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딩하신 [서민적 글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라는 이메일을 받고 당장 주문했다. 히힛. 내가 북펀딩은 두 번째 해보는데, 많이 팔리면 많이 팔리는대로 더 이익일테니, 구매에 나도 한몫을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ㅋㅋㅋㅋㅋ 아 사실은 잘모르겠다, 북펀딩이 뭐 어떻게 되는건지. 나는 원래 전자제품 사도 설명서를 안읽고 헤매이는 스타일이고, 뭐 기본적인 건 그냥 기본적인대로 이해하자 하는 대충대충 스타일이라, 이 펀딩도 사실 펀딩이란 이름이 붙었으니 뭔가 이익이 있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을 뿐, 서민님이 아니었으면 걍 지나갔을 것. 마태우스님이닷! 하고 그냥 막 했다. 5만원이 한도라길래 5만원 했다. 



-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막 도착했는데 다른층의 타부서에 있는 L 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차장님 어디세요, 퇴근하셨어요? 한다. 어어, 무슨일일까, 왜일까, 왜 퇴근후에 핸드폰으로 전화했을까 싶어서, 네, 집근처인데요 왜요, 하니,


아, 저희 부서 야근이라 햄버거 사러 가는데 차장님 퇴근 안하셨으면 차장님도 드실건지 여쭤보려고요, 하는 게 아닌가. 


아아, 놀랐어... 안도한 나는 깜짝 놀랐잖앗! 하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고, 깔깔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오늘 아침에는 우리부서 직원 I 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아, 이건 뭐지, 왤까,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으니, 차장님 저 까페에 왔는데요 커피 뭐 드실래요, 마끼아또 살까요? 하는 게 아닌가. 아아, 놀랐잖아..왜이렇게 다들 나를 놀라게 해. 나는 응, 마끼아또 사줘요, 따뜻한 걸로~ 라고 말했다. 통화를 끊고나니 옆에서 듣던 남동생이 '마끼아또 좀 먹지마!' 란다. 다이어트는 어떻게 된거냐며...(응?)


아, 확실히 회사 사람들한테서 핸드폰으로 연락오면..뭘까, 왤까, 걱정이 앞선다. 다행스럽게도 둘 다 뭐 먹겠냐고 묻는 전화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며칠전부터 계속 샌드위치가 먹고 싶었던 나는, 퇴근하고 동료 E 와 샌드위치를 드디어!! 먹으러 갔다. 일단 샌드위치를 두 개 시켜서 나눠 먹었다.



꺅 >.< 맛있다고 소리지르면서 먹었는데, 우리가 이것만 시켰을 리가 없지. 딸기요거트케익과 마실 것으로는 나는 따뜻한 홍차를 시켰고, E 는...뭔지 모르겠는 차가운 걸 시켰다.



맛있게 먹고 마시니 배가 좀 불러왔지만, 나의 샌드위치에 대한 욕망은 아주 강했던 터라, 이렇게 먹으러 왔을 때 마음껏 충족시키자 싶었다. 그래서 하나 더 시켰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졸 맛있게 흡입흡입. 아 역시 샌드위치 좋아. 베리 굿. 나오면서는 너무 배가 불러가지고 E 에게 말했다. 왜 나를 말리지 않았어? 이렇게 배가 터지게 먹게 왜 그냥 내버려둔거야?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많이 먹어뒀으니 당분간 샌드위치에 대한 욕망은 사라지겠지?


사라질까?


안사라지려나??? 


자꾸만 자라나는 욕.망.




- 좀전에 서민님 책을 주문하면서 5만원어치 책을 뭘 맞출까 하다가 이책 저책 넣어보고 빼고 하다가 결국 서민님 책 한 권만 주문했다. 5만원어치 주문하고 복불복마일리지 응모하면 자꾸 꽝나오는데, 5만점 마일리지 당첨된 친구가 자신은 한 번에 20만원어치 결제했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이에 삘받아서, 반드시 당첨되겠다는 의지를 모아!! 나도 지금 적립금이며 알라딘에 중고판 예치금,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20만원이 되는 순간, 한 방에 질러주겠어!!! 라고 했지만 이렇게 한 두권씩 쏠랑쏠랑 사고 있네. 지난주에도 '20만원 모을거니까 5만원어치 사지마' 이러면서 두 권 사고.... 지금 남은게 4만원이네...10만원까지 모아놨었는데...하아- 언제 16만원 더 모으지?


삶은 결코 쉽지가 않다.



- 일해야 되는데 책을 주문하기 전이면, 알라딘에 글을 쓰기 전이면 일에 좀처럼 집중이 되질 않는다. 할 일도 겁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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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9-0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샌드위치는 간식이죠. 간식을 먹어도 배부를 수 있다죠. 아.... 나도 샌드위치...@@

다락방 2015-09-01 10:07   좋아요 0 | URL
간식을 아주아주아주아주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죠! ㅎㅎㅎㅎㅎ
단발머리님, 안녕?
:)

단발머리 2015-09-01 10:09   좋아요 0 | URL
벌써 따뜻한 홍차가 그리워지는 때가 됐네요. 전 아침에는 핫으로, 낮에는 아이스로 마셔요. 우리는 여름에 만났는데 벌써 가을이네요.... 다락방님, 안녕? ㅋㅎㅎㅎ

다락방 2015-09-01 10:12   좋아요 0 | URL
여름에 만나는 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단발머리님. 왜 좋냐고 물어보면 딱히 댈 근거라던가 이유는 없지만..그냥 그래요, 저는. 여름은 저한테는 언제나 늘 가장 특별해요. 그래서 여름에 만나는 사람도 특별하고요. 헤헷 :)

최근에 얼그레이를 몇 번 마셨어요. 앞으로도 자주 마시게 될 것 같아요. 커피 대신 홍차를 마셔야지, 생각하고 있거든요.

단발머리 2015-09-01 10:16   좋아요 0 | URL
오호... 다락방님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여름에 우리가 만났다는게 너무 좋은대요. 그것도 아주아주아주 더운 날에요~ ㅎㅎ
저도 홍차나 얼그레이, 밀크티에 대해 생각은 하지만.... 주문은 커피로요^^

다락방 2015-09-01 10:19   좋아요 1 | URL
저는 요즘 가급적 커피를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늘 생각은 한답니다. 아직은 참을만해서 참고 있어요. 흑흑.
여름에, 아주 더울 때 만난 것도 좋았어요. 그런데 진짜 너무 더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에 친구들이 예약한 호텔가서 누워있다 나온 거 생각나네요. ㅋㅋㅋㅋㅋ

2015-09-0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1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겟타 2015-09-0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메일 받고 얼른 구매했었는데 오늘 배송될 것 같네요 ^^ ㅎㅎㅎ
전 북펀딩이 처음이라 다락방님 보다 더 모르는데 어쨋든 판매량에 도움이 되고자 구매했어요 ㅎㅎ
그리구 샌드위치 사진에서 저도 모르게 군침을... ㅋㅋㅋ

다락방 2015-09-01 15:57   좋아요 0 | URL
ㅎㅎ 블랙겟타님 읽다가 저 나오면 인사해주세요. 안녕, 다락방? 하고요. ㅋㅋㅋ

샌드위치 너무 맛있어서 저도 사진 볼때마다 오늘도 샌드위치 먹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ㅋㅋㅋㅋㅋ

재는재로 2015-09-0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하셨나요 저도 간만에 펀딩 5만원하고 장바구니의 책하고 주문하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주나 다음주초에 받아 볼듯
샌드위치가 맛있어 보이네요

다락방 2015-09-01 16:17   좋아요 0 | URL
네, 주문 오전에 했습니다! 오늘 배송될 것 같아요. 힛.
 

