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별 일파만파 해법 수학 1-1 세트 - 전5권 - 수학 1~2학년군 1 일파만파 해법수학
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학습지)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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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입학 전에 보았던 수학스토리텔링을 계속 보고 있다가, 이제서야 단원별 일파만파 해법수학을 펼쳐보았다. 학교에서 아직 수학수업을 시작하지 않은데다가(이틀 쯤 전에 수학교과서를 처음 배웠단다) 학교에 적응하느라 몸이 늘 긴장상태인 아이를 생각해서 이건 좀 있다 해야지 했더랬다.

 

이제 다음주면 4월이고, 본격적으로 학과공부가 시작되는 달이니 살펴봐야할 것 같았다. 일단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오로지 내 주관적인 것이며, 다른 책과 비교를 한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처음엔 제법 두꺼운 책을 보고 깜짝 놀랐다. 두께가 3센티는 족히 될 것같은데, 이렇게 무거운 책을 아이가 봐야한단말야? 책 두께에 질리겠는걸, 뭔 1학년이 이렇게 많이 배워야 해? 등등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단원별로 분권해서 사용할 수 있는 책이라는 설명이 있다. 아하! 그래서 단원별 일파만파 구나!


 

요렇게 분권을 하고 보니 두께에서 느껴지던 부담이 확 줄어들었다. 분권을 하면 저렇게 5권의 단원으로 나누어지고, 거기에 카드놀이북 한권이 더해진다.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가장 크게 걱정을 한 부분이 바로 수학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집 아이는 언어적 감각이 다른 아이들보다 빠르게 트인 편이라 한글이나 국어, 글쓰기, 영어, 한자 등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이 없고, 또 아이 자신이 거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배우고자 하는 면이 강하다.

 

그런데 수학영역은 쉽사리 친해질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었다. 유아수학책을 볼 때는 쉽게 따라오긴 하였지만, 학교수학은 좀 걱정이 되는 면이 있었다. 게다가 올해부터 전면 개정된 책으로 배운다니 정보도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천재교육의 수학책들은 내게 많은 도움도 주었고,한편으로는 안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단원별 일파만파 해법수학은 "일단원씩 파헤치고 만화로 파고드는"이라는 뜻이란다. 그래서인지 만화가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만화가 많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인데... 아이 입장에서는 그것 또한 하나의 학습방법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ㅠ.ㅠ) 내 개인적인 생각이 시대의 흐름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 에고.


 

만화로 먼저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교과서 개념도 알아본다. 간단한 퀴즈도 있어서 관심을 유도한다. 나는 예습보다는 복습 위주로 책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는 페이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나는 이 수학책이 수학문제집의 형식을 띄고 있으니 당연히 예습보다는 복습용이라 생각하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도 집중 문제 연습을 통해 기본 연습, 실력연습, 문장제 연습, 실전문제, 마무리평가를 통해 반복하여 문제연습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니 예습보다는 복습에 탁월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무리평가까지 하고 나면, 코믹특강을 통해 다시 한번 전체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단원 성취도 평가를 통해 배운 것을 마무리하면 된다.


 

일파만파 해법수학에서 내가 참 좋다고 생각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잘 틀리는 문제 34선! 학교시험 집중연습이라는 말이 너무 노골적이긴 하지만, '잘 틀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게 해 놓은 것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아이마다 달라서 잘 틀리는 문제도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활용하던 오답노트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 않나 싶다.


 

조금 더 심화된 내용을 원한다면 창의사고력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 한 권의 책으로 기초단계에서 심화과정까지 담다보니 조금 집중도가 떨어지는 느낌은 있다. 그래도 엄마들의 마음이야 요런 문제까지는 한번 건드려주는 것이 좋겠다 싶지 않을까? 어쨌든 창의사고력 문제를 따로 한권의 책을 사지 않고 간단하게나마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은 좋다.


 

5개의 단원 책과는 별개로 카드놀이북이 한권 있다. 문장제의 달인이 되자라는 큰 글자로 목표가 보여진다. 결국은 스토리텔링수학에서는 문장제 문제가 크게 좌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놀이와 학습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카드를 가지고 노는 방법은 실제로 아이들이 많이 접해본 놀이 중의 하나이다. 보드게임 중에도 이런 류의 게임이 제법 되고, 어렸을 때 이것저것 접해본 아이라면 결코 낯설지 않은 방법이다. 어쨌든 머리도 식히면서 공부도 하는 놀이북까지!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에게 부담없는 학습서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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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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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그림책을 읽다보면, 아이보다 내가 더 감상에 젖을 때가 많다. 이 그림책이 그러하다.

