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자리에서 나오고 싶어진다. 나도 찬란할 때에, 밝을 때에 너를 만나고 싶어, 세상에 너랑 내가 만난다는 걸 드러내고 싶어. 그러니까 숨겨진 존재가 되기 싫고 정부mistress 를 거절하는건 마땅히 옳은 처사이다. 이성적인 처사이다. 그런데, 그건 지금을 사는 내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관점이고, 만약 그 시대에 그런 제안을 내가 받았다면, 나는 거절했을까?



내가 귀족이엇다면, 일단 정부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베네딕트로부터 정부가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면, 그런데 사실 그런 제안을 받기 전까지 나 역시 베네딕트에게 끌림을 느껴서 너만 보면 내 마음은 두근두근 너를 만지고 싶다.. 막 이렇게 되었다면, 그랬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니'를 말할 수 있었을까? 귀족과 하녀의 결혼은 아예 허락되어지지 않던 시대에, 감히 내가 '나랑 결혼하는 거 아니면 숨겨진 존재가 되기 싫어'라고 할 수 있었을까?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의 정부가 되는 것' 이 아니었을까? 정부가 된다면, 그로부터 집을 제공받을 것이고 여유롭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길을 걸을 때마다 '저여자는 베네딕트의 정부야'라는 말을 들었겠지만, 그건 그 선택을 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일테고, 사실 그 당시에 그 손가락질의 '하녀의 고단함'보다 컸을지 작을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더이상 하녀로 살지 않고 내가 육체적 끌림을 갖는 남자의 정부가 되는 일을, 내가 거부했을까? 지금의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아니'를 외치고, 그 상황의 다른 여자들에게도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지지만, 그러나, 그 때의 내가 그 세상을 살면서 아니라고 할 수 있었을까? 잘 모르겠다.


















오늘 친구를 만나서 브리저튼 이야기를 하다가, 루크 톰슨과 하예린의 인터뷰를 재미있게 보았노라고 얘기했다. 나는 그걸로 영어공부를 할까, 하는 얘기도 했는데, 이야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더니 샐리 루니 소설의 사이먼의 존재 유무로 도달했다. 친구는 사이먼 같은 남자는 환상에만 존재하는, 현실에는 존재불가한 캐릭터라 했고, 나는 충분히 현실에 있으며 드물지 않은 캐릭터라고 했다. 그 사이먼이 오래 연애하게 되면 혹은 결혼하게 되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그 다정한 말과 태도는 없지 않은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 친구는 돌이켜보면 국제결혼한 사람들의 영상을 보았을 때 그런 남자들의 태도를 보았노라고 말했다. 그러네, 있기도 하겠네, 라고. 그렇다. 그런 태도와 말과 눈빛은 존재한다. 루크 톰슨이 하예린에게 했던 것처럼, 그것이 꾸민 것이든 진짜이든, 그러니까 나올 수 있는 태도와 말인 것이다.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연애하기 좋은 혹은 결혼하기 좋은 상대인것이냐에 대해서라면 대답할 수 없지만, 그러나 그런 캐릭터가 있는건 맞다. 그에게 다른 어떤 단점이나 흠 혹은 치명적인 악이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런 스윗한 캐릭터는 존재한다. '남자는 한 종(種)이다 ' 라는 양귀자의 말에 동의하고, 그 말에 고개 끄덕이지만, 그러나 그런 태도와 눈빛과 말투가 존재하는 것도 역시 사실이다. 그들이 결국 흘러흘러 같은 종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말이다. 샐리 루니가 그린 사이먼은 판타지가 아니다,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사이먼이 완벽한 캐릭터인 것도 아니었다. 사랑하는 여자의 보호자를 자처하고자 했던 것은, 또한 지나치게 종교적이었던 것도, 사실 판타지라기 보다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지 않은가. 어떤 단점들을 가진, 그러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줄 몰랐던 극한의 다정함으로 무장한 캐릭터. 없지 않다.



책을 샀다.

한국에 왔으니 책을 지르는 것이 당연지사.



















[극야 일기]는, 남극과 북극에 조금의 관심이 생겨서 샀다. 학교 수업시간에 남극과 북극에 대한 언급이 나왔었고, 기후 위기로 기후 난민이 생길 가능성에 대한 얘기들을 하면서 갑자기 극지방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거다. 그래서 뭐가 됐든 읽어봐야지, 하면서 김금희의 [나의 폴라 일지]를 처음 읽었고, 이제 [극야 일기]를 읽어보려고 한다.


[속삭이는 자]는 스릴러인데, 읽고 남동생 주려고 샀다. 지금 절반쯤 읽었는데, 사람이 욕심이 너무 강하면, 욕망이 너무 강하면, 가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그 선을 자체적으로 지워버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잭 리처'의 신간은 안사고 넘어갈 수 없지. [방문자]는 이번에 알라딘 지름에서 빠뜨렸는데, 오늘 친구랑 교보 갔다가 얼른 구매했다.


줄리아 퀸의 [신사와 유리구두]를 브리저튼 시리즈 소설들 중에서 제일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아주 오래전이라, 그렇게 티키타카가 잘 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원서로 읽는다면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 해서 원서로 구매했다. 언제 읽죠?


[The Cafe on the Edge of the World] .. 원서를 그냥 사제끼는 나를 말려주세요...



책탑 페이퍼 쓰려고 책 쌓아두고 사진을 찍은 다음에, 책장에 갖다두자, 하면서 브리저튼 책을 가지고 원서 책장으로 갔다. 브리저튼 몇 권 꽂혀있는 옆에 나란히 꽂아두어야지, 했는데!! 꽂꼬보니 읭?????????????????




보이는가!!



저 책...있는데 또 산거였어. 하- 

이게 무슨 일이야..

하-

오늘 산 거 다시 팔아야겠다.

이게 읽지 않으니까 벌어지는 일이다. 읽었으면 집에 있는지 아닌지 알았을거 아녀... 도대체 언제 사놓은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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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3-12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게 하는, 그 제도가 동서양이 참 똑같네요. 그래야 양반(귀족)의 숫자를 유지할 수 있으니 그럴테지만...
소피에게 빙의한 다락방님의 추론에 저도 설득당했습니다. 경제적인 이득도 있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그 제안도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조건이었을거 같아요. 브리저튼 4에서는 소피가 유산도 찾고 사랑도 찾고(알고 보니 소공녀ㅋㅋㅋㅋㅋ다시 보니 제인에어) 그랬지만, 실제는 그렇게 되지 못했을 확률이 훨씬 많았겠지요. 요는 눈이 안 맞는 게 최고인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울까 싶습니다.
<사이먼, 유니콘 아니고 실제인 것으로 밝혀져...> 는 앞으로도 매의 눈을 가지고 추적해보겠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책탑이에요. 표지는 새로 사신게 훨씬 이쁘네요^^

다락방 2026-03-13 13:00   좋아요 1 | URL
사실 저 시대에 태어났으면 정부가 되자는 제안을 받았을 만큼의 그런 매력적인(?) 여성이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그 제안을 뿌리칠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가 없어요. 그건 안되지 라는 생각은 현재에 사는 제가 하는 것이니까요. 책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소피는 하녀이지만 그러나 귀족의 사생아여서 교육을 잘 받았고, 베네딕트보다 더 프랑스어를 잘했죠. 사실 좀 현실불가한 캐릭터인 것 같기는 합니다. 여하튼 로맨스 소설인 것입니다.

표지는 새로 산 게 훨씬 예쁘긴 한데요, 새로 산 걸 팔아야 돈을 더 줄 것 같아서 ㅋㅋㅋ 새로 산 걸 팔기로 했습니다. ㅋㅋ 아직 팔기등록 안해서 가격은 모르지만 말이지요. 하.. 오자마자 이런 일이.. 쩝.....

건수하 2026-03-13 09: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극야일기는 남극과 북극에 관한 내용은 별로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저도 궁금한 책입니다. 다락방님의 후기 기다릴게요😊

웰컴 투 코리아!! 다락방님 오시면 뵙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제 독서괭님이 다른 나라로 가셨네요 ^^

잠자냥 2026-03-13 09:30   좋아요 4 | URL
괭이 오면 이제 건수하가 남극 가고... 그들은 영원히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건수하 2026-03-13 09: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전 갔다가 금방(?) 오지 말입니다?

