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과 아빠의 첫 운전 무민 그림동화 11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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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에 무민이 대인기다.

작년에 모 도너츠회사에서 무민인형을 사은품으로 줄 때 일대 대란(?)이 일어나더니

무민 책은 물론이고, 무민인형에 무민을 캐릭터로 한 온갖 제품들이 가득하다.

 

무민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한지 70주년이라고 한다.

70년이라는 세월동안 사랑받아 온 캐릭터라는 것이 신기하고,

또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

 

오늘은, 한솔이가 도서관에서 상품으로 받아 온 '무민과 아빠의 첫 운전'이라는 그림책을 보았다.

우리집에 온 첫번째 무민 그림책이다.

사실,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캐릭터라서 요즘 아이들하고는 맞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초등3학년인 한솔이도 이 그림책이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70년을 이어 온 무민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무민과 아빠의 첫운전이라는 그림책에서는

아빠가 주인공이다. 아빠는 우연히 길에 멈춰 서 있는 자동차를 발견하고

며칠을 기다려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자동차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차에 올라탄다.

아빠의 호기심은 어린이 같다.

차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경적도 울려본다.

 

 

아빠가 자동차를 타고 있는 것을 본 필리용크 아주머니는 다짜고짜 자동차를 태워달라고 말한다.

어딜 가나, 동네에 이런 아줌마 하나쯤은 있는 듯하다.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자기 생각만 이야기하는 사람. (뭐 굳이 꼭 아줌마라고 한정을 지을 필요는 없지만)

 

아빠는 자동차의 주인도 아니고, 운전을 해 본적도 없기 때문에 자동차를 잘 다루지 못한다.

자기 마음대로 태워달라고 해놓고 내릴 때도 자기마음대로인 필리용크 아주머니.

 

 

지금으로 치자면, 무민 아빠의 이러한 행동은 남의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움직인 절도죄에 해당될 것이나

그림책에서는 그에 대한 죄의식은 크게 없는 듯하다.

 

대학생 때,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고 새벽녁 귀가 하다 길가에 세워 둔 오토바이에 덥썩 앉았다가

절도죄로 끌려갔던 남자동기가 떠오른다.

어쨌든 남의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무민 가족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동차를 타고 소풍을 가기로 한다.

그렇지만 자동차를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무민가족들의 소풍은 어떻게 될까?

 

 

자동차 주인인 헤물렌씨가 나타났을 때

어의없게도 헤물렌 씨의 건망증 때문에 자동차가 버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태워주겠다는 헤물렌씨에게 무민네 가족은 함께 걸어서 소풍을 가자고 제안한다.

 

자동차가 아주 귀한 시절이었을테니

자동차는 신기한 물건이면서, 편리한 물건이기도 했을 것이다.

누구나 만져보고 싶었을 것이고, 갖고 싶었을테지만, 멀미를 해가며 자동차를 타고 가느니

걸어서 자연을 즐기는 소풍을 택한 무민네 가족의 모습이 정겹게 여겨진다.

 

지금이야 자동차를 타고 나가지 않으면 자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도시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는

낯설면서도 정겨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림책을 덮으며, 한솔이와 주말에는 우리집 뒷산에라도 한번 올라가볼까? 하고 말을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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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4-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동차를 타면
한 사람은 앞만 보아야 하고,
자동차 소리에 묻혀
말소리가 안 들리기도 하니
함께 걸어가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둘레도 바라보면서
참말 멋진 나들이가 되기도 해요.

다가오는 주말에 뒷산마실 즐거이 누리셔요~

하양물감 2015-04-23 16:3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해피북 2015-04-2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민이 이렇게 오랜 역사가 있는줄 몰랐어요^~^ 그래서 인기가 많았군요 알라딘 선물로도 등장할만큼 말이죠^~^

하양물감 2015-04-24 08:56   좋아요 0 | URL
저도요 깜짝 놀랐어요.
어렸을 때 보던 것이라는 생각은 하였지만요^^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 제1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2
김진희 지음, 손지희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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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라는 제목만 보고, 나는 이게 무슨 경제동화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목적에 치우쳐 동화의 맛이 없는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옆에 두고도 손에 잡지 못하다가 며칠 전에야 읽기 시작했다. 앗, 그런데 이게 경제동화가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 정도 되면, 그렇지 않을 거라 짐작이라도 했어야 했건만.

