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을 잘 하는 성격 탓인지, 하고 싶은 말을 그때 다 쏟아내지 못하면 나중엔 그 절반의 말도 하지 못하게 된다. 어제도 엊그제도 하고싶은 말이, 쓰고 싶은 글들이 잔뜩 였다. 그러니까 2009년에 읽었던 책들을 정리도 하고 싶었고, 영화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바빴다. 정말 바빴다.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다. 힘들고 피곤해서 하고 싶은 말들이 다 사그라들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 문득 펼쳐 들었다가 오호라, 했던 동시. 

닭발 볶음

                                     이상교


고추장을 넣어
호되게 매운
닭발 볶음.


오종종 오종종
서른개도 넘을
닭발.


뼈를 다 추려 내
걷지 못하는
닭발.


고추장이 너무 매워
걷지 못하는
닭발.

 

이상교 동시집인 [고양이가 나 대신]이라는 시집에 실린 동시다. 고추장이 너무 매워 걷지 못한다니, 아, 이런게 바로 동시구나!  나는 동화책도, 그림책도,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제대로 감상하질 못하는 것 같다. 그런쪽에 유독 취약하달까. 그것은 그림에 있어서도 그렇다. 전시를 보러 가도 나는 글쎄, 다른 사람들처럼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연극이나 뮤지컬도 마찬가지. 그것들은 내게 큰 울림을 주진 않는다. 이건 뭐, 그냥 냅두기로 했다. 뭐 어쩔 수 없잖은가. 대신 뭐 나는...음....뭐.....다른게 있겠지 뭐. 나는 그래서 신은 누구에게나 남들보다 잘하는 무언가를 준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신은 누구에게나 남들보다 못하는 무언가를 준다는 말을 신뢰한다. (이런 말 없나? 내가 지금 만든건가?) 그러나 어쨌든, 동시를 읽어내기엔 무리가 없다. 뭐, 제대로 느끼든 말든, 내가 좋으면 됐지. 게다가 또 한편의 동시는,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잠이 안 온다

                              이상교


학교 담 밑을 지나오다
팔랑팔랑 흰나비를 보았다니까
명실이가 말했다.

"봄 들어 맨 처음 흰나비를 보면
식구 중 누군가가 죽는다더라."


명실이 말이 귀에서 떠나질 않는다.

 

우리 할머니, 돌아가시면 안 된다.
아빠도 안 된다.
엄마도 안 된다.
언니도 안 된다.
나도 안 된다.
우리 강아지도 안 된다.


잠이 안 온다.

 

잠이 안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나 역시 초등학교 시절 외계인들이 지구를 파괴하러 왔는데 내가 지구를 구하는 꿈을 꿨다. 그 어린 나이에 만약 지구가 위험에 처한다면 내가 시험을 잘 보는것 따위를 걱정하느니 지구를 구하려는데 힘써야 하는건 아닐까 하고 심하게 잠도 못자고 고민했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유능한 사람들이 구해주겠지, 나는 도망가야겠다, 하고 생각하지만. ( '') 나이를 먹을수록 순수함을 잃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그런데 또, 나이를 먹고야 말았다. 으이크. 

불과 몇해전만 해도 티비에서 여자들이 나이먹는거 걱정하고 보톡스 맞고 하는걸 보고는 '아니, 나이들면 늙는게 당연한데 왜 그게 싫어서 저렇게 몸부림을 칠까?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되지!'하고 한심해 했었는데, 나는 와, 이제 그들이 왜 그러는지를 알겠다. 아무리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천상 보통사람이다. 나이 먹는게 싫고 끔찍하다. 아무것도 해놓은게 없는데 나이만 먹고 있어서 무섭기까지 하다. 거부권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시간이 흐르는 것에 내 모든 거부권을 던지겠다. 시간아, 내게서 만큼은 흐르지 말아다오. 

동시가 좋다. -.- 

역시 방법은 뱀파이어가 되는 것 뿐! 에드워드 만세, 칼라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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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0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제.가 닭.발.을.먹.지.못.합.니.다.

다락방 2010-01-01 19:37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닭발은 먹지 않지만, 닭다리는 참 좋아합니다. 뻑살보다는 역시 닭다리가 최고. 아웅~ 소주 마시고 싶어졌어요. ㅜㅡ

Kitty 2010-01-01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양념통닭 먹은 1인입니다
저도 닭발은 못먹어요 흐
다락방님 새해 복 많이 받으이소~

다락방 2010-01-01 20:24   좋아요 0 | URL
전 저녁으로 닭볶음탕 먹었어요. 히히. 우린 둘다 닭을 먹었군요. 히히
Kitty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10-01-01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1: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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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1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1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3 0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2 0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2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3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10-01-0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이 안 온다] 시 좋아요.^^
[닭발 볶음]은...무서워요.-_-

그리고, 외계인은..지구를 침공하지 않아요...크흥.

다락방 2010-01-03 00:38   좋아요 0 | URL
제가 그 꿈을 꿀 즈음에 영화 V를 봐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아, 브이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L.SHIN 2010-01-03 08:55   좋아요 0 | URL
저도 V 좋아했어요. 특히, 다이애나.
'쥐를 먹는 그녀'가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그녀'가.^^

순오기 2010-01-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한 살 더 먹어도 여전히 사랑스런 다락방님이 좋아요!^^
이상교선생님처럼 나이 먹어서도 저런 동시를 쓴다면 나이 먹는 것도 겁나지 않겠죠.
다락방님은 충분히 사랑스런 페이퍼로 알라디너를 행복하게 하니까 괜찮아요, 괜찮아~~

연말에 집에 온 큰딸이 날마다 통닭을 외쳐대는데 오늘은 먹여야겠네요. 닭발은 빼고...^^

다락방 2010-01-03 00:39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점심엔 닭볶음탕을 먹고 저녁엔 오겹살을 먹었어요. 닭이랑 돼지를 하루만에 다 먹어버렸어요. 아하하하하하하하

큰따님과 통닭은 드셨나요? :)

순오기 2010-01-03 04:07   좋아요 0 | URL
아바타를 나혼자 먼저 보고 와서 간밤에 식구들이 보러 갔는데, 큰딸은 귀찮다고 안 갔어요.
매진으로 한 시간 반을 기다리면서 작은녀석들은 아빠가 통닭을 사줘서 먹고 왔어요.ㅋㅋㅋ
통닭은 다음에 먹어야 될 운명이죠.^^

승주나무 2010-01-0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알라딘에서는 인기 최고의 글이네요. 추천이 16개나 있는데 다음 view 추천은 왜 이리 인색들 하셨을까? 동시 잘 읽었습니다. 동시쓰는 어른 이성자 시인님이 동시를 "발견의 예술"이라고 하더군요. 발견은 긍정의 힘을 낳는다고... 다락방 님이 댓글 많이 달아주셨는데 잘 달아주지도 못하고 해서 미안해서 새해인사 왔어요. 여기저기 돌고 있어요. 1월1일에 페이퍼를 남겨주시는 센쑤 쵝오에요~~ 올해는 좋은 거 많이 보고 많이 먹으면서 행복해집시다^^

다락방 2010-01-03 00:40   좋아요 0 | URL
네, 승주나무님. 아기가 많이 자랐네요. 예뻐요!
네, 올해는 좋은 거 많이 보고 많이 먹으면서 함께 행복해지도록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로그인 2010-01-0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지막에 역시 방법은 `쇼핑을 하는 것 뿐!'이라고 외쳤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10-01-03 00:41   좋아요 0 | URL
아 초조해요 초조해요. 나이 먹는거 초조해요. 그래서 벨라가 그토록 뱀파이어 되고 싶어했던 마음이 이해가 된단 말이죠. 뉴문 처음에 보면 에드워드는 그대로인데 벨라는 할머니가 되어있는 꿈을 꾸잖아요. 아흑.

연휴 잘 보내고 있어요, Jude님?