다락방 2026-03-13 13:00   좋아요 2 | URL
남극과 북극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다루는 건 제가 잘 읽어낼 자신이 없어서 일단 빙 돌아가는 것들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아무튼 어딜 가시든 금방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13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면무도회이고 가면을 썼을 텐데 어떻게 한 번 보고 또 보고 싶다고 생각을 해요? 그 가면에 반한 거? ㅋㅋㅋㅋㅋ

아니 뭘 고민해! 하녀 다락방은 그냥..... 바로 섹스할 거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욕망덩이!

그나저나 요즘 다락방 님 전완근보다 다정함에 끌리는가 봅니다? ㅋㅋㅋㅋ

책탑 오랜만입니다. 조만간 그 뷰도 나올 거 같은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13 13:06   좋아요 2 | URL
가면무도회의 가면이 눈만 가린 거라서 입술도 보이고 눈빛도 보이고 하여간 그렇습니다만, 하여간 그 날 반한것입니다... 몇 마디 나눠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반했을까요? 그것은 미스테리... 그러나 그들이 그렇다니까 뭐 그런가보다 합니다. 사진 한 장만 보고도 반해버리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그렇게 반하는 타입은 아닙니다.(안물어보셨지만..)

책탑 기다리셨죠? 저 너무 올리고 싶었어요! 제가 이제 다시 부지런히 글을 써서 알라딘에 활기를 불어넣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알라딘 너무 썰렁해요! 알라딘아, 오래 기다렸다. 내가 돌아왔다. 컴백!!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그 뷰도 곧 나올 예정입니다. 안그래도 어제 회사 다녀왔어요. 복직 얘기하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 다정함에 끌립니다. 제가 세상에 존재하는 줄 몰랐던 극강의 다정함을 마주하고나니 이 다정함이 저에게 치명적 매력을 가졌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저를 발견했습니다. 아 세상에 이런 다정함이 있구나 에 더해서 아 이런 다정함은 나에게 치명적이구나, 라고 말이지요. 그러나 제가 전완근 ‘보다‘ 다정함에 끌리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제 전완근에 ‘더해‘ 다정함에 끌리는 것입니다. 제가 다정하다고 반하게 되는 남자들이 전완근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잖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베네딕트 역의 루크 톰슨도 훌륭한 근육의 소유자인 것입니다!! 근육은 다정함의 필수요소 입니다. 근육이 있어야 다정함이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저는 요즘 다정함에 홀딱 넘어가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다정해서도 많이 다정해서도 안됩니다. 미친 다정함이어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13 13:23   좋아요 2 | URL
얘들아~~ 캐나다뷰 다시 볼 수 있대~~~ 👏👏👏🥳

책읽는나무 2026-03-13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캐나다뷰가 아녀서 쫌 아쉽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요? 캐나다뷰 다시 볼 수 있게 된 거에요? 축하할 일인 거 맞나요?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6-03-15 15:21   좋아요 1 | URL
저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어쩐지 울고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흑흑. 하여간 조만간 다시 캐나다뷰 보여드리겠습니다!!

달자 2026-03-17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저 시대에 제가 소피였다면…저는 정부로 살길 선택했을 거 같아요 현실과 타협했을 거 같은… 뭔가 자존감이랄까 명예랄까 그것도 그걸 우선으로 챙길 수 있는 혜택받은 자들이 따로 있다는 생각…. 을 하며 댓글들을 쭉 읽는데 이제 질문이 섹스 vs 다정함으로 바뀌어있군요…??? ㅋㅋㅋㅋㅋㅋ
 
















The year that followed-was it the happies year of his own life? He often thought so, even knowing that such a thing was foolish to claim about any year of one's life; but in his memory, that particular year held the sweetness of a time that contained no thoughts of a beginning and no thoughts of an end, and when he drove to the pharmacy in the early morning darkness of winter, then later in the breaking light of spring, the full-throated summer opening before him, it was the small pleasures of his work that seemed in their simplicities to fill him to the brim. -<Pharmacy>, p.10


그리고 다음 해. 그해가 헨리 키터리지의 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였을까? 인생의 어떤 해가 되었든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 줄 알면서도 헨리는 그해가 그랬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그의 기억에 그해는 시작이나 끝이라는 개념이 없는 시간이라는 달코한 느낌으로 남아 있다. 겨울날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에, 또는 봄이 되어 동틀 무렵에, 또는 한여름을 가르며 약국으로 운전해올 때 그를 소박한 충만함으로 채워준 것은 일에서 느끼는 작은 기쁨들이었다. -<약국>, 전자책 중에서



가장 행복한 해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정해진 바가 없겠지만, 그러나 한 사람이 살면서 어떤 해를 가장 행복한 해로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다가 나에게 가장 행복한 해를 떠올려보고자 했는데,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그러다보니,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소박한 충만함으로 채워진 날들이 연속되었던 그런 해가 아닌, 어떤 특정한 사건. 그 사건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에 누군가 내게 물어보면 '나는 그 때 참 행복했지' 하며 그 순간들에 대해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그 사건으로 인해 그 해가 가장 행복한 해였느냐고 물어보면 또 그렇지가 않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일들이 일어난 바로 그 해에,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가장 가까이의 행복한 사건을 꼽아보자면, 나에게는 작년 8월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멀리서 온 친구를, 한 번도 사귀어본 적 없던 형태로 사귀게 되었다는 사실은 내 인생에서 특별했고 즐거웠다. 나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다고, 이런 복도 온다고 기뻐했더랬다. 심지어는 내가 싱글인 것을 얼마나 만족해했던가! 그러나 2025년의 8월은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2025년은 가장 행복한 해였느냐, 하면 그게 아니다. 5월부터 8월까지, 지옥같은 시간을 경험해야 했기 때문이다. 절망하고 좌절하고 울었던 시간들이 분명 있어서, 최근 가장 힘든 일을 떠올리자면 역시 2025년을 떠올리게 될 수밖에 없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한 순간도 그리고 나를 가장 기쁘게 한 순간도 모두, 2025년 안에 있었다. 그러니 나에게 가장 행복한 해를 물어도 또 가장 힘든 해를 물어도, 나는 그렇게 답해도 좋을것인가, 하고 망설이게 될터였다. 


그것은 어쩌면, 내가 행복한 해를 물었을 때, '특별한' 어떤 것을 떠올리는 사람이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해를 물었을 때, 그것이 언제이다 아라고 그 해를 말할 수 있으려면, 이 책에서 헨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작은 기쁨과 소박한 충만함으로 채워지는걸 스스로 느껴야 가능한 것이겠다. 매일매일 출근하는 게 즐거웠지, 매일매일 보내는 시간들이 충만했어, 를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그것이 아주 큰 기쁨은 아니어도 그리고 큰 행복은 아니어도, 그 일들이 일어났던 매일이 쌓인 그 시간을 가장 행복한 해로, 가장 행복했던 '때'로, 순간이 아닌 '때'로 기억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러기 위해서 나도 그렇게 작은 기쁨들이 충만했던 어느 한 해를 떠올려보고 싶지만, 여전히 나는, 그렇게 굵직한 일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내게 행복한 해year 보다는 행복한 순간들이 더 기억에 남아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다 사람과 관계된 일이었다. 그 때는 너를 만났지, 그 때는 너를 만나 이러했지, 하는 순간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일 잘 살았노라 좋은 인생이었노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해가 그해였지' 라고 떠올릴 수 있다면, 좋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헨리는, 다정하지 않은 아내와 또 다정하지 않은 아들과 살고 있었지만, 매일 출근하는 곳에서 다정한 직원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일터에 가는 일이 기쁘다고 생각하면서 그 해가 행복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나쁜것보다 좋은것을 먼저 보려하고 더 흡수하려는 사람에게서 나오는걸지도 모르겠다. 


아직 첫번째 단편도 다 읽지 못해서 갈 길이 멀다. 부지런히 읽어야지. 그리고 소소한 기쁨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잘 붙들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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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3-1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행복했던 때와 가장 힘들었던 때가 같은 해였다는 다락방님 이야기가 맘에 와닿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저는 주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같아요. 과거 아니고 현재로 기억하고 싶기는 한데, 그럼 다시 힘들어져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저도 부지런히 읽어야 한답니다~~~

다락방 2026-03-12 22:4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의 댓글을 읽으니, 아이들이 있다면 극한의 행복한 순간이 아주 자주 찾아올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조카들 덕에 감동하고 행복햇던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아이들이 있으면 더 그렇겠지요.
부지런히 읽읍시다. 저도 이제 열중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어려워서 당황스럽지만 말입니다. 에휴...

