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이 자라는 꼬마 미술관 1 - 신들의 나라에는 이야기가 넘쳐요 오감이 자라는 꼬마 미술관 1
이주헌 지음 / 파랑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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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전시관에 가서 명화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명화나 작품을 소개한 책을 읽게 된다. 그렇지만 무조건 어떤 작품을 들이밀기보다 아이가 관심있어하거나 연관이 있는 스토리가 있다면 실제 작품을 보는데서 오는 희열만큼이나 생생하게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떤 주제로 묶여있는 책이나, 비교와 대조, 그리고 이야기구성 등을 함께 포함하고 있는 책이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보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미술에 대한 지식을 주입하기보다 미술을 통해 감성적 능력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춘 책"이며, "책 속에 담긴 정보와 지식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부담없이 그림을 보고 엄마, 아빠와 함께 그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나는 아이에게 이 책을 주었다. 우리집 아이는 지금 9살이고,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책 속 그림을 통해 자신이 상상하고 있던 신들의 모습을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그리고, 그림을 보면서 신화의 장면을 떠올리니 더 재미있다고도 했다. 한솔이보다 더 어린 아이라면, 텍스트가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보다는그림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감이 자라는 미술관 1권은 신들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이 있다. 올림포스 산에는 신들이 살아요...라는 말로 시작하여 신들의 나라는 늘 이야기로 넘쳐난다는 말로 맺는다. 그 수많은 이야기가 화가들에게는 영감이 되었을 것이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신들은 인간처럼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모습은 우리 인간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 제우스는 번개를 가지고 있고, 독수리를 심부름꾼으로 두고 있다. 독수리나, 소, 구름, 백조, 금 비 등으로 변신을 할 수도 있다. 힘이 가장 강력하고, 변신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제우스다.

그런가하면,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는 여신 가운데 가장 높은 신이지만, 바람둥이 제우스때문에 늘 신경을 써야 한다. 눈치도 빠르고, 샘도 많을 수밖에 없는 헤라다.

헤라의 전차는 공작이 끄는데, 이 그림은 우리 아이가 유심히 살펴 본 그림이다. 공작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신화의 이야기도 재미나지만, 등장하는 소재에 대한 관심사도 그림을 보는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제우스의 아들 아폴른은 올림포스 12신 중 서열 두번째의 신이라고 한다. 음...헤라가 두번째인게 아니었어? --;; 아폴론은 무서운 괴물을 용감하게 처치하기도 하고, 시와 예술을 좋아하는 신이기도 하다. 에로스의 장난으로 다프네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기도 하는 신이다.

아폴론과 쌍둥이 남매인 아르테미스는 달과, 사냥, 야생동물, 활과 화살, 처녀성 등을 상징하는 여신이다. 님프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좋아한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사랑의 장난을 쳤던 에로스는 사랑의 신이다. 큐피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아기같은 모습으로만 보아왔는데, 윌리앙 아돌프 부그로의 그림은 미소년 같은 느낌을 준다. 에로스도 사랑을 하는데 그 대상이 바로 프시케이다. 그리고, 에로스가 잠들면 사랑이 깨진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에로스를 그린 그림을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에로스의 엄마가 아프로디테라는 것은 새삼스레 다시 알게 된 것이다. (!!)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인데, 전쟁의 신 아레스를 좋아한다. 그런 아레스를 싫어하는 여신은 아테나이다. 아테나 여신도 전쟁의 여신이기는 하지만 아레나가 일으킨 전쟁을 막는 일을 하며 지혜롭다. 아래의 그림은 보자마자 클림트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미네르바(팔라스 아테나)이다.

이 책을 보면서 여러 신들의 모습을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실체가 없는 신들이다보니 이야기에 따라,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 그려지는 모습이 달라지고, 표현의 기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책에는 40 여명의 작가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다양한 작가가 그린 다양한 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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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임금님이 꿈쩍도 안 해요! - 1986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5
돈 우드 그림, 오드리 우드 글, 조은수 옮김 / 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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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우드의 그림책을 이번에 처음 보게 되었다. 개인적인 취향 차이도 있겠지만, 뒤늦게 보게 된 이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원서와 함께 비교하면서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이 책을 추천해주신 선생님께서는 원서를 통해 처음 만났다고 했다. 이번에 이 그림책을 보면서 나도 원서를 함께 보게 되었다.

 


임금님은 왜 꿈쩍도 안하는걸까?