내가 맥주를 끊었는데, 일자산 갔다오니 진짜 너무 더워서 한 병 한다. 토요일 오후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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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2015-08-29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끊기엔 너무 맛있잖아요!!! 이 좋은 것을!!

다락방 2015-08-31 13:34   좋아요 0 | URL
더울 때는 도무지 끊을래야 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moonnight 2015-08-29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를 어떻게 끊어요!!!! 불가능ㅜㅜ; 어제 모처럼 야구장에 갔는데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야구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_-;; 배트맨글라스랑 히치하이커오프너는 맥주랑 안성맞춤 궁합이네요^^ 심지어 호가든♥♥♥

다락방 2015-08-31 13:3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낮에 저거 한 병 마시고 그만 마셔야지 했는데, 토요일 밤에 친구들이랑 소주마시고 집에 돌아와서 맥주를 벌컥벌컥 기절할 때까지 들이켜고 말았어요. 하아-

역시 배트맨글라스랑 히치하이커오프너를 알아봐주시네요, 문나잇님! ><

카스피 2015-08-29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요즘 맥주맛이 그맛이 그맛같아서 사이다와 KGB에 빠져 삽니당^^

다락방 2015-08-31 13:35   좋아요 0 | URL
저는 탄산 들어간 건 맥주밖에 안마셔서 사이다를 마실 일이 없네요. ㅎㅎ

카스피 2015-09-02 19:39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말하는 사이다는 칠성 사이다가 아니라 사과주(알콜도수 5%)이고 KGB는 보드카 베이스의 칵테일을 말합니다.둘다 캔에 있는데 차게 마시면 여름 더위 확 벗어나지요^^

hellas 2015-08-2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년동안 술을 끊었었는데. 안마시니 인생이 재미가 없더라구요. 요즘은 간간히 즐겨요 ㅋㅋ

다락방 2015-08-31 13:35   좋아요 0 | URL
술을 끊었었다뇨! 우와- 저로서는 결심의 엄두를 내지못할 그런 일이에요!! >.<
저는 맥주를 끊는대신 소주와 양주,와인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갈겁니다,

라고 썼지만 토요일밤에 기절하게 마심요 ㅠㅠ

무스탕 2015-08-2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멀쩡한 맥주를 왜 끊습니까? 그러는거 아니에요. 올해 그 뜨거웠던 여름동안 맥주가 얼마나 큰 위로를 해 주었는데 이제 더위 가려니 끊어 내시다니요. 그러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ㅎㅎㅎ

다락방 2015-08-31 13:36   좋아요 0 | URL
그쵸? 역시 끊는건 무리겠죠? ㅎㅎ 가급적 맥주는 줄이는 걸로 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끊는 건..너무 극단적 선택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5-08-30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멀쩡한 맥주를 왜 끊습니까? 그러는거 아니에요. 2
아니 이 맛있는 맥주를 끊다니요!!

다락방 2015-08-31 13:36   좋아요 0 | URL
맥주가 제게 그다지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아서 끊으려고 했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네요?
아아- 세상엔 어려운 일 투성이에요. 흑흑 ㅠㅠ

마태우스 2015-08-3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끊었다는 게 중요하지, 실제로 마시는가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특히 요즘같은 더운 날엔 눈앞에 맥주가 있음 마셔줘야 합니다. 생맥주, 정말 마시고 싶네요 ㅠㅠ

다락방 2015-08-31 13:37   좋아요 0 | URL
맥주에 대한 댓글을 좌르륵 읽다보니, 아아 나는 왜 사무실에 있는가, 왜 맥주마시러 가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앞에 맥주가 아른아른하네요. 흑흑 ㅠㅠ
 

"아니, 이해할 거야. 당신이 언젠가 말했잖아. 오래 함께 지낸 부부는 남매 같은 사이를 염원할 거라고. 우린 이룬 거야, 피오나. 난 당신 오빠가 된 거야. 포근하고 다정하잖아. 난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죽기 전에 한 번은 대단하고 열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어." 아연실색해 내뱉은 한숨을 웃음으로, 어쩌면 조롱으로 오해한 그가 거칠게 말했다. "열락, 흥분으로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경험. 기억은 해? 마지막으로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고. 당신은 원하지 않는다 해도. 아니, 어쩌면 당신도 원할지 모르지." (p.12-13)
















이건 그러니까 바람피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데, 초반인 12페이지에 저런 대사가 나온다. 앞으로 나올 내용이 더 심각하고 생각해야 할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고 있는데, 아니 초반에 이런 대사가 똭- 나와서 나를 멘붕에 빠지게 하네. 


오래 함께 지낸 부부는 '남매'같은 사이를 염원한다고? 하아-


나는 싫다. 나는 내 연인과 혹은 남편과 오래 함께 지내게 된다해도, 그와 다정한 오누이 사이 같은 게 되고 싶지는 않다. 이게 무슨..나는 남동생이 있고, 내 남매로는 녀석이면 충분하다. 아 저 대사를 읽는데 진짜 뭔가 ... 하아- 한숨이 나왔어. 왜냐하면 사실, 남편의 말도 알 것 같았기 때문이야 ㅠㅠ 

아내는 남편으로 부터 '앞으로 바람을 필것이다' 혹은 '연애를 할 것이다' 라는 말을 듣고 심란한 마음에 잠들지 못하고 술을 마시는데, 생각해보니 그들의 마지막 섹스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는 거다. 그들은 서른 다섯해를 함께 살았다.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남편은 탁 터놓고 다른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으며,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다. 아내는 당연히 남편의 말에 '싫다'고 말한다. 나는 아직 여기까지 밖에 읽지 않아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 뭔가 서럽다. 서러운데 또 뭔지도 알겠고...


갑자기 스무살 때의 기억이 떠오르는데,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던 나는 당연히 알바를 하던 남자 알바생들과 친하게 지냈다. 여자알바생들과도 마찬가지였고. 함께 술을 마시러 가거나 할 때도 있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기도 또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했는데, 그중에 나보다 두 살 많은 오빠(라고 불렀다)가 군대를 갔고, 군대에서 내게 전화를 한거다. 당시에는 삐삐만 있고 핸드폰은 없는 상황, 오빠는 우리 집으로 전화를 했고 락방이를 바꿔달라고 했는데, 그 전화를 하필이면 우리 아빠가 받은 거다. 아빠는 딸의 이성교제를 초등학교때부터 신경쓰고 있었고, 초등학교때도 좋다고 전화하는 남자애들한테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서...하아- 여튼 그랬는데, 당연히 그 오빠에게도 물었다.


