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삶과 죽음을 따로따로 생각하지요


시간이 흐르고 때가 오면

너도 가고

나도 갈 텐데

왜 평소엔 잊어버리지


누구나 사는 건 힘들 텐데

내가 가장 안 좋은 것 같아

아니 그래서 다행이야

네가 나보다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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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보다 편한 곳은 내 방이다. 그러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난 좋아하는 공간이 없다. 많은 사람은 어떤 곳이 좋다 하는데 난 그런 곳이 없다. 하나 있다면 내 방이다.


 아주 좋지 않아도 자기 집이 편한 것과 마찬가지구나. 방에 물건이 없으면 좋을 텐데 좀 쌓여 있다. 버릴 건 버려야 할 텐데. 버리지 않고 쌓아두기만 하다니.


 좀 넓은 곳에 오래 있으면 힘들다. 이건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폐쇄공포증 같은 게 있는 사람은 좁은 방 안 좋아하겠다. 난 반대인 광장공포증 사람공포증 이런 게 있구나. 사람기피증인가(대인 기피증이라 해야 하는 걸).


20230612








93 아무도 모르는 장소 (나도 그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없는)에 한 달 동안 있어야 한다면 뭘 할 것 같아?




 자신도 모르는 곳에 한달 있어야 한다니. 처음엔 괴로울지도 모르겠다. 누굴 만나지는 않지만 모르는 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니 뜻밖에 혼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면 힘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곳 가 본 적도 없구나. 아무 걱정 안 하고 나도 모르는 곳에서 지내는 거 괜찮을지도.


모르는 곳이니 그곳이 어딘지 걸어보는 거 괜찮겠다. 멀리까지 가지는 못할 것 같다. 늘 걸어다니지만 거의 걸어갈 수 있는 곳만 간다. 한 시간은 괜찮지만 두 시간은 좀 힘들다. 걸으려면 두 시간이 더 좋을지도 모를 텐데. 걸으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아두면 모르는 곳이어도 사는 데 문제 없겠지.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으면 좋을 텐데.


20230613








94 미래에는 어떤 사람과 살고 싶어?




 앞날은 어느 때를 가리키는 걸까. 난 앞으로 별로 달라지지 않을 거다. 딱히 어떤 사람과 살고 싶은 마음 없다. 그때는 혼자 살겠지. 그게 편할 거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함께 사는 사람이 없으면 힘들지 몰라도. 난 그런 거 힘들지 않다. 친구도 없는데. 이건 만나는 친구 없다는 말이구나.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


 사람 만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 여러 번 하는구나. 정말 그런데. 소설 보면 나이를 먹으면 말이 많아지기도 하던데, 난 여전히 말이 없다. 할 말이 없구나. 다른 사람 말 하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 말 할 것도 없구나. 어떤 사람이 없는 데서 말하는 거 정말 싫다. 그게 뭐가 재미있는지.


 다른 사람 말을 하는 사람을 많이 본 건 아니고, 소설을 보니 그래서.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 말을 할 거면 좋은 이야기 하는 게 좋겠다. 이 말 언젠가도 썼구나.


20230614








95 좋아하는 책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어?




 난 소설을 많이 읽는다. 예전에도 그랬구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시집도 봤는데. 소설과 시를 봤다.


 특징이 뭘까. 따듯한 이야기, 어두운 이야기, 감동스런 이야기. 따듯하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면 좋겠구나. 그런 것도 있지만 범죄소설은 그런 게 덜하구나. 아니 꼭 그렇지도 않나. 그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떤 소설이든 그런 건 있겠구나.


 지금도 조금 그렇기는 한데, 난 보기 어려워 하는 게 있다. 내가 그런 걸 읽으려고 한 건 아닌데 소설을 보다보면 그런 게 나와서 싫었다. 추리나 미스터리엔 그런 게 덜해서 마음 편하게 봤다. 하지만 서양 미스터리는 또 다르다. 그러니 그쪽 건 잘 안 본다. 그뿐 아니라 내 정서와 많이 맞지 않다.


 책을 보려면 여러 가지 봐야 할 텐데. 이 생각 하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그냥 내가 보고 싶은 걸 본다. 그것도 거의 소설. 그러면서 내가 읽고 싶은 거 보면 되지 무슨 문제 있나 한다.


20230615








96 살면서 누굴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이야? 그렇다면 누구?




 사람이 닮은 사람은 거의 부모가 아닐까 싶어. 부모를 닮지 않고 할머니나 할아버지 닮은 사람 있기도 하겠어. 아니면 좀 먼 친척.


 누가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아. 그런 말은 가까운 사람이어야 하겠지. 그 사람뿐 아니라 그 사람 식구나 친척도 알아야 누구를 닮았다 할 거 아니야. 그러면 친척이 그런 말을 하려나. 친척 거의 안 만나서.


