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식이 불편하다 - 김보일 , 소나무
p. 93~94
어떤 여행자가 여행 중 배에 앉아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꼬박꼬박 졸고 있는 한 어부를 보았다. 그 여행자는 어부에게 왜 고기를 잡지 않고 졸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어부는 오늘,내일, 모레, 3일 동안 잡을 분량을 아침에 벌써 다 잡았다며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닌가. 여행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물고기가 많다면 왜 더 잡으려고 하지 않을까? 여행자는 그 어부를 위해 사업 시나리오를 구생해 주었다. 우선, 모터 달리 배를 구입한 후 물고기를 많이 잡아 그것을 팔고, 그것으로 다시 물고기를 더 많이 실을 수 있는 모터 발린 범선을 하나, 아니 두개 정도 사서 물고기를 더욱 많이 잡아. 물고기 가공공장을 차려 국제무역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여행자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열광했다. 그때 어부가 물었다. 그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나면 무엇을 하느냐고, 그러자 여행자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한가로이 햇살벝을 쬐면서 바다나 바라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어부는 자기는 벌써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 이경혜
책의 시작은 재준의 어머니가 유미에게 유미가 재준에게 선물해줬던 파란 일기장을 건네는 것으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날, 유미와 재준이 실연의 상처를 보듬고 나선 기차여행에서 주고받았던 크리스마스 선물. 유미는 자신이 재준에게 준 그 일기장을 보며 크리스마스날의 추억에 잠겨 울음을 터뜨린다. 재준이 주었던 보라색 성인용 속옷을 입은채. 일기장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첫장에 적힌 이 한마디에 재준의 어머니는 차마 일기장을 보지못하고 유미에게 건낸것이였다. 처음 그 한마디에 훅 하고 숨이 멎는듯했던 유미는 그 뒤의 내용을 보며 저 앞의 의미는 '시체놀이'를 하며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자는 그런 의미인것을 알게 되자 마음이 놓인다. 몇날 며칠에 걸려 일기를 읽는 유미는 그때마다 재준이 털어놓지 못했던 마음을 알게되고 재준이 '소희'를 정말로 예쁘고 소중하게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결국 일기장을 다 읽은 유미는 재준을 생각하며 웃음짓고,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난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리스트 카터
윌로 존, 우리와 함께 걷지 않을래요?
그리 멀지는 않겠지요. 일년이나 이년, 당신의 생애가 끝날 때까지. 그 비통한 세월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묻지도 맙시다. 때로는 웃기도 하겠지요. 때로는 울기도 할 테구요. 아니면 우리 둘이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낼지도 모르지요.
윌로 존, 조금만 더 함께 있어주지 않을래요?
그리 오래는 아니겠지요. 지상에서의 시간으로 쳐도 겨우 한순간. 우린 한두 번 쳐다보는 걸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느끼겠지요. 그래서 마침내 떠나갈 때가 와도, 서로를 이해하는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겠지요. 윌로 존, 잠시만 더 있어주지 않을래요? 이 나를 위해서. 헤어져야 할 우리, 서로 다독거려주고 위로해줍시다. 그러면 먼 훗날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내 성급한 눈물은 위로받고, 가슴에 새겨진 아픔도 조금은 풀리겠지요.
귀찮아 - 박동애
귀차니스트들의 귄찮은 이야기는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다. 밥그릇을 씻기 귀찮아 밥통을 안고 밥을 먹고, 타자치기 귀찮을 때는 'ㅋㅋ'로 때우고, 운동화 빨기 귀찮아서 묻은 때를 지우개로 지워 신발을 신는 이들. 이 책은 대한민국 대표 귀차니스트들의 갖가지 귀찮은 행동들을 독특한 수채화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꼐 역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