자네는 누군데 락방이를 찾나?


그러자 그 오빠는 "네, 아는 오빱니다" 라고 말했고, 이에 우리 아빠는 이렇게 말하고 끊은 것이다.


"오빠는 무슨, 내가 자네를 낳은 적이 없는데 자네가 왜 락방이 오빠인가."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중에 편의점으로 전화해서 나랑 통화를 한 오빠는 "너네 아버지 대단하시더라" 했고 무서워서 쫄았다고 했다. 하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뿐만이 아니다. 대학시절 새벽반으로 잠깐, 아주 잠깐 컴퓨터 학원을 다녔던 적이 있었는데, 내가 결석을 하자 선생님이 전화한 거다. 선생님이라고 해봤자 나보다 겨우 몇 살 많은 남자사람였는데, 여튼 내가 나오지 않으니 선생님도 집으로 전화를 한 것. 집에 전화해서 락방이 있나요? 묻는 전화에 또 아빠는 물으신 거다.


"있는데 당신은 누군데 락방이를 찾소."


컴퓨터 선생님은 '컴퓨터 학원 선생님입니다' 라고 했고, 그제야 부드러운 말투로 아빠는 나를 부르셨....여보세요, 전화를 바꾼 내가 말하자 선생님은 '니네 아버지 장난 아니시다' 라고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고등학생 때였나, 여동생을 찾는 남자 아이 전화에는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라고 대응하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오빠란 그러니까, 무릇 남매란, 결혼한 사이에서 혹은 사귀는 사이에서 그러면 안되는 게 아닌가. 다정한 사이라면 다정한 남매 대신 다정한 연인이어야지, 다정한 남매 같은 거라니. 흐음.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 슬프다. 



오래된 연인 혹은 오래된 부부에겐 더이상 열정이나 쾌락이 존재할 수 없는걸까? 그건 어느순간 끝나버리는 걸까? 만약 내 삶을 지탱하는 거대한 축이 열정, 쾌락이라면, 그렇다면 이 연인관계와 부부관계의 신의를 지키는 대신, 새로운 열정을 찾아야 하는걸까? 그럴 수밖에 없는걸까? 크- 슬프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결혼이란 걸 하게 됐는데, 35년간 잘 지내오다가, 갑자기 남편이 '새로운 열정과 쾌락을 찾아 다른 연애를 해야겠어' 라는 말을 내게 하게 된다면...어떡하지? 어 이해해, 나도 그런 마음 들거든, 그러니 새로운 연애를 시작해,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또 책 속의 아내처럼 "싫어"라고 했는데, 이미 그런 마음을 먹은 남편이 '너가 싫다고 했으니까 그럼 마음에 드는 여자 있지만 꾹 눌러볼게' 라고 나올까? 하아. 더 무서운 건 '내가' 그런 마음을 먹게 되진 않을까 하는 거다. 서른다섯해를 함께 보내고 나서 '나는 새로운 남자와 새로운 열정으로 나를 불태우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의 연인에게 혹은 남편에게 그런 말을 하게 된다면...윽. 당연히 나의 상대는 상처를 받을 것이고, 그렇지만 나는 저렇게 말하기까지 얼마나 그러고 싶었던걸까...아...역시 서로에게 상처주거나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연애고 결혼이고 뭐고 다 떠나서 그냥 혼자 지내는 게 답인건가...



라고 생각하다보니 사실 내게 저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은게, 내가 지금 당장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서른 다섯 해가 지난다고 하면, 거의 여든이 가까운 나이가 될텐데, 그때는 새로운 쾌락...을 다른 사람에게 찾기 보다는, 그저 하루하루 조용히 내 할 일 하며 내가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지내는 걸로 체력 소모가 다 되지 않을까. 아니야, 나이에 대한 편견은 금물! 나는 일흔 다섯이 되어서도 스테이크집에 혼자 가서 와인까지 시켜서 잘 먹고, 또 새로운 열정에 불붙이기에 피곤하지 않게끔 건강을 관리하겠어! 몸관리를 하겠어! 운동을 하고 체력을 키워놔서 일흔 다섯이 되어서도 상대가 옆에 있으면 있는대로 그 상대와, 없다면 새로운 잘생긴 상대를 찾아서는 열정과 쾌락에 휩싸이기 위한 준비를 하겠어! 



일단 오늘 점심, 저녁, 당면한 끼니부터 최선을 다해 맛있게 꼭꼭 씹어먹어주겠다. 그것이 나의 건강관리 첫 번째!





새로 산 반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불편하다. 이것은 불편할 것이고 그러니 손 씻고 이럴 때 빼고 씻는 게 좋을거라는 백화점 직원의 말을 들었지만, 기존에 알맹이 큰 반지를 껴왔던 터라 대수롭잖게 네, 라고 했는데. 하아- 약간 커서 그렇기도 하지만 저 디자인 때문에 자꾸만 여기저기 걸리적 거린다. 손 씻을 때도 걸리적 거리고 옷을 입을 때도 걸리적 거려. 앉았다 일어나면서 스커트를 정리할 때도 걸리적거려. 해서, 옷을 벗기 전에 일단 반지를 빼야 하고, 옷을 입고 나서야 반지를 끼워야 한다. 손 씻을 때는 빼서 책상에 두고 손을 씻어야 해. 빼기 싫어서 그냥 손을 씻을 때는 손을 꼼꼼하게 씻기 보다는 그냥 물에 쑥 댔다가 마는 정도에 그치게 된다. 게다가 약간 커서 뱅글뱅글 돌아가..음... 내 생각보다 더 불편하군...그렇지만 예쁘니까, 내가 감수하겠어. 이 불편함 조차 습관으로 만들어주겠어. 너를 놓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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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7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8-27 14:13   좋아요 0 | URL
아 긴팔 옷 입고다니는 건 아니고요, 아침에 출근할 때 추워서 긴팔 가디건 입었어요. 어제부터요. 그렇지만 사무실에선 반팔 옷. 그리고 지금은 에어컨까지..아니, 날이 오늘은 또 햇볕이 뜨겁네요??

남매는, 좀 아니잖아요? 흐음. -_-

밥먹듯이... 2015-08-2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도반지도 이뻐요💐

다락방 2015-08-27 14:13   좋아요 0 | URL
오, 댓글 옆에는 꽃다발입니까!!! 예뻐요!! 꽃다발이라니. 꺅 >.<

바람돌이 2015-08-2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책 보고 있는데요. 락방이님보다 조금 더 읽었군요. 그 뒤로 계속 슬퍼하고만 있습니다. (ㅎㅎ 스포일러????)