 자신이 누굴 닮았다는 말을 듣는 것도 식구나 친척하고 잘 지내는 사람이겠어. 이런 거 이제야 깨달은 느낌이 들어. 그런 말 못 들으면 어때. 꼭 친척하고 친하게 지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가까이 살아서 친하게 지내고, 나이를 먹고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 있겠지만. 다른 친척은 가까이 살아서 친하게 지내더라고. 난 거기에 들어가지 않아. 어디서나 그런 것 같아.


 내가 쓸쓸해 보이지. 그래도 괜찮아. 본래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 다 부질없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다니. 그냥 얼마전에 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아무리 마음을 나타낸다 해도 상대는 나와 마음이 다르면 더는 가까워지지 않더라고.


20230616






 지금 유월이지만, 이건 다섯달째던가. 뭐라고 쓰지 할 때 많았는데, 그런 걸 쓰다니. 이번주에도 다르지 않았다. 왜 그럴까. 내가 어떤지 써야 해서. 그러면 아주 다른 이야기를 쓰면 좋을 텐데 그런 건 잘 생각나지도 않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는데, 여전히 편하지 않다.


 어려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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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빨라졌다고,

그 세상에 모두가 따라야 할까요


세상이 어떻든

자기 속도대로 살아야죠


빠른 세상에선

사나흘 기다리기 힘들까요

기다리기 힘들어서

사라졌다고 말할까요


사나흘,

아니 그것보다 더 걸릴 때도 있어요

때론 길을 잃기도 하지만,

아직 편지는 있어요


당신이 쓰면

편지는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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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6-16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가속되어서 잠깐 사이에 달라지는 것이 너무 많네요.
아마 다들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에 업데이트 되어야 할 것들이 없지 않을거예요.
희선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3-06-17 01:35   좋아요 1 | URL
빨리 바뀌는데 그런 것에 따라가지 못하기도 하네요 바뀌면 그런가 보다 하는... 그대로 둬도 좋을 텐데 싶은 것도 바뀌어서 안 좋기도 합니다 그대로 두는 것도 조금은 있기를 바랍니다

서니데이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3-06-16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편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네요... 빨리빨리가 트랜드인거 같아 좀 아쉽습니다 ㅋ 가끔 천천히 아무것도 안하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ㅎㅎ

희선 2023-06-17 01:37   좋아요 1 | URL
편지가 좀 느리죠 잘못 가지만 않으면 좋을 텐데... 저는 천천히 아무것도 안 할 때 있기도 하네요 요새는 좀 덜 게으르게 지냅니다 책을 다른 때보다 본다는 말이군요 그동안 별로 못 봤으니 이럴 때 봐야지 언제 또 볼지... 다시 게을러질 날이 올지도 몰라요


희선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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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그랬던 건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새해가 오면 젊은작가상에 어떤 소설이 실릴까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좋은 걸까, 안 좋은 걸까. 한국 단편소설에 관심이 있는 거니 좋은 거다 생각하자. 2022년에 젊은작가상은 제13회를 맞았다. 다른 데서 철마다 나오는 《소설 보다》를 보기 전에는 이 책을 보고 새로운 작가를 알기도 했는데, 이젠 《소설 보다》를 보고 알게 됐다. 거기엔 소설이 세편 실리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네번 나오고, 이건 한해에 한번 나온다. ‘소설 보다’에 실린 소설이 젊은작가상이나 다른 상을 받기도 한다. 여기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에도 그런 소설이 한편 있다. 김멜라 소설 <저녁놀>이다. 이 말 이 소설 처음 봤을 때 했다. 그 책은 젊은작가상 나온 뒤에 봤다.


 김멜라 소설 <저녁놀>을 이끌어 가는 건 사람이 아니다. 자신을 사고는 내버려 둔 민영과 지현이 이름이 아닌 먹점과 눈점으로 말하고 여러 가지 말을 다른 말로 하는 걸 말한다. 그걸 재미있게 여겨도 될 텐데 그렇게 못 본 것 같다. 이번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동성애자여도 여성 동성애자는 사는 게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는 어떨까. 소설이 모두 허구는 아닐 거다. 동성애자는 다른 사람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하겠지. 이제 많은 사람이 세상에는 동성애자가 있다는 걸 알아도 가까이에 있으면 안 좋게 볼지도 모른다. 그런 거 편하지 않겠지.


 김병운 소설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은 내가 제대로 본 게 맞는지 모르겠다. 윤범은 주호를 게이로 알았다가, 주호가 자신은 양성애자에서 무성애자다 한 말을 믿은 듯하다. 이 소설을 보니 주호는 게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윤범을 좋아한. 윤범은 주호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믿고. 윤범이 그래서 주호는 자신을 양성애자에서 무성애자다 한 건 아니었을까. 내 느낌엔 그랬는데 잘 모르겠다. 뚜렷하게 말하지 않아서. 윤범도 주호한테 마음을 묻지 않았다. 테라스 베란다 발코니는 조금씩 다른데 하나로 말한다는 말 맞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세 가지 차이 잘 모른다. 세상에는 이성애자만 있지 않고 동성애자 양성애자 무성애자 여러 가지가 있겠다. 이 소설은 이런 것도 생각하게 했구나.