 

제목만으로도 하나의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그림책은 한장 두장 넘기면서 내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었다. '눈'이라는 매개체가 사실은 나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존재여서 - 지리상으로도 눈이 잘 내리지 않지만, 한번 내리면 감상보다는 눈을 치우지 않으면 이동이 어려운 우리 동네 여건과 같은 현실 앞에서 감상에 젖고 싶지않은 - 그다지 커다란 감흥을 못느끼기 때문에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림책 속 눈 내일 마을은 교통대란과 같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눈이 많은 나라에서는 그저 비가 내리는 것과 같은 일상일 수 있기에 이런 느낌의 글과 그림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거기에 어른의 눈으로 바라본 '눈'과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눈'은 역시 차이를 보인다. 한솔이는 흩날리는 눈송이에도 흥분을 하지만 엄마인 나는 그렇지 못하니까.

 

그림책을 펼쳐보는 중에, 아 정말 이렇게 소복하게 눈이 쌓인 마을 어귀 숲길에서 눈 속을 걸어가는 노인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 눈 속에서도 여러 생명이 살아간다. 시가 주는 고즈넉한 저녁 풍경과 그림 속에서 펼쳐지는 자연과 더불어가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고보니 이 그림책은 시와 그림이 각기 다른 두가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듯하다. 시를 읽으며 그림책을 넘길 때와, 그림만을 보며 넘길 때 나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준 눈내린 자연 속에서 먹을 것을 찾아 눈 속을 뒤져야 하는 동물들의 삶을 어루만져 주는 인간의 모습을 본다. 이 두가지가 묘하게 오버랩되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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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미니 세트 - 전15권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 미니
장영준 지음, 어필 프로젝트 구성.그림 / 사회평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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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램그램영문법 원정대가 괜찮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실제로 한솔이에게 보여줄 일은 없었다. 아직 영어를 그다지 많이 접하지도 않았고, 잘하지도 않는데, 영어노래도 아니고 무려!! '영문법'이라니 당연히 손이 가지 않은 것. 게다가 개인적으로 워낙 학습만화에 대해 약간의 부정적인 생각이 있다보니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작년에 - 그러니까 한솔이가 7살때 - 도서관에서 그리스로마신화를 학습만화로 본 다음 부쩍 학습만화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그리스로마신화는 학습만화로 관심을 가진 다음 글밥책으로 유도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그램그램영문법원정대는 반대의 경우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부쩍 영어에 관심이 많아진 한솔이가 파닉스 단계를 끝내고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영문법이라 어렵지 않을까? 본문 중에 나오는 영어 단어나 문장은 읽고 지나가는 걸까? 그냥 흘려 읽는걸까? 재미는 있을까? 등등 온갖 궁금증을 갖게 하더니 1권을 다 읽은 한솔이의 반응은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누워서 보지 말라고 그렇게 했건만 --;;

 

학습만화니 당연히 재미는 있겠지? 그러면 그 안에 있는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정보는 제대로 읽기는 읽은걸까? 묻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꾸욱 참았다. 한솔이가 쉬지않고 15권을 다 읽은 다음, 슬쩍 물어보았다. "너, 그 안에 나오는 영어단어나 문장도 읽은거야?" 그러자 "응, 읽었어. 그런데 울랄라 여왕의 미션은 어려우니까 안읽었어."란다. 그럼 그렇지. 어쨌든 본문 중의 문장을 읽었다니 그것으로 네 수준에선 됐다고 생각하며, 잘했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또 1권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이다. 음 두번째 읽어도 재미있다나? 그리고 며칠 전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한솔이가 심심하다며 이 책을 가져와 달라고 하여 들고 갔다. 아, 이럴 때 미니세트의 유용함이란~!! 15권이나 되지만 가벼운데다가 크기도 작아서 병실에 두고 읽기에도 딱 좋았다는 것.

 



 

4일간 입원해있으면서 세번째 완독. 시간 보내기에 이만큼 좋은 책도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아직 어린 터라 병원에 누워있는 시간이 지루했을텐데도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는.

 

퇴원해서 집에 돌아온 한솔이가 이 책을 다시 읽는다. 3번이나 읽었는데 또 읽어? 했더니, "엄마, 재미있거등, 그리고 이제는 울랄라 여왕의 미션도 할거야. 미션도 재미있네"이런다. 어? 울랄라 여왕의 미션이 재미있다고? 나는, 한솔이가 만화의 재미만 느끼고 실제로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르는 게 아닐까? 라는 우려를 하였는데, 세번쯤 읽고나니 울랄라여왕의 미션 - 영문법 -을 해야 겠다고 말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어려울텐데? 그래도 혼자서 척척 잘 풀어나간다.