잠자냥 2026-03-1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정현 때문에 좋아요 누를까... 망설이다 누름.........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12 22: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흐느끼면서 따라부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13 09:31   좋아요 0 | URL
또 안 만나고 싶어지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3-13 12:57   좋아요 0 | URL
님하 그러지마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3-13 13:24   좋아요 0 | URL
🤔

로제트50 2026-03-1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은 감정과 관계가 있다잖아요? 진한 감정이 뇌리에 콕 박혀 그 날, 그 시간들을 특별하게 기억하게 하지요^^
저도 이 챕터에서 헨리 키터리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출근 풍경이 좋았어요~ 저는 주로 <염려>증이어서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날이 좋더군요^^::
그 감정들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야 책에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부지런히 읽어야죠~~

다락방 2026-03-12 22:42   좋아요 0 | URL
그날이 그날같은 평범한 날이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에 좋은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그러다가도 어김없이 다가올 미래에 대해 벅찬 기대를 하곤 한답니다. 와, 인생 꿀잼이네 앞으로는 또 어떤 일이 생길까? 하고 말이지요.
저도 부지런히 읽어야 합니다. 로제트50 님, 힘내서 부지런히 읽읍시다. 뽜샤!!

독서괭 2026-03-13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킨들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쟈!!

다락방 2026-03-15 15:22   좋아요 1 | URL
오, 독서괭 님, 화이팅!! 흠.. 저도 킨들로 읽을까요? (새로 사야함 ㅋ)

독서괭 2026-03-16 00:40   좋아요 0 | URL
워워~~ 그거 아니에요 다락방님! ㅋㅋ

다락방 2026-03-16 09:52   좋아요 0 | URL
응? 그거 아니에요? 🙄🙄

독서괭 2026-03-16 11:43   좋아요 0 | URL
지금 킨들도 사고 전자책도 사시겠다는 거 아닙니까..? 전 킨들은 선물 받았고 전자책은 도서관에서 빌린 거라구욥 ㅋㅋ
 














언젠가도 얘기한 적 있었던 것 같다.

중학교때 학급의 같은 반에 48명중 42등을 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누가봐도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 어떤 수업 시간에는 코피를 흘리기까지 했고, 쉬는 시간에도 책을 부지런히 보았더랬다. 그런데 그 다음 시험에서 39둥을 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성적표에 부모님 싸인을 받아와야 했는데, 그 때 그 아이의 엄마는 '집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더니 성적이 올랐네요' 라고 써서 보내셨더랬다. 


나는 이 일이 되게 충격이었다.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어째서 고작 42등에서 39등으로밖에 오르지 못한단 말인가. 저게 대체 뭔가, 하고 말이다.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그럼에도 뒤쪽인거지?


그런 학생은 또 있었다.


역시 같은 반 아이였는데, 이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 학급에서 6등 정도 하는 아이였는데, 언제나 차분하고 침착하며, 역시나 마찬가지로 쉬는 시간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책상에 내내 앉아 교과서를 보며 공부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그 아이도 자기 원래 등수보다 더 올라가지는 않았다.


나는 그 아이들보다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었으므로, 사실 뭐 내 공부야 말해 뭐해, 나는 예나 지금이나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는 걸 너무 안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내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궁금해하곤 한단 말이다. 아무튼 그러니까 그 아이들의 공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모른다. 아니, 그걸 내가 문제라고 말하는 것조차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아이들에게 공부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더이상 오르지 않는 어떤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정도의 성적으로도 만족했을 수도 있고. 전교1등을 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그리고 그들보다 노력을 덜하는데에도 그들보다 점수를 잘 받는 학생들이 분명히 존재하는걸 보면, 공부방법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아이큐가 그만큼 안좋은 것일 수도 있다. 



나는 달리기를 할 때마다, 그때 42등에서 39등이 되었던 그 친구가 떠오른다. 어김없이 떠오른다. 내 달리기는 바로 그 아이의 공부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과장된 표현이긴 하다. 내가 달리기를 그친구가 공부했던 만큼 열심히 하는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달리기를 할 때면, 더 많이 오래 달리지도 못하고 더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벌써 2년차가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실력이 거기서 거기인걸 보면, 물론 지금은 30분은 연속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긴 햇지만, 나의 달리기란 노력해서 30분 연속 달리기까지 닿을 수는 있었으나, 그 뒤로는 가지 못하는 어떤것, 중학교 때 같은 반 아이의 그 공부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수시로 나에게 말해야 한다. 되새겨줘야 한다.

나는 건강하고 싶어서 달리는 것이다, 안달리는 것보다 달리는 게 낫다, 계속 달려야 앞으로도 달릴 수 있는 몸이 된다 등등. 속도에 연연하지 말자고, 달리는 시간에 그리고 거리에 연연하지 말자고 나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안그러면 되지도 않는 몸과 실력으로 욕심만 생기고, 그런데 그게 뜻하는 바대로 안되니까 이내 스트레스로 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달리기를 고작 1년 했다면서 온갖 마라톤에서 상을 휩쓸고 다니는 권화운 이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 되어서 대충격이었다. 저 사람은 뭐지. 북극에서도 달리고 전날 와인을 퍼마셔도 다음날 쌩쌩하게 달리는 저 사람은 뭐지. <극한84>를 재미있게 보면서 권화운 이란 존재를 알고 대충격 받았다. 


지금은 활동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티비에서 자주 활동하던 '김연주' 라는 MC 가 있다. 당시에 서울대를 나오고 영어도 잘하고 미모롭기도 해서 화제가 되었고,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에 초대받기도 했더랬다. 그 후에는 가수 임백천과 결혼해서 내가 몹시 아쉬워했더랬는데, 하여간 그 김연주가 별밤 공개방송에 나와서 고등학교 시절 잠깐 연극에 빠졌노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성적이 떨어졌다고, 그래서 아이고 연극에 빠지니 성적이 떨어지는구나 다시 공부좀 열심히 해야겠다, 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했더랬다. 그러자 이문세가 '그렇게 다시 공부해서 몇 등하셨어요?' 물어보자, 김연주는 이렇게 말했다.


"전교1등이요."



달리기에서 나는 내내 공부해도 48명중 39등하는 그 학생이라면, 권화운은 김연주 같은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해야겠네? 하고 생각하고 돌입하는 순간 바로 1위를 가져가버리는 사람. 나는 2년해도 이모양인데 왜 권화운은 날아다니는가... 여기에 대해 얘기하자, 여동생은 


"언니, 권화운은 언니랑 다르잖아. 그는 젊고 운동 많이 하던 사람이고 몸도 가볍잖아."


맞다. 안다. 그런데, 그렇다면, 그렇다면, 내가 김연주 같고 권화운 같은 건... 도대체 뭔가 싶은거다.



그동안 나를 봐온 사람들이라면, 내가 여성학 책을 얼마나 많이 읽어왔는지 알것이다. 여성학 책을 많이 읽고 강연도 들으러 다녔더랬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여성학에 관심 있어서 책을 읽고 강연도 다니면서, 그러나 여성학 공부에 있어서도, '나는 아무리 해도 정희진 쌤처럼 되진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정희진 선생님처럼 공부를 한 것도 아니지만, 그러니까 '만약 내가 대학원을 다녀서 더 깊게 여성학을 공부한다고 해도 정희진 쌤처럼 되지는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뭔지 알쥬?


내 글을 재미있다고 읽어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도 안쓰는 사람들보다 잘쓴다는 것뿐이지, 잘 쓰는 사람들에 비교한다면, 역시나 48명중 39등인 것 같다. 


난 도대체 어디에서 김연주이고 권화운일까? 나에게 그런게 있긴 한걸까?


여동생이 저렇게 권화운이 가진 다른 조건을 얘기한 날, 남동생은 내게 말했다.


"누나, 그냥 지금처럼 먹고 지금처럼만 달려."



