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해당도서 2만원이상 큰 맘먹고 주문완료했는데 증정품으로 키홀더가 안떠, 이상해서 잽싸게 취소하고 이벤트 페이지 들어가보니 3만원으로 금액이 바뀌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살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기회의 여신은 뒷머리가 없다고 며칠전에 칠봉이가 어디서 들었다고 해준 말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제 그냥 낚아채서 사버렸어야 되는건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알라딘아 이러기 있긔없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 빡쳐서 내가 사, 말어?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2만원어치만 살랬는데 3만원으로 바뀌면, 3만원어치 사느니, 그냥 5만원어치 사야될 거 아냐 (읭?)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50709_chang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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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07-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키링도 하루 있다가 금액 올렸던 기억이... 다락방님 역시 사기로 하셨군요 짝짝짝 그리고 토닥토닥

다락방 2015-07-10 15:43   좋아요 0 | URL
네, 하도 구매자가 많아서 올렸었다고 트윗인가에서 본 기억나는데, 이번에도 그랬나봐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2015-07-1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3만원으로 바뀌었어요????? 이건 진짜 말도안된다 저도 며칠 이따 사려고 장바구니에만 넣어뒀는데!!!!!!!!

다락방 2015-07-10 15:43   좋아요 0 | URL
네 3만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며칠 이따 사면 놓치는 그런 키링입니다.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몰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러면 며칠있다가 또 4만원 되는거 아닌가 몰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름 2015-07-1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뭐 이책 저책 10만원어치를 샀어여. 매쉬백과 그리스 신화 신들의 계보도와 분홍 키링을 모두 받기 위해. ㅠㅠ

다락방 2015-07-10 17:41   좋아요 0 | URL
아니, 여름님. 십만원어치라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 2015-07-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리아스 있는데 또 샀다면 믿으시겠나요?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5-07-10 17:53   좋아요 0 | URL
믿기 때문에 슬퍼요, 여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여름 2015-07-10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을 고소하고 싶어요. ㅠㅠ 굿즈를 빌미로 삼아 있는 책도 사게 만들다니

다락방 2015-07-13 09:00   좋아요 0 | URL
여름님!!!
아, 제가 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nomadology 2015-07-10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신이었어요? 뒷쪽 머리가 없는 반 대머리 할아버지 신 인줄로만 알았는데.

다락방 2015-07-13 09:01   좋아요 0 | URL
앗, 대머리 신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제가 여신으로 둔갑시켜 버렸네요 ㅋㅋㅋㅋㅋ

스윗듀 2015-07-10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ㅏㅏㅏㅏ 저도4만원되기전에빨리사야겠어요ㅜ 알라딘 진짜 밉다!!!!

다락방 2015-07-13 09:01   좋아요 0 | URL
하아- 저는 주문하였고 이제 마음을 비웠습니다. 어차피 주문할 거였으면 2만원일 때 할걸 ㅜㅜ

스윗듀 2015-07-13 09:06   좋아요 0 | URL
전결국5만원채웠어요...토닥토닥

다락방 2015-07-13 09:07   좋아요 0 | URL
저는 3만원 조금 넘겼어요...(소심)

transient-guest 2015-07-11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엄청난 구매에도 불구하고 해외구매는 아무런 사은품 혜택이 없어요. -_-: 이 기회에 집단난동이라고 부려볼까요??ㅎㅎ

다락방 2015-07-13 09:02   좋아요 0 | URL
아..키링 같은 것도......안오나요? ㅜㅜ
키링 같은 건 보내줘도 될 것 같은데 .. orz

그렇게혜윰 2015-07-12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결심이 무너지셨군요ㅋ

다락방 2015-07-13 09:03   좋아요 0 | URL
제 결심이 무너지리란 걸 그렇게혜윰님은 알고 계셨죠? 네?

그렇게혜윰 2015-07-13 09:04   좋아요 0 | URL
다음부턴 그런 결심을 안하게 된답니다ㅋㅋ

다락방 2015-07-13 09:07   좋아요 0 | URL
전 또 하겠어요! 불끈! 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5-07-13 09:08   좋아요 0 | URL
이번달에 구매를 또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어요ㅋㄷㅋㄷ

다락방 2015-07-13 09:10   좋아요 0 | URL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버럭)
 

어제 퇴근무렵. 복도에서 타부서 임원을 마주쳤다. 임원님은 본인 부서에 뭔가 일거리를 주고 나오신 모양이었다. 나를 보고는 약간 멋적게 웃으시며 '야근 시켜서 미안하다고 했어요' 란다. 이 부서는 야근이 잦다. 지난번에도 임원님께 금요일인데 일찍 좀 보내주세요, 퇴근 좀 일찍 좀 시켜주세요, 라고 말했는데 나의 말따위..여튼 어제도 그 말을 임원분이 나에게 하기가 무섭게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야근 시키지 말고 직원들 일찍 좀 보내주세요.



