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바나 다카시와의 첫 만남은 [임사체험](청어람미디어,2003)이다...책이 굉장히 두껍고,

게다가 2권짜리다. ..일본인 특유의 끈질긴 오타쿠 정신같은게 느껴지는, 집요한 조사..에 혀를 내둘렀는데, 사실 결론은 간단하다.  죽었다가 '저승세계'를 보고 다시 살아난 사람, 혹은 자신에게 죽음에 직면했을 대 보는 빛을 본 사람들,혹은 신을 본 사람들,코마에 들었다가 죽은 조상을 봤다거나 하는 그런 체험들은 그저 '뇌내현상', 즉, 뇌 속에서 만들어낸 영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는 수많은 자료와 책과 인터뷰와 과학적 통계방법을 사용했다.. 

 그 외에도 탐사저널에 관한 책이나,일본 공산당 연구, 혹은 '동경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우주연구 등 도대체 럭비공처럼 튀는 그의 지적영역은 방대하면서도 치밀하게 느껴진다. 모두 끊임없는 독서, 그것도 매우 효율적인 독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한다....그는 스스로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라고 자부한다. 세상 모든 것에 필요이상으로 관심이 많은, 지적 과잉 인간이 자신이라는 거다................

  - 1940년 생인 다치바나 다카시. 자신의 서재(7평짜리4층건물인 고양이빌딩내부)에서 찍은 거 같다..

--- 그의 '실전독서법'중에서

1. 책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라. 책이 많이 비싸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 값은 산 편이다. 책 한 권에 들어있는 정보를 다른 방법을 통해 입수하려고 한다면

그 몇 십 배, 몇 백 배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2. 하나의테마에 대해 책 한 권으로 다 알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비슷한 관련서를

몇 권이든 찾아 읽어라. 관련서들을 읽고 나야 비로소 그 책의 장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그 테마와 관련된 탄탄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3.책 선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없이는 선택 능력도 익힐 수 없다.

4.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말라. 수준이 너무 낮거나 높으면 그것을 읽는 것은 시간낭비다. 너무 어려우면 중단하라.

5.읽다가 중단하기로 결심했더라도 일단 마지막 쪽까지 한 장 한 장 넘겨보라. 의외의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6.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7.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곡 메모를 하고 싶다면 책을 다 읽고나서 메모를 위해 다시

한 번 읽는 편이 시간상 훨씬 경제적이다. 메모를 하면서 책 한 권을 읽는 사이에 다섯 권의 관련 서적을 읽을 수가 있다.

8.남의 의견이나 북 가이드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라.

9.주석을 빠드리지 말고 읽어라. 주석에는 때때로 본문 이상의 정보가 실려있기도 하다

10.책을 읽을 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라. 활자가 된 것은 모두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책이라도 거짓이나 엉터리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11.'아니, 어떻게?'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면 저자가 어떻게 그런 정보를 얻었는지, 또 저자의 판단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숙고해 보라. 이런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그 정보는

엉터리일 확률이 아주 높다.

12.왠지 의심이 들면 언제나 원본 자료 혹은 사실로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풀지 말라

13. 번역서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 번역서를 읽다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머리가 나쁘다고 자책하지 말고 우선 오역이 아닌지 의심해보라.

14.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회인이 되어서 축적한 지식의 양과 질, 특히 2,30대의 지식은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젊은 시절에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을 시간만은 꼭 만들어라.

--------------------------------------- 주눅이 팍팍 든다..

- 다치바나의 그 유명한 '고양이빌딩'...지하2층, 지상4층, 건물 전체가 그의 서재(실제로 읽은)다...그는 대략 3, 4만권의 책을 읽었고, 잡지나 논문까지 포함한다면 더욱 더 엄청난 분량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일본특유의 좁고 높은 건물...저 건물안의 책을 다 읽었다......

 

* 다치바나는 이 책에서 어학공부에 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어학만큼은 순수 독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한 많은 돈을 지불하고(즉,1:1 수업으로), 가능한 한 엄격한 선생님밑에서, 일주일에 한 두번 1,2년 공부하는 것보다는 매일 몇 시간씩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하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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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채를 팔면 강북 아파트 다섯 채를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끝간 데를 모른다. 부의 양극화가 거세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삶의 추억은 필요없다. 몸 쉴 곳이 편하고 화려해야 마음도 편해지는 세상이다. 삶의 가치보다 부의 가치가 소중한 이 시대. 여기, 먼지 묻어 정다운 웃음을 간직한 사람이 있다.

조성룡(61). 건축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한강 선유도공원(사진)을 설계한 사람’이라면 ‘아하, 그 사람’한다. 각자 느낌이 다르겠지만, 서울 선유도공원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은 사람이라면 설계한 사람의 정서가 궁금해질 법하다.

