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임진평.고희은 지음 / 인지니어스스토리이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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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어떤 이들에게는 힘이 되지만, 원석은 추억조차 어깨에짊어진 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LP판에 새겨진 추억들은 원석이 남은 생을 버텨내는 데 힘이 되어 주었다. 비록 남겨진 시간이 너무도 짧았지만, 그조차도 원석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원래 소중하고 반짝이는 것들은 스쳐 가는 법이니까.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게 자신 곁에 왔다 갔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바로 원석이 그랬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원석은 자신의 삶에도 소중함과 반짝임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걸 알고 떠날 수 있게 해준 인연들에 감사했다. 원석이 펜더 기타를 품에 안은 채 마지막 숨을 들이켜면서웃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아버지. 인생이란 게 어디 늘 그렇던가요? 그 거대한 악기를 부둥켜안고 온몸을 던져 연주해본들, 이제 아무도그 악기를 위한 음악을 만들지 않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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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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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건네는 소리, 조건없는 행복,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의 총 3부로 나누어진 글과 그림과 시, 그리고 필사노트까지 알차게 구성된 책, 헤르만헤세는 모든 생을 관통해 인간의 기쁨과 고통, 외로움, 슬픔등의 인간의 희노애락의 감정들을 고민하고 그 해답을 찾으려 애쓰며 산 사람인듯하다.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의 우리의 삶속에 적용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그의 삶의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헤세가 직접 그린 그림까지 가득해서 한권의 아트북을 보는 기분이다.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딱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라!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굳이파란 하늘일 필요도 없다. 햇살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아침마다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을 가지면 어느 날 문득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공기를 느끼고, 잠에서깨어나 일터로 향하는 도중에도 신선한 아침의 숨결을 맛볼수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이 새롭게 느껴지고, 심지어 집집마다 지붕 모양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p17



헤르만 헤세는 삶을 견디는 기쁨을 곳곳에서 이야기한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인들이지만 기쁠일이란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삶, 잠시 잠깐의 쾌락이란 피로함을 더할뿐 삶을 견디는 기쁨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 하지만 잠시 고개들어 하늘 한번 쳐다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뻥뚫리는 기분을 느끼고 작은 들꽃 한송이,아이들의 웃음소리, 바람에 날려온 꽃잎등 작고 소소한 것들에서 얻는 기쁨들이 우리의 삶을 엮어가고 있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자연의 순환과 섭리를 들여다 보며 인간 내면의 세계를 깊이 파고 들어 철학적인 사고를 하게 만드는 글들이 가득하다. 행복이라는 주제를 다른 질문으로 바꾸어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 행복에 접근하게 만든다. 예술가와 작가의 길을 걸으며 스스로 어떤 회의가 들고 어떤 과정을 겪고 있는지 자세하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고뇌를 담아내기도 한다. 헤세의 문장와 함께 곁들여진 시를 읽다보면 위로를 받게 될때가 있다.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기만 할거 같지만 어머니와 같은 품이 따스히 감싸준다는 시가 주는 위로!




헤세의 아름다운 문장을 필사하며 한번 더 헤세를 각인하는 시간, 바쁘게 사는게 목적인것처럼 사는데 조급한 우리, 잠시라도 하늘 한번 올려다보자. 인간의 삶은 덧없고 잔인하고 어리석지만 아름다운 것이며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서 얻는 기쁨들이 하나하나 우리의 삶으로 엮어진다는 헤세의 말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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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애틋한 소원을 이루어주는 소원성취앱, 소원성취 고객센터를 찾는 각양각색의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힐링되는 소설!

어린시절 선택적 함구증에 걸려 친구하나 없던 소원은 불행히도 엄마마저 눈앞에서 사고로 잃게 된다. 어른이 되고도 외로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소원성취앱을 만들게 되는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소원을 이루어주게 되면서 스스로도 성장하는 이야기다.

