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연필이 내게도 생긴다면..

<한눈에 펼쳐보는 놀라운 크로스 섹션/앤서니 브라운의 마술 연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앤서니 브라운의 마술 연필 ㅣ 웅진 세계그림책 136
앤서니 브라운.꼬마 작가들 지음, 서애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10년 11월

이 책, 한솔이가 너무 갖고 싶어하던 책이다. 그래서 구입을 했고, 한달전부터 부록으로 포함된 그림책을 완성하고자 했지만, 결국 그냥 개인소장용이 되어버렸다. (기일 내에 완성하지 못해서 출품하지 못했다) 

앤서니브라운의 책이라면 덮어놓고 구입을 하곤 했다. 한솔이가 좋아했기때문이다. 아주 어렸을 때 구입한 책도 가끔 꺼내본다. 어렸을 때(지금도 충분히 어리지만) 본 책을 누군가에게 주지 않고 책꽂이에 꽂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잘 보는 책은 더욱 그러하다. 언제 갑자기 찾을 지 모르기 때문이고, 그림책이란 것이 커서(혹은 어른이 보아도)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 책은, 앤서니브라운과 아이들이 함께 그린 그림이기 때문에 기존의 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다. 열려있다고 말하면 될까? 그래, 내용을 아이의 생각대로 바꿀 수 있는 열려있는 책이다. 마술연필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꼬마곰의 손에 쥐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 자체로도 훌륭하다. 관계가 전혀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의외의 결과로 귀결되는 점이 딱 앤서니 브라운의 책이다. 

이 책에서는 꼬마곰이 마술연필을 갖고 여러 동물을 만나는 과정에서 동물들이 사람들의 욕심때문에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살곳을 잃은 동물들을 모아서 파티를 연다.  

한솔이는 이 책에 포함된 부록을 이용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아직 한글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는 한솔이지만 자기 생각을 곧잘 글로 표현하는 아이다. 그래서 일체 내가 관여하지 않고 이야기를 만들도록 놔두었더니 이런 그림책이 만들어졌다. 

 

배경을 붉은 계통으로 그리더니 낙엽을 그려넣었다. 가을이라고 했다. 

 

비록 바로 뒷페이지에서는 가을은 의미없어졌지만 ^^ 

"여우를 만났어요. 꼬마곰은 마술연필로 하트를 그려서 사랑하는 마음이 되게 했어요." 

 

"여우가 작꾸(^^) 따라왔어요. 그래서 꼬마곰이 마술연필로 닭을 그렸어요. 그러자 여우가 따라오지 않았어요." 

 

"꼬마곰이 사자를 만났어요. 사자가 말했어요. 꼬마곰아 먹이 좀 그려줘. 그러자 꼬마곰은 고깃덩이를 그렸어요. 사자는 거기 향해 가고 꼬마곰은 판다가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보았어요." 

 

"꼬마곰은 판다에게 선물을 주었어요. 꼬마곰은 노래하고 춤추는 동물을 좋아하는 산타곰이 되었어요. 발레하는 토끼에게 예쁜 하트 머리핀을 그려주었어요." 

 

"꼬마곰은 모두 초대해서 파티를 열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소리쳤어요. 동물친구들 모여라. 그래서 모두 모여서 노래하며 춤을 췄어요." 

우리는 누구나 다르다.

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오늘 한솔이와 김해에 갔다가 우연히 애왕동물샵이 늘어서있는 길을 지나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지만, 한솔이 외할머니와 이모는 강아지를 키운다. 강아지를 귀여워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강아지를 키우고싶어하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오늘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떼를 쓴다.

 

아, 물론 이 책은 강아지에 대한 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사람들과 종이 구분되는 강아지나 다른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그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그들과 감정을 공유한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들 , 예를 들어 인종이나 언어, 외모가 나와는 조금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주인공 아이가 사는 아파트에 강아지가 이사를 오고, 코끼리가 이사를 오고, 악어가 이사를 온다. 그들은 이 아파트에 사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보인다. 그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거나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본다.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존재의 등장에 스스로 막을 치고 벽을 쌓는다. 그럼에도 아이는 그들이 그렇게 나쁜 존재도, 해를 끼치는 존재도 아님을 안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경계하고 선을 그어놓는 장면을 여러번 목격하면서 아이도 새로 이사온 존재들에 대해 약간 꺼림칙함을 느낀다.