2010-01-02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03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헤스티아 2010-01-03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ㅎㅎ 오늘 저녁에 매운닭발구이에 소주한잔 했는데 ㅎㅎ
한접시 다 먹고 또 시켰다가 많아서 집에 싸와서 엄마랑 동생이랑 또 먹었어요 ㅎㅎ

이제 담주에 결혼이라서 기분이 싱숭생숭 하네요 . 담주 일요일 !!!

다락방 2010-01-03 00:42   좋아요 0 | URL
전 오겹살에 소주 한잔 했어요.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는 카프리 한병 마셨구요. 김을 안주 삼아...배가 터질것 같네요. 히히

와- 벌써 다음주가 결혼이군요! 결혼 축하해요, 헤스티아님. 행복하게 복 많이 받으면서 웃으면서 잘 살기를 바랄게요!! :)
 

물론 참지 못하고 곁길로 새서 자꾸 다른 책을 사서 읽긴 했지만,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고소진에는 변함없이 애쓰고 있는 중이다. 오늘 또, 재고 소진할 리스트중인 한권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밀의 숲』을 목표달성했다. 이 책은 에세이고 짧게짧게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데, 그러니 금세 읽을 수 있었는데, 사실 지난번 재고소진과 이 책 사이에 '토리 헤이든'의 『한 아이 1,2』를 읽었고, '샬레인 해리스'의 『죽은 자 클럽』을 읽었다. 에, 그리고 재고소진 리스트에 포함되있진 않았지만, 방출하려고 했던 책 '베로니크 올미'의 『비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도 다시 한번 읽고(내용이 기억나질 않아서)난 후에야 아프락사스님께 보내드렸다. 그건그렇고,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여행길의 책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다. 

여행길에 어떤 책을 가지고 가느냐 하는 것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아마 누구나가 고민하는 고전적인 딜레마일 것이다. 물론 사람은 각기 독서 취향이 다르고, 여행의 목적이나 기간이나 행선지에 따라 책을 선액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따라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기란 좀처럼 어렵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언제 어떤 여행길에도 오케이'인 만능적인 책을 한권 갖고 있다면, 인생은 상당히 편안해질 것이다. 

내게 그런 책은 중앙공론사에서 출간된 <<체홉 전집>>이다. 왜 <<체홉 전집>>이 여행길에 가지고 가는 데 가장 적합한 책이냐 하는 이유는 적어도 내게는 상당히 명확하다. 

(1)단편 소설 중심이어서 단락을 짓기 쉽다. 

(2)어느 작품이나 질이 높아 기대에 어긋나는 것이 거의 없다. 

(3)문장이 읽기 쉽고 소탈하면서도, 

(4)더욱이 내용은 풍부하고, 문학적 향기가 가득 차 있다. 

(5)사이즈도 손에 쥐기에 알맞고 무겁지 않으며, 표지가 두꺼워서 구겨지지 않는다. 

(6)만약 누군가에게 제목을 보여주더라도, '체홉을 읽고 있는걸 보니 별 이상한 사람은 아니겠군.' 하고 여겨질 확률이 높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것이지만. 

(7)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점인데,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읽어도 싫증나지 않고, 오히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조그만 발견을 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여행을 할 때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 <<체홉 전집>>을 한 권 가방에 넣어 간다. 이제까지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유일한 문제는 다 읽고 나서도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는 것 정도일까(대개 남겨놓고 온다).(pp.254-255)

언젠가 Jude님이 쓰신 페이퍼에서 여행때는 언제나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을 챙긴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또다른 언젠가 브론테님은 먼 도시를 여행하면서 들고 다녔던 책에 대해 이야기하신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도시의 서점에 들렀던 이야기도. 

나로 말하자면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소설을 제외한 다른 글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 아니면 여행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 여행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다른 지방에 사는 친구들을 방문할 기회가 곧잘 있어 기차를 좀 자주 타는 편이다. 장시간 기차를 타는 내게 책은 필수다. 나는 그때마다 내가 언제나 그때 읽고 있던 책을 챙긴다. 그것이 무슨책이든. 분량이 조금 남았다면 한권 더 챙기기도 한다. 그러니까 나는 여행길에 오른다고 해서 딱히 정해놓은 책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하루키의 이 에세이를 읽고 나니 나도 무언가 굉장히 소중한 책을 한권 꼽아놓고 여행할 때 기차안에서 읽어볼까 하는 바람이 생기는 것이다. 이 작은 일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일상생활의 작은 행복정도랄까. 그렇다면 그 책은 어떤걸로 골라야 할까?  

아무래도 단편집이 나을까? 그렇다면 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위대한 단편집인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를 고를까? 아니면 뭐하나 버릴 것 없이 단편의 대마왕임을 증명해주는 '피츠제럴드'의 『피츠제럴드 단편선』을 골라볼까? 아니면 어느 부분을 펼쳐놓고 읽어도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오르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선택할까? '밀란 쿤데라'의 『농담』은 어떨까? 하루키의 글들은? 셰익스피어의 글들은? 아흑, 나도 뭔가 하나 딱 찜해놓고 싶다는 생각에 온몸이 다 근질근질 하다.  

 

 


 

 

 

 

그러나 일단 오늘 남은 오후는 『체호프 단편선』을 좀 읽으며 보내야겠다. 하루키는 어느 부분을 좋아했을까?   

 

 

 

 

 

아, 그전에 일단 세수부터 해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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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월예정]재고소진(읽을 예정) 목표 리스트
    from 마지막 키스 2009-12-27 17:15 
    저는 일단 소심하게 12월에 읽을 한달분만 작성해볼게요. (이것도 못할 확률이 커요. 저는 걸핏하면 술마시러 다니는 직딩 ㅜㅡ)
 
 
비로그인 2009-12-2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함없이 애쓰고 있는 중이다, 목표달성했다, 세수부터 해야 하는 걸까?
요 세 구절이 제일 맘에 듭니다. 저도 세수 아직 안했걸랑요.=3=3

다락방 2009-12-27 17:22   좋아요 0 | URL
음..일요일이니까 뭐 세수 좀 안한다고 어떻게 되겠어요? ㅎㅎ 세수 안한사람 여기 붙어라~ 하면 아마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을까요? ㅎㅎ(아닌가?)

메아쿨파님, 저 제가 재고소진 하기로 한 리스트 중에서 이제 한 권 남았어요. 그런데...그런데.....다른 책이 읽고 싶어져서 갈등하고 있어요. 목표달성 100프로를 하느냐, 인간은 본디 불완전한 동물이니 100프로에 구속받지 말고 갈길을 갈것이냐..아, 어려운 문제에요.

비로그인 2009-12-27 17:26   좋아요 0 | URL
1월로 넘기는 느긋한 방법도 있습니다.(그러고도 니가 재고소진 놀이터지기냐! 퍽!)
리스트 수정도 가능하다고 말씀드렸거늘.
뭐니뭐니해도 독서는 즐거워야죠.^^

다락방 2009-12-27 17:32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리스트 수정하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아, 이런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지..아,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그러니까 음...처음의 뜻을 변함없이 가져가겠다, 뭐 이런 심리가 혼자 있거든요.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 말이 이해가 되세요? ㅜㅜ)그러니까 내가 한권을 못읽었다고 그걸 리스트 수정해버리자, 이런거 말고 한권을 못읽었다면 나는 못한거다, 뭐 이런게 스스로 납득하기가 더 쉽다는거에요. 아...말을 할수록 꼬이는 느낌이네요. 백프로를 채우기위해 변경하기 보다는 처음의 뜻대로 가서 백프로를 채우지 않는 쪽이 좀 더 저 답다고 할까요? 아,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걸 어떻게 제대로 말씀드려야 할지.ㅠㅠ

네네,무릇 독서란 즐거워야죠!! 제가 숙제도 아닌, 읽는다고 돈 나오는 것도 아닌 이 독서를 왜 하는데요. 좋아서 하는건데 말이죠! :)

비로그인 2009-12-27 17:41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아요.^^ 토닥토닥
맨날 술 마시러 다니신다더니 야무지게 독서도 많이 하셨네요, 뭘.
계속 즐겁게. =)

다락방 2009-12-27 17:43   좋아요 0 | URL
저 이제 세수하러 갈래요. 후훗 :)

Arch 2009-12-27 18:46   좋아요 0 | URL
저 찰싹 붙었어요. 전, 무려, 외출까지 했는데 말이죠.