 지지난해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에는 김지연 소설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상을 받았다. 김멜라 김혜진 서이제 소설도. 김지연 소설 <공원에서>는 이것저것 생각하게 한다. 여성이 키가 크고 머리카락을 짧게 깎으면 안 될까부터 사전에는 차별하는 말이 많다는 것도. 그런 거 별로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불륜하는 사람은 누군가한테 맞아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불륜은 여성만 하는 게 아닌데, 여성만 비난할 때 많다. 안 좋은 말에 개가 붙는 것도 생각해봐야겠다. 개가 동물 개만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어쩌다가 그런 말이 생겼는지. 공원에 오는 개는 반려동물이지만 들개는 무서워하고 오지 않기를 바란다. 공원은 공공의 곳, 누구나 가도 되는 곳에 가면 안 되는 사람도 있다니. 지금 생각하니 슬프다. 나 또한 그렇게 보일 수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을 수상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아야 할 텐데.


 이야기가 어두워도 마지막에 희망이 보이는 소설도 있지만, 아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소설도 있다. 김혜진 소설 <미애>는 희망이 조금 보이는 것 같다. 다음 서수진 소설 <골드러시>에 나오는 진우와 서인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미애>는 미애, 엄마와 해민, 딸이여서 그럴까. 진우와 서인은 부부지만 더는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한 이야기도 아닌데 같이 말했구나. 왜 미애는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선우 언니와 잘 지내려고 할까. 그 마음 난 잘 모르겠다. 내가 미애 처지가 아니어서 그럴지도. 난 절실하게 바라지 않는다. 없으면 말지 한다. 아주 가난하지 않아설까. 나는 가난하다 생각하는데,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하지 않는다. 진우와 서인은 한국이 아닌 호주에서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마지막 서이제 소설 <두개골의 안과 밖>은 잘 모르겠다. 여러 사람이 말하는데, 조류독감으로 닭을 모두 죽이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사람이 새가 되기도 했다. 정말 사람이 새가 된 건지. 대상 받은 임솔아 소설 <초파리 돌보기>는 말하지 않았구나. 원영은 텔레마케터 일을 하다 알게 된 미선이 소개해줘서 과학기술원 실험동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전에도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원영은 초파리 돌보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초파리를 예쁘게 여겼다. 원영이 없애야 하는 초파리를 집에 가지고 온 날부터, 원영 머리카락이 빠졌다. 그건 산업재해였을까. 딸인 지유는 소설가로 엄마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면서 예전에 일하던 걸 물어봤다. 하지만 엄마는 소설에서 원영 병을 낫게 해달라고 한다. 소설 끝부분은 원영이 낫는데, 그게 지유가 쓴 소설이기만 한 것 같다. 실제 원영은 모르는 병이 낫지 않았을 거다. 소설처럼 나았다면 좋겠지만.


 첫번째 소설 보면서 지유 엄마인 원영이 아픈 것도 걱정스러웠지만, 난 지유가 뭔가를 잘 잊어버리는 것도 걱정됐다. 그걸 크게 생각하지 않은 걸 보면 큰 병은 아니고, 그저 스트레스성으로 잠시 나타나는 거였을지도. 그러기를 바란다. 소설 쓰기가 힘들어서 그랬을까. 소설가도 소설쓰기 힘들겠다. 소설가뿐 아니라 누구나 쓰고 싶은 거 자유롭게 쓰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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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생각나는 파란 하늘

흰구름은 파도

파란 바다를 보고

파란 하늘을 떠올리기도 할까


하늘과 바다가 함께 하는 곳에선

서로 친할 것 같아

하늘은 바다를 내려다 보고

바다는 하늘을 올려다 보잖아


넓고 넓은 하늘과 바다

그런 친구도 괜찮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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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15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을 떠올리게 하네요. 가끔 서로 색깔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할 때가 있잖아요. 바다에 가고 싶어집니다!ㅎㅎ

희선 2023-06-16 02:01   좋아요 1 | URL
바다와 하늘은 많이 닮았죠 둘 다 좋아하면 함께 있는 모습 더 좋아하겠습니다 아니 바다나 하늘 싫어하는 사람 없겠네요 이제 많은 사람이 바다에 갈 때가 다가오겠습니다 그때보다 사람이 적을 때 가는 게 더 좋겠습니다 해파리가...


희선

페넬로페 2023-06-15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주에 에드워드 호퍼 전시회 다녀왔는데 그림에서 본 파랑이 넘 인상적이었어요.
어느 순간 파랑이 좋아지고 있어요^^

희선 2023-06-16 02:03   좋아요 1 | URL
페넬포페 님 에드워드 호퍼 그림 보고 오셨군요 파랑이 인상 깊었다니, 요새 하늘 파래요 늘 그런 하늘 보지는 못하겠지요 가을 하늘도 파랗지만... 여름 파란 하늘도 좋죠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