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아산 강당골 코스로 올라 간 광덕산 산행 699.3m

 

 

 

 

인생은 어차피 '도전'이다. 한계점도 내가 만드는 것이고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도 나 자신이다.

산행을 잘 하지 못하지만 남보다 천천히 오르면서 마라톤식으로 하는 산행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오른 산이 몇 개 있다. 이곳 광덕산도 천안쪽에서 서너번 올랐는데 그렇게 오르고 야생화를

찍고 하산하는 길에 07년에 산행사고를 겪어 무척 오래도록 고생을 했다. 살아난 것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고 손등뼈만 부러졌지만 여기저기 울엄니 말로 얼먹어서 병원생활을 오래했다.그런 날

보고 울아버지는 살아생전 나보고 이 산 가까이도 가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가셨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되지 않았고 광덕사에도 몇 번 갔고 이번에는 '산행'이다. 그것도 아산 외암마을을 지나

강당골로 해서 오르는 코스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놓은 코스로 여름에 산행하기 좋지만

험한 코스도 있단다. 옆지기가 지난번 회사직원들과 한번 다녀오고 괜찮다며 가자고 해서 쉬는 날에

한번 간다는 것이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출근'이라 했던 것이 뭔가 오류가 있어 뒤로 미루어져

갑자기 산행으로 우회하게 되었다. 아침까찌만 해도 둘은 반신반의,우리 정말 광덕산 산행 가는거야.

하며 묻고 있었다.일어나니 편두통이 너무 심했다. 머리가 아파 갈까 말까 하다가 그냥 가기로 했다.

약을 먹고 떠났어야 했는데 그냥 나가서 정말 고생을 했다.

 

 

 

 

인동초

 

무엇이든 첫 시작이 힘들다. 이곳으로 우리는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올르는 길이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이라 아니고 그가 올랐던 길은 여러 갈래의 길 중에 한 곳일 뿐이다. 오르는 길은 사람이 다닌 흔적

을 따라 너무도 많다. 어디로 가야 정말 내게 맞는 길인지 처음이라 알지 못하고 길을 잘 모르니 더

힘들고 멀게만 느껴진다.컨디션이 정말 꽝이라 가는 곳까지 오르자고 해 놓고 가는데 첫 시작부터 몸이

무겁더니 정말 힘들고 한걸음 내디디기가 너무도 힘들다. 힘들다 소리를 안해도 내 몸이 밖으로 표시를

한다. 그가 날 보더니 힘들어서 안되겠다며 그냥 '강당골'에서 쉬다 가자고 한다.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하지만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어렵다고 늘 포기하면 언제 오르겠는가 왔으니 올라봐야지.어디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남들과 같은 페이스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한테 맞추며 가기로 했다. 쉬며

쉬며 또 쉬고 땀을 줄줄 흘리다못해 옷이 다 젖었다. 내 얼굴에서는 땀이 줄줄 그냥 장맛비가 내리듯

쏟아져 내리니 그도 걱정을 한다. 하지만 뒷산을 올라도 이러니 괜찮다고,대신에 편두통 때문에 더 힘들

다면서 자연을 구경하며 가기로 했다.물소리가 함께 하니 더 시원하고 나무가 그늘이져서 시원하고.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긴 팔을 입었으니 아마도 더 더울 듯.

 

 

때죽나무 꽃이 떨어져 그야말로 그림이다

 

물소리도 콸콸 좋은데 때죽나무 꽃까지 떨어져 정말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천남성

 

 

집에서 늦게 나온 것이 화근이다. 일찍 서둘러 나왔다면 덜 덥고 지치지 않았을텐데 늦게 나오기도 했고

집근처에서 김밥을 사려는데 없어서 한참 오다가 사서 산에 오기 바로 전에 먹었더니 그것이 배가 불러

몸이 더 무겁다. 배가 부르면 산행을 못하는데.거기에 덥고 지치니 계속적으로 물만 마셔대니 내 배는

맹꽁이처럼 부르다.하지만 땀을 줄줄 흘려대니 거기서 거기일 듯.물을 너무 마시는 것 같아 준비해간

오이를 반을 뚝 잘라 옆지기와 나누어 먹으며 걸었다. 앞으로 전진하는 것보다 쉬는 시간이 더 길다.

가며 가며 계곡 시원한 물에 손도 닦고 세수도 하고 냉목걸이도 물을 축여 둘러보지만 그때뿐이다.

몸에서 나오는 열기도 대단하다.그나마 다행인것은 그늘이라는 것. 그러다 정말 기운을 얻을 녀석을

만났다.난 야생화를 보면 기운이 샘솟는다.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다 보면 힘든 것도 잊게 된다. 옆지기가

[천남성]을 발견했다. 이곳은 천남성이 정말 많은 곳인데 한참 피는 계절이다.하나를 발견하니 여기저기

천남성 밭갔다. 거기에 꽃이 진 [풀솜대]를 가끔 만나고 [애기나리] [미나리냉이]도 보이는데 모두

꽃이 졌다는 것. 이런저런 기운도 자꾸 걷다보니 떨어져 이젠 핸펀의 음악앨범을 틀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가며 힘을 내 보기로.

 

여기까지 올라갔다가 이 길을 포기했다.힘들것 같아서..계단이 많은 길인데 하산길에 여기로 왔다

 

천남성인데 잎이 무늬..

 

족두리풀

 

대극

 

 

 

나무가 정말 요상하게 생겼다.비비꼬인것은 연리목이 되기도..