재고소진 리스트 외의 도서만 계속 할짝대고 있어요. 히잉~ 네권 밖에 안 되는데도 이래요. 다락방님 한권 남았다니, 부럽

다락방 2009-12-27 19:43   좋아요 0 | URL
Arch님. 인간은 불완전한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저는 그 남은 한권을 안읽고 패스할까 하는 생각을 아주 강하게 먹고 있어요. ㅎㅎ
오옷- 외출했었어요? 멋진 Arch 님. 저는 좀전에야 샤워를 했네요. 후훗. 그리고 김치 쭉쭉 찢어서 밥 먹었어요. 으흐흐

마노아 2009-12-2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행을 갈까 하는데 어떤 책을 가져갈까 고민을 좀 해보려고 해요. 이런 페이퍼 참 좋아요.^^

다락방 2009-12-27 19:4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어디로 가실건가요? 무엇을 타고 가실 건가요? 마노아님이 고민후에 선택한 책은 무엇일지 무척 궁금해요. 선택하고 나면 알려주세요!!

푸하 2009-12-27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가고 싶어요. 2순위는 풍경 감상.. 3순위가 책이 되려나요?ㅋ~

다락방 2009-12-27 19:45   좋아요 0 | URL
전 여기에서 어딘가로 떠날때는 언제나 이동수단 안에서의 순간이 제일 좋고 소중한 것 같아요. 그저 움직이고 있다는 그 순간이요. 사랑하는 사람하고 갈 때도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쪽이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

치니 2009-12-2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홉의 단편집은 언제 읽어도 최고. 하루키에게 무한 공감합니다. :)

다락방 2009-12-27 19:47   좋아요 0 | URL
흐음. 저는 체홉의 단편선을 읽었는데도 왜 최고라는 생각을 못했을까요? 저도 오늘 잠들기 전에 그의 단편 한 두개쯤 다시 읽어볼 생각이어요. 과연 그가 로맹 가리와 피츠제럴드를 이길 수 있을까요? 후훗 :)

Kitty 2009-12-27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갈 때 가져갈 책 정하는게 제일 신나요 ㅋㅋ
저는 비행기(혹은 다른 이동수단) 안에서 읽을 책은 진짜 심혈을 기울여서 골라요 ㅎㅎ
이 페이퍼 보니 저도 그에 대한 페이퍼 쓰고 싶어졌어요. 매우 생산적(?)인 페이퍼이옵니다!

다락방 2009-12-27 19:47   좋아요 0 | URL
으으으윽, 읽고 싶어요,Kitty님. Kitty님이 쓰실 그 페이퍼말이죠. 얼른,얼른 써주세요!!!!!진짜 심혈을 기울여서 어떤 책을 선택하시는걸까요? 아 궁금해요! >.<

... 2009-12-27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홉 만세!!! (저는 민음사, 열린책들, 문예출판사 체홈단편집 삼종세트 다 가지고 있어요 자랑질~)

저는 최근에 <포르투갈 내게로 오다>를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는데요, 여행지에서는 읽기보다 사색하고 써야 할것 같아요. 책보다는 몰스킨 다이어리를 앞으론 챙기려구요. 하지만 체홉은 언제나 탁월한 선택임을 다시한번 주장하고 싶다는... ^^*

다락방 2009-12-27 19:49   좋아요 0 | URL
저 이 댓글 읽고 얼른 다시 [포르투갈 내게로 오다] 책 검색해서 땡스투 브론테님께 누르고 보관함에 담았어요. 일전에도 리뷰를 읽어서 그것이 브론테님께 얼마나 좋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그 리뷰보다 오늘 댓글은 더한 충동을 주네요. 그 책을 읽어야겠다, 고 말이죠.

체홉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시군요!!!!! 놀라워라!!!!!

Mephistopheles 2009-12-2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혼여행갈때 슬램덩크를 챙겨간 사람 여기 있어요~~~

다락방 2009-12-28 00:00   좋아요 0 | URL
아이참, 메피스토님. 신혼여행갈 때 그렇게 재미있는 책을 가지고 가시면 우뜩해욧!!!!

2009-12-27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8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2-2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앙 일본가서 재고소진 실패했어요.
세권이나 들고 갔는데.. 다 조금씩! 읽었다는 --;;
그런데 귀국해서는 또 딴 책을 집적거리는 ㅠ.ㅠ
내년엔 꼭 체홉연극보러 가야겠어요.

다락방 2009-12-28 17:00   좋아요 0 | URL
어제 체호프 단편선 꺼내서 두편쯤 다시 읽었거든요. 오! 좋더군요!
일본 가서 뭘 드셨는지 사진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ㅎㅎ

무스탕 2009-12-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위대한 단편집인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가 제 책장에 꽂힌지 벌써 몇 달째인데 아직도 처음 그 자세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네요 -_-
어느 부분을 펼쳐놓고 읽어도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오르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도 그렇고요..
도대체 저 책들은 어느 세월에 읽힘을 당할까요.. ㅠ.ㅠ

다락방 2009-12-28 17:0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무스탕님, 아이참, 그 책들을 왜 아직도 안읽으셨어요!! 정말,정말,정말,정말 좋단 말입니다!! 2009년엔 로맹 가리를 만나서 행복한 한 해 였어요!!

2009-12-29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9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10-01-0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글이 다음블로거 튜스 특종 10에 선정이 되셨네요
추카추카^*^
새해에도 행복하시길...

다락방 2010-01-06 09:04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도 선정 되셨죠? 전호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정말 몰랐다.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쑝-가서 주문할때만 해도 이 책이 이토록 크고 무거울줄은 정말이지 짐작도 못했다. 물론 책의 가격이 39,000원(현재는 반값)이라고 해도 그것은 그림이 실려서이지 책이 두껍고 무겁기 때문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단 말이다. 만약에 알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이 책을 집으로 배송하도록 했을것이다. 그런데 나는 정말이지 멍청하게도, 이 책을 회사로 시켰다!! 

왜, 도대체 왜 저렇게 큰 박스에 온걸까, 생각하면서도 일에 파묻혀있느라 박스를 뜯지도 못한채로 두었다가, 퇴근하기 전 박스를 뜯어보고 기겁했다. 아, 제기랄. 이걸 어쩌나. 나는 차가 없다. 하다못해 차를 가지고 있는 남자친구조차 없다. 아, 인생 헛산거야? 택시를 타고 갈까 했다. 회사에서 집까지 택시비는 당연히 만원이 넘을텐데, 아니 무료배송으로 받아놓고, 그게말이나 돼? 

회사에 둘 수 없는 책이다. 집에 가져가면 지금 집에 와있는 여동생에게 태교라며 보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집에 가져가야 할 책이 이것 한권만이 아니다.  

 

마태우스님과 로쟈님이 쓰신 책이라는데, 그 두분을 함께 이 책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데, 주문은 당연하다. 

 

 

  

엊그제던가 머큐리님의 서재를 구경하다가 오옷, 이게 책으로 있다니, 방송을 본 적은 한번 뿐이라 몹시 궁금했는데, 하고 같이 넣었다. 

 

 

요렇게만 사고 주문을 멈추려고 했는데, 그만 두려고 했는데, 계산하는 과정에서 보니 해당도서 1권을 포함하면 알라딘 머그컵을.....나는 머그컵에는 욕심이 없다, 정말이다, 머그컵따위 받으려고 책을 한권 더 사거나 하는 짓은 안하려고 했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니까. 그래도, 그냥, 해당도서중엔 뭐가 있지? 하고 둘러보다가 오옷, 내가 아직 안 산 이 책이 있다. 

 앗싸~ 

이번 3편에서는 에릭이 수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빌은 어쩌고!!)  

