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녀 축제에 가자 샘터어린이문고 42
정옥 지음, 정은희 그림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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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마녀 송송의 이야기 세번째.

나는 앞의 두 이야기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세번째 이야기를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앞의 책 두 권도 읽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각 권을 순서에 맞게 읽는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야기의 흐름, 재미,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9살이 된 한솔이는 이 책을 읽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는데, 재미있다고 한다. 앞에 등장인물 소개가 있어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 책에는 마녀가 되고 싶은 송송이와 송송이의 엄마가 그린 고양이 오디가 나온다. 송송의 엄마는 열일곱살에 복숭아를 먹고 송송을 낳은 만화가이다. 엄마가 그린 만화 속에 있는 고양이가 바로 오디이다. 까만 고양이라서 오디라는 이름이 붙은 것같다.

 

처음에 등장인물 소개를 읽으면서 왜 마녀네 고양이는 모두 까만색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녀배달부 키키에서도 까만고양이가 나오고, 마녀 위니에도 까만고양이가 나온다. 마녀와 가장 어울리는 고양이는 까만고양이? ^^;

 

학교친구들이 학원에 가거나 1등만 바라며 살아가는 모습과는 달리 송송은 마녀가 타는 빗자루를 갖고 싶은 여자아이다. 나중에 송송과 함께 마녀축제에 가게 된 해리, 피노, 키오도 구슬이나 딱지, 그리고 아는 척하는 오빠를 골려주기 위한 약을 구하고 싶어한다. 요즘 아이들은 게임기만 있으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이 친구들은 그런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요즘 아이들도 딱지 좋아한다. 옛날과 달리 플라스틱 딱지라 나에게는 생소하긴했지만, 그들 나름대로 딱지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그 딱지놀이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게임기나 휴대폰이긴 하지만 말이다.

 

송송은 마녀축제에 가면서 착한 일을 한다. 그 일은 바로 힘든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어려움을 겪지만, 착한 일을 하거나 남을 도와줌으로써 신물(?)을 얻어서 문제를 해결하곤 한다. 이러한 이야기의 패턴을 그래도 담고 있어서 낯설지 않다. 낯설지 않다는 것은 이야기를 읽을 때 속도감을 부여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스토리지만,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그리고 자신의 상상이 맞는 것을 보면서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송송도 피를 한방울도 먹지 못해 배고파하는 벼룩을 위해 하루동안 자신의 몸을 빌려주고 노란 동백꽃을 얻고, 힘들게 팥죽을 젓고 있는 할머니를 도와주고 수수께끼의 힌트를 얻는다. 그리거 함께 가게 된 친구들과 힘을 합쳐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송송은 마녀의 빗자루를 받게 되는데, 그 빗자루도 완성된 빗자루가 아니라 시간을 들여서 키워야 하는 빗자루다.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바로 성취하는데서 오는 기쁨도 있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가는 기쁨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재미가 있고 교훈을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느끼는 바가 있게 하는 것 같다.

 

꼬마 마녀 송송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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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는 정리왕 꿈쑥쑥문고 1
제프 슈피어글래스.다니엘 세인트언지 지음, 데이브 와몬드 그림, 윤승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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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꺼내기만 하고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을 잊어버리는 한솔이. 한마디하면 두마디가 따라 나온다. "한꺼번에 치울려고 했다고요, 이거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걸 해요?"등등. 그런 한솔이를 위해 이 책을 읽어주었다. 물론 자기 혼자서도 잘 읽지만, 이 책은 내가 읽어주는 게 좋겠다싶었다. 왜냐하면 읽으면서 한솔이 반응도 살펴봐야하고, 한솔이도 뭔가를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유도해야했으니까.

 

물론 의도가 깔리면 책 읽기는 고역이 되고, 힘든 일이 된다. 그래서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읽어줬는데, 이 책은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 나도 미란다의 삼촌 소유인 그 마술모자가 너무 갖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한솔이 물건만 어지럽혀져 있는건 아니니까..(^^) 배질선생님의 책상처럼 말이다.

 

미란다는 책상정리하는 날이 정말 싫다. 늘 깔끔하게 정리 된 닐라라면 아무 걱정할 것 없는 시간이지만, 마구 쑤셔 넣어놓은 미란다의 책상은 정리할 게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반 친구들이 모두 닐라와 같은 건 아니다. 미란다의 책상만큼이나 지저분한 제이든도 있다. 제이든의 책상이 실수로 엎어졌을 때 온갖 잡동사니들이 튀어나와 미란다와 함께 쉬는 시간에 쉬지도 못하고 책상정리를 해야 했다. 미란다와 다른 점이라면 제이든은 천하태평이라는 것.