그러게? 그 말을 듣고나니까, 그러면 되지, 내가 뭔 고민이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 몸을 만들려면 덜 먹어야 하잖아? 그런데 나 덜먹기 싫잖아? 지금처럼 먹고 그냥 지금처럼만 달리자. 되도 않는 육체로 과한 욕심을 잡으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할 수 있는만큼만 하면서 즐기면 되지. 하여간 그래서 나는 달렸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의 다른 도시에 가서 달려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지금은 어떻게 되었나.


마드리드를 달렸고,



포르투를 달렸고,



리스본을 달렸다.




낯선 도시에서 일상을 보내는 현지 사람들 속에서 달리기를 한다는 건 참 신나는 일이었다. 나는 이런걸 즐기자, 라고 생각했다. 39등과 1등이 의미있어진다는 건, 굳이 등수를 나누고 공개하기 때문이겠지. 등수가 없다면 사실 1등도 42등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그냥 낯선 도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 되자.



그러고보니 작년 5월 퇴사한 후로, 싱가폴, 프라하, 드레스덴, 코타니카발루, 멜버른, 리스본, 포르투, 마드리드를 달렸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로는, 치앙마이, 하노이, 호치민, 대만, 로마, 몰타를 달렸다. 낯선 도시에서 달리는 사람이 된 것으로도 인생에 기쁨을 하나 추가한게 아닌가. 할 수 있는게 있다는 것, 할 줄 아는게 있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축복이다. 



어젯밤, 한국에 도착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존 쿳시의 책을 읽었다. (다 못읽고 잤지만..)















어떤 부분들에서는 물음표가 생기고, 이건 남자작가라서 이런건가 싶기도 했지만, 그런데 전체적으로는 '역시 책이 제일 좋아, 책이 제일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 정말 좋다. 읽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게 너무나 좋다.


할 얘기가 많다. 

이번 여행은 혼자가 아니어서 글을 쓰기가 힘들었고, 나는 새삼 혼자 여행이 좋다고 다시 생각했다. 역시 혼자가 좋구나, 라고 생각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이야기 나누며 술 마시는 시간 좋았지만, 그런데 글 쓰고 싶었다.

천천히 다 써봐야지. 


어젯밤 도착하자마자 김장김치 쫙쫙 찢어서 국그릇에 밥먹었다.

오늘 아침에도 또 그렇게 먹을거다. 

그리고, 책을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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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避我路 2026-03-0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기와 독서, 이 두 가지가 저를 가장 많이 설명하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저와 비슷한 분이셨군요. 다락방님. “그리고, 책을 살거다.” 이 맨 마지막 문장, 완전 공감합니다. 멋져요! 화이팅!

다락방 2026-03-08 16:38   좋아요 0 | URL
저도 달리기와 독서로 저를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달리기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꾸준히 달려보려고 합니다. 더 잘 달리지는 못하더라도 계속 달리는 사람이고는 싶어서요. 조금씩 가끔 그러나 꾸준히 달리기가 현재는 제 목표입니다. 달리기를 즐겨야겠어요.
책은, 샀습니다!! ㅎㅎ

감은빛 2026-03-0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낯선 도시에서 달리는 것, 정말 매력적인 경험이네요. 달리기와 책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 인생인가요? 물론 우리 삶에는 힘들고, 화나고 싫은 일들도 많지만, 좋은 것들이 있어서 또 살아갈 수 있겠지요.

다락방 2026-03-08 16:39   좋아요 0 | URL
낯선 도시에서 아침에 달리면, 아침을 보내는 현지의 사람들을 보게 되거든요. 그게 참 좋습니다. 물론 저처럼 달리는 사람도 보게 되고요. 그것도 좋습니다.
특히나 잘 쓴 글을 읽는건 얼마나 좋은지요! 존 쿳시가 글을 잘 써서 읽는 행위가 즐겁습니다. 즐거운 일 많이 하면서 건강하게 지냅시다, 감은빛 님!

blanca 2026-03-08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다락방님 글 왜 안 올라오나 기다렸는데 여행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그랬군요. 존 쿳시, 진짜 지독하게 잘 쓰는데 좀 그런 면들 가끔씩 툭툭 불거져 나오죠. 이제 달리기 정말 좋은 계절이 오네요. 저는 러닝머신으로 달렸는데 30분만 달리다 걷다 하면 그냥 모든 체력 소진입니다.

다락방 2026-03-08 16:42   좋아요 0 | URL
네, [추락]에서도 그랬는데, 그런데 진짜 너무 잘써요. 지금도 감탄하면서 읽고 있어요. 그리고 잘 쓴 글을 읽는것은 너무나 즐겁습니다. 이래서 책을 읽는거야, 이래서!! 막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런 한편, 사람들은 아직 재미있는 책을 읽지 못해서 책을 안읽는거다 라는 생각도 합니다.
저는 오래전에 러닝머신에서 달려본 적이 있고 최근에는 로드 달리기를 하면서 ‘러닝머신은 지루해서 못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싱가폴에서 너무 더운 한낮에 러닝 머신 달려봤더니, 달릴만 하더라고요? 생각만큼 지루하지 않았어요. 어쩌면 제가 너무 잡념이 많아서일지도... 러닝머신으로 달리기도 좋은것 같아요! 하여간 체력 키웁시다, 블랑카 님!!

햇살과함께 2026-03-08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여러 도시 달리기! 멋지십니다! 잘 달리는 사람 너무 많아요. 제가 삼일절에 마라톤 대회 갔는데 그날 1등 하신 분도 작년에 하프 대회 첨 출전하고 2번째 풀코스 참가에 1등. 젊고 재능있고 프로 수준으로 훈련도 엄청하는 사람들이에요. 우린 우리만의 속도와 시간으로 즐기면서 달려요~

다락방 2026-03-08 16:43   좋아요 1 | URL
확실히 달리기도 코치로부텨 가르침을 받고 훈련을 한다면 더 잘하게 될 것 같긴해요. 그렇지만 저는 햇살과함께 님 말씀대로, 내 속도와 내 시간으로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햇살과함께 님, 즐겁게 달립시다. 그나저나 마라톤 대회 나가셨다니, 근사합니다!! 제 달리기 롤모델은 유해진 이에요. 매일 꾸준히 달리기, 그러면서 술도 마시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제트50 2026-03-08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읽은 멋진 문장. This is a journey, not a race. 귀국을환영합니다 *^^*

다락방 2026-03-08 16:44   좋아요 0 | URL
ㅋ ㅑ ~ 정말 멋진 문장이네요. 요즘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계신가요? 저는 올리브 키터리지 시작했는데, 곧 페이퍼 쓰도록 하겠습니다!
귀국 환영, 감사합니다!

망고 2026-03-0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 얘기가 많다니 넘 기대됩니다 얼른 써주세요😆 달리기나 취미 운동은 정말 즐기기 위한 일 아니겠습니까? 더욱이 해외에서 달리기 넘 멋있는걸요.

다락방 2026-03-08 16:46   좋아요 0 | URL
해외에서 달린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에요. 너무나 즐겁습니다. 느리게 달려도 낯선 도시를 달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있어요. 무엇보다 제가 낯선 도시에서 달리기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이 너무 좋아요!!
네, 즐기기 위해서 합시다. 지금 페이퍼 하나 더 쓸까 싶지만... 하루에 두 개는 너무 많은 것 같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3-0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마음을 막 예상하는 혹은 상상하는 시간이었어요. 동행과의 즐거운 시간 한 편에 쓰고 싶은 마음을 알 것도 같아서요.
부지런히 나눠 주세요~~~ 웰컴!!