아 저말 저도 딱 걸렸어요. 저 장면을 읽는데 누가 뒤통수를 딱 치는 기분이랄까? 마침 남편이 옆자리에 널부러져 있길래 읽어주면서 아 이건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다 그치라고 하니까 남편이 ˝나는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마˝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죠? ˝아니 자기말고 나 말야, 내가 다시 불타는 연애를 그 나이가서 하고싶을 것 같다고....˝

남편이 뭐라 했냐고요? 음,..... 콧방귀만 뀌더군요. ㅠ.ㅠ

다락방 2015-08-27 15:16   좋아요 0 | URL
오, 바람돌이님 이 책 보고 계십니까? 저는 이제 막 시작했어요. 하핫.
뒤에 슬픈 내용이라니..그럴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ㅠㅠ
이 책 읽으면서 아, 내가 판사가 안 되길 참말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뭔가 대단히 어렵고 곤란한 상황들이 많을 것 같더라고요. 그때마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불타는 연애를, 일흔살 넘어서도 한다면, 사실 그건 또 그것대로 괜찮을 것 같긴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물선 2015-08-27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 30년 후에도 식지않는 열정을 꼭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그럴라면 우선 저랑 30년 컨텍이 필요하시네요 ㅎㅎ

다락방 2015-08-27 17:11   좋아요 1 | URL
그전에 일단 결혼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리미 2015-08-27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 소설의 리뷰를 이렇게 잼나게 읽게 될줄은 몰랐어요. 저도 피오나의 남편이 마치 내 일인냥 빡치긴 했는데... 뭐 아주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닌듯도 하고.
저는 이 책 읽고 좋아서 남편한테 권했는데 희안하게 남편도 피오나에게 공감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고요... ㅋㅋ 일하느라 힘든 사람한테 별 걱정을 다 시킨다고요 ㅋㅋ

다락방 2015-08-28 09:2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만약 이해할 수 없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그냥 욕이나 한바탕 해주고 말텐데, 어쩐지 어떤면으로는 이해되기도 해서 마냥 욕하기만 할 수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피오나의 남편이 했던 말이나 행동을 제가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오로라님 남편분 말씀도 확 다가오네요. 일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별 걸 다 떠맡기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5-08-27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톱을 바짝 깎다보니 손톱이 점점 사라져가는 중인데 다락방님 손톱 부러워요~~왠지 피아노 잘 칠 것 같은 손~~ㅎ반지도 이쁘고 가디건 색도 맘에 쏙 드네요~~♥

다락방 2015-08-28 09:22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손톱 긴 거 불편해해서 어제 집에 가서 잘랐어요. ㅎㅎ
피아노는 초등학생 시절에 6년이나 배웠지만 ㅠㅠ 지금은 손이 굳은 걸로도 모자라서 악보를 볼 줄도 몰라요. 피아노도 팔아버렸어요. 6년을 배웠지만, 피아노병신.. ㅠㅠ

moonnight 2015-08-27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도 예쁘고 반지도 예쁘고 ^^ 가디건을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아요. 다락방님 멋쟁이♥ 저는 어제 스토너 읽고 오늘 종일 넋이 나가 있었어요.ㅠㅠ 이제 칠드런 액트 읽을 참인데 또 너무 슬플 것 같아서 무섭ㅠㅠ;

다락방 2015-08-28 09:23   좋아요 0 | URL
큰 맘 먹고 반지 하나 질렀습니다. 히히히히히.
아, 스토너 좋았지요, 문나잇님? 저도 참 좋았어요. 칠드런 액트 읽고있는데, 이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생각을 하게 되서, 아, 이런게 좋은 책이지 싶어요. 요즘 독서의욕 없었는데 다시 불붙여주는 책이랄까요.
우리, 재미있게 책 읽어요, 문나잇님!! >.<

마태우스 2015-08-30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지, 손 다 예쁘구요, 안그래도 이거에 대한 댓글을 스맛폰으로 남기려 하다가 실패했습니다 (어제) 암튼 오누이처럼 지낼 수 있지만 그게 바람을 합리화하는 전제라니 기가 막힙니다. 아내한테 바람 얘기를 했더니 아내가 이럽디다. ˝우리 개들 다시는 못볼 줄 알아˝ 그건 저한테 겁나 무서운 형벌이라, 착하게 살기로 했습니다.

다락방 2015-08-31 13:3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네, 마태우스님. 옆에 있는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야할 것 같아요. 그렇게 살도록 해요, 우리.
벌써 8월 말일이에요. 더위도 점차 사라져갈텐데,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 마태우스님.
아, 북펀드 아주 빠른 시간내에 마감됐더라고요!! >.<
 

여러분 잊지 마십시오. 사람 마음엔 온전히 나를 위해 가꾸고 몰두하며 조심스레 보살피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돈이나 명예 따위로 채워지지 않는 아주 정직하고 거룩한 영역이죠. 나를 위한 기본적인 욕망을 채우지 못한 채 '열심히'만 살다가는 분명 큰 피해의식에 시달리며 마음의 평정을 잃습니다. (p.124)
















책 속의 강사가 왜 이런 강연을 하게 됐는지는 일단 뒤로하고, 이 부분을 읽는데, 아, 내가 그래서 며칠전에 53,700원이나 내 점심 한 끼에 투자했구나, 싶었다. '나를 위한 기본적인 욕망을 채우는 일', 나는 그것을 한 것이로구나. 나는 내 안의 아주 정직하고 거룩한 영역을 잘 보살피며 말을 들어주었구나, 싶었다. 잘했어. 


사실 강사는 '열정'과 '열심'에 대해 강연중이었다. 그 중에 열정에 관한 부분은 나로서도 동의했는데, 때로는 자기의 열심을 열정으로 착각하고, 그 열정을 꼭 남에게 전파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 그것이 폭력적이란 생각을 하는 대신, 그들은 그것으로 좋은 에너지를 전한다, 혹은 내가 사는 이유로 너도 살아봐, 라고 하는 것이니 으윽,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재차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 열정에는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이다' 하고 내보일 수 있는 샘플이 없습니다. 여러분의 삶이 모두 소중한 샘플이며 모두 고유하고 특별한 경우의 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열정'에 가득 차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아직 많이 있습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 속엔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내가 시시한 일을 하는 너를 지배해도 된다는 권력욕이 숨어 있지요.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 말하겠지만 결국엔 다른 이들이 하는 이은 내가 하는 일에 비해 전문적이지도 않고 하찮을 뿐이라는 거예요. 쓸데없는 인간들이라는 거죠. 이런 생각은 삶의 모든 요소에 대한 폭력으로 작용합니다. 즉 열정이 권력으로 확장되고 맙니다. (p.126)



일전에 이승우의 책에서 읽었던 구절도 떠오른다.


오지랖이 넓고 매사에 적극적인 사람은 자기 때문에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이 자신의 그런 성격을 자랑스러워하기 때문이다. (p.129)




으윽, 적극적이지마, 오지랖이 넓지마!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숨기만 하면 안 됩니다."

