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마련한 올가을 강좌 중에, 아주 기특하고 참신하며 실용적이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강좌가 있다. 바로 <눈코입이 행복한 맥주 이야기>. 참여연대 소식지에 난 커리큘럼- 맥주의 역사와 문화사, 제조공법, 공장견학 등- 을 본 순간 곧장 등록했다. (왜 아니겠어요.) 지금까지 두 강을 했고 이제 두 강이 남았는데 수업(의 내용과 선생님과 수강생들)이 주는 재미와 기쁨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다. 마침 요런 책이 나와서 친구가 사주었다. 강의를 가기 전후에 예습 삼아 복습 삼아 과외 삼아 (응?) 놀기 삼아 보고 있다. 필자의 맥주에 대한 애정도 강좌에 임하는 사람들의 그것과 같다 보니, 읽다 보면 시원한 맥주 생각이 절로 난다. 

 

  

나는 마른 몸은 아니지만 그래도 몸무게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사람이다. 플러스마이너스 1kg정도? 그러던 어느날 지난봄까지 입었던 청바지가 가을에는 맞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는데, 오래간만에 만난 선배에게 너 좀 쪘니? 하는 말까지 듣고 두려움에 떨며 동거녀의 체중계에 올라섰더니 아악! 체중계 바늘이 내 인생 최초의 숫자를 가리키는 게 아닌가! 물론 내 꿈은 나중에 뚱뚱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지만, 벌써부터 이러면 이건 너무 슬픈 일! 그렇다고 그 좋아하는 고기와 술을 끊을 수도 없다. 그러느니 빨리 할머니가 되길 비는 게 낫지! 고심 끝에 운동을 하기로 했다. 먼저 디지털 체중계를 구입한 다음 매일매일 몸무게를 적기 시작했다(스트레스 효과랄까!) 그리고 이 두 권의 책도 샀다. 일주일에 두 번은 50분씩 호수공원을 빨리 걷고, 매일 자기 전에 15분씩 덤벨 운동을 했다. '끊는 것'은 있을 수 없으므로 타협안으로, 식사량을 아주 조금 줄이고 저녁은 조금 더 줄여 보았다. 원래 군것질은 거의 안 하지만 배가 고플 때는 초콜릿을 한두 조각 먹었는데, 그걸 당근으로 바꾸었다. 동거녀가 날 보고 "호랑이가 당근을 먹고 있구나."라고 했다. 그러기를 한 달, 몸무게가 3kg 정도 준 것을 확인하고 예의 그 청바지를 입었더니 음하하하하! 이제 겨우 옛날로 돌아온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정말 더 긴장해서 관리를 해야겠다고 결심결심. (* 참고: 맥주는 늘 마시던 대로 그냥 마셨어요. 회식 땐 고기도 나오는 대로 다 먹었어요. 친구들과 저녁 약속도 평소대로 있었어요. 전 변절자가 아니에요! 결론은 이 책들의 도움이 컸다는 것. 특히 오른쪽의 <덤벨 다이어트>는 정말 좋은 책이더라고요!)  

 

  '동화'라는 말이 환기하는 정서가 다분히 유년의 것임을 생각할 때 어쩌면 소위 '저학년 동화'라는 것이야말로 동화의 본령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고, 요즘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의인동화'의 매력은 시간을 뛰어넘는 고전적인 것인데, 요즘 그렇게 반짝이는 의인동화를 보기 어려워서 무척 아쉽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은 외국 책이고 또 신작도 아니지만 무척 반가웠다. 장사를 나간 아빠를 기다리며 외롭지만 씩씩한 며칠을 보내는 아기 여우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그 아기 여우를 돌보는 이웃들도 푸근하고, 아기 토끼, 아기 너구리 등 현실에서라면 여우가 잡아먹었을 동물들이 아기 여우와 함께 노는 것도 귀엽고(하하!), 특히 그림은 정말이지 오려서 갖고 싶을 만큼 다정하고, 그 와중에 아기 여우가 빈 집에서 느끼는 쓸쓸함과 두려움이 오늘날 빈 집을 지키는 아이들을 대변하는 것이 기특하고, 돌아온 아빠의 깜짝 선물이 동화답다. 

  

'방구 탐정'은 강마루의 별명이다. 그런데 좀 억울한 별명이다. '탐정'은 맞지만, 방구는 뀌지 않는다. 그러면 왜 이런 별명이 붙었느냐. 마루네 집이 문방구를 하기 때문이다. 하하, 이 설정부터가 얼마나 귀엽고 친근한지. 키도 작고 별 말이 없고 별명은 방구인 마루는 침착하고 꼼꼼하게 둘레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해결해간다. 이 작품의 미덕은 '추리동화'라는 이즈음 잘 보이지 않는 장르의 물꼬를 새로이 텄다는 점도 있지만 더 반가운 건 작가가 나름의 서사전략을 아주 잘 짰다는 것이다. 네 사건을 각각 다른 아이의 시선에서 풀어낸 점, 그러면서 '마루'라는 캐릭터의 '실체'에 점점 다가가게 하는 점, 어른들이 이야기 밖에 물러나 있고 아이들이 사건에 바짝 다가가는 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탐정 일이 마루만의 것이 아니라 아이들 모두의 것이 된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야기의 단서를 마루만 알고 있다거나, '추리'보다 '탐구'에 가깝다거나 한 점이 아쉽지만 아무튼 우리 동화의 장을 넓혀줄 아주 반가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연작이 나왔으면!   

그리고  

 

그 유명한, 그렇다, 제주 올레를, 드디어 다녀왔다! 솔직히 말하면 책의 본편보다는 부록인 지도책이 전부였다. (출판사께 고맙고 죄송.) 하여간 쉬워 보이는 길은 잘도 피해서 더 좁은 길 더 바깥 길 더 헷갈리는 길로만 우리를 이끄는 파란 리본이 나중에는 얄미워지기까지! 물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풍경이 곳곳에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무튼 게 짬뽕, 제주 흙돼지 오겹살과 돼지갈비, 전복죽, 갈치조림(일행은 고등어구이), 옥돔구이 외 15가지 반찬이 나오는 정식, 해물탕 등을 먹었다. 우위를 가리기는 어렵지만 '전국 최고가 확실'한 <삼성혈해물탕>의 해물탕이 그중 최고가 아니었나 하고 대충 결론이 났다. 사실 지난 여름 제주도에 사시는 분들께 이 해물탕집을 소개받아 간 거였는데, 택시기사님도 '아주 잘 가셨다'고 인정해주셨다. 그리고 맥주는 또 얼마나 마셔댔는지. 숙소 일대의 맥주는 우리가 다 쓸어......  

 

*  

여기가 내 집인 줄 알면서도 얼마간 마음을 두지 못해 잘 들어오질 않았다. 어지러운 일들이 너무 많은 여름을 보낸 탓이었다. 그런데도 이따금 들러주시는 친구들께 부끄러웠다. (반성.) 올해의 마지막 석달. 정말로 무탈하게 즐겁게,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도 그렇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 당연히 나의 알라딘 친구 여러분을 포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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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0-02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씨- 저도 봄에 있었던 원피스가 안맞던데...저 책 사서 다욧트 해야 하는걸까요? 아 씨- 다욧트 하는거 싫은데...아 씨....아 눈물나요 ㅠ.ㅠ

네꼬 2009-10-02 21:49   좋아요 0 | URL
앗 다락님, 나 지금 다락님 서재 갔다 왔는데. ♥
나도 피하고 피하던 순간이었어요, 다이어트라니. ㅠㅠ 근데 근데 막상 하니까 할 만하고 (음식은 거의 안 줄였다니깐!) 덤벨 운동이 스트레칭 효과가 있어서 몸이 개운해요. 밤에 잠도 잘 옴. 울지 말구. 내가 저 책 사줄까요?

다락방 2009-10-02 21:57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덤벨 운동은 어쩐지 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잖아요. 역기라면 모를까 ( '')

네꼬 2009-10-03 00:07   좋아요 0 | URL
하하 다락님, 그게 대체 무슨 소리! 내 덤벨은 1kg짜리예요. (500g부터 있는 듯.) 예쁜 덤벨과 예쁜 체중계(응?) 사서 자자 도전해보아요.

paviana 2009-10-0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님이 역기가 필요하면 저한테 뭐가 필요할까요? 흑흑
저 책 사려다 급 좌절했자나요...다락방님 쬐끔 나빠요.흑흑
다락방님도 메리 추석하시고요.
네꼬님은 둥그란 달을 보면 저를 떠올려 주세요.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다락방 2009-10-02 22:43   좋아요 0 | URL
아, 그래도 다행이에요. '쬐끔' 나빠서요. ㅎㅎ

paviana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

네꼬 2009-10-03 00:10   좋아요 0 | URL
파비님, 으하하하하 이 허풍쟁이 겁쟁이들! <역기 운동>은 아직 발견 못 했으니까 덤벨로 하자구요. '동그란' 무언가를 보면 누구라도 저 네꼬가 먼저 생각나지 않을까요? (싱긋) 우리 멀리서 달을 같이 보기로 해요.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덤벨도 열심히 드는 (하하) 추석을 보내자구요.

