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너의 기억이
이정하 지음, 김기환.한정선 사진 / 책이있는마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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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정하, 그의 이름만으로도 빨리 구입해서 읽고 싶은 책이었다.그의 시들로 한동안 아픈 가슴을 달래기도 하고 사랑의 목마름에 해갈을 하기도 하던 그런 날들의 기억이 있어 더욱 읽어 보고 싶었던 포토 에세이다. 날이 갑자기 따듯해지고 봄이 온듯한 날이 계속되자 왜 갑자기 그의 책을 꺼내 들게 되었을까. 삼월에 읽으려고 나름 생각을 했는데 더 기다리다간 내가 병이 날듯 하여 불쑥 꺼내 들고 ’오늘은 감성충전이다’ 하며 읽게 된 책은 표지부터 마음을 잡아 끈다.여성시인보다 더 감칠맛 나는 사랑시를 쓰는 감성을 지닌 그의 글과 사진의 만남, 그것도 연애편지를 받듯, 아니 예전 손편지로 쓴 연애편지와 같은 느낌의 글과 사진은 한 장 한 장 넘길때 마다 ’백프로 공감’ 이란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어느날 아침이었지. 새벽에 깨어났는데 그냥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어. 알지 그 느낌? 그때 나는 생각했었지... ’그래 이건 행복의 시작이야.행복은 여기서 시작되는 거야.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행복이 내게 오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어. 그런 행복의 시작이 아니었어. 바로 그 순간이 행복 그 자체였던 거야.’ 영화 ’디 아워스’에 나오는 대사라고 한다. 행복은 무엇일까? 문득 이 책을 읽으며 ’아, 이 순간이 참으로 행복이구나.’ 하고 느꼈다. 밖의 날씨는 더없이 따듯하니 좋고 바람은 솔솔 불어 들어오게 적당하게 문을 열어 놓고 좋은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맘에 와 닿는 부분은 딸에게 읽어주다 보니 사춘기 딸애가 ’엄마 너무 좋다.’ 녀석이 무엇을 알겠는가, 하지만 녀석도 무언가 느꼈는지 읽어주는 부분이 좋단다. 그러면서 책 앞으로 다가온다. 혼자 읽으려 한 책은 둘이 함께 읽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행복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바로 그 순간에 느끼는 것이다. 미래에 찾으려고 하지 말고 지금 바로 그 순간 그 자체에 느끼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대체 누구를 찾고 있는가.정작 찾아야 할 사람은 자기자신이면서,찾아서 등 두드려 주어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면서 도대체 누구를 찾기 위해 보이지도 않는 곳을 헤매고 있는가.’ 나를 사랑하기란 글의 일부분이다. 타인은 사랑해주기도 하면서 보통은 자기 자신에게 투자도 그렇고 사랑을 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난 요즘은 나 자신에 투자하고 나 자신에 빠져 살아보려 노력하고 있다. 누구의 엄마로 누구의 아내로 내가 없는 그런 삶을 살다보니 ’나 자신’ 을 잃어 버린듯 하여 일부러 실명도 자주 부르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아니 좋아해서 하고 싶은것만 찾아서 하려고 노력한다. 나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은 타인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다. 나 자신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구매도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주로 하고 글도 나 위주로 쓴다. 내 감정에 좀더 솔직해지고 싶고 함께 사는 이에게도 자기 자신에게 좀더 솔직해지라고 한다. 가끔 거울을 보다가 멈추어 서서 거울속의 나를 집중해서 보면 내가 아닌 타인이 있는것 같다. 내 얼굴과 내 자신과 좀더 친숙해지고 자신을 남들보다 더 자주 볼 수 있어야 곧 현실의 자신도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가끔 나는 생각해본다.어쩌면 나는, 떠나보낼 때 너를 가장 사랑한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이별은 내게 있어 사랑의 절정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그 순간, 나는 너를 놓았으므로, 내 사랑이 가장 부풀어 오르던 그 순간, 나는 외려 풍선처럼 터져버렸다. 잘 가라, 나는 이제 그만 살게. 손을 흔들어 주진 못했지만 그 순간, 너를 향한 마음이 절정이었음을,절정이 지난 다음엔 모든 게 다 내리막이었다.’ 그의 글을 읽고 있다보니 열정적으로 사랑하던 그 시절도 이별을 맛보던 그 처절한 고통의 시간도 모두 되살아 난다. 나 또한 아픔이 진하게 베일때 글이 술술 잘 써진듯 한데 그런 감성도 이젠 녹슬어버리지 않았나 싶은데 그의 글을 읽고 있다보니 문득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글은 마음의 여백을 가져다 준다. 동양화에 여백이 주는 미가 있듯이 그의 글에도 여백의 미가 숨겨져 있다. 지친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것처럼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보다보니 봄의 수액을 들여 마신듯 파릇파릇 감성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어떻게 보면 그냥 시집보다는 이런 포토에세이가 더 감성적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 시집 또한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사진과 함께 시 뿐만이 아니라 에세이도 함께 곁들여서 더욱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효과를 가져다주니 언제 이런 책을 하나 내보고 싶기도 하다. ’살다 보면, 살다 보면 살아 있는데도 죽어 있는 때가 있다.’ 