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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 방귀 뀌는 나무 ㅣ 어린이 자연 학교 1
리오넬 이냐르 외 글, 얀 르브리 그림, 김보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어린이 자연학교>시리즈 1번 뿡! 방귀 뀌는 나무. 어린이자연학교 시리즈는 어린이들이 우리 주위의 자연환경을 학교 삼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시리즈라고 한다. 이 책이 1권이니 앞으로 어떤 책들이 나올까 기대가 된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중에서 '자연'과 '환경'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솔이가 이런 것들에 관심을 많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가 관심을 보일 때 그와 관련된 지식이나 정보를 제때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한솔이의 책을 고를 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기준이다. 아이의 월령이나 연령도 책을 고를 때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아이의 관심사만큼 중요한 기준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솔이는 45개월이지만,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공룡'이나 '곤충'에 대한 책은 초등학생들이 읽어야할 책도 제법 읽었고 내용을 소화해낸다.
한솔이가 유치원에 가면서 우리 주변의 자연환경에 대해 많은 것을 접하고 있다. 지금 다니는 유치원이 자연환경교육에 제법 많은 중점을 두고 있어서 그곳을 선택했는데, 한솔이의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유치원에서 실물을 보고(유치원에 꽤 넓은 농장이 있다.) 식물도감으로 사진도 보았는데, 이번에 청어람 주니어에서 나온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식물의 다양한 행동들을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9가지로 나누어지는데 그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 제목을 보라. 뿡! 방귀 뀌는 나무라니... 한솔이가 제목을 보고 까르르 웃더니 책의 내용을 보면서는 자기가 아는 사실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처음 보는 식물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기도 한다. 이 책의 소제목들은 식물의 행동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뚝뚝! 피흘리는 식물.
한솔이 또래 아이들은 '피'에 대한 반응이 제법 호들갑스러울 것이다. 조금만 다쳐도 피가 나는 것(?)같다며 약을 발라달라고 하는데, 이 식물들도 피를 흘린단다. 물론 진짜 피는 아니다. 애기똥풀, 민들레, 속수자를 설명하는데, 한솔이의 관심은 단연 애기똥풀과 민들레. 애기똥풀을 이름때문에 관심을 가졌다면, 민들레는 우리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이 세밀화는 아니지만 식물을 구분하는데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보인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7349143556694.jpg)
킁킁!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식물은 쥐오줌풀, 아스팔트풀, 운향초가 있는데, 하나같이 이름들이 특이하다. 다양한 식물들의 이름만 들어도 그 식물의 특징을 짐작할 수 있는 듯하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7349143556695.jpg)
끈적 끈적, 끈적이는 식물은 끈끈이금불초, 유향나무, 바위장미를 소개하고 있는데, 한솔이는 끈끈이금불초를 유심히 보았다. 얼마전에 파리지옥과 끈끈이주걱 같은 풀에 대해 알아보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끈끈이금불초를 보면서, '파리지옥하고 끈끈이주걱도 파리를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77349143556696.jpg)
뿡뿡 방귀뀌는 나무는 주머니꼬투리나무, 말불버섯, 스페인양골담초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집 화분에 이름 모를 씨앗이 날아와 싹을 튀웠는데, 내가 슬쩍 손을 대자 씨앗이 팡팡 터져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솔이에게 만져보라고 해서 씨앗이 터져 나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는 터라 이 부분도 한솔이의 관심을 끌었다. 생각했던 것처럼 진짜 방귀하고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퉤퉤! 침뱉는 식물, 주르륵! 눈물 흘리는 식물은 포도나무, 분출오이, 버드나무를 들고 있다. 얼마전에 한솔이가 보는 곤충도감에서 '거품벌레'에 대해 설명해놓은 것을 같이 본적이 있어서인지, 한솔이가 '버드나무가 아니라 거품벌레가 침 뱉는거야'라고 말하였다. 이 책에서도 거품벌레가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이 되어있긴 한데, 버드나무가 침을 뱉는 건 아닌데 식물 책에 버드나무가 나오는 건 조금 이상하게 여겨진다. 실제로 침을 뱉는 건 버드나무가 아니라 거품벌레니까.
찰싹! 달라붙는 식물은 쇠서나물, 갈퀴덩굴, 꼭두서니를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가 산에 갔을 때 몸에 붙여오는 도깨비풀 같은 것이 이런것이겠지?
따끔따끔! 찌르는 식물은 쐐기풀, 풀밭지치, 으아리를 소개하고 있다.
싸악! 할퀴는 식물은 부채선인장, 청미래덩굴, 엉겅퀴를...
깊은 상처를 내는 식물은 용설란, 주엽나무, 블랙베리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스티커와 포스터를 부록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방에 붙여놓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 저자가 쓴 우리 풀, 꽃, 나무들이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솔이의 관심 영역이 이 책을 통해 더 넓고 깊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책의 내용과 함께 이야기하고 구분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마냥 어린 아이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아이의 관심만큼 교육효과가 큰 게 또 있을까? 그리고 이렇게 아무리 책을 보고 사진을 본다해도 직접 본 것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도 없으니 한솔이와 함께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좀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