다락님, 다락님은 '쬐끔'도 안 나쁘면서 무슨! ㅎㅎ 송편 먹고 덤벨 들고 송편 먹고 덤벨 들고 송편 먹고 덤벨 드는 힘찬 추석을 보내자구.

마늘빵 2009-10-0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네꼬씨. 돌아온 고양이에겐 소시지 하나. 자. o))))))

네꼬 2009-10-03 00:10   좋아요 0 | URL
응? 하나만? 참치캔도 아니고 소시지를? (그러면서 덥석.)

마노아 2009-10-0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네꼬님을 격하게 환영해요~! 아, 저도 덤벨 다이어트 보관함에 담으면서 막 한숨 쉬었어요. 어흑흑....

네꼬 2009-10-03 00:12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부빗부빗. 저 덤벨 다이어트 책은 운동 설명도 친절하고 군데군데 격려(?)의 글들이 좋아요. 당장 효과가 나타나진 않지만 믿고 꾸준히 하면 군살이 빠진다는데 정말 좀 그런 것 같아. 울지 말고 같이 운동해요. (왜 슬프지?ㅠㅠ)

웽스북스 2009-10-02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었어요 네꼬님. 전 살이 좀 빠졌다가 최근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다시 쪄서 체중계에 겁나서 못올라가고 있는 중이에요. 흙

네꼬 2009-10-03 00:13   좋아요 0 | URL
뭐더라? 나 얼마 전에 무슨 책 보다가 웬디양님 생각했는데. (생각나면 곧장 보고할게요.) 용기를 내야 돼! 체중계에 올라가야 돼! 나도 그러다가... ㅠㅠ

치니 2009-10-03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고양이, 돌아올 줄 알았지만 이번엔 너무 길었어요. 흑흑흑.
이렇게 길어지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단 걸 좀 알아주셔야 한다구요!
아무튼 돌아오자마자 다이어트로 알라딘에 대 파란을 일으키는군요. ㅋㅋ
저는 이번 추석 부로 결심, 역시 제게는 운동이 맞지 않아요. 야호 ~ 그냥 운동 안하고 숨 잘 쉬다가 죽을래요. ㅋㅋㅋ

네꼬 2009-10-06 09:15   좋아요 0 | URL
치니님! 으아으, 반가워요 반가워. 무슨 일이 행여 있으면 있다고 꼭 보고할 게요. (응?) 아니 저 같은 만두 얼굴 고양이가 다이어트를 해봐야 머 파장이 얼마나... 라고 생각했는데! =^^= (좋댄다.) 음, 그나저나 치니님의 훈늉한 몸매를 아는 저로서는 '제게는 운동이 맞지 않아요' 같은 말씀은 심히... 흥.

순오기 2009-10-0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네꼬님~~ 다이어트로 염장를 지르시다닛!
하지만 나도 쬐금 줄였어요. 체중계가 항상 6~ 이 넘었는데 확실히 5~ 를 가리켰다고요.ㅋㅋ
덤벨운동이 그렇게 좋아요? 우리도 1킬로짜리 있는데... 도전할까 불끈!^^

네꼬 2009-10-06 09:1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안녕하셨어요? (^^) 염장이라뇨. 댓글에 다신 걸 보니 응? 무려 (그 어렵다는) 몸무게 숫자 자리이동을!! ㅎㅎ 저도 1kg짜린데 만만하니 해볼 만해요. 강추!

도넛공주 2009-10-0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그래도 다이어트는 다이어트일뿐.변절자.

네꼬 2009-10-06 09:17   좋아요 0 | URL
하하, 공주님, 아니라니깐. 나는 변절자가 아니라구. 억울억울. 아이고 억울.

무스탕 2009-10-0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읽다 우리집 1kg 짜리 덤벨 두개가 절 째려보는걸 확인했어요 -_-
팔뚝 살좀 깍아보겠다고 구입한지가 몇 년 전이건만 어째 저 애들은 먼지만 벗삼아 시간을 쥑이는건지..

건, 그렇고...
네꼬님. 반갑~~ >_<

네꼬 2009-10-06 09:20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저 없는 사이에 그래 저렇게 귀여운 퍼스나콘을...!! 아니 매번 어디서 이런 귀여운 것들은 가져오시는 거예요! 근데 가만 보니까 이분들이, 응? 뻔히 아는데, 응? 괜히 다이어트를, 응? 쳇.

무해한모리군 2009-10-05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 --;;
저도 해야되는데 늘 마음뿐~
밤이면 온갖 야식들이 막 저를 덮쳐요 ㅠ.ㅠ

네꼬 2009-10-06 09:21   좋아요 0 | URL
전에 다락님한테 휘모리님 캡숑 미인이라고 말해줬는데, 다락님이 실제로 휘모리님 사진을 보고 나한테 문자 보낸 거 알아요? 눈이 휘둥글해가지고. 예쁘면 다 돼요, 야식한테 기꺼이 습격을 받으시도록. 아니, 기꺼이가 아니라 반드시. (시샘 150%)

다락방 2009-10-06 13:3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은 야식의 습격을 받아라, 받아라. 야식의 쓰나미를 받아라, 받아라.(아브라카타브라~~)

네꼬 2009-10-13 10:22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다락님 마음을 알 것 같아. 근데 왜 야식의 쓰나미는 휘모리님이 아니라 우리한테 오는 걸까? ㅠㅠ

치유 2009-10-06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기 한마리..통째로다가~!! _^.^_

네꼬 2009-10-13 10:21   좋아요 0 | URL
ㅎㅎ 덥석! (맛있다)

희망찬샘 2009-10-15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신잡는 방구 탐정-재미있겠네요. 접수합니다.

네꼬 2009-10-16 14:00   좋아요 0 | URL
네네 아주 재미있어요. 희망찬샘님의 독후감도 궁금해요. (그림 짱 귀여워요. 하하.)
 


아기는
큰다 큰다
기지개를 켤 때마다.

아기는
큰다 큰다
떼를 쓰고 울 때마다.

아기는
큰다 큰다
달음박질 할 때마다.

아기는 큰다 큰다
집집마다 동네마다. 
 


윤석중 「아기는 큰다 큰다」 (1948)



문학이라는 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좋아지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굳이 거슬러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예나 지금이나 작품들에는 편차가 있고 결정적으로 독자에 따라 호오가 갈리게 마련이니까. 그렇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흐름을 되돌리고 싶은 장르가 있으니 바로 동시-동요다. 60년 전 동요의 “아기는 큰다 큰다 / 집집마다 동네마다”는 얼마나 간결하고 순박하며 따뜻하냔 말이다. 읽기도 외우기도 쉽고 노래를 붙이기도 쉽다. 게다가 자고 일어나는 것, 뛰어노는 것, 심지어 떼를 쓰는 것까지 어린이에겐 ‘크는 과정’이라는 통찰과 너그러운 시선을 보라지. ‘집집마다 동네마다’에 묻어있는 정겨움이란. 예쁜 노랫말이 주는 연둣빛 뚝뚝 떨어지는 감동은 다른 어떤 예술의 그것도 대신하지 못한다. 자, 이번 어린이날에는 진짜 동시와 동요를 읽어보아요. 
 

『날아라 새들아』(윤석중 동요선집, 창비 1983; 1991)
개정을 했다지만 본문의 서체와 책의 모양새가 약간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훌륭한 동요집을 여태 재개정하지 않은 창비가 서둘렀으면 좋겠지만 또 막상 이 책의 동요들을 읽다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화려한 요즘 동시집들에 비하면 촌스러워 보이지만, 시에 집중하기가 좋다. 그림이 간결하고 무엇보다 윤석중의 시 자체가 이미지를 떠올리기 좋은 덕분. 천여 편에 이른다는 윤석중의 작품들 중에서 추린 시가 무려 200여 편이다. “새 신을 신고 / 뛰어 보자 팔짝 /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 앵두 따다 실에 꿰어 / 목에다 걸고 / 검둥개야 너도 가자 / 냇가로 가자”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좁다란 학교길에 / 우산 세 개가 / 이마를 마주대고 / 걸어갑니다”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 / 할머니는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  읽으며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노래를 부른 분들은 조용히 손을 듭니다. 어린 시절 조금쯤 윤석중에게 빚을 지셨군요. 갚으실 땝니다.
 