 

가끔 길을 다가다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우회도로'를 생각해 보고는 다시 뒤돌아 온다. 자신

에게 맞는 길을 찾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산행에서는 더욱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 계단 길과 그냥 낮게 빙 돌아가는 산행길이 있는데 방향 표시가 계단 길로

나 있어 그곳을 오르다보니 무릎관절이 아플 듯 하기도 하고 경사가 있어 오르다 다른 길로 가보자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 길로 많이 올라갔지만 내려오는 분들을 보니 다른 길로도 내려오고 있다.

거기에도 길이 있는 것이다. 그곳으로 가니 흙길이면서 경사가 그리 높지 않고 나무숲길이라 좋다.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고,더구나 물소리가 콸콸 들리는 계곡을 끼고 있으니 산행하기에 좋은데 내

컨디션이 꽝이라는것이 문제다.그래도 그늘이 산행을 계속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옆지기와

둘이서 찾아내는 야생화 이야기를 하며 오르다보면 더 재밌다.그는 늘 알려주어도 금방 까먹고 또

묻는다. 그래도 몇 개는 기억하며 자신을 대견해 한다.빨리 오르는 것도 좋지만 주변을 살피며 관심

을 가지고 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만난 야생화가 많아 힘든 가운데도 힘을 얻어 올랐다.

 

산딸나무

 

 

이마당샘과 다른 길로 갈라 지는 길.. 

옆지기가 [이마당샘]길은 험하다고 해서 다른 길로 선택,

아고 그런데 그곳이 제일 험한 길이다.일명 헐떡고개..돌길과 경사..정말 장난아니네..

하산할 때는 이마당길로 왔더니 그곳은 완전 평지길처럼 흙길로 좋다.

하지만 이 길에서 [쪽동백]을 만났다.. 너무 반가움..힘든것도 잊었다.

산행은 그런 것이다.힘들어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면 에너지를 얻고 다시 시작한다.

 

쪽동백

 

 

쪽동백

 

하나를 발견하고 나면 주변에 정말 많다. 때죽나무 꽃이 지고 나더니 [쪽동백]이 피어 길에 하얗게

떨어져 내려 얼마나 이쁜지,꽃길인데 너무 힘들다.바로 정상인듯 한데 가도가도 길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정상 바로 밑에서가 더 힘들고 지치고 먼 길처럼 여겨진다.옆지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중간

에서 몇 번 포기를 하라고 돌아가자고 했지만 난 포기를 하지 않고 가는데까지 가겠다며 쉬엄쉬엄

천천히 오르다보니 정상까지 가게 되었다. 무엇이든 한걸음 한걸음이 보태어져 끝에 이르는 것이다.

첫 발에 정상에 갈 수 없듯이 힘들다고 포기하면 이런 행운도 만나지 못한다. 그리고 천천히 오르

는 자만이 더 많이 얻고 볼 수 있다. 서둘러 뛰어가며 산행하면 이런 멋진 것들을 놓치고 만다. 천

천히 쉬면서 오르다보니 [쪽동백]도 만나고 담을 수 있고. 오늘 고생이 모두 쪽동백으로 무마되었다.

이 꽃을 보려고 내가 힘든 길을 걸어왔는지 모른다. 내가 내게 박수를 보내며 쪽동백과 조우를 했다.

 

쪽동백

 

천남성

 

풀솜대...꽃이 졌다

 

삿갓나물

 

벌깨덩굴

 

정상주변에 쪽동백이 많다...정상능선이다

 

쪽동백..이런 날이 또 올까.. 너무 좋다.

 

정상

 

 

 

 

정상...

 

 

이곳을 밟지 못할 뻔했는데 정말 다행이다.이곳에 오니 다른 세상같다. 정상 표지석은 그야말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어 줄서서 기다리며 찍어야 했다.어느 분이 우릴 먼저 찍어주고 그 부부도

찍어주겠다고 하니 찍어 주었는데 사진을 너무 멀리 찍어서 내가 다 다시 편집했다.정상에 와서

옆지기는 변장을 하고 왔는데도 용케도 회사직원분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에고 덕분에 나도 꼴이

말이 아니지만 인사를 나누고 정상에서 옥수수 막걸리 한 잔,둘이서 나누어 마셨다. 그가 한 잔 더

하고 싶은 눈치인데 점심을 먹어야 하니 마시지 말라고 하고는 우리도 자리를 잡고 앉아 이곳에

오며 아침으로 산 김밥,두 줄은 아침으로 먹고 두 줄이 남아 다행으로 점심으로 먹었다.그리고

내가 아침에 삶은 계란과 그가 타 온 커피가 우리의 점심인데 맛나게 먹었다. 산에 갈 때는 간단

하게 먹거리를 싸 가지고 다니는데 삶은 계란은 참 좋다. 밥 대신으로.오늘은 날이 더워 보온병에

얼음과 함께 시원한 물을 넣어 왔더니 그게 큰 몫을 했다.원래 계획은 산행 후에 옆지기가 강당골

에서 맛난 것을 사준다고 했는데 올라오고 내려가다보면.내려가려면 먹고 내려가야 한다.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그래도 다행히 정상을 밟고 먹는 점심이라 맛있다.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맛난 점심이다.

 

 

천남성

 

민백미

 

 

정상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하산 길에 접어 들었다. 우리가 올랐던 헐떡고개 길로 갈까 하다가

이번에는 [이마당] 샘이 있는 길로 한번 가보자고 했다. 어느 길이 더 나은지 다음을 위해 길 탐색

겸 다른 길도 한번 걸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이 길은 정말 올랐던 길에 비하면 너무도 순탄한 길이다.

