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조퇴를 하고 극장으로 달려가 [미라클 벨리에]를 봤다. 벨리에를 제외한 가족-엄마,아빠,남동생-은 모두 듣지도 못하고 말을 할 수가 없다. 벨리에는 가족과 세상의 소통의 수단인 셈이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일찍 일어나 목장 일을 돕고, 또 치즈를 만들어 시장에 나가 판매하는 일 모두에 벨리에가 필요하다. 게다가 아빠는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까지 한단다. 벨리에가 할 일이 태산이다. 그러던 벨리에는 짝사랑하는 남자애를 좇아 무작정 합창부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목소리와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되고, 합창반 선생님은 벨리에에게 파리에 가 오디션을 볼 것을 권한다. 벨리에는 노래를 부르면서 신나고, 오디션 볼 생각에 매일 열심히 연습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된 부모님은 이런 벨리에가 못마땅하다. 엄마는 '네가 아직 어린데 어떻게 혼자 파리에서 살 생각을 하냐'고 하지만, 실상 엄마의 걱정은 '벨리에 없이 남겨질 자신들' 이다. 아빠는 '너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한다'며 다른 사람을 세상과의 통역관으로 고용해보기도 하지만, 이 모든일은 순조롭지 못하다.



부모님을 설득하려 해보지만 가족과의 골만 깊어져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삶을 포기하려는 벨리에에게, 친구가 말한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도 네 부모님들은 잘 살아왔어." 라고. 


벨리에는 파리에 가서 오디션 보는 것을 포기한다. 이에 엄마는 웃음을 찾지만, 합창부의 듀엣 공연에서 벨리에가 얼마나 행복해하며 노래를 불렀는지, 사람들이 얼마나 환호를 했는지를 직접 본 엄마와아빠는 생각을 바꾼다.


벨리에가 오디션곡으로 선택한 건 <비상> 이었다. 가사중에는 '나는 도망가려는 게 아니다, 날아오르려는 거다' 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 노래는 벨리에가 처한 상황과도 맞닿아있어, 이 노래를 부르며 수화까지 더불어 하는 벨리에를 보며 결국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부모님의 걱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게 보여, 독립하는 게무섭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보다 더 앞서 '벨리에 없이 살아가야 하는 것'을 걱정했을 것이고. 그러나 자식에게 재능이 있는데, 그 재능을 펼치며 날아오르게끔 지지해주는 것도 역시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가족들과 벨리에 본인의 안위를 위해 날아오르려는 것을 포기하기 보다는 말이다.


일전에 보았던 그림책, '진 윌리스'의 [꼭 잡아주세요 아빠] 생각도 났다. "널 놔 준다는 건 끔찍이도 어려운 일이구나" 라던, 아빠의 말이.



정말 어려운 건 혼자 서는 과정 보다 혼자 설 수 있도록 놔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이 그림책을 보고 했었다.
















그런 차에 오늘, 이번호 시사인에서 '정혜신'과 '이명수'의 글을 보게 됐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온전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존재, 라는 걸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문득 내 여섯살 조카를, 나는 언제부터 견디며 놔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했다. 내가 지나치게 이 아이를 염려하는 건 아닐까.
















우앗, 그리고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줌파 라히리의 신간이 나왔다!! >.<



이탈리아어로 쓰여진 에세이집이란다. 아직 영어 번역본도 안나왔단다. 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 공부도 했구나. 아...나도 영어 공부 하고 싶은데....라고 그냥 잠깐 또 생각해본다. 잠깐, 아주 잠깐동안.












접힌 부분 펼치기 ▼

 

서른셋의 나이에 장편소설이 아닌 첫 단편소설집으로,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던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 그런 그녀가 모국어라 할 영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로 직접 쓴 첫 산문집을 출간하였다. 2015년 출간한 이탈리아어 책을 옮긴 것으로 2016년 발간될 영어 번역판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1994년 난생처음 피렌체를 방문했던 줌파 라히리는 일주일 동안 그곳에 머물렀다. 여행이었지만 시작부터 그 관계는 청각적으로 긴밀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소음, 대화, 문장, 말 들"이었다는 것. 마치 "번개에 맞은 것처럼" 오랜 열망이 시작되었다. 미국에 돌아와 이후 장장 20년간 이탈리아어를 공부했던 작가는 가족과 함께 로마로의 이주를 결심하게 된다. 

두 번째 장편소설 <저지대>를 집필하는 와중이었음에도 로마로 출발하기 몇 달 전부터는 아예 영어로 된 책을 읽지 않고 오로지 이탈리아어로 된 책만을 읽으며 모국어를 철저히 등지는 작가적 모험을 감행한다. 그리고 바다를 건너는 이 물리적인 횡단이 "인생의 진정한 첫출발이 될 것"임을 직감한다. 

이 산문집은 줌파 라히리가 로마에 머물며 이탈리아어를 발견하고 공부하고 탐색하고 마침내 이탈리아어 작가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특유의 간결한 문장과 깊은 성찰로 기록한 책이다. 더없이 유려하게 정제된 23편의 산문 가운데에는 그녀가 이탈리아어로 쓴 단편소설 2편도 포함되어 있다.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는 줌파 라히리가 이탈리아어에 대해 시도한 지극한 사랑의 은유들이다.

 

펼친 부분 접기 ▲


당장 주문하고 싶지만, 적립금을 다 써서 2천점 밖에 없으므로 며칠만 미루는 걸로..며칠 뒤엔 중고책 팔거니까 예치금으로 사야지. 히히힛  ☜ 나한테 오는중임.

나도 속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둔 책을 읽고 싶은데 책읽는 속도가 더뎌...이대로는 저걸(사놓고 안읽은 책들) 일 년이 지나도 다 읽을 수가 음슴. 속독 학원이라도 다닐까.....


머리끈을 깜빡하고 안가져와서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노란고무줄로 묶었다. 이따 풀 때 아프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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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9-1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비행기를 탔었는데 비상시에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보호자가 먼저 쓰고 아이에게 씌워주라고 설명하더군요. 저도 그 대목에서 비슷한 생각들었어요. 사랑으로 아이를 지켜보고 믿어주는 것. 어렵지만 늘 명심해야겠지요.
읽고싶은 책이 많은 건 참 행복한 일이면서도 마음한구석이 무겁-_-;;;;;

다락방 2015-09-17 11:31   좋아요 0 | URL
네, 비행기 타면 내가 먼저 착용한뒤에 어린아이 도와줘라, 라고 하는데, 응 그렇지 그래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막상 그런 순간이 오면 본능적으로 아이에게 먼저 씌우려고 하지 않을까, 순간 판단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되곤 해요. 아, 저는 진짜 너무 걱정이많은 걱정돌이 ㅠㅠ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좋은데, 그렇지만 이걸 언제 다 읽나를 생각하면 역시 답답하죠. Orz

moonnight 2015-09-16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벨리에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 vod 있으려나. 보고싶네요^^

다락방 2015-09-17 11:3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좋더라고요. 이게 극장 상영하면서 동시에 다운로드 가능한 영화들도 있던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다운로드 가능하면 여동생에게도 보라하고 싶은데 말예요.

