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9 -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으로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9
금현진 지음, 이우일 그림, 배민재 정보글, 조고은 지도, 최병택 외 감수 / 사회평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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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은 한국사 책이라면 이제는 당연히 용선생의 시끌벅벅 한국사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역사책도 흥미와 관심을 고려하여 문화유물이나 사건, 인물로 특화된 내용을 소재로 한 것이 있고, 이 책처럼 전체를 처음부터 시간 순서대로 훑어주는 책이 있다. 나는 이 두가지를 적절하게 읽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 용선생 시리즈는 1권부터 이번에 새로 나온 9권까지 한국의 역사를 시간순서대로 훑어볼 수 있었다.

 

 

 

보통 역사책을 읽다보면 근대사까지 넘어오지 못하고 다른 책을 읽거나 포기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근대사를 읽을 수 있었다. 광복이후 계속 터져나오는 일본의 망언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그러들 줄 모른다. 최근에 또다시 문제가 되고 있는 바, 왜 그러한 말들이 망언일 수 밖에 없는지, 일본은 그 당시 어떤 일을 했는지 우리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용선생시리즈의 장점이라면, 재미와 지식을 둘다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렵지 않게 풀어놓은 근대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대한제국의 멸망을 하나의 선 위에 그려놓은 도표는 한눈에 시간순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해 준다.

 

 

그런가하면 조선총독부 청사의 건립과 철거 사진을 보니 예전에 철거되던 당시의 일이 떠오른다. 근대문물의 보존과 역사적 교육가치, 그리고 상징성 때문에 철거냐 보존이냐를 두고 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쨌든 조선총독부건물은 철거되었다. 근대는 아무래도 현대와 이어지는 이야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근대를 더 잘 알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얼마전에 대마도에 가볼까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부산에서 가깝기도 하거니와 3만9천원이면 왕복차비가 해결되니 매력적인 해외(?)이다. 거기에 덕혜옹주와 관련된 유적들이 대마도에 있으니 그걸 한번 보는 것도 좋겠다싶었다. 덕혜옹주에 대한 소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일까? 덕혜옹주는 낯설지 않다. 다만, 역사 속에서 만나는 덕혜옹주를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일본이 조선에 건설한 철도망들을 보라. 이것만 본다면, 이것을 왜 건설했는지를 모른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개한 조선에 기간산업을 부흥시켜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들에게 아무 이익이 되지 않는 철도건설을 저렇게까지 열심히 했을까? 그들에게는 대륙으로 나갈 길이 필요했고, 조선의 곡물을 일본으로 가져갈 길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 역사 속에 등장했던 많은 것들이 현대까지도 이어지는 것이 많다. 그 중에서 일제 강점기 동안 들어온 것이 정말 많다. 강제로 들어온 것이어서 자연소멸한 것도 있지만, 강제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없어지지 않고 반복되는 것들도 있다. 좋은 것도 있지만, 청산해야 할 것이 더 많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대를 대표하는 모던걸과 모던보이. 이들의 등장은 조선복식사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저런 복장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극소수였겠지만, 그랬기에 그들에게는 자랑꺼리가 아니었을까?

 

 

 


수요시위, 평화비 등은 현대에 행해지고 있는 일들이다. 국가가 조직적으로 행했던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고, 망언들을 일삼는 일본정부를 향해 우리 할머니들과 손자 손녀들의 외침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그 시절을 증언해주실 많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셨지만 언젠가는 그분들의 명예를 회복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근대사를 읽는데에는 무조건적인 받아들임보다는 여전히 비판의 눈으로 바라보아야할 것이 많다. 그 만큼 함께 이야기 나눌 꺼리가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용선생의 신나는 역사수업을 즐겁게 동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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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을에 놀러 갈래?
윤승일 지음, 김지나 그림 / 고즈넉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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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보면, 창작동화나 유명한 명작들을 찾아읽히게 된다. 그러다보면 우리 전래동화는 우선순위에서 벗어나기 마련. 그러나 전래동화가 그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구전으로 전달되고 읽히고 또 전승되는 이유는 우리가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 땅의 이야기이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가치관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집 아이는 지금 8살, 초등학교 1학년이다. 전래동화를 읽으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고,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상징이 주는 의미도 조금씩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전래동화를 찾는 손길이 분주해졌다. 전래동화전집이 있어서 하루에도 몇 권씩 꺼내 읽어본다. 그런데도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은 전설을 담은 책이다. 전래동화라 하면 민담도 있고, 설화도 있고 전설도 있는데, 전설의 특징이 뭔가? 바로 그 이야기의 증거물이 남아있다는 것. 이 책은 전설과 전설 속 장소나 증거물이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한다. 체험학습이 특별한 일이 아닌 요즘 다양한 경로로 체험학습을 떠나곤 하는데, 전설따라 우리 땅을 밟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싶다.