"사람들에겐 각자가 살고 싶은 방식이 있습니다. 그걸 존중해주십시오."



"마기 씨가 살고 싶은 방식은 어떤 겁니까? 말씀해주십시오."

"잘 아실 텐데요. 저는 제국과 상관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삶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은 결국 제국에게 유익을 주는 삶을 살라는 거지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까닭이 무엇입니까?"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사람을 죽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p.238-239)




최근에는 아주 많이 내 미래에 대해 궁금해한다.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게될 것인가? 지금 여기까지 살아온 내 삶의 형태는 내가 바라던 형태였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내 생각대로만 움직였던 것은 아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또 예기치 못한 사람들의 출현으로 지금의 삶의 형태를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마기'의 동생 '욘데'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었고, 제국은 그런 욘데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일꾼으로 쓰고자 한다. 그러나 욘데는 그것을 거부한다. 욘데의 오빠인 '마기'는 제국의 유익을 위해 살고 싶지 않고,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음을 얘기한다. 나 역시 '제국'의 유익을 위해서 사는 삶에 대해서는 참견하고 싶지 않지만, 그러나 그것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에, 내가 욘데의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다면, 나 역시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최선의 또 최고의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제국에 붙들려가 제국의 사람이 되기보다는, 이 옳지 않은 상황에 대해 아이들에게 똑바로 가르쳐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욘데가 선택한 삶의 방식은 제국의 유익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유익이었을 것이다.



일전에 수키시리즈 중에 그런 얘기가 나왔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텔레파시로 얘기할 수 있고 그런 능력자들이 나오다보니, 경찰에서는 그들이 경찰의 업무에 협조해주기를 바라는 것. 그러나 수키와 다른 등장인물은 그것을 거부한다. 범죄자를 잡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들의 삶도 중요하므로. 이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탐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까지 생각나게 하네... 



오래전에, 프로그램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데, 아동이었을 때 성폭행을 당했던 사람이 성인이 되어 자살한 경우를 보여주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보고 펑펑 울었던 적이 있다. 그때 친구가 내게 말했었다. '교육이 중요하다'고. 그당시에는 이것이 왜 교육과 연결될 수 있는지 잘 몰랐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나서야 아, 교육의 힘이 정말 크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페미니즘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 어릴때부터 양성평등에 대해 말하여준다면, 몸소 보여준다면, 그것은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광고며 개그프로그램, 시사채널, 잡지표지까지, 도처에 여성비하가 넘쳐나니 자연스럽게 그런것들을 흡수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욘데가 자신의 능력을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쓰는 게 나는 무척이나 흡족했다. 궁극적으로는 자라나는 아이들, 뭐든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에게 정당한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최선이 아닐까.  



제국에 끌려가서도 할 말을 조곤조곤 하는 '마기'는 뭐랄까, '그래 이런 말을 다 해!'라고 응원하게 되는 한편, 이상적이란 생각도 들었다. 너무 이상적인 게 아닐까, 하고. 차분하게 울분을 담고 있는 그런 소설이어서, 다소 신기한 마음으로 읽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나보다 코가 먼저 알았다. 혹독한 비염에 시달리느라 모든 일에 의욕상실. 앉아있는 것조차 귀찮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비염 약을 지어먹고는 꾸벅꾸벅 병든 닭마냥 졸다가, 어느 한 순간에는 또 어떤 일들을 떠올리며, 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참 행운이야, 싶기도 하고 또 꾸벅꾸벅 졸다가, 어느 한 순간에는 여섯 살 조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가슴 가득 차오른다. 나에게 어떤 삶을 살거냐 물어보면, 아마도 지금같은 삶을 다시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요란하지 않은, 내가 간절히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자주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그런 삶. 내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건, 어쩌면, 제국에 붙들려갈만큼의 뛰어난 천재성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아빠가 내게 '너무 예쁘게 낳으면 팔자가 세지'기 때문에 나를 '보통 예쁘게' 낳으셨다 했는데(응?), 아마도 그런 아빠 덕에 내가 지금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샌드위치 먹고싶다.

이렇게 소박한 소망이라니.




"사실, 말과 글은 그 이상입니다. 이것은 엄청난 무기입니다. 권력을 쥔 자가 언어도 쟁취합니다. 언어를 쟁취해야 상대방의 감정과 사고, 문화와 역사까지 지배하니까요. 언어를 점령해야만 상대방을 완벽히 배제한 채 자신의 탐욕에 맞게 새 판을 짤 수가 있으니까요. 제국이 원한 게 이거 아닌가요? 그러니 저라고 이 무기를 쉽게 내드릴 순 없죠."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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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6 1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6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6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8-26 20:06   좋아요 0 | URL
네네, 얼마든지요~~

다다 2015-08-26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다락방님 보며 제일 좋아하고 존경하고 흥미로운 구석이 뭔지 아세요?
크크- 하고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한다는 대목이예요.
많은 사람들이 하고싶은 일을 유예하거나 지연하며 핑계를 만드는데 익숙한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그냥 하자나요. (생각이 없다는 뜻이 아니예요.)
나중에 반성을 하든 잘했어라고 스스로 독려를 하든..
그 모습이 너무 근사해요.
해서, 언제가부터 제가 이렇게 살게 되었거든요.다락방님을 거울삼아.
남에게 피해안주는 범위내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는 선에서
마음이 가면 그냥 한다. 이렇게요. 그랬더니 놀라운 변화들이 펼쳐지더군요.
생각만 하던 두려움과 말로만 하던 두려움을 무릎쓰는 용기, 성장...
이런 것들이 무엇이며 자기 삶을 주인되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확확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요즘 참 좋아요. 고마워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5-08-27 10:58   좋아요 0 | URL
요즘 좋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비로그인 2015-08-26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이 부쩍 차가워졌어요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싶은 걸 보니..샌드위치는 드셨나요??^^ 갓구운 크루아상처럼 따뜻하고 겹겹이 부드러운 빵에 푸짐한 속재료... 소스가 뚝뚝 떨어지는 샌드위치를 드셨으면~ *.*

다락방 2015-08-27 10:59   좋아요 0 | URL
샌드위치를 아직 못먹었어요. 대체 언제쯤 먹어야 하나 계획을 좀 세워야겠어요. ㅎㅎㅎ
오늘 점심은 순댓국 먹을 거에요. 친구의 인스타에서 순대국 사진 보고 확- 삘이 꽂혀가지고 ㅋㅋㅋ

아, 샌드위치는.. 먹으면 인증샷 올릴게요. 너무 먹고싶어요, 아른님! >.<

레와 2015-08-27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듬지 못한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지 걱정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고 침묵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요.
지금 나는 좀 그러네. ^^;;
혹시나 언니 혹은 선배플레인도 계속 생각하고 조심하고 있는데, 그러다 또 침묵.

