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돼지 난 책읽기가 좋아
아놀드 로벨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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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잠들기 전에 읽어준 책. 꼬마돼지는 농장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가장 좋아하는 일은 진흙탕에서 뒹구는 것이다. 농장 부인은 청소를 하다가, 농장에서 꼬마돼지가 있는 우리가 가장 더럽다고 진흙탕을 말끔히 청소해버린다. 그래서 화가 난 꼬마돼지가 가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꼬마돼지는 진흙탕 속에 들어가 있을 때 편안하고 안락함을 느낀다. 그런데 농장 부인의 눈에는 그것이 더럽게만 보인다. 자신의 안락한 보금자리를 빼앗인 꼬마돼지가 늪을 지나 도시로 가게 된다. 도시가 가까워질수록 쓰레기 더미나 더러운 공기로 가득한 인간세상을 보게 되는데, 시멘트를 진흙탕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몸이 시멘트에 굳어버린다. 보통 이야기가 이쯤 오면, 한솔이는 무서워~를 연발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의외로 잘 받아들였다. 글밥이 많아서 그림을 놓치면 어쩌나했는데, "꼬마돼지가 제일 싫어하는 물건이 무엇이니?"하고 물으니 "청소기"라고 대답을 했다. 글의 내용 속에서 청소기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그림 속에서는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글밥이 더 많은 책이지만 그림도 놓치면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꼬마돼지는 119 대원의 도움을 받아 다시 농장 주인 부부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그들은 아마도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았을 것이고, 자신의 눈으로 보고 남의 행복을 무시하거나 깔보지 않아야한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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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로라 난 책읽기가 좋아
필립 뒤마 글.그림, 박해현 옮김 / 비룡소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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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는 얌전하고 영리한 개다. 사고가 났을 때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물에 들어갔을 때는 말썽꾸러기가 된다. 로라를 키우고 있는 알리스와 에밀이 할아버지 집에 갔을 때 사건은 일어난다. 목욕을 하러 들어간 알리스와 에밀, 그리고 로라가 목욕탕은 물론이고 온 집안을 물로 가득 채우고 결국은 현관밖으로 흘러나와 센강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는 것이다. 로라는 앞장서서 신나게 짖어대며 떠내려간다. 이 모든 상황을 종료시키는 건 할아버지가 로라에게 아이들을 구조하도록 일깨우면서이다.

 

욕조의 물이 넘쳐서 집안을 물로 가득 채우고, 문밖으로 쏟아져 나온 아이들이 길을 지나고 강을 지나 바다로까지 흘러간다는 상상이 재미난 책이다. 사실 로라가 말썽꾸러기라기보다는 그 상황을 즐거워하며 일을 더 크게 만드는 알리스와 에밀이 더 말썽꾸러기라고 생각되었다.

 

로라의 잘못이라곤 욕조 안으로 뛰어들어가 물을 넘치게 했다는 것뿐이지 않은가? 물을 틀어놓고, 물바다를 만드는 건 아이들이지 로라가 아닌데도 말썽꾸러기라는 별명이 붙어버렸으니 로라는 억울도 하겠다. 한솔이도 이 책을 읽으면서 '로라'보다는 아이들에 더 주목을 했다. 물을 저렇게 하면 안돼요, 라거나 도로로 들어가면 위험해요 라거나 5살치고는 꽤 도덕적인 얘기만 해서 신나고 재미잇을 것 같지는 않냐고 물었더니 무서울 것 같다고만 답한다. 조금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가끔은 이런 상상만으로도 사는 것이 즐거울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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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곰이 집으로 와요 난 책읽기가 좋아
엘세 홀메룬 미나릭 글, 모리스 샌닥 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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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요즘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 시리즈 1단계를 읽고 있는 중이다. 그림책도 여전히 많이 읽고 있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꼭 이 시리즈를 읽는다. 5살 아이에게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내용이다. 꼬마곰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이야기들(꼬마곰, 꼬마곰의 친구, 꼬마곰의 방문, 꼬마곰에게 뽀뽀를)은 연이어 읽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한솔이도 이 책들을 모두 읽었다. 이야기의 전개가 자연스럽지 못하게 비약되는 부분도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문장이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고, 반복되기 때문에 글밥많은 책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읽기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꼬마곰의 아빠가 바다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아빠가 인어를 보앗을 것이라는 상상에, 인어와 함께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하고, 그 인어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이렇게 생각이 점점 커져서 처음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 경험 하나쯤은 다들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상상력에 점점 살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겪고 있기 때문에 마치 자신들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 것이다.

