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그네스 선생님 푸른동산 6
커크패트릭 힐 지음,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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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선생님이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 이루어낸 즐거운 학교는, 이상적인 학교모델이다. 1:11이라는 적은 수의 학생, 수준별 편차(학년, 나이, 학습시간 등)를 고려한 교수학습, 아이의 재능을 살린 적기 적성교육, 진학이 아닌 앎과 배움의 공간으로서의 학교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델과 같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라면 한번쯤은 꿈꿔왔을 그런 교육현장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왜 안되는 것일까? 내 아이가 아그네스 선생님이 있는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면 정말 기쁠까? 아마도, 불만이 쌓이고, 불안감이 높아져서 전학을 고려하지 않을까?

아그네스 선생님의 교육방식은 너무나 훌륭했고, 그로 해 아이들이 공부, 아니 배움이라는 것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은,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에서는 대학입시를 위한 머리 터지는 싸움도 없고, 아이의 교육에 목매다는 부모도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이전의 선생님들이 알래스카의 아이들에게 행한 행동들-생선 냄새를 싫어하거나, 아이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교재로 일관된 수업을 한 것 등-이 아이들로 하여금 학교를 재미없고 지루한 곳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의 우리 학교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적어도, 아그네스 선생님의 수업방식을 따르지는 못할지라도, 아이들이 생각하는 학교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노력은 해야하지 않을까?

6-70년대에 누구나 열심히 공부만 하면 성공할수 있었던 시대와는 달리, 요즘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때에, 의무교육(경쟁 없이도 누릴 수 있는 교육)에서만큼은 모든 학생이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은,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을 부러워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아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이 어떤 감흥을 줄 지는 모르겠다. 대신, 이 책은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읽었으면 한다. 지금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하고, 그 교육이 아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옥죄고 있는지 깨달았으면 한다. 물론 그것이 학교교육의 변혁을 일으킬 만큼 큰 힘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는 차이가 있겠지.

p.s 안타깝게도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학교를 보여주지만 비현실적이다. 아그네스 선생님의 교육에 감동하기보다는, 알래스카라는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한 선생님의 모습에 느낀 것이 많다. 또, 이 책을 통해 알래스카의 다양한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도 수확이다. 그러나, 국어교과서 같은 느낌의 편집은 눈을 즐겁게 하지는 못한다.

<리더스 가이드 이벤트 서평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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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 웅진 세계그림책 1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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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 그림은 물론이고, 항상 마지막 즈음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그렇다. 이번에 앤서니 브라운의 [행복한 미술관]을 보면서 또한번 느꼈다.

어릴 때, 어린이책은 무조건 환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린이책을 고를 때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어린이책을 읽다보니 나의 그런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에게 생각꺼리를 던져주거나 행동의 변화를 요구하는 책이 제법 많다. 너무나 기분이 좋다.

아이를 데리고 미술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사실, 미술 아니 예술에 대해 문외한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행복한 미술관]을 보면서 미술관에 데리고 가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작품을 통해 생각할꺼리를 만들어주고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힌트도 제공한다. 그래서, 이 책은 그림책을 보는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보는 부모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림 쉽게 읽기라고 할까?

책 속의 명화들은 앤서니 브라운이 어떤 관점에서 채택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각각의 그림이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는 것은 사실이다. 오거스터스의 그림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읽힐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것도 한 가정을 이해하게 하는 점으로 생각한다면 무리가 없을듯하다.

맨 마지막 그림놀이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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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과 미술 사계절 Art Library 10
조용진 지음 / 사계절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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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한 세번째 책을 읽었다. 어린이책인 [머리부터 발끝까지](길벗어린이)를 통해 과학적 생물학적인 몸을 알았다면, 샤오춘레이의 [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몸](푸른숲)을 통해 문화적 의미로서의 몸을 알았고, 이제는 [우리 몸과 미술](사계절)을 통해 미술적인 관점으로 몸을 읽었다. [몸]이라는 주제가 막연했던 처음과는 달리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아주 낯익은 것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몸]에서 읽었던, 혹은 언급되었던 예들이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이 다시 등장하는데 미술적, 美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점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예술가로서 [몸]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연구한 흔적이 역력한 이 책은, 미술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기초적인 공부로, 나처럼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는 이에게는 또다른 몸에 대한 지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미술학도를 위한 전문서적처럼 어려운 것은 아니다. 내게는 이 책이 오히려 앞서 읽었던 샤오춘레이의 책보다 더 쉽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어쩌면 샤오춘레이의 책을 먼저 읽었기에 이 책이 쉽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생물학자로서 몸을 바라보는 관점과 예술가로서 몸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달라야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일반인인 우리가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는데 그것은 [생존, 생활, 번식]의 유용성이라고 말한다. 이 주장이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 정말 그럴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한국인의 미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우려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사람이면서 서양의 것에서 미의 기준을 찾는 것에 대한 우려다. 그러나, 어쩌면 세계화-정말 이 단어, 이제는 쓰기 싫지만-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익숙해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한국적인 美를 지키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서양의 것을 숭배(?)하는 시대인 만큼 젊은이들의 관점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인 듯 하다. 우리의 것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지고 만다. 그렇다고 우리의 것을 무시하자는 것도 아니고 전통적인 美의 관점을 버리자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람의 관점이 변한데에는 한국사람의 외형적인 변화-체형, 식생활 등-가 있었기 때문이고, 내적인 변화-국제화/세계화-도 있었기 때문이므로 잘못된 것이라 말할수는 없다는 뜻이다.