그러자 임원님은 '그러고 싶은데 일이 많아서' 라고 하시더라. 흥!


여튼 그리고 그 부서에 볼 일이 있어 찾아가니, 그중 K 사원이 '차장님!' 부르더니 양손 엄지를 치켜든다. 내가 웃으며 왜그래요, 라고 하다가 방금 임원과의 대화가 생각나서 '들었어요?' 라고 물으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차장님이 최고에요' 한다.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아침. 사무실 내 책상 위에는 이런 게 놓여있었다.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직원이 놓아둔 것이라 한다. 조낸 고마웠나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그런 거 겁나 잘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튼 그래서 다른 직원들이 내 밑에서 일하는 직원을 부러워하는가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좀 짱인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위에 상사 없으면 막 내 밑에 직원 집에 보내고 출근 안시키고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렇게 고칼의 간식을 주면 내가 고맙냐 안고맙냐. 하아- 내가 다이어트 중인데 이걸 어떻게 먹어. 그렇지만..날이 더워...곰팡이 필 지도 모르는데, 그냥 썩게 내버려 둘 순 없지. 먹을 거 상하게 하면 안돼, 나는 어쩔 수 없이, 정말이지 하는 수 없이, 진짜말이지 더는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 봉투를 뜯어 가지고서는, 그래도 다이어트 중이니까, 절반을 훅- 덜어서 다른 직원에게 건넸다. 


마시썽-




이 세상 상사들이 다 나만 같으면 이 세상이 훨씬 더 살기 좋아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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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5-07-0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장?

과장 아니었어요?ㅎㅎ

다락방 2015-07-09 12:24   좋아요 1 | URL
진급했죠. 세월은 흐르기 마련이니까요. ㅎㅎ

아무개 2015-07-09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말 술안주로 초코별 당첨!
아...오늘 회식이니까 고기먹고 가는 길에 사먹어야겠당 크흐흐

일본에서는 공무원부터 일찍 퇴근하기 제도를 시작했다고 해요.
4시반인가 그렇던데.
우리나라는 또 한 10년쯤 지나야 가능해지겠지요.

다락방 2015-07-09 14:40   좋아요 1 | URL
초코별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파는 과자인가봐요. 세븐일레븐 마크가 봉투에 있었던 것 같아요. 천 원이라고 가격은 써있고요. 초코맛이 물씬물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는 10년이 지나도 불가하지 않을까요? 뭐가 됐든 뭘 하든, 대통령을 잘 뽑아야 돼요. -_-

무해한모리군 2015-07-0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진 상사 인정 ㅎㅎㅎㅎ

다락방 2015-07-09 14:41   좋아요 0 | URL
오 감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15-07-09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과자 정말 사랑스럽네요. 초코별이라니!!!

다락방 2015-07-09 14:4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다 먹었숑!

세실 2015-07-09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나보다 더 멋진 상사로 인정합니다!
보슬비님ㅎ 달콤한 초코별에서 온 상사라니^^ 이뻐라~~~
그나저나 다요트 3킬로 빼는건 죽을만큼 힘들지만 3킬로 찌는건 한 순간이라는거...흑!

다락방 2015-07-09 15:46   좋아요 0 | URL
세실님이야말로 멋진 삶을 살고 멋진 직업을 갖고 계신 멋진 관장님이시죠. 히힛.

네, 그나저나 3킬로 빼는 건 어마어마하게 힘들지만 찌는건 겁나 쉽죠. 심지어 달콤하기까지 해요. 엉엉 ㅠㅠ

꼬마요정 2015-07-0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ㅎㅎ 저도 초코별 받고 싶지만... 흠.. 혼자 씁쓸해집니다...

다락방 2015-07-09 15:47   좋아요 0 | URL
초코별을 받을 수 없다면 그냥 사 먹으면 됩니다!!! ㅎㅎㅎㅎㅎ

감은빛 2015-07-09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진 차장님이시군요~~

제 상급자도 저에게 늘 야근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회의시간에는 엄청난 양의 일을 던져주고,
평소에도 문자와 이메일과 카톡으로 일을 던집니다.
모든 일에는 마감시한이 있게 마련이죠.
이래놓고 야근하지 말라는 말은 왜 하는지 궁금합니다. ㅠㅠ

다락방 2015-07-09 15:48   좋아요 0 | URL
아니, 야근하지 말라면서 일을 주는 건 무슨 심뽀죠? -_-
문자랑 이메일, 카톡으로 일을 주다니...으르렁-
그 상사분은 어디가서 얘기하겠네요.
나는 우리 직원들 야근하지 말라고 해, 야근 안시켜.... 하아-


세상에 멋진 상사는 참 드문것 같아요, 감은빛님. ㅠㅠ

sijifs 2015-07-09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상사님입니다!!! 추천!!!

다락방 2015-07-09 15: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제가 멋진상사임을 인정합니다. 인정!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5-07-09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나 인기만점 다락방님^^

다락방 2015-07-09 16:10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ㅋㅋㅋㅋㅋ

nomadology 2015-07-0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하신 차장님..