 

아이의 눈으로 본 새 이웃은 그저 이웃이었을 뿐인데, 어른들(혹은 기성세대)의 눈에 비친 그들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다. 결국 아이의 부모는 이사를 가는데, 그들을 묘사한 그림을 보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이고, 아이의 부모도 당연히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아이의 부모가 새 이웃들처럼 동물(기린!!)이었다는 사실에 웃고 말았다. 결국은 나도 너도 똑같은 존재이고, 생김새가 조금 달랐을 뿐인 것이다.

 

내가 마음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일 때는 멋진 이웃이지만 내 마음을 닫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 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결국 기린부부처럼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남과 다름을 알아가는 6살짜리 한솔이에게 '다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것 같다.

동물 그리기를 도와주는 책

난 동물을 잘 그려요 ㅣ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1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개인적으로 나는 어떤 사물을 그릴 때 어떤 방법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이 그림이니까. 그런데, 아이가 만약 뭔가를 그리려고 하는데 시작을 두려워하거나 자신의 의지대로 표현할 수 없어서 힘들어할 때 어느 정도의 도움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보게 된 책은 '난 동물을 잘 그려요'라는 동물그림 그리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한솔이는 한솔이 나름의 동물을 표현하곤 했다. 가끔 블로그에 한솔이가 그린 동물 그림을 자랑스레 올려놓기도 했다. 적어도 나는 한솔이가 자신이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만드는데 특별한 어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얻은 상태였다.

 

그런데, 얼마전에, 한솔이가 공주를 잘 그리게 해준다는 그리기도구를 무척이나 갖고 싶어한 적이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또래 여자아이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바로 그것. 한솔이도 산타할아버지에게서 그것을 선물받았는데, 의외로 따라 그리기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었다. 분명, 한솔이가 '공주'에 대해 관심이 증폭하는 상태였지만 공주풍으로 키우지 않는 엄마때문에 친구들처럼 제대로 공주를 그려본 적이 없는 한솔이에게 '공주'는 절대 혼자서는 시도할 수 없는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도구의 도움으로 공주를 몇 번 그려보더니 혼자서도 다양한 형태의 공주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동물을 잘 그리지 못하거나, 그리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도 추천할만하다. 한솔이는 동물을 자기만의 느낌으로 잘 표현하는 아이지만 이 책을 보면서 몇 번 따라그려보고는 그것도 꽤 좋아했다. 자기 생각과는 다른 방법으로 그린 그림을 보면서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잘 사용하면 좋은 것이고 잘못 사용하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한솔이가 따르 그림 사자. 그동안 한솔이가 그렸던 사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코를 어떻게 그리는가 하는 점이다. 동물읠 코를 그리면서 사람의 코르르 그려놓곤 하던 한솔이가 동물의 코를 그리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우리집 방 벽에는 한솔이가 3살 때 그린 고양이 그림이 있다. 우리 동네에 길고양이들이 워낙 많다보니 관찰할 기회도 많았고, 자주 보는 것이다보니 제법 빨리 그렸던 대상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서 그린 그림을 보면 오히려 3살때 그린 고양이가 더 사실적이다.

 

자신이 자주 관찰하고 잘 알고 있는 것은 어떤 도움보다도 좋은 길잡이가 되는 것 같다.




 

아래 고양이는 쥐를 잡으려고 준비중인 고양이란다.



 

개구리 그림에는 울퉁불퉁한 개구리의 피부가 하트로 표현되어 있다. 책을 보고 그렸지만 자기만의 생각을 담은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과연 백과라 할 만하다.

