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일인데,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여자분이셨다. 이십대 딸을 둔 분이셨는데, 대화를 하다보니 남편을 굉장히 원망하고 계시더라. 사연인즉슨, 둘째 딸이 태어났을 때 옆에 있지도 않았던 신랑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태어난 아이가 딸인 걸 보고는 또 딸이냐며 그 길로 바로 나가버렸다는 거다. 그 때 서운했던 감정이 평생을 가더라고 하셨다. 그래서 지금도 남편을 보면 그때 그 일이 생각난다 하셨다. 


어제 책을 읽다가 이런 부분을 보는데 딱 그때 택시기사님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잔치 구경 안 가셨어요?"

"이……꼬라지로……어디를……간다요……?"

끊어질 듯 이어지며 힘겹게 흘러나오는 할머니 목소리. 도란 할머니 목소리를 들을라 치면 나도 모르게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알아들으려고 내 딴에 애를 쓰는 건데, 그럼에도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다. 왼쪽 다리와 팔, 얼굴까지 몸의 반쪽이 오그라들고 불편하시기에 발음마저 어눌해지신 게다. (할머니가 막 태어났을 때, 딸이라고 서운해서 밖으로 휙 집어던졌는데 그때 이후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게 되셨단다. 정말이지 안타깝고 서글픈 사연이 아닐 수 없다.) (p.71)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시절을 우리의 할머니들이 살았다. 딸이라고 자식 취급도 안하던 시절을. 그렇다보니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서는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온다. 증언 뿐이랴. 위 인용문의 도란할머니는 딸이라는 이유로 집어던져져서 장애까지 갖게 되시지 않았는가. 게다가 그 장애는 평생을 함께 안고 가야하는 부분이다. 딸이 왜그렇게 죄인 취급을 받았을까. 왜 내던져져야 하는 존재가 되었던걸까. 


이 책을 읽다보면 여성으로서 살아오는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들이 쏟아진다. 어려운 시절을 살았으니 어렵게 사는 게 누군가의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해도, 남자들보다 더한 어려움을 안고 살아온 것만큼은 틀림없다. '딸'로서 일단 어렵게 시작하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고된 생활의 정점을 찍는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자식들도 떠나고 남편까지 떠나고나면 육체는 고생을 아는 몸이 되어 있다.. 광덕 할머니는 어떤가.



"말도 말어. 나나 되니께 그 시상을 살았제. 놈(남)은 살도 못해. 할아부지가 한량이라 일은 안 하고 평생 놀아. 내가 노가다 일을 25년을 해서 자석들 칠남매 먹이고 갈치고……여그 이사 들어와서도 겨울에는 대전으로 식모살이 나갔당께. 막내 대학 갈칠라고, 이 악물고 바락발락 살았응께 이 정도가 됐제 안 그러면 살도 못했어." (p.66)



이 책의 저자도 말했듯이 언젠가 할머니가 될 것이 자명하기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직접 농사를 지어가며 생활을 해나가시는 모습을 보노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생각도 났다. 리틀 포레스트의 올드한 버젼 쯤이라고 할까. 많은 사람들이 나이들면 전원 생활을 꿈꾸고 귀농을 생각하던데, 나는 어떤가? 하고 스스로 되묻기도 했다. 나는 일단 도시에서 살아왔고 도시에 적응해있으며 심지어 도시를 사랑한다. 나이 들어 누구랑 함께 살든 혹은 혼자 살든, 가끔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며 살고 싶다. 책도 읽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지금의 사는 패턴 그대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술집이 즐비한 도시가 최고다! 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다른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집에 술을 쟁여놓기만 한다면, 늘 부족하지 않게 술이 있다면, 굳이 술집이 즐비한 곳에 내 집이 있지 않아도 상관없잖아? 하고. 텃밭에서 내가 먹을 야채들이 자란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장을 봐서 집에다가 고기랑 빵이랑 과자랑 치즈랑 와인이랑 소주랑 맥주랑 한가득 쟁여놓고 산다면, 그렇다면 굳이 도시는 아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뭐, 하릴없이 그냥 생각해봤다는 거다. 다시 할머니들의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증언으로 돌아가자.



다울이와 함께 광주에 다녀오느라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날은 서서히 저물어가는데 다울이 걸음은 한없이 느리고, 나는 다울이 손을 잡아끌다시피 하며 무거운 다리를 옮기고 있었다. 그때 밭에서 비닐 걷어내는 일을 하고 계시는 이장 할머니를 만났다.

"날이 어두워지는데 아직도 일하세요? 고생 많으시네요."

"고생 아니여. 할 만하니까 하제. 그나저나 어디 댕겨와?"

"광주에 볼 일 있어서 나갔다 오는 길이에요."

"아이고, 추운데 애기하고 어떻게 걸어갈라고……어서어서 가야겄네."

"네, 수고하세요."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다시 힘겹게 집으로 향했다. 점점 더 어둠이 짙어지는 가운데 바람도 차가웠다. 이제 조금 있으면 달빛에 의지한 채 더듬더듬 길을 걸어야 하리라. 마음이 조급해져서 다울이에게 "빨리 빨리!"를 외쳐대며 서둘러 길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차 오는 소리가 들렸다. 길 옆으로 비켜서서 우릴 태워줄 사람인가 눈치를 살피려는데, 아니 이장 할머니 차가 아닌가! 우리를 태워다주려고 일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달려오신 것이다.

"어서 타. 보내놓고 나니께 마음이 쓰이잖여. 나도 젊어서 깜깜해질 무렵에 깻단 가지러 간다고 이 길을 걸었어. 딱 요만한 아들내미 데리고 말이여. 동네 할머니들이 지혜 없이 자식 고생시킨다고 야단이었는디 그래도 어째, 깻단이 보물인디……지금 생각하믄 지독헌디 그라고 살았당께."

"농사가 꽤 많으신 걸로 아는데……이제 이장 일까지 하시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어요."

"그니까 말여. 내가 전부터 이장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은 있었는디 내 일이 워낙 많은께 엄두를 못 냈거든. 근디 이번에 남자들이 서로 끝도 없이 다투는 걸 보니께 도저히 못 봐주겠더라고. 마침 누가 날 추천하기에 얼른 내가 하겠다고 했제. 그랬더만 암도 말을 못하데." (p.205-207)



그동안 해왔던 남자들을 제치고 할머니가 마을의 이장이 된다. 이 이장 할머니는 남자들이 다투는 걸 보고 못마땅하기도 했고 또 이장 한번 해봐야겠다 마음먹기도 해서 나섰다는데, 그간 남자들만 이장을 해오던 곳에서 나서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나서서 내가 한번 해보겠다, 한것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그간의 삶의 경험에서 온 공감능력이 어마어마하다. 늦은 밤에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는 길이 쉽지 않을 거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이장 할머니는 얼른 본인의 일을 마치시고 차를 몰고 저자와 저자의 아이들을 태우러 오지 않았는가. 이런 공감, 이런 배려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고, 어려움이 있다면 도우려고 하시는 분이다보니 이장 역할도 매우 잘 해내실 거라고 믿는다. 다만, 그간 이장 뽑는 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서 그 다음 이장 선거엔 아예 나가려고 하지 않았던 저자의 태도는 내게는 영 못마땅했다. 그렇게 자신은 기권한 사이에 근사한 이장이 탄생하지 않았는가. 다른 사람들도 다 생각을 하고 살고 바꾸려고 하고 있는데 뭐랄까, '이런건 못마땅해' 하고 있는게, 사람 저마다의 성향이라 하겠지만 내게는 좀 별로인 타입이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처음부터 호감가는 일이었고 또 즐겁기도 했지만 저자의 글 분위기 전체를 보면 묘하게도 나랑 어긋나는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 이래서 에세이 읽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분명 좋은 부분들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또 이 책을 읽고 좋아하겠구나 싶어 선물할 상대도 떠올랐지만, 나에게도 그렇게 적용되진 않았다.



[리틀 포레스트]영화를 아까도 언급했는데, 이 책에서 리틀 포레스트를 아주 강하게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 있다. 시래기를 만드는 장면인데, 그 장면이 얼마나 좋던지!!



"시래기 안 해? 빨리 해. 무시 잎싹 다 시들어버리겠네."