2015-09-16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15-09-1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줌파라히리가 로마에서 집필중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어요 . 근데 이게 수필집으로 나올줄이야 ~~~짱짱
지난 겨울 올 봄 로마에 갔을때 이곳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또 줌파라히리가 살던 곳이라 생각하니 저로서는 좀더 특별한 도시가 되었버렸어요. 처음갔을때는 유적지만 많은 도시로 느껴졌고 두번째에 갔을때에는 그곳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저역시 이탈리아를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걸 줌파라히리가 이탈리아로 썼다구요? 과연 천재네요.
비범함이 전해지면서 평범한 저는 털썩 주저앉습니다.ㅜ 하지만 이가을의 시작에 줌파라히리의 출간은 참 기쁜일이네요 ^^

다락방 2015-09-17 11:33   좋아요 0 | URL
로마에서 집필중이라는 얘기는 저는 듣지 못했었는데(워낙 소문에 어두움..), 여튼 이렇게 산문집으로 나왔네요. 줌파의 산문이라니, 기대가 큽니다.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일단 샀었는데 분량이 되게 적더라고요? 팔랑팔랑 잘 넘어갈 것 같았어요. 그녀가 산문으로 풀어낼 이야기들이 너무나 궁금해요. 그런데 읽기도 전부터 어쩐지 소설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ㅋㅋㅋㅋㅋ

가을에 줌파의 신간이 나온건 저 역시 너무나 반갑고 좋지만, 역시 나따위...외국어는 1도 모르는 나따위..하는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 ㅎㅎㅎㅎㅎ

one fine day 2015-09-1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에 있다보면 가장 아쉬운 것이 보고 싶은 영화를 그때그때 못본다는 것이에요. 미라클벨리에 좋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는데 못보고있네요. 어서 VOD로 올라오기를 기다려야겠습니다

다락방 2015-09-17 11:34   좋아요 0 | URL
윽, 이 미라클 벨리에는 놓치지 말고 보시길 바랍니다. 뻔한 흐름인데도 좋더라고요. 극장에 혼자 앉아서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며 봤어요. ㅠㅠ

뽈따구 2015-09-16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 정말 애쓰고 있구나, 휼륭해˝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온전하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존재˝

마음에 새기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다락방 2015-09-17 11:34   좋아요 0 | URL
네네, 최근에는 조카 덕분에 아이들이 더 온전하고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존재이구나, 를 실감했습니다. 저도 이제 아이가 잘 자라주길 지지하면서, 간섭은 하지 않되 견디기만 하는 시간들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뽈따구님.

프레이야 2015-09-1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라클벨리에, 메모리에 담습니다. 요즘 메모리 넘쳐서 과부하지만 락방님 추천이니까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훌륭해요. 똑똑하구요. 어른들이 생각을 바꿔야해요. 동감~

다락방 2015-09-17 11:35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은 제 생각보다 똑똑하고 강하더라고요. 아이들의 존재 자체에, 그 존재의 입을 빌어 나오는 말들에 감동하고 감탄하고 그런 시간을 저도 최근에 보냈어요, 프레이야님.

미라클 벨리에는 프레이야님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놓치지 마세요, 프레이야님!

비로그인 2015-09-2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이들이 더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에요
제가 열불이 나서 감정적으로 대응할 때도
언제나 아이들이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질문을 해서 결국 그래 네말이맞다 엄마가 잘못했다 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다락방 2015-09-20 20:52   좋아요 0 | URL
그 무슨 시가 있었는데요.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라는 구절이 있었던...정확히 이런 구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최근에 여섯살 조카가 제 생각보다 더 강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무척 마음이 놓이면서 동시에 내가 마냥 약하게만 보고 있구나 싶기도 했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더 강하고 합리적이라는 걸 수시로 느끼게 돼요. 고마운 일이죠. 다행한 일이고요.
:)
 

영화나 책 속에 등장하는 나이든 주인공들에게 공감하면서, 아, 나도 나이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릴 적의 나는 확실히 젊은 주인공들을 좋아하고 또 공감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을 한 거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등장인물들에 마음이 움직인 걸 보노라니, 나도 세상 모든 책과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나이들어가고 있구나, 싶더라. 이 책 속의 남자 주인공은 62세이고, 이 남자가 잠시나마 화려한 시절을 보내게 해주는 여자는 44세이다. 

















나는 가끔 나의 노년을 생각한다.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내게 먹고살기에 충분한 돈이 있다면 아마도 노년이 여유롭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고독하고 고되겠지. 그때에도 나는 밥벌이를 하고 있을까, 아니면 모아놓은 돈을 쓰고 있을까, 아니면 나라에서 주는 적은 돈에 의지할까. 그러나 어떤 삶이었든, 그때가 되면 시간은 느리게 가지 않을까? 지금은 이렇게 출근하고 점심 먹고 퇴근하고 술마시고 씻고 자고 하느라 하루가 금세가고 그렇게 주중과 주말이 후딱 가고, 그렇게 한달이 가고 일 년이 가는등, 시간이 무척 빠르다. 내가 언제 이나이가 됐는지도 모르게 어마어마한 나이를 먹어버리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그러니까 쉰이 되고 예순이 되면, 시간은 어떤 형태로 흐른다고 느껴질까? 여전히 빠르게 느껴지고 또 한 살 더 먹는게 안타깝기만 할까? 나는 죽음이 두려운데, 쉰이 되고 예순이 되면 더 두려워질까? 아니면 지금보다는 조금 초연해질까? 잘 모르겠다.




그는 다시금 뒤로 기대고 앉아서 고개를 젖히고 아무것도 응시하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을 의식하지 않는다. 은퇴한 이래 묵직하게 걸려 있었던 시간이 삭제되었다. (p.205)



나의 직장생활은 얼마만큼 더 이어질까. 나는 여기에서 더 어떻게 나아갈까. 그 후의 삶은 어떻게 채워질까. 일을 그만두고 나면 어쩌면 나도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묵직하게 시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는 생활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묵직하게 걸려 있었던 시간, 이라는 문장을 읽고나니, 나도 뭔가 앞에 다가올 시간들이 묵직해지는 것만 같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나이든 등장인물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육십이세의 호지스도 그렇지만 사십사세의 제이니도 그렇다. 사실 사십사세는 많은 나이라기 보다는 이제 곧 내게 들이닥칠 나이인데, 그녀가 고된 결혼을 끝내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면서 '내가 얼마만에 섹스를 하는줄 아느냐'며 적극적인 자세가 될 때 뭔가 나도 덩달아 기뻐지는 거다. 좋았어! 가, 가, 고고씽! 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된달까. 


이 책에서 스티븐 킹은 사실 추리라든가 탐정의 일 같은 것을 잘 썼다고 보여지진 않는다. 추리를 무슨 그렇게 막 하는데 다 맞고 그래? 억지스러워.. 그렇지만 이 책 속에서 인물들은 살아있다. 육십이세의 은퇴한 형사가 비만이 되어간 것, 그렇게 심장에 무리가 온 것, 사십사세의 여자와 섹스를 하고서는 몇 번이나 이것은 꿈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한 것, 그녀의 모습을 수시로 떠올리고 기억하던 것, 그리고 옆집의 제롬!! 제롬이 좋은 친구임은 분명하지만, 제롬이 좋은친구임을 알아보는 호지스가 나는 좋았다. 이렇게 말해주다니 참 좋다, 라는 느낌을 호지스는 수시로 받는 것이다. 나도 앞으로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가도, 늙어가도, 다정한 말 한마디에 기쁨을 느끼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지금 그러한 것처럼. 이렇게 말해주다니 참 좋네, 라고 생각하는 장점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뭔가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호지스는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잡는 데 자기보다 더 혈안이 돼 있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한 명이라도 있으면 바로 홀리 기브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지금 그녀는 어쩌면 난생처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를 좋아하고 존중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p.502)