 

학습만화에 대한 나의 편견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는 순간이었다고 할까? 어쨌든, 한솔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을 학습만화인 그램그램영문법 원정대를 통해 정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8살짜리 아이의 정리라 하면 딱 그 수준이지만). 그리고 미니세트는 가격도 저렴하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다만 글자가 너무 작아 어린 아이가 보기에는 조금 힘들 수 있다.

 

한솔이의 성화에 못이겨 그램그램 영단어 원정대와, 그램그램영문법 원정대의 16~18권까지 구입하였다. 책이 도착할 날만 기다리고 있는 한솔이. 이제 내일이면 초등학생이 되는 한솔이에게 멋진 선물을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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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3-0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솔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군요. 축하드립니다^^
한솔이 아팠어요? 이런. 지금은 괜찮지요?

하양물감 2013-03-03 22:05   좋아요 0 | URL
네. 내일이 입학식이에요. 장염으로 졸업식날 입원해서 생애 첫 졸업식을 못했네요. ㅎㅎ
지금은 다 나았어요. 완전 쌩쌩....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 한눈에 펼쳐보는 그림책
이광표 지음, 이혁 그림 / 진선아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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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떻게보면 참 쉽고 어떻게 보면 참 어려운 것 같다. 역사 속에는 시회, 경제, 문화, 정치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떨 때는 인물 위주로 살펴보기도 하고, 어떨 때는 커다란 사건 위주로 살펴보기도 한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문화재를 통해 역사를 알아가는 책이다.

 

일단, 문화재연표다보니 시대별로 특색이 있거나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러한 문화재가 나온 시대를 개괄해서 보여주고 있다. 나는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자주 찾는 편이다. 사는 곳이 부산이다보니 주로 가는 곳이 경주국립박물관과 김해국립박물관이다. 그래서일까? 삼국 중에서는 신라, 그리고 가야의 문화를 많이 접하게 된다. 이 책을 보다보니 선사시대와 삼국시대까지는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문화재를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직접 보지 못했던 다른 시대의 유물들에 대한 것들이다.

 

확실히 눈으로 본 다음 책으로 정리하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이다. 전혀 어렵게 다가오지 않고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집 아이에게는 다른 지역의 문화재들(다른 시대의 문화재들)을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이 책은, 문화재를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읽는 것보다 어느 정도 문화재와 시대의 관계를 알고 있는 아이들이 정리하면서 읽기에 좋다. 무엇이든 익숙한 것이 낯선 것보다 습득이 빠른 것. 그동안 인물과 사건 중심의 역사를 살펴보았다면 문화재를 통한 역사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겁지 않으면서 전체를 볼 수 있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근대 이후의 문화재들이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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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2-2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5학년 5반 아이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31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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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초등학생이 된다. 다음달이면.

 

지금까지 초등학생을 다룬 이야기를 읽을 땐 느끼지 못했던 생각과 이야기들이 점점 가깝게 느껴지고 나의 초등학생시절이 떠오르는 걸 보면, 아이를 따라 엄마의 세계가 재편되는 것 같다. 물론 나는 내 삶을 아이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관심사가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문득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이 아는 나는 '일탈'이 없는 아이다. 그리고 소소한 문젯거리조차 없이 무난하게 살아온. 그런데 알고보면 나도 제법 문제가 많았던 아이였다. 그걸 교묘하게 숨기고 살아왔고 어렸더라도 처세라는 것도 제법 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일까?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글을 읽으면서 완전 딴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지 않는 것은 말이다.

 

아이들의 왕따문제나, 폭력문제 등이 불거질 때, 성적정체감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예전엔 이런 일이 없었어"라고 말한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우리때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했다. 다만 차이라면, 지금처럼 모든 정보와 소식이 순식간에 퍼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세계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아이들의 삶과 세계를 좀 더 유심히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겠노라고.

 

여기 5학년 5반 아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아, 5반이라... 요즘 내 주변의 학교들은 거의가 2~3반인데, 이 학교는 5반이니 제법 많은 아이들이 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7명의 아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구성이다. (그런 점에서 참신함을 느낄 수는 없다. 아쉽군) 결국 '나'는 나로서도 존재하지만 '우리'를 벗어날 수 없나보다.