할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잔소리 듣는 건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는, 할머니가 가시자마자 무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다랑이를 들쳐 업은 채 쪼그리고 앉아 무 꽁지를 잘라 무는 무대로 이파리는 이파리대로 따로 모으고, 불을 때서 솥에 물을 끓였다. 그러고는 무 이파리를 넣어 숨이 죽을 때까지 삶는데, 양이 많은 터라 몇 번에 걸쳐 그 과정을 되풀이해야 했다.

마침내 모든 일을 마치고 데친 무 이파리의 물기를 꼭 짜서 빨랫줄에 널었다. 그제야 겨우 허리를 펴고 "아이구, 허리야" 하는데 이럴 수가! 내 눈앞에 한 폭의 그림이 펼쳐져 있는 거다. 빨랫줄에 가지런히 매달린 시래기가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지! 뿌듯함과 황홀함에 시래기에서 눈을 못 떼고 있는 그때, 어느 틈엔가 불쑥 찾아오신 한평 할머니가 흐뭇하게 시래기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아따, 보기 좋다. 그새 시래기 해서 널었네. 인자 다 마르면 한뻔에 먹을 만큼씩 살그머니 묶어서 뒀다가 시안에 두고두고 해먹어. 국도 끓이고 나물도 하고……징하게 맛나." (p.100-101)




이 장면을 읽는데, 이 책속의 다른 장면들까지 연달아 떠오르면서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내가 물론 그런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것 같은데, 처음에 등장하는 고사리 따는 장면이라든가 밤 줍는 장면 같은 것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집안에 있는 재료만으로 김밥을 만들고 과자를 만드는 장면 같은 것들, 메주를 만드는 것까지. [리틀 포레스트]처럼 영화로 만들면 기가 막힌 장면들이 나올 것 같은 거다! 특히나 이 시래기 장면은 정말 압권일듯!












 














나는 내가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이 먹는 걸 보는 것도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음식점에서의 상차림이 아닌, 자기가 먹을 밥상을 자기가 준비해 먹는 장면들. 아, 여행지에서의 먹을 거리를 보는 것도 좋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이국의 먹을 거리를 볼 수 있기 때문. 먹을 거 빼고는 잘 안본다는 게 함정...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티븨 프로그램에서도 누가 뭐 먹나 어떻게 먹나 보는 것도 너무 좋다. 역시 그 장면 말고는 안 본다는 게 함정...


갑자기 일년전쯤 칠봉이가 보내줬던 사진이 생각난다. 나는 국내 어딘가로 여행가서(어딘지 기억이 잘..) 여행지에서 족발을 먹고 있었는데(응?), 예상치 못하게 칠봉이로부터 사진이 한 장 전송됐다. 자신이 직접 만든 고기 안주에 양주를 곁들인 사진이었다. 아, 이 사람이 나한테 연락할 줄은 몰랐는데? 라고 깜짝 놀라고 어? 나한테 연락했네? 하면서 기쁘다가, 그것이 술과 안주의 사진이어서 몹시나 행복했던 기억...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잘 먹고 잘 지내는 게 진짜 너무너무 좋다.


그래서 먹을 거 챙겨주는 것도 너무 좋다.

칠봉이가 꼬리찜에서 고기 발라서 내 그릇에 놓아주던 것도 계속 생각나고, 복숭아를 박스째로 사준 것도 잊을 수 없다. 사소하게는 회식자리에서 내 앞에 앉은 남자직원이 나 고기랑 자리 멀다고 자꾸 고기 챙겨주던 것도 생각나고(소고기!!), 지지난주에 만난 여자사람친구들이 헤어질 무렵 이것도 얼른 먹고가, 하며 부산스레 치즈를 자꾸 챙겨 먹이던 것도 생각난다. 이런 것들은 진짜 너무 좋다. 언젠가 여섯살 조카가 우리집에 왔을 때 내가 삶은 계란을 주자 그걸 오물오물 맛있게 받아들고 먹던 모습도 눈에 아른아른하다. 아아, 그게 무슨 웹툰이었더라. '먹임은 사랑이다' 라는 것이 진정 삶의 진리임을 나는 안다!!



힛.

요즘에는 회사에서 업무차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서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하나 매순간 생각한다. 오늘 오전 동안 받은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다. 오늘 함께 와인을 마시기로 한 친구에게 '나 오늘 진짜 많이 마실거야, 업고 가' 라고 했는데 그 친구도 '저도 오늘 많이 마실 거에요' 했다. 우리는 오늘 모두들 많이 마시겠구나. 

마셔서 나아진다면, 별 수 있나, 마셔야지. 

술로 나를 흠뻑 적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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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5-12-18 1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다락방님 글을 읽으면서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이 떠올랐어요. 작가의 자전 소설을 영화화한건데, 다이안 레인이 나오거든요. 보셨을까요? 이혼 후 투스카니에 여행 갔다가 낡은 빌라를 사고, 거기를 고쳐서 살면서 벌어지는 얘긴데... 저도 도시생활에 더 익숙하고 다락방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왠지 시골생활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되는거 있죠? 리틀 포레스트 처럼요 ㅎㅎ 삼시 세끼를 다 차려 먹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면서도...

다락방 2015-12-18 12:40   좋아요 0 | URL
으앗 에이바님!! 말씀하신 영화는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데 에이바님 댓글 읽고 너무 보고싶어져서 굿 다운로더 있나 찾아봤더니 있네요!! 꺅 >.< 아 보고싶어요. 조만간 시간되는 대로 봐야겠어요.

삼시 세끼 차려먹는게 힘들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저 역시 한적한 곳에 가서 매 끼니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은 마음도 생기더라고요. 저도 도시생활이 더 좋고 익숙한데, 그런데 뭔가 나이들수록 한적한 곳에서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리틀 포레스트 보면서 되게 좋았었거든요. 다음 계절에 먹을 식량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어찌보면 고된 노동인듯 싶지만 하고나면 뿌듯할 것 같고요. 그렇게 맛있게 만든 음식을 이웃의 다정한 이를 불러 함께 먹기도 하고...

낡은 빌라와 그걸 고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라니, 투스카니의 태양, 빨리 보고싶어요!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

icaru 2015-12-18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책이 있는 줄 몰랐어요!!! 덕분에,, 음 구매해야 겠어요!!!
이것이 바로 목소리문학이지 뭔가요!! ㅎ

다락방 2015-12-18 15:09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 어쩌다 알게 됐지? ㅎㅎ

icaru 2015-12-1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 업무스트레스 만땅이라,, 고걸...집에 가서 아이들에게 삐질삐질 성질부리는 걸 자각하고,,,
이럴려면 회사는 왜 다니고 애는 왜 낳았니.. 했어요... 바로 어제도 ㅠ.ㅠ

다락방 2015-12-18 15:10   좋아요 0 | URL
언제까지 이 직장에 다녀야하나..하는 고민을 매일, 매순간 해요.
그렇지만 딱히 답이 없네요. 먹고 살아야 한다면 직장에 다녀야 하니까요... 이번 달엔 유독 가혹하게 느껴져요. 이번 달은 왜이러나, 자꾸 짜증만 나고 ..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요. 신경이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아요. ㅠㅠ
새해가 되면 나아지려나, 싶다가, 아니, 그렇다면 2주나 더 견뎌야 하나, 하다가
내일은 괜찮아질거야, 하면서 스스로를 다독다독 합니다. ㅠㅠ

비연 2015-12-18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하시군요.. 이눔의 먹고살기 위한 직장 스트레스 버티기라니요..ㅜㅜ
가다가 맥주나 사가야겠어요 저는..;;;;

다락방 2015-12-21 14:17   좋아요 0 | URL
주말동안 맥주 드시고 스트레스는 좀 푸셨나요, 비연님?
저는 스트레스 풀고 앞으로 더 잘 버티기 위해서 금요일에도 토요일에도 와인을 가득가득 마셨습니다.
그래도 어김없이 일요일 밤이 되자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ㅠㅠ

transient-guest 2015-12-1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로 흠뻑 적시는 건 매우 좋은 일입니다.ㅎㅎ 그런데 많이 마시면 와인도 필름 끊기고 다음날 머리가 아픕니다.ㅎㅎ 조직생활이 궁금하다가도 현재의 자영업자신분에 만족하고 사는 저는, 예전에 작은 직장인데도, 은근슬쩍 끼어들어온 회계사의 견제 때문에 꽤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직장의 스트레스를 다른 것으로 푸시는게 유일한 방법 같습니다. 갑자기 시골에 가서 리플포레스트를 실천하는건 무리잖아요.-_-:: 그나저나 감사합니다.ㅎ