표지에서는 커텐 뒤에 숨어서 얼굴만 내민 임금님이 보이고, 신하들이 임금님을 나오게 하려고 꼬우는 장면이 보인다. 표지를 넘겨 처음 만난 쪽에서는 위와 같은 그림이 보인다. 성 곳곳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그들을 찾아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았다. 성 맨 위에는 누군가가 뽀얀 김을 내면서 목욕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신하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리고 맨 아래에는 한 남자(?)가 통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누구일지, 저 위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지 생각을 한 다음, 다음 쪽을 펼쳤다.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는 소년의 모습, 그리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물통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모습과 창 밖으로 여전히 하얀 김을 내보내며 목욕하는 남자가 보인다. (사실은 내가 임금님이 목욕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데, 그림책을 처음 펼친 아이들은 목욕이라는 것을 바로 인지하지는 못했다. 그들은 어떤 사람이 옷을 벗은 채 뭔가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성 위의 남자가 목욕을 하는 거라면, 이 소년은 목욕물을 들고 올라가는 것이다. 수도시설이 되어있지 않은 시대의 모습일 것이며, 어린 소년은 자기 몸보다도 더 큰 물통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고된 노동 중이다.

 


그 소년은 이렇게 외친다.

"여러분, 큰일 났어요! 임금님이 목욕통 안에서 꿈쩍도 안 해요. 누가 임금님 좀 나오게 해 주세요!"

그렇다, 저 벌거벗은 사람은 임금님이고, 저 어린 소년은 임금님의 목욕물을 들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간 것이다. 소년에게는  임금님이 목욕통 속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큰일이다. 당연히!!

아침부터 목욕통 속에 들어가 앉은 임금님.

신하들은 전투를 할 시간이라거나,점심을 먹을 시간이라거나, 낚시를 갈 시간이라거나, 가면무도회를 할 시간이라며 임금님을 불러낸다. 그런데도 임금님은 목욕통 속에서 여전히 나올 생각이 없다. 임금님의 목욕통은 전장이 되기도 하고, 식당이 되기도 하고, 호수가 되기도 하고, 무도회장이 되기도 한다.



목욕통 속은 임금님이 해야 할 일들로 가득찬다. 임금님의 표정은 신나고, 즐겁다. 그러한 목욕통 안에서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신하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내게는 매법 목욕통으로 그러한 물건들을 날라 무대를 만들어주는 소년의 모습이 더 눈에 띈다.



각 장면에서는 목욕통이라는 틀을 깨고 속을 들여다보면 그림 속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찾아낼 수 있다. 전쟁터에서는 누가 나와 있는지, 임금님의 식탁에는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연못에는 어떤 물고기와 곤충들이, 그리고 올챙이에서 개구리로 변화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신하들이 임금님에게 할 일을 알려주고, 목욕통 속에서 즐기는(?)동안 소년은 여전히 일을 한다. 커텐을 걷기도 하고, 청소를 하기도 한다. 그 누구도 소년의 고민-임금님이 목욕통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자신들이 어린 시절 목욕통 속에서 했던 일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나는 한솔이에게 너도 어릴 때 물에 들어가면 나오려고 하지 않았어, 라며 경험을 공유해준다. 그러면서 그림책 속의 소년은 아마도 엄마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라고 얘기했더니 엄마도 내가 목욕통에서 빨리 나오기를 원했어? 라고 물어온다. 그럼~!!





하루종일 임금님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고생한 것은 신하들도 왕비도 아니고, 내 눈에는 소년으로 보인다. 결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소년이다.



목욕통 속에서 놀고 있는 사람은 임금님이기도 하지만, 현실과 대치시켜 살펴보면, 우리집의 임금님인 아이를 의미할 수도 있겠다. 아이들은 자기가 왕인양 행동한다. 모든 걸 다 해주는 소년같은 엄마가 옆에 있기 때문이다. 너라면 어떤 일을 할 때 그것만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책을 읽거나, 자기 방에서 놀때라고 답을 하였다. 만약 엄마가 너에게 그것을 그만 두라고 하고 나오게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하지? 라고 물어보았다. 아이의 대답은 책을 읽을 때마다 달라진다. 아직은 오로지 그것만 하고 싶은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의 호기심과 관심을 끄는 영역이 늘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림책에 그려진 내용만으로도 이야깃꺼리가 무궁무진한다. 거기에 인물과 장소를 바꾼다면 함께 읽고 있는 아이와 대화를 나눌 내용도 많아질 것이다. 이 그림책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그만 두려하지 않는 아이와 함께 읽어본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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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족보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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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족보라는 재미있는 제목에 무슨 얘기일까? 궁금해졌다.