다락방 2026-03-09 15:07   좋아요 1 | URL
동행은 저를 애정하는 사람이기는 했으나, 소식가에 비육식파 게다가 편식이 좀 심한... 사람이어서.. 예, 그렇습니다. 제가 너무 혼자 여행에 길들여졌나봐요. 혼자 여행할 때는 밤에 수다떨면서 술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렇게 하니, 밤에 혼자 술마시면서 글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인생 뭘까요? ㅋㅋㅋㅋㅋ

clavis 2026-03-0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세 살때부터 고2겨울방학까지 피아노를 계속 쳤어요. 입시 직전에..이렇게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대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그만 두었어요. 그리고 다시 피아노를 치기까지 20년이 걸렸어요. 그 20년 동안, 다시 돌아가고 싶은 때는 피아노를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던 때였어요. 대성하지 않아도 돼. 너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하면 돼..라고 말해주고 싶었지요..저도 우리 반에서 1등하는 애보다 늘 가장 열심히 하는 애였는데 성적이 좋지는 못했어요. ˝KBS가정중학˝을 펴놓고 쉬는 시간에 공부하던 제게 교생선생님이 ˝너는 무엇을 해도 잘 할거야˝라고 했어요. 전교 1등을 했다는 것보다 그런 말을 들어봤다는게 살면서 어쩐지 더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잘 해서 계속하는건 당연한거지만 못하는데도 계속하는건 찐사랑이니까요ㅠ..그리고..포기하지만 않으면 나아가게 된다고..음악을 하면서 제일 크게 와닿은 거에요..달리는 락방님 Keep going!

다락방 2026-03-09 15:10   좋아요 0 | URL
저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나아가게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다만 그게 너무나 느린 속도일 뿐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걸 기대하다보니 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서, 그냥 이대로만 지속하자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시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병원 정기 검진일이어서 갔는데, 피검사 수치가 아주 좋아졌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정도의 달리기도 나에게는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것이로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부지런히 지금처럼 달리고 먹고 마시겠다고(응?) 생각했습니다.

사람에겐 저마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데,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그 다수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잘하는게 없는 사람... 그러나 못해도 좋아하는 것 그 자체로 즐기면서 살아야지요. 영어도 연수까지 다녀왔지만 늘지 않아 속상한데, 뭐 계속 공부하면서 살면 되겠지요. 서서히 서서히 나아질 것이고, 최소한 퇴보하지는 않을테니까요. 하고싶은게 많은데 재능은 없고 사실 좀 게으르기도 한게 문제이긴 합니다만, 하여간 즐겁게 살아갑시다, 클래비스 님. 언제나 응원 감사해요!

꼬마요정 2026-03-08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 여러 도시에서 달리기를 하고 싶어서 하신 다락방 님!! 멋져요^^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일이든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가진다는 건 정말 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런 일을 못 찾은 걸지도 몰라요. 저도 요즘 아무리 노력해도(아니, 노력을 그만큼 안 하지만) 주짓수가 늘지 않아요. 그래서 우울하고 그러면서 운동 하는 게 조금은 두려워졌어요. 그런 마음을 떨쳐내려고 무척 노력하는데 아직 좀 힘들어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니 가늘고 길게 일반인도 그냥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계속 합니다. 제가 남들과 같을 순 없으니까요. ㅎㅎㅎ 나중에 나이 들어서 잘 못해도 오래 했다는 걸로 밀고 나가려구요. 다락방 님은 해외 여러 도시에서 달리고 싶으셨다면 저는 나이 들어서까지 오래 오래 이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같이 열심히 운동해요!!^^

다락방 2026-03-09 15:14   좋아요 1 | URL
꼬마요정 님! 말씀대로 같이 열심히 운동합시다. 사실 저는 열심히 하는 사람은 아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운동을 놓지는 말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달리려면 지금부터 달려두는게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못달려도 달리기를 놓지 말고 감각을 가져가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했으니 실력이 보란듯이 늘었다면 좋겠지만, 어쩌면 이만큼은 충분하지 않은 걸 수도 있고 제 재능은 그쪽에 없는 것일 수도 있고요. 그러나 어쨌든 이것이 제 몸에 도움이 되고 또 제가 선택한 것이니까,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까, 계속 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계속 하다보면 좋은 날도 있겠지만 또 가끔은 역시 아닌가, 하고 지금처럼 재능을 탓할 날이 있기도 하겠지만, 뭐 인생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 계속 읽고 쓰고 운동하고 이야기나눠요, 꼬마요정 님!

잠자냥 2026-03-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왔구면...... 이번엔 왜 달리기 글도 안 올라오는가... 아 이번엔 같이 간 사람이 있구나 했더니 역시.. ㅋㅋㅋ
귀국 환영..

아 근데 갑자기 생각 났어요. 세상 곳곳 달리기한 내용으로 책 내면 어때요???
<지구를 달린다락방>

싱가폴, 프라하, 드레스덴, 코타니카발루, 멜버른, 리스본, 포르투, 마드리드, 치앙마이, 하노이, 호치민, 대만, 로마, 몰타... 달린 장소도 가지가지이고 많아! 달리면서 느낀 점, 본 거 뭐 이런 거 위주로 쓰는 거죠. 잘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 잘 달리지 못함에도 지구촌 곳곳 도시를 달리는 중년 여자의 이야기! 써봅시다!

다락방 2026-03-09 15:15   좋아요 0 | URL
매일 밤마다 술마시느라 글을 쓸 수가 없었네요. 술 다마시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저는 혼자 글 쓰고 자려고 했는데 늘상 뻗어버렸습니다. 진짜 피곤했거든요. ㅋㅋㅋㅋㅋ

오 지구를 달린 다락방 너무 좋네요. 아이디어 굿입니다. 쫙 늘어놓으니 세상에, 14개 도시를 달렸네요? 오 마이 갓.. 제가 그 때마다 뭔가 써둔게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여간 이것도 한 번 시도해볼만하다 싶어요. 제가 책을 또 내게 된다면, 많은 부분 잠자냥 님의 덕입니다. 말씀주신 아이디어 제가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건조기후 2026-03-1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싱가포르에 어학연수가서 어린 친구들이랑 공부해 최상위권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싱가포르 첫 날 맥주 마시다 만난 남자 보러 멜버른 가고 포르투갈에서 프란세진야 먹고 그리고 그 모든 곳을 달리는 여자 다락방으로 이미 차고 넘치게 멋진데요! 뭘 김연주 권화운이 될라 그래요. 그나저나 잠시 한국에 들른 느낌이네요ㅎ 다음에 또 어디 가기 전에 시간 한 번 슥 내주세요^^

다락방 2026-03-11 17:43   좋아요 0 | URL
ㅎㅎ 아마도 몇 개월은 좀 잠잠하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돈이 없어요. 취직해야 합니다. 돈 벌어야 해요. ㅋㅋ 아무튼 조만간 만납시다, 건주기후 님! 낮부터 만나서 수다 많이 떨어요!! >.<
 

11년 만의 리스본 재방문, 그리고 프란세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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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2-2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만보 고고! 🤣🥳

다락방 2026-02-28 20:35   좋아요 0 | URL
매일 지쳐서 기절하고 있습니다..

꼬마요정 2026-02-27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악!!!! 프란세진야!!!

다락방 2026-02-28 20:35   좋아요 1 | URL
으하하 오랜만입니다, 프란세진야! 잘 있었니?

독서괭 2026-02-27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나가셨어요? 와.. 역마살! ㅋㅋㅋ

다락방 2026-02-28 20:36   좋아요 1 | URL
역마살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거리의화가 2026-02-2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군침흘렸네요. 후속 소식도 기다리게 됩니다^^

다락방 2026-02-28 20:36   좋아요 0 | URL
아 신나게 먹었어요. 하하. 뭐든 신나게 먹긴 하지만 말입니다. 껄껄.

잠자냥 2026-02-27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다시 보니...) 저거 먹었으면 6만보는 걸었어야 하는데...🤣.

다락방 2026-02-28 20:36   좋아요 0 | URL
6만보는 못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달리기는 했습니다.

잠자냥 2026-02-27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는 이제 버리고 프란시스쿠여 오라~!! 🤣

다락방 2026-02-28 20:37   좋아요 0 | URL
앤드류도 갖고 프란시스쿠도 갖고 그러면 안대염??

clavis 2026-02-27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멋있는 분!

다락방 2026-02-28 20:37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저에겐 다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하핫

책읽는나무 2026-02-27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칼이 꽂힌 디저트!
스릴러물 책표지로 써도 되겠는데요?
특히나 리스본이라니…
왠지 스릴있는 낭만 여행이 되실 듯 합니다.