다락방 2015-07-10 09:02   좋아요 0 | URL
제가 생각해도 제가 좀 훌륭함에 가까이 닿은 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가 원한다면, 네가 원하는 때에















분쿄 구 센고쿠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내 처제(서른다섯 살)가 갑자기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닌다는 건, 솔직히 말해 그럴 필요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길거리에서 외국 사람이 뭘 물어보면 어떡해요"라는 게 그녀가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유인데, 그런 경우를 과연 '필요'라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정말 분간하기 어렵다. 일본도 세계화되고 있으니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도 옳은 말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쩌다 외국 사람이 길을 물으면 그냥 "I'm sorry. I can't speak English" 하면 되는 일 아닌가 싶다.

그리고 외국 사람이 길을 묻는 일은 삼 년에 한 번꼴도 없지 않나요? (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지난 십 년 동안 외국 사람이 내게 길은 물은 적은 고작 한 번이다.)그 때문에 일부러 영어 학원을 다닌다는 것은 시간을 심히 비경제적으로 쓰는 말이 아닐까?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인생에 유익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자기 마음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또 지금 유행하는 유아 영어 교실이라는 것도 잘 모르겠더군요. 우리 조카도 그런 데 다니고 "Thank you very much" "You are welcome" 하는 말을 조잘거리는데, 이게 필요한 것일까요? 어렸을 때의 어학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 또 할 말이 없지만,평범한 여섯 살 아이가 왜 2개 국어를 해야 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국어도 잘 못하는 어린아이가 표층적으로 2개 국어를 좀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재능이 있거나 혹은 필요가 생기면, 굳이 어린이 영어 교실에 다니지 않더라도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영어 회화쯤이야 반드시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먼저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모국어를 통한 진정한 회화가 거기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회화 역시 거기서 시작 된다. (pp.150-151)



남동생 회사가 나의 회사 근처에 있어서 출퇴근 시에 남동생 차를 타고 함께 움직일 때가 있다. 보통은 퇴근때 라디오를 들으면서 같이 가곤 하는데, 최근에는 출근길에도 남동생 차를 타곤 한다. 남동생 차를 타면 책을 읽을 수 없고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내리는등의 활동을 일절 할 수 없지만, 십오분 쯤 더 침대에 누워 있어도 되고, 겁나 편안하다. 가장 큰 단점이 '내리기 싫다'는 정도. 내가 내려야 할 곳에 이르면 아, 내리기 싫다, 하고 절로 말하게 된다. 크- 그러다보니 항상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와도 회사에 도착하면 배고프곤 했는데, 그게 없어졌다. 이젠 사무실에 도착해도 배가 안고파...뭐, 이러다 잠시 후에 또 고프겠지만.. -0-


출근길에 남동생은 퇴근길과는 달리, EBS 의 영어교육방송을 틀어놓는다. 그러면 함께 그 방송을 듣게 되는데, 영어 공부야 뭐 평생의 숙제이니 내가 마다할 리가 없지만, 나는 오늘, 내가 영어로 듣는 것을 꽤 싫어한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나는 영어를 잘 듣는 사람도 잘 말하는 사람도 잘 읽는 사람도 아니다. 못하는 축에 가까울텐데, 그러다보니 영어로 구성된 문장을 들을라치면, 내 안의 집중력을 백프로 풀가동 시켜야 한다. 백프로 풀가동 시키면 백프로 이해가 되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그 중에서 내가 이해하는 건 한 30프로 정도 될까. 그나마도 가장 기본적인 단어들을 내가 알고 있기에 때려맞추는 식일텐데, 이 집중력 백프로 풀가동은 꽤 피곤한 일이다. 그러니까 나의 모국어로 누군가 말을 한다면, 나는 그 말에 백프로 풀가동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들리며 이해가 된다. 물론 다른 생각에 몰두하고 있다면 모국어라 할지언정 들리지 않지만, 어느 정도는 들을 수 있다는 거다. 집중력 30-40프로만 가동하면 내가 때꾸할 수 있을만큼 내 안에 상대의 말이 닿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문장과 글자 자체'를 텍스트로 인식은 가능한 것. 잠깐 시간이 지난뒤에, 아 그거, 하면서 대꾸할 수 있다는 거다. 그렇지만 영어의 경우는 다르다. 영어는 집중력 백프로 풀가동을 해야 고작 30프로 정도가 무슨 뜻인지 이해될 뿐이고, 혹여라도 집중력을 70프로 정도로 맞춘다면 단어 몇 개만 들리는 정도이며 30-40프로로 낮춘다면 단어 하나 조차도 들리지 않는 채 그저 외계어만 된다. 알아들을 수 없는 기괴한 단어의 나열.... 듣고 이해하고자 할 때마다 집중력을 풀가동 시켜야 한다는 건 진짜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일이다. 뇌가 쪼개지는 것 같아... 그래서 옆에 앉아 같이 듣는 남동생에게, 야, 뭔 말인지 조금이라도 이해할라면 집중력 풀가동 시켜야 돼, 겁나 피곤하지 않냐, 하는 말을 하곤 했었다. 그러던 오늘.



