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1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199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공경희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2. 01.


   그러고 보니 어떻게 존 그리샴에 관심을 가지게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영화의 원작을 조사하다가 이렇게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자면 조금 오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전 존그리샴 원작의 영화를 제대로 끝까지 한편이라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글쎄요. 그것은 이유 모르게 느껴졌었던 거부감으로 인해서였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름대로 한국에 소개된 존 그리샴의 작품을 아홉 게나 소장하고 있으니 원. 단순한 수집벽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앞서 기록한 타임 투 킬Time to Kill이 처녀작이라면 이번에 읽은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는 첫 소설이라고 소개되어있습니다. 그럼 이번에 읽은 또 하나의 존 그리샴을 감상해보겠습니다.


   하버드 출신인 미첼 맥디르―이하 그―는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의 작은 법률 회사로부터 일종의 스카웃 제의를 받습니다. '벤디니, 램버트 & 로크'라는 멤피스 시에 있는 작은 세금 관련 법률 회사인데요. 그곳에서 그를 변호사로 입사 요청을 한 것입니다. 가난 속에 살던 그는 파격적인 조건에 승낙하게 되고, '파트너'라는 직위의 변호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또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좋기만 하던 그의 생활 속에서 의문의 사건들이 살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합니다. 그거 입사하기 전 15년 동안 다섯 명의 변호사가 의문을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했으나 FBI가 접근하게되고, 커져만 가는 의혹 앞에서 그는 회사의 죽음의 추적과 FBI의 감시망을 벗어나려 하는데…….


   입사한지 얼마 안된 신입 변호사. 화려한 미래를 향해 순수한 열정을 불사릅니다. 하지만 그에게 다가온 것은 그 화려한 비전의 어두운 면. 그는 마치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처럼 모든 사생활을 도청과 미행으로 감시를 받고 산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을 뿌리치고 자유를 향한 목숨을 건 도주를 계획하게됩니다.


   이때까지 접해왔었던 법정 이야기와는 또 다른 이야기. 한가지의 사건을 두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를 꿈꾸면서 알게 모르게 위험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모든 것을 믿고 있었는데, 순간 모든 것을 믿지 못하게 되는 상황.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피할 수 없는 추적의 그물 망을 주인공처럼 교묘히 피해 자신의 존재를 지울 수 있을까요?


   전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숨막히는 조임 속에서 추적을 교묘히 따돌리는 그의 모습에 묘한 흥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숨결로 만들어지는 자신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능력으로 살아 남으려하는 모습. 그 속에서 저 자신이 원한 삶의 모습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뭐랄까요? 어딘가 모르게 억지가 느껴지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제가 변호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에서 느껴지는 억지는 외면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삶을 가난 속에서 살면서도 아름다운 아내를 얻고, 나름대로 영광의 학창시절을 지낸 주인공. 막 사회에 나와 정신 없이 일에만 빠져 있다가 숨막히는 감시의 추적 망과 음모를 피해서 전문가 뺨치는 솜씨로 그 모든 것을 피해가며, 나름대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너무나도 천재적인 주인공. 감동을 느끼기도 전에 짜증이 먼저 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작품은 독자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요? 정의는 승리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등잔 밑이 어둡다? 글쎄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상상력이 자극 받지 못한 체 어둠 속 미로를 느긋하게 걸으며 출구를 찾는 기분이 들뿐입니다. 그것도 이미 "나는 길을 알고 있다."라는 기분으로. 너무나도 자신감에 빠져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라니…….


   그럼 다음 작품 '펠리컨 브리프The pelican brief'라는 빨간 표지의 책을 집어듭니다.


   점점 재미있는 작품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며.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임 투 킬 1
존 그리샴 지음, 김희균 옮김 / 시공사 / 1996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 : 타임 투 킬Time to Kill
저자 : 존 그리샴John Grisham
역자 : 김희균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11. 25.


