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무사에서 대통령 경호원까지, 보디가드 -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수호천사의 세계
에드 버츠 지음, 박은주 옮김, 스콧 플럼비 그림 / 아카넷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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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아이의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진로코치양성과정에 대한 안내가 와서 진로교육에 대한 공부를 잠깐 했다. 진로교육은 진학교육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우리는 늘 이 두 가지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 같다. 어찌 되었건간에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직업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진로교육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니, 예전에는 각광받던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사'를 좋아하는 것같지만 말이다. 우리 때는 10년 20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직업들이 요즘은 몇 년 사이에 떴다가 사라지곤 한다.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안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여서, 아이가 속해있는 사회는 아직까지 그 범위가 한정적이고 좁다보니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직업 정도의 이헤로는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아이의 관심사에 많은 직업군을 소개하거나, 유행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수요가 더 많아질 수 있는 직업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런 류의 책은 재미도 주고, 정보도 주고, 아이의 진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때 [보디가드]라는 영화가 대히트를 하고 보디가드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때에 비하자면, 지금은 보디가드라는 직업이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볼 수 있는 직업이 된 것같다. 각국의 귀빈과 정치인들을 경호하는 전통적인 보디가드에서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의 보디가드, 그리고 개인의 안전을 위해 고용되는 보디가드까지.

 

이 책에서는 보디가드의 역사에서부터 보디가드에 대한 에피소드(배신하거나 실패한 부디가드), 그리고 보디가드가 하는 일과 보디가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순서대로 짚어주고 있다. 에드 버츠라는 외국작가의 글인데 우리나라 이야기가 상세하게 들어있네라고 생각했더니, 저작권사의 허락하에 뺄건 빼고 넣을 건 넣었는데 그게 우리나라의 보디가드에 대한 글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대한 부분이 글 전체의 느낌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3장은 에피소드 중심의 재미보다는 지루한 역사책의 느낌이 강하다)

 

보디가드가 되고싶어하는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길잡이가, 보디가드가 무슨 직업인지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그리고 역사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재미나는 이야깃거리가 될 것 같은 책이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의 보디가드와 일본의 사무라이까지.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이라는 것에 대해 그다지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의 측면에서 보자면 완벽한 보디가드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최고권력자들에게 보디가드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나라의 대표이면서, 누군가에게는 암살의 대상이 되기에 조건이 좋은. 때로는 지나친 경호와 보안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괴리감을 느끼게 하거나 눈쌀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어쨌든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가하면, 성공한 보디가드만 있는 게 아니라 실패하거나 배신을 한 보디가드도 있다. 사실 우리에게는 그들의 이야기가 더 구미가 당기기도 하고, 또 그런 일들이 사람들 사이에 더 많이 회자되고 있어서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인물은 엘리야 쇼라는 보디가드이다. 유명하고 힘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경호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에 보디가드라는 직업에 대해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역시 이상적인 직업은 나한테도 좋고 남한테도 좋은 직업이 아닐까? 이런 건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음이 정해진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나는 엘리야 쇼의 이야기를 가지고 토론을 하고 싶다.

 

보디가드가 하는 일과 보디가드가 되기 위해 해야 하는 이렝 대해서도 잘 설명이 되어있다. 다만 우리 나라 사람들의 정서상, 보디가드라는 직업이 그리 좋은 직업으로 여겨지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경찰이나 보디가드난 하는 역할은 다른데 그 둘의 어감차이는 상당히 크다. 그럼에도 미래에 보디가드라는 직업은 여전히 살아남는 직업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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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새싹 인물전 52
공지희 지음, 민은정 그림 / 비룡소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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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변호사를 다룬 이 책을 읽은 후 검색을 해보았더니 다양한 기사가 눈에 보였다. 그런데 배우자, 아들, 손자까지 관련 인물로 검색이 되기에 살펴보았더니 아, 정치가 집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태영이 결혼을 한 후에도 자신의 꿈을 쫓아 변호사 일을 하는 모습이 그 시절 분위기로는 어려웠을텐데 했더니... 결혼을 하고 일을 포기해야했던 내 경험이 오버랩되어서일까? 난 이태영변호사가 부러웠다.

