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싸우는 것처럼 보였지만, 물론 싸우는 게 아니었다." (『찰리의 시끌벅적 하룻밤』 중)

 

우리 동네에는 여덟살 소년 H와 S가 있다. 둘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는데, 서로 다른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도 거의 날마다 만나서 논다. 그리고 거의 날마다 절교를 선언하고, 특별한 세리머니 없이 다시 만나서 논다. 노는 걸 봐도 하하호호할 때보다 티격태격할 때가 훨씬 많아서, 지켜보는 어른들은 대체 저러려면 뭐 하러 만나는가 싶다. 자동차에 먼저 타려고, 수영할 때 앞서 가려고, 레고 조각을 먼저 집으려고 둘은 몸싸움을 불사한다. 싸우는 게 보기 싫다고 둘을 떼놓으려고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H는 S 집에 온 사촌형들하고까지 놀고, S의 일기장은 H 이야기로 차 있다. "오늘 H와 게임을 했는데 내가 계속 이겨서 기분이 좋다." "오늘 H와 싸우는 바람에 엄마한테 혼나서 기분이 안 좋다." 소년들의 우정이란. 

 

그런데 나는 이 책들을 읽으면서 그들의 우정에 대해 깨달았다. 친구란 사이 좋게 지내서 친구가 아니다. 싸워서 친구도 아니다. 어떤 사이인가가 중요하지 않아서 친구다. 발냄새가 나도록 놀이터를 누비고 짝을 맞춰 탁구를 하고 서로 집의 냉장고를 공유하는 친구 사이를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H와 S도 이 책의 찰리와 헨리처럼, 싸우는 거랑 친구인 거랑 무슨 상관이냐고 의아해할 것이다. 아 이 이 귀여운 것들.

 

 

 

 

 

 

 

 

 

 

 

 

 

 

 

 

 

 

자주 그랬듯이 주관적으로 말해보자면, 이 시리즈는 내가 근래에 읽은 가장 웃기는 책들이다. 도서관에서 두 권씩 빌려와 킥킥대며 읽었더니, 네꼬남이 자기도 보자고 가져가서는 끅끅 웃었다. 그러다 잠들기 전에 한 챕터씩 번갈아 읽어주기도 했는데 어느 대목에서는 웃느라 낭독을 진행하기가 곤란했다. 사실 처음엔 표지 그림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있을 것 같아서?) 왠지 손이 가지 않았는데, 본문 그림은 또 글과 되게 잘 어울려서 좋다. 특히 찰리가 멍청하게 웃을 때 표정. 이야기마다 편차는 있지만 각각 폭소가 터지는 부분이 있는 데다, 읽을수록 두 아이는 물론 주변 인물들에게도 애정과 이해가 쌓여서 점점 더 재미있다. 나도 그랬지만 네꼬남도 뭐가 제일 좋았는지, 뭐는 빼도 될지 결정하지 못해서 결국 다 장만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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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4-01-10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 중인 우리 막내랑 같이 읽어 볼 책으로 찜해요. ^^

네꼬 2014-01-21 20:27   좋아요 0 | URL
꼭 읽어 보thㅔ요! (간만의 외침) 섬사이님 안녕하세요? (응?)

moonnight 2014-01-2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리뷰를 읽으며 조카아이들 모습이 계속 떠올라요. ㅎㅎ 남자아이 둘인데 둘이서 티격태격하며 놀다가 싸우다가 (싸우고 울 때가 더 많음 ;;) 할 때를 생각하며 웃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이 책들은 이제 아홉살 되는 큰 아이의 사회생활^^;에 대입하게 되네요.

저도 모두 다 장만해버릴 테예요!!! (비장;;)

네꼬 2014-01-28 22:59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장만했습니까? 조카한테 주기 전에 일단 문나잇님부터 읽어 보세요. 적절한 예는 아니지만, 일단 H의 엄마는 두 권 빌려 읽고 얼른 돌려주더군요. 자기도 산다고! 으하하! 나는 판매왕이다!
 