 

꼬마곰의 아빠나 엄마는 참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이다. 꼬마곰의 엉뚱한 상상력에 보조를 맞추어 호응을 해주는 엄마곰의 모습이 특히 그러하다. 다른 책에 비해 이 책에서는 엄마곰보다 아빠곰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데(그래서 제목에도 아빠곰을 명시했는지도) 책을 읽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다면, 아빠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모리스 샌닥의 그림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한솔이는, 혼자서도 이 책을 읽지만 아직은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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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꿈 노란상상 그림책 4
그레이엄 베이커-스미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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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한솔이에게는 조금 어려운 책이었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지만,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나의 꿈은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어릴 때 '꿈'이라고 부를만한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저 바로 지금 내 앞에 닥친 현실만으로도 무척 바빴으니까.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좇아가며 살고 있다. 때로는 성공을 하고, 때로는 좌절을 하지만, 아예 꿈이란 게 없었던 나보다는 그들이 더 잘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가끔 사람들은 '직업'과 '꿈'을 혼동하곤 한다.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다는 것은 '꿈'이 아니다. 다만 그 직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는 있다. 나는 어렸을 때 그저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가르치는 것'이 내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고, 또 '가르치고 있을 때'야말로 신이 나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가르치는'직업을 갖겠다고만 생각했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았다. 최근에야 수동적으로 '가르치는'단계에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일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이것이 좀더 구체화된다면 내게도(아직 남은 삶동안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기는 것이겠지.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

아버지의 집은 단단히 바위에 뿌리박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마음 속으로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다. 현실은 바위에 뿌리박힌 집처럼 땅에서 떠날 수 없지만, 그의 꿈을 하늘을 훨훨 나는 것이었다. 밤낮으로 희망의 날개를 만들던 아버지는 지치고 힘들어 멍하니 있을 때도 있었다. 꿈이란 게 늘 그렇듯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때로는 현실의 생활을 잊어버린 채 몰두하기도 한다. 꿈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책 속 아버지처럼 잠시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한 삶을 살다가도 다시 그 꿈을 좇아 몰두하곤 한다.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이 그림을 보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직업'에 매여 회사와 집을 오가기만 하거나, 무게를 잡고 근엄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내게도 저런 기억은 거의 없다. 지금의 아버지들은 예전과 많이 달랐졌지만, 아이들의 삶도 많이 달라져서 서로 엇박자를 이루곤 한다. 아버지보다 더 바쁜 아이들의 일상에 부모가 낄 자리가 있기나 한 것인지.

단 한번도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카키색 옷을 입고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서 나는 하늘을 난다. 아버지의 꿈을 아들이 대신 이루었다기보다는, 아버지의 꿈을 늘 곁에서 지켜보며 자란 아들이 자연스레 그 길을 가게 되엇을 것이다. 어떤 부모는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일, 이루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련으로 아이들을 자꾸 바쁜 일상 속으로 밀어낸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부모가 노력하고 꿈을 이루기위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노력하며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길이다.

아들은 하늘을 나는 아버지의 꿈을 완성했을 뿐 아니라 그를 통해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어주며 산다. 아버지의 꿈이 '하늘을 나는 것'이었다면, 아들은 그 기술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는 가치를 이루어내었다. 이제 그 아들의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의 꿈이 되살아날까?


한솔이는 커서 화가, 발레리나,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 아이가 되고 싶은 직업은 무엇을 얼마나 보고 경험하는가에 달려있는 것 같다. 아직은 어려서 저 직업들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제 그 직업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며 살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는 엄마인 내가, 부모가 몸으로 보여줘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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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잎 클로버 찾기 동심원 12
김미희 동시,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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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펼쳤을 때 처음 만나는 시는 동시집의 얼굴과 같다. 물론 표지와 제목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 시집의 첫 시는 [들꽃학교 출석 부르기]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어 만나는 봄꽃들이 가득하다.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며 꽃들을 하나하나 불러본다.

냉이꽃, 꽃마리, 주름잎, 얼치기완두, 개불알꽃, 별꽃, 꿩의바람꽃, 쥐오줌풀까지.

우리 나라 꽃들의 이름은 참 특이하고 재미나다.

흔히 꽃집에서 파는 재미없는 이름의 꽃들과는 다르다.

가을의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우리 꽃은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아이와 함께 우리의 꽃을 한번 알아봐야겠다.

봄꽃 출석을 다 부른 봄 반은 환해진다.

이 동시집의 분위기도 첫시와 같기를 기대하며 시를 읽는다.

 

이 동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네잎클로버 찾기]는 아이들이 네잎클로버를 찾아보지만 꼭꼭 숨은 행운의 네 잎은 보이지 않는다. 그때, '영우는 세 잎에 한 잎을 보태 네 잎을 만들었다.'. '행운은 만드는거'라는 선생님 말씀이 가슴에 남아있다.

 

숲속에 울려퍼지는 [새소리]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심장이 소리를 내며 달린다. 그런가 하면 '운동장 조회대 옆 깃발 세 개'는 물고기가 되어 하늘바다를 헤엄친다. [아빠배, 금성호]는 배도 되고 별도 된다. 역시 첫시의 느낌이 계속 이어진다. 이 시집을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듯하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논다. 뛰고 떠들고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모습 대신에 손안의 게임지 휴대폰이 아이들을 차지해버렸다. 시인도 나와 같은 느낌이었을까? 휴대폰이 없는 두 친구는 언제나 즐거웟지만 한 친구가 휴대폰이 생기면서 혼자가 된다. 휴대폰은 [친구도둑]이 되어버렸다. 아이들 세상도 기계들이 점령해버린지 오래다. 휴대폰에, 컴퓨터에, 로봇에.. 아이들의 웃음이 그리워진다. 그런 거 없어도 즐겁게 놀았던 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이 시집의 마지막은 [사람이 난로다]로 끝맺는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바로 '사람의 정'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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