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나간다 - 봉받이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7
이승 지음, 고광삼 그림 / 사파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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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장이 시리즈 중 '봉받이'에 대한 책이다.

 

'봉받이'는 그 이름이 참 낯설다. 매사냥이나 매를 길들이는 것을 소재로 쓴 소설을 읽어본 적은 있는데 그때는 배경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몽골 쪽이었던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도 매를 받아 부리는 일을 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된 그림책이다.

 

매사냥은 야생 매를 받아 길들여서 꿩을 잡는 겨울철 전통 사냥법이라고 한다. 이 그림책에서는 오랫동안 함께 한 매를 산으로 돌려보내고 손자의 매를 맏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매를 받을 때 필요한 도구는 물론이고 '시치미를 떼다'할 때 '시치미'가 무엇에서 유래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시치미 뗀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매사냥에서 비롯된 말이라면 우리나라의 매사냥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는것 같다.

 

지금이야 성능좋은 기계의 힘을 빌려 모든 것을 쓸어버리지만, 예전에는 자연의 힘으로 자연을 활용하고 또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냄으로써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리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며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솔이의 눈길을 끄는 그림은 아니지만, 매사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그림인 것 같다.

 

꾼장이 시리즈를 읽다보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꾼'들의 정신은 이어받아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든 후딱후딱 만들어내고,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에만 급급하여 자연을 파괴하고, 다시 되돌려줄줄 모르는 우리들에게 그 옛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았던 어른들의 지혜, 꾼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바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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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활 - 궁장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6
선자은 지음, 홍선주 그림 / 사파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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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장이 시리즈 중 하나로 이번엔 활을 만드는 '궁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활'과 관련해서는 주몽의 이야기가 대표적이기도 한데, 이 이야기는 활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활을 만드는 사람, 활을 만드는 방법'에 초점을 둔 이야기이다. 활을 만드는 과정을 '신화'처럼 풀어놓았다. 그림이 그렇고 글이 그러하다. 고구려 벽화 속의 인물 그림을 보는 듯한 그림들도 눈길을 끈다.

 

갑자기 나타난 검은 해 때문에 땅과 하늘 사이의 모든 것이 죽어가기 시작하고 활을 쏘아 검은해를 떨어뜨리고자하는데...

 

세상을 구할 활을 만들기 위해 두봉이와 장이는 활의 재료를 찾아나선다. 활은 무엇으로 만들까? 두봉이와 장이를 따라가다보면 활의 재료를 만나게 되는데 활채를 만드는 대나무, 손잡이는 참나무, 고자는 뽕나무, 활시위는 누에가 만든 명주실, 부레로 만든 풀, 활을 단단하게 감쌀 물소의 뿔과 힘줄을 구해서 돌아온 두봉이와 장이. 그런데 이 둘은 그 재료를 다루는 태도는 물론 그 재료로 활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과 정성을 들인 활은 검은 해를 떨어뜨리게 되고 세상은 다시 평화롭게 된다.

 

하나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활의 재료를 구하고 활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재료를 다루고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장인의 태도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끝부분에는 궁장과 활에 대한 정보(재료와 만드는 과정)를 싣고 있어서 정리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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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윌리 웅진 세계그림책 25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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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래전에 한솔이가 보앗던 책이다. 그때는 윌리가 그린 그림을 재미있게 보고 넘겼는데, 이번에는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한 후에 이 그림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최근에 명화엽서책을 볼 일이 있어서 보았는데, 한솔이가 내가 읽는 책 표지에 있던 그림을 기억해내거나, 어떤 그림책에서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이 책을 다시 보여주어야겟다고 생각했다.

 

예전엔 빌려서 읽었기때문에 책이 집에 없어서 얼마전에 구입해두었는데, 이번에 요긴하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한솔이가 전시회에 가서 본 그림들(특히 요즘 많이 하는 매직아트니, 트릭아트니 하는 것들)과 이야기책에서 본 것, 명화엽서책에서 본 것,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본 것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 이 책을 보았다.

 

그림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보는 이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물론 미술평론가의 입을 빌어 정보로 유통되기도 하지만 개인의 경험에 의해서 새롭게 각인되는 그림도 있다. 앤서니브라운이 그린 그림은 기존의 그림을 재해석하여 그렸다. 그래서 모티브는 거장들의 작품이지만 이 그림책 속의 그림에는 앤서니브라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화가들이 그림 속에 수많은 이야기를 숨겨놓듯 앤서니브라운도 이 그림들 속에 이야기를 그려넣었다. 그걸 읽어내는것은 이 그림책을 보는 또다른 재미이다. 한솔이가 어렸을 때(두, 세살 때) 이 책을 보고 명화들을 직접 찾아보았다면 6살인 지금은 명화를 본 다음 이 그림책을 보며 또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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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8-10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이는 이런 책도 좋아하나요? 태은이는 새로운 책은 잘 안볼려해서 걱정이에요

하양물감 2011-08-10 18:09   좋아요 0 | URL
한솔이는 특별히 가리는 책은 없어요. 초등학생들이 보는 책도 좋아하고요. 새로운 것일수록 더 좋아하는 경향이 (--) 그래서 새책이 오면 엄청 즐거워하죠...ㅋㅋㅋ
 
우리는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125
앤서니 브라운 지음,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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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책을 워낙 좋아하니까, 한솔이는 이 책도 즐겁게 읽었다. 유치원에 다니면서부터는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듯하다. 가끔은 '친구인데 왜 그렇게 해? 친구는 그렇게 하면 안되잖아'라고 말하는 걸 보면, 한솔이에게 '친구'란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가 싶다.