 

이 책은 첫장면부터 주인공인 동우가 교통사고로 죽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게다가, 평소에 돈을 뺏고 괴롭히던 김준희가 반항하며 도망가는 것을 쫓아가다 일어난 일이었다. 첫페이지에 이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유체이탈을 한 동우의 눈 앞에 죽은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동우를 찾아 온 저승사자와 만난다.

 

어린이 책치고는 꽤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시작이다. 동우는 자신과 사주가 같은 동명이인때문에 억울한 죽음을 맞았지만, 저승에 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동우는 자신의 곳간에서 노자를 지불하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 동우의 곳간에는 노자를 지불할만한 것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노자를 빌리고 이승에서 노자를 갚기로 하고 돌아온다.

 

여기까지 읽고 나니, 얼마 전에 우리집 아이와 함께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보았던 '만화, 신과 만나다'라는 전시가 생각났다. 그 전시에서 아이는 원귀도 만나고, 우리집을 지켜주는 다양한 신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었다. 거기서 넋전이라는 것도 배웠는데 죽은 자가 저승에서 쓰는 돈이었다. 말하자면, 죽은 자들의 곳간에 있다는 그 돈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람이 죽으면 상여에 노잣돈을 꽂아주기도 하는 데 그 돈이기도 할 것이다.

 

동우는 다시 깨어난 후 저승에서의 일은 기억해내지 못하고 예전에 하던 행동대로 한다. 그 행동이라는 것이 친구의 돈을 뺏거나, 친구 집에 가서 마음대로 자기 물건인양 사용하거나, 급기야 가장 친하다는 친구 집에서 돈을 훔치기까지 한다. 사실, 초등학생들이 이렇게까지 하나 싶다가, 요즘 아이들이 그러고도 남지 하는 생각에 미치니 가슴이 답답하였다.

 

동우는 저승에서의 일이 하나 둘씩 기억이 나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노잣돈을 빌린 대상이 김준희라는 사실에 놀란다. 왜 하필 그 아이일까? 자기가 죽을 뻔 했던 것도 바로 김준희가 도망가는 걸 붙잡다가 일어난 일인데, 준희에게 노잣돈을 갚아야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노잣돈을 갚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동우는 태호 집에서 훔친 돈을 주거나 자신의 점퍼를 팔아서 돈으로 갚으려고 하지만, 노잣돈은 줄어들지 않는다.

 

동우는 왜 죽었다가 깨어났을까?

죽었다가 깨어난다는 것은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전의 동우가 새로운 동우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는 친구를 괴롭히고 돈을 빼았으며 살아가던 동우가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시 재정립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주제를 잘 녹여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준희 뿐만 아니라 태호와의 관계도 그러하다. 동우가 성재네 패거리에게 보복을 당하는 모습을 볼 때는 우리 아이들이 한 번 나쁜 길로 빠져들었다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 수 있었다.

 

노잣돈을 갚기 위해서 저승사자는 상대를 잘 관찰하라고 힌트를 준다. 친구관계가 어긋나 있을 때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인 주인공의 행동을 보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배울 것이다.

 

동우가 준희의 돈을 빼앗고 태호가 당하는 것을 모른 척 하면서도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동네형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차에 치여 죽어가는 고양이를 살려내고 성재네 패거리에게 배신자라고 보복을 당할 때쯤 되어서야 동우는 준희나 태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초등학생들이 설마 이러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어쩌다 일어나는 그 일이 내 아이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상대를 잘 관찰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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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4-2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시골 면소재지 아이들하고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만나는데
아이들 말씨가 생각보다 훨씬 거칠어요.

중학생쯤 되면 무시무시할 만큼 되더군요.
시골에서도 이런데 도시에서는 어떠할까 싶기도 해요.
참... 말로 하기가 그렇습니다...

하양물감 2015-04-23 16:28   좋아요 0 | URL
말은 마음의 거울이라 하는데, 말씨가 그래서야 어찌 마음이 똑바를 수 있을까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해피북 2015-04-2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들은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이 거의 중학생 아이들같은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하양물감님 글 읽으며 답답하기도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생기네요ㅜㅅㅜ

하양물감 2015-04-24 13:47   좋아요 0 | URL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아이들을 믿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봄을 찾은 할아버지
한태희 글.그림 / 한림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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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책은 처음부터 정말 좋아! 라고 생각하는 그림책이 있는가하면, 어쩌다 다시 꺼내어 읽었는데 어, 정말 괜찮은데? 하는 그림책이 있다. 물론 처음에도 좋았고, 다시 봐도 좋은 그림책일 수도 있다.