호지스와 제롬과 홀리는 친구가 된다. 제롬은 대학입학을 앞둔 청소년이고 호지스는 62세, 홀리는 사십대인데, 그간 친구라든가 애인을 전혀 사귀지 않은 채로 살아왔던 사람이다. 강박증과 틱증상을 앓고 있던 홀리는 사십대 후반에야 비로소 엄마로부터 독립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렇게할 수 있게된 데에는 제롬과 호지스의 역할이 크다. 나이도 성별도 인종도 다른 이 셋이 친구가 되어서는, 모든 사건이 끝나고나서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와인을 한 잔씩 할 수 있게되었다. 이게 너무 좋더라. 나도 지금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건강하게 술 마시며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 벗하게 될 사람들이 나보다 나이가 적어도 많아도 좋고 성별이 달라도 좋을 것이다. 인종이 달라도 좋................겠지만, 언어는 그쪽이 한국어를 쓰는 걸로......(  ") 나는 다정한 사이가 함께 술 마시는 게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암튼 점심시간까지는 아직도 좀 남았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ㅠㅠ) 사과를 먹고 있다. 어제는 쭈꾸미에 소주를 먹었고 내일은 족발을 먹기로 했다. 금요일엔 청국장과 두루치기 먹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 토요일엔 프란세시냐! 아아- 삶이 풍족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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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5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7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5-09-15 1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들었더라..이 세상에서 행복이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절대 틀린 말이 아니에요...

다락방 2015-09-17 11:37   좋아요 0 | URL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메피스토님. 맛있는 거 먹을 때, 그리고 좋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저는 어마어마한 만족감을 느끼거든요. 그런데 좋은 사람과 맛있는 걸 먹는다면 그거야말로 행.복. 이겠죠. 헤헷. :)

blanca 2015-09-15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할머니가 된 모습이 궁금해요. 예전에는 절대로 나는 할머니가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스티븐 킹의 소설에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는 듯(그렇다고 해서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마음으로는 느꼈지만 채 표현 못했던 것들을 충실하게 끌어내는 맛이 있더라고요. 제발 건강하고 명랑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좋은 친구들과 함께.

다락방 2015-09-17 11:38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랑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욕망하고, 그러는 와중에 맛있는 것 계속 잘 씹어먹고 책도 많이 읽고 영화 보다가 줄줄 눈물 흘리기도 하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겠죠? 블랑카님,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지내요. 쉰이 되고 예순이 되도 우리 계속 여기서 지금처럼 함께 읽고 수다 떨어요!!

moonnight 2015-09-1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노년의 제 모습을 생각해봐요. 남의 수발을 받아야 할 정도로 병들지 말았으면. 좋은 사람과, 아니면 혼자라도 술 한 잔 할 건강과 경제력은 가졌으면. 등등 생각이 많아져요ㅠㅠ; 지금 상황으로 보면 최대한 오래 일을 해야 하는데, 젊은이들을 위해 더 일찍 은퇴해야하는 압박을 느끼게되면 또 어찌하나 하는 걱정도요. 사는게 만만하지 않아요-_-;;;
사이드웨이. 저도 참 좋아해요^^

다락방 2015-09-17 11:39   좋아요 0 | URL
저도 남의 수발을 받아야 할 정도로 몸이 약해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데 과연 내 몸이 내 뜻대로 될지 모르겠어요. 지금부터라도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꿋꿋하게 잘 지낼 수 있는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나잇님. 그러기 위해서는 돈도 열심히 모아야겠죠. -0-
역시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산다는 건, 말씀하신 것처럼, 만만한 게 아닌가 봅니다. 훌쩍. ㅠㅠ

사이드웨이는 와인의 국보급 영화죠! >.<

재는재로 2015-09-16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가면서 저렇게 마음을 터놓고 지낼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큰 행복이죠 나이가 들면 학교친구 군대친구 다헤어지고 결국 남는 건 그저 비슷한 사람들뿐

다락방 2015-09-17 11:43   좋아요 0 | URL
결국 마음 맞는 사람, 바라보는 방향이 같은 사람을 옆에 두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지금 제가 만나고 관계를 유지하고 좋아하는 이들이 학교친구나 동네친구가 아니라 바깥에 나와 다른 관계를 시작하고나서부터거든요. 쉽게 말하면 알라딘을 하고부터... 그래서 제 의지로 만나게 된 친구들이 지금 제 옆에 있는 것 같아요.

감은빛 2015-09-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나이 들면 어디 조용한 시골 집에서 책 읽으면서 지내고 싶어요.
게으르게 쪼끄만 집앞 텃밭을 왔다갔다 하며 먹을 거리를 장만하고,
하늘이 맑으면 술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
하늘이 흐려도 술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
비가 오면 술 마시며 빗소리를 듣고,
눈이 오면 술 마시며 눈을 감상하며 살고 싶어요.

다락방 2015-09-17 11:4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감은빛님 댁에 가끔 놀러가서 날씨가 어떻든 어쨌든 술마셔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가끔 감은빛님의 조용한 시골 집에 놀러가는 도시 할머니가 되겠습니다! 불끈!!! 감은빛님은 가끔 제가 있는 도시로 놀러오세요. 저는 저희 집에서 조용한 음악을 틀어두고 와인을 대접할게요. 꺅 >.<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중에 절실한 한가지를 꼽아보라면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가 되겠다. 바꿔말하면 생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가 되겠고. 그러니까 나는 길고 지루한 소설, '미야베 미유키'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만난 것이다. 



마에노가 울어서 부은 눈을 하고 있었다. 진압대원을 붙들고 있는 데도 서 있지 못한다. 달려운 구급대원이 모포로 감싸고, 진압대원이 모포째 그녀를 안아 올렸다. 그녀는 모포 속에 파묻혀 내 옆을 지나쳐 갔다. (p.175)

















승객이 몇 명 타지 않은 버스가 한 노인에 의해 납치되고, 그 버스안의 승객들은 인질로 잡힌다. 납치법은 요구하는 바가 있었고, 납치범의 요구를 듣고 또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진입대원들이 출동한다. 여차저차하여 진입대원들은 버스 안에 인질로 잡힌 승객들을 무사히 구해내는데, 그중에는 젊은 여자승객 '마에노'가 있었던 거다. 구출과정에서 '스턴 그레네이드(음향섬광수류탄)'이 사용되었기에 구출된 마에노는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데, 진압대원은 그녀를 모포로 감싸고 또 모포째 그녀를 안아올리는 게 아닌가. 아... 만약 나였다면 어땠을까. 모포로 감싸주기는 하되 모포째 들어올리지는 못했을텐데...어떻게든 내 두발로 단단히 서있어야 하는데, 음향섬광수류탄..같은 어쩌고 한것의 가스를 맡고 순간적으로 시각과 청각이 마비된 뒤에, 무슨 수로 내가 두 발로 단단히 서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역시 모포째 들어올릴 수 있을만한 무게가 되는 게 답인걸까...다이어트는 이런 식으로 절실하게 다가오는걸까?



이십대 중반에 다니던 직장에서 겨울에 바쁜일이 끝났다고 스키장에 다같이 놀러갔던 적이 있다. 그때가 내 스키장 경험의 첫번째이자 유일한 경험이었는데, 여튼 우라지게 많이 넘어졌던 기억이 난다. 스키장에는 패트럴 이라는 안전요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주곤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내가 쾅- 하고 엉덩방아를 찧자 어딘가에서 바람같이 달려와가지고는 엉덩방아 찧은 내 뒤로 가서는 내 양 어깨 사이로 자신의 팔을 넣어 나를 일으키려고 한다. 조심하셔야 한다면서. 그런데 나는 좀처럼 들리질 않아........그는 내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여전히 엉덩이가 눈바닥에서 조금밖에 떨어지지 않는 걸 보고는 내 옆에 사람들에게 '친구분들이세요?' 물었다. 나의 직장 동료였던 그들은 그렇다고 답했는데, 그러자 그 패트럴은 내게서 손을 떼더니 '친구분들이 좀 일으켜 주세요' 하고는 슝- 가버렸다...................................