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요즘 이런 저런 일로 '책 목록'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데, 세상에 왜 이렇게 책이 많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세상에 참 책이 많다. 시간은 없고.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 보라고 목록을 만든다. 그런데 목록에 들어가는 책이 너무 많다. (그런 목록만도 목록을 만들어야 될 만큼 많다.) 특히 어린이책 목록은 거의 학년별로 추천도서를 소개하는데, 아무리 좋은 책들로 꾸려져 있다 해도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이 책 읽기 전에 이 책, 저 책 읽은 다음 저 책. 어쩔 수 없이 어린이의 삶도 기획되고 있구나. 책을 고르고 추천하는 일이 점점 어렵게 느껴진다.

 

 

*

 

우리 땅 기차 여행

 

안 그래도 지도 책을 좋아하는데, 거기다 기차 여행. 철도가 얼마나 더 공공재다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조마조마한 요즘이라 더 관심 가는 책이다. 미리보기로 봤더니 아주 꼼꼼하고, 심지어 재밌는 것 같아서 궁금하다.

 

 

꼬마 역사 학자의 한국사 탐험

 

"초등 3학부터는 역사 수업이 시작된다." 요 말이 학부모와 아이들을 얼마나 협박하는지 모른다. 잘은 모르지만 학교에서 차근차근 아이들이 알기 쉽게 가르칠지 보장이 없으므로, 필요한 공부를 도와줄 충실한 책이 있다면 응원하고 싶은 게 네꼬 씨 마음. 이 책이 그런 책이면 좋겠다.

 

밤의 초등학교에서

 

오카다 준(꺅!)의 책이라서 사심 50%로 골라 보았다. " 거인 / 가운데 뜰 / 발소리 / 토끼의 스프 / 웃는 아이들 / 볼펜 / 도와 줘! / 탱고 / 따라쟁이 부부 /방아깨비 과학 선생님 / 라쿤 / 금색 공...." 목차만 봐도 재밌어 보인다! 읽고 싶다!

 

 

거만한 눈사람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만든 커다란 눈사람이 어느 날부턴가 사람들의 삶을 지배한다. 그렇다, 이른바 '선출된 독재'(ㅠㅠ)를 생각해보는 이야기다. 어린이도 청소년도 어른도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

 

 

천하장사 옹기장수

 

속담 한 문장은 그대로 관용어구이면서 압축된 '스토리텔링'이다. (와, 방금 이 문장 쓰고 나 스스로 감동...) 옹기장수의 일화로 속담을 배우는 요 귀여운 책을 허허, 거 참 귀여운 작가가 쓰셨구려. 허허. 얼마나 잘 썼을꼬. 궁금하구려. 허허.

 

 

*

 

 

세상에 참 책이 많아요. 시간은 없고.

그런데

알라딘 예쁜 머그컵은 그래서 만든 겁니까?

 

 So many books. So little time.  

 

이라고 적힌 머그와 어여쁜 다이어리와 달력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재의 달인 선물 주신 거 아깝다 안 하시도록 기대에 부응... 할 것이냐 과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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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4-01-0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앍 알라딘컵 부러워요.
서재의 달인 뱃지 뽀대난다잉.

네꼬 2014-01-05 23:17   좋아요 0 | URL
무려 블랙이 왔소. 헤헤. 예뻐요! 여태 나온 중 젤 마음에 들어요! (ㄷ님 스타일은 아니라 하셨지만.) 뽀대 히히.

2014-01-05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09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1-0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서재의 달인!! +_+ 멋져요. 멋져. 짝짝짝 +_+;;;;;;;;;;;;;;;;;;;;;;;;;;;;;;;;;;
그리고 알라딘 컵! 저도 홀딱 반해서 책 두 박스 주문했어요. (컵 두 개 받고 싶어서 얍삽하게 두번으로 나눠 주문을 ㅠ_ㅠ;;;) 실물도 예쁜가봐요. 기대돼요. >.<

참. 저 <거만한 눈사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주문했는데 네꼬님 추천하셔서 괜히 으쓱대고 있답니다. ㅎㅎ

네꼬 2014-01-09 22:25   좋아요 0 | URL
허허 알라딘도 참 뭘 이런 걸 다... 라고 의연히 말해 보지만 이거 이상하게 상 받은 기분? 컵 받으셨어요? 제가 받은 건 블랙인데, 화.. 화이트도 갖고 싶어서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어요. 알라딘은 컵 주고 컵 주네요. ㅠㅠ

"거만한 눈사람"은 어떤가요? 궁금해요!