그 방송의 이름은 모르겠는데, 여튼 원어민 한명과 본토발음을 쓰는 (아마도)한국인 한 명이 또 영어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 물론 한국어도 섞어서 한다. 왼쪽 모서리는 어떻게 말하면 될까요? 하면서. 나는 숫제 집중력을 0에 맞춰둔 채로 내 생각하기에 바쁘다. 저기에 있는 호프집은 수제맥주를 만드는구나, 칠봉이랑 가봐야겠다, 수제맥주가 요새 맛있지, 안주는 피자로 해야 되는데 씬피자가 낫겠어, 둘이 먹으면 두꺼운 건 너무 크잖아, 씬이면 페퍼로니지, 접어서 먹으면 손가락 뜨거워,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런데 방송에서 갑자기 팝송이 들린다. 이 방송은 다음 코너로 넘어가기 전에 잠깐 팝송을 틀어주는데 꼭 한 곡 완전히 틀어주질 않고 중간에 끄더라. 여튼 귀에 익은 팝송이 들리자 신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 이 노래나 계속 끝까지 틀어줬으면 좋겠다. 영어로 그만 씨부렁거리고.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이 노래 뭔데? 몰라. 그래서 나는 아이폰의 시리를 돌려 노래를 알아냈고, 이어 남동생은 내게 이렇게 물었다.



누나 이 영어들이 씨부렁거린다고 생각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 말 듣고 나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내가 그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동안 이 영어 방송이 씨부렁거린다고 생각한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란 인간 Orz



그나저나 시리가 찾아준 노래가 뭔지 링크할랬는데... 기억이 안난다. 시리가 찾아줬던 음악이란 걸 어떻게 다시 확인할 수 있지? 제기랄...



암튼 앞으로도 남동생 차를 타고 올것이냐 지하철을 탈것이냐는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지하철의 좋은점: 많이 걷는다, 소화가 잘된다, 책을 읽을 수 있다

남동생차의 좋은점: 편하다. 겁나 편하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인생 매 순간은 선택을 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편한 걸 맛본 이상 편하지 않은 걸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데, 갑자기 미카 생각이 난다. 미카가 앨범이 잘 팔리고 성공한 가수가 되어 호텔에 머무르자, 그의 엄마가 '예술을 하는 사람이 편한 걸 알게되면 더이상 예술을 하기 힘들지 않겠냐' 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는데(이렇게 저렴하게 말하진 않았고 정확한 워딩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머니의 그 말을 듣고 미카는 자신이 원래 살던 집으로 들어갔다 했다. 물론 고생을 사서 할 필요는 전혀, 전혀, 네버 없지만, 내가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는 게 나에게 더 좋은 것 같고, 내 육체가 편히 쉬기 위해서는 남동생 차를 타는 게 나을 것 같으니. 아아- 나도 모르겠다. 내일 일은 또 내일 일어나봐서 생각하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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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7-0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옆부서 검열 나왔는데 한국여자가 영어 엄청 잘하네요.
아 나는 언제쯤 저렇게 영어로 씨부렁 거릴수 있을까요 흑흑흑흑

2.비가 오늘 날만 남동생차 타기는 어떻습니까?


다락방 2015-07-08 13:50   좋아요 0 | URL
오늘 영어방송 들으면서 들리는 발음대로 따라해보려 했지만 절대 안되더라고요. 야, 이 발음 왜 안되냐, 했더니 남동생이 안돼 안돼 라고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영어는 영원한 숙제 ㅠㅠ

안그래도 내릴 때쯤 비가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헐 우산도 없는데..했는데 남동생 차에 우산이 두 개나!! 그래서 한 개 들고 내렸어요. 편했어요. ㅠㅠ 게을러지기 딱 좋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apsyong 2015-07-0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동생분과 사이가 참 좋으신듯 해요. 제 주위 남매들과는 아아주 많이 다르네요 ^^ 저라면 더운날 추운날 눈오는날 비오는날 동생차 탈 거 같아요 ㅋㅋ

다락방 2015-07-09 12:15   좋아요 0 | URL
아 네. 저는 남동생과 여동생과 엄청 친해요. 세상에서 제일 친해요. 삼남매가 막 같이 놀러 다니기도 하고 그랬어요. ㅎㅎ 여동생은 술을 잘 안마시지만 남동생은 술을 저처럼 좋아해서, 각자 친구들 만날 때 막 같이 끼어서 놀기도 하고 그래요 ㅋㅋㅋㅋㅋ

오늘은 남동생이 회식 있어 차를 안가져간다고 해서 저는 대중교통을 차고 여느때처럼 출근했습니다. 힛.

blanca 2015-07-08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남동생이랑 근처 회사라니 너무 행복하겠다, 부러워요.