다락방 2015-12-21 14:18   좋아요 0 | URL
네, 술이 없었으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싶어요..술은 진짜 좋은 친구에요. 술 좋아요!! >.<
네, 지금 당장은 제가 리틀 포레스트를 실천할 수가 없고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스트레스를 푸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인 것 같아요. 뭐, 그것이 제게는 음주.. 이지만 말입니다. 이 음주가 달콤한 건 스트레스 때문이 아닌가, 라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어떻게, 제 땡투가 좀 많이 도움이 되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굿즈로 무릎담요가 나왔을 때, 나는 무릎담요를 안쓰지만 도라에몽 받아서 조카 한 번 줘볼까? 하고 받았던 적이 있었다. 이걸 조카가 좋아할까? 갸웃하며 조카에게 내밀었을 때, 조카는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더라. 도라에몽이다, 도라에몽!! 하면서.. 아... 뽀로로만 아는 게 아니었어? 엘사만 아는 게 아니었어? 도라에몽.... 도 아는 거였어? 


그래서 나는 앞으로 보이는 도라에몽은 무조건 겟하여 조카에게 주기로 마음먹었는데, 알라딘 다이어리에 도라에몽이 나온 게 아닌가. 그래, 이거다! 나는 최근에 책지름을 참고 있었는데, 무려 다이어리 두 개를 받기 위해 책을 마구 지르기로 한다. 지를 책이야 쌓이고 쌓였으니, 문제는 그들 중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였다. 그런데 내가 지르려고 할 때마다 내가 찜해둔 도라에몽 데일리가 없는 거다 ㅠㅠ



파란색 바탕에 큰 도라에몽이 조카들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또 양도 많을 것 같아서 이걸로 줘야지 마음 먹었는데, 내가 주문하려고 할 때마다 없어..하아-  여섯살 세살 조카가 싸우지 않게 하기 위해 똑같은 걸 두 개 받아야 하는데.. 없어...


번번이 놓치고야마니 이러다가는 도라에몽 위클리도 놓치겠다 싶어서 안돼, 위클리라도 겟해야해! 하고는 어제 두 차례에 걸쳐 주문을 완료, 도라에몽 위클리 두 개를 확보해놓았다. 한 건의 주문은 당일배송이었고 한 건의 주문은 다음주에야 온다고 해서 어쨌든 크리스마스 선물로 줄 수 있겠구나 싶어 기다리고 있는데,





어제 업무차 책을 사야 할 일이 생긴거다. 무려 열 권을! 우하하하. 다른 곳으로 갈 주문이라 여러차례에 걸쳐 했는데, 한 건의 주문은 오만원 이상! 나는 잽싸게 다음주 배송인 내 책의 주문을 취소했다. 그리고 업무차 주문한 책들에서 다이어리를 선택하려는데-짜릿해!!-, 어어? 이젠 도라에몽 위클리가 없고 데일리가.. 있네? 이게.. 뭐여? 흠... 




어쨌든 데일리를 선택해놓고보니,

아아,

도라에몽 위클리 하나, 데일리 하나..를 갖게 된 것이었다.

문제는,

여섯살 조카 세살 조카는 똑같은 게 아니면 싸운다는 건데, 색깔도 모양도 똑같은 걸 줘야 한다는 건데... 아무리 도라에몽이라도 하나는 위클리 하나는 데일리라 난감해져버리고 만거다. 그래서 또 고민이다.


한 명에겐 위클리를 주고 한 명에겐 데일리를 주느냐,

똑같은 걸 주기 위해 오늘 다시 오만원 주문을 하느냐....


어째야할까...

오늘 또 주문한다면 그야말로 다이어리를 받기 위한 주문이 되는건데.....

차라리 도라에몽 다이어리가 없었다면 좋았을 것을...



아, 고민이 깊다,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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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5-12-17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은 공감...

다락방 2015-12-17 13:57   좋아요 0 | URL
지금 막 주문했어요..
인생...

단발머리 2015-12-1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략 난감...

다락방 2015-12-17 13:57   좋아요 0 | URL
선택이란 건 늘 어렵죠...
인생.....

단발머리 2015-12-17 14:10   좋아요 0 | URL
ㅎㅎㅎ 추가 주문하셨군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우리네 인생 이렇다는 거, 다 알지만요.
둘째조카가 다른 두 개의 다이어리 보면, 두 개 다 자기가 하겠다고 할거예요.
이 귀여운 떼쟁이들.... 이 둘째들이 세상을 사는 법이란*^^*

akardo 2015-12-1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가 가지려고 배트맨 다이어리를 받았지만 이렇게 보니 도라에몽 다이어리도 상당히 탐나네요. 알라딘 사은품 중 노트류가 전 정말 좋더라고요. 튼튼해서....ㅎㅎ 원래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사랑이든 선물이든 똑같이 받아야지 안 그럼 싸우게 되죠; 선물 주실 때 고민이 되시겠어요;;;

다락방 2015-12-17 13:58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쓸 다이어리는 있기 때문에 사실 저를 위해서라면 책을 한 권도 안사도 돼요 ㅠㅠ 읽을 책은 쌓여있다능.. 조카들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라에몽 다이어리를...아...저는 정말 조카들을 위하려는걸까요? 아니면 절 위한 걸까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똑같은 거 하나 더 받기 위해 지금 추가주문했습니다.

인생은....뭘까요?

akardo 2015-12-17 15:42   좋아요 0 | URL
인생은....아이들 자라는 모습 보는 것도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ㅎ 조카분들도 아마 그 마음을 알겁니다.

기억의집 2015-12-1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락방님처럼 똑같은 거 두 개 사던 때가 있었는데.... ㅎㅎ 락방님 너무 귀여운 고민이시네요. 이런 고민 하는 락방님도 귀여워요. 아, 다 큰 성인한테 이런 말 해도 될런지...

다락방 2015-12-17 17:42   좋아요 0 | URL
다 큰 성인한테 귀엽다고 말 해도 됩니다!! ㅎㅎㅎ
고민하다가 두 개 받을 수 있게 오늘 또 주문했어요. 인생 뭔지.. ㅎㅎ
돈을 쓰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닌가 싶습니다. 하하하하하

hellas 2015-12-18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고뇌의 시간을 지나오셨군요:) 해피엔딩이라 다행;ㅂ;

다락방 2015-12-18 15:10   좋아요 0 | URL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닌 것이 통장의 잔고는 줄어들었................Orz

뽈따구 2015-12-1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을 읽고 저는, 무척 얄밉게도,,,,,,, `아들이 한 명이라 무척 다행이군! ` 이럽니다. ㅎㅎ

다락방 2015-12-18 15:1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한 명이면 다이어리도 하나만 받아도 되는데!! 그러나 제겐 운명적으로 두 명의 조카가 현재 와있고, 그러므로 이런 깊은 고민은 제가 끌어안고 가야하는 부분인 것입니다!! ㅎㅎㅎㅎㅎ

무스탕 2015-12-1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을 읽고 저는, 무척 얄밉게도,,,,,,,, `아들 두 명이 다 커서 무척 다행이군!` 이럽니다. ㅎㅎ

다락방 2015-12-18 15:12   좋아요 0 | URL
음, 무스탕님의 이 댓글을 읽으니 언젠가 이 조카 둘도 자라서 내가 다이어리 줄 걱정을 안해도 되겠지만
그러나 남동생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또다시 이런 고민이 찾아들거란 생각이 드네요. ㅎㅎㅎㅎㅎ
 