코코죠 2014-01-0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엣헤헤헤!!! 전 정말 네꼬님이 좋아요. 단연컨대 네꼬님은 가장 완벽한 고양이에요! 네꼬님 너무 좋아. 진짜 진짜 정말 좋아요!!!

네꼬 2014-01-09 22:26   좋아요 0 | URL
나 이제 고양이 말고, 완벽한 여자 할래요! .... (야.) 오즈마님 안녕?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우리 온라인에서라도 자주 의기투합(?)합시다. 화이팅! (이라고 어떤 책에 말해 봅니다.)

카스피 2014-01-0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은 책이 참 많네요.저도 검정컵 받았어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네꼬님 서재의 달인 등극 축하드리고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O^

네꼬 2014-01-09 22:27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왠지 올해에는 서로 복 더 많이 챙겨 줘야 될 것 같아요. (우리... 달인끼리... 검정 컵으로 건배할까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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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면 여름이 제일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해마다 여름은 더 더워지고, 혼자 있는 집에 에어컨을 틀기도 좀 그럴 테니까. 그런데 지난여름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단 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을 곧잘 틀었고(네, 접니다, 저예요),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면 도서관에도 가고, 집 앞에서 아이스 커피도 사 먹었다. 알고 보니 문제는 겨울이네. 일단 '출근'이라는 지상과제도 없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 게 어렵다. 그리고 빈 집에 보일러를 돌리는 것은 빈 집에 에어컨을 트는 것보다 훨씬 주저하게 되는 일이다. 큰맘 먹고 겨울 실내복을 샀지만, 몸에 추위가 들러붙으면 떼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물주머니도 쓰고, S 워머도 쓰지만 역시 좋은 것은 이불 속이다. 책을 보는 척하고, 집안일을 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자꾸만 이불을 노려본다. 저긴데, 내가 지금 저길 들어가야 되는데....!

 

*

 

우리 모두 틀림없이 다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다른 채로 좀 살자!"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이 말을 설명하기가 어려운 걸까?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이해되기 어려운 걸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나도 막연히 생각하는 거지, 다양성 존중이라는 게 뭔지, 인권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어야 할지 잘 모른다. 책 보고 공부하고 싶다. 

 

 

갈색 아침

 

시절이 이렇다.. 책 소개에서 "국가 권력의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면 비극적인 상황에 부딪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우화다."라는 대목만 보고도 이 책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이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내가 뭘 어떻게 하긴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마음은 더 불편할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작은 생활

 

나는 여자고, 일 년 가까이 집에서 쉬고 있고, 외식보다는 집에서 해 먹는 밥이 좋고, 빨래를 주도(?)하지만 스스로 '주부'라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통상적인 의미의 '주부'라면 나보다는 남편이 거기 가깝다.) 크게 욕심이 없어서 그런지 특별히 살림이 어렵다거나 그렇지도 않다. 그런데 요즘은 점점 적게 사고 적게 쓰는 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박한 생활을 위해서......라고는 차마 못 쓰겠다(아 닭살이야!). 아껴 써야 하는 시기이지만, 최대한 아름답게 그러고 싶어서(웩) 이런 책도 보면 좋겠다 싶다.