마에노의 저 장면을 읽는데 갑자기 스키장에서의 내가 오버랩되었어....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슬픈 이야기..........하아-




이런 잡스런 생각에 몰두하다가 나는 뜻밖의 장면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버스 안의 운전사였던 '시바노 기사'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그 기사는 먼저 풀려난다. 기사는 풀려나면서도 '자신이 버스에 남겠다'고 했었다. 자신이 버스의 운전사이므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며, 자신이 혼자 여기에서 풀려날 수 없다고 하는 거다. 그러나 여차저차 그 기사는 풀려나게 되고, 이 일에 대해 주인공은 아내와 대화를 나눈다.


"당신이 기다리는 동안 경찰 쪽에서 뭔가 설명은 해 줬어?"

"꼭 무사히 구출하겠습니다, 라고."

그렇게 말하고 아내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먼저 풀려난 기사님이, 자신이 범인을 설득할 테니까 버스로 돌려보내 달라고 난리를 치셨던 모양이야."

나는 마음이 아팠다. "여자 기사님인데, 책임감이 강한 분이었어. 훌륭한 태도였지. 어린 딸이 있는 모양이던데."

아내는 가볍게 눈을 부릅떴다. "그래도 버스로 돌아가려고 했구나." (p.182)



승객이 얼마 되지 않은 버스의 운전기사가, 버스 납치에 있어서 자신의 승객들보다 자신이 먼저 빠져나갈 수는 없다고 한다. 이 버스기사에게도 목숨은 하나뿐이고 또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딸이 있는데도, 그것이 자기의 책임임을 알고 또 책임을 다 하려고 한다. 게다가 경찰들은 인질의 가족에게 꼭 무사히 구출하겠다고 말해준다. 그 말을 듣는 인질의 가족은 그 말에 얼마나 많이 기대게 됐을까.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버스운전기사와 또 경찰들 때문에 눈물이 핑돌았다. 이 일이 소설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실제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그 일이 떠오르자 너무 마음이 아팠던 거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장면이랄까. 잠시 멈춰야하는, 그런 부분이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건설적이야. 하지만 특정 상황에 놓이면, 그래도 여전히 선량하고 건설적일 수 있는 타입과 상황에 삼켜져서 양심을 잃어버리는 타입으로 나뉘네. 그 '특정 상황'의 전형적인 사례가 군대이고 전쟁일세." (p.385)



나 역시 기본적으로 인간이 선량하고 건설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 대부분의 경우는 상황에 삼켜진 경우라고 본다.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양심에 걸리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이 세상은 여전히 굴러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상황에 삼켜져 순간적으로 선량한 본성을 버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이 책의 납치범처럼, 회개하고 스스로 벌을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사람은 보고싶은대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선한 사람들이 더 눈에 많이 띄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 세상은 정말 똥이지만, (세상은 똥이야!!), 그 똥같은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에 대해 뉴스에서 보게되지만, 내 주변에는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뉴스에서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보다는 학대한 일들에 대해 언급하니까. 엊그제 토요일 오전 시청한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스웨덴' 편이었는데, 한 관광객이 점점 개채수가 줄어드는 북극여우를 언급하며 그 수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상이 더 아름답고 더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그래서 그렇게 어딘가에서 작게나마 힘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선량하고 건설적이라고 믿는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얘기를 계속해보자면, 나로서는 티븨시청을 거의 하지 않는데, 집에 있다면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 [걸어서 세계속으로] 이다. [무한도전]도 그런 편이었지만, 요즘엔 그 시간에 설사 집에 있어도 꼭 봐야지, 하는 생각은 들질 않더라. 어쨌든 엊그제는 스웨덴 편을 봤는데, 길고도 긴 트래킹 코스를 걷는 장면이 나왔다. 각자 20키로에 육박하는 커다란 배낭을 등에 짊어지고는 걸으니 종아리에 무리가 오기도 하고 발이 다치기도 한다. 잘 때는 텐트를 치고 그 안에 들어가 자고, 중간에 마련된 간이화장실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아, 나도 걷고싶다, 고 생각했다. 나도 저렇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싶다고. 하루든 이틀이든 걸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등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내게는 힘겹게 느껴진다. 배낭을, 짊어지고 싶지 않아.. 하아- 배낭 없이 걸을 순 없을까...그러나 배낭없이 걸으면 잠은? 밥은? 갈아입을 옷은? 물은? 발이 다쳤을 때 치료는????? 그 프로를 보다가 너무나 걷고 싶어진 나는 스웨덴에 가는 대신, 일자산엘 갔다.



스웨덴 트래킹을 하다 일정거리만큼을 지나면, 하하하하, 그 트래킹 길에서, 놀랍게도, 맙소사, '순록햄버거'를 맛볼 수 있단다! 뭐...뭐...뭐라고? 소는 울타리 안에서 주는 음식만 먹지만, 순록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양질의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순록고기가 소고기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다고 한다. 실제로 순록햄버거를 줄서서 사먹는 트래킹하던 사람들은, 다들 맛있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아....난....글쎄....어쩐지... 나는 순록햄버거 대신, 일자산에셔 내려와서 비빔국수를 먹었다.....



오, 내가 티븨에서 본 코스를 다녀오고 순록햄버거를 먹은 사람의 블로그가 있다!! 여기 ☞ 

http://blog.naver.com/rose0626/220472128210



지난주 금요일에는 청광차단안경이란 걸 주문했다. 트윗에서 이런 걸 봤기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는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기 때문인지 퇴근무렵에는 눈이 피로해지고, 퇴근길 지하철안에서 책을 읽으려고 하면 이내 눈이 아파지는거다. 라식 수술을 했기 때문인가, 생각하다가 설사 라식수술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고 하루종일 컴퓨터를 보는 게 눈이 좋을 리가 없다. 해서 고민없이 주문해버렸다.



음...4만원이라지만, 눈의 피로를 멈출 수 있다는 데 무슨 고민을 하겠는가. 대신, 나는 다른 걸 사기를 포기했다. 이 안경을 선택한 덕분에 포기하게 된 건 바로 이것. 버터치킨카레!!




나는 사실 금요일에, 이걸 사서 쟁여놓으려던 참이었다. 그러니까 이주전쯤이었나, 무인양품에서 카레를 종류별로 시켰는데, 제일 처음 먹은 야채카레가 맛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래서 다시는 안사먹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금요일 아침에 버터치킨카레를 먹고 오오- 존맛! 하고는 이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이건 사야지. 꺅 >.< 이건 사서 쟁여놓고 가끔 저녁에 먹자. 와인 마시면서 카레 먹는 건 또 내가 좋아하는 거. 뭐 와인 마시면서 깍두기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0-


그래서 이 카레를 쟁여놓으려던 참이었는데, 크-, 눈을 보호하는 안경을 주문하는 바람에 이 카레를 포기하게 된거다. 사람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갖고 싶다고 모든 걸 다 가질 수는 없어..