 

우선 이 책에서는 10군데의 마을이 나온다. 전설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데 재미난 동화로 각색되었고, 전설의 증거물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그것뿐만 아니라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하고 놀면 좋을지도 알려주고, 관련있는 우리 민속도 알려준다. 이곳에 찾아가는 방법과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도 있고, 간단하지만 주변 볼거리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소개하고 있는 농촌마을이 중부지방보다는 남부지방에 많이 할애되었다는 점이다.

 

체험학습 관련 정보들은 넘쳐나지만, 아랫지방에서 중부지방까지 가기가 버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들이 많이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아쉬운 점은 체험할 수 있는 곳의 연락처가 전화번호만 있다는 점이다. 즉 홈페이지나 가볍게는 블로그라도 운영하고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기 좋지 않을까한다.

 

책이라는 특성상 이야기의 재미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전설들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고, 아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어서 만족스러웠다. 전라남도 순천의 용오름마을이나 향매실마을은 순천국제정원박람회장과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근처의 선암사나 송광사 등과 같은 사찰 등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경남 창녕의 우포늪에 간다면 가시연꽃 이야기를 찾아보고, 사천에 가면 호박이 왜 넝쿨째 굴러들어왔다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사천에 전해내려오는 호박이야기도 재미있었고, 호박축제에도 참가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체험학습장이 없어도, 커다란 축제가 열리지 않아도 그 마음에 가면 이야기가 있어서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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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후드티소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검은 후드티 소년 북멘토 가치동화 6
이병승 지음, 이담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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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드러나는 차별에 대해서는 우리가 쉽사리 흥분을 하고 공감을 표시하곤 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차별당하는 자와 차별을 하는 자, 당신은 그 중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늘 자신을 피해자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보면 당신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경우가 많다. 나보다 힘 센 자 앞에서는 약해지고 나보다 약한 자 앞에서는 강해지는 이상한 심리를 우리는 모두들 갖고 있는 듯하다.

 

어쨌든 책으로 돌아가 보자. 백만후디스운동을 찾아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좋은 키워드가 될 것이고 더불어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법'을 알아본다면 이 이야기를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것에 대해 모른다고 하여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이야기는 이야기로서 힘을 갖고 있고, 실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므로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나는 이야기 속에서 죽음을 맞은 '마틴'도 중요하지만,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제이'에게도 눈길을 주었으면 한다. 백만 후디 운동의 중심에 있는 마틴의 이야기가 누구나 쉽게 알아차리는 흑백차별이라면, 제이와 같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도 있다. 그렇다고 백인만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유색인종들 간에도 차별은 존재하며, 피부색 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력으로 개인을 평가하며 그들을 차별한다.

 

미국에 입양되어 유색인종으로서 살아가면서 겪는 자아정체성에 대한 혼란, 차별로 인해 자아존중감이 사라진 제이에게 마틴은 용기와 희망을 준다. 그러나 그러한 마틴도 차별이라는 엄청난 벽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단지 흑인이면서, 밤 늦은 시간에 후드티를 입고 편의점에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편의점 주인의 불안한 눈길을 받아야 했던 마틴, 그러한 마틴이 길거리를 걸어가는 모습만으로도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고 여기며 총을 쏘았던 짐머만, 그러한 짐머만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조작한 경찰, 그때의 정황을 잘 알고 있지만 진실을 말할 수 없는 목격자할머니, 그리고 받은대로 갚아주고자 했던 니콜과 이유도 모른 채 흑인을 미워하고 싫어했던 하비, 그들 모두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다. 당신은 저들 중 어디에 속할까?