 

천재와 수정이, 준석이, 장미, 태경이, 미래, 한영이는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다. 천재는 이름은 천재지만 공부는 못하는 천재, 천재는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에게 요리솜씨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연히 자기에게는 요리를 잘하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친구들로부터 인정도 받는다. 천재의 청소년기가 궁금해지는 건 이 아이가 어떻게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나가는가 하는 모습이 알고 싶기 때문이다. 더불어 학습이 아닌 다른 분야의 우수성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잘 하는 것이 하나쯤은 있다.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어 진정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가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자신에게 달려있다. 나는 천재가 살아가는 청소년기를 꼭 다시 보고싶다.

 

수정이는 아토피가 있어서 음식을 가려먹어야하는 여자아이이다. 내가 아는 아이들 중에도 그런 아이가 많다. 문제는 세상에는 아토피를 덧나게 하는 수많은 음식들이 있고, 그것들을 늘 섭취하는 친구들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음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음식'은 이제 생존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세상에서 남들 다 먹는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하는 수정이의 삶도 편치는 못할것같다. 음식의 유혹은 먹고싶다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무리에 속해들어가는 데서도 많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수정이의 이야기에는 준석이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요즘 아이들은 반장(회장)이 되는 햄버그 정도는 기본으로 돌려야하나보다. 어쨌든 준석이는 그 햄버그로 인해 공란해지고 수정이도 그 햄버그때문에 힘들어진다. 그래도 수정이가 아토피때문에 위축되고 힘들어하다가 햄버그를 계기로 (그리고 준석이라는 존재가 있음으로써) 자신에게 당당해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준석이는 수정이의 이야기에 등장한다. 늘 당당하고 멋진 준석이가 왜 햄버그때문에 힘들어했는지를 준석이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디에 살고 있느냐하는 것(그들 부모의 재력)이 그들을 많이 좌우한다. 언젠가 텔레비전 모 방송에서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도 불쌍하지만, 있다가 없는 사람은 더 불쌍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준석이가 그런 아이다. 100%공감은 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는 경제적 어려움 외에 상실감이라는 것이 함께 하니 그 설움이 더 크게 느껴질 법도 하다. 준석이가 친구들을 통해 자신의 상실감을 회복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준석이가 이사간 앞집에 사는 장미. 장미는 요즘 아이들이 싫어한다는 뚱뚱한 아이다. 그래도 행동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당당하고 즐겁다. 장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나의 모습을 기억해냈다. 나는 어렸을 때 별명이 돼지였다. 지금도 그 별명이 딱 어울리는 체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웃는 아이였다. 외모는 나에게 중요한 것이 어니었고, 놀리는 아이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결점이었다. 장미도 그렇다. 장미는 엄마의 격려와 자기자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인해 외모콤플렉스는 느끼지 않는 아이이다. 자신이 꼭 하고싶은 일에 대해서는 열정을 갖고 노력하는 아이이다. 주변에 이런 건강한 아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긍정의 에너지는 자기자신은 물론 주변사람까지도 행복하게 만든다.

 

태경이는 어른들의 눈으로 보자면 엇나간 녀석이다. 그런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태경이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예전에 내 친구중에 한 녀석도 태경이같은 아이였다. 속은 그렇지 않은데, 잘 보듬어주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냥 평범한 친구인데 그가 표출하는 모습은 그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속을 보기 전에 겉을 본다.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왜 그런 모습을 보이는지 그 속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이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지,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을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그의 속을 본 다음에야 가능하다. 더군다나 태경이는 이제 겨우 5학년아닌가?

 

미래는 얼음공주하는 별명이 가진 아이다. 공부는 잘하지만 늘 공부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엄마의 기대에 맞춰 살다보니 자기자신이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하는지 목표가 생기지도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엄마의 요구에 따르다보니 힘들기만하다. 그런 미래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아이가 있었으니 그는 태경이다. 미래와 태경이, 전혀 다를 것같은 아이에게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건, 미래 자신은 절대 할 수 없을 것같은 일을 태경이가 하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미래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는 부모가 귀담아 들어야할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끝은 한영이다. 제일 첫머리에 나왔던 천재의 이야기에서 한영이가 등장했었다. 한영이는 주의력이 산만하여 약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아이이다. 그런 한영이도 가족으로부터의 지지와 격려, 그리고 친구(천재)의 믿음과 격려로 성장한다.

 

우리는 수많은 아이들을 본다. 5학년 5반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 보여준다. 그런데 그 '문제;'란 무엇인가? 바로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문제이다. 믿어주고, 격려해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다면 사라져버릴 것들이다.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어른인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게 된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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