   타임 투 킬 이라면 영화로 이 작품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일 원작자의 영화 의뢰인과 함께 추석 특집이니 뭐니 하면서 TV영화의 단골손님이었기 때문이지요.
   할 짓 없이 바쁜 자대 생활 중. 이때까지 모아두고 읽어본 적이 없는 존 그리샴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아홉 개의 컬렉션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그 뒤의 작품도 더 나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형편상 모아둔 것만을 감상하기로 한 것이지요. 그럼 그 첫 번째로 이 작품―타임 투 킬을 감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시작도 조금 충격적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소설 그 특유의 상상력으로 시작되는 충격적인 내용!! 흑인 꼬마 여자아이―토냐가 백인 성인 남자 두 명에게 강간, 폭행을 당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버려지게 되는데……. 한편 죽기 전에 발견되는 토냐와 그로 인해 제판을 받게되는 백인 남자 둘. 법원에서 예심을 받고 나오는 그들에게 토냐의 아버지 칼 리는 M-16을 갈겨버립니다. 광기에 휩싸인 살해현장. 이야기는 이렇게 해서 칼 리의 살인에 유·무죄 판결에 대한 법정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한편 칼 리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제이크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자신을 알리고자 사건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데…….


   인기와 돈, 명예,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 KKK단, 살인과 폭행, 방화, 그리고 피부색을 통한 인종차별.

   글쎄요.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한 느낄 수 있을까요? 요즘은 어떨지 몰라도 이 작품을 영화로 차음 접했을 때만해도 백인과 흑인간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고, 관련 자료와 소식을 많이 접했지만, 이번에 책으로 이 작품을 읽을 때만해도 그런 것에 많이 둔감해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KKK단도 옛날이야기 같고, 피부색에 대한 인종차별이야기의 혐오감도 많이 줄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피부색이나 그 어떤 것을 떠난 양심적 정의에 대한 것입니다. 또한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스스로 갉아먹는지도 이 작품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결국 극적인 해피엔딩이 있었지만, 원대한 결과를 위해서 주인공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었고, 그로 인해 그를 믿고 도와주던 사람들도 이렇게 저렇게 피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아. 이야기가 옆으로 빠진 듯 하군요. 이 작품에서 느낀 점과 배운 점은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을 경고 드립니다.(웃음)

   이야기의 종반부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눈을 감고 상상해보라고, 지금 당신의 소중한 딸이, 사랑하는 여자가 처참히 상처입고, 평생 그 상처를 가지고 살아야한다고. 그리고 그 상처를 준 사람이 자신의 눈앞에 버젓이 살아있다고. 작품은 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그 강간범을 죽여버린, 딸의 아버지에게 무죄를 말해줄 것이냐 유죄를 말해줄 것이냐를!!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전 이 작품에서 뚜렷한 무엇인가를 잡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주인공인 제이크가 착한 사람인 듯 하면서도 아욕에 휩싸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군 생활 특유의 사정상 집중이 안되어서 일까요?
   무죄를 말하는 제이크, 유죄를 말하는 버클리 검사. 둘 다 이 사건을 통해서 일약 스타를 꿈꾸는 모습이 보입니다. 과연 진정한 정의란 무엇일까요? 글자로 만들어진 법률? 아니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외침?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자칫 도덕과 양심의 소리라며 정의를 말했다가 그것이 어떤 사회에서는 전혀 다른 것으로 정의 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이전에 다른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 이건 너무 깊이 파고든 소리였군요.


   선고 악, 그리고 정의. 그 사이의 저울질을 이야기하는 법정소설. 저는 동양의 음양설과 인과율의 법칙을 존중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작품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 하지만 흑백논리를 말하는 듯한 이런 이야기는 거부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재미있었습니다. 무죄와 유죄의 미묘한 판결을 위한 두 변호인의 치열한 신경전. 반전과 반전이 이어지는 상황. 그리고 그런 이야기 자체에서 느껴지는 인간적 따뜻함. 이런 장르문학을 처음이기에 저는 「존 그리샴」이라는 사람을 좀더 읽어봐야겠습니다.


   비록 원서가 아닌 역서라 할지라도.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탐정 2010-09-1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존그리샴게별로없네요~~제가대체적으로존꺼는다봤거든요~~그리고이번에세로나온책도있는데~~

무한오타 2011-10-21 08:59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크레이지
벤야민 레버트 지음, 조경수 옮김 / 민음사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 크레이지Crazy
저자 : 벤야민 레버트Benjamin Lebert
역자 : 조경수
출판 : 민음사
작성 : 2004. 10. 28.


