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 3일 맑음 23도~31도


'기적의 배'가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은 점차 절망으로 바뀌고 있다. 



1주 전까지만 해도 원황배 10여 개 정도는 따 먹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대부분의 배가 시커멓게 변하면서 땅에 떨어졌다. 벌레 피해도 있고, 병에 걸린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있다. 아무래도 배에 종이를 싸서 병충해를 막는 방법을 써야 하지 않나 싶다.  



더 기다렸다가는 배 맛을 조금도 볼 수 없을 것 같아, 배나무를 샅샅이 훑어 보았다. 온전하게 남은 것은 딱 한 개뿐. 주먹보다 조금 큰 정도로 크기가 다소 작았지만 수확을 감행했다. 그리고 맛 본 배맛은 그야말로 꿀맛. 이렇게 맛있는 배였으니, 벌레나 새들이 달려드는 것도 이해가 된다. ^^; 올해 실패를 거울 삼아 내년엔 종이 씌우기를 검토해봐야 겠다. 


배와 함께 호박도 한 개 땄다. 호박이 이제 열린 것들이 많아 아무래도 늙은 멧돌호박을 수확하는 것은 힘들듯하다. 그냥 어린 호박일 때 수확해서 반찬으로 먹는게 나을 듯 보인다. 오늘도 호박을 한 개 따서 깍둑썰기를 한 후 1/4 정도만 청국장 찌개에 넣어서 먹었다. 얼굴 크기보다 조금 큰 호박이지만 반찬으로 먹기엔 꽤나 많은 양이다. 호박 덕분에라도 된장찌개나 청국장 찌개를 많이 해 먹어야 할 판이다. ^^ 



블루베리밭과 체리밭의 5차 풀베기가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한 번 정도만 풀을 베주면 풀베기는 끝이 날 것 같다. 1년에 6회 풀베기라니....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다. 풀베기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농장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야 할 시기이다. 1년 2~3회 정도에서 끝낼 수 있다면 좋겠다. 올 겨울은 이것이 가능하도록 연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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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레바논에서 외교관 납치가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액션과 웃음, 감동이 버무러지긴 버무러졌는데, 간이 조금 약하네~


1년 8개월 전 납치되었다 실종된 외교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외교관 민준(하정우)은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원해 레바논에 들어간다. 물론 자원의 배경에는 임무에 성공시 미국으로 배치를 받고 싶어하는 개인적 출세 욕망이 있다. 이번 작전은 안기부도 모르게 행해지는 비공식작전. 하지만 임무는 처음부터 꼬인다. 레바논 현지 공항경비대가 교섭금을 노리고 민준을 잡으려 하고, 민준은 총알을 피해 도망치다 우연히 한국인 택시 운전사 판수(주지훈)의 차를 타게 된다. 판수는 중동 지역에서 사기 피해를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레바논에 흘러들어와 살고 있다. 뭔가 사기 기운이 농후한 판수와 함께 민준은 인질을 무사히 구출해 낼 수 있을까. 


#스포일러 주의

영화 <비공식작전>은 민준과 판수를 잡으려는 공항경비대와 갱단의 추격, 그리고 이에 맞선 민준과 판선, 그리고 비밀무장조직간의 대결 구도로 사건을 끌고 간다. 이 대결 구도는 액션의 밑그림이 되어 퍼붓는 총알 세례와 자동차 추격 장면을 보여주지만, 결말이 너무 훤히 보이는 통에 긴박감이 다소 줄어든다. 그나마 민준과 판선의 케미가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영화를 숨통 트게 만든다. 거기에 더해 인질을 구하기 위한 협상금을 위해 외교부 직원들이 월급 포기 각서를 쓰는 장면 등이 인간애를 느끼게 만든다. 이런 감동적인 장면들은 판수가 돈을 훔친 후 다시 돌려준다든가, 민준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포기하는 모습 등으로 이어진다. 