이 길로 올랐다면 좀더 쉽게 올랐을텐데 옆지기의 한마디에 너무 힘들게 올랐다. 그래도 값진 경험을

했으니 그것으로 만족.

 

쪽동백이 하얗게 떨어져 있어 정말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나무는 생을 다했지만 죽어서도 멋지다.

 

이마당 샘

 

 

 

 

 

정상에서 순탄한 길로,이마당 샘길로 내려오다 보니 쉽게 내려오기도 했지만 조금 내려오니 [이마당]

샘이 있어 그곳에서 약수를 담고 시원한 물도 마시고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하산 길에 접어 들었다.

오르는 것이 힘들지 내려가는 것은 그래도 쉽게 내려오는데 하산 길에는 더 조심을 해야한다.다리가

풀려 있으니. 내려오는 중에 조카가 톡,조심하라고 하여 몇 번 톡을 나누다 집중. 우리가 올라올 때

왔던 길이 아닌 오르다 뒤돌아 갔던 계단 길로 가기로 했다.내려가다보니 그곳이다. 이 길로 올라왔으면

재미 없었을 듯 하다. 그래도 내려가는 길은 괜찮다. 소나무길도 있고 중간중간 나무계단이 많다.

 

 

화이팅~~^^

 

익숙한 계단이 나왔다. 이곳에서 이 길로 갈까 다른 길로 갈가 오르다 망설였던 길었는데 다른

길로 우회해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길은 이 길로 내려오고. 더구나 이 곳에서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정상까지 오르고 내려오는 중이니 내가 생각해도 정말 대견하다. 포기하고 싶을 때 그가 곁에 있으니

함께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올랐던 것 같다. 내가 힘들 때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손잡아 이끌어

주고 그렇게 산행을 다녀서 우린 우리의 속도에 맞추어져 있다.남들과 함께 하면 이렇게 오르지

못했을텐데 마라톤을 하듯 천천히 끝까지 완주해냈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고 다음에는 아마도

더 나은 산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내려가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었다. 하루종일 고생한 우리의 발,시원한 계곡물에 담그니

피로가 싹 가신다.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물이 정말 얼음짱처럼 차갑다. 발을 담그었다 얼른 빼야만

했다. 온 몸이 순간에 어는 느낌.그는 머리까지 감고는 너무 시원하다며 좋아한다.나도 발을 담그고

하루종일 고생한 나의 발을 잘 닦아 주었다. 힘들었는데 시원함에 온 몸의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는

느낌이다.

 

호두..천안의 명물

 

 

 

 

외암문집판각

 

 

 

강당골

 

 

온 길을 다시 걷는 것은 처음보다는 길에 눈에 익기 때문에 쉽고 시간이 길지 않게 느껴진다.

강당골은 이른 피서를 온 사람들로 온통 북새통이다. 벌써 물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청춘들은 MT를 왔는지 모두 물 속에 들어가 물세례를 받으면서도 즐거워 하고 텐트를

가져오거나 먹거리를 챙겨와 물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과 고기를 잡는 이들도 있다. 남보다

더 깨끗한 물을 원해 위로 위로 오르지만 내가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남도 더러운 물을 만날수밖에.

오늘 정말 힘든 하루였지만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것과 또 하나 무언가 족적을 남겼다는

것이 뿌듯한 하루다. 가는 길에 [외암민속마을]에 들를까 하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그가 볼 일도 있고

해서 그냥 집으로 가자고 했다.외암민속마을 앞에서 시원한 쮸쮸바 하나씩 물고 집으로 달려 오는 길,

너무도 시원하고 상쾌하고 기분이 좋다.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오늘 하나 이루었다.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내가 하지 않을 뿐이지.

 

201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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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뒷산에서 만난 개금 엉겅퀴 족제비싸리

 

개금

 

 

엉겅퀴

 

 

 

어제 외출을 했더니 몸이 묵지근하다. 날도 좋고 더 덥기 전에 뒷산에 다녀와야 할 듯,새벽에 일찍

일어났더니 괜히 더 조금해서 아침을 일찍 먹고 움직였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구하는게

아니라 하루가 길다. 물 한 병 챙겨 들고 가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산행 온 사람들이 많다. 아줌

마들이 삼삼오오 보이고 혼자 온 아저씨들도 많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산을 이용할 듯 한데 좀더 가꾸면 좋을텐데 시에서는 요기까지인가보다. 체육시설 몇 개와 의자

몇 개,그래도 이 산마져 다 허물지 않고 주민의 쉼터로 남겨 놓은 것이 어딘가.내가 늘 이 산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실 수도 있고 자연과 교감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산의 초입에는 주말텃밭처럼

밭을 일구는 곳이 있다. 불법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정말 어디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부지런하게도

무얼 그렇게 심어 놓았다.이곳도 마찬가지다. 내 땅인양 표시를 해 놓고 이것저것 심어 놓았다.

밭을 구경하며 가는 재미도 있다.

 

 

 

은난초가 씨를 맺었다

 

 

개암나무.. 개금이 열렸다.도깨비이야기에 나오는 '딱' 소리의 개금.