 

 

문제는, 내가 이 책들을 모두 집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데 있다. 이걸 어쩐담, 이걸 어쩐담. 다행히 쇼핑백은 커다란 걸 하나 가져오긴 했다.  게다가,

 

휘모리님의 서재에서 보고 사야지 했는데 품절이라 뭐 이런 경우가 있어, 어떻게 세상에 그리스인 조르바가 품절이야? 했었는데, 그런 나의 댓글을 본 한 아름다운 친구가 (나직하게)보내주겠다고 해서(그 친구가 누구인지는 비밀 ㅎㅎ)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로 받았다. 히죽히죽 ^_____^ 

 

어쨌든 이 모든 책을 다 넣고 들어보니 와- 미치겠다. 게다가 어깨에 둘러맨 핸드백 속에는 '브랜디 칼라일'의 시디가 들어있는 '시디플레이어'까지 들어있다. 대체 나는 왜 이렇게 사는가! 

결국 아쉽지만 몇권은 회사에 빼두고 '반고흐'책과 '그리스인 조르바'와 다른 한권의 책을 쇼핑백에 넣고 퇴근한다. 사무실에서 지하철역까지는 10분거리..지하철은 2호선-8호선-5호선으로 갈아탄다...2호선 잠실역에서 8호선으로 갈아타봤는가? 안타봤으면 말도 하지 마라. 그리고 5호선 길동역에서 내려서 또 10분을 걸어가야 우리집........ 

팔 빠지는게 문제가 아니라 제기랄, 토할뻔 했다. 너무 무거워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완전 초죽음되서 집에 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무거운 책 회사로 시켜 집으로 가져가는'짓을 혼자 알아서 해대는 바람에. 완전 기진맥진되서, 밤새서 이 책들 다 봐야지 했던 마음은 짓밟혀버린지 오래고, 놀러온 제부와 함께 새벽 세시까지 술을 마시다 잤다. 아 젠장,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걸까? 피곤한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계속 피곤한 크리스마스이다.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덧)율리시스는 아직도 사무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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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9-12-2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고흐를 보면서 율리시스는 어떻게 됐을까 궁금했는데 ㅎㅎㅎㅎ
아직도 회사에 고이 모셔져 있군요 ㅎㅎㅎ

다락방님 메리 크리스마스!

다락방 2009-12-26 12:53   좋아요 0 | URL
율리시스는 어쩐지 퇴사할때까지 들고 갈 것 같지가 않아요, 이매지님. 음..아마도 사무실에 기증(?)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아, 율리시스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요. 후훗. 2010년엔 율리시스 읽기 프로젝트를 해볼까도 싶고..

크리스마스가 지났어요, 산타 이매지님. 주말 잘 보내세요!! :)

Kitty 2009-12-26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책 들고 집까지 걸어오려면 진짜 ㅎㄷㄷ 저 고흐의 책이 그렇게 크고 무겁군요. ㄷㄷㄷ
한숨 푹 주무셨어요? 크리스마스 날은 즐겁게 보내셨길 바래요. ^^

다락방 2009-12-26 12:53   좋아요 0 | URL
아주 푹 잤어요, Kitty님. 사실 뭐, 자는 것 말고는 제게 달리 할 것도 없었답니다. 흐흣.
정말 크고 무거워요, 정말, 정말로요! 아 막 어깨가 무너질 것 같고 토할 것 같고 ㅠㅠ

오늘밤에 또 늦잠을 잘 수 있다니, 내일이 일요일이라니, 아 신나요!!

세실 2009-12-2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2호선 8호선 안갈아타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이 넘 재밌네요. 퇴근길 지옥철이라죠.
무거운거 들면 땀도 나던데..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흐뭇하셨죠?
해피한 주말 되세요.

다락방 2009-12-26 12:54   좋아요 0 | URL
너무 흐뭇해서 침대 옆에 두고 있기는 한데, 이게 또 들고 보려고 해도 상당히 무겁네요. 이런 책은 뭘 어떻게 봐야할지...테이블에 올려놓고 봐야하는 건가봐요. 전 침대에 앉아서 무릎위에 올려놓고 보고 싶었거든요. 그러면 다리에 쥐나겠어요 ㅠㅠ

세실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무스탕 2009-12-2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흐땜시 며칠째 고민중인데 책 어때요? 사실 그렇게 그림에 대한 집착도 애증(?)도 없는데 이 책 갖고싶은 맘이 자꾸 스멀스멀.. -_-;;;
세 분이 적극 추천을 해 주시면 눈 딱! 감고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하고 주문하려고요.

2호선 8호선 갈아타본적은 없어요. 4호선 1호선 혹은 4호선 1호선은 숱하게 갈아타 봤는데...
하여간 책들을 따땃한 집으로 귀가 시키기위해 고생하셨습니다 ^^

다락방 2009-12-26 12:55   좋아요 0 | URL
일단 무조건 사세요, 무스탕님! 훌륭해요, 훌륭해요! 글은 읽지 않더라도 그림만 보더라도 흐뭇한 책이 될거에요. 다만, 다만, 반드시!! 집으로 시키시구요!! 무스탕님처럼 호리호리한 분은 이 책 집까지 들고 가지도 못할거에요. 저라서 가능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Forgettable. 2009-12-2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실 8호선으로 가는 길이 만리장성처럼 느껴졌겠군요;;;
저는 오늘 '집'에 도착하는 고흐책을 두근두근하며 기달리고 있어요. 헤헤
서점에서 친구가 사줄까? 했는데 저거 들고가느니 내돈주고 인터넷서점에서 사겠다며 과감히 거절했단 말을 페이퍼에 쓰려다가 빼먹었;;;

무스탕님! 저 고흐책 정말 훌륭합니다. 흐흐


다락방 2009-12-26 12:57   좋아요 0 | URL
무슨책이 이렇게 크고 무겁답니까 뽀게터블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정말 이럴줄 알았으면 집으로 시키는건데...왜 사서 고생을 하나 몰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뽀게터블님께 문자 한통 넣으려다 말았어요.

"이렇게 엄청나게 무겁다고 왜 말해주지 않았나요, 왜?" 라고 말이죠.

아흑, 주말이에요. 신나게 보내요, 뽀게터블님!!

L.SHIN 2009-12-26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숑-하고 반할 표지로군요.
저 책이 얼마나 클까..하고 잠시 상상하다가, 짖굳게도 저는 어떤 거대한 책의 책장을 넘기며
즐거워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말았습니다.(웃음)
그 옛날 마법서나 고대서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거대한 책을요!!

다락방 2009-12-27 16:17   좋아요 0 | URL
L.SHIN님이 책장을 넘기신 그런 거대한 책의 크기가 아마 제가 산 저 반 고흐 책과 닮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와- 정말 거대해요 무거워요. 흑흑. 아직까지고 그날의 피곤함이 가시질 않는걸요. 그렇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조금씩 조금씩 가져오길 잘했다고 위로하려는 중입니다. 흑 ㅜㅡ

웽스북스 2009-12-2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ㅎㅎㅎㅎ 지난주에 반값 하던 미술의 역사. ㅋㅋㅋㅋㅋ
회사로 받아놓고는 엄청난 후회를 했지요. 어휴. 아직도 회사에 있어요.
저책도 사고싶은 거 겨울 꾹 참았는데...계속 반값하네...ㅜ

다락방 2009-12-27 16:18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반 고흔책 31일까지만 반값아닌가요? 빨리 지르시는게 좋을걸요? 31일 지나면 두배값이에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정말로 제 말 잘 들으세요. 반드시! 집으로 시키세요! 이거 회사로 시켰다가는 진짜 코피터져요. 웬디양님의 가녀린 팔뚝은 부러질거에요. ㅜㅡ

... 2009-12-26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미 가지고 있는 고흐 화집이 3권이나 되서 저 아몬드 나무 그림이 무척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주문패스 했어요. 근데 지금보니 무려 412페이지!!!! 제 화집들은 모두 200페이지도 안되는데!

율리시즈는 기증하심이....;;;

다락방 2009-12-27 16:19   좋아요 0 | URL
이게 말이죠,브론테님.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와 그 편지들에 들어갔던 삽화들, 데생들 그런것들이 다 함께 실려있어요. 그러니 브론테님이 그간 샀던 화집들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제 말은..어...음...좀 더........풍성하지 않을까요? ( '')

그리고 율리시스는 언젠가는! 읽을거라구욧!!