침묵하는것 보단 더욱 잘 다듬을려고 노력하는게 좋겠죠. 그래야지! ㅎㅎ

다락방 2015-08-27 11:01   좋아요 0 | URL
얼마전에 남동생이 나한테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 해서 ㅋㅋㅋㅋㅋ 그걸 뼈에 새기려고 노력 중이에요.

˝요즘 일단 말하고 사과하는 버릇이 들었냐?˝ 라고 하더군요. 제가 뭔가 기분 나쁜 말을 해서 사과를 했거든요. 그랬더니 저렇게 말하고서는 ˝앞으로 생각하고 말하도록 해라.˝ 라더니, ˝그리고 사과 안해도 된다˝ 했어요. ㅋㅋㅋㅋ 이새끼 열나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체'는 [선악의 저편] 에서 '괴물과 싸우는 자는 자신이 이 과정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만일 네가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도 네 안으로 들어가 너를 들여다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삶의 진리라고 여겨졌지만, 요즘에는 잘 모르겠다. 그런가?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하나? 그냥 괴물이 되면 안되나? 저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내가 괴물이 되는 게 필요한 게 아닐까? 하고 종종 저 말에 의문을 품게 된다. 괴물이 되지 않은채로 버티면, 결국은 저기 저 먼 이상향에 이를 수 있단 말인가? 잘 모르겠다. 역시 모르겠다.

 

 

'가나코'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반찬이 맛이 없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얻어 맞아 멍이 들고 다쳐서는 바깥 출입을 할 수가 없다. 찾아온 친구에게 문을 열어줄 수 없을 정도로 몸에 그 흔적이 남는다. 가나코의 친구 '나오미'는 그런 가나코를 알아채고는 그녀를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도록 돕고 싶다. 자신 역시 가정 폭력의 희생자였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걸 보면서 자랐던 것. 그래서 이혼하지 않으면 그 상황에서 그녀를 빠져나오게 할 수 없단 생각에 나오미에게 이혼을 권유하지만, 그 후의 복수가 두려워 이혼을 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나오미와 가나코는 나오미의 남편을 죽이기로 한다. 이것을 '제거'라고 그들은 표현한다. 그가 이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한, 이 폭력은 끝나지 않을 테니까.

 

 

나오미는 이혼을 권할 생각이었다. 가정 폭력이 당사자들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님을 봐서 알고 있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광기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며, 당사자들에게만 맡겨놓는다는 것은 방치나 다름없는 일이다. (p.45)

 

 

그래서 그들은 '제거'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이 과정에서 나는 니체의 저 괴물에 대한 말을 다시 생각했다. 그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한 나의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나는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무작정 참고 도망쳐야만 하는가? 나오미와 가나코가 그랬듯이 그를 '제거'해야만 이게 끝날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쩌란 말인가?

괴물이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하며 책을 읽었다.

책의 결론까지 말을 할 순 없지만,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으면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니체가 옳은 것 같다고. 니체가 옳다. 꼭 이런 방법이야 했을까? 싶은 거다. 처음에는 나오미와 가나코에게 응원의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 그를 '제거'하는 것 밖에는 빠져나오는 방법이 없다면, 나는 그걸 응원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 그렇게라도 그 불행에서, 그 폭력에서 빠져나오라고. 그렇지만 이제는 뭔가 찜찜하고 아쉬워지는 거다. 꼭, 그래야만, 그러니까 꼭, 그 방법이어야만 했던걸까? 꼭, 그러니까 '죽여야만' 했던걸까? 여기에 있어서는 내가 쉬이 대답할 수가 없는 거다. 죽어야 하나? 죽이는 것말고 다른 방법은 없나? 경찰에 신고하는 일은 언제고 자신에게 보복으로 돌아올테니 망설이는 거야 이해할 수 있지만, 하아, 그것 말고 뭐 다른 것 없을까? 그를 살게 하되 평생을 반성하게 하는, 그래서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하는, 그런 방법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거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아, 역시 괴물이 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나? 싶어지는 거다. 그러니까 이 폭력을 저지른 남자가 이 세상에서 제거됐는데도 불구하고 내 속이 편하지가 않은 거다. '이제 다 끝났어' 라고는 생각하게 되지만 그래서 행복이 찾아들 수 있을지, 잘 모르겠는 거다. 후에도 마음 편하고 행복하려면, 괴물이 되지 않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나는 나오미와 가나코가 괴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살인'이란 행위는 명쾌한 복수 방법은 아닌 것 같은 것이다. 나오미와 가나코가 앞으로 평생 살면서도 이 일을 자신들의 삶에서 지울 수 없을 텐데, 폭력의 희생자였으면, 남은 생은 편하게 살아도 좋지 않은가. 그런데 이래가지고 그것이 평안한 삶일 수 있을까 싶은 거다. 그래서 아쉽다. 그렇지만 나 역시 가끔은 괴물이 되고 싶어진다. 나오미와 가나코가 살인이란 방법을 택한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해하는 데, 그래도 뭔가 안타까워...

 

 

아들이 사라진 걸 알게 된 가나코의 시어머니는 가나코를 추궁한다. 그리고 아들이 사라진 건 며느리의 '내조 부족' 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짚이는 데 없니?"

"없습니다."

"부부싸움을 했다거나 그런 건?"

"안 했어요. 평상시와 똑같았어요."

"설마 가출은 아니겠지?"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나저나 왜 이틀이나 방치한거야?"

"그게, 전에도 연락 없이 외박한 적이 있어서..."

"가나코, 이렇게 내조를 못해서 어쩌자는 거니? 너는 전업주부잖아."

결국 꾸중을 듣는 처지가 되었다. (p.265)

 

 

 

저 부분을 읽는데 프랑스 영화 [차가운 장미] 가 생각났다. 내가 좋아하는 필립 클로델 감독의 작품인데, 여기서 여자주인공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자신의 집에 식사하러 온 며느리의 표정을 보고는 말한다.

 

만약 네가 내 아들 때문에 불행하다면, 이혼하거라.

 

그 장면을 보고 되게 인상 깊었었는데, 그 어머니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어머니가, 가나코의 시어머니 아닌가. '내가', '내 아이가', 그러니까 '나'와 관련된 것들이 누군가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나코의 시어머니는 할 수가 없는 거다. 혹여라도 나쁜 일, 불행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와'관련된 것으로부터 비롯되었을 리가 없다, 그것은 너, 그들, 그 외 다른 모든 것들 때문인 것이다.  혹여라도 가나코의 시어머니가 아들의 폭행에 대해 알게됐다면,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 말했을까. 네가 어떻게 했길래 내 아들이 너를 때리겠니? 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하아-

 

 

 

 

 

 

 

 

 

 

 

 

 

 

 

 

 