 

 

김치

 

(근데 이 책은 제목을 왜 이렇게 표기할까?) 얼마 전 '포기 김치'를 담그면서, 다시 한번 쓰겠다, 포기 김치를 담그면서, 절인 배추(내가 절인 배추. 산 것 말고 내가 절인 배추) 반 통을 왼손에 잡고 한 장씩 바닥에 깔며 속을 넣으면서 나도 모르게 외쳤다. "나도 이제 일가를 이루었도다!" 그렇다. 열무김치, 배추 겉절이, 얼갈이 김치에 이어 이제는 통배추를 절여서! 포기 김치! 포기 김치를 담그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된 것이다아아아아아아!!  ((그런데 두 포기.)) 남편이 도와주긴 하지만 잘난 척하려고 일부러 뿌리치고 혼자서 끙끙대며 김치를 담그다 보니, 늘 소소한 팁들이 아쉽다. 무채를 얼마나 가늘게 썰어야 하는지(이번엔 사실 무채를 너무 얇게 해서 김치 완성하고 보니 녹아 없어졌다. 허허허.), 찹쌀 풀은 어느 정도 되직하게 끓여하 하는지, 그런 것. 이 책에는 사진이 많다니까 도움 되지 않을까?

 

*

 

신간평가단 관심 도서는 5권 써야 되는데, 이번 달엔 4권만 골랐다. 읽은 책이 아니라서 쓰기도 어렵고, 열심히 자료를 읽어도 눈에 들어오는 게 많지 않았다. 실제 책을 안 봐서 놓친 것도 있겠지.  이번달은 여기까지만. 써놓고 보니까 근데 내 자랑으로 마무리했네? 야, 나는 죽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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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3-12-05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채를 손으로 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데!!
그걸 녹아버릴 정도로 얇게 썰다니!!!!!
네꼬님, 엄청난 요리내공, 혹은 요리 잠재력을 갖고 있군요!!!

네꼬 2013-12-05 20:24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아뇨아뇨 섬사이님. 무채는 남편이 채칼로 해준 거예요.
(일정하게 써는 걸 제일 못하는 제 손. 제 손! ㅠㅠ)
그래도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김치는 담급니다.... 저... 섬사이님 실망시킨 거예요? ㅠㅠ

서니데이 2013-12-0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은 요리를 잘 하시나봐요. ^^
"날 추워지는데, 김장하셨나요?" 한동안 어른들은 만나면 그 얘기부터 시작하시던데요.^^; (저한테 그렇게 물어보시진 않으시지만.) 집안일이 익숙해진 어른들도 김치담는 건 큰 일같아요.

네꼬 2013-12-21 22:48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저 요리 못해요! 저 국하고 반찬만 하는 거예요.
그나마도 뭔가 분주해 12월 내내 뭘 해서 먹고 살았는지 모르겠네요.
댓글도 이제 달고...

그런데 김치는 잘 담급니다. (정색) 진짭니다.

서니데이 2013-12-21 23:02   좋아요 0 | URL
그... 그런가요. 수정, 김치를 진짜 잘 담그는 네꼬님으로.^^
네꼬님, 올해 알라딘 서재의 달인 되셨더라구요.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자주 올게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레와 2013-12-0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치 그중에 김장김치는 최고에요!! 저 요즘 이거하나로 밥 한공기는 뚝딱하거든요.
(아, 생각하는데 침나와요.ㅋㅋㅋㅋㅋ)

네꼬 2013-12-21 22:49   좋아요 0 | URL
레와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저는 김장 김치까진 아니고 고작 두 포기 ㅎㅎ 그래도 그게 우리 부부에겐 김장이라고 입장 정리했어요. (근데 얻은 김장김치가 막 세 포기 ㅎㅎㅎㅎ)

치니 2013-12-0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네꼬 님 '김치' 읽어보고 리뷰 꼭 써주세요 ~ (알라딘 신간평가단이시니 어련히 쓰시겠지만, 생애 처음 김치 제대로 담가보려고 액젓만 사두고 시작도 못한 1인의 부탁. ㅋㅋ)

네꼬 2013-12-21 22:51   좋아요 0 | URL
치니님 ㅠㅠ 나 언제 그 책 읽죠? ㅠㅠ 안팎으로 밀린 리뷰 왤케 많아. ㅠㅠ 울고만 있는 1인 ㅠㅠ

*

그나저나 이번 김치 담글 때 새우젓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3종을 섞어 봤는데 우와 띠용! 이래서 엄마들이 김장할 때 젓갈들 섞어서 끓여서 막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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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신간에서는 관심 가는 책들이 거의 어린이책들이네요. 오래간만에 편애해보았습니다.