순오기 2009-12-27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즐건 클스마스 보내셨나요?
회사에서 책을 받는 건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려는 전략이겠죠.ㅋㅋ
무거운 책 옮기느라 고생하셨네요~ 토닥토닥~

다락방 2009-12-27 16:20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집으로 뭐 배달시키는 걸 좀 싫어해요.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음...집 주소를 여기저기 쓰기 싫달까요? 집을 알려주기 싫어서 웬만하면 다 회사로 배달시키고 친구들에게도 회사 주소만 알려준답니다. ㅎㅎ 엄마의 잔소리도 피하려는 전략도 조금은 있지만 말입니다. ㅎㅎ

네, 저 정말 고생했어요. 아주 고생했어요. 토닥토닥 접수에요, 순오기님. 고맙습니다. ㅎㅎ

머큐리 2009-12-2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피곤하시겠어요..ㅎㅎ 그러면서도 왜 난 졸리의 팔근육을 연상하고 있는걸까요?

다락방 2009-12-28 16:59   좋아요 0 | URL
ㅎㅎ 졸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겁니다. 그러니까, 저라서 이걸 다 들고 갈 수 있었다니깐요! 보통의 다른 여자들은 어이구, 시도도 못할거에요!!
 

외삼촌의 아기가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그렇게 뒤뚱뒤뚱 걸으며 뛰는것에 흠뻑 빠져있을 때였다. 나는 그 아기의 뒤에 혹은 옆에 항상 붙어 있었는데도 그 아기는 창문에 손을 넣고 닫았으며, 식탁 모서리에 이마를 찧었고, 장식장에 머리를 넣고 장식장 문을 닫았으며, 심지어는 뛰면서 벽에 온 몸을 부딪치기도 했다. 그때마다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었고, 나는 왜 내가 곁에 있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걸까 안타까워했다.  

그 전부터였을것이다. 나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언제나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때때로 걱정을 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아이들에 관해서는 더했다. 나는 아이를 낳아본 적도 없고 길러본 적도 없으면서, 게다가 아기들을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무심한 여자사람이면서 그래도 언제나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어떤 곳에서 아이들이 다칠까봐 혼자서 걱정을 하고 혼사서 떨고는 했다. 한번은 샤워를 하다가 아기들이, 아주 작은 아기들이 손가락을 문에 넣고 닫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어서 실제로 문에다 손가락을 넣고 살짝 닫기까지 해보았다. 다 닫기도 전에, 그러니까 아주 조금만 문을 움직였는데도 괴상한 비명을 질러댈 만큼 손이 아팠다. 이걸 아기들은 어떻게 견디지? 어른이 곁에 있어도 아주 찰나의 순간에 아기들에게는 이런일이 흔하게 일어날텐데, 그땐 정말 어떡해야하지?  

대체 왜 이런 걱정들을 내가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면서도 한번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아무리 잊으려고 고개를 마구 저어 보아도(실제로 나는 잊고 싶은것들이 떠올랐을 때는 심하게 고개를 젓곤 한다)쉽게 그 끔찍한 장면들이 지워지질 않았다. 

그래서, 그래서, 내겐 이 책이 더할나위 없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책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각자가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누군가 감동한 부분에서 나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을 수도 있고, 내가 감동한 부분에서 다른이들은 도대체 그게 왜? 라고 반문할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건 반문한다고 답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건, 그냥 그런거다. 어쩔 수 없다. 사람이 좋아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내가 감동했다는데 뭘 어쩌란 말이냐.  

그러니까 이 책에서 홀든은 순간적인 생각으로 이렇게 내뱉은걸지도 모르지만, 나는 홀든을 사랑하게 되고 말았다.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나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pp.229~230)

아니아니, 홀든. 너는 전혀 바보같지 않아. 지금 니가 하는 말들이 얼마나 내게 위안을 주는지! 

 

그리고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 이 책을 만나게 된다. 

 

 

 

 

여섯살때 이미 세살짜리 아이에게 불을 지른 아이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치유가 가능하긴 한걸까? 그 아이가 여섯살이 되기까지 겪어야 했던 그 많은 일들을 그 아이에게 '없었던 일'로 만들어 줄 수가 없는데, 그럴땐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여섯살 아이에게 그 모든것을 잊으라고 말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사랑한다 속삭여주면, 널 믿는다고 속삭여주면 그것은 완벽한 치유가 될까? 아니, 이미 영혼을 많이 다친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에, 아무리 어른이라도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게 될까? 선생님이 나를 길들였으니 나에게 책임도 있는거에요, 라고 말하는 아이를 더이상 아프게 하지 않는 일이 가능할까? 

나는 토요일, 부산으로 가는 KTX 안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고 책장을 덮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실화인데, 이 모두가 다 실존하는 인물들인데, 그 아픔의 크기는 도저히 현실의 것이라고 믿고 싶어지질 않아져서.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이런 상황이 아니라는 것에도 감사했다. 그러니까 이런 아이의 상처를 돌보아주는 역할을 내가 맡질 않았다는 것에. 나라면 토리 헤이든처럼 할 수 없었을 테니까. 여섯살 쉴라를 언제나 끊임없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며 돌보아 주는 일을 내가 잘 해냈을리가 없다.  

그러니까 나는 언제나 그런 아이들을 걱정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사람. 

 

일요일, 부산에서 돌아오는 길. 1박을 했던 짐으로 가방은 무거웠는데, 돌아오는 길에 친구 생일 선물도 샀고, 엄마의 화장품도 샀다. 한쪽에는 내 가방이 한쪽에는 쇼핑백 두개가, 나는 어깨가 빠질 것 같았고, 그 추운 날씨에도 더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쉴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서점까지 들러서 책을 사면 나는 길바닥에 쓰러져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서점으로 향했다. 하루만 견디면 인터넷으로 편하게 배달 받을 수 있어, 심지어는 더 저렴하기까지 하지. 그러니 오늘은 그만 이 무거운 짐을 들고 집으로 가란 말이야, 라는 생각은 쉴라를 빨리 만나고 싶은 욕망에 지고 말았다. 

 

 

 

 

서점에 도착해서 그 무거운 짐들을 들고 직원에게 이 책을 찾아 달라고 했다. 그리고 계산하고 다시 가방에 넣고 서점 바깥으로 나오는데, 머플러 안으로 땀이 난다. 아, 난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대체 왜 이러고 있는거지? 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쌩고생을 하는거지? 왜? 

다 내가 바보라서 그렇다. 바보라서. 아, 정말 바보같아서 속이 다 상한다. 

 

이 모든 것들과는 별개로, 나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맹세컨대, 정말로 사람은 나약해지면 끝장이다, 라고 세드릭 프레보가 말했다. 서른이 훌쩍, 아주 훌쩍 넘어도 근사한 청년 앞에서는 심장이 거세게 팔딱거리다니, 노가리를 뜯는 손이 떨리다니,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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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9-12-2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런 걱정쟁이 다락님이 좋아라. 부산에선 괜찮았어요? 그러니까 누구처럼 술 먹고 방에서 넘어지면서 커튼을 붙잡아 뜯고 하지 않았냐구. 주말에 다락님 생각 많이 했다오.

2009-12-21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2-2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아이 표지가 바뀌었구나.. 백만년째 보관함 대기중인데 꺼내주고 싶어라..
전 아흔살이 되어도 근사한 청년을 만날 일이 있으면 코르셋에 버버리 스타킹을 챙겨신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사실 제가 아크아로빅 하는 곳에 그런 분이 있어요. 매번 존경심을 품게되요)

다락방 2009-12-21 10:53   좋아요 0 | URL
저 열심히 재고소진 중이었거든요. 리스트 올린거 읽을라고 정말 노력했다구요. 그런데 저 책은 선물 받자마자 읽었어요. 읽고 있던거 던져버리고 읽었어요. 읽으니까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땀흘리며 2권도 샀어요. 그러니까요, 휘모리님. 읽어보세요. 그냥.. 읽어보시라구요.