어제는 저녁을 늦게 먹었다. 전날 먹은 쫄면순두부가 너무 맛있어서 남동생에게 그거 먹으러 가자, 해서는 여덟시에 출발하다보니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시간은 아홉시쯤이었다. 나는 대체적으로 큰 길로, 인도로 다니는데 골목길엔 차가 지나다니는 게 싫기도 하고 또 어두울 땐 사람들 별로 없는 것도 싫기 때문이다. 어제는 덩치 큰 남동생과 함께하다보니 부러 내 갈 길을 내가 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얘가 옆에 있으니까, 하고는 남동생이 가자는 길로 갔다. 남동생은 내가 평소에 잘 다니지 않던 길로 데리고갔는데, 주말 밤이어서인지 상점들은 문을 닫아 어두웠고 골목이라 음침한 곳들을 지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잘 다니지 않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으슥해서 아, 여기 혼자서는 이 시간에 못다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남동생에게도 말했다. 야, 내가 너랑 같이 가니까 여길 갈 수 있는 거지 여긴 나 혼자서는 쫄려서 못다니겠다, 하고는 종종걸음으로 남동생 옆에서 걸었다. 남동생 걸음이 좀 빠를라 치면 야, 천천히 걸어, 하면서 같이 걸었고, 너무 무섭게 느껴지는 곳에서는 남동생한테 팔짱도 꼈다. 야, 쫄려 쫄려, 하면서. 이 길을 이렇게 갈 수 있는게 다행이란 생각도 했다. 만약 내가 나 혼자 있을 때 뜬금없이 이 길을 선택했다면 울면서 뛰어갔을 것 같은 거다. 여기, 내가 예전에 살던 동네였는데, 여기 이렇게 무서웠었나? 분위기가 어쩜 이렇지? 하고 정말 두근거렸다. 그런데 이제 이 길이 이 시간에 무섭다는 걸 아니까 내가 혼자 갈 때는 선택하지 않을 수 있겠다. 여튼 엄청 쫄렸다. 휴.. 남동생은 내가 너무 쫄려하니까, 다른 길로 갈 걸 그랬다고, 원래 이 길로 오려던 게 아니었는데 걷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했다. 정말 무섭고 정말 많이 쪼그라들어있던 나는, 만약 그때 혼자였고 뒤에서 걷는 남자가 있었다면, 정말 너무 큰 두려움으로 머리까지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그만 읽을까'를 몇 번이나 고민했다. 아, 정말 고민했다. 어떤 책들은 시작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책인걸까, 하고 초반부터 쪼그라들었다. 



그녀는 안개 자욱한 어둠 속에 서 있는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녀가 누런 안개등 밑을 지날 때 그는 그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었다. 어둠과 안개와 혼자 걷는 길을 마뜩잖아 하는 얼굴이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비탈길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 소리를 내면 안심이 되는지 울퉁불퉁한 인도 위로 힘차게 내딛는 하이힐 소리가 들렸다. 

그는 그 길로 당장 그녀를 따라나서지 않았다. 사실은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가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는 그녀처럼 힘차게 걷지도, 빨리 걷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가 뒤에서 걷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휘청하기라도 한 것처럼 하이힐 소리가 유난히 한 번 크게 들리는가 싶더니 걸음이 빨라졌다. 그는 속도를 높이지 않고 계속 어슬렁어슬렁 걸었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보폭만 넓혔다. 그녀는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는 쉽사리 그녀를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너무 일렀다. 둥그런 혹이 솟아 있는 길 중간 지점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간격을 좁히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선택이었다. 옆으로 다가가면 그녀는 살짝 비명을 지르거나 헉 하고 숨을 내뱉을 것이다. 그러면 그는 부드럽게 "안녕하세요"라고 말할 것이다. 한마디일 뿐인데 그녀는 전보다 더 불안해하겠지. (p.9-10)



안개와 어둠으로 이미 불안해있는 여자를 그는 알고있고 또 즐기고 있다. 게다가 어떻게 하면 그녀가 더 불아해할지도 안다. 그녀가 그 곳에서 얼마나 불안했을지를 생각하자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이 남자, 뭐지? 주인공이잖아? 그런데 밤에 혼자 걷는 여자의 불안을 즐겨? 게다가 더 불안하게 만들려고 해?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남자주인공인데.. 이걸 계속 읽어야하나? 혼자 걷는 여자에게 더 두려움을 주면서 만족하는 남자인데, 이런 남자가 앞으로 어떤 정의롭고 선한 일을 할 수 있단거지? 이 남자가 뒤에서 무슨 선한 행위를 한다해도 나는 이 하나의 행위만으로 그를 어떤 식으로든 이해를 할 수가 없는데? 일단 이 행위 하나를 던져놓고 그가 바뀌어가는 걸 보여주려는 걸까? 하아- 


그래서 고민했다. 이 두려움이 내게는 끔찍했으므로, 남자의 행동이 너무나 역겨웠으므로 그 다음을 읽는다는 게 망설여졌다. 결국 조금만 더 읽어보고 다시 고민하자, 하고 책장을 넘겼는데, 몇 장 넘기지도 않아서야 왜 저남자가 저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게 됐다. 이해라는 단어는 잘못 선택된 것일 수도 있겠다. 혼자 밤길에 두려워하는 여자를 더 두렵게 만들고 싶어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저 남자는, 주인공임과 동시에, 연쇄살인범 이었다. 이게 처음부터 나온다. 그 자신이 연쇄 살인범임이. 그러자 그가 여자의 두려움에 미소를 짓는 까닭이 수긍되었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여자를 더 두렵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자를 두렵게 만들어놓고 미소짓지 않았을 것이다. 그걸 재미있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여자를 한 달에 한 번씩 죽이는, 그런 남자였던 것이다. 



그런 남자가 옆 집에 사는 여자 '로렐'을 사랑하게 된다. 그녀와 단단히 사랑에 빠져 그녀와 늘 함께 있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린다. 그래서 그녀에게 잘해주고 싶다.



그는 샤워를 마치고 문을 열었다. 그 사이 그녀가 빠져나갔으면 어쩌나 싶어 걱정했지만, 거의 욕실 문 바로 앞을 지키고 있었다.

"커피 좀 더 따라가지고 왔어요."

"고마워요. 시끄러울 텐데 면도 좀 해도 될까요?"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 (p.124-125)



여자의 두려움을 즐기고 한 달에 한 번씩 여자를 죽이는 연쇄살인범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시끄러울텐데 면도 좀 해도 될'지 묻는다. 지극히 사소한, 묻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정도로 지나치게 사소한 것조차 그녀에게 묻는다. 이렇게 예의가 바르며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인데, 로렐로서는 그 당시에 어떻게 이 남자, 내가 지금 막 관계를 맺게 된 남자가 연쇄살인범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로렐 뿐만이 아니다. 다른 세상의 모든 여자들도 마찬가지. 식당에 갈 때 문을 열어주고,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날 웃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끔은 토닥토닥 나를 다독여주기도 하는 남자인데, 그런 남자가 사실은 다른 여자들의 두려움을 즐기는 그런 남자라면.. 내 앞에서 너무나 정상적인 행동을 앞에 두고 어떻게 '이남자가 밤에는 다른 여자의 두려움을 즐기는 남자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게 너무나 절망적이다. 게다가 연쇄살인범의 애인이라면, 그녀도 그 살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아닌가. 언제 살해당할지 모를 위험을 안고 있다. 나는 이 책의 주인공 딕스 스틸과, 소라넷에 자신의 발가벗은 여자친구 사진을 올려놓고 호응을 바라는 남자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나중에 본 게시물 중에는 '내 여친이 소라넷 한다고 하면 되게 싫어해서 사진 찍어 올리기가 힘든데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서 술 취해 있을 때나 후배위때 찍었다(용어는 내가 자체 순화)'며 올린 사진도 있더라. 진심으로 탐지기 같은 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남자가 소라넷을 하는지 안하는지 알 수 있는 탐지기. 머리에서부터 다리까지 쫙 훑어서 소라넷을 한다면 삑- 소리가 나는, 그런 탐지기. 그렇다면 그런 남자와는 연인 관계를 시작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저 게시물을 올린 남자를 보니 '여자친구가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남자였고, '그럼에도불구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남자였다. 왜 싫어하는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단체-그러나 잘못인지 모르고, 알려들지도 않는-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런 남자였던 거다. 그래서 나는 딕스와 소라넷에 여자친구의 사진을 올리는 남자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이 책은 1940년대에 쓰여졌는데,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남자들은 별로 달라진 게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로렐에게 도망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어서 도망치라고, 그 남자는 연쇄살인범이라고, 여자의 두려움을 즐기는 남자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얼마전에 읽은 '데이비드 버스'의 《이웃집 살인마》 생각도 났다. 그 책에 보면 여자가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가도 어떻게든 찾아내서 죽이는 전연인과 전남편이 등장하지 않던가. 로렐은 어디로 도망가야 할까, 도망간다한들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러나 역시 《이웃집 살인마》에서는 여자들에게 말했었다. '네 직관을 믿으라'고. 로렐은 그와 함께하면서 그를 두려워한다. 무서워한다. 그녀는 자신의 직관을 믿는다. 