그러다 문득 몇해전에 좋아했던 남자 생각이 났다. 그는 당시에 씨제이를 다니고 있었는데, 내게 씨지븨 영화쿠폰을 보내주기도 했고 맥스봉 소세지를 박스째로 보내주기도 했다. 소세지 뿐만 아니라 젤리포? 뭐 그런 거랑 기타등등 다른 것도 커다란 박스에 잔뜩 넣어서는 동료들과 간식 먹으라며 보내주었던 거다. 크- 뭔가 멋지지 않은가. 나는 무인양품의 카레 주문하기를 포기하면서, 아, 무인양품에 다니는 남자를 좋아하면 내게 카레를 보내줬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정말, 쓸데없이 해봤다.........



아..씨제이 다니던 남자를 좋아하던 그 때가 그립다....너무나 먼, 먼 과거의 얘기.....




그나저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절감하고서는, 제기랄, 외근 나갔다가 슈크림 잔뜩 들어간 빵을 사와서 쳐묵쳐묵했네. 나란 여자, 어쩔 수 없는건가봉가... -0-

이제 진짜 빵 끊어야지!!




아, 맞다 보슬비님이 보고싶어하신《하우스와이프 2.0》 원서 저자싸인은 아래 두번째 사진. ㅋㅋ 이 원서는 단발머리님께 가고 있음. ㅋㅋㅋ






무언가 곤란한 일이 있어서 시야가 협착해진 인간은 본인 또한 `곤란한 사람`이 되어 버릴 때가 있다는 경우의 견본이다. (p.275)

"사람을 가르치고 이끈다는 건 본래 아주 고귀한 기술일세. 어려운 기술이기도 하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교육자에 맞는 적성이라는 게 있을 걸세. 하지만 적성만으로는 길을 잘못 들 때가 있지. 교육의 목적의 정사正邪를 가려낼 양심을 잃어버리면." (p.406)

우리 세 사람은 잠시 동안 서로 침묵을 나누었다. 마치 묵도하는 것 같은 침묵을. 건실하고 게으름 피우지 않는 부지런한 여성이 늙은 어머니에게 인생 최후의 안락을 주고 싶다, 그 안락을 자신도 함께하고 싶다, 는 작은 꿈을, 욕심을 가졌다가 발이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모든 거슬 잃었다. 그 광경이 눈앞에 떠오른다.
그것은 작은 죽음이다. 꿈의 죽음. 그래서 우리는 묵도했다. (p.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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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9-1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은 포기하지 맙시다! 주르륵....

다락방 2015-09-15 10:48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뭔가 포기를 해야지 이대로는 안된단 말여욧!! ㅜㅜ
(라지만 아주 포기하진 않을거고요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5-09-14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는 ˝게˝나 줘버리라지요...

다락방 2015-09-15 10:48   좋아요 0 | URL
송골매한테 주는 건 어떨까요? ㅋㅋ

Mephistopheles 2015-09-15 10:49   좋아요 0 | URL
음...그래요 그래 ˝어쩌다 마주친 살˝ 과는 송골매가 재격이지요..

단발머리 2015-09-1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고 지루한 소설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을 읽으면서도 `다이어트`에 대한 이런 눈물나는 통찰을 보여줄 수 있다니요.
다만 놀라울 뿐.... ㅎㅎㅎㅎ

다락방 2015-09-15 10:48   좋아요 0 | URL
크- 사람이 번쩍 들려지는 정도가 되어야 위기 상황에서 구출하기 쉽겠더라고요. ㅎㅎㅎㅎㅎ

푸른희망 2015-09-1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안경과 카레,... 둘 다 내게 필요한 아이템입니다,
노화로 시력에 문제가 생겼나 하는 중인데... 저 안경 급 땡기네요 게다가 카레라니,,
저도 카레든 깍두기든 단무지든 뭐든 술안주가 가능한 인간입니다,
단 전 와인보다는 맥주가 좋지만,,,
음,,,, 전 부끄럽지만 장바구니에 든 책들을 포기하고 안경과 카레를 선택하겠어요.. 음음

다락방 2015-09-15 10:50   좋아요 0 | URL
저 지금 안경 이틀째 착용하고 있어요. 이틀이라고 해봤자 어제 반나절 오늘 반나절이라 딱히 이게 더 좋나?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안끼던 안경 끼니까 답답하네요 ㅠㅠ

술안주로는 뭐든 좋죠! 저도 다 가능한 인간인지라 와인에 뭐가 어울리고 소주에 뭐가 어울리고, 뭐는 어느 술안주고 이런거 없어요. 걍 모든 것이 나의 안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장바구니의 책들을 포기하고 안경과 카레를 선택하시다니, 현명하십니다! 멋져요! >.<

2015-09-14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5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5-09-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안경과 카레 둘 다 필요해요!!!! ㅜㅜ; 다이어트는 뭐...(먼 산-_-)

다락방 2015-09-15 10:50   좋아요 0 | URL
저 카레 맛있더라고요. 버터맛도 나고 ㅋㅋㅋㅋ 먹는데 와인 생각나서 미칠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은빛 2015-09-14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록햄버거 저도 먹고 싶네요. 다락방님이 반하신 버터치킨카레도 먹고 싶구요.
늦게까지 야근을하고, 운동을 하고,
혼자 닭똥집에 맥주 마시면서
서재를 돌아다니고 있어요. 좋네요! ^^

다락방 2015-09-15 10: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혼자 술과 안주를 벗삼아 여유롭게 서재마실이라니. 크- 저도 모니터를 통해 건배하고 싶네요, 감은빛님. 히히히히히.
순록햄버거는 저 트래킹 중에 만나면 진짜 꿀맛일 것 같긴한데, 저는 아직까지는 먹지 못할 것 같아요. ㅎㅎㅎ

뽈따구 2015-09-1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 대부분의 경우는 상황에 삼켜진 경우라고 본다˝

깊이 와 닿네요. 그래서 실상 화를 내고 싶다가도 이해하게 되고, 또 이해받길 바라고 그런가 봅니다.

다락방 2015-09-15 10:55   좋아요 0 | URL
네, 나쁜 선택 혹은 못된 선택,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는건 그 사람이 천성이 악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상황 때문이라고 보여지거든요. 그 상황이 아니었다면 선량하게 살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나중에 후회하고 울고 잘못을 뉘우치고....또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 상황이라면` 하고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말예요.

유부만두 2015-09-1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터 치킨... 검색하고 구매하려고 보니 ... 롯데 비번 생각이 안나요. ㅠ ㅠ 나쁜 기억력이 충동 구매를 막아주는군요.

다락방 2015-09-17 11:45   좋아요 0 | URL
저도 롯데 비번이 생각안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인증하고 아이디랑 비번 설정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5-09-15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7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5-09-15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안경 좀 탐나네요. 한달정도 사용해보시고 후기 올려주세요~~ ㅋㅋ
저자 싸인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0^
한국 독자들이라고 콕 찝어주어 더 반갑네요. ㅎㅎ

다락방 2015-09-17 11:45   좋아요 0 | URL
네, 일단 안경은 사용중이긴 한데, 뭐가 다른지 딱히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베이지, 기다림의 이름

왜 나는 원서 세 명안에 든것인가...

원서 세명, 번역서 일곱명 이라는데..왜 하필 내가... Orz
읽고싶었던 책인데 읽을 수 없는 크나큰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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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9-1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푸하핫~~~~~~~~~~~~ 웃고 나서요.
글게요, 열명 중에 세 명이 원서라던데, 참.... 다락방님은 행운의 여신이던가.
제가 왼쪽의 한글책을 받았는데, 다락방님께 드리고 싶어요.

부디 받아주세요, 내 마음을..... *^^*

다락방 2015-09-10 16:26   좋아요 0 | URL
오오, 단발머리님! 그렇다면 그 예쁜 마음을 받을게요. 근데 단발머리님도 읽고싶으실 것 같으니 다 읽고 주세요. 저는 급할 거 전혀, 저어어언혀 없으니까요. 그러면 단발머리님 번역서 받고 제 원서 드릴까요? 네?