 

 

날이 덥긴 더운가보다. 오르막을 조금 올랐는데 땀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모자를 쓴 머리속이

다 젖었다. 땀이 줄줄,그런데 이렇게 땀을 흘리고 나면 정말 개운하다.어제의 피로가 다 빠져 나오는

것처럼 땀이 줄줄 흐르고 나니 시원하다.바람이 얼마나 시원하고 좋은지 의자마다 아저씨들이 자리를

잡고 누우셨다. 에고 잠시 앉아서 바람을 맞아볼까 했는데 사치를 부렸나보다.그냥 올라가다보니

체육시설에는 아줌마부대가 있어 시끄럽다. 동네분들이 짝을 이루어 오셨나보다.아침엔 이린 단점이

있기도 하다.조금 시끄럽다는 것. 정상에 의자가 있는데 이곳 역시나 아저씨 한 분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스마트폰 삼매경이시다. 이곳 역시나 내 자리는 없어 그냥 나무와 꽃을 구경하며 하산 길로 향

했다. 은난초는 벌써 씨가 맺혀 있다. 피자마자 꽃이 지고 바로 씨를 맺었다. 노루발풀은 아직도 하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여기저기 꽃몽오리가 이쁘다. 하루가 다르게 밤꽃도 보이기 시작이다.

 

뽕나무

 

 

 

 

 

 

이젠 뒷산에 오는 것이 습관이 되려나 안오면 몸이 무겁다. 와서 한바퀴 돌며 땀을 흘리고 돌아가면

얼마나 개운하고 좋은지.높은 산을 가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낮은 산이라도 자주 찾으며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이 산은 어디에 무슨 나무가 있는지 그래도 알 수 있다. 그런 날 보고

옆지기는 신기하다고 하는데 늘 오다가다 하면 어디에는 무슨 나무가 많고 야생화는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고 눈여겨 보며 다니게 된다. 녀석들과 교감하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다. 정상에서 하산길을

음악을 들으며 혼자 오다보니 소나무숲이 있는 곳의 길 끝,때죽나무에 꽃이 주말보다 더 떨어졌다.

꽃의 시간은 하루가 정말 다르다. 시원하게 메밀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바람과 조우하다 천천히

나무냄새를 맡으며 오솔길로 접어 드는데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이 좋다. 여름에는 덥기도 하지만

산에 오면 이런 나무그늘이 좋아 더 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산딸기

 

족제비싸리...벌이 앉아 있다

 

 

 

오늘도 뒷산에 내 발도장을 하나 콕 찍었다. 하루의 시간중에 뒷산 산행의 '점' 하나를 찍는 것이

정말 어렵다. 많은 망설임의 시간 끝에 문을 나서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와 핑계를 먼저 생각하며

게으름에 빠지게 되는데 모든 것은 습관을 어떻게 들이냐가 중요한 듯 하다. 아무 이유도 따지지

않고 뒷산에 먼저 가는 것을 그 이유로 했더니 올해는 그래도 나름 많이 찾게 된 것 같다. 무엇이든

시작이 어렵지 시작하고 나면 정말 쉽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 더 어려운것 같다.마음이 움직이면

몸은 그냥 따라가는데 마음이 싫으면 별거 아닌 뒷산 산행도 몹시 힘든 일이 되고 만다. 오늘 하루

'점'하나 찍었다는 그 이유가 정말 기분 좋다. 다른 일을 한가지 못했다고 해도 이것 하나로 흡족함,

혼자 만족이지만 정말 좋다.초록의 싱그러움 속에 잠시 몸을 담갔다는 것이 좋다. 날마다 똑같은

자연도 없고 똑같은 하루도 없다. 오늘 하루,내가 만들기 나름이다.

 

20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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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뒷산 유월 첫 산행,으아리도 피고 싸리꽃도 피고

 

으아리

 

 

 

유월 첫날,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고 바쁘게 준비해서 뒷산에 갔다.여시가 저도 데려가 달라고

울고 난리는 피는데 집지키라고 중문을 야멸차게 닫고는 나가는데 집 안에서는 게으름모드였는데

밖에 나오니 정말 공기부터 다르고 기분이 좋다.반팔을 입고 나오고 싶은데 햇빛알레르기 때문에

긴팔에 조끼를 입고 나왔다. 시원한 쿨냉 긴팔이라 그래도 다행인데 산을 조금 올랐는데 벌써

땀이 줄줄 흐른다. 이른 시간에 왔어야 하는데 꼭 준비하다보면 점심경이다. 주말이라 그래도

가끔씩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 보인다.이젠 숲이 우거져서 깜짝깜짝 놀란다,아주 작은

소리에도 말이다. 새들이 얼마나 여기저기서 지저귀고 부스럭 대는지. 그래도 숲에 오니 참

좋다. 숲냄새가 오월과는 또 다르다. 짙은 나무냄새,떡갈나무냄새도 나고 참나무냄새도 나고

찔레나무냄새도 난다. 숲에 오면 난 냄새가 참 좋다. 하루 하루 다른 냄새가 날 유혹한다.

 

 

노루발풀

 

 

개복숭아

 

뽕나무..오디가 익어가고 있다

 

오늘은 정말 사진을 찍지 않고 산만 올라야지 했는데 [노루발풀]이 보인다. 꽃이 피었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이다. 좀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은난초]는 꽃이 지고 씨를 맺었던데. 오르는

데 누군가 뒤에서 올라온다.뒤돌아보았더니 울아파트 앞 슈퍼아저씨,내가 잘 아는 아저씨가 혼자

올라고 있다.인사를 나누고 아저씨가 먼저 올라가시고 난 천천히 구경하며 가다보니 아저씬 의자에

앉아서 명상중,난 혼자 힘차게 올라 바로 정상에 도착했다.날이 조금 흐른게 흠이지만 정말 기분

좋다. 옆지기는 통영 사량도를 어느 산을 올라가고 있을텐데.다음엔 둘이 함께 사량도에 가기로

했다.오늘은 둘이 따로국밥처럼 다른 산을 산행하고 있다. 정상에 있는 [개복숭아나무]에도 열매가

조금 컸다. [뽕나무]에 오디도 어느 것은 익어가고 있다. [박하]는 더 튼실하게 자랐고 [고사리]가

있는 곳을 가만히 사려 보았더니 늦게서 올라왔는지 몇 개가 잎이 나오고 이젠 뜯을 수 없지만

그래도 잘 자라고 있어 내년을 기약해 본다.