남성들이 자신을 버린 배우자를 살해한 반면, 여성들은 살인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생각될 만큼 심하게 자신을 격리하고 학대하며 위협한 배우자를 살해했다. (데이비드 버스, 이웃집 살인마, p.174)






자기 전에 이런 책(고독한 곳에)을 읽는 것은 확실히 도움될 게 없다. 아, 무서운데..하면서 잠들었더니, 아니나다를까 가위에 눌리고 악몽에 시달렸다. 자꾸만 낯선 남자가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나를 죽이려고 시도해서 내가 막 소리를 지르는데 소리도 안나오고 그러느라 몇 번이나 깨야했다. ㅠㅠ 그래서 계속 후회했다. 자기전에 이런 책 읽지 말걸, 이럴 줄 알았으면서.. 하고. 그러면서 생각했다. 야한 책 읽을 걸. 야한 책 읽었으면 야한 꿈 꿨을텐데 ㅠㅠ 괜히 무서운 책 읽어가지고 이게 뭐야 ㅠㅠ 


야한 책, 야한 영화 추천 받습니다.


아니, 지난주에 너무 야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다들 아는 바가 없다고 추천을 못해주더라..아놔 이 사람들..그래서 네이버에 '야한 영화' 이렇게 검색어에 넣었는데 사람들이 야하다고 추천한 영화들이 있더라. 어떤 건 제목도 모르는 한국 영화들이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중에 누가 야하다고 추천한 게 [투 문 정션] 이었다. 오, 좋았어! 하고 봤더니 굿 다운로드가 안되는 영화였어...하아- 그래서 유튭에 검색했더니 자막이 없어........

아, 인생..지겨워...내 뜻대로 되는 게 없어.......



어쨌든 지금 개봉한 영화  [마담 보바리(소피 바르트 감독)]의 남자 주인공이 '아즈라 밀러' 인걸 보고 급 호기심이 생겨서, 사두고 계속 미뤄왔던 책인 《마담 보바리》를 다음 읽을 책으로 정했다. 우어엇- 기대된다! 다 읽고나서 영화 보고 싶은데, 독서력이 현저히 떨어진 내가 다 읽을 때쯤이면 아마도 상영관에서 내려지지 않았을까... 시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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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5-12-14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에 멀쩡한데 사실은 이상한 남자들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어요. 무서워요-_-;

다락방 2015-12-14 16:58   좋아요 0 | URL
네, 알면 알수록 더 그런 것 같아요.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다는 생각도 들 정도에요. ㅠㅠ

dreamout 2015-12-1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NS에서 산만함에 중독되다.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어느 정도는 그게 저더라구요. 독서력이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ㅠㅡ

다락방 2015-12-15 08:34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 해에 책을 백 권도 못읽었더라고요. 아... 이건 뭐지..저는 백권은 깔고 가는 건줄로만 알았다가 아 진짜 독서력이 바닥을 기는구나, 했어요. Orz

감은빛 2015-12-15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쇄살인마 역시 평범한 사람일거라는 거,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평범의 기준이 문제인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쩌면 감추려드는 면을 쉽게 알 수는 없죠. 그저 평범한 척 하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다락방 2015-12-16 10:40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텐데요, 그걸 정말 저지르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것 같아요. 그리고 연쇄살인범일아면 그것과는 또 다를테고요. 결국 로렐도 딕시가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돼요. 그러니까 연쇄살인범 이라면, 아무리 평범한 척 하려고 해도 어떤 식으로든 바깥으로 표출되는 분위기가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건 시간을 두고봐야 알지, 잠깐 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해요. 보자마자 알아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언젠가 연애를 시작하면서, 혹여 이 남자가 나를 좋아해서 사귀는 마음보다도 내가 자신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귀는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한 적이 있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그래 그럼 사귀어보지' 라고 관계를 시작한 적이 내게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 역시 일방적으로 큰 사랑을 퍼부어서 관계가 시작된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 거다. 아주 오래전에 장동건이 출연한 드라마에서 '사랑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정말로 사랑하게 됐어'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내 경우엔 노력한다고 사랑이 되지는 않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쌓이는 건 있는데 내가 좋아서 시작하지 않은 상대에 대해서는 예의를 지킨다거나 다정할 순 있어도, 나를 짜릿하고도 행복하게 만들어줄만큼의 사랑이 생겨나진 않았다. 사랑으로 시작된 관계를 노력으로 유지할 수는 있으나 사랑 자체를 노력으로 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런 걱정스런 연애-이 관계는 나의 일방적인 감정 때문에 시작된 건 아닐까?-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느끼는 쪽으로 바뀌었다. 내가 만나는 이 남자, 이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고 무엇보다 자신을 많이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나를 그저 '네가 좋아하니까' 라는 이유로 사귈 리는 없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확신하게 됐기 때문이다. 



나는 연애의 경험과 또 그만큼의 이별의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서로 같은 크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그렇기에 내가 시작하려는 관계를 의심해보고 들여다보려고 했던 거다. 또한 사랑에 대한 환상은 얼마나 부질없는가, 하는 것도 안다. 우리가 사랑하는 상대는 그저 나같은 인간일 뿐이고, 사실 대부분의 연애에서 '좋아한다'는 이유 말고 다른 것들이 끼어들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나의 옷을 벗기는 이유가 그저 자신의 순간적 욕망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착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가를 또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사랑은 아주 순식간에 끝날 수도 있고 또한 어떤 사랑은 굉장히 지저분하게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까 사랑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거다. 내가 지금 사랑하는 이 사람이 나와 평생을 같이 할 사람이라고 지금 이순간 확신한다해도, 그 확신 자체가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아는데, 리니는 몰랐다.


열세살 리니에게 지금 사랑하는 사랑은 운명적인 상대였고, 그 사람 역시 나와 아주 단단히, 리니가 사랑에 빠진 꼭 그만큼의 크기로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한 치의 의심도 없다. 우리는 사랑하잖아, 우리는 사랑에 빠졌잖아, 그렇잖아!




"세상에, 주니어. 당신은 뭘 상상했던 거예요? 건초 헛간에서 남자랑 있다가 들켰는데 다음 날 가족이 싹 잊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동안 나는 당신에 데리러 올 줄 알았어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그려보곤 했죠. 내가 피 크릭 가를 걸어가고 있는데 당신이 매형의 트럭을 세우고 '타'라고 말하는 거예요. '내가 널 데려갈 거야' 그러다 당신이 편지를 보내고 기차삯이 동봉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이 그렇게 했다면 난 당장 짐을 싸서 떠났을 거예요! 나랑 말을 섞지 않은 사람은 아버지만이 아니었어요. 대부분 그랬다구요. 오빠랑 남동생까지도 나와 있을 때는 다르게 행동했고, 학교에서 사근사근하게 구는 여자애들은 나중에 알고 보니 연애에 대해 자세히 들으려고 친한 척한 것뿐이었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난 거기 사람들은 그 일을 모를 거라고,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죠. 그런데 당연히 그들은 알았죠. 나랑 같은 초등학교에 다닌 애들이 고등학교 애들한테 말했으니까. 그들은 '저기 리니 매 인먼 말이야. 자기 오빠 졸업 파티에서 애인이랑 홀딱 벗고 활보했잖아'라고 말했죠. 그즈음 그런 식으로 소문이 불어났으니까요."

주니어가 리니에게 말했다.

"넌 그게 내 잘못이었던 것처럼 말하는군. 먼저 시작한 사람은 바로 너야."