 

미란다는 오빠와 함께 알도삼촌 집에 갔을 때 삼촌의 마술모자를 하나 가져왔다. 알도삼촌은 마술사인데 여러가지 물건을 사라지게도 하고 나타나게도 한다. 그런 삼촌의 마술모자만 있다면 미란다의 책상도 그렇게 지저분해지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책 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지 않은가? 게다가 그런 마술이 펼쳐지는 광경을 본 등장인물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미란다가 삼촌의 마술모자를 학교로 가져갔을 때 일어날 일은 뻔하다. 그럼에도 미란다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고 다양한 물건들을 집어넣어본다. 결국은 제이든까지 모자로 사라지는데, 제이든을 구출하는 장면이 재미나다.

 

판타지의 느낌을 주면서도 책상정리하는 미란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책상정리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는 미란다가 마술모자를 알도삼촌에게 돌려주러 가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뭐든 사라지게 할 수 있고 뭐든 나타나게 할 수 있는 삼촌도 집 청소와 정리를 위해 애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삼촌 집에서 미란다는 어떻게 정리해야하는지 힌트를 얻는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일상과 관련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거실과 부엌이 왜 나누어져 있는지, 그곳에 있는 물건들은 왜 거기 있는지. 결국은 책상 속도 마찬가지이다. 사용해야 하는 물건과 깊이 넣어둬야 하는 물건을 각각의 자리를 정하고 거기에 두기만 하면 된다. 마지막에 미란다는 배질 선생님의 책상도 정리해 줄 수 있을만큼 정리를 잘하게 된다. 이 책은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읽는 재미도 있다. 판타지와 현실을 넘너다는 것도 그러하다. 다만 앞의 전개에 비해 마지막을 너무 서둘러 끝낸 느낌이어서 아쉬움이 든다.

 

결국 미란다가 책상 정리를 어떻게 했는지는 독자가 알아내야 할 몫이 아닌가싶다. 그건, 누구나 자기만의 물건을 정리하는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한솔이도 일단은, 자기 물건을 정리해놓았다. 다만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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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수다쟁이, 돌고래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3
김황 지음, 이민선 그림 / 우리교육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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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는 인간과 아주 가까운 동물로 여겨진다. 이는 돌고래의 지능이 높다느니, 수족관이 있는 곳에서 돌고래쇼를 본다든지 하는 것과 함께 미디어를 통해 자주 봤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런데 우리가 돌고래하면 떠올리는 이러한 몇가지 사례들이 돌고래를 오해하거나, 돌고래를 지극히 인간의 눈에서 보았음을 반성하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과 함께 돌고래 혹은 고래의 생태를 세세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책의 첫머리에서 우리 토종 돌고래 상괭이를 만나는 것은 참 좋다. 이 상괭이가 <<자산어보>>에 실려있다하니, 얼마 전에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자산어보에 대해 배운 것들이 떠오른다. 어린이 프로그램이었는데, 자산어보에 실린 물고기들도 조금 배웠었다. 우리의 바다에 사는 우리 돌고래가 바로 상괭이이다. 이렇게 생긴 녀석들도 돌고래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정약전이 살았던 시대에 상괭이까지도 자산어보에 썼다고 하니 이 녀석들도 꽤나 인간과 가깝게(?) 지낸 녀석들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 고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반구대 암각화와 장생포가 아닐까. 이 또한 바로 얼마전에 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나라 반구대 암각화에 고래가 그려져 있는 것의 의의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암각화에 저렇게 상세하고 정확하게 고래를 그려놓았다는 것은 선사시대부터 고래는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저 소중한 유물이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책에는 돌고래와 고래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는데, 돌고래의 '돌'이 돼지라는 뜻이란 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어린이용이라고해서 재미나 흥미위주로 치우치지 않고 돌고래의 생태는 물론이고, 인간과의 관계까지 아주 적절하게 설명을 해놓았다. 우리집 아이는 고래박물관과 반구대암각화, 그리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돌고래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고학년용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내용을 쉽게 풀어놓은 것도 큰 영향을 끼쳤을 터이나, 어쨌든 보고 들은 것이 많다는 것도 많은 역할을 한 것 같다.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도 잘 보이기 마련이다.

책에는 정말 많은 그림들이 있다.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시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면이 돋보이는 책이다. 고래들의 몸집을 비교한 그림을 보면, 비교가 가능하다.

그리고 화석을 통해 돌고래의 조상을 찾아본다. 돌고래(고래)는 포유류인데 물 속에 살고 있어서 언제나 예외의 동물로 외우곤 했던 기억이 있다. 고래는 1700년대가 되어서야 포유류로 분류가 되었는데,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없던 증거들이 최근에는 속속 나타나서 고래의 몸 변화를 증명하는 화석이 30종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5300만년 전에 물가에 살던 파키세투스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모습을 보이는 돌고래는 1000만년 전에 나타났다고 한다. 책에는 돌고래의 뒷다리가 남아있는 '하루카'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진자료나 그림자료는 어린이들이 고래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물론 나와 같은 어른에게도 좋은 설명서이다.