다락방 2015-07-09 12:15   좋아요 0 | URL
네 그래서 근처 밥집 공유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5-07-0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 지하철은 좀 힘들어요.ㅎㅎ 땀도 많이 나고.. 언어는 걍 그 나라에 이민가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듯..ㅎ

다락방 2015-07-09 12:15   좋아요 0 | URL
여름 지하철은 땀도 많이 나고 땀냄새도 많이 나고 ㅠㅠ
외국어가 이민가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면, 이민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가 없는 건가요. ㅠㅠㅠ

transient-guest 2015-07-10 05:35   좋아요 0 | URL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 조금씩 적셔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제가 여기 온지도 오래되어서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5-07-09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승진하려면 영어점수를 내야하는데 저는 올해!!!! 내야해요 어쩌죠 ㅠ.ㅠ

저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갑자기 영어가 잘되요. 1. 술에 취했는데 눈앞에 멋진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 있다 2. 굉장히 다급한 상황에 꼭 영어로 의사표현이 필요하다(화장실이 급하다거나) 이럴땐 왠지 모르겠는데 문법까지 완벽한 영어가 나와요.... 평소엔 정류장 어딨니?뭐 이런 질문에도 막 망설여 지는게 대답을 못한다는 --;; 이유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왤까요????

다락방 2015-07-09 12:17   좋아요 0 | URL
저는 승진하기 위해 영어테스트를 보는 직장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지금 막 휘모리님 댓글 보고 듭니다. ㅠㅠ 만약 그랬으면 저는 계속 사원이었겠죠. 이나이가 되어도.. ㅠㅠ

저는 특정한 상황에서도 영어는 잘 안되고요, 외국 나가면 그냥 단어로만 얘기해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사실 먹을 거 먹고 탈 거 타고 마실 거 마실 수 있으니까 굳이 영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이만큼만 해도 살아지긴 한다...며. ( ˝)
 















절반이 지나도록 이 영화는 내내 '이게 뭐지' 싶은 느낌만을 준다. 친구들과 늘상 모여 여자들 몸에 대하여 점수를 매기고 성적대상화 시키는 남자들이라니, 남자들끼리 이러는 거야 뭐 어제오늘 일이 아니겠지만, 자꾸 보여지는 그런 모습들은 좀 구역질난달까. 게다가 남자 주인공 '존'의 아버지도 다를 바 없어, 아들인 존이 데려오는 여자친구를 아래위로 훑으며 '귀엽'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귀여움은 당연히 귀염성의 그 귀여움을 말하는 게 아니다. 쭉빵미녀라 귀엽다는 것. 그런 식의 시선으로 훑어보는 남자친구의 아버지라니, 구역질이 치밀어오른다. 혹여라도 결혼하게 된다면 저 시선을 늘상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 


존은 바텐더로 일하면서 늘 춤을 추러 다니고 여자들 몸에 점수를 매기며 하룻밤 자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점수 높은 여자랑 섹스를 해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에게 만족을 주는 것은 그가 늘상 찾아보는 포르노다. 포르노를 보며 자위를 하는 것이 실제의 섹스보다 훨씬 더 큰 만족도를 준다. 그래서 아무리 섹시한 여자랑 섹스를 하고 침대에 그녀가 누워있어도 그는 거실로 나가 포르노 사이트에 다시 접속, 혼자 만족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랑하는 여자 '바바라'가 생겼지만, 바바라에게도 예외는 없다. 존은 바바라가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에도 거실에서 포르노에 접속한다. 이 모습에 바바라는 실망하고 그와 헤어진다. 포르노를 보는 남자는 바바라가 바라는 남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런 존에게 야간대학에서 같이 수업을 듣다 만난 '에스더'는 '포르노중독' 인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존은 그 말을 웃어넘기지만, 자신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에스더의 말대로 포르노를 보지 않으면 자위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포르노를 끊기로 결심한다. 이에 에스더는 존에게 말한다. 현실의 섹스는 포르노와 같을 수가 없다, 니가 포르노를 보며 만족하는 게 너 자신을 잊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너가 섹스로 너 자신을 잊어야한다면, 그건 니가 사랑하는 여자 안에서여야 한다, 너는 여자랑 섹스를 한 게 아니라 너 혼자 일방적인 섹스만을 한 것이다, 그런 섹스가 너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감을 한다면, 다르다, 고.