“재건축 승인이 나면 ‘경축’이란 플래카드를 내걸지만 20년간 자란 나무, 학교를 오가던 길 등 인생 속에 남아있는 기억이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 것인데 그렇게 기뻐만 할 일인가요.” 그는 말한다. 삶의 기억은 공간 속에서 존재한다고. 도시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커지고 변화하며 형성된다고. 새 것만이 좋은 건 아니라고. 공간 속의 삶의 흔적은 소중한 것이라고.

건축가 조성룡은 영화 속에 표현된 건축의 모습을 찾는데 자신을 쏟는다. 선유도공원에서 찍은 장면이 많은 영화 ‘사마리아’(김기덕 감독)는 자신이 설계한 곳이 촬영장이어서가 아니라, 설계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낸 것 같아 좋아한다. “선유도공원은 현실과 비현실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공간입니다. ‘사마리아’도 현실적인 사건을 담고 있지만 내용이 굉장히 일탈적이죠. 이런 이미지가 서로 통한 게 아닌가 싶어요. 선유도공원을 작업하면서도 그런 생각했거든요.”

그가 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건축과 영화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모두 건축에 좋은 아이디어를 주기 때문이다. “건축과 영화는 도시를 다룰 수밖에 없어요.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지만 건축은 항상 사실적이어야 하는 차이가 있죠. 건축가는 건물을 사용할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생각으로 짓지 못하지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역시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영화감독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겁니다.” ‘감독이 어떤 식으로 도시를 보는가, 왜 주인공이 행동하는 장소로 그곳을 선택했는가’ 등을 영화를 통해 생각한다는 것.

그래서 그가 좋아하는 영화는 예술영화에 가깝다. “요즘 영화는 근사한 장면만을 포착하려고 하죠. 환상적인 내용은 그렇다치더라도 일상을 다룰 때는 리얼리티가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영화는 당시 도시 공간을 기록하는 기능도 해야하니까요.”

공간이미지를 파악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보는 김기덕 감독, 일상의 사실적 공간을 포착해낸다는 홍상수 감독을 좋아한다. 이탈리아 영화감독 미칼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60년대 3부작, ‘정사’ ‘밤’ ‘태양은 외로워’는 각각 시실리섬, 밀라노, 로마라는 공간과 주인공이 처해있는 심리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영화라고 평가한다. 천사의 눈으로 도시를 내려다보며 도시에 얽힌 과거와 현재를 훑어가는 ‘베를린 천사의 시’도 좋아하는 영화로 꼽는다. 그가 좋아하는 영화감독들의 이력을 되짚어 보면 대부분 미술 또는 건축 관련 작업을 했거나 능력이 있어서 공간을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이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건축가가 갖고 있는 차분한 시각은 갖가지 욕심으로 붕 떠있는 듯한 현실을 성찰해 보라고 제안하는 듯하다. 선유도공원을 만들면서 70년대 수돗물 공장이었던 흔적을 남기고, 서울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형이라는 점을 살려 꾸며낸 것도 “애매한 시간을 포함해 뚜렷이 기억나는 시간까지, 흔적이 남겨진 상태로 시민에게 되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40여년의 튼실한 건축경력을 갖고도 “자기 이상을 구현한다는 생각으로 굉장히 근사한 것을 만들어 놓으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는 함정에 빠지는 것을 건축가는 경계해야 한다”고 ‘현실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보태 “영화적 상상력과 건축가의 이상이 만나는 접점에서 사람들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 성장해 나가는 건축과 도시”를 꿈꾼다.

》조성룡이 본 ‘영화 속 건축’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홍상수 감독)의 옥탑방=옥탑방은 대부분 불법 건축물이다. 이 속에서 세들어 사는 청년은 어렵게 창작활동을 하며 먹고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직업 등 현재의 사회적 생활과 공간 이미지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초록물고기’(이창동 감독)의 일산 신도시=신도시가 생기면서 원주민이 흩어지고 새로운 사람이 이주해 오는 사회적 변화가 배경으로 깔려있다. 지난 30~40년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은 서울과 주변의 모습이 담겨있다.

▲‘오 수정’(홍상수 감독)의 피맛골=주인공과 같은 사람들이 술 마시고 흐느적거리는 동네가 어딜까. 이들이 청담동에 갔다면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 종로 뒷골목에 있는 술집 거리 피맛골은 사실적인 공간이다.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감독)의 아파트 지하실=아파트의 옥상과 지하실이 그로테스크하게 묘사돼 있다. 실제 아파트가 그렇다. 텅빈 아파트 지하실은 우리나라에만 있다. 분단개념이 강하던 때 방공호 용도로 만들었던 한국적 특수성이 보인다.

▲‘악어’(김기덕 감독)의 다리 밑 공간=한강의 다리 밑 기둥 옆에서 사는 주인공. 기괴한 삶을 사는 인물의 상황이 물과 땅의 경계선인 장소와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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