 

오디가 익는 유월이다

 

 

으아리..꽃잎이 네 장 인것도 있고 다섯장인것도 있다

 

머루

 

싸리꽃

 

 

하산길에 보니 [으아리]가 활짝 피었다. 눈처럼 하얗게 피어난 으아리,이 꽃은 꽃잎이 4장 이거나

5장이다. 정말 희한하다. 으아리를 보러 들어갔다가 [싸리꽃]도 만나고 [머루]도 보게 되었다.

이래서 숲에 오면 정말 좋다. 뜻 하지 않은 것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초록의 에너지를 온 몸으로

받아 들이는 건강한 느낌 정말 좋다. 숲이 더 우거지니 나무냄새도 짙어지고 공기도 시원하다.

땀이 다시 들어가듯 시원함에 숨을 더 크게 쉬며 내려가는데 정말 몸이 가벼워졌다.거짓말처럼.

 

 

 

 

때죽나무

 

오월에는 [때죽나무]꽃이 한창인데 비가 오고 난 후 때죽나무꽃이 많이 졌다. 앞산은 때죽나무꽃이

졌는데 아주 작은 뒷산,같은 산을 길을 내느라 갈라 놓았는데 이 산은 소나무가 많다. 그런데 이 숲 길은

때죽나무가 죽 이어져 있어 때죽나무꽃이 활짝 피면 정말 기분 좋다. 그런데 이곳은 아직 꽃이 많이 있다.

길 끝에 와서 시원하게 메밀차를 반 병을 죽 들이켜고 계속 들으며 왔던 [신날새 해금음악] 을 바람과

함께 듣고 있으니 정말 좋다.아줌마 한 분이 왔다가 옆에서 가만히 음악을 듣다가 가신다. 손을 보니

참나물인지 뭔가 나물이 들려 있다.난 아직 못 본 나물인데. 혼자 계속 음악을 듣고 있는데 바람이 나무를

흔들고 때죽꽃이 떨어져 내리고 나무가 흔들리고 정말 좋다.

 

때죽나무 꽃

 

 

이게 뭘까요~~? ㅋㅋ

 

비가 오려나...개미들이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긴 줄로 이동하고 있다.

 

족제비싸리

 

벌이 바쁘다

 

으아리

 

 

때죽나무꽃을 보며 신날새의 해금음악을 듣다가 '이시간'에 훔뻑 빠져 있다가 천천히 오솔길로

걸어 나오다 와우... 무언가 긴 줄이 움직인다. 지나가다 다시 뒤돌아서 시작부터 다시 보게 되었다.

개미들이 자신들의 페르몬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어디 전쟁이라도 난 줄 알겠다. 이 산의 개미란

개미는 모두 다 여기에 있는 것 같다.한참 위로 올라가 보았는데 보이지 않는 부분은 흙이 아니라

낙엽이 있는 부분으로 움직이고 있어 개미 줄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말 이런것을 보면 자연이

경이롭다는 것.개미들의 이동을 재밋게 구경하다가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으로 내려오는데

무언가 낯 익은 것이 보인다. [족제비싸리]다. 모처럼 벌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족제비싸리 

앞에서 또 멈추어서서 벌의 움직임을 구경하다가 산의 초입으로 와서 다시 음악을 들으며 땀을

식혔다.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메밀차를 조금 많이 마셨다.다른 날에 비해.

 

 

 

 

산을 내려와 아파트 담장에 핀 넝쿨장미를 구경하느라 한바퀴 돌았다. 장미가 활짝 펴서 얼마나 이쁜지.

찔레꽃도 있고 때죽나무꽃도 있는데 꽃들이 어우러져 '나 좀 봐줘' 하듯 정말 아름답다. 장마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장미향을 훔뻑 들이마셨다.정말 좋다. 날도 좋고 뒷산에서 땀도 적당하게 흘리고 와서

기분도 좋고,유월의 시작을 좋은 에너지로 시작하는 것 같아 정말 좋다. 유월에도 열심히 뒷산에

다녀야 할텐데 시작처럼 잘 되려나. 암튼 초록에너지로 충전을 해서 유월이 건강할 듯 하다.

 

20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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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6-03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를 보니 6월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더 실감나요.
노루발풀은 꽃도 아직 안폈는데도 알아보시네요, 와~
우리 나라 꽃, 나무들은 참 재미있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름들을 가지고 있어요.
내일은 오늘보다 많이 덥다던데, 저도 좀 더 초록에너지를 찾으러 나가봐야겠습니다.