봄이 왔다. 지금 내가 사는 곳은 벌써 벚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봄이 드러나는 그림책을 찾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이 생각나서 다시 펼쳤다. 한태희 작가님으로부터 2013년 가을에 싸인을 받아둔 책이다. 아, 알겠다. 내가 이 그림책을 처음에 그리 주의깊게 보지 않았던 이유를. 가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봄 풍경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림책 표지는 붉은 매화 그림으로 굉장히 강렬하다. 그러나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장면은 눈 내린 겨울 풍경이다. 게다가 산 속에 덩그러니 있는 초가집 한 채. 쓸쓸하고, 심심하고, 조용한 겨울날이다.

 

 

 

 

집 안에는 인자하게 생긴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이 정겹다. 할아버지는 짚신을 삼고, 할머니는 겨울눈이 붙어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다 화병에 꽂아놓는다. 족자에 걸린 봄 그림이 눈길을 끈다.

겨울은 두 어른들에게는 지루한 일상이다.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다는 할머니 말을 들은 할아버지가 봄을 찾아 떠나기로 한다. 봄을 찾아 떠나겠다는 할아버지를 보니 참 대책없는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하는 봄을 찾아 떠나는 무모함이 귀여워보이기도 한다. 앉아서 기다려도 절로 오는 것이 봄이라지만, 빨리 찾아보고 싶은 할아버지 마음이다.


 

 

봄은어디에 있을까? 할아버지는 봄이 오는 것을 가장 먼저 알 것이라 짐작되는 개울물을 찾아간다.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무엇이 변하는가를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을 때 함께 이야기하며 읽어도 좋을 만하다.

할아버지는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냇물이 졸졸 소리 내며 흐르지!" 라며 개울로 내려간다. 하지만 아직 얼음이 얼어있다. 얼음으로 뒤덮인 속을 보면 개구리도 뱀도 겨울잠을 자고 있다.


 

 

 

짐승들이라면 알 수 있을까 하던 할아버지는 곰을 찾아간다. 하지만 곰도 아직은 겨울잠을 자고 있다. 다음에는 꿩에게 물어본다. 할아버지는 짐승들에게 물어볼 때 꼭 주먹밥을 하나씩 주면서 물어본다.

겨울이 되니 먹을 것이 없는 짐승들에게 할아버지가 주는 주먹밥은 귀한 먹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애타게 봄을 찾는 할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봄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지쳐 쓰러진 할아버지 위로 꽃송이 같은 눈이 내리고, 어디선가 꽃향기가 풍겨온다.

 

 

 
 

 

눈 속에 쓰러져 있던 할아버지 앞에 나타난 것, 작은 아이이다. 할아버지는 짐승들에게 주먹밥을 주었듯이, 이 아이가 추운 겨울에 혼자 있다는 사실에 걱정부터 한다. 자신도 지쳐 쓰러져 있었지만, 아이를 사는 곳으로 데려다주기 위해 힘을 낸다. 할아버지의 인성이 묻어나는 장면이다. 아마도 그런 할아버지이기때문에 요 작은 아이가 눈앞에 나타난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를 데려다주려고 했지만 오히려 아이 손에 이끌려 가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눈앞에 보인 것은 매화꽃 한줄기.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알려주는 매화꽃이다.

 

내가 아는 매화는 이렇게 하려하지 않았지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 어찌되었건, 할아버지는 매화꽃이 만개한 매화나무 앞에 선다. 봄을 찾은 것이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 "어머, 당신 이제 오셨어요?"


할아버지가 고생하며 봄을 찾아다녔건만, 정작 봄은 자기 집 앞마당에 와있었던 것이다. 물론, 봄은 기다리면 오는 것이지만, 봄을 찾아다닌 할아버지가 헛고생을 한 것은 아니다. 봄을 찾아 다니면서 겨울을 견디고 있는 생명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고생은 하였지만, 봄이 오니 그 고생도 즐거운 추억이 되지 않는가.

게다가 봄이 와서 벚꽃 피고, 개나리, 산수유 핀 할아버지네 집 주변에는 할아버지가 겨울동안 만났던 살아있는 것들이 나와 움직이기 시작한다. 춥고 긴 겨울을 견뎌내고 맞는 봄이기에 더욱 반갑고 화려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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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3-29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깊은 멧골 할머니 할아버지 집은 `기와집`일 수 없고,
`풀로 이은 집`이었을 텐데,
아무튼, 이야기가 따스해서 아이들이
틈틈이 꺼내어 다시 읽는 예쁜 그림책이에요.