   사실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다음으로 앤 라이스님의 뱀파이어 연대기를 읽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내무반에서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같이 본 고참이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읽는다고 하니, 당장 읽을게 사라져버리더군요. 그래서 밀린 카툰 다이어리를 그릴까 싶었지만 독서를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 소설 DMZ를 읽을까 했지만, 최근 손에 넣은 주황색 표지의 염색한 듯한 짧은 금발의 청년이 인쇄된 크레이지에 마음이 가 그것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으로 시작해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자서전 같은 소설. 오랜만에 편히 읽은 이 작품을 조금 소개하고자합니다.


   열여섯 살의 벤야민 레버트. 그는 좌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십대청소년입니다. 그런 그가 술로스 노이젤렌 기숙사에 전학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방을 하나 배정 받으며 알게되는 룸메이트 아노슈. 그리고 그를 통해 알게되는 뚱보 펠릭스와 꼬챙이 펠릭스, 계집애라 불리는 플로리안, 과묵한 트로이와 친구가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영웅이라 말하며 미.친.짓.을 꿈꾸기 시작하는데…….
   여학생 기숙사의 비상사다리를 기어오르기도 하고―주인공은 이 이야기에서 첫 경험을 가집니다―, 기숙사에서 도망가기도 합니다.

   뭐랄까요?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정말이지 가슴 깊은 곳이 자극을 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와 함께 하는 친구들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장애를 가지지 않는 이가 없다며 서로를 보듬어 줍니다. 언제나 무엇인가 기발한 것을 생각하고, 어떤 미친 짓을 꿈꾸는 모습. 그것은 어린 시절 똘똘 뭉쳐 지내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만들었습니다. 비록 이 이야기의 주인공과 친구들처럼 술과 담배, 섹스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하루종일 같이 붙어 다니며 무엇인가 사고를 저지를 생각만 하던 미친 시절. 순수했던 열정의 시절을 그립게 하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여섯 명의 탈출과 도망가는 이야기에서 만나게 되는 짐 브라우스라는 사람은 매 시대마다 있는 작은 영웅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시대는 변해도 미친 영웅들의 추억은 누구나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일탈을 꿈꿉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꿈일 뿐인 것일까요? 왜 현실에 발이 묶여 그 모든 속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가끔씩 일상을 괴롭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때로는 미쳐보는 것도 좋아."라고 말할 때마다 "하지만 미쳐버릴 수가 없어."라는 체념을 답변으로 들을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왜일까요? 만들어진 편안함을 쉽게 벗어 던지기 힘들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너무나도 편안한 현실을 깨버릴 용기가 없는 것일까요? 편안함 속의 괴로움을 본능적으로 느끼면서도, 그것을 벗어날 수 없음은 왜일까요?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종교적이든, 도덕적이든, 그 어떤 것이든 저는 하루하루 미.친.짓.을 생각하며 살렵니다.

   음∼ 예전에 '나는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라는 일종의 자전적 기록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보다 이번 작품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글쎄요?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가 쓴 글에 더 이해가 빠른 것일까요? 아니면 일기의 형식이 아닌 소설의 형식이기에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일까요? 아무튼 지난날의 추억과 순수했던 열정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말하곤 합니다.
   "때론 길임이 길이 아니노라. 때론 길이 아님이 길이노라."
   지나친 일탈행위는 위험할 수도 있지만, 경험상 적당한 일탈은 생활의 활력소가 되며, 뜻하지 않던 방향으로의 생활의 실타래가 풀리기도 하더라구요.

   저는 오랜만에 적당한 자만에 빠져보려고 합니다. 제가 영웅이자 주인공인 인생의 길을 걸어나가 보겠다는 말입니다. 누군가 그것이 사춘기적 반항이라고 말한다면, 저는 그 사람에게 더 나은 자신을 위한 도약을 무서워하는 겁쟁이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그럼 이 기록을 읽어주신 여러분 아자!! 아자!! 아자!! 버닝!!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운데이션 1 - 위험한 서막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파운데이션Foundation―시리즈
저자 :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역자 : 최서래, 김옥수
출판 : 현대정보문화사
작성 : 2004. 10. 20.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imov. SF계의 거장으로 알려진 분이 쓰신 파운데이션 시리즈. 군 입대를 하고 나서야 알게된―관심을 가져버린 분의 한 작품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입대 전 헌책방에서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SF특강'을 산 것을 시작으로 군 생활 동안 그 분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그 분의 책이 시중에 출판되어있다는 것을 책 출간 2년 뒤에 헌책방에서 알게 된 것입니다. SF특강이후로 가장 먼저 접하게 된 것이 파운데이션 01, 02, 03. 거기에다가 퇴마록의 저자 이우혁님의 추천까지 붙어 결국 전 열 권의 세트를 다 사게되었습니다.
   제가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사서 읽고 있다고 하니 벗들이 묻더군요.
   "화장품 관련된 SF냐?"
   하긴 처음 제가 그 책들 발견했을 때도 그렇게 오해하긴 했습니다. 그럼 파운데이션의 세계에 잠시 들어가 볼까요?