다락방 2026-02-28 20:38   좋아요 1 | URL
디저트는 아니고요, 식사입니다. 빵 안에 고기랑 소세지랑 잔뜩 들어있어요. 엄청난 고칼로리 입니다! 저도 칼 꽂아줘서 깜놀했네요. 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26-02-2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은 스쳐갈 뿐 ㅋㅋㅋ

다락방 2026-02-28 20:38   좋아요 0 | URL
앗?! 그렇게 되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26-02-27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맛있겠다요 ㅋㅋㅋㅋ 재밌게 보내고 맛난 거 드시고 3만보 걷고도 살쪄서 오세요~~

다락방 2026-02-28 20:40   좋아요 0 | URL
뭐죠, 그 악담은 ㅋㅋ 3만보 걷고도 살쪄서 오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렇게 될 것 같은 이 느낌적 느낌 뭐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2-28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먹고 3만보만 걸어도 되면 한 번 생각해 볼게요~~ 🤤🤤🤤
좋은 시간 보내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6-02-28 20:4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다리가 너무 아파요. 종아리가 아픕니다. 리스본 골목골목 죄다 오르막길 이라서 다리가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ㅋㅋ 매일 지쳐 잠들어요. 하하하하하.

햇살과함께 2026-02-2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멋지다락방님! 칼로리 엄청 나지만 맛있을 것 같아요!! 3만보 걷고 많이 드세요~

다락방 2026-02-28 20:40   좋아요 1 | URL
네네, 많이 걷고 많이 먹겠습니다. 만세!! >.<
 

어학연수를 결정하고나서는 어학연수에 대한 후기를 많이 살펴보았었고, 그러다보니 나는 한국인이 깨끗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방을 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후기가 '결벽증 없는 평범한 한국인도 외국인들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깨끗하다'는 거였다. 그래서 외국인들과 함께 방을 나눠 쓰는게 힘들다고. 실제로 싱가폴에서 생활하다보면 몽골인 친구도 중국인 친구도 플랫 메이트들이 너무 지저분해서 집을 옮기는 걸 알아보고 있다고들 했다. 나는 어느만큼 지저분해야 지저분하다는건지 감이 안잡혔지만, 내가 실제로 경험할 일은 없었다. 내가 혼자 살았으니까.


그런데 관련된 후기들과 이야기들을 듣고나서였을까,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인터뷰를 보게 됐다. 외국 영상이었는데, 질문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일주일에 머리를 몇 번 감냐'고 묻고 있었다. 어?? 일주일에?? 질문이 뭐 이래?? 나는 이 질문 자체가 기괴하게 느껴졌다. 왜 일주일에 몇 번 감냐고 묻지? 그러나 들은 대답은 더 충격적이었다. 여자 응답자들도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번 혹은 많아야 세 번을 얘기했다. 나는 너무 쇼킹했는데, 머리는 매일감는거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일 감는거 아니었어? 매일 감지만, 중간에 운동을 해서 땀난다거나 여름이라거나 하면 하루에 두 번도 감는거 아니었어?


유럽 사람들이 깨끗하지 못해서 몸에서 냄새가 나 향수가 발달했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있엇지만, 그것을 내가 체감할 일은 없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을뿐. 그런데 얼마전에는 또 그런 영상을 보게 됐다. 군인들이 나와서 방송하는거였는데, 미국인 남성 네 명과 한국인 여성 두 명이었다. 이들 모두 군복을 입고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것 같았는데, 한국 여성이 '우리는 데오드란트를 바르지 않아' 라고 하는거다. 그러자 미국인 남성이 '그러고 어떻게 외출해?' 물었고, 그러자 한국인 여성이 '한국 여성들은 겨드랑이에서 냄새가 안나' 라고 했다. 그러자 신기하다는 듯 남성이 여성에게 맡아봐도 되냐고 했고, 여성은 겨드랑이를 들어보였으며, 그러자 남성은 코를 킁킁대더니, 정말 냄새가 안나네! 하면서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데오트란트에 대한 얘기를 열변을 토하며 하고 있었다. 그들은 데오드란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외출이 불가하다는 거였다. 그 중 한 명은 하루는 깜빡 잊고 헬스장에 갔다가, 자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도대체 이게 무슨 냄새야!' 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바람에 가시방석이었다는 얘기도 했다. 나는 그 영상을 보고서야 아, 외국인들은 데오드란트를 매일 바르고 다니는 거였어?! 라고 생각했다. 그 제품이 존재하는 건 알았지만, 나는 사용해본 적이 없고, 사용할 생각도 없어서, 막연하게 '누군가는 사용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왜냐하면 거기 냄새가 어떤 사람들은 고민일 수 있을테니까. 나는 내 약한 방광이 고민이듯이 말이다. 그런데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그것이 필수품이었구나!!


그러고보니 외국 영화들에서 도망자들이 나올 때, 지저분한 공중 화장실에 가서 머리를 뭉탱이로 자르고 염색하는 클리셰 만큼이나, 공중화장실에 들어가서 부랴부랴 겨드랑이만 급하게 닦아내는 장면들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아, 터키 영화..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제목이 생각안나네 하도 오래돼서. 하여간 도망자들, 집 없이 밖에서 며칠 보내는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서 급하게 겨드랑이만 닦아내는 장면들을 보았던 기억이 났고, 그러고보니 한국 영화에서의 도망자들은 누구도 겨드랑이를 닦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아, 이런 식으로 다르구나. 한국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볼 수 없는건, 실제로 그런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고, 외국 영화에서 그런 장면이 보이는건, 실제로 그들에게 겨드랑이는 냄새가 많이 나는 부위이기 때문이었어! 


그래서 책을 읽다 겨드랑이 냄새 얘기가 나왔을 때 고개를 끄덕였다.
















'올리비아 개트우드'의 [네가 누구든] 은, 이웃집에 사는 여성을 포함, 세 명의 여성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연대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30대의 여성이 70대의 여성과 함께 살면서 이웃집에 온 젊은 여성에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나중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일. 그리고 각자 마주한 문제를 직면하며 해결하려는 이야기이다. 세 명다 나처럼 오지라퍼가 아닌, 지극히 내성적인 사람들이라 딱히 외부의 친구도, 만나는 사람도 없었는데, 미티는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레나'와 인사하고 그녀와 점점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어느날, 레나가 미티를 찾아온다.



"준비됐어요?"

환하게 웃으려던 미티는 오전에 레나를 기다리기만 했지 일상의 할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앞니에 치태가 끼어 있고, 눈에는 눈곱이 있으며, 배 속에는 카페인 한방울도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루 종일 말할 때마다 입을 가리고 겨드랑이 냄새를 슬쩍 맡아본 후에 팔을 들어야 할까봐 그녀는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할지 고민한다. 그러나 베델이 곧 아래층으로 내려올 것이다. -p.118


그러니까 오전에 씻지 않았기 때문에, 혹시 팔을 들어야 할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고 겨드랑이 냄새를 맡아보는 일이 미티에게 필요하다. 나는 오전에 씻지 않았다고, 반나절 씻지 않았다고 겨드랑이 냄새를 맡을 일이 없다. 아, 물론 간혹, 그러니까 한여름에 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손잡이를 잡아야 할때, 오늘 땀 엄청 많이 흘렸는데, 하고 킁킁댈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상은 아니라는거다. 그런데,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겨드랑이 냄새가 일상이었다. 내가 눈꼽 떼야지, 양치를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겨드랑이 닦아야지, 가 일상인 것이다.  


[네가 누구든]은 미국 소설이다. 그러니까 미국인이 자기의 겨드랑이 냄새를 맡는 일상. 그렇다면 유럽은 다를까? 잠깐 들여다보자.
















방은 지하실의 겨드랑이처럼 찝찔하고 시큼하고 달착지근한 냄새를 풍겼다.-이그나시오 알데꼬아', 『영 산체스』, p.34



스페인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겨드랑이 냄새.. 가 소설에 등장하는 경우가 한국에도 있었나? 내가 한국작품을 다 읽은게 아니니 모르겠지만, 이 겨드랑이 냄새가 뭔가 비한국인이게는 집착인 그 무엇...인 것 같다.