작가와 출판사가
조금 더 마음을 썼다면
이 그림책은 아주 멋있었으리라 느껴요.
그림을 보면 군데군데 `멧골살이와 안 맞는 모습`이 드러나거든요.
요즘 흔히 보는 `시골 새마을운동 뒤끝 살림집` 모습을 그렸다고 할까요..

옛날 집에는 대문이 있을 수 없는데, 대문을 그린 대목도
좀 안 맞는다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마당에 선 나무도 `줄기가 저렇게 구불구불`할 수 없어요.
마당에 나무를 심어서 손수 가꾸어 보면
이쯤은 아주 잘 알 수 있답니다~

구시렁구시렁거리는 댓글만 남기는데...
그만큼
이 그림책 이야기가 사랑스러웠기에
그림이 좀 아쉬웠어요.

하양물감 2015-03-29 09:28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그런 부분까지는 제가 알수없는 것이었는데 역시 그림책의 그림은 허투루 볼 수 없는것같아요.
 
부엉이 곳간에 우리말 잔치 열렸네 재미있다 우리말 1
이미애 지음, 김고은 그림, 손세모돌 감수 / 웅진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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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이나 우리말을 재미나는 이야기로 풀어놓은 책이다. 새, 물고기, 동물, 곤충, 식물로 나누어 각각의 대상이 나오는 속담을 소개하고 있다. 속담사전형식은​ 아니고,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1. 새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다리가 대젓가락처럼 기다란 황새와 다리가 짤막한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먹을 걸 찾아다닌다. 자, 여러분은 이 둘의 등장에서 어떤 속담을 떠올릴 수 있는가?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낯설다면, 이 새의 다른 이름이 뱁새라는 것을 알려주겠다. 여기까지 오면 다들 무슨 속담이 나올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우리가 뱁새라고 하는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볍씨만큼 작다고 볍새라고 불리다가 뱁새가 되었다고 한다.


등장인물에서 연상되는 속담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 뿐만 아니라 "시치미를 떼다", "활개치다", "꿩 대신 닭", "부엉이 곳간", "꿩 먹고 알 먹고"와 같은 속담이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엉이 곳간"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고 알았다는. (^^)


속담만 있다면 이야기로서의 재미는 없을 것이다. 일단, 황새가 놀려대던 뱁새가 꿩과 부엉이와 힘을 합쳐 황새를 구해주는 훈훈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물론, 지나치게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2. 물고기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은어가 도루묵이 되어버린 사연을 먼저 들려준다. 은어는 원래 묵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 은어가 되었다가 도루묵이 되었다. 어른들이 자주 쓰는 '말짱 도루묵'이 어떻게 생겨난 속담인 지 알려준다. 앞의 새 이야기에 비해 이야기가 조금 싱거운 면이 있다.


3. 동물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강아지 일곱마리 중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무녀리 하롱이가 밤마다 엄마를 편하게 잠들지 못하게 하는 소리를 찾다가 고양이 아줌마를 만난다. 그 소리는 뚱보 고양이 아줌마가 돌아다니는 소리였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롱이 이야기이다. 하롱이가 몸은 약하지만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한 이야기이다.


4. 곤충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붉은잠자리와 하루살이, 베짱이가 모여서 자기들의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가 사실은 '개미와 매미'의 이야기였다거나, 하루살이가 어른이 되면 입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재미나다. 속담보다는 각각의 곤충 이름을 어떨 때 비유해서 사용하는지 알려주는 면이 더 많다.


5. 식물에서 우리말이 나왔어요

떡갈나무의 이야기는 창작동화같은 느낌이 강하다. (물론 앞의 이야기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볼 때 첫번 째 이야기가 속담을 제대로 활용하여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다른 이야기들은 속담보다는 물고기나 동물, 곤충 등의 이름을 빗대어 사용하는 상황을 많이 소개하는 것 같다. 이야기 마무리 부분에 속담을 부록으로 실어놓았는데,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다. 책의 목차를 보아도, [우리말이 나왔어요] 이니, 속담이라 한정짓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부록으로 속담을 장마다 실어서 속담에 무게를 둔 것 같기도 하고, 굳이 속담만 나오는 것이 아니니 우리말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하다.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고 한 건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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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3-24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래를 정확히(?!) 담아야 할텐데..궁금해지네요..호기심^^

숲노래 2015-03-24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곤충`이나 `식물`이나 `동물` 같은 낱말은 `우리말`일 수 없는데,
아마 이 대목까지 헤아릴 줄 아는 어른도 드물지 싶어요.
이 대목을 제대로 건드릴 줄 아는 어른은 얼마나 될까요.