 

책 표지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한솔아 이 책은 '우리는 친구'라는 제목인데, 누구랑 누가 친구일까? 한솔이는 그림에 나온 고양이와 고릴라가 친구라고 말한다. 한솔이에게는 작은 고양이와 큰 고릴라가 서로 친구라는 사실이 낯설지 않다. 그것은 그림책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도저히 친구일 수 없을 것 같은 대상들(물론 어른의 시각에서)이 친구가 되어 서로 어울려놀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사자와 토끼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들의 책이나 그림에서는 당연히 같이 어울리는 친구로 표현한다. 물론 이 아이들도 자라면 그게 가능하지 않겠다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바뀌겠지만, 뭐 또 그렇다고 꼭 친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앤서니브라운의 그림에서는 늘 구석구석 숨어있는 것들을 살펴보게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 사람들과 손짓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고릴라는 부족한 것 없이 살고 있었지만 친구가 없어서 슬퍼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릴라에게 '예쁜이'라는 고양이를 주었다. 고릴라와 고양이는 서로 친구가 될 수 잇을까?

 

무엇이든 함께 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던 고릴라와 고양이. 이 둘의 모습은 아이들의 모습처럼 천진난만하다. 한솔이가 친구들과 놀 때처럼 그들도 친구가 되어 놀았다. 그러던 어느날 고릴라는 영화를 보다가 화가 나 텔레비전을 부수었다. 그 영화는 '킹콩'. 사람들은 고릴라가 난폭해졌다고 생각하고 고양이를 함께 두었다간 큰일날거라 생각했는지 데려갈려고 한다. 그때 고양이는 고릴라를 위해 손짓말을 전해준다.

 

아이들의 관계든 어른의 관계든, 그들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때가 많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거나, 결혼을 하면 그들을 향한 입방아는 쉴새없이 찧어진다. 당사자들과는 상관없이. 고릴라와 고양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그렇다. 고릴라가 왜 텔레비전을 부수었는지, 그게 고양이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한 다각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눈앞의 상황에서 자신들의 잣대를 들이댄다.

 

살면서, 이렇게 관계를 차단당하거나 단절된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럴 때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는지? 고양이는 고릴라가 왜 텔레비전을 부수었는지 안다. 그러니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으리란 것도 안다. 친구의 마음을 헤아렸기 때문이다.

 

한솔아, 너도 친구의 입장을 여러 번 생각해보기 바래. 친구란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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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안 되겠어요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이상희 글, 노인경 그림 / 상상스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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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여러가지 안전교육을 하고 있어서인지, 엄마보다 더 잘 아는 한솔이.

그래도 한번 짚어주자 싶어서 이 그림책을 같이 읽어보았다.

또래 친구들과 같이 앉혀두고 읽었더니, 자기들끼리도 꽤나 할말이 많은 듯.

이것저것 잘 알고 잇음에도 막상 현실이 되면 어떻게 할까?

아이의 의사가 분명하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도 불안한 것도 사실이니까.

 

이 그림책은 보라별에 사는 꼬마 짬콩이들이 쫌쫌이들에게 붙들려갔다가 다시 엄마아빠 품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당나귀 만드는 쫌쫌이들? 그게 뭐예요? 묻는 아이들에게 피노키오에 나오는 그 당나귀 이야기를 잠시 해주니 쫌쫌이들을 따라가면 안되겠다고 말한다. 그럼 짬콩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도와달라는 아주머니를 부축해주다가 잡혀가고, 햄스터를 찾게 도와달라는 할아버지에게 잡혀가고, 고양이를 보여준다는 낯선 언니에게 잡혀가고, 강아지를 붙잡아달라는 아저씨한테 잡혀가고, 그렇게 어의없이 잡혀가고 한콩이만 남아버렸다.

 

아이들이 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이야기들로 꼬여낸다. 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됀다고 말하지만, 요즘은 잘 아는 사람도 위험한 시대가 아니던가?

 

이 책을 보니 너희들은 어때? 물으니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럴 때 너희들은 뭐라고 말할거니? 했더니, 싫어요, 안돼요, 한다. 이 책에서는 "그건 안되겠어요"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아이들이 잘 쓰는 말이 안닌듯하여 조금 곤란했다.

 

유치원에서는 '싫어요, 안돼요'라고 가르친 듯 하다. 어쩌면 이게 더 현실적인 말일 수 있겠다.

 

생각해보면,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순수한 의도로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럴때도 아이들은 '싫어요, 안돼요'할 것이고 그러면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어서'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만에 하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이렇게 말해야한다고 시키지 않을수도 없다. 그러니 요즘은 어른들도 오해받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말해서도 안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고 하던 말을, 요즘은 아는 사람이라도 엄마 아빠가 너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면 꼭 확인을 하라고 하는데, 그러려면 휴대전화를 사줘야하나? 요것도 고민되는 일이다. 사실 세상이 험악해지니 스스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게 되는데 늘 고민스럽다.

 

6살인 한솔이는, 엄마와 한솔이가 잘 아는 이모를 예를 들어서 이야기하니 금세 따라간다고 말한다. 그럴 땐 엄마한테 전화해서 꼭 확인해달라고 하라고 말해주었다. 올바른 의사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책이긴 하지만,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어쩌랴, 세상이, 사람이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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