"아니라고는 말 못 하죠. 내가 나빴어요. 하지만 난 사랑에 빠져 있었다구요. 난 여전히 사랑에 빠져 있어요! 당신도 그렇다는 걸 난 알아요." (p.504-505)



"솔직히 우린 언제나 부부였던 것 같아요. 심지어 태어났을 때부터." (p.495)



열세살 리니는 스물여섯살 주니어와 사랑에 빠진다. 주니어는 리니와 데이트를 시작했지만, 리니가 열세살일 거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느날 오빠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말을 들은 주니어는 그렇다면 너는 몇 살인거냐 물었고, 이에 리니가 열세살 이라고 답한다. 주니어는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알고는 놀라서 그녀에게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는다. 이대로 가면 큰일난다고, 아니 자신들의 연애를 누군가 안다면 자기는 진짜 큰일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의 곁에 나타나지 않으려는데, 그녀는 주니어를 운명이라 생각해서 친구들에게 부탁해 다시 만나게되고, 그러다 함께 헛간에 뒤엉켜 있는 걸 리니의 아버지가 보게되고, 그 길로 주니어는 마을에서 추방당하고...


리니는 주니어가 자기 평생의 사랑이라 믿는다. 그당시 자신이 그와 어마어마한 사랑에 빠져있었다고 믿고, 성인이 될 때까지 다른 남자와 일절 연애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열여덟살이 되자마자 여기저기 주니어의 소식을 수소문해서는 결국은 그를 찾아간다. 형편이 몹시 어려웠던 주니어는 입이 하나 더 늘어난 것에도 부담스럽지만 자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따라붙는 리니가 못마땅하다. 그는 그녀를 모른체할까, 그녀를 버려두고 그냥갈까를 고민하지만, 결국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결국 주니어는 리니를 자기 차에 태우고 숙소에 데려왔다가 숙소에서 쫓겨나고..


주니어에게 리니는 사랑이 아니었다. 그런데 자꾸 사랑이라고 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몇 번이나 빠져나가고 싶었고 몇 번이나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둘은 아이까지 낳게되고 그렇게 다른 부부들처럼 평범한 부부가 된다.



리니는 이 일의 이면에 있는 모든 것을 완전히 알지 못할 터였다. 그녀가 한 일을 보고 그가 받은 충격, 분노, 부당하다는 느낌, 손실을 복구하기 위한 노고. 유진이 '틸먼 브라더스'에 가야 했고, 그쪽에서는 급행료로 엄청난 액수를(일반적인 비용의 정확히 두 배) 청구했다. 주니어가 두 차례 새집에 가서 니스를 칠해야 했고, 마지막으로 금요일 아침에 가서 아이볼트(줄이나 훅을 거는 고리가 붙은 볼트)를 제자리에 넣고 8자형 고리에 로프를 다시 매고 천장에 그네를 매달 예정이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을 눈치조차 못 채겠지. 여기에 그들이 함께 사는 삶의 패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주니어가 리니에게 말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면서도 감추는 모든 비밀들. 이제껏 살면서 주니어가 얼마나 간절히 빠져나가고 싶었는지 그녀는 모를 터였다. 그가 곁에 머문 것은 단지 그러지 않으면 리니가 헤어나지 못할 줄 알기 때문인 것도 그녀는 모르리라. 또 잘못을 바로 잡으면서 하루하루 나아가기가 얼마나 힘이 부쳤는지도 모를터였다. 아니, 리니는 주니어가 계속 머문 것은 그녀를 사랑해서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 마당에 그가 다른 말을 하면-그가 희생했다는 것을 그녀가 안다면- 리니는 무너질 터였다. (p.519)



희생한다고, 빠져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상대와 오래 함께 살게된다면,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고 '잘못' 확신한 채 믿는 게 좋을까, 아니면 상대의 마음을 진작에 아는 게 좋을까. 내 경우엔 아닌 건 빨리 빨리 말해서 서로 제 갈길을 찾아야 한다고 그동안 생각해왔는데, 이토록이나 강하게 '그는 나를 사랑한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는 리니를 보노라니, 어쩌면 이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관계라면, 희생이라기 보다는 한 쪽의 감정이 일방적으로 크고 다른 한 쪽은 감정의 크기가 같지도 않으며 또 감정의 방향도 다르다면, 그들은 함께 하는 것보다는 떨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리니가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사랑에 빠졌기 때문일까.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사랑이라 확신하고 또 철저히 믿는다. 게다가 상대 역시 나랑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 믿음을 언제까지고 변치 않은 채로 지속한다. 어쩌면 리니가 '어려서'가 아니라 '그런 성향'의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리니는 자신과 주니어를 로미오와 줄리엣쯤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으니까. 아주 나이가 들어서 며느리가 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주니어에게 신의를 지켰지. 한순간도 그를 잊은 적이 없었어. 그래, 우린 작게나마 세계 최고의 러브 스토리를 만들었지! 그러다 다시 만나자 헤어진 적 없는 사람들 같았어. 가끔 그런 일이 있기도 하잖니. 우린 헤어진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했지, 예전과 똑같이." (p.403)



..... 주니어는 빠져나가고 싶어했는데...........다시 만나게 됐을 때 버려두고 그냥 갈까, 를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리니야말로 가장 자기중심적 사람이 아닌가 싶다. 열세살의 나이에서 더이상 성장하지 못한........... 


리니와 주니어가 열세살에 사랑에 빠졌고, 헛간에서 뒹굴다가 들켜서 몇 년간 떨어져 있었다는 것까지 리니로부터 다 들은, 앞으로 며느리가 될 애비는, 차마 말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생각한다.



휘트생크 부인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까? 그녀가 시시콜콜 말하는 이 일이 …… 범죄라는 생각을? (p.403)



미성년자가 원해도 미성년자와의 섹스는 범죄다. 주니어는 미성년자와 몇 번이나 섹스를 했다. 당시에 미성년자임을 몰랐다해도 결과가 달라지진 않는다. 그래서 도망쳤는데 성인이 된 그녀가 다시 찾아와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부였던 것 같다 운운하며 결과적으로 훗날 부부가 되었다면.... 이건... 어떻게 되는걸까? 이건...... 뭐여...........




앤 타일러는, 줌파 라히리처럼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어도, 새 책이 나온다면 꼭 읽어보고 싶은 작가군에 속한다. 일상속의 작은 갈등을 그녀는 지독하게 잘도 묘사하니까. [아마추어 메리지]에서의 이런 문장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정말이지 폴린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건 마이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둘이 함께 사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230쪽











아, 나도 좋은 사람이고 당신도 좋은 사람이라면, 우리가 함께 사는 것도 좋아야 할텐데! 그런데 왜 그렇지 못할까. 나는 결국은, 나도 좋은 사람이고 당신도 좋은 사람이라서 우리가 함께 사는 것도 좋다, 라는 식의 끝맺음을 맺고 싶다. 



리니는 주니어를 사랑했으므로, 태어났을 때부터 부부같다 생각했으므로, 그래서 주니어와 함께 하는 생활이 행복했을까?

내가 널 받아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 왜냐면 나는 화가 났으니까. 오랜 세월 이런 장황한 말을 늘어놓게 만들었다는 게 분통 터져. 요 몇 년뿐 아니라 언제나 그랬어. 명절마다 오지 않고 가족 여행에도 얼씬하지 않고, 엄마 아버지의 결혼 30주년도, 35주년도, 지니가 아기를 낳을 때도 오지 않았어. 내 결혼식 때도 오지 않았고, 행복을 빌어 주는 카드나 전화조차 주지 않았지. 하지만 데니, 무엇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용서되지 않는 것은 …… 네가 우리 부모님의 관심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빨아들였기 때문에 나머지 형제들의 몫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야."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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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5-12-10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좋은 사람, 당신도 좋은 사람 = 같이 있으면 좋다

이것은 (약간 슬프게도) 공식이 아니지만, 일단 나도 당신도 각자 좋은 사람이어야 뭘 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사랑은 결국 내가 좋은 사람이 되려고 계속 노력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유지되는 것 아닐까요. 뻔한 말이지만, 다락님 페이퍼 보니까 그래도 말하고 싶었어요.