그들에게 유독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이유는 뭘까? 아니, 한국인이 겨드랑이 냄새가 안나는 이유는 뭘까? 나는 이 차이가 너무 신기했다. 그전에는 각 나라별로 냄새가 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이를테면 한국인은 마늘냄새 난다 같은거?, 그런데 이렇게 한국인이 겨드랑이 냄새가 안나는 줄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줄은 몰랐다. 악, 근데... 사실 알고보니 내가 겨드랑이 냄새 심하게 나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글을 읽는 어떤 사람들이 '와, 다락방 겨내 쩌는데 자기는 모르네...' 이러고 있는거 아닐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한국인에게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늘 바로 먹자마자 키스해도 마늘 냄새 안난다고 하더라. (주어 없음, 목적어 없음.) 하여간 이 냄새와 청결에 대해서 컬쳐쇼크였다. 데이트에 대해서 컬쳐쇼크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데이트얘기 하는거 들었던 기억도 난다. 핀란드 여성이 '한국에서는 썸을 여러명하고 타면 안되잖아요' 라고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데이트 문화 정말 다르구나 했고, 그런데 그들이 '외국에서는 여러명과 데이트를 하면서 6개월에서 1년은 만나는데, 그 후에야 비로소 한 명하고만 만나야지, 결정하는데, 그게 더 연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라는 얘기도 하더라. 이 외국인 여성들과 남성들은 한국인들과 연애하면서 한 명하고만 썸타야 하고 세 번 정도 만나면 사귀는게 되는것이 신기하다고 했고, 무엇보다 매일 연락하고 바로 답장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크게 놀랐다고 했다. '읽씹'이라는거 도대체 누가 만든건지 모르겠다고. 이건 한국에만 있는거라고들 했다. 아, 이들은 연애해도 연락 자주 안하는구나. 하여간 새롭다.




한국에 월요일에 도착해서 매우 바빴다. 월요일에 오전에 도착해서 식구들 만나고 조카들 예뻐해주고 저녁엔 남동생하고 술판 벌이고 ㅋㅋㅋ 수요일에는 엄마, 여동생, 나, 타미 이렇게 넷이서 대전에 성심당 투어를 갔다. 성심당에 가서 빵을 미친듯이 사고, 엄청나게 걷고, 두부 두루치기를 먹고, 낮술을 마시고, 신세게 백화점 구경하고, 호텔로 들어가 씻고 다들 잠깐 뻗었다가 저녁을 배달시켜 먹었다. 다음날 또 빵을 사가지고 돌아왔고, 목요일에는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으로 한국의 중년여성을 만났다. 만세!! 


역시나 내가 기대한대로 이 한국의 중년여성과의 대화는 너무나 즐거웠고, 그리고 내가 하는 말들을 다 이해해주었으며, 나에게 필요한 조언도 해주었다. 나의 수치심 고백에 따뜻한 위로를 건넸으며, 내 소설의 방향에 대해서도 잡아주었다. 그걸 잘 쓰느냐 마느냐는 나에게 달린 것... 하여간 한국의 중년여성 너무나 소중해.. 그리고 그 한국의 중년여성과 먹은 것들을 좀 보라지.



아, 너무 소중하다 진짜. 너무 좋아. 모듬수육이다. ㅋㅋㅋㅋㅋ 고기 너무 맛있고 서비스 국물에도 건더기 너무 많아서 깜놀. 진짜 남김 없이 다 먹었다. 만세! 이거랑 소주 세 병 마신 다음에 2차 갔는데, '돼지 먹고 2차로 닭 먹자고 하면 좀 거시기하냐'는 나의 말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치킨 시켜준 소중한 한국인 중년여성이다.



아, 치킨도 겁나 맛있게 먹었네. 

다행스럽게도 이 한국인 중년여성은 가슴살을 좋아해서 ㅋㅋㅋ 다리와 날개 좋아하는 내가 사이좋게 먹을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슴살 좋아하는 분, 대환영!!



오늘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우리는 일자산에 함께 올랐다. 사실 '오른다' 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한 산이지만 ㅋㅋ 그리고 일자산 정상의 철봉에 가서 매달리기를 해보자고 했다. 매달리기가 그렇게 좋대, 척추가 쫙 펴진대, 하면서 나는 가져온 코팅장갑을 내밀었다.




철봉 잡으면 손 시렵고 미끄러워서 내가 준비해간 건다. 친구는 내가 준비해온 코팅장갑 보더니 빵터졌다.

내가 처음 철봉에 매달리기 시도했을 때는 작년이었는데, 잡자마자 바로 떨어졌더랬다. 그 뒤로 더 연습하고 싶었지만 싱가폴에 가야했고, 싱가폴에서는 콘도에 놀이터는 있었지만 철봉이 없어서 매달리지를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내가 사는 아파트 놀이터도 그리고 아파트 앞의 초등학교도, 철봉이 없거나 있어도 너무 낮아서 매달리기를 해볼 수가 없었다. 일자산에 가야만 비로소 철봉 매달리기를 시도해볼 수 있는 것. 


며칠전 처음 해봤을 때는 손 시렵고 금방 떨어졌는데, 다음에 갔을 때는 장갑 가져가서 조금 더 매달릴 수 있었다. 체감상 4~5초 매달린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친구에게 시간 재달라고 하고 매달렸는데, 10초 했다. 만세!! ㅋㅋㅋ

친구는 처음이었는데 12초를 매달리더라. 대단하다.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 체육선생님이 체육특기생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던 운동녀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들셋 맘의 엄마로 바쁘게 살아가면서 또 어린이집 원장님이기 때문에 짬을 내어 걷거나 달리기(이건 내가 추천해서 시작했다) 가 운동의 전부라고 했는데, 오늘 나랑 함께 매달리기도 해본거다. 역시 기본이 단단한 친구였어.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 우리는 갈비탕을 먹고 친구는 내가 화장실 간 사이 계산을 해버려서, 친구야 그러면 내가 맛있는 커피 사줄게, 하고 테라로사 가서 아아를 주문했다. 아아, 한국인의 전통 문화..




그리고 친구는 냉이를 산다고 해서 같이 시장 가서 냉이를 사고, 헤어지기 전, 친구는 너도 이제 아이 관리 필요하다며 아이크림을 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한국의 중년여성이여!!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것.

고등학교 동창과 중년이 되어 산에 함께 가고 철봉 매달리기를 하고(응?) 시장 가서 냉이 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크림 선물 받고. 하여간 인생 꿀잼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아이크림 바르고 피부관리해서 젊은 남자들 다 후리고 다닐게' 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가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나저나 매달리기 해가지고 팔이 후달리는구나.



하여간 한국 들어오자마자 넘나 바빠서리 책도 제대로 못읽고 있다. 다시 책 읽는 일상을 보내야 하고, 일자리도 알아봐야 하고...(먼 산)



아, 그리고 어제 만난 한국의 중년여성이 정말 싫어하는 노래, 그런데 내 심금을 울리는 노래를 올리면서 마무리한다. 메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만난 한국의 중년여성이여, 당신은 내 수치심을 다 알고 계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래는 2026년 나의 테마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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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6-02-2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괜차나…..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1 20: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치를 고백한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근데 친구분 빠르네요? 역시 더 빨리 화장실 가야하는 거였어!!!!

아니 근데 사진 언제 찍었어요????!?!?!? 난 왜 몰랐지?!?!?!?

다락방 2026-02-21 20:1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머릿속엔 페이퍼를 쓸 생각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2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제발 젊은 남자 후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앤드류 사진 또 생각 나네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6-02-21 19:22   좋아요 1 | URL
안 젊군요…??

다락방 2026-02-21 20:10   좋아요 0 | URL
앤드류는 젊지만 젊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연 무슨 뜻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6-02-21 20:52   좋아요 1 | URL
노안…..?

다락방 2026-02-22 09:2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동안이라고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6-02-21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오시자마자 바쁘셨군요 성심당까지 가셨어요?! 저는 어릴때 성심당 가서 돈까스 먹고 그 앞에서 영화보던 추억이 있어요ㅋㅋㅋㅋㅋㅋ암튼 대전에서 가족과 즐거우셨을 듯😄 잠자냥님이랑도 좋은 시간 보내셨고 수치심 뭘까 궁금하지만 안 물어보는 걸로🤣

다락방 2026-02-21 20:11   좋아요 0 | URL
저는 대전을 여러번 갔고 갈 때마다 성심당에 가서 성심당 욕망 1도 없었지만, 여동생과 조카가 같이 가자고 해서 그래 알겠다.. 하고 따라갔습니다. 간김에 빵을 많이 먹었습니다.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제 수치심은 제 수치심으로 저리 밀어두는 걸로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젠가 어느 식으로든 고백하게 되겠지요. 저는 글로 풀어내는 사람이니까요. 하핫.