『귀뚜라미와 나와』(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보리 1999)
‘한국 근대문학사의 횡재’라는 최원식의 추천사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근대 아동문학의 성과를 정리한 ‘겨레아동문학선집’(전10권)은 한 권 한 권이 벅차게 귀하지만 나는 『귀뚜라미와 나와』를 특별히 좋아한다. “넣을 것 없어 / 걱정이던 / 호주머니는, // 겨울만 되면 / 주먹 두 개 갑북갑북” (윤동주, 호주머니-전문.) “방그죽 입을 벌린 밤송이에서 / 알암밤 형제가 내다봅니다 / 다람쥐 있나 없나 내다봅니다.” (현동염, 알암밤 형제.) “가갸 거겨 / 고교 구규 / 그기 가. // 라랴 러려 / 로료 루류 / 르리 라.” (한하운, 개구리-전문.) 정말 아무데나 펼쳐도 이런 시들 나온다. 신나는데 하나 더 읽어드릴까요? “비오는 날 / 빗방울들이 / 빨랫줄 위에서 / 동동동 / 줄타기 연습하오 // 뒤에 오는 / 빗방울 하나 / 앞선 놈 밀치다 / 뚜-욱-딱 / 둘이 다 떨어져요” (송창일, 빗방울-전문.) 
 


『할아버지 요강』(임길택, 보리 1995)
어느 평론가의 말을 아주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어린이가 아니고서 동심을 가진 채로 시를 쓰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임길택의 시가 그 생각을 바꿔 놓았다’(원종찬의 『동화와 어린이』에 이런 내용의 문단이 있어요.) “마흔 여섯 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라는 책날개의 작가 소개를 보고 그저 착한 시, 또는 결연한 이념(?)시를 떠올려선 안 된다. “공부를 않고 / 놀기만 한다고 / 아버지한테 매를 맞았다. // 잠을 자려는데 / 아버지가 슬그머니 / 문을 열고 들어왔다. // 자는 척 / 눈을 감고 있으니 / 아버지가 /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 미워서 / 말도 안 할려고 했는데 / 맘이 자꾸만 흔들렸다” (흔들리는 마음-전문) 

 


 『노래하는 강아지똥』 (권정생 원작, 백창우 지음, 길벗어린이 2009)
네꼬씨가 이렇게 동시를 좀 읽어달라고 애걸복걸해도 ‘그래도 어른이 쑥스럽게...’ 라는 생각이 든다거나, 둘레의 어린이가 아무리 시를 읽어도 별 감흥이 없어한다거나(물론 그럴 땐 그냥 억지로 읽히면 된다), 역시 둘레의 어린이가 ‘쏘리쏘리쏘리쏘리 내카내카내카 먼저’ 이런 노래를 흥얼거리는 걸 못 봐주겠다거나, 아니면 그냥 색다른 (새로운)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맞춤한 책이 바로 지난주에 나왔다. ‘노래마을’과 ‘굴렁쇠아이들’을 이끄는 백창우. 복습해보자.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나이 서른에 우린’ 또 있다. ‘부치지 않은 편지’(김광석) ‘내 사람이여’(임동원/김광석) 그렇다, 바로 그 백창우다. 알려진 대로 백창우는 ‘아이들에게 아이들 노래를 돌려주자’는 취지로 많은 동요 앨범을 냈다. 이원수, 이문구 등의 동시에 노래를 붙이기도 했고, 전래동요를 되살렸으며, 스스로 동시를 쓰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노래하는 강아지똥』은 권정생의 「강아지똥」에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노래극의 형태로 들을 수 있는데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슬프게 원작의 감동을 전한다. 알라딘에서 미리듣기 이벤트중이다( 요기서 ). 굴렁쇠 아이들이 노래를 많이 했고 백창우 자신이 내레이션을 하기도 했으며(듣고 있노라면 어째 울컥한다) 이홍렬 아저씨가 우정출연(?)한다. 진짜 되게 좋다. 
 



*
페이퍼의 제목 “물건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습니다”는 저의 완소 웹진 텐아시아 의 한 꼭지 10choice 카피에서 베껴왔어요. 텐아시아 자체가 제가 권하는 물건. 여러분, 네꼬씨는 물건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습니다. 싱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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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5-04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에 들지 않았더라면 추천도 하지 않았어요.ㅎㅎㅎ
훌륭한 동시집들이에요. 어휴, 지금 노래 듣고 있는데 완전히 신선하고 신나요. 네꼬님 표 추천 최고예요!

네꼬 2009-05-07 09:12   좋아요 0 | URL
백창우의 이번 앨범의 전의 것들보다 뭐랄까, 온가족이 함께 듣기 좋달까요. 저는 아주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마노아님도 즐겁게 들으셨다니 야호예요. 호홋, 뿌듯해라.

코코죠 2009-05-04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아름다운 호객행위 고양이 같으니. 어쩌면 그 곰살맞은 발로 요로코롬 이쁜 글만 토닥토닥 쓰는지! 아아 얄미운 당신은 정말이지 "매일매일 페이퍼 10개씩 쓰는 약" 같은 독한 처방전이 필요한 낭만 고양이.
자, 저도 빚지고만 살 순 없으니 아끼는 동시를 털어놓겠어요.

*

언니의 언니

윤석중



난 밤낮 울 언니 입고 난
헌톨뱅이 찌꺼기 옷만 입는답니다.

아, 이, 조끼두 그렇죠,
아, 이, 바지두 그렇죠.
그리구, 이 책두 언니 다 배구 난 책이죠,
이 모자두 언니가, 적어 못쓰게 된 모자죠.

어떻게 언니의 언니가 될 순 없나요?

*

하나 더...


*

배추

김순희

배추는
속에 있는 아가가 춥다고
자꾸만
이불을 덮어준다




네꼬 2009-05-07 09:15   좋아요 0 | URL
하하하. 언니의 언니 너무너무 귀엽네요. 윤석중의 동시 동요 들은 지금 읽어도 전혀 예스럽지 않아요. 아니 이렇게 귀한 동시를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어떻게,"에 담겨 있는 절박한 마음 알 것도 같아요. ㅋㅋㅋㅋ 저 근데 두 시를 읽다 보니까 "배추"가 언니 같아요. 동생은 언니의 언니가 되고 싶고 언니는 동생 이불을 덮어주고. (제멋대로구나~) 오즈마님이야말로 페이퍼 열 개 쓰는 약 있으면 내가 몰래 밥에 타서 먹이리.

무스탕 2009-05-0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 고양이가 글을 아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요 ^^

네꼬 2009-05-07 09:16   좋아요 0 | URL
저는 무스탕님이 제 친구여서 다행. :) 저 퍼스나콘 너무 예쁘다고 전에 제가 말씀 드렸죠?

kimji 2009-05-04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하는 강아지똥> 이벤트를 놓친게 영 아쉽습니다(제가 열심히 감기로 바쁠 때였군요). 그래도 님 페이퍼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칠 뻔 했어요. 덕분에 보관함에 넣어둡니다. 고맙습니다^^ 소개해준 시집 모두 보관함에 넣었어요. 매번, 주문할 때마다 한 권씩 사야겠어요!

네꼬 2009-05-07 09:18   좋아요 0 | URL
응? 지나간 이벤트가 있나요? 미리 듣기는 지금도 할 수 있는데... 가족이 함께 들을 수 있는 좋은 앨범입니다. 처음부터 틀어놓으면 마지막 곡까지 노래극을 감상할 수도 있고, 함께 달린 책으로 노랫말만 읽을 수도 있어요. 참 악보도 있어요. (이것 참.. 저는 길벗어린이 출판사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ㅠㅠ) 그나저나 감기는 어떠세요? 요맘 때 감기가 독해서 고생들 하던데. ♨

전호인 2009-05-0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지 않으면 사지도 않죠..ㅋㅋ
좋은 추천 완전감사 ^*^

네꼬 2009-05-07 09:19   좋아요 0 | URL
단골손님이시구나! ^^ 전호인님,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또 이용해주세요.(응?)

다락방 2009-05-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꼬님!!


저는 어떻게 하다가 네꼬님과 친구가 되었을까요? 하늘 아래 태어나 제가 한 짓 중 가장 잘한 짓이어요. 불끈!!

네꼬 2009-05-07 09:2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서재에서 마주친 거 오래간만인 거죠? 우리 손잡고 빙글빙글 5초만. (^^) 이런 말 하기 쑥스럽지만, 저는 서재 안 들어올 때도 종종 (예를 들면 점심으로 순대국 먹을 때라든가..) 다락님 생각해요. 예쁜 아가씨를 사모하는 동네 건달 고양이 모드예요.