다락방 2015-12-14 09:5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시키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을 유지하려고 하는 건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어릴 적에 사랑은 그저 되는 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애를 써야 하는 거였어요.

이만큼 나이를 먹었어도 늘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네꼬님. 세상엔 배울 게 아주 많더라고요. 사랑도 그래요. 사랑, 연애, 관계에 대해서도 계속 배워요.

[그장소] 2015-12-1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게도 사랑은 다 같은 색깔도 같은 모양도 또 그것이 유지되지도 ㅡ않아요.
유지하기도 어렵죠.그게 그 사랑의 가치이고 속성이라면 ㅡ

다락방 2015-12-14 09:55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다 같은 색깔도 다 같은 모양도 아니고, 나에게 이랬던 연인의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모습으로 연애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슬프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해요.

단발머리 2015-12-11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다가서다가 더 물러나요.
보여주고 싶지만 드러낼 순 없기에
그대의 옷자락끝만 붙잡고 있는걸...

다락방 2015-12-14 09:56   좋아요 1 | URL
ㅎㅎ 단발머리님은 심규선 노래를 아는 몸이 되어있으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현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에는 웬만하면 일자산에 다녀오는데 어제는 집에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토요일의 과음으로 완전 녹초가 된 상태. 보통 과음했다고 해서 다음날 녹초가 되거나 하진 않는데 아.. 어제는 진짜 힘들었다. 토요일에 집에 들어갈 때도 얼마나 힘들던지. 길바닥에서 자고 싶을 정도였다. 다리가 흐느적거리고 무거워서 걸음이 힙겨웠어.. 택시를 잡고 싶었지만 택시를 잡기 위해 팔을 들어올려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강동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려 했지만 버스는 이미 출발. 하는수없이 걸어가는데 걸어도 걸어도 집은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남동생이 어디냐며 만나서 같이 가자고 전화를 걸어왔는데 숫제 대답할 힘도 없어서 나 그냥 갈게,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통화버튼을 누르는 것도 수화기에 대고 무언가 말을 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렇게 술 마시고 힘들기는 또 처음인듯 ㅠㅠ 천천히, 흐느적거리며 집으로 가면서 집에만 가봐라 쓰러져 자주겠다, 했지만 막상 집에 들어가니 세수도 안하고 그냥 자기는 거시기하더라. 그래서 세수를 하고 발만 씻고 쓰러져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아프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거나 하는 숙취는 남아있질 않은데 몸은 여전히 힘들었다. 아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 꼼짝도 하기 싫어. 보통 일자산 가는 걸 갈등하다가 결국 일어나서 가곤 했는데, 이 날은 갈등이고 뭐고 없었다. 그냥 제껴! 안가! 그렇게 나는 어제 널브러져 있었다. 축, 물에 젖은 휴지처럼 ..



토요일에는 오랜만에 여러명이서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아마 그 만남이 너무 즐거워서 에너지를 너무 쏟아가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몸을 가눌 수가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를 포함 총 일곱명의 사람이 있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다같이 웃고 떠들고 먹고 마시고 하는 게 얼마나 즐겁던지! 그래서 좋다, 즐겁다고 계속 말하게 됐고 완전 업되고 흥분됐었던 것 같다. 중간에 여자사람1이 좋다, 고 하길래 '네가 좋다고 하니 좋다' 라고 대꾸했는데, 그러자 여자사람1이 그랬다. 이거 너한테 배운 거야, 라고. 뭘 먹으면서도 맛있다고 생각안했었고 사람을 만나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너는 계속 끊임없이 맛있다, 즐겁다, 좋다, 라고 얘기하고 그걸 보니 자기도 그렇게 하게 됐다고, 그렇게 말하다보니 정말 좋더라고. 그래서 나는 또 약간 감동했다. 이런 게 뭔가 좋아서. 누군가에게 좀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은 기분? 가슴이 뿌듯함으로 빡빡해졌다. 



술마시기 전에 우리가 들렀던 곳은 알라딘에서도 활동하시는 분의 까페였다.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한 까페, <꿈꾸는 타자기>가 그곳이다. 막연하게 책이 많은 까페이고, 조용히 활동하시는 분인것 같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아아, 나는 미처 몰랐네, 주인장이 그렇게나 미모로울 줄은!!!!! 


아니 이 분이 이렇게나 미모로운 남자사람일 줄 알았다면 진작에 가볼것을! 그동안의 시간이 아깝다 ㅠㅠ


술은 없을 줄 알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마가리타가 있더라. 꺅 >.<




소금, 사랑해요~ 마가리타의 소금을 홀짝이는 건 짜릿한 쾌락이다. 흣. 


그리고 여자사람2가 주문한 커피에는 이렇게 데코를 해주셨다. 까페에도 이미 다섯 마리나 있는 고양이!!



예..예...예뻐.....


그리고 따뜻하게 떠먹는 초콜렛도 내어주셨다. 아..이건...신세계다. 아아, 나는 숟가락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퍼먹었다. 아아, 나한테 이런 쾌락을 안겨주지마... 이건 죄악이야.. 오리지널 씬...




위의 초콜렛도 주인장님이 직접 만드신거고 뒤에 보이는 과자도 직접 만드신 거란다. 게다가 자몽과 레몬을 꿀에 절여 말린 과일도 직접 만드셨다며 내어주셨다. 아, 님하..



저 말린 과일은 너무 좋아서 조카들 주려고 한 봉지씩 사왔다. 조카는 안먹고 내가 다 먹었다는 게 함정..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예약석으로 안내해주시고는 귤도 내어주셨다. 과일을 대접하는 남자사람은 좀 멋지지 않은가!




까페 안에는 책들이 가득했다.





책들을 판매하기도 하셨는데, 나는 정신없이 또 네 권이나 사버리고 말았다. 



잠시후 주인장님은 나를 부르시더니 사인을 해달라며, 세상에서 제일 근사한 책,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를 내미셨다. 아아,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이 시뻘재셔저는 사인을 했다. 아아, 부끄럽다 부끄러워...



하하하하. 책에다가 잘생겼다고 사인한 건 또 처음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들하, 이 까페 미아사거리에 있는데 꼭 가보셈. 두번 가보셈. 한 번 가면 두 번 가게 될 거임. 여자사람3과 조만간 또 가보자고 막 얘기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페에서 나와 레스토랑에 가서 와인을 마시는데 이때는 까페 주인장님까지 합석해서 남자사람1+여자사람6이 되었다. 다같이 와인잔을 들고 건배를 하는데 아아 너무 좋았어. 맛있는 음식, 와인, 그리고 남자사람...술자리에서 남자사람과 함께하게 된 게 너무 오랜만이라 감개무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젠가부터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잘 기억안나지만 여튼 좋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겁다니, 그 사실이 또 너무 좋았다. 새삼 생각했다. 아, 나는 사람들 많은 거 되게 좋아하는구나. 사람들 많으면서 즐거운 거 너무 좋아하는구나, 하고. 뭐, 적은 사람을 만나도 즐거워하지만. 나는 진짜 사람들을 만나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많은 에너지를 받고 돌아오는 것 같다


지만 어제 하루종일 시체처럼 굴었어. -0-




내 눈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한쪽만 쌍커풀이 있다. 한 쪽은 없어...나는 이 사실에 대해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내 눈은 그런 눈, 하고 넘어가는데 우리 엄마는 그게 영 못마땅한지, '삐꾸같다'고 말씀하시면서 '돈 줄테니 한 쪽만 수술해라' 라고 하시는거다. 그때마다 나는 괜찮다니까? 하는데, 영 싫으신가 보다 ㅎㅎㅎㅎㅎ 칠봉이도 나한테 '한쪽만 살짝 찝을까?' 라고 두어번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괜찮은데? 아 임 오케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돈 캐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이 눈이 사진을 찍으면 너무 선명하게 짝짝이로 티가 나가지고 내가 봐도 안이쁘긴 하더라. 그리고 쌍커풀 있는 쪽은 섀도우 바르기가 편한데 쌍커풀 없는 쪽은 어디까지 발라야할지 아무래도 모르겠어...눈화장은 워낙 안하기도 하지만 간혹 하게될때마다 곤란한 거다. 어디까지..널 발라야 해?