 

큰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치 운명처럼 주어지는 듯하다. 물론 그 뜻을 펼치기 위해 그가 한 노력들이 그 기회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자이기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펼치고 후대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태영 변호사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나도 딸을 키우고 있다. 딸이어서, 여자여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있었고, 내 딸도 별반 다르지 않게 살 것이란 생각을 하면 갑갑하다. 시대는 변했고, 기회는 열려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치면 말은 달라진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을 살아왔던 이태영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 가족들의 헌신이 있었고, 격려가 있었고, 배려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결혼과 육아는 여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사람은 해낸다. 그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의 지위에 대해 고민했고,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달갑지 않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자신의 일을 성취해냈고, 여자가 밖으로 나돌면 가정에 소홀하게 될 것이라 말하지만 제대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사회의 쓸만한 인재로 키워냈다. 이 책은 이태영 변호사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 왔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훌륭한 어머니로서의 이태영이 아니라 훌륭한 사회적 인재로서의 이태영을 이야기한다.

 

가족법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호주제가 있었고, 경제적으로 한 사람의 권리를 누리지 못했던 여성의 삶을 경험하지 못한 내 아이에게, 그리고 주변의 아이들에게 그것은 딴 나라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나는 그 변화의 과정을 살아왔기에 그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에게 너의 꿈을 좇아 공부하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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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선생님 만들기 난 책읽기가 좋아
소중애 지음, 김이조 그림 / 비룡소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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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 안에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내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몫일 것이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찰흙만들기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가람이와 창명이 기호는 찰흙으로 만들기를 하다가 싸우게 되고 그 벌로 쓰레기를 줍고 교실에 남아있는 벌을 받았다. 이 세명은 평소에 친한 단짝들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물론  단짝친구도 개인적인 사정에 대해선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이들이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은 교실에 남아 있다가 찰흙으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키가 작은 기호가 바라보는 선생님은 엄청 높은 곳에 있어서 올려다보기 힘들다. 가람이의 엄마는 무섭고, 창명이의 엄마는 이혼을 했다. 기호의 엄마는 베트남사람이다. 한반 아이들이 20명 가량 되는 요즘 초등학생들이지만, 30년 전 내가 초등학생일 때와 비교하면 가족의 구성이 너무나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서로 몰랐을 뿐이지 그것으로 인해 뭔가가 달라지지는 않을 수 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아이들이 만든 선생님은 어떨까? 무서운 얼굴보다 웃는 얼굴을, 책보다는 축구공이나 기타를 들고 있는 선생님 모습을 원한다. 그렇게 만들어놓은 찰흙선생님을 통해 아이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요즘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내 기억 속의 선생님 역시 그런 선생님은 없었다. 무섭고, 다가가기 힘들고, 공부를 발해야 알아봐주는 그런 선생님들이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작품을 보면서 무엇을 만들었는지 알아채지 못했던 선생님은 자신의 모습이란 걸 전혀 모른채 공룡으로 만들어버린다. 공룡은 무섭다기보다 우습다.

 

짧은 동화지만, 변화한 현대사회 속 가족구성원의 모습도 보이고, 아이들이 원하는 선생님상도 보인다. 그리고 뭐든 자기마음대로 할 것만 같은 아이들도 사회의 기본 틀과 규칙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어서 그렇게 크게 엇나가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까? 속시원한 탁 트인 청량감은 없지만, 선생님을 만드는 과정에서 약간의 통쾌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읽어보고는 "재미있네, 그런데 너무 짧아!"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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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션맨이 왔어요! 그림책은 내 친구 33
미니 그레이 글.그림, 황윤영 옮김 / 논장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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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별점은 우리 집 아이의 호응도에 따라 매겨진 것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트랙션맨이 집에 오게 된 사연은 바로 산타할아버지께 요청한 선물이었던 것. 새 트랙션맨은 멋진 전투복은 물론이고, 정글복, 우주복, 잠수복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지금 이 아이가 가장 원하는 선물이기도 하다. 원래 트랙션맨을 갖고 있었지만, 낙하산사고로(!!)로 부서진듯하다.

 

 

 

산타할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는 우리집 아이도 매년 쓰는 것이다. 8살이지만 아직도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고 있기때문인데,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받으면 바로 내년 크리스마스선물로 뭘 받으면 좋을지 편지를 써서 벽에 붙여놓는다. 이 아이의 편지를 보고있자니 우리 아이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저렇게 상세하고 정중하게 쓴 편지를 받으면 누구라도 선물을 해줘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들 것같다. 이 아이가 우리집 아이와 다른 점은, 선물이 아빠 엄마에게서 나온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도 능청스럽게 산타할아버지께 편지를 쓴 것보면 어린아이다움이 보이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류이다. 이 아이가 여자아이였다면 디즈니캐릭터 공주들이었을듯싶다. 트랙션맨 혼자 놀고 있지만, 엄마가 아침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도 뒤로 하고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집안에 있는 각종 장난감들이 모두 트랙션맨의 활동배경이 된다. 트랙션맨 하나만으로 이렇게 신나게 놀 수 있다.