각각의 손님들의 사연이 펼쳐질때도 흥미로운데 저마다의 소원에 딱 알맞는 소원앱 기능이 활약할때는 더 흥미진진하다. 악플을 폭탄이나 똥으로 만들어주거나 전화나 문자 응답을 대신해준다거나 하는 장치들이 억지스럽지가 않다. 게다가 스릴과 반전까지 있어 약간은 미스터리스릴러를 읽는 기분이다.

특히 천근만근 고기집 사장 한근만과 웹소설을 쓰는 작가 은보의 이야기 ‘대가를 치르는 유료인생‘은 따로 한편의 로맨스미스터리소설로 읽어도 될 정도다. 실재로 악플에 시달리는 일이 많은 누군가에게는 이 소원앱 기능이 꼭 필요할것도 같다. 길고양이를 데려다 아들처럼 돌보게된 지하실 남자의 이야기 ‘입만 열면 야옹야옹‘은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소원이 주인공인 책인데 각각의 손님들이 주인공이 되는 단편소설모음집 같은 책, 소원이 스스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위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 희망적이다. 말못할 은밀한 소원이 있다면 소원성취 고객센터로 고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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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이다. 늘 궁금했는데 도통 소식을 몰랐던 사람의 책이라 너무 반가워서 얼른 책을 펼쳐본다.

김제동, 입만 열면 웃음을 주던 그가 8년만에 책을 냈다. 아니 표정만 봐도 웃음이 나던 그는 그동안 잘지냈을까? 어떤 일과를 보내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그는 강아지 탄이랑 함께 살며 살림도 하고 때때로 외로움에 쓸쓸해하다가 아이들을 만나 행복해하며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그냥 아무데나 펼쳐보면 된다.

말도 잘하는데 글도 참 잘쓰는 그, 맛없는 밥도 맛있게 먹는 방법을 터득한 그, 밥통이랑 제일 말을 많이 한다는 그, 스스로에게 맛있는 한술을 떠 먹인다는 그,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많은것을 배운다는 그, 모든 이들의 개별성을 응원한다는 그, 외로움당을 만들어야겠다는 그, 탄이와의 산책길이 늘 설렌다는 그, 나부터 챙기자며 어른이 되느라 애썼다고 다독여주는 김제동의 사람사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의 구성도 재밌다. 곳곳에 강아지 탄이와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또 강조하고 싶은 글을 굵고 크게 쓰거나 밑줄을 쳐서 한눈에 쏙 들어온다. 김제동의 수다처럼 지루할 틈이 없는 책이다. 뭣보다 김제동식 화법이 그대로 글속에 녹아들어 있어 글을 읽는데 그의 이야기가 들리는듯하다.

‘마음속 하늘에 별이 많아.
마음이 꽃밭 같은 밤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밥도 잘 챙겨 드세요!‘

‘다가오는 여러분의 열대야에
한줄기 소나기같은 안부이면 좋겠습니다.
좋은 여름이시길, 좋은여름이시길, 좋은여름이시길‘

‘봄입니다.
꽃입니다.
당신입니다.‘

짤막하고 간결한 문장들이 마치 나에게 말을 건내는것만 같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고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들어준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는게 좋은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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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밌는 동화책,
도깨비가 주인인 문방구에
귀신 고양이라니 오싹하면서도 호기심이 듭니다.

옛날옛날 오랜옛날,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 내기를 걸어오던 도깨비,
이야기라면 아무거나 다 좋아해서 아무거나 도깨비라 불리던 도깨비가 시대가 점점 바뀌면서
사람들이 서로 대화도 없고 이야기도 사라지게 되자
인간세상에 내려와 문방구를 차립니다.
이름하야 아무거나 문방구!

엄마가 너무 할머니같아서 싫고,
어린 동생에게 다 뺏기는 것 같아서 밉고,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강아지팔자가 되고 싶고,
거절을 하지못해 자기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등등
세상 모든 아이들의 고민들,
아무거나 문방구에서 찾게 되는 물건들을 통해
고민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되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고 교훈적이며 감동적입니다.

또다른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슬기롭게 고민을 해결해가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무거나 문방구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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