서란 2013-06-03 17:38   좋아요 0 | URL
노루발풀도 그렇고 다른 것들도 잎만 보고도 대충 아는 것들이 조금 있어요.
관심을 가지면 보이더라구요.저건 잎이 둥글고 소나무가 있는 곳 근처에서 자라죠.
꽃이 이쁜데 더디네요.요녀석 보러 요즘 날마다 산에 가고 있답니다.
정말 재밌는 것들이 많아요. 많이는 알지 못해도 몇 가지 알아도 산행이 더 재밌어요~
요즘 바람이 정말 싱그러워서 좋아요.한번 나가보세요~~^^
 

[산행] 여시와 함께 뒷산 산행,아카시아 향기가 너무 좋다

 

 

 

아카시아꽃과 찔레꽃이 핀 뒷산은 아침이면 날마다 날 유혹한다.빨리 산에 오라고.하지만 왜 그리

집에서는 가기가 싫은지,그 마음을 모두 물리치고 얼른 박차고 나가야 하는데 주춤주춤하다보면

어느 날은 산에도 못가고 그냥 주저앉고만다. 오늘도 그러게 생겼다.날은 점점 더워지는데 아침에

얼른 준비하고 가야지 했는데 친구의 전화를 바다가 늦어지고 초록이들 물주고 한바퀴 돌다보니

시간이 훌쩍 점심으로 치달았다.얼른 준비하고 가야지 하면서 청소기 한번 밀고 얼른 메밀차 챙기고

가방을 챙기고 주섬주섬 옷을 입는데 여시가 먼저 현관앞에 나가 낑낑거리며 난리다.오늘 데리고

나가지 않으면 큰일 날것처럼 지지배가 하도 난리를 피워 분리수거를 들고 나가면서 여시까지 안고

낑낑거리며 나갔다.밖에 나가니 나보다 좋아하는 여시,신났다.녀석을 산 초입까지 안고 가서 산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을 다 오른 후에 땅에 내려 놓는데 내려놓자마자 모든 것을 배설해 버리는 녀석,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온통 아카사아향이 뒤덮었다.초록세상을 말이다.

 

 

 

 

뒷산은 온통 하얗다. 아카시아 찔레꽃이 산을 뒤덮어 하얗기도 하고 아카시아향기와 찔레꽃 향기로

산행하기에도 정말 좋다. 모처럼 산에 온 여시는 신이나서 '킁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얼른 내가 앞장서서 올라갔더니 잘 따라온다. 숲이 우거져서 이젠 그늘도 많아 산에 오면 덮다는 것

보다는 시원하고 상큼하다는 생각이 더 드는데 땀은 비오듯 쏟아져 내린다. 잠시 올랐을 뿐인데

벌써 땀으로 훔뻑 젖었다. 내일부터는 이른 시간에 올라야할 듯 하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여시와

쉬엄쉬엄 오르는데 '음~~~이 향기 너무 좋다' 폐부 깊숙히 들어 마시고 또 들여 마시고 해도

향기는 무한대로 쏟아져 나오니 정말 좋다. 아카시아는 벌써 손만 대도 쏟아져 내리는 것도 있다.

길에 하얗게 떨어지기 시작이다. 이렇게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후루룩 후루룩..' 꽃비

처럼 그렇게 쏟아져 내린다. 그 또한 얼마나 낭만이고 그 길을 걷는 기분이 좋은지.

 

노루발풀..아직 안피었다

 

 

 

 

 

여시와 천천히 올랐는데 정상이다. 꽃향기를 맡으며 올라서인가 힘든줄을 모르고 올랐고

땀이 흘러 나오니 몸이 더 가뿐하고 개운하다. 땀을 이렇게 한번씩 줄줄 흘려줘야 노폐물이 나오고

몸이 더 건강해지는 느낌,하루에 한시간씩 뒷산을 산행하며 몸속 노폐물도 빼내고 건강도 다지고

산림욕도 하고 초록에너지를 얻어 가는 것이 얼마나 삶의 에너지를 주는지.여시도 이 맛에 뒷산에

가고 싶어서 난리를 필까. 녀석 정상 근처에 오더니 힘든가 헉헉,그래서 앉고 다녀야 했다. 덕분에

난 더 힘들어진다.더운데 녀석까지 안고 다녀야 하니. 거기에 파리나 그외 곤충들을 쫒아줘야 하고.

암튼 녀석을 데리고 오면 내가 배로 더 힘들다. 그래도 혼자 오면 이녀석이 난리니 가끔 이렇게

녀석에게도 여행과 같은 시간을 선물해준다.

 

 

 

밤나무

 

뽕나무

 

 

정상은 아카시아가 빙 둘러서 너무도 많아 이곳에서는 아카시아 향에 훔뻑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 풀처럼 박하가 자라고 있어 몇 개 뽑았다. 화분에 옮겨 심어 보려고 뽑았는데

집에서도 잘 살지. 그리고 여시를 안고 작은 아카시아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한번 아카시아꽃전을

해 먹을 양만 아카시아꽃을 땄다. 향이 짙어지니 벌도 많고 그외 다른 곤충도 많고 여시가 힘들어 하

기도 하고 꽃을 따는 일이 수월하지가 않다.가시에도 찔리고 여시를 안고 따니 더 힘들다. 저녁에

옆지기 아카시아꽃전을 해 줄 양인 몇 송이만 따고 하산길로 가려는데 괜히 기분이 묘하고 덥기도하고

여시를 데리고 왔더니 걱정도 되어서 정상에서 그냥 왔던 길로 다시 하산,내려갔다. 산을 얼마 오르지

않은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딘가. 내가 오늘 하고자 했던 목적은 다 이루었다.