영화 <비공식작전> 속에서는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희생하는 개개인들이 그려진다. 재난에 처했을 때, 무엇보다 앞장 서야 할 국가라는 것 또한 국가라는 실체가 있어서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힘이 모여 가능한 듯 보인다. 하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권력이 재난을 못본 척 한다면, 구성원들의 힘 만으로는 결코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1987년의 대한민국과 2023년의 대한민국. 재난을 대하는 국가의 자세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한편 재난을 극복하려는 개인의 공동체에 대한 헌신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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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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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은 또는 나란 무엇인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욕구는 아닐지라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욕구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내가 왜 사는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선 세상을, 그리고 인간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수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학자들이 <빅 히스토리>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써내려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물리학자 김상욱은 물리학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빅 히스토리를 완성한 듯하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를 포함해 세상, 우주의 모든 것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인간을 포함해, 생명과 물질, 우주를 설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원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주장을 펼치고 있지는 않다. 세상은 다양한 층위로 구성되어 있고, 그 층위마다 다양한 법칙이 존재함을 인정한다. 그래서 원자는 물리학의 시선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분자로 넘어가서는 화학이, 개체와 인간, 사회로 그 대상이 바뀌면 그 대상의 층위에 맞춘 다양한 학문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물리학의 시선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빅 히스토리와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겟다.


아무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알고자 하는 대상의 층위를 먼저 파악하고, 그 층위를 지배하고 있는 법칙이나 원리를 적용함은 물론, 다른 층위와의 관계 또한 놓치지 않는다면, 꽤 정확하게 대상 또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읽은 후, 세상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기본인 원자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와 함께, 원자들이 합쳐져 분자가 됐을 때 이를 이해하기 위한 화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음을 알게 된다. 물리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화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 욕구가 커졌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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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9월 2일 맑음 18도~31도


9월이지만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 탓에 배추 심는 걸 늦추다 보니 너무 늦어버린건 아닌지 모르겠다. 



농약방에 배추 모종을 사러 갔더니 다 팔렸다고 한다. 이 지역에선 대부분 지난주 배추 정식이 마무리 된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지 많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10주 정도 되는 소량인 덕분에 떨이로 살 수 있는 모종이 남아 있었다. 20주 가량 되는데 모종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10주 값에 떨이로 구입할 수 있었다. 20주나 필요한 것이 아닌지라 좋은 상태인 모종만 심을까 생각했다가, 일단 다 심어보기로 했다. 



올해는 배추를 심을 자리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보통 퇴비와 유박 등을 미리 주고 두둑을 만드는 작업을 하지만, 올해는 무경운에 무투입으로 시도해본다. 그래서 배추를 심을 자리를 배나무와 산수유 나무 아래로 정했다. 이쪽은 한 번도 작물을 심지 않았기에 양분 부족이 덜 할 것이라 여겨져서다. 배추를 심을 자리만 구멍을 파서 모종을 심었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 물도 주지 않았다. 최근에 워낙 비가 많이 오다 보니 아직도 땅은 물기를 머금고 있다. 



나무 사이에 10주씩 나눠 심고 한쪽은 한랭사를 쳐 두었다. 꼭 비교해 보자는 심산이라기 보다는 조금은 게을러서? ㅋ 양쪽 다 한랭사를 치기가 버겁다.ㅜㅜ


아무튼 이번 배추는 김장용이라기 보다는 겨울에 먹을 쌈배추용에 가깝다. 최대한 추위가 다가올 때까지 키웠다가 겨울 초입 수확해서 보관해 두고 먹을 생각이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계획대로 된 것이 별로 없지만.... 그럼에도 시도는 계속 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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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8월 31일 맑음 18도~27도


8월의 마지막 날 오후. 둑방에서 마주친 꽃들



하지만 이 꽃들이 밭에서 피어났다면 얼른 베어야 할 잡초일 뿐.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가치도 달라진다. 

있어야 할 곳에 있을 줄 아는 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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