그리고, 이쯤 됐으면 모든것들에 무심해져도 좋지 않을까요? 전 정말 너무 힘들어요. 전 제가 그렇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심장이 떨려서 어휴- 근사한 청년을 만나서 떨리고 그러는건 20대에 졸업하는게 좋았을 것 같아요. 30대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요. 그래서 힘들어요. ㅠㅠ

L.SHIN 2009-12-2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4,5살 쯤? 저도 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으면서 다락님이 마음에 들어했던 그 부분을 좋아했지요.^^
그 당시에는 '도대체 호밀밭이 어떻게 생긴거야?'를 늘 궁금해 하면서 말이죠.(웃음)
오랜만에 이런 페이퍼, 좋아져 버렸습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손이 모자르고 어깨가 빠질 듯 해도 기어코 사볼 수 밖에 없었던 다락님의 마음에
공감하고 갑니다.

다락방 2009-12-21 11:08   좋아요 0 | URL
작년이었던가, 집앞으로 온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에게 어떤 책을 읽느냐고 물었더니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는 중이라더군요. 그러면서 꺼내서 보여주는데요, 저는 그 친구가 읽었던 책을 들고 막 뒤적였어요. 혹시 내가 밑줄 그은 부분에 그 친구도 밑줄을 긋진 않았을까 하구요.
그런데 그 책에도 이 부분에 밑줄이 그어졌었어요. 정말이지, 자지러지게 좋았답니다.

그나저나 L.SHIN님. 이 책 굉장히 어릴때 읽으셨네요. 저는 20대 중반에 읽었거든요. 히힛

L.SHIN 2009-12-21 12:16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그 당시 읽었을 때는 잘 이해를 못했는데, 그 후에 좀 더 나이가 들어서..
19살쯤? 그 때는 왠지 주인공이 나와 닮은 듯 해서, 신나게 책 앞 장에 쓸데없는 '동지의식'을
끄적여 놓기도 했었죠.^^; 지금 쳐다보면, 창피합니다만.(웃음)

정말이죠, 누군가 나와 같은 부분을 좋아한다는 동질감은 은근히 반갑죠!

다락방 2009-12-21 14:35   좋아요 0 | URL
그쵸, 꽤 반갑죠. 게다가 그가 이미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을 경우에는 아주 행복해지죠. 씨익 :)

레와 2009-12-2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다락방 전용 운전기사 할까봐!! 응, 그러고 싶어!!

다락방 2009-12-21 11:10   좋아요 0 | URL
응응!! 좀 해줘요. 아주 힘들어서 미치겠다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머큐리 2009-12-2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힘들고 내년엔 꼭 읽어야 할 도서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는 압박이~~~
가만보면 다락방님은 지름신의 사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락방 2009-12-21 14:35   좋아요 0 | URL
아, 뭐...에.....음........제가 뭐....지르라고 이런거 쓴건 아니구요.......뭐 어떻게 하다보니깐..........음................하핫 ;;
전 그냥 호밀밭의 파수꾼도, 한 아이도 무척 좋아서요. :)

마노아 2009-12-2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멋지고도 따뜻한 좋은 글을 써주는 다락방님을 내가 알고 지낸다는 게 감동이에요!
호밀밭의 파수꾼도 아직 못 봤고 한 아이도 보지 못했는데, 읽기도 전에 저 책들이 너무 좋아져요.
다락방님을 혼자서 막 독점하고 싶어지는 거 있죠!

다락방 2009-12-21 14:37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마노아님 마노아님 마노아님. 안그래도 마노아님이 무척 보고싶어요. 그러니까 저는 지금 저를 좋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무척 보고싶어요. 그래서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좋은 사람이라는 위로와 격려의 말들을 마구 듣고 싶어요. 흑흑.

호밀밭의 파수꾼은 마노아님께 좋은 책이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한 아이는 마노아님도 분명 좋아하실거에요. 정말로요!!!!

2009-12-21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1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09-12-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멜 깁슨과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Conspiracy Theory에서 먼저 만났어요.
그후에 책을 읽었는데, 저도 저 부분에 밑줄 쫙~ 했던 기억이...

다락방 2009-12-21 15:54   좋아요 0 | URL
앗. 컨스피러시에 그 책이 나왔었던가요? 가물가물..저는 Can't take my eyes off you 노래밖에 생각이 안나요. 런닝머신위에서 막 뛰면서 부르던 그 노래요. 저 부분에 밑줄을 긋는 사람이라면, 전 정말 싫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무스탕 2009-12-2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와락~~~ 포옥~~~ 부비부비~~~
전 결혼 전까지 정확하게 지성이를 낳기 전까지 애를 싫어했어요. 그것도 무지무지!
그런데 내가 애를 낳고 보니 어머, 그게 아닌거에요. 이렇게 신통할수가.. 요렇게 조그만 녀석이 그렇게 큰 어른이 되는거였구나..
근데 그 감동이 사실 오래 가진 않더라구요 -_- 요즘엔 다시 애들이 귀찮아 지려고 하고 있어요. 특히나 씨끄러운 녀석들..
호밀밭의 파수꾼은 저도 몇 년째 보관함에서만 자리잡고 있는 책인데 조만간 빛을 볼듯 싶어요 ^^

무스탕 2009-12-21 15:35   좋아요 0 | URL
나 방금 정성이 메이플 스토리 주문하면서 중고샵에서 건져 같이 주문하고 왔다는...
암만 생각해도 다락방님은 지름'왕'신이셔~~~~~

다락방 2009-12-21 15:56   좋아요 0 | URL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아이들을 예뻐하고 혹은 예뻐하지 않고와는 별개로 '약한 존재'임에는 틀림 없으니 불현듯 그렇게 걱정이 되는건가봐요. 이건 아마 내 몸으로 아이를 낳고 나면 더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호밀밭의 파수꾼]이 무스탕님께도 정말 멋진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치니 2009-12-2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보라뇨, 책을 사랑하고 이야기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일 뿐. :)
이런 다락방님에게 가슴이 팔딱 뛰는 청년이 반드시 나타나서 이 모든 이야기를 듣고 바보는 커녕 너무 사랑스럽다고 할 날이 곧올 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저 <한 아이>라는 책을 못 읽을 거 같습니다, 너무 겁나요, 에미가 되면 하찮은 롤러코스터도 무조건 겁이 나거든요. 그런데 저런 이야기, 후유증이 너무 클 거 같아요. ㅠㅠ

다락방 2009-12-21 16:15   좋아요 0 | URL
아 치니님. 치니님이 겁난다고 하시는데 갑자기 막 눈물이 날라고 해요. 네, 한 아이 읽다보면 계속 계속 눈물이 고여요. 아이들이 가진 상처 때문에도 눈물이 나고, 그런 아이들을 치유해주려고 하는 선생님들을 봐도 눈물이 나요. 아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질때는 또 그런대로 눈물이 나구요. 좋은 어른들과 나쁜 어른들때문에도 눈물이 나요. 휴....

카스피 2009-12-2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 파수꾼이라 예전 공각기동대에서 스마일 맨이 읽던 책이군요.이름만 들어보고 아직 읽어 보진 못한 책이네요^^

다락방 2009-12-22 13:00   좋아요 0 | URL
전 공각기동대가 뭔지 모르고 그래서 스마일맨도 뭔지 몰라요. ㅎㅎ

2009-12-22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2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9-12-2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바보라면, 너무나 사랑스러운 바보로군요. ^^
다락방님 덕분에,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시 읽어봐야겠단 생각 들었어요. 감사해요. 메리 크리스마스 ^^

다락방 2009-12-25 13:58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문나잇님. 왜 좀 더 일찍 와주지 않았나요? 이렇게 댓글 발견할때마다 좋기만 한데..왜 이제서야 온거에요. 흑흑.

문나잇님, 오늘은 뭐하나요? 뭘하든 우리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
 

사랑이 찌질해지는 건 사람이 변하기 때문일까, 환경이 변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시간이 흐르기 때문일까?  

 이 책에는 요절한 많은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중에는 손상기가 있다. 