깜장고양이 2011-04-23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석중 동시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여기 알게 되어 글 남긴 거 오늘 한 일 중에 가장 잘한 일인 거 같습니다. 야옹~
 

금요일에 월간 <어린이와 문학> 겨울대토론회에 다녀와서는 1박 2일을 (작정했던 대로) 집에서 뒹굴뒹굴했다. 이따금 TV를 틀었는데 우연히도 반가운 두 아저씨를 만났다. 먼저 어젯밤 케이블 TV에서 만난 김창완 아저씨(꺅!). 산울림 1집부터 이번 김창완밴드 앨범에 이르기까지 자신은 항상 '10대들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음악을 만든다는 말에 뭉클하기까지 했다. 누가 그랬더라? 또래의 다른 가수들이 양수리 카페촌으로 무대를 옮기던 시절에 그는 홍대앞을 선택했다고. 아저씨 로커를 가졌다는 점에서 우리 음악은 참 행복하다. 감히 산울림 전집은 사지 못하고 대신 '기념비적인 앨범'(신해철 왈)이라는 김창완밴드 앨범을 사서 열심히 듣는 나는 김창완 아저씨가 출연한 토크쇼가 아주 즐거웠다. 또 한 분은 그동안 특별히 좋아한 적은 없는 코미디언 최양락 아저씨였다. 방송을 재개하기로 맘먹으셨다는데 모 프로그램의 재방송에서 보여준 입담에 오래간만에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막 웃었다. 근데 좀 전에 다른 방송에서 하신 말씀이 참 인상적이다. (그것도 장르라고) '막말개그'를 해대는 김구라에게 가만히 꾸짖는 말씀, '잘 하고 있긴 하지만, 인신공격 개그를 하면 모두가 웃게 되어 있다. 하지만 진짜 개그는 놀림을 받는 상대도 기꺼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속이 다 시원했다.   

*

 너도 갖고 싶니? / 앤서니 브라운, 웅진주니어 2008 

우리나라에는 얼마 전에 출간된 그림책인데, 판권을 보니 1980년 작이다. 나는 앤서니 브라운의 어떤 그림책들은 좋아하지만, 대체로는 어린이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지 않은가 하는 걱정을 하곤 했다. (<터널> 같은 그림책은 사실 무섭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이 작가의 진심을 만난 것 같아 정말 반가웠다. 제레미는 자전거고 축구공이고 새로 생긴 것을 자랑하기 일쑤고 샘은 늘 별 말이 없다. 마지막에 제레미가 동물원에 갈 거라는 자랑을 늘어놓을 때 샘은 '듣고 있지' 않았다. 마지막 그림은 공원의 작은 숲을 바라보는 샘의 뒷모습만 보여준다. 그리고 제레미가 왜 '듣고 있지' 않은지 비밀을 밝혀준다. 책장을 덮고도 오래 가슴이 따뜻하다.   

 

  길모퉁이 행운돼지 / 김종렬 글 심숙경 그림, 다림 2006 

어느날 마을에 찾아온 '행운돼지' 상점. 다림질 한 번에 다시는 옷에 구김이 가지 않게 하는 신기한 다리미와 무엇이든 넣으면 두 개를 만들어주는 항아리 등 신기한 물건을 공짜로 주는 정체불명의 상점이다. 온 도시가 돼지로 가득찰 때까지 이 수상한 가게의 장사는 계속된다. 인구에 회자되어온(!) 책이라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작가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에 놀라면서도 이야기가 끝날 때가지 (어느 쪽으로든) 속이 시원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탐욕'에 대한 경계는 이해하겠는데 작가는 어떤 답을 갖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다. 김종렬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봐야겠다.  

 

    

멀쩡한 이유정 / 유은실 글 변영미 그림, 푸른숲 2008  

'멀쩡해 보이려고 무진장 애쓰는 어린이' 들을 위해 썼다는 작가의 말이 통할 것 같다. 멀쩡해 보이는 4학년이면서도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을 늘 헤매는 아이, 할아버지에 대해 써가는 숙제를 번듯하게 해가고 싶은데 술 먹고 골목에서 노래 부르는 것 말고는 별 쓸 말이 없는 할아버지 때문에 난감한 아이, 아무리 기도해도 (살아) 돌아오지 않는 아빠 문제를 비롯해 세상에 불공평한 게 너무 많아 속상한 아이 등 다섯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실 관계와 맞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 있긴 하지만 그 의미만은 잘 전달 된다. 유은실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하면서도 이걸 아동문학으로 봐야 될지 소설로 봐야 될지 몰라 헷갈리고 한편 서운해했는데, 이번 책을 보니 작가가 '동화작가'로서 입장을 정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비밀 시험지 / 안점옥 글 최정인 그림, 사계절 2008  

친구와의 투닥거림, 한 부모 가정, 할머니와의 우정, 학원의 '친구 데려오기 운동' 등 각 단편의 소재는 비교적 일반적이었는데 이야기를 마무리짓는 솜씨가 (독자로서)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많은 동화작가들이 이야기는 늘어놓고 마무리는 성급히 짓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 작가는 (그것에 공감하든 아니든) 자기 답을 갖고 있다 싶었다. 그리고 그 답을 보여주는 방식이 참 좋았다. 특히 뒤늦게 한글을 깨친 할머지가 손자에게 남긴 쪽지 '동수야 학원 가는 길에 할머니 교실로 와라. 용돈 탔다.'(비밀 시험지)는 빙긋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원래 공부 못해 / 은이정 글 정소영 그림, 창비 2008 

원래 노래를 못한다, 원래 그림을 못 그린다, 원래 요리를 못한다..처럼 원래 공부를 못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선생님이나 부모들에게는 경악할 일인데 사실, 사실이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아이들을 지나치게 격려하고 몰아붙이는 새내기 선생님과, 할아버지를 도와 염소를 돌보는 일은 잘 할 수 있지만 공부는 못하는 찬이, 그리고 찬이의 친구로 새로 온 담임의 일거수일투족이 못 마땅한 진경이가 밀고 당기고 지치고 힘 내고 또 지치고 힘 내면서 소통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진경이 왈, "공부를 못하는 이진경을 상상하면 끔찍하지만 찬이는 아니다. 농장에 있는 찬이를 보면 공부를 못한다는 게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공부를 못해도 각자 잘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는 주제는 단선적이고 진부해 보이지만, 그 주제를 위해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아주 좋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진경이와 순진하고 선한 찬이, 철이 덜 들어서 그렇지 책 속 누구보다 순진한 선생님의 삼파전(!)이 설득력 있다. 끝까지 읽고 보면 셋 모두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일제고사로 어린이들을 한 줄 세우기 하려는 음흉한 정부 관계자들은 읽어봐야 이해 못할 이야기지만.  

*  

요즘 읽은 어린이책을 정리하고 보니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솜씨도 감동의 수위도 작가에 대한 신뢰도 각자 층위가 다르다 싶다. 전에는 어떤 종류의 책이 좋다고 나의 기준이 있었는데 점점 잘 모르겠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된다거나 동심이 우리를 구원할 거라거나 하는 잘못된 주제만 아니라면 대부분의 책들이 나름의 의미를 갖는 것 같다. 판단은 어린이 독자들 각자의 몫이다.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떤 책은 별로라고 여길지, 어른들이 너무 나서서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 같다. 세상엔 다양한 주제를 다룬 다양한 수준의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 남들 다 아는 얘긴데 이제야 어렴풋이 이런 생각이 드니 아아 갈 길이 멀구나, 네꼬 씨. 그런데 이거 하나는 분명히 해두고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당연한 말이지만) 책을 쓰는 작가들은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우리 아동문학 작가들에 대해 내가 갖는 불만이랄까 그런 게 하나 있다면, 선뜻 믿고 좋아할 만한 중견작가의 층이 너무 얇다는 거다. 거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견'이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의 록을 연구하는 김창완 아저씨나, 잘 나가는 개그맨 후배에게 쓴소리도 할 수 있는 최양락 아저씨같은 작가들이 우리 아동문학계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비유가 좀 이상한가? 아무튼.) 물론 문학계와 연예계는 다르다. 음악가나 코미디언에게 트랜드를 읽어내는 감각이 필요하다면, 작가들에게는 시대에 촉수를 갖다 대고 호흡하고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와 문학> 겨울대토론회의 마지막(토론 내용은 무척 실망스러웠지만)에 들은 이야기는 아주 아주 반갑고 가슴 뛰는 소식이었다. 대운하 건설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성명과 광고, 행사를 진행했던 <어린이와 문학> 관계자들(주로 작가들)이 일제고사 파문을 보고 있노라니 더는 못 참겠는 모양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작가 모임"을 준비한단다. 줄여서 "더 작가"란다. (아휴 이 귀여운 감각들!) '해임교사 집회에 가서 촛불이라도 하나 들고 있자는 심정'으로 모여 앞으로 할 일을 고민해보겠다는, 사실 뭘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무얼 고민하고 있는지 서로 얘기라도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준비하는 거란다. 다같이 모여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목소리를 높이는 건 질색이지만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 또한 그 진실을 말하기 위해 수많은 단서들을 살피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 이것은 작가라는 이름에게 주어진 사명이요 족쇄"라는 동화작가 이현의 발제와 "뭐 지금은 우리가 뭘 할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모여서 얘기라도 해보자는 거니까 관심 있는 작가분들은 오셔서 같이 뜻을 모았으면 좋겠어요"라는 겸손하고도 단호한 동화작가 임정자의 모임 홍보 코멘트가 나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역시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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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11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에 강추하고 태그에도 공감해요.^^
작가들이 이런 시대에 침묵한다면 그건 아니지요~~ 역시 작가들은 살아 있어요.