 

구렁이는 파충강 뱀목(유린목) 뱀아목 뱀과에 속하는 뱀으로 "굵(굵다)+엉이 -> 굴겅이 -> 굴헝이 -> 구렁이" 로 변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보통의 뱀 종류에 비해 "굵은 류(類)"라는 의미의 말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구렁이 [Rat Snake] (서울동물원, 서울동물원) 참조.

 

우리나라 옛 이야기에 보면 구렁이가 많이 등장한다. 이는 우리 주변에 구렁이가 많았다는 말이다. 구런이가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옛 이야기 속의 구렁이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때로는 작은 동물이나 인간을 괴롭히거나 원한 맺힌 모습으로, 때로는 신성한 동물이나 행운을 가져다 주는 동물로. 작은 설치류 동물을 주로 잡아먹기 때문에 인간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 듯하다.

 

현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 되고 있지만, 크고 힘이 쎄서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남획되기도 한단다. 먹이를 먹고 일광욕을 꼭 해야 하므로 큰 바위 위나 나무 위에 늘어져 있는 구렁이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겨울잠을 자러 들어간 뒤에도 가끔 날이 따뜻해 지면 굴 근처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일광욕을 즐기기 위해 겨울잠을 잘때에도 볕이 잘 드는 곳을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 인천연안의 덕적도 인근 굴업도라는 섬에 상당히 많은 개체가 있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구렁이 [Rat Snake] (서울동물원, 서울동물원) 참조.

 

이야기 속의 나는 잠을 자다가 갑갑한 느낌이 들어 눈을 뜨는데, 마치 가위에 눌린 듯한 모습이다. 그를 감싸고 있던 것은 구렁이였다. 집에서 구렁이라니! '나'는 아파트에 살다가 산 밑에 있는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 아이이다. 뭐, 그렇다고 산밑에 있는 단독주택에 이런 구렁이가 잘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우리 집도 산 밑에 있는 단독주택인데, 구렁이는 본 적이 없고 지네 정도? 하하하.

 

 


 

우리 옛 이야기를 보면, 흔히 이런 동물들이 우연히 인간에 의해 목숨을 건지거나, 목숨을 잃은 후 이야기가 진행된다. 목숨을 건진 구렁이는 당연히 은혜를 갚기 위해 왔을테고, 목숨을 잃은 구렁이는 복수를 위해 왔을 것이다. 우리의 주인공 '나"는 다행히도(!!) 구렁이의 목숨을 구해 준 덕분에 만나게 되었다.

 



 

구렁이가, 우연히 '나'에 의해 목숨을 건지긴 했다쳐도, 왜 자신의 이야기를, 부모와 그 부모, 또 부모의 이야기를 적어달라고 한걸까? 그것은 구렁이가 언젠가부터 자기 말고는 다른 구렁이를 본 적이 없다는 데서 시작된다. 어쩌면 자신이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구렁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는 이 구렁이에게 '스스'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스스는 자신이 낳은 새끼들이 잘 있나 보러갔다가, 무너진 산과 새끼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음을 본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생태계를 마구 훼손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비춰지는 순간이다. 우리는 훼손이라는 생각없이 그저 예쁘고, 보기 좋게, 그리고 편하게 바꾼다고 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들에게는 커다란 변화이고, 그 변화는 그들을 살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만약에 눈 앞에 구렁이처럼 큰 동물이나 위험하다고 판단되는(순전히 인간에게) 동물이 나타나면 그것을 잡아들이고 죽이는데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어쨌든 그러저러한 이유로 사라진 동물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우리 옛 이야기에 구렁이 얘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개체가 우리 주변에 있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마치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호랑이처럼 구렁이도 그런 존재가 되었다. 그러니 스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달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족보를 만들어주면 떠나기로 약속을 하게 되고, '나'는 구렁이의 이야기를 적기로 한다. 제일 처음 한 일은 도서관에 가서 구렁이에 대한 책을 빌려 보는 것. 구렁이가 무엇인지 알아야 구렁이의 이야기를 적을 수 있지 않겠는가?

요즘 아이들이라면, 바로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을 법하나, 역시 이야기는 이야기? 이 아이는 도서관에 가서 뱀에 관한 책 두 권을 빌려 온다. 우리 아이들도 이 점은 본받았으면 좋겠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인터넷검색을 하면 내가 위에서 구렁이에 대한 정보를 적었듯이 내가 검색한 딱 그 내용만 알게 되지만, 관련 책을 읽다보면 더 넓고 깊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이러한 의문에 답할 수 있는 많은 책들이 도서관에, 혹은 서점에 구비되어있다면 더 좋겠지.