손상기孫詳基, 1949-1998  구본웅에 이어 한국의 로트렉으로 불린 곱추 화가. 자신이 소유한 유일한 것을 '지독한 열등감'으로 꼽았던 사람. '돌출된 가슴뼈, 외봉낙타처럼 생긴 등, 5척에도 못 미치는 키'. 그러나 그 신체적 불구를 정신적 불구로 평생 간직하기를 거부했던 화가. 불구인 탓에 역설적으로 자부심 하나로 당당하게 세상과 대면했던 인물. 그러나, 그러나, 속일 수 없었던 것은 자기연민이다. 열등감은 전혀 지치지 않고 분열, 증식한다. 


손상기는 전혀 지치지 않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준'이라는 여인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고 강하게 이끌리게 된다.  

그는 첫 만남 이후, "생 이후 최초의 사랑의 동의자 준. 가을 빗속을 달려온 준. 내 아이-내 방 작업대 귀퉁이에 꺾어온 억새꽃 한 다발, 환한 기세 다칠세라 두렵네. 준의 웃음과 음성. 내 눈과 내 귀에는 쇼팽의 즉흥환상곡. 피카소가 마지막 여인 에바를 위해 제작한 미완성 작품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주었네" 하며 언어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로 사랑의 흥분과 열정을 표현했다. (pp.58-59)


누가 뭐라고 하든 그 둘의 사랑은 굳건했고, 그렇게 그 둘은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지만 생활고 속에서 여전히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였다. 결국 준은 아이를 남겨두고 그를 떠난다. 그들은 결혼해서 3년, 3년을 같이 살았다.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는 건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그토록 뜨겁게 사랑했는데 그들이 서로 헤어지게 된건 그들이 잘못된 상대를 만난 탓일까? 그들이 원래는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인데 잘못본걸까? 시간이 그들을 그렇게 변하게 만든걸까?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나? 아니면 본디 사랑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던 걸까?
 

그녀가 떠난 뒤 3개월 후 그는 새로운 여성 연우를 만나 의지했는데, 그것은 두 여성 모두에게 슬픔이었다. 준은 그가 자신 몰래 벌써부터 한 여성을 사랑하고 있었다고 오해했다. 더구나 공식적 인터뷰에서 가난 탓에 아이까지 버린 냉혹한 여성으로 자신을 왜곡 발언하는 그에게 진저리를 쳤다. 한편 연우는 아직도 첫사랑 준이를 가슴에 담아둔 그가 야속했다.(pp.62-63) 


 그런 그에게 죽음이 닥쳐온다. 그리고,  

   
  임종을 앞에 두고 시도했던 준과의 전화는 끝내 불통이었다. (p.71)    
   

왜 죽음의 순간에 가장 기억하고 싶은 사람을 곁에 두는게 이렇게 어려운걸까?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는 '데이지'를 찾기 위해 언제나 파티를 하고, 개츠비의 파티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러나 정작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그 파티에 참석했던 그 누구도  오질 않는다. 나는 이 『요절』을 읽으면서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까지 신문에 기사가 날 정도로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나혜석의 죽음의 순간이 외로웠던 걸 읽으면서는 특히 더했다.  

정말 찌질한게 사람인지 사랑인지 알 수가 없다.

 

오늘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메론을 꺼내 먹으면서 불현듯 깨달은건데, 나는 메론보다 메론맛 아이스크림을 먼저 먹어봤다. 메론맛 아이스크림을 먹고야 비로서 아, 메론은 이런 맛이겠구나 했다. 방금전 메론을 한입 베어 물면서 음, 역시 그 아이스크림과 맛이 같아. 했다. 망고맛 쥬스를 마셨는데 아직 망고를 먹어보지 못한 것 같다. 아냐, 먹어봤던가? 이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쨌든 내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게 아니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로 경험들도 하나씩 늘어간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메론을 먹을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얘기. 

그런데 이석원은 나이 들면서 할 수 없는 것들도 늘어간다고 얘기하고 있다.  

미국의 프로야구선수가 오랫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서른이 넘어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하게 되면 신문에 나게 돼. 
그야말로 신문에 날 일이라는 거지. 
하지만 나이 마흔에 데뷔하는 사람을 본 적 있니? 
그건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잖아. 
요즘 사람들의 평균 수명을 대략 여든이라고 봤을 때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돈 나이에 불과한데도 40이란 숫자는 이처럼 
여러 가지 것들을 포기하게 만들어. 
어느새 명예퇴직을 권고 받을 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고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접어야 해.
(보통의 존재, 113)

무슨말인지는 알겠는데, 나도 끄덕거리기는 하는데, 쳇, 나는 그래도 꿈꿀테닷. 

이 책 『보통의 존재』가 내게 보통 이상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나는 당황했다. 제목부터 어쩐지 내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 되어줄 것 같았는데! 나는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이 책을 읽고나면 그 음반을 사고싶어질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는데, 다 읽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그의 노래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책  『보통의 존재』는 내게 그저 보통의 존재였다. 그렇다고 해도 눈에 띄는 구절, 격하게 공감하는 구절이 없을수야 없지. 

두려움 

 

세상의 수많은 두려움 중에서  
아주 일상적으로 언제나 마주치는 것.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p.308) 

나도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아주 심하게 가지고 있다. 나는 그래서 누군가에게 먼저 만나자고 제안하는 것이 꽤 힘들다. 상대가 아니, 라고 말을 했을 때, 그 때 나는 대체 뭐라 말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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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월예정]재고소진(읽을 예정) 목표 리스트
    from 마지막 키스 2009-12-15 00:11 
    저는 일단 소심하게 12월에 읽을 한달분만 작성해볼게요. (이것도 못할 확률이 커요. 저는 걸핏하면 술마시러 다니는 직딩 ㅜㅡ)
 
 
... 2009-12-1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씨, <보통의 존재>가 지금 제게 오고 있는 중인데 다락방님에게 보통이상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저는 매우 당황스러워요 --;; 그리고 방명록에 썼듯이 이 음침한 월요일에 이런 슬픈 이야기라니요.... 제가 웃겨 달라고 했쟎아요!!!!

참 그런데, 상대의 대답이 아니,가 될수 있는 질문은 뭐가 있죠? 싫어, 는 알겠는데...
또 한가지, 찌질한 건 사랑일거예요. 사람이 찌질해선 정말 곤란해요....


다락방 2009-12-15 00:21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브론테님을 웃게 해드리기 위해서 방명록에 답글을 마악- 달았는데 말이죠, 이게 또 달고 나니깐 이것도 슬픈 이야기인가 싶어져요. 아씨...다른 웃긴게 뭐가 있을지 다시 생각해 봐야겠어요.
보통의 존재는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브론테님. 왜냐하면 다른 많은 분들은 보통의 존재를 보통 이상으로 읽으신 것 같더라구요. 보통 이상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건 저 뿐인듯요.

상대의 대답이 아니, 가 될 수 있는건 참 많지요. 그것은 싫어, 와 는 묘하게 다른 듯 같으니까요. 나랑 사귈래? 라고 물어봐도 싫어, 라고 할수도 아니, 라고 할수도 있잖아요. 나를 좋아하니? 라고 물어도 싫어해, 라고 할수도 있지만, 아니 좋아하지 않아, 라고 할 수도 있구요. 아 적다보니까 슬퍼져요. 정작 찌질한 건 저로군요. ㅜㅡ

... 2009-12-15 00:27   좋아요 0 | URL
두번째 질문에 (나를 좋아하니?) 대한 대답으로 "아니"는 정말이지 너무너무너무 슬퍼요. "사랑하니"도 아니고 고작 "좋아하니" 일뿐인데....
(답글 달고 오는 길이예요)

기억의집 2009-12-1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제가 알고 있는 다락방님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분인데, 어디 가서든지 사랑 받을 거 같아요. 입에 침 발린 소리가 아니라 ..진짜로! 저도 알라딘과 예스 양다리 거주 한 오년차라서, 왠만한 커뮤니티보다 두 커뮤니티 관련 정보는 빠삭한데, 전 다락방님 같은 블러거을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참 이뻐요. 참 밉게 보이지 않는 비결을 타고 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니깐요(결코 침 안 발랐어요^^). 그래서 왜 거절당할 것을 먼저 걱정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걱정마삼~~