   이 책을 읽는 현재로부터 아득히 먼 미래. 은하계 곳곳으로 인류가 퍼져 살며 '은하제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세계. 더 이상의 전쟁도, 분쟁도 없이 평화로운 시대 속에서 황제는 한 수학자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 수학자의 이름은 해리 샐던. '심리역사학'이라 불려지는 일종의 수학적 인류 통계학의 논문을 발표한 수학자입니다. 이론상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황제는 그 학문에 관심을 가져 샐던을 자신의 곁에 두려고 하지만, 샐던은 실현 불가능한 이론이라며 자신의 논문에 후회를 합니다. 그리고 황제를 피해 자신의 고향별로 가려고 하는데…….
   이야기는 이렇게 해리 샐던과 그의 도망과장에서 만나는 기자 채터 휴민, 역사학자 도스 베나빌리와의 일종의 모험기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이런저런 사건들이 발생하며 샐던은 완성될 수 없다고 말하는 자신의 미래 통계학―역사심리학을 현실화하기로 약속하는데…….
   그로부터 500년 간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우주의 양끝에 만들어지는 제1파운데이션과 제2파운데이션. 휴민의 예언(?)대로 은하제국은 붕괴되고, 모든 이야기는 샐던 프로젝트대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제 1파운데이션의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고인 샐던의 영상 메시지. 하지만 '뮬'이라는 돌연변이는 샐던 프로젝트의 방향을 부셔버리게 되고, 그때까지만 해도 비밀시 되어왔던 제2파운데이션의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종반부에서는 골란 트래비스 의원과 역사학자 야노브 패롤렛의 인류의 기원인 잊혀진 신화의 행성―지구를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로 바뀝니다. 여행의 길에서 만나는 가이아인 블리스, 우주인 패롬 그리고 여행의 끝에서 그들을 기다린 답은…….


   SF는 광활한 우주라는 무대에서 레이저 무기가 난무하며 스타워즈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사건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거나 어떤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발생하는 사회적인 현상 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SF는 과학적 상상이라는 것이지 '공상'이나 '망상'이 아니라는 이우혁님의 주장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SF라고 하면서 상을 받은 것으로 올슨 스콧 카드의 앤더 위긴 시리즈를―여차저차 그것도 번역판은 전부 소장―읽어 본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재미있게 읽었었지만 이번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이때까지 읽고, 본 모든 SF를 저리 가라고 하는군요. 아 물론 그리 많이 접해본 것도 아니지만요.

   더욱 놀란 것은 1942년에서 1992년까지 작성된 이야기이며 현재 2004년에 이 책을 읽으며, 어떻게 보면 SF는 그 자체로 예언서 아니아니 이 작품에 나오는 심리역사학은 아닐까라며 재미있는 상상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미래를 읽는 것과 앞으로 다가올 사건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의 이론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준비된 대안이 현실화되면 그것은 일종의 예언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60년 전부터 쓰여진 이 작품이 아직까지 연구중이며, 실용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그 모습에…… 하앙 오랜만에 너무 행복한 기분을 느끼며 감상을 접습니다.


Ps. 아이작 아시모프님의 '로봇'시리즈도 빨리 읽어보고 싶군요. 필립 K딕의 작품도 읽어봐야 하는데 문제는…… 돈인가(눈물)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홉 번째 날
에르베 바쟁 / 시공사 / 1996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 : 아홉 번째 날Le neuvieme jour
저자 : 에르베 바쟁
역자 : 김현아
출판 : 시공사
작성 : 2004. 9. 20.