 

나는 제이가 느끼는 차별과 자아정체성에 대한 불안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있는 다문화가정(특히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의 아이들을 생각했고, 마틴을 보면서 외국인근로자들을 생각했다. 그뿐일까? 이유도 없이 단지 내 아버지가, 내 할아버지가 그들을 싫어했으므로 나도 싫어한다는 하비와 그 아버지를 보면서는 정치인과 그들의 추종자들을 떠올렸으며, 짐머만의 잘못을 덮어주는 경찰을 보면서는 우리나라의 권력자들을 생각했다.

 

한권의 이야기지만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더불어, 인간이 인간을 차별할 권리 같은 것이 있을까에 대해 한번더 생각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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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5-27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잘 보았습니다.
 
마법의 나날들 높은 학년 동화 27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이미화 옮김, 조성흠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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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어린이책 중에서도 제법 장편인 소설을 읽었다. 아무래도 아이가 아직은 어리다보니 저학년용 도서를 읽게되는데, 모처럼 고학년이 읽으면 좋을 책을 읽은 것이다. 일단 첫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술술 읽힐만큼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전개를 보여주는 책이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마법이 깃들어 있어,
우리를 보호해 주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이곳저곳을 지나가야 하고
어느 곳에서도 그곳이 마치 고향인 양 얽매여서는 안 된다. (……)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신을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 헤르만 헤세, 〈생의 계단〉 가운데

헤르만 헤세의 시가 이 책의 중심 주제를 확실하게 드러내준다. 갑작스러운 이사를 하게 된 사무엘은, 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에 두려움과 불안을 느낀다. 자신의 수집품이기도 한 '딱정벌레'를 품고 있는 북부공원과 같은 장소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라는 생각도 한다.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곳을 벗어나 모든 것이 새로운 도시로 가야하는 아이의 감정이 잘 드러나있다. 거기에 사물엘의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찾기 위해 벌이는 에피소드까지 더해진다.

 

얼마전에 우리집 아이는 딱정벌레 관찰체험을 했다. 딱정벌레는 종류가 아주 많아서 우리가 딱정벌레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 예를 들면 무당벌레 같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딱정벌레를 찾아서 관찰하고 생태를 알아보기 위해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야했다. 사무엘은 늘 집 주변 공원에서 딱정벌레를 찾았다. 그렇지만 이제 도시로 이사를 하면 그것이 힘들지도 모른다. 딱정벌레를 좋아하여 수집을 하지만 절대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는 않는다. 단지 수집품으로써의 의미가 아니라 진짜 좋아하는 대상인 것이다. 그렇기에 사무엘은 딱정벌레에 과한 한 아는 것이 아주 많다. 아이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찾아하는 것의 차이 말이다. 사무엘은 딱정벌레 뿐만 아니라 고양이 밍카와 그 새끼들을 보살피는데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무엘은 새로 이사한 집, 새로 전학을 간 학교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사와 전학은 어른들의 결정에 따른 것이고 사무엘의 의지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거기에 적응하고 살아남아야하는 것은 사무엘의 일이다. 사무엘은 점차 친구들을 알아가고 우연히 만난 니키를 통해 고양이들과도 만나며, 그 고양이가 살 곳을 마련하는 가운데 동네사람들과도 알아간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날들에 마법이 깃들기 시작한 사무엘. 그러나 엄마가 자신의 자아계발을 위해 집을 나가는 일을 감행하고 어쩌면 이혼을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엄마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은 모든 것들이 제 자리로 돌아오고,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낀다. 사무엘은 새 친구와 새 환경에 완전히 적응을 하고, 엄마는 자신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으며, 아빠는 그러한 엄마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나는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넘기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매일을 똑같이 살아가는 우리에게 언젠가는 사무엘네 가족처럼 변화를 맞이할 날이 올 것이다. 변화는 두렵고 무서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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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 들으러 미술관 갈까? 큰돌고래 2
정숙영 지음, 홍지혜 그림 / 웃는돌고래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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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한솔이에게 읽어주기 위해 『옛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라는 책을 찾은 적이 있었다. 우리의 옛그림을 보면서 어린이의 눈으로 쓴 동시가 어우러져 꽤 흡족해했었다. 아이도, 나도. 그래서일까? 요즘은 자꾸 우리 옛 그림을 찾아보게 된다. 나는 김홍도의 그림에 꽤 빠져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때 그림 속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한솔이도 나처럼 흥미로운 것들을 많이 발견하고 그 재미를 느끼기를 바래본다.