 

똥개 존 늑대 대장이 되다

 

 

날씨가 추워지니 따뜻한 이야기가, 또는 웃긴 이야기가 읽고 싶다. 무릎 담요를 친구 삼아 킥킥대며 읽다가 감동으로 몸이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바꾸어 말하면 잘 쓴 동화를 읽고 싶다는 뜻이다. 기무라 유이치는 유머감각이 풍부한 사람이고, 인생에 대해서도 (의외로) 진지한 사람이니, 똥개가 늑대들의 대장이 되는 이야기로 겨울을 시작해도 될 것 같다.

 

 

높은 곳으로 달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TV로 그것을 보면서 받은 충격을 잊기는 어려울 것이다. 멀리서 보는 내게도 두려움과 슬픔이 몰아치는데, 거기서 목격한 사람들은 어땠을까. 살아남은 아이들은 어떨까. 어린이에게 재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 책을 읽는 데는 용기를 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용기를 내고 싶다.

 

 

짜장면 로켓 발사

 

 

최근 한국 아동문학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 한윤섭의 신작 동화가 나왔다. 저학년동화라고 하는데, 섬세한 묘사와 과감한 전개가 장점인 한윤섭의 유년동화 감각은 어떨지 궁금하다. 표지도 귀엽네.

 

 

곤충들의 편지

 

 

곤충들이 각자 고민을 담은 편지를 보낸다. 예를 들면 애완 곤충 가게에서 주인한테 늘 예쁨받던 바퀴벌레가 손님 중 한 명에게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충격받아 진실을 묻는 편지를 보낸다. 그러면 바퀴벌레의 생태에 대해 알려주며 고민을 해결(?)해주는 식. (글자가 작아서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못 보았어요.) 컨셉이 재밌어서 궁금한 책.

 

 

 

그날, 어둠이 찾아왔어

 

 

아이들뿐 아니라 모두가 무서워하는 '어둠'을 따뜻하게 그렸다는데 작가가 레모니 스니켓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이라면 정말 새로운 감각으로 편견을 뒤집는 그림책을 썼을 것 같다. 미리보기로 보니 그림도 절제되어 있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유지되는 것 같다. 기대된다.

 

 

 

*

 

이번 페이퍼는 유난히 재미가 없네요.(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쓰는 거 어려워요.)

그래서 이런 웃긴 걸 올려 보겠습니다.

 

 

 

 

 

 

 

보풀 잔뜩 일어난 헌 장갑으로 만든 곰인형.

어딘가 좀 닭 같죠.

이름은 초코라고 붙여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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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05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직접 만드신건가요!
정말 부러워욧. 손재주가 발재주라 아이들이 만들어달라고 하면 난감하다는!

네꼬 2013-11-05 23:29   좋아요 0 | URL
앗 꿀꿀페파님! 저도 그래서 발로 만들었.....
(뭉개져 보이는 사진으로 골랐다는 게 함정)
 