단발머리 2015-09-10 19:39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지 않고 다락방님께 드릴거예요. 새 책을 넘기는 기쁨도 같이 드리고 싶기 때문이죠.
그리고....
만에 하나, 1퍼센트라도 원서를 읽으실 마음이 있다면 원서는 다락방님이랑 같이 있는게 좋아요.
근데, 정말 ...... 안 읽으실 계획이라면, 제가 ˝함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읽어볼께요.
ㅎㅎㅎㅎㅎ 주소는 다락방님 회사 주소 제가 아는데요....

다락방 2015-09-11 08:04   좋아요 0 | URL
좋아요! 저는 원서를 보낼테니 단발머리님은 번역서를 보내주세요. ㅋㅋㅋㅋㅋ 저도 단발머리님의 주소를 알고 있습니다. 헷 :)

2015-09-11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1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윗듀 2015-09-11 10:47   좋아요 1 | URL
두 분 사이 아름답다능! 👭

다락방 2015-09-11 15:07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대화, 아름다운 사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5-09-10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는 원서가 훨씬 이쁘네요... 일단 책장에 두면 폼날거 같은 모양새 ㅎㅎㅎㅎ

다락방 2015-09-10 16:27   좋아요 1 | URL
표지가 예쁘면 뭐해요 ㅠㅠ 읽을 수가 없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긴 읽을 수 있어도 꽂아놓기만 하는 책이 수십권이긴 하지만..Orz

그렇게혜윰 2015-09-10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또 무신 일???

다락방 2015-09-11 08:05   좋아요 0 | URL
아, 페미니즘 추천도서 읽고 구매자평 달면 추첨을 통해 [하우스 와이프]의 저자 사인본을 주는 이벤트가 있었거든요, 거기 당첨된 겁니다. 그런데 열 명 추첨해서 세 명은 원서 일곱명은 번역본 주는 거였어요. 하하하하하

보슬비 2015-09-11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행운의 여신님~~ ^^
그런데 정말 전 원서 표지가 더 좋네요.
저자 사인 구경좀 시켜주세요~~ ㅎㅎ

다락방 2015-09-11 08:05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의 이 댓글을 읽고 제가 저자사인 사진을 찍었습니다. 금세 올려서 인증할게요~ 힛 :)

스윗듀 2015-09-11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운이 비껴가서 번역본! 케케헤헤 싸인 너무 귀엽지않아요?ㅋㅋㅋ

다락방 2015-09-11 15:12   좋아요 0 | URL
전 원서라는 것에 너무 충격받은 나머지 싸인을 볼 생각도 못했었어요. 그런데 위의 보슬비님 댓글 읽고, 아 맞다 이거 싸인본이지, 하고 싸인 봤네요. 하루 지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5-09-1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웃어야 하는 거에요, 울어야 하는 거에요? ㅋㅋㅋㅋㅋ
(졸리를 내리고 새로이 올린 이 여인은 누규? +_+)

다락방 2015-09-11 20:10   좋아요 0 | URL
웃고계시지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졸리를 내리고 졸리를 올렸습니다만! ㅋㅋ 졸리에요, 무스탕님. 흑백사진이 분위기가 다르죠? 힛.

무스탕 2015-09-11 20:17   좋아요 0 | URL
차마 눈물이 나오진 않더라는... ㅋㅋㅋ
졸리 아닌것 같아요. 다시 가만히 보니 입술이 졸리 맞네. 화장법도 다른듯 싶고, 요즘보다 살집이 더 있던 시절 사진이라 딴사람 같네요.

불금되소서!!! :D
 

아침에는 제법 쌀쌀해 긴팔 가디건을 걸치고 집에서 나온다. 오늘은 따뜻한 녹차라떼를 마시고 싶어서 회사 앞에 있는 스벅에 들러 동료의 것까지 두유넣은 녹차라떼 두 잔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음료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팔에 압박붕대 비슷한 게 감겨있더라. 자주 방문했던 매장이라 좀 안면이 있어서일까, 나는 자연스레 말을 걸었다.


팔 다치셨나봐요.


그러다 바리스타는 아뇨, 염증이에요, 팔을 많이 쓰니까요, 하더라. 그래서 나는 직업병이군요, 라고 되돌렸더니 바리스타는 네, 라고 하고 이내 덧붙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음료를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해요.


아. 게다가 이 말을 하면서 씨익- 웃는 게 아닌가. 나는 그녀의 그 말과 웃음이 너무나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버렸다. 몇 시까지 근무해요? 물으니 연장하지 않으면 바리스타는 다섯시간 근무해요, 라고 말하더라. 나는 예쁘게 웃는 바리스타가 내민 녹차라떼를 받아들고는 사무실에 왔다. 그리고 책장을 뒤졌다. 제발 독서공감아, 한 권 남아있어라, 하고. 책장을 열자마다 딱- 보이더라. 냉큼 꺼내서는 오늘 날짜와 나의 이름을 적고는, 한 줄 덧붙였다. 


웃는 모습이 좋았어요.


라고.


이따 점심 시간에 가서 줄까 하다가 시간을 따져보니 어쩌면 퇴근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동료에게 말한 뒤, 테이크아웃 포장해줬던 쇼핑백에 독서공감을 넣어 까페로 향했다. 아까는 음료를 만들고 있던 직원이 지금은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줄을 서서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책을 꺼낸 빈 쇼핑백을 그녀에게 돌려주며 '이거 다시 쓰세요' 했다. 그리고는 연달아 책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건 선물이에요, 라고. 책을 받아든 직원은 '저요?' 묻는다. 네, 그거 드리고 싶어서 왔어요, 했더니, 정말요? 저요? 또 묻는다. 그래서 네, 하고 웃었더니, 내가 준 책을 가슴에 꼭 안고는



고맙습니다, 아 감동이에요, 아 정말 저요?



하는 거다. 아....정말 좋아한다. 이 사람은 정말 좋아해. 멋지다. 뭔가 책을 주는 게 쓸데없는 짓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책을 품에 안았어! 크- 좋다. 좋구나. 멋지다. 행복하다. ㅠㅠ 그녀는 분명 자신의 일에서 나름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음료를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해요, 라는 말이 그저 손님에게 건네는 멘트였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녀가 자신의 일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 일이 주는 부수적인 것들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간혹 안면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책 선물을 받는, 그런 일들 말이다.



대학시절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을 때, 그건 아마도 내가 매력적인 탓이 크겠지만, 나는 거래처 사람들로부터도 또, 자주 방문하는 손님들로부터도 아주 많은 것들을 받았다. 어떤 남자사람은 영화표를 주면서 저녁을 먹자고 하기도 했다. 책을 선물해준 손님도 있었고, 자기 마실 거 사면서 내 것도 사주는 손님들도 있었다. 필리핀 대사관에서 근무한다던 외국인은 나 보러 종종 왔고, 일식집에서 일하는 여자사람은 나를 자신이 일하는 식당에 데려가 돈까스와 우동을 준 뒤에, 자기 식당에서 알바를 해주면 안되겠냐고 했다. 편의점보다 돈 더준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래처 사장중 한 명은 편의점 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놓치지 말라고도 했고, 중학생 남자아이들과 일요일마다 수다 떨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첫 직장은 출판사였고 고급 다이어리를 만드는 곳이었는데, 바쁜 겨울에는 나도 개인영업을 돕기도 했다. 그때 부산에 사는 한 나이 많은 고객은 전화해서는, 나는 너한테만 물건을 살것이며, 너가 언제든 부산에 내려오면 편히 묵고가게 해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고객들이 콕 집어 나를 찾아 물건을 주문한다고 말할 때는 온몸가득 짜릿함이 몰려오기도 했다. 이 과정들에서 연애 또한 부수적인 즐거움이었.....................