그래서 으음, 아이참을 한 이틀 붙이다보면 쌍커풀이 생기려나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오, 이 세상은 언제 이렇게 발전한 것이냐. <쌍커풀액>이라는 게 있다더라. 풀처럼 발라서 꾹 눌러주면 쌍커풀이 생긴다는 거다. 내 경우엔 안 쪽에 자리만 잡아주면 뒤까지 연결되는 쌍커풀이 생기는 터라, 옳다쿠나, 이걸 한 번 해보자 싶어서, 오천원 주고 샀다. 그리고 앞쪽에만 살짝 발라 눌러주니 쌍커풀 완성! ㅋㅋㅋㅋㅋ



다 늙어서 별 걸 다 해보는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오늘 출근할 때도 해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은 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풀자국만 나고 쌍커풀은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뭐 오늘은 회사에만 있을거니까 그러든지 말든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는 여섯살 조카가 왔다. 어제 완전 어휴 너무 예뻐가지고. 귀욤귀욤 ㅠㅠ 실컷 안아줬는데 기침이 심해 오지 않은 세 살 조카 생각도 엄청 났다. 세 살 조카가 자라면서 완전 인물나는데 어휴, 이모 닮아가지고 조카들이 다 한 미모 한다. 세 살 조카가 방싯방싯 웃는 게 너무 생각난다. 어제 여섯 살 조카는 뭐가 그리 좋았는지 가면서는 뽀뽀하자고 입을 내밀더라. 보통 입에다 뽀뽀 잘 안하는데, 어제는 나도 모르게 그냥 했다. 아이구 이뻐라 ㅠㅠ 얘네들은 참... ㅠㅠ 이뻐 ㅠㅠㅠ





앗.

동료가 커피를 사왔다.

향이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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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12-07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모로운 남자사람과 와인과 심규선은 다락방을 춤추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놔...춤................................................................................................

다락방 2015-12-07 14: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노코멘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리미 2015-12-07 0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타자기라면... 팟캐스트 꿈타장의 유혹하는 책읽기를 진행하시는분이 하는 까페 맞죠????
우왕~ 그분이 알라딘 서재에서도 활동하시나요?? 팟캐스트 듣다보면 목소리가 너무 좋으셔서 조금 예상은 했지만 얼굴까지 아름다우시다니요 ㅎㅎㅎ 카페도 너무 이쁘고요.
비록 에너지가 고갈되긴 했어도 너무 즐거운 모임이셨겠어요^^

다락방 2015-12-07 14:27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바로 그 분입니다. 그 분이 목소리만 좋으신 게 아니더라고요. 미모로움의 최고점을 찍으셨습니다. 아하하하핫. 미모롭기가 거의 다락방급 이더라고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네네, 즐거웠습니다. 미모는 언제나 미녀를 웃게 하지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레와 2015-12-07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환휘야!!!!!!!!!!!!!!!!!!!!!!!!!
병원에서 이렇게 예쁘게 빵실 웃는 아기라니.. 아이고 예뻐라 예뻐라~!!!


저기 북카페 찜요! 다음에 데려가줘요! ㅎㅎ

다락방 2015-12-07 14:27   좋아요 1 | URL
응 다음 모임은 서울에서 가집시다. 코스 완벽하게 세팅되어 있어요.

꿈꾸는 타자기-애슐리-호텔. 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장소] 2015-12-0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야나문 님 ㅡ아닐까 ㅡ (응?)그분이 남자 사람이셨더랬나?^^;;;
안면 인식 장애에 더불어 ㅡ네임인식장애 까지..ㅎㄷㄷ
암튼 ㅡ
꿈타 님 은 많이 들어봤는데 ㅡ
남자 사람님...였어요...?!
아ㅡ제 멘탈 좀 ㅡ...

2015-12-07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12-07 16:53   좋아요 0 | URL
기억상실 ㅡ일으킬만한데요?^^
ㅋㅋ어쨌든 이글을 매번 이마에 붙이고 다니든지
피켓처럼 들고 다니지 않는한 ㅡㅎㅎㅎ
포스트잇으로 붙여둘께요.~
메모의 습관 ㅡ도 나왔는데...푸핫

2015-12-07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5-12-07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귀요미네요. 웃는 것 좀 봐♡ 어서 빨리 나아야할텐데ㅜㅜ
와 알라디너분이 하시는 카페로군요. 멋지다. 대왕부러워요~^^

다락방 2015-12-07 14:30   좋아요 1 | URL
병원에서는 퇴원했어요. 저건 입원해 있을 때인데 발에 링겔 꽂고서도 방실방실 웃지 뭐에요? 이긍.. 아주 그냥 이뻐서 미치겠어요. 조카란 이모의 혼을 빼앗아 가는 것 같아요. -0-

건조기후 2015-12-07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렇게 책이 까페스럽지 않게 꽂혀있는 곳은 처음 봐요. 예쁘게 가지런히 진열된 건 정이 안 가던데 ㅋㅋ 그냥 막 그득그득하니 좋네용 ㅎㅎㅎ 말린 과일도 ㅎㅎ 그리고 이 말은 안 할 수가 없네요 조카 너무 이뻐요!

다락방 2015-12-07 14:31   좋아요 1 | URL
조카가 점점 더 예뻐져요, 건조기후님. 저 아이가 어쩌려고 더 예뻐지는지 모르겠어요. 이뻐요 ㅠㅠ 감동 ㅠㅠ 첫째 조카도 엄청 예뻤는데 둘째도 만만치 않네요. 아, 요놈들 ㅠㅠ

저 까페 정말 좋아요, 건조기후님. 고양이 다섯 마리가 까페 안에서 살아요!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5-12-07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오늘 아침에 심규선의 ˝오늘˝을 듣는데, 눈 앞에 엄청 귀엽고 섹시한 색다른 모습의 심규선이
흐느적흐느적거리더라구요.
엄청 좋아하는 노래인데, 자꾸자꾸 웃음이 나서.... 웃음이 나요.

나만 그런가요?
나만 그런가요~~~~~

다락방 2015-12-08 08:56   좋아요 0 | URL
그 노래가 <오늘> 이었나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제가 왜 갑자기 그렇게 되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0-

2015-12-07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8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8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8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8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5-12-0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든지요 ㅡ개인의 영역도 지켜줘야죠

다락방 2015-12-08 08:57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2015-12-08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8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뽈따구 2015-12-0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생뚱맞게 제목만 보고서는 노래가 떠올랐어요.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다락방 2015-12-08 10:45   좋아요 1 | URL
ㅎㅎ 그 노래를 생각하고 지은 제목이 맞습니다!

[그장소] 2015-12-0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을 다하십니다~!^^

2015-12-08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0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0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테레사 2015-12-09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조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네요. 근데 발을...ㅜㅜ

다락방 2015-12-10 09:04   좋아요 0 | URL
아, 장염 염증 수치가 높아서 입원했었고요, 링겔을 발에 꽂은 거였어요. 그리고 이제는 퇴원했답니다.
저도 제 조카가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어요, 테레사님. 아른아른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15-12-10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걸 야매라고 하잖아요 전 야매는 무조건 반대입니다^^ 쌍꺼풀은 역시 압구정역에 있는 홍진주성형외과! 그간 안녕하셨어요 다락방님 간만에 들러서 인사드립니다. 여전히 즐겁게 살고 계신 듯한데, 글이 과거보다 좀 뜸해진 듯...!! 혹시 제가 아는 그 이유 때문일까요? 외눈 쌍꺼풀을 가진 님을 언제 한번 뵈야 하는데,내년엔 꼭 뵈요!

다락방 2015-12-10 09:06   좋아요 0 | URL
네, 이거 안 좋은 것 같아요, 야매. ㅋㅋ 저는 그냥 외눈 쌍커풀인채로 즐겁게 사는 걸로 결정했어요. 하핫.

글이 과거보다 뜸해진 건 맞는데요, 그건 제가 요즘 책을 잘 안읽어서 그래요. 독서력이 현저히 떨어짐요. ㅠㅠ 그렇지만 앞으로는 다시 열심히 읽고 열심히 써보리라 다짐합니다. 흣.
안그래도 연말에 마태우스님 뵙게 되려나 싶었는데, 내년이 되겠네요. 힛. 네, 꼭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