 

구렁이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나'는 구렁이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간다. 내가 구렁이를 알아가는 동안 스스는 인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한다. 엄마가 벗어놓은 옷들, 옷장에 걸어놓은 옷들을 커다란 구렁이가 벗어놓은 허물로 착각한 스스의 행동은 재미있는 에피소드이다.

스스는 나에게 구렁이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 구렁이가 나오는 우리의 옛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그냥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관점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구렁이의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은혜갚은 까치 이야기에 나오는 구렁이 이야기가 그러하다.

 



 

이 책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뭐든 빨리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조급증을 꾸짖기도 하고, 인간의 입장에서만 생각하여 자연을 훼손시키고 자연의 질서를 교란하고 있는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동물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또한 이 이야기는 스스로 구렁이에 대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가 되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내가 만든 구렁이 족보의 마지막 구절이 그러하다.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동물이 비단 구렁이 뿐일까? 얼마 전에는 순천만에서 1급수에서만 살고 있는 수달이 발견되었다는 기사에 인간의 탐욕이 담긴 수많이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낚시터에서 잡은 물고리를 훔쳐가는 나쁜 도둑으로 몰리고 있는 수달이었다. 아마도 그건 수달이 아니라 비슷한 다른 종류일 것 같은데.... 어쨌든, 그들이 거기서 인간이 잡은 물고기를 훔쳤다면 그것 또한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우리는 동물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것을 빼았았을까? 역지사지. 한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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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1 - 거미로 변신하라! 초록도마뱀
알리 스파크스 지음, 로스 콜린스 그림, 김난령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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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점차 스토리가 복잡한 글밥책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이는 시기가 되었다. 제법 김 분량의 책도 읽어내고 있어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책이 없을까 하여 고른 책이다. 한솔이에게 읽어보라고 줬더니 내용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읽어내는 걸로 보아, 초등 1~2학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거미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서 특별히 어려움을 느낄 부분은 없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읽어가는데 속도감도 제법 있다.

 

스위치라는 제목만 보고는 껐다 켰다하는 스위치를 생각했는데, 세럼 위치 인스티게이트 토털 셀룰러 하이재크(Serum Which Instigates Total Hijack)의 약자이다. 세포변형을 유발하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쓰는 말을 보면 약자가 많은데, '스위치'도 그러한 것이다. 약자를 만들었을 때 또다른 단어로 읽힐 수 잇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뜻도 알 수 없게 만드는 약자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는 두 명의 소년이 등장한다. 대니와 조시가 그들이다. 대니와 조시는 여덟살로 쌍둥이인데, 성격은 전혀 다르다. 보통 주인공의 나이와 같은 연령의 아이가 책을 읽을 때 감정이입도 잘 되고 이해를 잘 한다는데, 그래서 우리 한솔이가 쉽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대니는 기어다니거나 하는 곤충을 싫어하는 반면 조시는 곤충수집을 좋아하고 장래희망도 곤충학자이다. 그래서 아마도 조시의 역할이 아주 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1권에서 결정적인 역할 - 조시와 대니가 페티포트의 집에 가서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게 하는 -을 한 강아지 찔끔이도 등장한다. 찔끔이라는 이름은 한국식이지만, 오줌을 찔끔거리는 특징을 잘 잡아낸 이름이다.


 

 

 


​조니와 대시가 찔끔이를 페티포트의 집에서 찾아 온 다음, 다리에 묻은 액체를 씻기 위해 욕조에 들어갔다가, 변신을 하게 된다. 변신이 일어나는 장소가 욕조라는 것은, 다음 상황을 짐작하게 해준다. 조시와 대니의 누나인 제니에 의해 욕조 배수구로 떠밀려 온 위급한 상황.


 

 

 

 

 

 

 


​그 상황에서 두 마리의 쥐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조시와 대니를 위협하는 동물이 아니라,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설명자로서의 역할도 하고, 그들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데 도움을 준다. 과연 페티포트의 집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페티포트에 의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조시와 대니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페티포트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그녀는 과연 미치광이 괴짜 이웃일 뿐인걸까?


 

 

 


​1권에서는 조시와 대니가 거미로 변한 다음 겪는 일들이 에피소드처럼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등장인물들의 소개에 그친 감이 없잖아 있다. 어떤 특별한 사건이라기보다는 페티포트와의 만남을 이끌어내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페티포트의 비밀을 풀어낼 것이라 여겨진다.

페티포트의 일급비밀 실험일지를 통해 벌레와 곤충으로 변신시키는 공식뿐만 아니라 파충류로 변신시키는 공식도 어딘가에 숨겨놓앗음을 알 수 있다. 페티포트는 왜 이런 실험을 했을까? 그리고 그녀는 왜 그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까?