존은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잘 몰랐지만, 에스더에게 '사적으로' 다가가고 그녀의 상처를 알게 되면서 생애 처음 '그동안의 섹스와는 다른' 섹스를 하게 된다. 아, 이건 달랐어. 그러자 그가 세상을 보고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 운전을 하면 늘 분노가 차올랐던 그였지만, 이제 운전을 하면서 욕을 하고 핸들을 탕탕 치는 대신,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른다. 헬스장에 가면 자기 운동 하기에 바빴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섞여서 농구를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여자들하고 눈 맞추는 건 싫었'는데 이 여자랑은 자꾸 눈을 맞추고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여자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내 생각을 아는 것 같고, 자신이 그녀의 생각을 아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서야 '사랑을 나눈다' 에서의 사랑이 이런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와 함께 미래를 설계한다는가 하는 구체적인 어떤 것들을 말하진 않았지만, 이 교감이 '미치도록' 좋다고 그는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자신의 고유한 성격도 있었을테지만, 환경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나의 조카가 제 외할머니의 말투를 따라하는 것을 보면, 어릴 때 함께하는 사람의 모습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존'의 아버지는 늘상 축구를 보고 분노한다. 말투는 거칠고 늘 시비조로 말하며 화를 낸다. 일주일에 한 번 식사를 함께하는 아들 존 과도 그래서 늘 싸운다.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기에 바쁘고 상대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화를 내고 윽박지른다. 엄마는 이 둘 사이에서 중재하려 해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가 존에게 유일하게 다정했던 때는 아들 존이 지독하게 섹시한 여자를 여자친구로 데려왔을 때였다. 함께 선정적인 티브이 광고를 볼 때도 그들은 같은 마음이 된다. 존이 늘상 분노하고 화를 내는 모습은, 운전과 축구를 할 때라는 상황설정만 달랐지, 그의 아버지가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인 존이 다 자란 성인이 되도록 여전히 분노하고 있지만, 존은 이제 달라졌다. 달라지는 존을 보며 얼마전 트윗에서 본 서천석 선생의 말이 생각났다. 밑에서부터 읽으면 된다.




영화속에서 존이 자신의 과거나 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거나 생각하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포르노에 중독됐으며 분노에 차있는 성격이었다가, 교감하는 상대를 만나면서 달라지는 모습이 보여질 뿐. 존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되기까지, '아 내가 그런 사람인가'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도 필요했으며 또 그렇게 했지만, 그렇게하게끔 도와주며 옆에 있어준 에스더도 중요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도 영화는 말해준다. 그간 그가 여자들에 대해 몸매평가를 내리고 그런 여자를 여자친구로 데리고 다니는 것은, 그가 친구들에게 그런 여자랑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음을 의미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 '내가 행복한' 걸 그가 경험하는 대신, 그가 선택한 건, '남들에게 이런 여자랑 함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랑스러워지고 싶었던, 그런 사람. 그러나 '보여지고자 하는' 모습대로 사는 것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자기 자신이 자신의 삶으로 인해 혹은 누군가가 옆에 있음으로 인해 '충족되야만'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모습은 얼마든 가장할 수 있지만, 행복한 모습을 가장해서 남들에게 행복하게 보여진다한들, 그것이 행복한 건 아니다. 그 공허함은 결국 자신의 몫, 자꾸 그런 식으로 '행복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은 자신의 행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사람에겐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커피를 건네는 사람이 필요하고 술잔을 부딪혀줄 사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다는 확신을 줄 사람이 필요하다. '넌 잘하고 있다', '넌 최고다' 등의 말로 바닥에 하염없이 가라앉는 나를 일으켜 세워줄 사람. 좋아하고 신뢰한다는 말로 나의 두 발이 단단하게 땅을 딛고 서있을 수 있게 하는 사람.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외모를 내세워 '이런 나를 옆에 두고 싶다면 너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이것도 저것도 이것도 저것도 이것도 저것도~ '하며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 두 눈을 바라보며 말하고 웃고 들어주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내 스스로 충분히 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으며,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지만, 이런 단단한 나를 지탱해줄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나는 분노하는 대신 노래를 따라부를 수 있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이 '사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이 교감임은 분명하다. 당신과 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말을 걸고 들어주며 교감해야 한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가 더 나은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그것인 것이다.