네꼬 2009-01-13 20:22   좋아요 0 | URL
침묵이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생각하고 침묵하는 거랑 그냥 모르는 척 하는 거랑은 다른 것 같아요. 살아있는 작가들,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요. :)

2009-01-13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9-01-11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제가 네꼬님께 고등어로 가지고 놀렸을 때 네꼬님은 웃었어요? 울었어요?

네꼬 2009-01-13 20:22   좋아요 0 | URL
왜요? 울었다고 하면 더 놀리시려고 그러죠? 그래서 하는 말인데 웃었어요. (고등어는 울었을지도. ㅋ)

마노아 2009-01-11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전에 네꼬님 글을 읽으면 꿈나라에서도 행복할 것 같았어요. 역시 읽기를 잘했네요. 크게 공감하고 크게 마음을 울려요. 이 추운 밤이 한결 따스해졌어요. 이 페이퍼는 별찜이에요!

네꼬 2009-01-13 20:23   좋아요 0 | URL
어므나 마노아님. 공감해주시니 기쁘고 고맙습니다. "더 작가" 들이 앞으로도 우리를 계속 따뜻하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다행히 건전할 뿐 아니라 능력있기까지 한 작가들이니(!) 우리 함께 기대해 보아요.

치니 2009-01-1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창완아저씨 그 프로는 찜 해두었는데도 술 먹느라 못봐서 너무 아쉬웠는데...헹. 하지만 앨범은 저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아서 신나게 듣고 있답니다.
저랑 네꼬님이랑 같은 프로를 봤나봐요 딩굴대면서. ㅋㅋ 최양락아저씨의 컴백에 저도 배꼽 다 빠졌어요. 그리고 김구라씨에게 한 그 말도 정말 속 시원하면서도 멋졌고. 김구라씨가 그렇게 고개를 못들고 얌전한 건 첨 본 거 같아요.
하루 남은 딩굴 시간, 마음껏 즐기시길 ~

네꼬 2009-01-13 20:27   좋아요 0 | URL
'스페셜 에디션'은 그후에 재방송도 몇 번 하는 것 같던데, 보셨는지 모르겠어요. 김창완아저씨는 주당이라 그날 방송에서도 살짝 홀짝이셨어요. 그러니 치니님이 술 마시느라 못 보았어도 이해해주실 듯. ^^
그쵸, 최양락아저씨 포스에 깜짝 놀라셨죠? 하하. 저는 오래간만에 '마음 편안게' 웃었어요.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저는 오늘까지 휴가였습니다. 이렇게 뒹굴뒹굴 하다가 출근할 생각을 하니 아득하지만 (-_-) 원기는 꽤 회복했어요. :)

프레이야 2009-01-1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음음 (늘 그렇지만) 너무 맛나게 잘 읽었어요.^^
길모퉁이 행운돼지,는 아이들도 꽤 놀라고 무서워하면서 읽더군요.

네꼬 2009-01-13 20:28   좋아요 0 | URL
길모퉁이 행운돼지,는 그러게 아이들이 좀 무서워할 것 같았어요. 저도 무서웠으니까요. (호러 동화는 아닌데 ^^) 맛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쉐프 모드)

다락방 2009-01-1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뭘 어떻게 댓글을 달아야 될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분명히 옳다는 생각으로 이 페이퍼를 추천했어요. 불끈!

네꼬 2009-01-13 20:28   좋아요 0 | URL
다락님이 하는 일이라면 언제나 옳아요. 그러니 내 글도 옳은.... 퍽!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생글생글.

파란 2009-01-1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구경만 하다가 댓글 남기네요. 작가들에게 기대할수 있다는 자체가 아직은 다행이다 싶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네꼬 2009-01-13 20:29   좋아요 0 | URL
파란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가 볼멘소리를 하기 전에 작가들이 먼저 움직인다는 게 저도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모두 힘 냈으면 좋겠습니다. 종종 뵈어요.

2009-01-12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3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산사춘 2009-01-13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창완 아저씨 같은 네꼬님이세요.
어쩜 변하지 않는 김창완님, 연기도 잘 하시고...
푸근한 얘기 많이 담아 갑니다~

네꼬 2009-01-13 20:36   좋아요 0 | URL
아니 이 말씀을 어찌 이해해야... 제가 김창완아저씨 같다고요?
음.. 물론 제가 김창완아저씨를 좋아하긴 하지만.. 음.. 그게.. 음.
푸근한 건 좋은 거니까 아무튼 좋은 뜻으로 덥석. ㅎㅎ 춘님 너무 오래간만이어요!

Mephistopheles 2009-01-14 16:39   좋아요 0 | URL
일본말로 하면 네꼬짱은 오야지사마셨다는 말이군요..=3=3=3=3=3

2009-01-20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30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러다 닉네임을 '베짱이'로 바꾸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에서 베짱이 편을 드는 네꼬 씨이지만, 이렇다 할 장기도 하나 없는 처지에 오로지 게으르기 때문에 베짱이가 된다는 건 무척 부끄러운 일이다. 나름대로는 리뷰를 써보려고 연필 몇 자루 꼭지를 씹었는데, 맘 먹고 쓰려고 하면 석 줄 이상 써지질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하려던 얘기를 꺼내기까지, 대문에서 현관까지 진입로가 너무 길다. 봐, 지금도 그렇잖아.

 

그래, 알았다 알았어. 가즈키가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의젓해졌다. 의젓한 게 나쁠 건 없는데 '너무' 의젓해진 게 문제라면 문제다. 이렇게 하면 뒷 이야기랑 연결되겠지. 이렇게 하면 다양한 시점을 보여줄 수 있겠지. 이렇게 하면 따뜻한 마무리가 되겠지. 가즈키는 이런 걸 다 생각해서 수첩에 적어 본 다음, 절대로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낸다. 가즈키가 '감질맛'을 낼 줄 안다니 놀랍고 한편 반가운 일이지만 (어느정도 짐작을 하면서도 마지막 이야기 <로마의 휴일>에선 그만 감탄하고 말았다) 어쩐지 나는 <<Go>> 시절의, <<레볼루션 넘버 3>> 시절의, <<플라이 대디 플라이>> 시절의 그가 그립다. 플라이 대디 시절의 그도 나름 의젓했는데. "상상을 하면서 움직여. 우린 인간이지 기계가 아니야." 이런 명대사를 나처럼 암기력 떨어지는 고양이가 외우게 할 만큼.