독서괭 2026-02-21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는 누굴 향한 노래죠..?
다락방님 귀국 환영합니다!!! 그새 그렇게 많은 일들을 하시다니 ㅋㅋㅋ 언제 봐도 놀랍 ㅋㅋㅋ
잠자냥님은 졌지만 대전에서 만난 친구분은 이기셨군요.. ㅋㅋ 문제는 스피드야
한국인들인 정말 그 겨드랑이 냄새 나는 유전자를 거의 안 갖고 있다나 뭐 그렇다더라구요. 여자도 남자도 냄새가 거의 없다고. 연애하면 외국인들이 그걸로 신기해한대요. 머리 일주일에 한두번 감는다는 건 저도 첨에 알았을 때 대충격 ㅋㅋㅋ

다락방 2026-02-21 20:14   좋아요 1 | URL
누굴 향한 노래라기보다는 그냥 어... 네, 그렇습니다. ㅋㅋ
귀국 환영 감사합니다. 저도 그냥 제 역마살에 굴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일자산에 다녀와서 몹시 피곤하지만, 저녁에 피자랑 와인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대전은 식구들과 갔고 친구는 오늘 만났습니다. 저는 갈비탕 친구는 우거지탕 먹었는데 친구가 계산했어요. 저한테 커피를 사라면서 메가커피 얘기를 하길래, 친구야 맛있는것 먹으렴, 하고 테라로사로 데려갔습니다. 하핫.
겨드랑이 냄새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몰랐어요. 물론, 저한테서 겨내가 난 적이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제가 제 꺼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젊은 날에.. 하여간 ㅋㅋㅋ 외국인들은 겨내를 끌어안고 산다는 걸 알고 몹시 충격이었습니다. 앤드류 저 만날 때 향수 뿌리고 왔던데.....혹시 앤드류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앤드류야, 누나는 겨내 안나.... 안날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저 머리 일주일에 한두번 감는다는 외국인들의 인터뷰 보고 대충격이었어요!! 아니, 왜죠?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대충격 진짜 충격.....

건수하 2026-02-21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여름에 출장갔을때 잘 씻을 수 없어서 북유럽에서 데오더란트를 샀거든요? 그 덕분에 냄새없이 2주를 지냈어요…. 한국과 유럽의 데오더란트는 엄청난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 이유가 ㅎㅎㅎ

다락방 2026-02-22 09:26   좋아요 0 | URL
아 심지어 데오드란트 자체도 차이가 있군요? 오 마이 갓... 하여간 그들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신지식 흡수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6-02-21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를 5일치씩 살고 있는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 아니 언제 일자산에 철봉 운동에 대전까지 다녀오셨던가요. 싱가폴도 좁고 호주도 좋고 한국도 좁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크림 없이 젊은 남자 후리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으시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 4번 손가락으로 톡톡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2 09:29   좋아요 1 | URL
제가 다음주에 다시 또 공항에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피곤하네요.. ㅋㅋㅋㅋㅋ

아이크림이라니, 저는 아이크림 사용할 생각을 1도 해보지 않아서 정말 놀라운 선물이었어요. 그런데 받자마자, ‘오 나도 이제 아이크림 좀 발라볼까!‘ 했답니다. 집에 와서 엄마께 말씀드리니 ‘너도 이제 눈가 주름 좀 관리해!‘ 라고 하셨어요. 그래야겠죠... 저 예전에 [미스트리스]라는 프랑스 영화를 봤거든요? 그때 거기에 그런 대사가 나왔어요. ˝서른일곱, 남자를 후리기엔 늦은 나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가 이번에 외국 나가서 외국 사람들 좀 보고 나니까, 뭐, 저도 가능하겠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락방, 그래서 외국생활을 좋아하는 걸로 밝혀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6-02-2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오자마자 바쁘게 지내신 다락방님! 웰컴백~~

다락방 2026-02-22 21:59   좋아요 1 | URL
어휴 오늘은 몸 컨디션도 안좋고 그래서 밖에 한 번도 안나갔어요. 피곤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6-02-23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들어오신 듯 하신데 왤케 소식이 없으시지? 싶었는데 와! 이렇게나 한국일정 소화하고 계셨었군요? 와. 대단한 체력이십니다.ㅋㅋㅋ
그리고 아이크림을 이제 처음 발라보신다는 것에도 놀랍구요. 저는 얼굴에 주름이 많아 엄청 일찍부터 아이크림 바르고 살았는데 아이크림이 설마 주름을 더 생기게 하는 물건이었던 건 아니겠지? 의심이 들지만 암튼 결론은 다락방 님이 엄청 동안이신가보다. 결론을 내렸습니다. 앤드류는 그래서 또 나이 더 들어보일 수밖에 없었고…ㅋㅋㅋㅋ
겨땀 냄새 저도 예전에 어떤 영상을 보고 좀 놀랐던 적 있었어요. 외국인들이 한국인들 겨땀 냄새 안 나 신기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누가 연구해봤더니 한국인들의 유전자가 겨땀 안 나는 유일한 민족이라나 뭐라나…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단 얘기를 들었어요.ㅋㅋ
그리고 한국인들의 청결도가 아주 수준급인가 보더군요. 청소에 대한 강박증도 심하고(다이슨 무선 청소기도 한국에서 엄청 많이 팔려 다이슨 사장님도 놀랐다는 믿거나 말거나 말도 있었고^^) 냄새에도 민감해 빨래를 하면 섬유 유연제를 꼭 마무리를 하는 습관이 한국인들에게 있다는 걸 저도 처음 알았어요. 저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거든요. 외국인들이 어디서 좋은 냄새가 나서 고개를 돌려 두리번 찾아보면 꼭 한국인이 주변에 있었고 늘 좋은 냄새가 났는데 알고 보니 섬유 유연제 냄새였다는 소릴 듣고 좀 놀라웠어요. 근데 외국인들이 매일 머리를 감지 않는다는 습관도 좀 충격이네요.ㅋㅋㅋ 또 한편으론 환경을 생각한다면 매일 머리를 감지 않는 습관이 더 올바른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리고 한 미용실에서 원장님 왈..머리를 감는 행위도 머릿결을 상하게 하는 행위 중 하나라고 하시던데 일리가 있다.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게 낫다라곤 할 수 없겠단 생각을 했습니다만…그래도 냄새를 풍긴다는 건 참…한국인으로서…ㅋㅋㅋㅋ

다락방 2026-02-23 09:25   좋아요 1 | URL
한국인들의 유전자가 겨땀 안나는 유전자라니, 너무 신기하네요! 그 유전자를 제가 좋아합니다. 우앙 우리 그런 유전자였어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멋져요!
저는 유럽에 가면 지나가면서 향수 냄새를 자주 맡을 수 있어서 너무 좋거든요? 호주에 가도 그랬고요. 향수 냄새를 좋아해서 ‘아 외국 사람들 향수 많이 뿌려서 너무 좋아!‘ 했었는데, 그게 다 까닭이 있는건가 봅니다. 향수 냄새.. 흠.. 너네 안 씻어서 뿌린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앤드류도 그런 얘기 했었어요. 처음으로 아시아 여자 가까이에 있었을 때 백인 여자랑은 다른 냄새가나서, 그 냄새가 좋아서 ‘이게 뭐지?‘ 하고 놀랐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저에게서 좋은 냄새가 나서 앤드류가 저를 그때 그런걸까요?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 머릿결 상한게.. 매일 감거나 하루에 두 번도 감거나 그래서일까요. 저 안그래도 새치가 너무 늘고 ㅋㅋ 머리도 많이 빠지고 대머리가 되어가지고 진짜 미치겠어요. 저는 염색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러다 진짜 백발 되겠어요.

제가 동안이어서 아이크림 안발랐던건 아니고요, 그냥 생각이 없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름 있다 크림 바르자‘ 뭐 이런 생각같은게 전혀 없었어요. 관심이 너무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크림 살 생각을 해보지를 못했네요. 그렇지만 친구가 준 건 열심히 발라야겠네요!! 라고 쓰는 순간 어젯밤에 씻고 아이크림 안발랐다는게 지금 생각났습니다. 이게 습관이 안되어가지고... 하하하하하.

아무튼 저 돌아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