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연필이에요


어느 날 아이가 날 길에 떨어뜨렸어요

개가 냄새 맡고

고양이가 살짝 물어보고

새가 쪼았어요


난 길을 굴러다녔어요


누군가 날 집어들었어요

잠깐 보고 버릴까 했는데

가방에 넣었어요


난 새로운 집에 오고

볼펜과 펜이 많이 꽂힌

유리컵에 꽂혔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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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0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31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26 내가 좋아하는 꽃은?




 난 뭘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말하기 힘들다. 먹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 딱 하나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아주 좋아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럭저럭이다.


 꽃, 봄에 꽃을 보면 반갑고 좋다. 겨울에 피는 꽃도 있을 텐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렵다. 아니 동백이 있던가. 제주나 남쪽은 동백이나 매화가 일찍 피지만 내가 사는 곳에서는 4월에나 핀다. 요새는 좀 빨리 피던가. 얼마전에 동백 봤다. 깜짝 놀랐다. 이건 지구온난화 때문이구나 하면서.


 철과 다르게 핀 꽃은 동백만은 아니구나. 개나리도 있다. 미친 개나리. 겨울에 피는. 난 그냥 세상에 없는 꽃을 좋아할까 한다. 그건 어떤 꽃일지. 나도 모른다. 그런 꽃이 있었으면 해서 썼다.




 환상의 꽃





 단 하루만 피었다

 꿈처럼 지는 꽃

 그 꽃을 본 사람은 얼마 없고

 한번 보면 꽃에 마음이 사로잡혀

 다시 보고 싶다 생각한다

 하지만 나무는 그곳에 없다


 매화처럼 보이기도

 벚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것도 아니다

 그 꽃을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없다


 꽃나무는 그저 여기에서 저기로

 다니는 건 아닐까

 세상을 떠도는 꽃나무

 그건 그 꽃나무 삶일지도



20231226








227 오늘 감사한 일은 뭐였어?




 지난주엔 좀 추워서 힘들었다. 추위가 한주 넘게 간 듯하다. 눈이 온 것도 좋기는 했지만, 눈을 쓸어야 했다. 내가 지난해에 왜 새벽에 눈을 여러 번 눈을 쓸었는지 생각났다. 눈이 쌓이면 쓸기 힘들어서 그랬던 거였다.


 오늘 고맙게 여긴 건 날이 풀린 거다. 낮엔 덜 춥다. 해가 지고 밤이 오면 춥다. 난 겨울 안 좋아하는 것 같다. 겨울엔 기분도 더 우울하고. 해를 자주 쬐이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20231227








228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까?




​ 이런 걸 물어보다니. 저는 낮아요. 자존감.


 언젠가 자존감이 꼭 높아야 하나 하는 글을 보기도 했어요. 그런 글을 보면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자존감 높고 자신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그게 어려운 사람도 있어요. 자존감이 낮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도 저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고. 그런 걸 느낄 때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하면 좋을 텐데.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부럽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 사람들한테 잘 하니 좋아하는 거겠지요. 저는 그러지 못하고. 실제 별로 별볼일 없기도 하군요. 이런 말을.


20231228








229 어렸을 때 누군가와 비교되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적이 있어?




 그런 일 많아. 바로 생각나는 건 없지만. 누구는 그런데, 하는 말이었지. 그런 일이 지금이라고 없을까. 없지 않지. 왜 사람은 누구와 누구를 견주는 건지. 그냥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는 걸까. 어쩌면 나도 그러지 못하는지도 몰라. 그래도 난 사람을 견주지는 않아.


 부모, 누구네 엄마 아빠를 보고 부러워한 적은 없어. 우리 엄마 아빠도 누구네 엄마 아빠처럼 그러면 좋을 텐데, 그런 생각 안 했다는 거지. 그나마 다행이지.


20231229






 십이월까지 하면 끝나려나 했는데, 2023년 2월부터 해서 1월까지 하려나 봅니다. 365개 다 할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괜히 썼나 하기도 했는데, 십이월까지 왔습니다. 좀 더 즐겁게 하면 좋을 텐데, 그러지 못했네요. 남은 것도 그냥 그럭저럭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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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30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뭘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바로 대답하기가 사실 힘들어요.
꽃은 다 예쁜데 무슨 꽃 좋아하냐고 물으면 한 가지로 딱 대답하기가 힘들죠.
음식도 마찬가지이고요.

자존감이 높든, 낮든 흔들리기는 하는 것 같아요.

여기는 지금 결정체가 그대로 보이고 손바닥에 그대로 내려 앉는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어요.
운치있는 토요일 아침,
희선님께서도 행복하시길요^^

희선 2023-12-31 02:10   좋아요 1 | URL
자신이 좋아하는 거 바로 대답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 수도 있고 대답하기 어렵기도 하겠습니다 사람이 딱 하나만 좋아하는 건 아니니... 시간이 흐르면 마음이든 뭐든 바뀌고...

언제부턴가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네요 그런 거 높지 않은 사람은 어떡하라고,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도 안 되는데... 그냥 살아야지 어떻게 하나요 그저 자기대로 사는 게 좋을 듯합니다 사람은 다 다르니...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은 조금 있는 게 좋겠네요

페넬로페 님 십이월, 2023년 마지막 날이에요 어제 페넬로페 님 사시는 곳에는 눈이 왔군요 제가 사는 곳에는 흐리고 비 왔어요 조금 전에도 비 내리는 소리 들렸는데... 페넬로페 님 2023년 마지막 날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새해가 오고 깨어난 달력,

한달이 가자 한장이 뜯겼어요


달력은 처음 느낀 아픔에

충격 받고

한동안 아무 생각도 못했어요


멍하게 이월을 보내고

새로운 달이 오자

또 달력 한장이 뜯겼어요


곧 달력은 깨달았어요

한달이 가면

자신이 줄어든다는 걸


달력은 자기 삶이 한해일지라도

새로운 자신이 나타난다고

믿었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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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2-30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마지막 달력을 뜯을 날이 얼마 안남았네요 ㅜㅜ 23년 마무리 잘 하시고 새 달력을 잘 준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희선 2023-12-31 01:55   좋아요 1 | URL
하루도 아니고 몇 시간 남았네요 오늘 하루도 다른 날과 똑같이 흘러가겠지요 비가 와서 조금 추운 듯도 한데, 아주 춥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새파랑 님 2023년 마지막 날 편안하게 보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1


괴로워도

슬퍼도

다 자신이 감당해야 해


누군가한테 말하면 가벼워질까

그 순간만은 조금 덜해도

시간이 가면 그대로야

그럴 바엔 홀로 견디는 게 나아




2


누구나

홀로 견디지 않아도 돼

말하고 싶으면 해야지


네 슬픔과 괴로움을

기꺼이

함께 해줄 사람이 있을 거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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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쉬고 싶었지만,

여기저기 둘러봐도

마음이 쉴 곳은 보이지 않았어요


마음은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해 봤어요

여전히 마음은 편안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마음은 쉴 곳을

찾아 헤매요


언젠가 마음이 편안하게 쉬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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