 

 

 

 

 

때죽나무꽃

 

 

산수유

 

 

여시를 데리고 산행은 조금 힘들다. 그래도 길동무가 있다고 생각을 하면 좀더 재밋게 산행을

할 수 있다.말도 해가면서 말이다. 녀석과 정상까지만 갔다가 다시 하산을 했지만 그래도 땀은

범벅,기분이 좋다. 산의 초입에 의자에서 물도 나누어 마시고 음악도 듣고 새소리도 듣고 꽃향기도

흠뻑 들이 마시고 그렇게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내려왔다. 오면서도 '장사익'음악을 들으면서 오니

정말 좋다. 찔레꽃이 활짝 핀 곳에서 장사익의 [찔레꽃]을 듣는 기분,정말 좋다. 그 찔레꽃이

내게로 와서 활짝 피어나는 기분이다. 여시와 함께 산을 내려와 아파트 산책길로 향했다. 산에서

때죽나무가 있는 곳에 가지 않았기에 때죽꽃이 보고 싶어 갔더니 활짝 피었다.녀석을 안고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정말 힘들어 가만히 보니 나무에 목줄을 걸어 놓을 곳이 있어 걸어 놓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다.그리곤 여시와 함께 산책길을 함께 산책하며 집으로 오는데 기분이 상쾌하다.여시도

그럴까.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옆집 아줌마를 만났다. 여시를 데리고 산행을 다녀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시며 묻길래 아카시아꽃을 따러 뒷산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아카시아꽃을 많이

따다가 효소를 담으라고 하신다. 정말 향이 좋다고.에효 꽃 따는 것이 쉽다면 하겠는데 높은 곳에

있으니 힘들고 난 아카시아전만으로 만족한다고 했더니 아카시아꽃으로도 전을 부쳐 먹느냐며

묻는다. 그렇게 아줌마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집에 들어가니 여시가 너무 좋은가 보다.토끼처럼

깡총깡총 집안을 뛰어 다니다 피곤한지 깊은 잠에 빠졌다. 난 상쾌함 그 자체.초록이 내게로 왔나보다.

 

201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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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뒷산엔 아카시아꽃 찔레꽃 향기 가득

 

 

 

 

 

 

집에서 바라다 보이는 뒷산은 온통 하얗다. 하얀 찔레꽃과 하얀 아카아시아꽃이 피어서 하얗기도

하고 집안까지 아카시아향이 솔솔. 이때는 정말 문을 열어 놓는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고 한편으로

는 정말 짜증나기도 하다. 꽃향기가 들어와 좋은데 송화가루가 노랗게 집안을 물들여서 다른 때보다

청소를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 그래도 뒷산이 있어 늘 행복하다. 사계절을 느끼기도 하지만 오월

이면 그야말로 온 산을 울집에 다 들여다 놓은 것처럼 꽃향기로 들썩이니 정만 좋다. 그러니 잠시도

집에 있을라하면 뒷산이 그립고 한번은 다녀와야 그 그리움이 사그라지듯 하니 오늘도 날은 오전부터

비가 지나간것인지 아님 오려는 것인지 꾸물거리는데 책을 읽다 덮어 놓고 얼른 뒷산에 갈 준비를

했다. 가는 길에는 가로수인 '이팝나무'에 꽃이 하얗게 피어 있어 이 또한 얼마나 이쁜지.

 

 

 

 

찔레꽃

 

뒷산에 들어서니 아카시아향이 진하게 풍겨 온다.거기에 비가 살짝 다녀갔는지 숲냄새가 저 밑에서

올라오듯 강하게 온 몸을 감싼다. 난 워낙에 이렇게 비가 다녀가고 난 후의 흙냄새 나무냄새를 무척

좋아하는데 지금이 딱 그런 냄새로 숲이 가득하다. 땅 저 밑에서 올라오는 나무냄새 풀냄새 흙냄새

그리고 초록을 흔들며 숲이 잠들지 못하도록 24시간 흔들고 있는 초록바람이 너무도 싱그럽고 좋다.

정말 오길 잘했다. 오늘은 아카시아꽃을 조금 따다가 [아카시아꽃전]을 해 먹으려고 작은 봉지 하나

챙겨 들고 나왔는데 숲을 흔드는 자연의 냄새에 취해 한발작 한발작 천천히 좀더 천천히 옮기며 땅

위에서 올라오는 모든 냄새에 집중을 한다. 찔레꽃도 하얗게 피어 찔레향도 조금 나는듯 한데 아직은

아카시아향기가 장악을 했다. 숲은 온통.

 

노루발풀..하루 이틀이면 꽃이 필 듯.

 

 

은난초

 

 

 

 

비가 살짝 지나가거나 비가 오려고 할 때 숲은 정마 습하다. 그래서인지 땀은 줄줄 흐르고 땅은

폭신폭신 꽃향기는 온통 온 몸을 감싸니 그야말로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숲,

하루가 다르게 정말 여름으로 치닫고 있음이 보인다. 숲은 이제 완전히 우거졌다고 해야할것처럼

온통 초록빛이다. 거기에 하얀 찔레꽃과 아카시아꽃이 수 놓여 있으니 정말 이쁘다. 그 속에서

은난초를 찾아가며 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노루발풀은 하루 이틀이면 활짝 필 듯 한데 요거 보러

또 날마다 도장을 찍어야 할 듯 하다. 쉬엄쉬엄 올랐는데 벌써 정상이다. 오늘 날이 이래서인지

산행을 온 분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더니 정상에서 한 분을 만났다. 의자에 앉아 전화를 하시길래

나는 아카시아꽃을 따기 위하여 반대편으로 갔다. 그곳은 묘가 있는 곳인데 묘를 두어해 돌보지

않아 묘로 향하는 길이 온통 아카시아로 뒤덮였다.그래서 아카시아를 따기가 좋다.