리스본에 갈 때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했다. 그 긴 비행시간 동안 나는 어떤 영화를 볼까, 하다가 극장에서 보기를 놓친 [분노의 질주 7]을 보기로 했는데, 영화를 보는데 되게 불편하더라. 그러니까 등장인물 제이슨 스태덤은, 자신의 가족을 죽인 상대들을 모두 죽이기 위해 병원을 부수고 사람들을 때리고 죽인다. 이에 빈 디젤도 자신의 가족을 그로부터 지키기 위해 또 차들을 몇 대나 부수고 빌딩 부수고 사람들 때리고 죽이고 ....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다루는 거, 그런 사람을 악당에 대치하는 선한 인물로 봐야할까? 어차피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다 '내 가족'에게 해를 입히는 건데? 주인공이라고 해서 그가 선한 인물은 아닐 것이다. 분노의 질주를 좋아했고 그 액션을 좋아했지만, 언젠가부터는 그 액션이 지나친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 여튼 그런 시선으로 이 영화를 보다가,

 

아아, 마지막에 폭풍 눈물 흘렸어. 비행기 안에서 훌쩍훌쩍.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까, 빈 디젤이 폴 워커에게 인사도 없이 자리를 뜨고 가려고 하자 한 여자사람이 묻는 거다. '너 인사 안하고 가?' 그러자 빈 디젤이 말한다. '난 결코 작별을 말하지 않을거야.' 이때부터 갑자기 눈물이 줄줄 흐르더니, 곧이어 빈 디젤이 모는 차 옆에 폴 워커의 차가 서고 둘이 서로 마주보다 결국 다른 방항으로 차를 몰고 가기 시작할 때, 그때부터 그냥 폭풍눈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휴지로 눈물을 닦다가 코를 훌쩍이다가, 어쩐지 이대로 폴 워커와 헤어지는 게 아쉬워서 끝부분을 다시 한 번 돌려보며 또다시 폭풍눈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쳐울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아-

 

그나저나 이 액션이 너무 과하고 폴 워커도 이제 없고 해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재이슨 스태덤이 다음편에도 또 나올 것 같다.... 히융-

 

 

 

며칠전부터 스테이크가 너무 먹고 싶었다. 이제 평냉투어는 지겹고 스테이크 투어를 다니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투어를 다니기에 스테이크는...너무...비싸 ㅠㅠ 그러다가 완전 쫄딱 망할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튼 내내 먹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아아, 못참겠다, 먹자! 하고는 금요일 점심에!! 혼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체인점인 패밀리 레스토랑이 아닌, 양재동이 있는 일반 레스토랑 이었다. 나름 맛집이라고 포스팅도 많이 되어 있더라. 여튼 거길 가서는 런치 메뉴가 아닌, 정식 스테이크를 시켰다. 런치 메뉴는 절반 값에 먹을 수 있었지만, 고기도 절반 밖에 안돼..난 많이 먹고 싶어!! 아, 내가 드디어 혼자 스테이크먹기에 도전했구나. 크-

일단 따뜻한 식전빵과 스프가 나왔다.

 

 

으응, 녹차버터를 따뜻한 식전 빵에 발라 하나 흡입해주고는 이내 스프를 먹었다. 그랬더니 샐러드가 나오더라.

 

 

아아 샐러드도 좋아. 맛있어. 샐러드 역시 폭풍 흡입했다. 그랬더니 드디어 내가 주문한 고기 등장! 처음엔 200 g  안심스테이크로 시켰다가 잠시후 다시 사장님께 죄송하지만, 아직 안들어갔다면, 뉴욕 스트립으로 바꿔주세요, 라며 등심 230g 으로 체인지!!

 

 

아,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왔네 ㅋㅋㅋㅋㅋㅋ 좀 밝게 찍었어야 했는데.  암튼 먹고 싶었는데 먹어서 그렇기도 하고 그냥 고기가 미디엄으로 안에가 붉어가지고 진짜 존맛이었다 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맛있어서 막 신음소리가 나올라고 하는데, 당연히 와인을 한 잔 마시고 싶더라. 그렇지만 나는 지금 근무시간이고, 돌아가서 다시 일을 해야 하고, 와인을 마시고 들어가면 상사가 혹여 말이라도 시켰을 때 냄새가 나지 않을까....해서 그래 참자, 하고는 고기를 먹는데, 아아아아아 내적 갈등이 폭발할 것 같아, 결국 글라스로 하우스 와인을 시키고야 말았다. 아, 몰라. 근무시간에 술 마셨다고 자르려면 잘라라. 일단 나는 먹는 걸 즐기겠다. 최상으로 즐기겠다!! >.<

 

 

아 맛있어 ㅠㅠ 해피해피 ㅠㅠㅠㅠㅠㅠ 해피해피 초해피 ㅠㅠ 너무 맛있어서 행복해 ㅠㅠㅠㅠㅠㅠ 그런데 고기를 미처 다 먹기도 전에 배가 부르더라. 으음, 230g 은 많이 배부르구나.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었지만, 다음엔 안심 200g 으로 먹어봐야겠다. 흐응. 그치만 등심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아냐, 안심 먹어보고 그 후에 결정하자.

 

그리고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무려, 나 혼자 먹은 평일 점심 한 끼가 53,700원!!!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무슨 짓을 했나 싶었지만, 괜찮아. 스테이크를 먹은 날은 금요일이었고, 나는 그 날 밤에 술값으로 돈을 쓰지 않기로 했다. 안써도 집에 오면 술이 있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래서 집에 와서는 가볍게 와인 한 잔 마시고 잤고, 토요일인 어제도 술을 마시지 않았다!! 토요일인 어제 내가 쓴 돈은 시나몬 롤과 바나나!!

 

아니 그러니까 금요일 저녁에 친구가 시나몬롤을 먹었다고 말을 하는데, 아아, 머릿속에 시나몬롤이 자동연상 되면서 너무 먹고 싶어지는 거다 ㅠㅠ 그래서 토요일 되면 꼭 먹어야지 했고, 그런 철저한 계획을, 나는 지켰던 것이다. 그래서 토요일에 먹은 시나몬롤과 얼그레이!

 

 

아웅 ㅠㅠ 맛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문한 음식을 받고나서야 내가 읽을 것을 아무것도 챙겨오지 않았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서 순간 멘붕이 됐지만, 하하하하하, 그래서 덕분에 음식에 집중했다. 포크 두 개를 양손에 들고 시나몬롤을 좍좍 찢어 먹었다. 그러면서 얼그레이를 홀짝홀짝. 아흉- 뭔가 가릉가릉 거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으흐흐흐흐. 

 

 

아직 일요일이 조금 더 남아있고, 그 시간동안에는 책을 읽을까, 라고 잠깐 생각해보지만, 요즘 통 독서를 하지 않는 내가 그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혼자 나가서 점심에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히힛. 씐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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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3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4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08-2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력남편은 죽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걸요 아마. 제가 인.사에 이 책으로 리뷰 썼는데요, 결론이 이거였어요. ˝죽이고 난 뒤 죄값을 치르고 나면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는가˝ 제가 사는 천안에서 남편을 피해 도망쳤던 아내를 남편이 칼로 찔러 죽인 적이 있었지요. 아이 전학을 위해서는 아빠의 동의가 필요했기에 상담소에서 만났는데, 직원이 자리를 비운 동안.... 이렇게 되는 것보단 죽이는 게 낫죠.