<폴리스맨 학교로 출동/한권으로 보는 그림문화재 백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문화재 백과 ㅣ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0년 10월

역사를 보는 방법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인물이나 사건, 사고를 통해, 혹은 그 시대가 남긴 유물과 유적을 통해 알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유물과 유적을 통해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인물이나 사건 사고에 대한 평가가 시대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다르게 기록되기도 하므로 지금의 우리 기준으로 다시 평가하는 역사도 재미나지만, 객관적으로 남겨진 유물이나 유적으로 보면서 그 시대를 상상해보는 것도 기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우리집 아이는 어리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데리고 다녀서이기도 하지만, 가기 전이나 후에 그와 관련된 자료를 보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본 것을 되짚어보는 활동을 함으로써 더욱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예전에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이 나왔을 때 그 책을 읽고 어떤 지역을 찾았을 때 확실히 다르게 여겨지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었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 전에 찾아보고 알아본 다음에 가는 걸 즐겨했었는데, 어느날, 내가 읽은 자료나 책에 내가 지나치게 얽매여있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부터는 어떤 곳을 찾기 전에 미리 알아보기도 하지만, 갔다 온 다음에 정리하는 차원에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한다.

 

어쨌든,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책이 아닐까?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좋은 느낌을 갖고 있던 터라 이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은근히 기대가 컸었다. 선사시대의 문화재서부터 근대 문화재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이 제법 방대해서 과연 백과라 할만하다. 시대로 나누어져 있어서 역사적인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과 그림이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실물을 보아야 할 것과 자세히 구조를 살펴봐야 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백과사전의 형식을 갖고 있으므로 풍부하고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만하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두루 활용되는 때는 클릭 한번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내게 필요한 정보를 알맞은 분량으로 알기 쉽게 풀어놓은 정보를 딱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지금 초등 중, 고학년 아이들에게 딱 필요한 정보를 모아 묶어놓앗으므로 적절하게 활용이 가능할 듯하다.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인터넷 검색이나 전문서적으로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문화재를 통해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고도 했다. 삼국시대의 성이나 고분미술을 보거나, 남북국시대의 서역문화, 고려의 인쇄기록문화나 불상과 불화, 조선시대의 과학문화재, 국통방위, 풍속화, 대한제국과 근대의 건축물이나 문화재등에서 그것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시대의 특징을 잘 잡아내어 소제목으로 활용한 점이 돋보이며 설명이 구체적이고 쉬워서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주는 책이라 할 만하다.

이야깃꺼리가 풍부한 경제책~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 ㅣ 더불어 시리즈 2
배성호 지음, 김보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0월

어린이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은 언제가 좋을까? 요즘 들어 부쩍 생각하는 내용 중에 하나이다. 나는 아직 아이가 어리기때문에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우리집 아이가 나에게 용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겨우 다섯살짜리가 말이다. 며칠전에 어린이애니메이션인 '미소의 세상'에서 미소가 용돈을 받아서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사는 내용이 나왔는데, 용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녀석이 나에게 자기도 용돈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경제관념을 배우게 되는 것이 '용돈'이 아닐까싶다. '돈'이라는 것이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고, 그것을 사기 위해서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하는가를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돈'을 당연히 부모가 주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집 아이를 보면서, 이 아이가 아직은 '돈'을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그래도 '돈'이 무엇인지 이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았으면 하는 두개의 마음이 충돌하였다.

 

때마침, 초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경제'책을 읽었는데 바로 청어람주니어에서 나온 '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라는 책이다. 물론 우리집 아이에게 설명하거나 읽어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돈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닌, 돈으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이기에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행복한 경제, 모두를 위한 경제, 시장에서 배우는 경제,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정부, 지구촌 시대의 세계 경제, 희망을 만드는 경제로 나누어져 있다. 이 책은 경제를 자본주의의 논리로만 풀지 않고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전개한다. 게다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잘 알고 잇거나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고 있어서 초등학생들에게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거기에 신문기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부딪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내기에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토론을 해보아도 좋을 내용으로 가득하다.

 

어려운 경제에 관한 지식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끌어내니 지루하지도 않고, '가진 자'의 욕심보다 '나눔'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경제효과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아이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뿐만 아니라 '경제'를 자본과 개발의 논리로만 이해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경제이야기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