말밑(어원)을 가르치는 이야기가 `지식`에 머물지 않고,
말을 제대로 내 넋으로 살려서
아름다운 삶을 이루는 생각짓기로 가도록 돕는
우리말 이야기 책이 좀 나오기를 비는데,
만만하지 않은 듯해요.

하나같이 `틀에 박힌 상식` 같은 지식만 다루더군요......

하양물감 2015-03-24 18:4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동물이나 식물, 곤충까지 바꾸기에는 버겁지 않을까요?
어쨌든 이 책이 1~2학년 통합교과에 이야기가 실려있어요.

숲노래 2015-03-24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꾼다`기보다, 제대로 된 우리말(한국말)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느껴요.
우리말은 이러하니까요 - 벌레 . 풀(푸나무) . 짐승

`참다운 말밑(어원)`을 들려주려 한다면
`숲`이나 `나무` 같은 낱말이 어떻게 생겼고,
`벌레`나 `사랑`이라는 낱말이나
`해`나 `별` 같은 낱말이 어떻게 태어났는가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지 싶어요.

교과서에서 이러한 대목을 짚을 날이 언제쯤에나 올까요.

영화 인테스텔라를 보면 사회의식이 정치를 지배하던 때에 나온 교과서는
모두 거짓이라고 나오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한참 먼 듯해요...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 풀빛 그림 아이 49
마리아 호세 오로빗 이 델라 글, 까를레스 바예스테로스 그림 / 풀빛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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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는 '치매'를 다루고 있다. 요즘 나오는 그림책들의 주제를 보면, 정말 다양해짐을 느낀다. 평균수명이 길어져서일까? 치매에 걸린 어른들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치매는 문제 없이 생활을 잘 해오던 사람이 뇌기능 손상으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전하되어 일상생활조차도 어려워 지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기억력이나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 판단력 등과 같은 능력이 저하되는 는데, 예전에는 드라마 같은 걸 통해서 접했는데, 요즘은 주변 지인이나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안하던 행동을 하거나, 잊어버리거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기게 된다면 마음이 어떨까?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겠지만, 치매에 걸린 어른들의 삶은 얼마나 고달플까?


 


이 그림책에는 멋쟁이이고, 생활의 여유를 나름대로 즐기며 살던 할머니가 어늘 갑자기 치매에 걸리게 된다. 그래도 이 할머니는 참 행복하다. 손녀딸이 할머니를 도와주고, 할머니가 이상한 행동을 하여도 이해를 하기 때문이다. 아니, 이것은 '이해'라는 단어로 설명되기에는 부족하다. 몸은 성인이지만 어린 아이보다 더 미성숙한 행동을 하는 하는 할머니를 꼬마 손녀가 이해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는 이해보다는, 손녀와 할머니 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 할 것이다. 할머니와 손녀딸 사이에는 많은 시간과 감정을 공유한 추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손녀는 할머니가 자신에게 그렇게 해주었듯이 손녀는 할머니에게 돌려드린다.

 

 

 


 

치매에 걸리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돌볼 수 없어서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게 한다. 누군가가 하루 종일 옆에 있어 줄 수 없을 때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겠는가. 이 그림책에서는 치매인 할머니 옆에 손녀딸이 늘 함께 있는다. 할머니는 예전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손녀딸과 함께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밤마다 할머니와 보낸 날들을 이야기해주면, 할머니는 그 일들을 기억하지는 못해도 환히 웃어준다. 삭막한 요양병원에서의 생활보다야 얼마나 좋은가?


 


그림책에서는 할머니의 치매를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치매로 인해 가족의 삶의 부서지거나, 가정경제가 파탄나거나, 가족간의 다툼이 일어나거나 하는 장면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할머니의 이상한 행동을 [이상하다]가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여기게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할머니와 손녀의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다. 가족 또는 인간이라는 관계 속에서 그림책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 손녀의 자리에 엄마가, 아빠가 앉아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리고 그 자리에 요양병원 간호사가 있다고 해서 잘못된 삶이라거나, 자식들을 욕할 수는 없다는 사실도 한번 쯤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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