다락방 2015-08-24 15:41   좋아요 0 | URL
하아- 천안에서 그런 일이 있었나요? 직원이 자리를 비운 동안...하아-
내가 죽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여야 되는, 그런 일이 최선이라는 거네요. 씁쓸합니다.
대체 왜,어째서 그들은 자신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폭행을 가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를까요?
저도 죽이는 것 말고 가정폭력을 뿌리 뽑을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수 없긴해요. ㅠㅠ

바람돌이 2015-08-24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저런 가정폭력에는 거의 대처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말처럼 이혼을 하고 법의 힘을 빌려도 그 법이나 공권력이 결코 피해자를 지켜주지 않는다는건 뉴스 조금만 봐도 넘쳐나는 현실이니까요?

한 달에 한번 나를 위한 스테이크 좋네요. ㅎㅎ 저도 스테이크 좋아하는데 문제는 우리집 식구들 모두가 무지 좋아한다는 거죠.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일년에 한번도 큰 맘 먹어야 해서 요즘은 그냥 만들어 먹습니다. 레스토랑 삘은 안나지만 대충 샐러드 하고 사이드메뉴 한가지 정도 하면 모양은 비슷하게 나요. ㅎㅎ 결정적으로 5-6만원 정도면 4식구 스테이크가 해결되니까요. ㅎㅎ

다락방 2015-08-24 15:43   좋아요 0 | URL
네, 법은 별로 도와주지 않는 것 같고요, 사람들의 시선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얼마전에 데이트 폭력 일어났을 때조차도 `남자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이고야.
그렇지만 해결방법이 `죽임` 이라니, 그건 너무 슬프고 무서운 일이에요. 딱히 다른 방법이 저도 생각나지 않아서, `그래도 죽이지마`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다른 방법이 있다면 좋겠어요, 바람돌이님.

저는 제 주변에 저처럼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요 ㅋㅋ 아니 왜 다들 스테이크를 별로 안좋아하지? 저는 스테이크 엄청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집에서 스테이크는 어떻게 만들어먹나요, 바람돌이님? 정육점에서 스테이크용 고기를 달라고 하면 되나요? 프라이팬에 구우면 비슷하게 나오나요?? 자주 먹고 싶은데 한 달에 한 번 밖에 먹을 수 없어서 슬퍼요 ㅠㅠ

바람돌이 2015-08-25 01:14   좋아요 0 | URL
저는 남편 한명 정도만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애들까지 무지 좋아한다는.... 둘만 좋아하면 가끔 애들 떼고 먹으러 갈텐데 말이죠. ㅎㅎ 집에서는 그릴에 구워요. 전기 오븐에 그릴 기능 있잖아요. 아 후라이팬은 약한 불에서 정말 잘 구워야 하는데 그건 정말 고난이도의 스킬을 요하는지라.... 여러번 실패하고 그냥 오븐 샀습니다. ㅎㅎ 고기는 정육점에서 달라는대로 주는데 말이죠. 안심 등심 채끝 등등 스테이크용으로 달라고 하면 두툼하게 줘요. ^^

다락방 2015-08-25 09:40   좋아요 0 | URL
후라이팬 약한 불은 정말 기술이 필요할 것 같네요. 저는 다 망쳐버릴 듯요 ㅠㅠ

그래도 가족이 다 좋아하니까 좋을 것 같아요. 한 번 구우면 온 가족이 다 즐길 수 있는 거잖아요. 아우 스테이크 얘기하니까 또 먹고싶네요. 저는 오늘 점심에 회사동료랑 스테이크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너무 먹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가지고 이번엔 동료한테 런치메뉴로 먹으러 가자가 꼬셨어요. ㅋㅋㅋㅋ 오늘은 그래서 런치메뉴 먹을거에요. 꺅 >.<

Mephistopheles 2015-08-24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정폭력은 매정할진 모르겠으나, 격리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네요.
그 점에 대해선 우리나라 법은 참 저질스럽게도 관대하죠.

어짜피 분노의 질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역시 통속적인 개념으로는 좀 덜 못된 ˝악당˝이다 보니....^^

다락방 2015-08-24 15:45   좋아요 0 | URL
아뇨, 저는 매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메피스토님. 가정폭력의 가해자, 데이트폭력의 가해자는 격리 시키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것말고 무언가 더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걸 제 머리로 생각해낼 수가 없어서 답답할 따름입니다. ㅠㅠ

액션이 갈수록 심해져서 ㅋㅋㅋ 뭔가 말도 안되는 것 같고 말이지요 ㅎㅎㅎㅎ 그치만 이번 편에서도 재이슨 스태덤은 멋지더라고요! 적들이 쳐들어왔네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먹고있었어요!! >.<

Mephistopheles 2015-08-24 15:48   좋아요 0 | URL
제이슨 스테덤이 멋진 이유는........바로 ˝사심˝ 이죠..˝사심˝

다락방 2015-08-24 15:49   좋아요 0 | URL
아, 부인할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ellas 2015-08-2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거가 그들에겐 최선이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어쩔 도리없이. 그나저나 그 스테이크 음식점 공유좀 해주세요 ;ㅂ;

다락방 2015-08-24 15:49   좋아요 0 | URL
네, 그들에게 그게 최선이었을 거라고 저도 생각해요. 그치만 좀 아쉬워요. 다른 거, 다른 방법 없었을까? 하고요. 그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다른 좋은 방법을 제가 생각해내어 알려주고 싶은데, 딱히 생각나질 않네요. 답답하게.. ㅠㅠ

스테이크 먹었던 레스토랑은 양재동의 <더 스테이크 하우스> 입니다.
검색하면 방문한 블로거들이 많아 많은 블로그들이 나오는데요,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sami1004a/220314700012

링크해드린 블로거는 안심을 먹었다고 되어있는데 등심이 더 맛있는듯 합니다. 저는 다음번에 안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좀 사이즈가 작아 보여서 다음에도 등심을 먹을까 생각중이에요. 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5-08-2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기가 무척 섹쉬하네요 ㅎㅎㅎ 어제도 그제도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남이 구워주는 스테끼가 역시나 더 좋아보이네요... 오홍

여성 살인자의 대부분은 남편을 죽인거라던데요? 참 여러가지 면에서 한번 삐끗하면 다른답을 안주는 나라이기는 합니다.. 대/한/민/국은...

다락방 2015-08-25 09:56   좋아요 0 | URL
고기는 왜이렇게 자꾸만자꾸만 먹고 싶을까요? ㅠㅠ
저는 또 스테이크가 먹고싶어요. 미쳤나봐요 ㅠㅠ
갈비도 먹고싶고 ㅠㅠㅠㅠㅠ

네, 저도 어딘가에서 여성 살인자의 대부분은 남편을 죽인거라는 걸 본 기억이 나네요. 참 상징적이죠. 여성 살인은 대부분 남편이라니. 하아- 대체 남편들은 아내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