마지막, 존은 '이런 교감이 미치도록 좋다'고 하는데, 나는 교감을 미치도록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 좋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옆에 두고 싶다.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감독이 조셉 고든 래빗이다. 오, 조셉!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나는 갸웃했다. 어...난 이 영화 별론데...라고. 같이 본 친구에게 '나 이 영화 별론데?' 라고 말하자 친구는 '어, 나는 네 스타일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보자고 해서 좀 이상했어' 라고 하더라. 일단 나는 이 책의 원작인 만화도 보지 않았고 드라마도 보지 않아서 이 영화가 얼마나 각색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이 영화를 영화 자체로 감상한 것인데, 음식들도 그다지 탐이 나지 않고 무엇보다 이 작은 식당에 모인 각각의 사람들이 서로의 사연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 걸리적거린다. 피곤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안식처같은 식당인 것은 알겠는데, 나에게 이 식당이 안식처가 될 수는 없겠더라. 음식에 감흥받지 못한 나를 보며 같이 본 친구는 '너에게는 리틀 포레스트가 훨씬 좋았을 텐데, 이 영화에서는 음식 만드는 과정이 잘 안나와서 그런 것 같다' 라고 하더라. 맞다. 나는 이 영화보다 [리틀 포레스트]가 훨씬 좋았다. 쉽게 말하자면 리틀 포레스트는 보면 '아 이렇게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심야식당은 보면서 '저 식당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 차라리 나는 와인을 사들고 리틀 포레스트의 여주인공 집에 찾아가고 싶더라. 바로 직전에 본 영화이기도 하며 또 같은 일본의 영화이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등장인물이 많지도 않은데 대자연 틈에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볼 수 있다. 심야식당에서는 나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 없다. 게다가 심야식당에서 마스터를 도와주는 여자의 사연과 캐릭터는 생각할수록 짜증이나는데, 자신의 돈을 들고 튄 남자를 거절하지도 못해서 우연히 식당에 온 다른 남자가 '이 여자는 나랑 결혼할 사이다' 라고 연극을 해 그 상황과 그 남자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 이 설정이..난...너무 병신같아.....다른 사람들 다 있는데 나랑 살자라며 윽박지르는 남자도 병신같고, 거기에 무슨 구원의 왕자처럼 나타나서 '그렇겐 안돼 이 여자는 나랑 약혼했어' 이러는 것도 오버센스고... 둘 다 꺼져.







이 100장의 엽서셋트를 사고서는 너무 좋아서 히죽대다가 혹시 집에서 쓰고싶어질 때를 대비해 열장쯤 집에 가져다두었다. 어제 조카들이 놀러왔는데 나는 집에 있던 엽서 여러장을 조카에게 보여주며, 네가 갖고 싶은 것 한장 줄게, 했더니 조카가 한 장을 고르더라. 그래 그거 너 가져, 라고 호기롭게 주고는 남은 엽서를 정리하려는데, 조카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모, 타미 이거 다 가지면 안돼?





어? 이 아이좀 보라지? 하하하하하. 나는 몇초간 망설이다가 그래, 너 다 가져, 근데 하나만 이모가 가질게, 라고 하자 타미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찜해두었던 한 장을 빼고 나머지 엽서를 다 조카에게 주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해서 조카가 나를 예전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진 않더라.




에피톤 프로젝트 콘서트 얘기도 하고 싶은데, 글이 너무 길어지니 이만 줄여야겠다.

남동생이 '요즘 글을 안쓴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왜그러냐'고 어젯밤부터 내게 묻더니 오늘 아침 또 물었다. 그래서 '응, 글을 쓴다는 게 뭔지, 내가 교만한건지 아닌지, 그냥 회의가 들어, 싫으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회의 그만하고 이제 써.'



그러자 나는 우습게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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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7-06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남동생이 다락님에겐 `갑`이군요. ^^
웰컴백!!!!

다락방 2015-07-06 10:11   좋아요 0 | URL
단순한 녀석인데 참 고마워요. 헤헷 :)

moonnight 2015-07-0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남동생분 최고ㅎㅎ; 타미 좋겠어요. 무슨 부탁을 해도 들어줄 한사람이 있어서요. 타미도 알고 있겠지만. ^^

다락방 2015-07-06 10:56   좋아요 0 | URL
네, 문나잇님. 타미가 알았으면 좋겠어요. 어제도 와서 타미를 안아줬는데 와- 이젠 정말 안아주기 무겁게 많이 컸어요.

moonnight 2015-07-0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엽서 저도 탐나서 보관함에 넣었어요.^^

다락방 2015-07-06 10:5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탐나서 잽싸게 구입했는데, 제가 생각한것만큼 예쁘지는 않더라고요. 단순한 펭귄 표지가 너무 많아서. 하핫;; 그래도 만족합니다. 흣 :)

에이바 2015-07-0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보는 다락방님 글 반갑습니다ㅎㅎ 저도 <돈 존> 봤는데, 메시지 자체는 좋았는데 좀 실망했어요. 너무 힘이 들어갔달까? 조셉, 더 잘 할 수 있잖아! 이런 느낌으로요. 존이 만난 여성 중, 줄리안 무어가 참 좋았어요. <교감>이라는 건 그 어떤 것보다 짜릿한 쾌감 아닌가 해요. 그래서 다락방님 말씀 모두 동의해요!! <심야식당>은 전형적인 일본의 사연있는 마스터, 손님 구도를 식당으로 옮긴 느낌이라 저도 별로였어요. 그래도 음식은 안주용으로 좋아보여요! <리틀포레스트>는 토마토 먹는 장면이랑 잼을 슥슥 발라 와작- 베어무는 소리까지 기억에 오래 남아요. 저도 먹방(?) 영화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손 꼽히는 작품이고요! 더불어 세 끼 차려먹는게 얼마나 대단한 노동인지를 깨닫게 하는 ㅠㅠ

다락방 2015-07-06 16:30   좋아요 0 | URL
줄리안 무어 참 좋았죠. 저도 이 영화가 막 딱히 좋고 그런건 아닌데, 마지막에 교감 부분에서는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결국 조셉이 줄리안 무어를 만나게 된 것도 좋았고요. 만약 조셉이 줄리안 무어랑 헤어지게 된다면, 그건 그 이별대로 가슴이 아프겠지만, 그 후에 사랑을 더 잘할 수 있을만큼 성장할 것 같고요. 교감은, 제가 요즘 가장 크게 느끼는 쾌감이에요. 정말 좋죠, 교감 말예요.