[해피투게더 3 : 야간매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신간평가단 리뷰 도서로 『해피 투게더 3 : 야간 매점』이 왔다. 방송 프로그램이 워낙 인기가 있으니, 책에 대한 관심도 높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음식을 먹기도 만들기도 좋아하는 나 역시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본방사수'까지는 아니어도 채널을 돌리다 못 본 편이 나오면 꽤 진지하게 본다. 그렇지만 이 방송이 책으로 나왔다는 걸 알고 좀 의아했다. 방송에서 소개한 요리들은 (가끔 예외는 있어도) 레토르트 식품이나 냉동식품을 갖고 재미 삼아 만드는 게 컨셉인데 그걸로 책이 되나? 심지어 블로거들이 이 방송에 나온 음식을 따라 만들어 포스팅한 걸 보고도 아니 뭐 이런 것까지.. 하고 놀랐으니, 책으로 나왔다는 게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책을 받고 보니, 아마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그랬던 모양이다. '이 방송을 어떻게 책으로 만들지?'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깐, 방송 얘기를 해야겠다(책 표지에까지 방송의 로고를 붙였고, 지은이가 방송 제작진으로 되어 있으니 그래도 되겠지). 나는 이 방송의 컨셉이 좋다. 출연자들이 과연 진짜 직접 저걸 만들어 먹을까에는 늘 의문이 남지만, 예쁘고 날씬한 잘생기고 건장한 가수 배우 들도 밤의 배고픔은 이기지 못하고 열량 폭탄을 제조해 흡입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면 어지간한 토크쇼의 눈물 고백을 볼 때보다 훨씬 그들에게 친근감이 생긴다. 소개되는 음식들은 대부분 '요리'라기보다는... (적당한 말 못 찾음)... 그런 것들인데, 야식이란 게 원래 충동적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이니까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냉장고의 남은 요리나 즉석식품을 응용해 짧은 시간에(자막에 소요시간과 예산이 표기된다) 그럴싸한 맛과 적절한 포만감을 주는 만만한 음식이 바로 야식이니까.

 

방송을 보면서 가끔은 '맞아, 저렇게 먹으면 맛있지!' 하면서 옛날이 먹었던 간식을 떠올리기도 하고, '저거 괜찮다!' 하고 따라해보기도 한다. (나는 정웅인이 소개한 야식을 보고 조금 응용해서 떡국떡을 기름에 살짝 튀겨 조청과 간장과 참기름을 버무려 간식으로 먹은 적이 있다! 튈 수 있으니까 떡의 물기를 잘 제거해야 한다는 황정민의 참견을 기억하면서 했다.) 그러니 찐 만두를 으깨어 밥과 비벼 먹으니 잡채밥 맛이 난다며 출연자들이 감탄하는 화면도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다. 그게 야식이기 때문이고 즉, 반 이상 장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으로 만드는 것은 방송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단 『해피 투게더 3 : 야간 매점』이라는 제목을 보고, 화려한 띠지의 문구를 보고 예상되는 것은 방송에 소개된 야식 만드는 법이 모여있는 것이다. 방송에서도 '쉽다 쉽다 쉽게 만들 수 있다'를 컨셉으로 하는데 그걸 책을 보고 따라 해 보라고? 갸우뚱하게 되지만, 요즘은 '쉬운 요리'를 좋아들 하니까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럼 간단한 요리라도 재밌게 소개해주려나? 슬프게도 그렇지가 않았다.

 

침착하게 따지고 보면 표제도 그렇고 지은이도 그렇고, 이 책은 요리가 아닌 방송에 집중한 책이다. 말 그대로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 코너를 책으로 옮긴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 "빰빰빰 빰! 빰! 빰빰!" 하는 방송 배경음악이 자동 연상될 만큼, 방송이 그대로 책이 되었다. 게스트들이 방송에서 풀어놓은 이야기를 글자로 옮기고, 당시 (대부분 개그맨인) 패널들의 평가를 별로 닮지 않은 만화 캐릭터의 말풍선에 집어 넣고, 야식 조리 방법을 소개했다. (만두를 다져서 부친 만두랑땡을 먹은 누군가의 평 "진짜 맛있다. 만두 맛이다." 이런 게 책에 실려 있다.)  잠깐 숨을 가다듬고 가장 충격적인 부분에 대해 적겠다.... 완성 음식, 만드는 과정 사진은 방송 화면을 캡쳐한 것이다.

 