 

 

표면적으로야 트랙션맨이 토스트를 지키고 있는 것이지만, 밥먹을 때도 장난감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아이의 마음이 드러난 장면이 아닌가싶다.

 

 

아이들에게는 트랙션맨같이 잘 만들어진 인형도 좋은 장난감이지만, 우리 일상생활용품 모든 것이 장난감으로 변신하곤 한다. 트랙션맨이 설거지통에서 체를 구하려고 하거나, 솔을 애완동물로 만들거나, 정원에서 여자인형들을 괴롭히는 삽괴물같은 같도 그렇다.

 

 

 

 

트랙션맨의 활략은 목욕탕에까지 이어진다. 발가락사진들이 앙증맞기 귀엽긴한데, 우리집 아이가 카메라를 목욕통 속에 집어넣으려고 해서 깜짝 놀랐다는 (^^)

 

 

이렇게 멋진 트랙션맨에게도 시렴이 닥쳤으니 바로 할머니가 주신 선물때문이다. 할머니는 트랙션맨에게 뜨개질로 끈달린 모자가 있는 초록색 아기옷(?)을 선물했다. 트랙션맨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선물은 트랙션맨에게 입혀진다.

 

 

멋진 트랙션맨이 입을 옷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뜨개실로 만든 옷을 이용해 떨어진 숟가락들을 구해주는 트랙션맨. 트랙션맨을 가지고 노는 아이의 표정과 모습이 마치 트랙션맨의 얼굴 표정에 투영된 듯하여 보는 재미가 있었다.

 

웬지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것만 같은 분위기의 이야기였지만, 의외로 딸인 우리집 아이도 재미있어하였다. 장난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펴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못 진지하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어떤 상상에 빠지는지 살짝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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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0 0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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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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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에 기초해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가 설정된다. 내가 본 수많은 뚱뚱한 캐릭터는 미련하고 느리고 한심하며 사람들은 그런 캐릭터를 당연하게 여긴다. 비단 허구의 세계에서만 그러할까? 어린 시절 외모로 인한 놀림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못생긴 아이가 아니라 뚱뚱한 아이이다. 겪어본 사람은 그 마음을 안다. 그걸 자신의 약점 혹은 단점이라 생각하고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남들이야 뭐라하든 자신은 별로 개의치않는 아이가 있다. 은찬이는 어떻게 보면 자신이 뚱뚱한 것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진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애써 에둘러 말하지만, 남의 건강을 챙겨줄만큼 마음의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아닌 걸 알기에 그 말이 너 뚱뚱해. 그래서 보기가 좀 그래 라는 말로 들린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에는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던 불룩 나온 뱃살도 요즘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비만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식생활의 변화와 더불어 인간의 힘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의 변천이 그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거기에 '스트레스성'이라는 단어 하나만 붙이면 모든 병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은찬이는 뚱뚱하지만 친구들의 시선을 그다지 의식하지는 않는 아이이다. 은찬이의 엄마도 비만전문모델을 하고 있다. 엄마도 비만전문모델을 할만큼 살이 쪘지만 은찬이만은 살을 빼게 하고 싶어한다. 은찬이의 엄마는 살을 찌우기 위해, 아니,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부러 살을 찌워야만 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엄마이기에 은찬이가 꼭 살을 뺐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는 뚱뚱한 사람들은 모두 살을 빼야겠다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됐다는 눈길로 바라보고, 뭔가 미련하고 모자랄 것이라는 편견을 갖기도 한다. 은찬이도 그런 아이 중에 하나였지만, 예슬이와 만나고, 역도부에 들어가게 된 이후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 뚱뚱한 것은 문제될 것 없는 마음 편한 은찬이였지만, 그런 은찬이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그렇지 않다. 은찬이가 헤쳐나가야 하는 것은 바로 뚱뚱하기만 하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뚱뚱한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외모상으로 딱 어울리는 역도부가 아니어도 많은 것이 있다. 그 모든 일들은 뚱뚱하다는 것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은찬이가 역도가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도 있었겠지만 작가는 눈에 보이는 성장과 변화를 선택한 것 같다. 장애가 있어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던 예슬이가 또한번 남과 다른 외모를 가진 친구와 어울리기를 거부하는 것도 눈에 보이는 현실이다.

 

으랏차차라는 단어를 입으로 소리내어 보면 참 힘이 나는 소리가 나온다. 이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응원으로 들린다. 은찬이가 자신의 단점이 될 수도 있었던 특징을 누구나 인정해주는 장점으로 바꾼 것은 칭찬할만하다. 내가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외모는 겉모습일뿐 그것을 그 사람의 전부라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로 인한 편견은 사라질 것이고,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오로지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날이 올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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