 

 

"아내가 종이 위에 적어준 장거리들처럼 / 인생의 세목들이 평화롭고 단순했으면 좋겠다" (<장보러 가는 길>)

"가장 뚜렷한 손금인 줄 알았는데 / 깊이 파인 흉터이듯이 / 무엇을 쥐었다 베었던가 / 생각은 안 나지만 / 손이 아주 아팠던 기억은 있듯이 / 그렇게 남자는 여자와의 사랑을 되돌아볼 것이다" (<평범해지는 손>)

"인용과 각주 / 어제의 통화 내용 / 부르주아 대가족 / 불어의 R 발음 / 모교의 정문 / 옛 애인들 (가나다 순) / 컨설턴트의 고객 개념 / 칸트의 물(物) 자체 / 물 자체라는 말 자체 / 라벤더 향기 / 아래쪽 / 토성" (<나를 환멸로 이끄는 것들>)

시인이란, 우주 속에 지구 위에 이 땅에 혼자 굴을 파고 쪼그리고 앉아서 그가 떠나온 저 먼 별을 자꾸만 바라보고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한숨을 폭폭 쉬는 족속들이구나. 잘해주고 싶다, 시인들에게. 이 시집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치과 의자에 앉아 의사를 기다리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해준다는 것보다 더 큰 장점이 있다. 바로 (그 흔한) 여행 사진이 한 장도 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좋으나 싫으나 빌 브라이슨이 걸어다니는 대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가 파리의 건널목에서 파란 불에 건넌다는 이유만으로 차들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면 나도 "깜짝이야!" 소리를 내면서 사방을 살펴야 한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술 값이 얼마나 비싼지 은행 대출을 받지 않으면 술 한병 살 수 없다는 진술에 "이 허풍쟁이" 하면서도 그쪽 여행은 일단 뒤로 미루는 게 좋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가 길고 지루한 기차 여행과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하는 끝없는 계단을 극복한 끝에 "세상에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광장"을 내려다 보며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라고 할 때 나 역시 카프리에 도착한 벅찬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사진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내가 왜 사진이 멋진 여행서에 침을 흘렸던 거지? 의아할 정도. 이따금 등장하는 카츠 씨, 반갑다. (소설가 김영하 표현 대로라면, '옆에서 고소영이 정우성 어깨에 올라 타 상모를 돌린다고 해도 눈길을 줄 수 없을 만큼 재밌는' <<나를 부르는 숲>>의 그 친구다.)

 

어쩌면 조금 먼 곳에 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은. 아주 아주 재미있고 웃기면서 또 참을 수 없이 안타까워서 중간에 몇 번이나 책을 덮어야 했다. 몇 통의 편지가 사람 마음을 활짝 열어버릴 수가 있다. 어디까지가 친밀함이고 어디까지가 우정이고,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내가 제일 안타까웠던 건 (사실은) 에미의 남편의 편지였다. ㅠㅠ

좀 다른 얘긴데, 여기 나오는 에미의 말투는 독일의 그녀, 그러니까 하이디 씨와 말투가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 난 자꾸 하이디 씨의 편지를 엿보는 것 같은 미안함과 즐거움에 빠지곤 했다. 그러고 보니 이 책 독일책이구나. 하이디 씨 소개해줘야지.

--새벽 세시. 혹시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세벽 세시의 전화를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는 고양이다.

 

치과에 갈 일이 생겼다. 그것도 갑자기. 이 충격과 슬픔과 공포를 극복하지 못해 쩔쩔 매다가 진정을 위해 책을 두 권 주문했다.

 

 

 

 

 

 

고미 타로의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은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그림책 베스트 5에 들 책이다. 그래 치과의사도 무서울 거야. 남의 입 속에 머리를 들이미는 일이 자기라고 좋겠어? 끼이이 소름끼치는 기계 소리가 자기라고 좋겠어? 윌리엄 스타이그의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은 "제발 도와주세요. 이가 너무 아파요"라고 울먹이는 여우의 표정이 가슴 미어진다. 한편 치료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치료를 다 받은 다음 (생쥐) 치과 의사를 잡아먹으면 "나쁜 일일까 아닐까" 라고('나쁜일일까'가 아니라, '나쁜일일까 아닐까'라는 게 중요하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여우의 표정은 폭소를 자아낸다.

치과에 가서 검사를 받으니, 내가 그리 아플 것은 아니지만 의사로서는 무척 까다롭고 귀찮은, 한마디로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요" 하는 (그 의사가 정말 그렇게 털어놨어요) 치료를 받아야 된단다. 그 난감함을 나에게 표현하는 의사에게 내심 서운했지만, 혹시 그래서 나에게 앙심을 품고 아프게 치료할까봐 두번째 치료 때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을 선물했다. 의사는 정말 깜짝 놀라서 마치 손을 대면 안 되는 물건을 받는 듯한 태도로 그림책을 받아 들었다. 세번 째 치료를 시작하기 전, 의사는 여섯살 난 아이가 그 책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앗싸, 다행이다.) 아니나 다를까, 치료를 마쳤는데 의사가 엘리베이터 앞에 선 나를 굳이 붙잡고 앞으로의 치료 과정을 아주많이 친절하게 따뜻하게 설명해줬다. 책은 참 쓸모가 많다는 (오늘도 역시) 엉뚱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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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10-2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예고는 태그인가요? 올해는 아직 두달도 더 남았다구요 ㅡㅜ (올해가 가는게 못내 아쉬운 1人)

빌 브라이슨은 트래블에세이는 이런것이다.를 보여주는 작가죠. 전 지금 아프리카 다이어리 보고 있어요. ^^

네꼬 2008-10-21 00:59   좋아요 0 | URL
앗 하이드님 안 주무셨네. 안 그래도 하이드님 글 읽다가 하마터면 이 책 원서로 살 뻔했어요. (^^) -- 다행히 안 샀다능. -_-

아프리카 다이어리도 재미있....겠지. 오죽할까. 그 책 컨셉만 보고도 좋아진 1人. (두달이 남았지만 전 벌써 올해의 책을 정해버렸거든요!)

turnleft 2008-10-21 0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잔뜩 들어간 여행기를 쓰다가 네꼬님 글을 보고 움찔.. -_-;;

네꼬 2008-10-21 09:11   좋아요 0 | URL
걱정마세요 레프트님. 저는 저 아래에 사진으로 도배한 여행 포스트를 몇개씩이나 달았는걸요. 하핫. 하지만 이렇게 한번씩 글자만으로 안내되는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듯해요.

다락방 2008-10-2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네꼬님.
저 빌 브라이슨의 저 책을 살까말까살까말까살까말까 막 이러고 있었거든요. [나를 부르는 숲]을 보고 몇번이나 쿡쿡 거렸기 때문에 살까말까살까말까살까말까 막 이랬는데 음 역시 사야겠어요. 불끈!

네꼬님 페이퍼 읽으니깐 또 막 좋다.

네꼬 2008-10-21 09:13   좋아요 0 | URL
재미난 책이에요. 치과에서 정말 웃어 버렸다니까요. (다행히 치료를 시작하긴 전이었어요.) 읽어보세요, 불끈!

"또 막" 좋다니 으휴 >.<

다락방 2008-10-2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네꼬님의 치과의사 참 좋으네요 ㅎㅎ

네꼬 2008-10-21 09:15   좋아요 0 | URL
음. 처음엔 친절한 건지 아닌지 좀 헷갈리는 사람이었어요. 저는 원래 의사들에게 썩 친절한 환자가 아닌데(이게 무슨 소리) 치과에만 가면 한없이 작아진다능. 뇌물 좀 썼죠! 하핫.

웽스북스 2008-10-21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올해의 책 궁금해요. ㅎㅎ
남은 두달동안,
아 이 책이 올해의 책보다 더 재밌으면 어쩌지... 하면서 보는거 아냐? ㅋㅋㅋ

근데 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미보다 베짱이를 지향한데요?
나는 개미를 지향해요. 정확히는 개미...허리! ㅋㅋ
내 몸은 점점 지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ㅜㅜ

다락방 2008-10-21 16:05   좋아요 0 | URL
저는 개미를 지향하기는 하는데
사는건 베짱이라는 ㅋㅋ

네꼬 2008-10-22 18:56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아, 나 그 생각은 못했어요. 그러고 보니 그럼 두 달 동안 은근 걱정하면 살아야 되잖아. 어떡하지...?=_= 그때 만난 바로는 개미 허리 이미 이루신 것 같은데! 나는 날이 갈수록 "뜻밖의 몸매"가 되어가는 것 같아 서러워요. 그런 마음 뭔지 알아요? ㅠ_ㅠ (눈물바다)

다락방님.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는 '게으른' 개미인 것 같아요. 맘편히 놀지도 못하면서 일도 안 해. ㅠㅠ (눈물바다2)

홍수맘 2008-10-2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항상 귀여워요~ --- 옆에 있으면 앙~ 깨물어주고 싶어요 ㅎㅎㅎ.
너무 오랜만이죠? 잠깐 짬이나 들어왔어요.
저도 왕 베짱이가 됬는지 요즘은 자판 두드리는 것도 귀찮아 거의 눈팅과 패쓰만 하고 있다는...
님이 올리신 책들요~~ 요즘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 책들이랍니다. ^^.

네꼬 2008-10-22 18:58   좋아요 0 | URL
홍수맘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래간만이에요. 그리 바쁘신 것을 보니 하시는 일이 잘 되어가시는 거죠? ^^ 곁에 있었다간 깨물릴 뻔했으니 이마아안큼 떨어져 있는 게 (오늘은) 다행이네요. ((그런데 귀엽다뇨. 저 왜 죄 짓는 기분이 들죠....?-_-;;) 베짱이 클럽에 여기 회원 한분 추가네. 하핫.