대표적인 돌고래들은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는데 가장 친근한 돌고래인 큰돌고래(병코돌고래), 바다의 왕자 범고래(솔피), 우리 바다에만 3만 마리가 있다는 상괭이, 자라면서 하얘지는 흰돌고래(베루가), 유니콘의 모델이 된 외뿔돌고래, 이제는 멸종했을지도 모르는 양쯔강돌고래, 그리고 새로이 단독 종이 된 남방큰돌고래가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제돌이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책 38~41쪽에 보면 우리나라에 있는 돌고래들을 볼 수 있다. 이렇게나 많은 고래와 돌고래가 우리 바다에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돌고래들의 생활을 살펴보면, 우리가 돌고래에 대해 알고 있던 것들을 재확인하기도 하고, 몰랐던 사실을 다시 알게 되기도 한다. 돌고래는 똑똑할 뿐만 아니라 재빠르다. 이빨고래들의 속도 비교 그래프를 보면 우리 인간의 능력은 한참 뒤떨어짐을 알 수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 뽐내는 인간이지만, 다른 동물들보다 못하는 것도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그들을 좁은 공간에 가둬두고 구경을 하고 자유를 속박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그렇게 마음대로 해서는 안되는 생명체들이다.

사람들은 돌고래가 아주 똑똑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뇌의 무게와 주름이 사람과 비슷한 돌고래는 지능이 높아서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자기자신이라고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능숙한 바다의 사냥꾼으로 물고기를 즐겨 먹는데, 먹보인 돌고래는 늘 먹이사냥을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가 발달해있다. 그리고 력은 아주 나쁘지만, 초음파가 대상에 부딪히고 돌아오는 걸 이용해서 대상의 크기나 모양, 거리를 알아내는 '반향정위'를 써서 먹이사냥에 성공하기도 하고, 동료들과 대화도 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돌고래들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무리를 이루어 먹이사냥을 하거나 새끼를 봐주는 보육사 돌고래까지도 있다고 한다.

이 책 63쪽에 보면 돌고래가 새끼를 낳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사람과 달리 돌고래는 꼬리지느러미부터 나온다고 하는데 이는 물 위에 올라가 숨을 쉬어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진은 돌고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돌고래의 생김새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돌고래의 천적은 어떤 동물일까? 바다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이라 하면 단연코 상어가 첫번째로 떠오른다. 하지만 돌고래는 반향정위로 상대를 알아볼 수 있어서 상어로부터 피할 수 있다. 오히려 같은 돌고래들이 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무서운 천적은 바로 인간이다. 바다를 오염시키고 고래들을 마구 잡아들이는 인간의 욕심. 책에서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죽어간 무수한 고래 이야기도 있고, 인간과 친하게 지냈던 고래이야기도 있다.

우리는 얼마전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때문에 돌고래나 고래에 대해 많은 정보와 이야기들이 나옴으로써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도 할 수 있다. 인간의 욕심은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은 물론이고, 바로 우리 인간의 목숨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가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돌고래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나누기에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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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18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책이 어른책보다
한결 자연이나 사물을 알기 쉽도록 풀어놓아 들려준다고 느껴요.
아주 재미나고 괜찮은 책인 듯하네요.

하양물감 2014-01-18 09:09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반갑습니다.
사진이나 그림자료가 많아서 보기 편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읽기좋은 책입니다.
 
뭘 써요, 뭘 쓰라고요? - 김용택 선생님의 글쓰기 학교
김용택 지음, 엄정원 그림 / 한솔수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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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해보면 아이들은 꼭 한마디 씩 한다. 바로 이 책의 제목과 같은 말이다. "뭘 써요, 뭘 쓰라고요?" 뭘 써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주제를 던져줘도, 소재를 던져줘도 마찬가지이다. 도대체 뭘 쓰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아이들에게 "그냥, 쓰라고! 네 생각을 써 봐" 이렇게 말할 것인가? 비단 아이들에게 국한된 말은 아니다. 어른들도 글 하나 써달라고 하면 꼭 나오는 말이니까 말이다.