표지 뒷날개에 방송을 만든 사람들의 이름이 (국장부터) 죽 적혀 있다. 아마 모두들 이 프로그램을 너무나 사랑해서 책으로도 만들고 소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훌륭한 소설을 화면으로 옮길 때 지문과 대사를 있는 그대로 쓰지 않듯이, 방송을 책으로 만들 때도 책의 문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송을 기록하고 싶은 책이었다면 시청자들이 알고 싶은 방송 만든 이야기나 재미난 에피소드를 진지하게 정리해야 했고, 요리를 소개하고 싶었다면 요리책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야 했다. 아마 그들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최소한 두 배의 노력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랬다면, 어쨌든 이 '간단한' 음식의 조리 과정을 블로거들조차 꺼리는 '캡쳐'로 대신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알라딘 '가정 / 요리 / 뷰티' 주간 베스트 7위에 올라 있다. 나는 슬프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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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15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꼬님. 리뷰로 써주지 그랬어요. 별 하나나 두개 달고!! 신간평가단 책이라 예의상 못그런거에요? 하아- 슬프다. 전 이책을 보지도 않고 대체 이것이 왜 책으로 나왔단 말이냐, 그 막 만든 요리들이 어떻게 책으로 나올 생각을 한단 말이냐 하고 분개했는데 보면 더 분노하겠네요. 헐. 저도 며칠전에 우연히 티븨 돌리다 야간 매점 봤는데 편의점에서 오뎅국물 사가지고 꼬치에 떡볶이 떡 꽂아서 그 오뎅국에 담가놓은걸 야식이라 내놓은거 보고 진짜 헐..했어요. -_-

책이...되게 쉬워지네요. 그러니까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무엇이든 다루는 게 책이 되어야하지만, 정말이지 '아무거나' 다 책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그 요리 캡쳐한 사진이라니, 아까운 칼라 잉크들.

네꼬 2013-10-15 17:46   좋아요 0 | URL
다락님, 나는 별 하나 달아줄 책의 리뷰는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도 아닌데 그런 책 얘기까지 쓸 여력도 없고, 또 책을 만든 사람들 나름의 사정과 변명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사실 이 책은 별 하나짜리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았어요. 그렇게 안 한 건, 제가 신간평가단이어서 꼭 좋은 말만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라기보단... 그게 또 그래요. ㅠㅠ.. 어쨌든 만든 상황을 모르면서 그런 리뷰 쓰기도 그렇고... 또 제가 뭐 특별히 까칠한 것도 아닌데... 그리고 어쨌든 평가를 받겠다고 책을 보내는 마음이란 것도 있고... 몰라몰라 엉엉엉 (안고 운다.)

캡쳐 사진 너무 어둡고 흔들렸어요(왜 아니겠어요). 너무함. ㅠㅠ

레와 2013-10-15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건 뭔가요. 대체..;;;;
요즘 해투 보면 마지막에 시청자 선물로 책을 주길래, 자체 제작해서 선물로 주는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서점에서 파는 책이였군요. 그것도 방송 캡쳐화면으로 채워진 책이라뇨.. ㅡ.ㅡㅋ






네꼬 2013-10-15 17:48   좋아요 0 | URL
그니까 뭔가요 대체!! 요리사 레와님이 보면 음, 그래요, 당황할 거라고 해둡시다. 레와님 댓글 보니까, 그래 자체 제작해서 시청자 선물로 주는 거면 적당할 듯도 하네요. (그렇더라도 전 받고 싶지 않습니다만.)

Mephistopheles 2013-10-15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몇몇 출연진들의 음식은 지나칠 정도로 배낀 뻔뻔함도 기억이 나는군요

네꼬 2013-10-16 15:34   좋아요 0 | URL
사실 그 프로그램에서 '창의성'을 기대하긴 어차피 어렵고... 방송은 재밌게 볼 수 있지만... 흑. ㅠㅠ (지못미 유재석.. 응?)

또치 2013-10-2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닮지 않은 만화 캐릭터의 말풍선에 집어 넣고" <-- 심히 동감.
그린 사람에게 과연 며칠이나 시간을 줬을까... 이런 생각이 나서 슬퍼졌음.

네꼬 2013-10-28 15:31   좋아요 0 | URL
우왕 언니 이 댓글 인제 봤어요. 저는 그림 중에 사람 입모양이 다 하트인 게 특히 싫었어요. 아흑 ㅠㅠ

꿀꿀페파 2013-10-22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하며 갑니다.

네꼬 2013-10-28 15:31   좋아요 0 | URL
꿀꿀페파님도... 그러셨어요? ㅠㅠ 리뷰단이라고 다 즐거운 건 아니군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