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수 있으면 펌프를 쓰지 않으려 한다. 지하수를 마구 끌어쓰는 것은 환경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없어서다. 캘리포니아 샌트럴밸리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서 지반침하가 문제인데, 이는 지하수층 고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에서 사용하는 우물 정도로 이런 지하수층 고갈로 인한 지반침하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될 수 있으면 자연적 상태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 블루베리를 키우면서 지하수물을 끌어다 쓰는 경우는 1년에 1~2회 정도였다. 장마가 지나고 난 후에는 가을 가뭄이 와도 블루베리에 물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장마 전 블루베리를 수확하기 위해 가뭄이 들 경우 물을 줘 왔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가뭄 기간이 길다. 최근 2주 정도 비가 내리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블루베리 밭에 물을 세 번 정도 줬다. 이것도 기후 변화의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번 주말 제주도를 시작으로 장마가 시작된다 하니, 더 이상 물을 줄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더군다나 최근 펌프의 오작동으로 펌프가 공회전하면서 전기료가 평소보다 세 배 가까이 더 나온 경험이 있기에, 펌프 사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는데, 실상 일상에서 물 부족을 느끼지는 못한다. 하지만 작은 규모지만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물을 아껴써야 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지구의 물의 양은 고정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적절한 물의 사용이 가뭄과 홍수라는 재난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책이 될 수도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