 

이 책은 김용택 선생님이 임실 마암분교 아이들이 쓴 작품을 예를 들며 글 쓰기에 대해 알려준다. 저자는 먼저 자기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글을 쓰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 그 글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쓰는 글이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 모든 것들이 나에게 올 수 있도록해야 글이 써진다. 그래서 저자는 먼저 사람들이 하는 일 네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보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

 

처음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무너가 거창한 글쓰기의 방도를 알려주는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구구절절 설명이 많은 글일거라고. 그런데 책을 받아 든 순간 빈 여백과 큼지막한 활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걸 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순간 당황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쓴 작품을 읽고 저자의 설명을 읽고, 그리고 생각을 해보니 이것만큼 간결한 글쓰기의 방법이 또 있을까싶다. 어른들이 읽고 활용해도 좋지만, 아이들 스스로 읽고 글쓰기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2부에 보면 글쓰기를 안내하는 글들이 나온다. 목차의 소제목들은 김용택 선생님이 전하는 글쓰기의 방법이 드러난다. 글쓰기는 나의 생활과 동떨어진 일이 아니다.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 글쓰기이다. 관심을 가질 때 모든 것이 자세히 보인다는 말은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았으면 한다.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볼 때 무엇인지 알게 되고, 무엇인지 알아야 이해도 되고 내 것이 된다. 아는 것이 내 것이 될 때 지식이 인격이 되고, 아는 것이 인격이 되어야 세상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관계를 맺으면 갈등이 일어나고, 갈등은 조화로운 세상을 꿈군다. 조화로운 생각을 꿈꿀 때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면 글이 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하고, 감동을 주는 것은 살아있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부딪히고 글쓰기를 해 온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아이들에게 글을 써 보라고 할 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턱대고 쓰라고 할 것이 아니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저자는 내 나무를 가지라고 했지만, 도시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을 하나 가져오라고 하고 그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했다. 도대체 뭘 써야 할 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쓸 것인지를 가르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무엇을 쓸 지 생각이 정리되면, 그것을 말로 표현하고, 말은 글이 된다.

 

어려운 말로 가득찬 글쓰기책보다 글쓰기에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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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 알콩달콩 우리 명절 4
김미혜 글,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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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귀신 앙괭이는 내가 어렸을 때 설날이 되면 어김없이 어른들이 들려주었던 이야기이다. 지금의 기억으로는 그게 앙괭이라는 이름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냥 신발귀신이 온다 혹은 야광귀신이 온다고 들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건, 내가 어렸을 때는 신발귀신의 존재를 완벽하게 믿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신발을 꽁꽁 숨겨두었고, 혹시나 내 신발을 가져가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했다. 그리고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을 자면 눈썹이 희게 센다고 했던 기억도 있다. 설날 아침에 눈썹을 하얗게 칠해 놓아 깜짝 놀랐던 적도 있는 데, 요즘 아이들도 그런 걸 믿는지는 모르겠다.

 


소원이는 새해아침에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고, 할아버지께 덕담도 듣고 떡국도 먹는다. 예전이나 요즘이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새해 아침이다. 설빔에 대한 인식이 좀 달라졌고, 세뱃돈의 액수가 커진 것 정도가 달라졌을까?



정월 초하룻날 밤에 와서 신발을 신고 가버린다는 앙괭이의 이야기를 들은 소원이는 울상이 되지만, 할아버지는 체를 걸어두면 밤새 앙괭이가 그 구멍을 세다가 그냥 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소원이는 체를 걸어두고도 안심이 되지 않아 뒤척인다. 새로 산 예쁜 신발을 앙괭이가 훔쳐 갈까봐 걱정을 하던 소원이는 멋진 생각을 해내는데...



바로 앙괭이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다.

편지 내용을 보니 정말 아이답다.

이 편지를 보니 우리집 아이가 크리스마스 전날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에게 꼭 쓰는 편지가 있는데 그것이 생각난다. 산타와 루돌프의 존재를 아직 믿고 있는 우리집 아이도 앙괭이 이야기를 믿을 것 같다. 이번 설날이 오기 전에 이 책을 함께 읽고 우리도 앙괭이한테 편지를 한통 써야할 것 같다.



앙괭이는 신발을 가지러 왔다가 할아버지가 걸어놓은 체의 구멍을 세기 시작한다. 옛날 이야기에서는 밤새 이 구멍을 세다가 앙괭이가 돌아가는데, 이 그림책 속 앙괭이는 구멍세기를 포기한다. 이유는 바로, "새해에는 못하는 일 하지 않기로"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안되면 되게 하라, 혹은 도리 때까지 하라"고 하겠지만, 역시 시대가 변하니 생각도 달라진다. 요즘은 "못하는 일에 매달리기 보다는 잘하는 일을 더욱 잘하게" 노력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찌되었건 앙괭이는 숫자 세기를 포기하고 바로 소원이의 신발을 신고 달아난다.



똥 밟았다는, 구린내난다는 신발을 신고 신나게 세배를 다닌 앙괭이. 그래도 마지막에는 소원이의 신발을 돌려주는데, 요런 앙큼한 나뭇잎 답장을 하나 남긴다.



옛날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확장시킨 그림책이다. 전통의(?) 야광귀신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앙괭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앙괭이이다.



끝에는 설말과 관련있는 정보가 들어있다. 설차례, 세배, 덕담, 떡국, 설빔, 그리고 설날의 놀이와 풍속까지. 아이와 함께 설날이 되기 전에 함께 읽어 볼만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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