저..저 화가 알아요. 덥수룩한 머리에 곱추 화가, 비극의 삶을 살다간 화가죠! 예전에 학원이라는 문예잡지가 있었는데 그 잡지에 저 사람 소개한 적이 있었어요. 곱추화가라서 기억이 아직도 나요^^

다락방 2009-12-15 13:50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의집님의 이 댓글은 완전 소중하잖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음, 제가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일어나지도 않은 일,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을 '먼저 걱정'하는 것 말입니다. 이게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에도 악영향이에요. 일적이라기 보다는, 사서 걱정을 하다보니 스트레스를 곱절로 받고 있고. 막상 닥치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는데도 언제나 발만 동동구르고. 좀 대범해지고 싶고 쿨-해지고 싶은데 제게는 참 먼 이야기 같아요.
사람에 대한것도 마찬가지라서, 날 좋아한다고 해도 그게 진짠지 아닌지 어떻게 알어, 혹은 쉽게 변하겠지, 라고 지레짐작해서 무슨 말이든 하기가 주춤거려지는 것 같아요. 바보같아요, 전. 헤헷 :)

웽스북스 2009-12-15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고젤리 안에 망고 있잖아요 (아 찌질하다 웬디씨 ㅋㅋㅋㅋㅋ)

다락방 2009-12-15 13:51   좋아요 0 | URL
앗! 그렇다면 저는 이미 망고를 먹어봤군요!!!!!!!!!!!!!!!!!!!!!!!!!!
저 쫌 부자인가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09-12-1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이란 숫자에 포기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분명....^^

다락방 2009-12-15 13:51   좋아요 0 | URL
저는 아무리 40이 된다고 해도 식욕이 줄어들 것 같지가 않습니다, 메피스토님. ㅎㅎ

뷰리풀말미잘 2009-12-15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검지손가락으로 이마를 꼭꼭 찔러주면서 어쭈. 죽을래? 니가 그렇게 잘났어? 말해봐. 응? 이라고 말하지 않나요? 전화라면 검지손가락을 활용하지는 못할테니까. 훗- 하는 비웃음 정도로 대체하면 되고요.

다락방 2009-12-15 13:54   좋아요 0 | URL
음, 그보다는요, 뷰리풀말미잘님.
애초에 멸치를 먹으러 가자고 말을 꺼내면 아니, 라고 말할 수 없지 않을까요? :)

섬사이 2009-12-15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이 넘으니까 어쩐지 빨간색 떡볶이 코트나 멜빵 청바지를 입기가 어색해져요.
40이 넘으니까 시어머님이 담가놓은 김치를 넙죽 받아오기가 죄송해져요.
40이 넘으니까 놀이동산에서 바이킹이라도 타고 나면 멀미나고 어지러워요.
40이 넘으니까 춤을 춰도 흉해 보여요.
40이 넘으니까 거절을 당해도 "싫으면 관둬라~"식의 배짱이 생겨요.
40이 넘으니까 그깟 사랑따위!하고 코웃음치게 돼요.
갑자기 다락방님의 마흔이 궁금해져요.
다락방님 마흔이 넘을 때까지 저 계속 여기 들락거려도 되는 거죠?
(다락방님이 얼른 마흔되기를 바란다는 거, 절대 아니에요. 글을 쓰다보니 어째 좀 이상해진 듯..^^;;)

다락방 2009-12-15 13:57   좋아요 0 | URL
섬사이님의 이 댓글을 읽으니 저도 갑자기 제 마흔이 궁금해집니다. 제 마흔은 어떨까요? 음, 마흔이 되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채로 이렇게 살고있으면 어쩌죠? 무언가 하나쯤 이루어놓아야 하는거 아닐까요? 두렵기도 하네요.

네네네네 섬사이님. 제가 마흔이 넘어도, 눈 감는 날까지 여기 있도록 할테니 계속 들락거려주세요. 그래서 지금처럼 다정한 댓글로 대화해요, 우리.
:)

기억의집 2009-12-16 11:08   좋아요 0 | URL
전 그래서 요즘 반바지 살까말까 고민 좀 했어요. 이 나이에 왠 반바지냐 싶어서..약간 뻥 좀 쳐서 한달 가량 고민한 거 같아요...그러다 주책이지! 그저께 반바지 주문했어요. 50 넘으면 절대로 못 입을 거 같아서... 감정이 무뎌지긴 하지요. 나이 들수록!

다락방 2009-12-16 13:56   좋아요 0 | URL
50이 넘어도 반바지 입으면 안될까요? ㅜㅜ
물론 저는 지금도 반바지는 입지 않지만 말입니다. ㅎㅎ

나이 들수록 감정이 무뎌지긴 하나요? 사랑에 대해서라면 저도 그런것 같긴 한데, 다른 감정에 대해선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요즘엔 걸핏하면 눈물이 나서. orz

무해한모리군 2009-12-15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먼저 제안을 하면 잘 받아들이지 않을까 으흐흐.. 그......렇다면

다락방 2009-12-15 13:57   좋아요 0 | URL
앗....................
그...그....그.....그게............................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무슨 제안을 하실려고 이러실까 ㅎㅎ)

2009-12-15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9-12-1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절대로 절대로 거절하지 않을게요. (뭐 설마 나를 두려워하진 않겠지만.) 그나저나 언제나 이렇게 다정이 넘치는 독서라니. 놀라울 뿐이오.

다락방 2009-12-15 13:59   좋아요 0 | URL
제 독서는 네꼬님의 리뷰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나는 네꼬님의 리뷰를 읽고 오늘도 다시 한번 [우아한 거짓말]에 대해 생각했는걸요!

거절하지 않을게요, 란 말이 네꼬님. 엄청난 위로가 되고 힘이 되요. 나의 좋은 친구 네꼬님 :)

레와 2009-12-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등감은 전혀 지치지 않고 분열, 증식한다.'

쿵-!!


나도 절대절대 거절하지 않을껀데..(네꼬님 따라해서 미안 ^^;)

다락방 2009-12-15 14:00   좋아요 0 | URL
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우리 말이죠, 레와님. 서로 거절하지 않는 사이로 오래오래 함께 지내요!! :)

네꼬 2009-12-16 10:08   좋아요 0 | URL
레와님은 귀여우니까 따라해도 돼요. (히히. 편애.)

다락방 2009-12-16 13:56   좋아요 0 | URL
ㅎㅎ
레와님은 귀엽다기 보다는 섹시한쪽이에요!! ㅎㅎ

레와 2009-12-17 09:03   좋아요 0 | URL
귀엽 섹시, 나 이런 단어 너무 좋아~~!! 으흐흐흐흐~

2009-12-15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09-12-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은 술마시고 통곡해도 귀여운 나이지만 마흔살은 혀만 꼬여도 추해보이는 것 같아요. (네, 제 얘깁니다. 물론 혀만 꼬일 정도까지만 마시는 것도 아니지요. -_-;;)

그런데요. 그 누가 다락방님을 거절할 수 있겠어요? 이렇게 귀엽고 다정하신 우리 다락방님. ^^

다락방 2009-12-16 15:48   좋아요 0 | URL
저는요, 문나잇님. 이제 술을 많이 못마시겠어요. 다음날까지 너무 힘들어져서 말예요. 급격한 체력저하랄까. 이렇게 늙는거구나 싶어요. ㅎㅎ 나이들수록 술은 줄어드네요. 줄이고 싶은게 아닌데 지가 알아서 혼자서 줄어요 ㅋㅋ

2009-12-17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0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7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20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8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09-12-3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문장이 읽기 쉽고 소탈하면서도 (6)만약 누군가에게 제목을 보여주더라도, '체홉을 읽고 있는걸 보니 별 이상한 사람은 아니겠군.' 하고 여겨질 확률이 높다. - 이 부분 공감해요. 나들이 할 때 책 한 권은 꼭 챙기는데 다음엔 체홉 전집으로 제 가방 안이 바뀌어도 좋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다락방 2009-12-30 18:11   좋아요 0 | URL
네, 팜므느와르님. 좋은 정보를 드릴 수 있다니 저도 기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