2008-10-21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22 1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8-10-2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이런 뇌물이라면 무조건 받고 잘해주고픈, 그런 환자네요. 한 수 배웠어요.
어쩌면 네꼬님은 제 상상보다 훨씬 사회생활 잘 하실지도 ... ㅋㅋ
보관함에 하이디 말투 책을 담습니다. 빌브라이슨도 예전에 담아뒀는데 당분간은 여행 관련 책을 자제하려구요, 흑.

네꼬 2008-10-22 19:01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제 뇌물은 정말 잘 통한 거겠죠? (야아 싸다 싸.) 근데 상상을 어떻게 하고 계셨기에... 아무려나 사회생활은 저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잘하고 있죠. (뭐래니?) '새벽 세시..'의 에미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하이디이면서 저를 먹여주고 재워준 독일의 그녀 하이디이기도 해요.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만나보시길. 여행관련 책은 왜 자제하세요? 놀러 가고 싶어질까 봐? (질러요 질러)

Koni 2008-10-22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음 포스트가 완전 기다려집니다.^-^

네꼬 2008-11-30 13:03   좋아요 0 | URL
냐오님이 댓글을 주시고도 한 달이 더 넘었네요. (.. ) ( ..) 게으른 네꼬 씨를 용서해주세요;

2008-10-26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30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20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30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라니 2008-11-22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슬픔이없는십오초.. 주문하고 싶군요.ㅠ
전, 제가 아는 시인은 정호승 뿐인걸요.
제 사랑이 흔들리면 어쩌죠... 두렵.




네꼬 2008-11-30 13:05   좋아요 0 | URL
고라니님 안녕하세요? (주문하세요, 주문하세요. 부채질 훨훨) 그 정도에서 흔들릴 사랑이라면 진작 흔들리는 게 좋아요. 어서 읽어보세요. (응? 무슨 소리?)

2008-11-29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1-30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11-30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모있는 책인데~ 아무도 추천은 안 했군요.^^ 뒷북이라도 꾸욱~~
올해의 책 페이퍼로 하나 올려봤어요. 책 받은 날에~~~

네꼬 2008-11-30 13:1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어엇 그런데 올해의 책 페이퍼라, 오옷 보러 가야겠군요.

순오기 2008-11-30 15:35   좋아요 0 | URL
창비어린이가 선정한 올해의 책이요~ ^^
 

다른 많은 부분에 있어서 그렇지만 특히 음악에 있어서, 나는 내게 별 취향이랄 게 없다고 생각해왔다. 우워어어 우워어어 소몰이 창법을 구사하는 알앤비만 아니면, 부르면서 울고불고하는 일부 가요만 아니라면 대체로 잘 듣는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앨범 덕분에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있다. 나는 하우스 비트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아주 끔찍하게.

 

Daishi Dance - the ジブリ(ghibli) set (더 지브리 셋)

그래, 우선은 내 잘못이다. "지브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의 토토로" "원령공주" 이런 절대적인 힘을 가진 명사들, "가장 완성도 높은 수작으로 회자될 작품집!" 이라는 수식어에 그만 덥석 사버린 내가, 내가 일단 잘못했다. 이런 말은 못 보았던 게다. "지브리 사운드의 선명해진 멜로디를 감싸는 가슴 벅찬 하우스 비트". 하우스 비트. 하우스 비트. 그래, 맞다, 하우스 비트. 쿵짝쿵쿵쿵 하는 그 하우스 비트. 앨범 정보에서 보았으되 앨범재킷의 평화로운 분위기에 현혹되어 설마 그 하우스 비트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게다. 한 앨범 내내. 쿵짝쿵쿵쿵 쿵짝 쿵쿵쿵....... 나는 진정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들은 하우스 비트로까지 듣고 싶을 만큼 지브리를 사랑한단 말이냐! 이 아름다운 선율들을? '하우스 비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나는 한편 억울하다. 그럼 재킷에 현란한 파동 추상화라도 넣어서 암시를 주었어야지. 저 사슴들이 하우스비트에 맞추어 뛰어다니는 것도 아니고. 억울해 억울해. (발을 쾅쾅 구르며)

 

망연자실한 데다, 우선 빨리 귀를 씻어야 한다는 강박에 허겁지겁 다른 음반들을 샀다.

 

The Shins - Wincing The Night Away
이미 앨범도 3장씩이나 내버린 "중년의 미쿡 팝송 밴드"입니다... 라는 보도자료의 표현이 마음에 들어서 샀다. 비트볼뮤직에 대한 막연한 신뢰와 호감이 반영되기도 했고.  멜로디는 (우와, 할 만큼) 아리땁고 아저씨들 목소리는 씩씩하다. Australia, Phantom Limb, Turn On Me 같은 노래들이 좋았다.

 

 

[수입] Coldplay -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명반이라는 소문이 도는 콜드플레이의 신보. 클레어씨의 표현에 따르면 "귀가 뻥 뚫린다". 그런데 역시 클레어씨 말대로 전작들을 듣고 들었으면 더 좋았을까? 내 안목이 앨범 재킷을 보고 지브리 하우스 비트를 사는 수준이니 그간 콜드플레이와 인연이 없었던 터라. 150%짜리를 85%쯤 듣고 있는 것 같다.

 

♣ 그리고 네꼬 씨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이것:

[수입] Sigur Ros - Með suð ? eyrum við spilum endalaust (With a buzz in our ears we play endlessly)

"귓가에 남은 잔향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연주한다"는 앨범 제목이 꼭 맞다. 아이슬란드의 젊은이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선율. 나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 본 적이 없는 풍경, 만져본 적 없는 바람을 담아낸 북유럽 음악이 요즘처럼 눅눅한 계절에 듣기 그만이다. 시사IN에서 김작가가 소개한 걸 기억해 두길 잘했지. 하긴 저 앨범 재킷을 보라지. 어떻게 기억을 못하겠어? 앨범 안에 들어 있는 엽서들도 맘에 든다. 화려함과 소박함, 환희와 애수가 조화로운 음반. 가만 눈 감고 들으면 시원한 산 그림자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

 

-

조만간 다시 앨범을 쇼핑해야 해요. (저, 언젠가처럼 다시 바쁜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요!) 여러분, 도와주세요. 빨리 좋은 앨범들을 추천해주세요. 안 그러면 저 확 이효리 3집을 사버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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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택시 기다리며 후다닥 음반 추천
    from little miss coffee 2008-07-24 13:39 
    시이나 링고사마- 입니다. 공간이동을 도와주는 음악의 신.. 이십니다.     콘크리트 블론드.. 에요. 80년대 필이 팍팍 풍기는 롹인데 전 여기 보컬 목소리 들으면 왠지 눈물이 글썽- 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아저씨의 끈끈한 목소리는 어떤가요?  비오니깐 이 아저씨 목소리가 왠지 귓가에 맴맴맴-     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앨범이에요-
  2. 네꼬님, 이 앨범은 어떨까요?
    from 마지막 키스 2008-07-24 23:10 
    왜,왜,왜,왜,왜!! 이효리가 어때서!! 저도 이효리 살까 고민중예요. 하하하하. (방금전까지 이효리 뮤비보며 이쁘다를 연발한 1人) 저는요, 네꼬님께 음악 한곡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제길!)youtube 에 소스공개가 안된거예요. 버럭버럭. 그래서 그 노래가 있는 앨범을 추천해요.  I don't wanna see you cry  얼마전의 네꼬님께 이 노래를 들려드려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니깐요, 정말!  
 
 
마늘빵 2008-07-24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나나나 콜드플레이 엄청시리 대따 좋아해욤. ^____^

다락방 2008-07-24 23:12   좋아요 0 | URL
아프락사스님.
저 이번 콜드플레이 신보 살까요,말까요? 흐음..고민중.

네꼬 2008-07-25 13:41   좋아요 0 | URL
아프님 노래 부르는 줄 알았어요. "나나나나나" 하고. 앨범 추천하라니깐, 딴 소리는!

다락님. 전에 콜드플레이 들었어요? 그러면 좋다고들 하던데, 대체로. 나는 막 되게 아주 엄청 좋진 않았어요. (나한테 물어본 건 아니지만.)

다락방 2008-07-25 21:48   좋아요 0 | URL
응응응응!

나 콜드플레이의 사이언티스트 엄청 좋아했더랬어요, 엄청!!
지금도 가끔 듣곤 해요. 막 듣고 싶어지는 날이 있어요, 그 노래는.