   하느님은 육일만에 세상을 창조하시고,
   일곱 번째 날에는 쉬셨으며,
   여덟 번째 날에는 아담과 이브를 낙원에서 추방하셨다.
   아홉 번째 날을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
   우리는 지금 창조주의 자리에 앉아 모든 생명체를 파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아홉 번째 날 책 표지 中


   9, 10월 외박 때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혹시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헌책방에 갔었습니다. 하지만 01, 02. 03을 앞서 운 좋게 헌책방에서 구할 수 있었을 뿐, 그 이후의 것은 2시간을 뒤지고 있어도 나오질 않더군요. 그러던 도중 '아홉 번째 날'이라는 하드커버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홉이라. 아홉이라 하니 다이어리 한구석에 작게 메모했던 것이 있어 여기에 적어봅니다.
   「세상에는 숫자數字를 무서워하는 습관이 있어 우리 조선에서는 석 삼三자와 아홉 구九자를 몹시 무서워한다. 석 삼 자는 귀신이 붙은 자라 해서 몹시 꺼려하며 아홉 구 자, 즉 셋을 세 번 곱한 자는 그 석 삼 자를 곱한 자로 더 무서워한다. ― 나도향 꿈」
   이런 식으로 아홉이라는 것이 머리 속에 있다보니 그만 충동적으로 책을 사버리게 되었군요. 그럼 '아홉 번째 날'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지친 안색. 야윈 모습의 40대의 남자. 에릭이라 불린 남자가 유서가 담긴 봉투를 공증인에게 넘기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마치 과거를 회상하는 듯 전개되는 내용. 에릭―알롬 박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바이러스와 그것의 백신에 대해 연구해온 사람입니다. 어느 날 세상을 발칵 뒤집는 바이러스가 출연하게되고 그는 갑자기 명성을 얻기 시작합니다. 그 바이러스의 이름은 슈퍼인플루엔자.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달리 전염속도가 빠르며 살상률이 높으며, 종례의 인플루엔자 백신으로는 치료 불가능. 하지만 에릭은 그 바이러스를 오랜 기간 대비해 왔기에 누구보다도 그 백신을 먼저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완벽한 백신이 만들어지기 이전까지 많은 사상자의 발생으로 그는 명성과 동시에 광적으로 변하는 사람들로 인해 언제나 마음이 아픕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몸에 백신과 바이러스를 실험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완벽한 백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알게 됩니다. 실종된 파트너를 찾던 도중 알게된 사실. 그것으로 그는 고뇌에 휩싸이게 됩니다. 또한 그는 시한부 인생의 판정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우려하던 걱정이 현실화됩니다 그 악몽을 대비해 연구를 해왔고, 그렇기에 그는 악몽에 정면대결을 펼칩니다.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마침내 그는 승리합니다. 하지만 악몽의 시작의 진실을 알게되고 자신 또한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묵묵히 받아들입니다. 마치 인과응보라도 되는 양…….


   조용하게―그렇다고 평범하게만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살고 있던 사람이 특수한 경우 속에서 마법사 또는 신이 되어버린 이야기. 명성. 어떤 이들은 명성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은 명성의 무서움에 치를 떱니다. 극과 극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듯, 그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과 관심에 무서움을 느끼게 되지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전까지 메디컬 소설이나 SF소설에서 생각하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인류는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살고자 노력합니다. 각종질병은 백신을, 노동은 기계를, 그 밖의 인류를 위한 수많은 문명들. 하지만 그런 막연히 안일하게된 편안함이 더욱더 큰 시련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닐까요?

   세상에는 우연은 없다고들 합니다. 우연의 모습을 빌린 필연만이 있다고들 합니다, 물론 저도 그 말을 좋아합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우연적으로 자신이 개발하던 백신의 바이러스와 맞대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경악하게 되지요.

   완벽해야만 하는 일이었지만, 완벽하지 못한 부주의로 불러들인 재앙. 예방하기 위한 계획이 앞서 현실로 등장.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라는 논리를 떠올리는 상황의 연출. 하핫. 제 감상문을 읽는 여러분께 묻습니다. 혹시 인생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으십니까? 미래를 알 수 없다고는 하지만 주위의 모든 어떤 현상들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며 지내시지는 않습니까? 마치 이 모든 것이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 믿으면서 살고 있듯이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어느 한순간 당연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저는 그 순간이 너무 무섭습니다. 모든 것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치 맙시다. 하늘이 무너질까 밖에 못 나가는 것과 구더기 무서워 당 못 담그는 일은 너무 오버된 일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삶에 만일의 경우는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완벽'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작품을 읽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자만의 모습으로 신이 되려는 인간들.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의 신화가 현실화되질 않기를 기원하며, 자전적 소설의 감상을 접습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