조시와 대니의 모험을 따라가다보면 그 비밀이 풀릴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곤충이라는 소재, 사람이 곤충이 되어 곤충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 그리고 페티포트의 비밀을 어떻게 풀어낼지 하는 것들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나는 이 책으로 초등 3~4학년 아이들과 책 읽기를 해보았다. 글밥이 긴 책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라면 이렇게 흥미있는 스토리가 있고, 분량이 좀 짧은 책을 통해 읽기를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스위치 퀴즈는 책의 내용을 기억하게 하기도 하지만, 스위치의 비밀을 풀어가듯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도 이 퀴즈를 아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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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학교 2 - 변신왕 대회 샘터어린이문고 44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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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학교 2편이 나왔다.

달봉이, 장군이, 두레, 동글이, 빼빼가 친구가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나라 산에 있는 산신령들은 물론이고,

이웃나라 무사신에 대해 언급했던 1편에 이어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레의 외할아버지기도 한 옥황상제, 덩덕새머리 인간학 선생님,

동글이의 셋째형인 잠보, 백두산 정기를 받고 태어난 호랑이 백두가

새로운 인물로 소개가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호랑이를 다루는 이야기가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호랑이와 관련있는 이야기와 그림 등이 많이 있었다.

그것은 그만큼 친숙하고 가까이 있는 생물이었음은 물론이고,

숲이 울창했던 땅에 호랑이와 같은 맹수가 많이 살았기 때문이다.

그 호랑이가 왜 갑자기 그렇게 다 사라져버린 것일까?  

호랑이 뿐만 아니라 숲에 살던 동물들이 살 곳을 잃고 사라진 데에는

근대화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일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그러한 시도는 어떻게 하여 시작된 것일까?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일제시대의 '호랑이 토벌대'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호랑이를 신성하게 여기고 호랑이의 기운을 갖고 있기때문에

그 기운을 꺾기위해서 호랑이를 잡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산신령들이 '산'을 다스리고 숲에서 살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1편에서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를 언급하며 역사판타지의 느낌을 주었는데,

2편에서도 그러한 점을 언급한다.

일본인들이 한국 사람은 물론 숲과 자연에까지 검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을

그들 옆에 있는 무사신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단군교장선생님을 찾앙 온 이웃나라 무사신들은,

아이들이 세오녀의 신물을 훔쳐갔다고 이야기하며 그것을 돌려달라고 말한다.

단군교장선생님은,

세오녀의 신물은 세오녀가 이곳에 선물로 준 것이고,

복숭아 나무 또한 이 곳에서 가져간 씨를 심어서 난 것이니

훔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사신들은, 그것이 어디서 온 것이고, 어떻게 들어 온 것이건 간에

그 땅에 들어온 것은 자기네들 것이니 그 어떤 곳으로도 가져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전쟁과 식민지배를 통해 훔쳐가고 약탈해간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기도 하다.



 

​달봉이와, 장군이, 두레는 갑작스럽게 변신왕 대회에 참석하게 되는데,

이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변신술선생님의 꾀이기도 했다.

이번 변신왕 대회의 주제는

호랑이의 눈썹을 뽑아, 옥황상제에게 가서 천마를 찾아오는 것이다.

호랑이의 눈썹도 옛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천마... 하늘을 나는 말, 두레와도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동물이다.

아이들은 변신왕대회에서 1등을 할 수 있을까?


 


 

​호랑이를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동글이의 형인 잠보를 찾아가게 되는 데,

그곳에서 새들과, 노루, 호랑이를 차례로 만나게 되고,

그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호랑이를 잡으려고 총으로 무장하고 산을 뒤집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한 사람들을 보며 걱정하는 사람들 이야기,

자기도 호랑이를 잡아 ​한몫잡고싶어하는 사람들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횡포에 목숨을 잃거나 가족을 잃은 동물들의 이야기,

 

아이들이 호랑이를 잡아가는 이웃나라사람들과,

무사신들의 횡포를 막아낼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그 다음 전개는

아이들이 각자 산으로 실습을 나가게 되는 3편에서 벌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1편에서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가 나왔다면,

2편에서는 두레의 아빠이야기인 선녀와 나무꾼이야기,

서천꽃밭을 지키는 한락궁이 이야기,

인간학선생님이 들려주는 흥부놀부이야기도 등장한다.

근대사와 겹쳐지는 전체의 이야기와

옛 이야기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잠시 스쳐지나가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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