네꼬 2008-07-25 23:06   좋아요 0 | URL
어, 다락님, 전작 좋았으면 좋다고들 하던데, 들어보심이 어떨지. 근데 다락님이 좋았다니까 나도 사이언티스트 들어봐야겠다 싶어요. (이 얇은 귀.)

하이드 2008-07-2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 : 저도 콜드플레이 이번 음반 명반이라고 많이 들어서 기대를 너무 단단히 해서 그런지 별로였어요- ^^:

네꼬 2008-07-25 13:42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의 화려한 리스트, 보았어요. 으아 고마워요 그중 서너 갠 사게 생겼음. (내 돈. ㅠㅠ) 콜드플레이는 전 잘 몰라서 그런지... 그래도 시원은 해요. 그래서 85%. ^^

mong 2008-07-24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씨 Sigur Ros의 Heima dvd는 봤어요?
Hvarf-Heim 앨범은 들어봤어요?
둘이는 이란성 쌍둥이 이면서 각각 참 다른것이 깍쟁이들 -_-a

글구 Pat metheny 아저씨 앨범도 좋은게 많은데
혹시 이미 알고 있어요?

네꼬 2008-07-25 13:44   좋아요 0 | URL
어어어? 아뇨 나 둘이 쌍둥이란 얘기도 첨 들었어요. 아니, 실은 그들에 대해서 잘 몰라요. 우리 몽님 참 아는 것 많으셔. (난 그래서 늘 귀가 쫑긋.)

팻매쓰니 아저씨 좋져! 근데 듣고 있으면 자꾸 졸음이 와요. 운전하다 들으면 위험천만. ㅋㅋ (몽님도 좋아하는구나! 요런 깍쟁이!)

치니 2008-07-2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팝/외국 음반은 네꼬님이 충분히 들어보고 계시고, 다른 분들도 추천해주시니,
저는 요새 제 서재에 막막 올리는 '서울전자음악단'의 1집 추천!
헤헷.
콜드플레이는 이번 앨범 의견이 엇갈리네요, 아직 들어보진 않았으나...예전의 In my place 같은게 전 좋아요.

네꼬 2008-07-25 13:45   좋아요 0 | URL
하하 맞아 서울전자음악단. 알겠어요, 적극 참고하겠사와요.
근데 제겐 저 청(소)년이 연주하는 음악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콜드플레이를 고작 85%만 듣고 있다고 하면 음악 좀 듣는 분들께서 뭐라고 하실까봐 약간 걱정했어요. 엇갈리긴 한다니 어전지 다행.(엥?)

치니 2008-07-26 14:20   좋아요 0 | URL
네꼬님에게만 미리 알려드릴게요(이러고 여기 사람들 다 보기를 은근 기대중 ㅋㅋ), 저 청(소)년 조만간 자작 앨범을 낼 것입니당.
물론 학교에서 하는 프로젝트 성이라서 아주 아주 조촐할테지만요.
네꼬님께 선물로 드릴게요, 약속!
대신 듣고나서 감상을 꼭 알려주기에요.

웽스북스 2008-07-26 17:51   좋아요 0 | URL
어, 어, 저 봤어요 봤어요

네꼬 2008-07-28 18:47   좋아요 0 | URL
앗, 웬디양님, 나도 봤어요. (^^)

치니님. 아니 이런 즐겁고 놀라운 소식이. 그 약속 꼭 지키셔야 해요.
저 청(소)년이 만든 음악이라. 하하. 여러분, 저 부럽죠?
:)

2008-07-24 1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5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5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5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5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6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7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8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8-07-24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23:00전에 자려고 했는데 이 페이퍼 보는 바람에 늦어버렸어요. 흑. ㅜㅡ



저도 대부분 음악적 취향이랄 것이 별로 없는데,
그 뭣이냐, 레게 음악을 못견디겠어요. --^

네꼬 2008-07-25 13:52   좋아요 0 | URL
아하 그래, 레게도 좀 그렇죠. 맞아, 우리가 은근 예민하다니깐.

그러니까 다락님, 내 덕에, 내 생각 하느라 늦게 잔 거 맞죠? 아 좋아. 히히.

도넛공주 2008-07-24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범 살 시간은 있구만...귀 씻을 시간은 있구만...중얼중얼...

네꼬 2008-07-25 13:53   좋아요 0 | URL
....... 공주님. ㅠㅠ

소녀를 죽여 주소서. ㅠㅠ (귀를 내놓겠어요, 공주님께.)

웽스북스 2008-07-25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얌체 웬디는
리스트만 훔쳐갑니다 헤헤 (네꼬님 메롱~)

네꼬 2008-07-25 13:53   좋아요 0 | URL
하하하. 내가 약오를 줄 알고? 하하하하.
하하..... 근데 왜 내가 주먹을 꼭 쥐고 있는 거지?

nada 2008-07-2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에 이어 네꼬짱까지 Sigur Ros 얘기를. 아, 이 앨범 사야 될라나 봐.
(근데 쟤네 이름은 어떻게 읽는 거야. 군시렁군시렁)

참, 나도 소몰이 알앤비 싫어해요. 어우, 그 과잉된 꾸밈음들이라니.

네꼬 2008-07-28 16:40   좋아요 0 | URL
"시규어 로스" 라고 읽는 것 같아요. 우리 그렇게 읽어 보아요.
꼬장배추님도 좋아할 것 같아요. (좀 무책임한 부추김이긴 하지만.)
뭐랄까 코로 바람이 막 들어가는 기분이에요. 그런 거, 좋아하실 거 같은데?

맞아요 과잉된 꾸밈음. 난 그래서 울고불고 하는 가요도 싫고 색소폰 연주도 싫어요. 그러느니 뚱따당당땅 가야금이 훨씬 좋아요. (응? 이게 무슨 비유?) 꼬장배추님의 리스트도 어서 내놓아요, 내놓아. 내가 이효리 사는 거 볼 거예요?

mong 2008-07-25 13:59   좋아요 0 | URL
시규어 로스(Sigur Ros, 본토 발음으로는 '시우르 로스' - 승리의 장미라는 뜻)이라고 성문영씨가 알려줬어요 ^^
내 안의 미친 사람이 노래한다, 너의 오른쪽 안구에선 난초향이 나
이런게 노래 제목이라우 -_-a

네꼬 2008-07-25 14:01   좋아요 0 | URL
이봐 이봐. 몽님 진짜 모르는 거 없다니깐.
난 앨범 안에 들어있는 해설서도 안 읽었음. 내가 이런 식이라니깐요. -_-
제목 참 좋아요, 그쵸? 내 안의 미친 사람이 노래한다, 는 곡도 참 좋은데.
꼬장배추님, 얼렁 사요, 그냥 사! (네꼬와 몽이 함께 외침.)

L.SHIN 2008-07-25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지브리 하우스비트라니.
하긴 뭐, 나도 전에 엉뚱한 앨범을 산 적이 있으니까..-_-

네꼬 2008-07-25 17:2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지브리 하우스비트라니, 이 무슨 '좌파 신자유주의' 같은 어불성설인지요. ㅠㅠ

Mephistopheles 2008-07-25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효리가....어떄서요....^^ 30넘어도 여전히 섹시하더구만요...(닥쵸!)

네꼬 2008-07-25 22:56   좋아요 0 | URL
메피님. 이러시는데도 왜 막 반갑죠? (나도 참.) 닥쵸! 하시니까 산사춘님 보고 싶다. 요새 뭐하시나? (응? 이건 또 무슨 소리?) 임수정에서 이효리까지, 메피님 취향 참 다채로우셔. 하하.

2008-07-26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8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8-07-26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귀 씻고 싶은 일 있었는뎅..
에효.. 요샌 부쩍 더 그런 일이 많으네요.
바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구요? 좋은일 많이 생기길요.^^
이효리의외로괜찮나요? ㅎㅎ

네꼬 2008-07-28 18:49   좋아요 0 | URL
혜경님은 무슨 일로 귀를...?

이효리를 언급한 것이 잘못된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원성이.. 혹시 제대로 들어보신 분 계시면 좀 알려주시지. 킁.

이매지 2008-07-27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열님 소품집 <여름날> 추천합니다 :)
크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
<여름날> 듣다가 페퍼톤스 1집도 듣고 있는데 좋아요 좋아 ㅎ

네꼬 2008-07-28 18:50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오래간만이어요. 어쩐지 이매지님하고 유희열은 잘 맞을 것 같아요. (응? 아니 데이트가 아니고.) 유희열의 콧노래 같은 음악들을 떠올려보았어요. 역시, 이매지님하고 잘 맞을 것 같아요. ^^

2008-07-27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8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8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1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2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