리틀 포레스트 2편을 보면 뜨거운 감자랑 고구마를 먹는데 어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저도 먹방 영화 좋아하는데, 리틀 포레스트는 에이바님 말씀대로 정말 손 꼽히는 작품이에요!! 세 끼 차려먹는 노동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고요.

에이바님, 댓글 반가워요! >.<

감은빛 2015-07-0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 참 좋죠.
일반 직장 생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로서는
인간관계의 대부분을 교감이 가능한 사람으로 생각합니다만,
대개는 그렇지 못하더라구요.
직장인으로서 만났던 사람들과 예전 친구들, 학교 선후배들을 지금 만나면,
전혀 교감할 수 없는 상태임을 자주 깨닫습니다.
반면 운동하면서 만난 사람들, 녹색당에서 만난 사람들의 경우
(물론 모두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중에도 교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대부분 쉽게 마음을 열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락방 2015-07-06 17:58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심지어 연인들과는 교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최근에 몇 번 들어서요. 아, 교감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거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했어요. 그러던 차에 교감에 대해 말하는 이 영화를 보니 더 각별하더라고요. 사실은 교감에 대해 말하는 영화인 줄은 몰랐고, 야한 줄 알고 봤지만.. -0-

저는 교감한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분명 주변에 있고, 그 사실만으로도 크게 복받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요. 행복의 조건 이란 게 있다면,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이 맨 위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비로그인 2015-07-0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눈을 바라보며 말하고 웃고 듣고 싶네요 가끔 그냥 그렇게 별일없이 만나는 것 만으로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펭귄엽서 언니에게 몇 장 얻었는데 저도 이번에 두 개 사려고 담아뒀어요 ㅎㅎ

다락방 2015-07-06 18:13   좋아요 0 | URL
좋은 언니 두셨네요, 아른님. 히힛.
조카가 이 엽서를 줬다고 저를 더 예뻐했음 좋겠는데 아니라서 울적해요. 흙.
뭔가 더 줘야겠어요. 불끈!

[그장소] 2015-08-27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언제고 어디서고 누구와 이런 이야길 주고 받을 사람이 있단것이, 예전엔 친구들이 였는데..결혼하면 그게 다들 제 식구 챙기기 바빠져서 그게 힘들어지는게 여자사람인지라...솔로나 싱글이 아니면, 곤란한 우정나누기의 세계..아니..교감나누기의세계! ㅎㅎㅎ

다락방 2015-08-28 09:20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제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를 줄 알았는데 말이죠, 친구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면 만나서 얘기하는 것도 대화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남편,시댁,아이에 대한 얘기만 듣다보면 뭐랄까, 공통관심사에서 멀어지다보니 역시 같은 처지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본의아니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과는 멀어지게 되더라고요. 그 친구들도 역시 싱글인 친구를 만나서는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걸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교감을 나누는 것은 꼭 동성의 친구일 필요는 없을테고, 꼭 같은 나이대일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이성이든, 나이차이가 많이 나든, 특히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고, 그런 사람을 찾았다면 그 관계를 소중히 지켜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장소] 2015-08-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대화엔 나이차는 별 장애가 안되는데 공통적관심사는 확실히문제가되더라고요.^^
 

지하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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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5-06-25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목사님이 강북은 자기가 지키고 있어서 메르스가 안넘어온다. 라고 했던 게 갑자기 생각나요.ㅡㅡ;;;;

소금꽃 2015-06-2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 `밀양`이 생각나네요. 좋은 영화에요. 안보셨다면 한번 보시길- ㅜ

moonnight 2015-06-25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들이 왜 이리 많은지. ㅜㅜ

Joule 2015-06-25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하라는 내용이 성서 어디에 나온대요?

소금꽃 2015-06-25 23:4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마태복음 5장 23~24절]

형제자매님 마태복음을 읽어보세요. 그런 구절이 많습니다. 샬롬.

Joule 2015-06-26 01:34   좋아요 0 | URL
참 붙임성 좋아요.

소금꽃 2015-06-26 02: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죄송합니다. OTL

2015-06-25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5-06-26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병욱 같은 사람이 한 둘이어야죠.. 성서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 선행 = 교회에 헌금 바치기로, 신앙 = 목사말 잘 듣는걸로 만들어내는 놈들도 문제지만, 거기에 넘어가는 사람도 문제라고 봐요. 멍청한 것도 때로는 죄가 된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