각설하고,

암튼 그래서 오늘 아침은 기분이 좋았다는 거다. 헷 :)




어제는 여자동료1과 치킨에 소주를 마셨다. 여자동료1은 자신의 여자친구 얘길 해주었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의 폭언에 시달린다는 것. 남자는 여자에게 못생기고 무능력하고 아무도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는 등의 말을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너한테는 나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는 거였다. 내가 참 어이가 없어서...아니, 그런 여자를 왜 사귀는거지? 자기말대로 그녀가 못생기고 무능력하고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그럴 사람이라면, 왜 자기가 사귀고 있냐는 말이다. 대체 왜 자기가 사귀는 사람에 대해 그렇게 가치를 뚝 떨어뜨리는 일을 하는 걸까? 나는 동료에게 '그녀는 왜 그에게 헤어지자고 하지 않아?'라고 물으니, 헤어지자고 하면 남자가 무릎 꿇고 빈다는 거다. 제발 헤어지자고 하지 말라고,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하아-
이건 무슨 새로운 형태의 병신출현..인가. 
아, 다른 사람의 애인에게 병신이라고 해서 심히 미안하다만, 그런 남자가 병신 같음을 도무지 부인할 수가 없다. 나로서는 진짜... 받아들일 수가 없어. 

나는 그렇다. 멋진 남자를 애인으로 두고 싶다. 옷도 깔끔하게 입고 예의와 매너를 갖추고 생각이 깊은, 그런 남자를 사귀고 싶다. 어디에 내놔도 움츠러들지 않을, 자신감 있는 남자를 애인으로 곁에 두고싶다. 나는 결코 못생기고 능력도 없고 자신감도 없어서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그런 남자를 애인으로 두고 싶지 않다. 내가 내 가치를 높이산다면, 내가 사랑하고 옆에 있도록 허락할 사람에 대해서도 높은 가치를 부여해야 하지 않는가? 형편없는 사람을 애인으로 둔다는 건, 나 스스로가 형편없다는 것 아닌가? 왜 그토록 형편없는 여자를 옆에 두면서 자존감을 낮추려하고, 그러면서도 헤어지는 건 거부하는거지? 

그러다 이번호 시사인에서 이런 글을 봤다. 마침, 이번호 시사인의 굵은 표제가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 이었다. 천관율 기자의 글이다.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진화심리학에 대해 나는 잘은 모르지만, '여성의 가치를 줄여 잡아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도구'가 학대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로 갈까봐 불안한 심리 때문에 그러는건가, 라고 생각하면서, 참 못났다...싶다.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아도 옆에 있게 할 방법은 많은데, 어쩜 써도 그런 방법을 쓰냐.


내 옆에 있는 너는 멋지고 찬란하고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라고 가치를 높인다면, 그 말을 듣는 상대 역시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나에 대해 이렇게 제대로 봐주는 사람 옆에 있고 싶어지는 게 아닐까. 맨 오른 쪽에, '남성들의 머릿속에는 연애 시장에서 협상력이 딸릴 때에는 여성의 자긍심을 손상시키라는 전략이 내장되어 있는지 모른다'는 말은 듣기에 좋지 않다. 나는 '남성들의' 머릿속에 그런 것이 내장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떤' 남성들의 그런 속성이 발현되는 것일 뿐. 상대의 가치를 절하하는 것은 남자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남성의 시선에 갇힌 여자들도 마찬가지, 여자의 가치를 남성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그래서 '개념있는' 여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남성들이 볼 때'라는 전제를 담아 실현하려 한다. 일전에 올렸던 나에 대한 악플중에 '남성들이 보면 비호감일거다' 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저런 글을 쓰는(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호감을 줄걸?  게다가 저런 글을 쓰는 사람을 좋아하는 주변인들이라면, 나 역시도 거부한다. 나는 나 스스로 개념있고 똑똑한 사람,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이고 싶지, '누군가가 봤을 때' 개념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살지는 않는다. 누군가에게 호감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살지도 않는다. 나는 나 자신으로 살면서, 그런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싶고, 이런 내가 '다른 이들에게 비호감으로 보일까' 걱정하는 사람보다 훨씬 건강하다고 믿는다.  


위에서 말한 그 여자친구는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말했다고 한다. 너 그렇게 자꾸 내 자존감 깎아내리며 내 가격을 후려치기 하고싶은가본데, 나는 잘 알아, 어디 나가서 내가 모자라거나 못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래서 내 자존감은 결코 내려가지 않아, 라고 했단다. 크- 브라보!


















내 방의 책장을 보면 안읽은 책이 정말이지 어마어마하게 많다. 아마도 알라디너라면 나같은 사람이 많을텐데, 그렇게 안읽은 책이 쌓여있어도 오오 읽을 책이 없어 새로 사야겠네, 이러면서 또 사게 된다. 그런데 어제는 문득 책장을 둘러보다가 읽지 않은 책들의 제목들을 훑으면서, 아 이거 당장 읽고 싶다, 하는 게 너무나 많은 게 아닌가! 다 내가 읽고 싶어서 산 책들이었다. 아, 다 읽고 싶다. 이것들 모두를 다 읽고싶다, 하면서 뭔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되는 거다. 크- 페미니즘에 대한 책도 사둔 게 몇 권 더 있고, 소설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인문서적을 사둔 것도 많다. 이 모든 것들을 다 읽고싶다. 다 읽고, 알고, 감상하고, 생각하고 싶다!! 저 시사인에 인용된 《이웃집 살인마》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최근에 알라딘에서 감은빛님과 별족님이 논쟁하신 핵문제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고싶다 생각한 차에, 어제는 마립간님의 핵에 관련된 포스팅을 보고, 아, 이것도 알고 싶다, 공부하고 싶다, 하는 생각이 샘솟는거다. 그렇지만 마립간님이 포스팅하신 책은 어쩐지 좀 어려워보이고 또 너무 두껍고...그래서 쉬워 보이는 책들을 찾아보고 또 아무개님으로부터 추천도 받았다.

















그렇지만...장바구니에 넣어두고는 보류했다. 사도...아마 안읽을거야. 또 공부하고 싶은 생각만 가진 채 책장 어딘가에 쑤셔박아놓겠지 ㅠㅠ 또 안읽은 책들에 추가하게 되겠지... ㅠㅠ




칠드런 액트를 읽고부터 뭔가 다 읽고싶어지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 그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하고 고민하고 감동했던 것들이 잊혀지지 않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내게 이런 마음,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 게 소설이라는 게 또 너무 좋다. 



어제는 나보다 어린 친구와 대화를 하던중에, 그 친구의 드립을 내가 알아먹지 못해 아, 이것이 세대차이인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친구가 말했다. 이런 거 몰라도 돼, 너는 이런거 모르는 대신에 나에게 칠드런 액트의 줄거리를 얘기해주고 감동포인트를 얘기해주잖아, 라는 게 아닌가. 크- 좋다. 힛.