 

어쨌든 이번에는 『옛이야기 들으러 미술관 갈까?』를 읽게 되었다. 그림과 이야기, 그림과 동시. 요즘은 뭐든 하나만 해서는 안되는 시대인가보다. 모든 것이 '통합'되어 있다. 서양의 유명한 그림도 스토리가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듯이, 우리 그림도 그저 고루하고 재미없다고 여기기보다 그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내면 감상이 즐거워진다.

 

미술관에서 만나는 우리 그림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가 살펴보자. 우선 이 책은 동물이야기와 사람이야기로 나누어 보여준다. 아무래도 어린이 독자에게는 동물이 더 끌릴듯하다.

 

 

약간은 해학적인 일러스트가 책을 조금 가볍게 만들어준다.

나는, 우리의 옛 그림 그 자체에 얽힌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물론 그림 설명도 있고, 그림에서 여러가지 모티브를 가져오긴 하지만, 이야기는 그림 속의 소재나 주제를 빗대어 이야기한다.

 

예를 들자면, 소에게 "이랴! 이랴!"하게 된 까닭 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동자견려도》를 가져 온 것인지, 《동자견려도》를 보여주기 위해 소 이야기를 들고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둘 다 적당하게 버무려져 있다.

 

 

 

 

안 끌려가려는 소를 잡아당기고 있는 동자를 보면서 옛 이야기를 끌어온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소에게 왜 이랴! 이랴! 하는지. ^^;

 



 

 

 

《맹호도》도 있고 - 사실 호랑이 이야기하면 대개 민화의 호랑이 그림을 떠올리는데 이 책에서는 《맹호도》를 쓰고 있어서 괜찮았다. 그리고 《이 잡는 노승》과 같은 그림도 있고, 《어해도병풍》쉽게 보지 못한 그림이다. 물고기와 게를 그려넣은 병풍이라니... 왜 이들을 함께 그린 걸까? 그 설명이 책에 나와있다. 《쌍치도》를 통해서는 꿩 이야기를 하고, 《매작도》를 통해서는 이름도 재미난 뽕구새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사람과 관련있는 옛이야기들이다.

사람이 나오고 이야기가 있어야하니 당연히 풍속화가 많이 다뤄질 듯하다. 김홍도의 《서당》, 《신행》, 《점심》,《씨름》까지. 게다가 앞서 동물 이야기에서도 김홍도의 《논갈이》가 나왔으니 김홍도 그림이 지나치게 많은 단점이 있다.

 

 

조영석의 《점심》은 김홍도의 《점심》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그림이어서 내 생각에는 김홍도를 지나치게 많이 등장시켰다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권용정의 《보부상》이나 오명현의 《노인의송도》같이 자주 접하지 못한 그림이 있어서 다행이다. 굳이 나쁘다고 할 것도 없지만, 좀 더 많은 화가의 그림이 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이 책에 등장한 그림들을 설명하고 있다. 정리하면서 한번 읽어두면 좋겠다.

 

 

맨숭맨숭 그림만 보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다면, 이런 옛이야기 하나쯤 걸치고 그림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것이라 여겨진다. 그림 자체에 읽힌 일화나 이야기도 좋고, 그림 속에 숨어있는 메시지를 찾는 것도 재미나고, 그리고 그러한 소재들을 써서 이야기하는 옛이야기를 함께 들어도 좋다.

 

우리 그림도 참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그림이구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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