 

 

 

 

지난번부터 의문을 가졌던 것은 [박하] 였나보다..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박하가...

 

아카시아꽃을 따러 묘가 있는 부분으로 조금 내려갔다. 아카시아가 자라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제법 많이 컸다. 하지만 아카시아꽃이 아직 덜 자란것처럼 탐스럽지가 않다.그래도 가시가

있고 나무가 낮아서 이곳에서 따기로.다른 곳은 나무가 커서 높은 곳에 꽃이 있으니 딸수가 없다.

아카시아꽃전을 해서 맛 볼 정도만 따려고 천천히 가시에 찔리지 않게 조심하며 아카시아 꽃을

땄다.아니 따고 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뒤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 느낌 뭐지.하고 옆을 보았더니 아뿔싸,하얀 토끼가 옆에서 풀을 뜯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내게 다가오며 도망가지 않고 왔다갔다 하며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녀석, 그러니까 난 녀석의

밥상에 침범한 사람이다. 녀석은 지금 식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나와는 두어걸음 차이를 두고 옆에서 식사를 여유롭게 하고 있는 토끼,이 상황은 백프로 리얼야생

이다.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사진을 찍고 바로 친구와 옆지기에게 카톡을

보냈더니 못 믿겠다는.하지만 진짜라는 것. 나도 보고 있으면서도 토끼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믿어지지 않는.집토끼처럼 사람을 보고도 겁내하지 않는 녀석은 간을 정말 빼서

어디에 감추어 두고 소풍이라도 나온 것인지 너무도 여유롭다. 한참을 바로 옆까지 다가와 맛있는

식사를 하고는 '날 좀 잡아봐.' 라는 것처럼 천천히 나를 바라보며 나무 밑으로 들어간다. 풀 숲에서

사는지 가시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들어가버렸다. 이 산에서 토끼를 본 것은 두어번,지난 겨울엔가

눈이 많이 왔을 때에도 어설피 지나는 것을 보았다. 이 산에서 토끼가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그때 그 토끼일까? 사람들이 풀어 놓은 토끼일까?

 

우산나물

 

 

 

은방울꽃

 

때죽나무

 

아카시아꽃을 작은 봉지에 가득 땄다.빗물이 묻어 있어 조금 땄는데 무겁다. 젖은 꽃이라 금방

시들지는 않을 듯 하고 아직 덜 핀 것도 땄으니 딸들에게도 한번은 맛을 보일 듯 하다. 잘 씻어서

냉동실에 넣어 놓으면 말이다. 아카시아 꽃을 따기도 하고 토끼와 조우를 하고는 하산 길로 접어

들어 천천히 내려갔다. 가끔 오가는 사람들, 난 볼거리가 너무도 많은데 그런 내가 이상한지 이상

한 눈으로 쳐다보고 지나간다. 그래도 난 여기저기 볼거리가 많아서 숲에 들어가 찼는다.그러다

우산나물 군락지라고 할 수 있을 듯한 곳도 찾았다. 그곳엔 엄나무가 많았는데 사람들이 모두

잘라갔는지 엄나무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대신에 우산물이 있어 반갑게 녀석을 보고 하산길로

내려가다 은방울 군락지에서 몇 개 피지 않은 은방울꽃과 조우를 했다. 벌써 지는 것도 있고

이제 막 피는 것도 있고. 그러더 오솔길을 걸어 소나무 숲으로 향했다. 그곳은 때죽나무가 무척 많다.

나무마다 꽃을 피려고 준비중인 꽃망울들이 무슨 면봉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처럼 많다. 참 재밌는

꽃이다. 때죽나무.

 

 

 

때죽나무꽃

 

 

 

작은 산으로 연결된 부분에 이쁜 꽃이 피어 있다. 그곳에 가려면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그 길은 아직 낯설고 차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다니는 무법의 도로와 같은 곳이며 이마트와

연결이 되어 있어 더욱 조심해야할 도로이다. 그 앞에 꽃이 이쁘게 피어 있어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를 건너 가 봤다.보라색 꽃과 하얀 색꽃이다. 데이지인가보다. 이건 아마도 꽃씨를 마구마구

뿌려 놓아서 핀 듯 하다. 산을 허물어 버리고 벌겋게 흙이 드러난 부분에 꽃시를 뿌린 듯 하다.

그래도 이쁘다. 길 가에서 한참 꽃과 조우하고 다시 내가 산행하던 산으로 들어가 다시금 오솔길을

걸어 산의 초입으로 와 의자에 앉아 메밀차를 마시며 아카시아 향을 맡으며 잠시 앉아 있었다.

산을 오를 때 땀이 줄줄 나더니 이젠 바람에 식어서 쌀쌀하다. 조금 더 앉아 있으려다 쌀쌀한 듯

해서 서둘러 내려오다 땅을 일구는 한가운데 아카시아나무에 꽃이 탐스러워 내가 손이 닿는 부분의

꽃을 조금 더 땄다. 지나는 분들이 아카시아꽃을 따는 것을 왜 따는지 궁금하다는 듯이 쳐다보다

가신다. 난 향긋한 아카시아꽃전을 할 생각에 그저 행복하다. 아카시아꽃 향기도 너무 좋고 오늘은

생각지도 못한 토끼를 만나 더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20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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