그렇게, 나는 또 장바구니에 책을 몇 권 더 추가했다. 시사인을 보니 《동사의 맛》은 아주 감칠맛 나는 책일 것 같다. 신간을 검색하다가《어떤 날들》을 보고 '앤드루 포터'? 아..아는데 누구더라, 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갑자기 뽝-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하고 깨달음이 오는 게 아닌가. 내, 그렇다면 읽으리라!!《어느 날 서점 주인이 되었습니다》는 내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었는데, 아른님이 '다니엘 글라타우어가' 나온다고 언급해주셨다. 아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이 책의 저자는 다니엘 글라타우어랑 지인이란다. 아, 나도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지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다!! 《오베라는 남자》도 표지보고 안끌렸는데, 앤의다락방님의 인용문을 보고는 냉큼 장바구니로 슝- 넣었다. 크- 세상엔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 내일쯤엔 이 중에 많은 것들을 덜어내고 몇 권만 골라 또 지르게 되겠지...인생이란 끊임없는 책지름의 반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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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09-09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장을 둘러보면 안 읽은 책들에 깔려죽을 것만 같아요-_-; 그래도 정신차려보면 장바구니 클릭클릭-_-;;;;;;
읽고 싶은 책들이 자꾸만 생기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ㅎㅎ;;;;; 스벅의 바리스타 정말 행복한 하루가 되겠어요. 다락방님은 행복요정^^

다락방 2015-09-10 08:24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밤 열두시 넘어서 오늘 알라딘의 첫주문자는 나얏! 이러고 주문하려다가 가까스로 멈췄어요. 휴...이놈의 지름충동 ㅠㅠ 문나잇님 말씀대로 읽고싶은 책이 자꾸 생기는 건 나쁘진 않아요. 오히려 좋아요. 히힛. 뭔가 갖고싶다, 하고싶다, 이런 것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은것 같고 말이지요.

스벅 바리스타가 문나잇님 생각대로 그렇게 행복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을텐데요! :)

Mephistopheles 2015-09-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인간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행위는 남녀관계보단 고용주와 고용인의 입장에서 굉장히 비일비재하기도 하죠.

특히나 연봉협상기간에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죠.

다락방 2015-09-10 08:26   좋아요 0 | URL
저는 저렇게 여자친구(애인, 아내)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사귀는 사람은 극히 드문줄 알았어요. 그런데 여기저기 들어보니 정말 널리고 널렸더라고요. 상대의 가치를 폄하해야만 자신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길은 상대의 가치가 깎여서 되는 게 아닌데 말이지요. 하아-

Mephistopheles 2015-09-10 09:18   좋아요 0 | URL
어찌보면 좀 불쌍하네요.....얼마나 자신들이 없기에...

다락방 2015-09-10 09:20   좋아요 0 | URL
본인들이 자신 없어서 상대까지 못나보이게 만드려는 게, 정말..못났죠. 안타깝기도 하고 못나기도 했고..

2015-09-10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0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5-09-09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비슷하실 듯.. 저도 안 읽은 책이 읽은 책보다 많은 현실에 한숨 쉬면서도... 또 클릭질..ㅜㅜ
근데 <이웃집 살인마> 표지... 흠. 이거 컨셉인가요?
<오베라는 남자>는 저도 추천받아서 사볼까 싶어요. 역시 표지는 맘에 안 들지만.
저도 조만간 책을 정리해서 중고로 내놓아야겠어요. 책장 무너지는 소리 들리는 듯.

다락방 2015-09-10 08:27   좋아요 0 | URL
오베라는 남자 표지 마음에 안든 게 저 뿐만이 아니군요! 전 저 표지 이상하게 읽기 싫게 생겨가지고 선뜻 손이 안가더라고요. ㅎㅎ 그렇지만 이번에 읽어보기로! 아아, 그렇지만 이번 장바구니에선 아마 빠질 것 같아요. 장바구니에서 선택받기 경!쟁!

저는 수시로 중고매장에 내놓고 그 돈 들어온걸로 지르고 그래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계속 책이 많은 게 함정.. 휴...

다다 2015-09-09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나신 다락방님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 ㅎㅎㅎ

2015-09-10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0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10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15-09-10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비루하고 지친삶을 꾸준히 버텨나갈수 있는 힘은 이처럼 소소한기쁨들이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벌어지기 때문이겠지요
어제 다락방님은 그분에게 기쁨을 건네는 사람이셨어요 !!!!
글이 너무 예뻐서 아니 다락방님 마음씨가 너무 예뻐서 자꾸 들여다 보게되어요 ^^
예뻐요 !!!!!

다락방 2015-09-10 12:28   좋아요 0 | URL
히히 아무쪼록 하루종일 그 작은 해프닝 덕에 그 직원이 행복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어요. 아침부터 그 직원도 제게 웃음을 줬으니까요. 씨익 웃는 미소가 진짜 좋았거든요. 어느 한 쪽이 행복을 주면 다른 한쪽도 되돌려주고 싶은 거, 그게 뭐랄까, 삶의 원리 같은 건가봐요. 아니면 삶의 중요한 순환? 훗 :)

비로그인 2015-09-10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감동을 건네주고 감동을 품에 안는 아름다운 풍경이라니요~

다락방 2015-09-10 16:04   좋아요 0 | URL
아른님의 밥상이 더 아름답습니다!!!

보슬비 2015-09-1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휴... 제 주변에도 그렇게 여자의 자존감을 깍아내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기분이 안 좋아요. 은근 그런 사람들이 꽤 많더라구요... 사실 듣는것만을도 무척 스트레스 받는데, 당하는 입장은 오죽할까 싶어요. 그러다가 만성이 되어버리고... 게다가 그 사람 박근혜가 아버지에게 잘 배워 정치 잘한다고.. 지지율 50% 올랐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할때는 진짜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싶고. `그 입 다물라`하고 싶더라구요... -.-;;

다락방 2015-09-11 15:13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이런 남자들이 많아요. 상대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 자신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말도 안되죠. 내 가치는 그렇게 높아지는 게 아닌데 말예요. 그냥...뭐랄까. 그런 못난 남자들이 아주 그냥 지긋지긋해요.. 하아-

transient-guest 2015-09-11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상담을 받으신 후 저자 싸인된 책을 보내주셔도 됩니다.ㅎㅎㅎㅎㅎ 두 권 갖고 있어도 됩니다.ㅎㅎㅎㅎ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그 바리스타는.. 저도 아주 가끔 고객이 케이스 종료되고 고맙다고 선물을 주는데요, 정말 보람을 느낍니다.

다락방 2015-09-11 15:1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두 권 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웃기고 좋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급을 받는 것 말고도 일에서 다른 기쁨을 찾을 수도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안그러면 삶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잖아요. 그쵸? 히히. 어떤 선물을 주로 받으실지 궁금하네요. 어쩐지 와인 선물도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

스윗듀 2015-09-1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사랑스러운 여자♡♡♡♡♡♡
졸리도 가을분위기로 갈아탔군여!

다락방 2015-09-11 15:20   좋아요 0 | URL
네, 더운 여름이 가고 가을이 닥쳐오고 있으니 머리를 풀어 내려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사 2015-09-1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다락방님은 천사시네요, god bless you!

다락방 2015-09-15 15:27   좋아요 0 | URL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머큐리 2015-09-1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 인생이란 끊임없는 책지름의 반복이니까요... 책 지르고 서재 기웃거리다... 결국 공감하고 갑니다.
왜 난 이런 맛깔스런 글이 나오지 않느냐는 자괴감도 살짝 가지고서요...ㅎㅎ

다락방 2015-09-15 15:28   좋아요 0 | URL
도대체 언제까지 책지름의 노예로 살고있을까요, 머큐리님? 저는 이십년 후에도 지금처럼 책지름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요? 알 수 없네요. ㅎㅎㅎ
그나저나 서재에서 오랜만이네요, 머큐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