 

끝으로, 이 책의 초판이 쓰여진 지 20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산아제한정책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으나 그것은 걸러서 읽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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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몸
샤오 춘레이 지음, 유소영 옮김 / 푸른숲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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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춘레이, 이 책의 저자는 [몸]에 대해 의학적,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라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읽을 때는, 전문지식을 대하는 강박관념에서 조금은 벗어나도 된다. 대신, 다양한 문학적이고 문화적인 것과의 만남을 기대하라.

요 며칠 사이에, 몸과 관련된 책을 연거푸 읽게 되었다. 그 중 하나는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어린이지식그림책이다. 어린이책이라고 얕보아서는 안된다. 생물학적, 과학적 지식이 거의 전무한 나에게는 어린이책이지만 상당한 지식을 알려주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이루고 있는 몸에 대해 알고 난 뒤, 이 책을 읽으니 그 느낌이 또 다르다. 대상독자층이 다른 책이긴 하지만.

자, 우리 몸을 이루는 구조에 대해선, 얄팍하나마 알아두었고, 이제 문화적으로 알아보는 [몸]을 읽을 차례다. 샤오춘레이도 사람의 머리에서부터 발까지, 그리고 겉과 속(피부와 뼈)까지 차례차례 이야기한다.

저자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서양의 문학작품과 예술품을 책 속으로 끌고 들어와 인간의 몸을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서양인이 쓴 책에는 아시아 쪽 이야기가 아무래도 가볍게 다루어지는데 반해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인이기 때문인지 중국의 다양한 문헌들의 내용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옛 문헌을 비롯하여 현대의 이미지 자료까지 다양한 자료를 만나 볼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의 자료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데 비해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는 점이지만 이는 이해해야 할듯하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몸]에 대한 자료를 얼마나 많이 제시하고 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이다.

청나라가 머리카락을 자르려 하자 목을 내놓을지언정 머리카락을 자르려 하지 않았던 한족에게 머리카락은 한족의 문화적상징으로 보아야한다고 했는데, 이는 단발령이 시행되었을 때 부모님이 주신 머리카락을 자르려 하지 않았던 우리의 의식과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행위는 같은데 그 의식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은 책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또한 물리적인 육체 뿐만 아니라, 눈빛, 냄새, 체취, 섹스와 같은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그 재미가 독특하다. 인간의 몸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인간의 몸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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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짐 트렐리즈 지음, 눈사람 옮김 / 북라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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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그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 독서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것은 거의 모든 부모의 생각일 것이다. 왜일까? 왜 아이들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는걸까? 아이가 책을 읽었으면 바라는 그 부모는 책을 얼마나 읽고 있을까?

우리는,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수없이 들었고, 그래서 실천하고 싶어한다. 특히 자녀교육과 관계된 일이니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정작 왜 책을 읽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별로 없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될까라는 고민도 거의 없다. 그냥, 왜 우리 아이는 책을 읽지 않을까?만 생각한다. 책만 던져주면 아이가 책을 읽을거란 생각은 안이한 생각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자기자신부터 돌아보자. 책이 옆에 있다고 덥썩 읽을만큼 독서광인지? 아니면, 책이 옆에 있어도 멀뚱거리며 쳐다볼 뿐인지.

아이가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보지식의 습득도 있지만, 그보다는, 정서적 측면이 강하다. 책을 읽는 사람치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또 집중력도 강한 편이다. 특히 어릴 때 부모와 함께 하는 독서체험은 평생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관심과 더불어,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체험까지. 특히 요즘처럼 영상매체가 발달한 때에는 독서는 더더욱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 책에서는, 하루 15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말한다. 그것도 책을 혼자서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도 하루 15분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것을 권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독서권장책들과는 다르다.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미라고 생각해왔는데, 부모가 책을 읽어주면 개인적인 취미의 수준을 벗어나게 되고, 함께 읽는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이가 아주 어려서 책을 읽을 줄 모를 때는 당연히 읽어주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글자를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손을 놓아버리는 것이 대부분의 부모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14세가 될 때까지도 읽어주라고 한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아이가,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되었지만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인듯 하다. 또한 부모가 함께 읽음으로써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틈이 생겨날 수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책을 접한 아이들은 사고의 폭이 넓어진다. 책읽기는, 책을 읽는 행위 뿐만 아니라 책읽기를 통한 정보지식의 습득과 더불어 인간이 갖추어야 할 다양한 덕성, 감정 등의 습득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책을 통해 얻은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갑자기 되는 일이 아니다. 배경지식은 오랜 기간 뇌속에 축적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당할 도리가 없다. 

 
이 책은, 아이가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부모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한가지 흠이라면, 구석구석 책읽기의 힘이 좋은 대학, 학문적 성공 등과 연관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점이 부모들로 하여금 책을 읽히고 싶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될지는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독서는, 대학진학이 아니라 독서 그 자체로서 충분히 매력적인 행동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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