정말 공감한다. 무언가 그 날에 한 편의 글을 써야 내가 살아 있었구나 하고 느끼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모두 지나고 이젠 무엇으로 사는지 모르게 나 자신이 수액을 빨아 들이지 못해 죽은 표피만 만들고 있는듯한 무의미한 그런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글이 쓰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가져본다. 글을 쓰고 싶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했다면 추억을 떠올리게도 한다. 길에 대한 글을 읽으며 나의 어린시절부터 길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거기 아버지가 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나의 등하교를 늘 걱정하시며 자전거 뒤에 막내딸을 태우고 다니시는것을 무척 좋아하시고 늘 그렇게 하셨다. 바람이 불면 분다고 걱정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걱정 비가 오면 비 온다고 또 그렇게 자전거를 끓고 나를 태우러, 혹은 찾으러 오셨는데 시골길을 친구들과 걸으며 길가에 잡초를 가지고 놀면서 그 재미에 논길을 걷고 숲길을 걷던 지난날 추억들을 되짚어 나가다 작년에 보내드린 아버지의 생각이 가슴이 뭉클, 울컥 하기도 했다. 나 또한 어려운 글보다 ’공감’ 할 수 있는 글을 좋아한다. 내가 쉽게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책을 좋아하고 그런 작가를 좋아하는데 공감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한번에 다 읽어버렸지만 가끔씩 불쑥 지난 추억이 되살아나고 누군가에 대한 사랑의 아픔이 진하게 느껴지거나 삶이 혹은 행복이 그리고 내가 지나온 길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 오면 한번씩 들추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시와 시인’ 이란 글은 정말 공감이다. ’문학은 혼자서 하는 작업이다.’ 둘이 할 수 없고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캐내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늘 글같지 않은 글을 쓰면서 느낀다. 지금 이 순간도 느끼고 있다. 어렵게 써 낸 시 한편이 너무 쉽게 읽혀지고 너무 쉽게 잊혀져 버릴때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 빛이 되지 못할때 허탈해 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 또한 시 한편을 쓸 때 남을 위해서 쓰는것이 아닌 내가 쓰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쓰는, 자신만족으로 쓰는 글이기에 그것으로 족했다. 글은 이미 쓰고 나면 나의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나의 산고를 거쳐 탄생한 시 한 편이 오래도록 빛을 발하기를 바라진 않아도 그저 탄생했다는 신고식의 그 느낌만이라도 가져야 할텐데 시가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그만큼 감성이 메말라 가는듯도 하다. 예전에는 외우는 시도 줄줄 나왔는데 지금은 가물가물하다. 그동안 시는 어디에서 잠자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감성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남에게 보여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좀더 자신을 진실되게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살아 있는 글들이 아닌 뭔가 이익과 관련이 있는 자본주의화 되어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점점 우리들 마음도 사막화 되어가는 것은 아닌가. 그런 사막에 비를 내리게 하는 단비와 같은 감성의 글들이 담겨 있어 좋다. 오랜 시간 결혼생활로 인해 사랑의 감정을, 이별 그 아픔의 시간을 잊었다면 추억의 책장을 다시 넘겨보듯 한 장 한 장 곱씹어보다보면 그 길모퉁이 내가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뒤돌아보지 못한 내 자신이 글 속에 있다. 잠시 마음의 쉼표를 찍듯 여유를 가지며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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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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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에서 이라부의 비타민 주사로 웃음을 날려주어 그를 좋아하게 된 작가 오쿠다의 <꿈의 도시>는 책의 두께만으로도 괜히 압박이 온다.그만의 장점이라면 현대사회를 그만의 풍자와 웃음으로 비꼬아 주시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소설에는 '꿈의 도시' 인들의 웃음코드보다는 슬픈 비애를 담은 불편한 진실과 마주해야 하는 황량한 겨울 동장군과 겹쳐 더욱 씁쓸하고 처량하게 다가왔다.세 개의 마을이 합쳐져 탄생한 유메노의 '드림타운' 에서 '꿈' 이란 무엇일까. 그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간직하고 꾸고 있는 꿈이란 도대체 있기나 한것인지. 그 결말을 알 수 없이 내달리는 내리막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교묘하게 얽혀 하나의 사고로 치달려간다. 그렇다면 그 끝은 무엇일까.

세 개의 현이 만나 이룩된 작은 도시 유메노, 삼각형이나 피라미드에서 알 수 있듯이 세 개가 모였다고 하니 무언가 안정적인 느낌이 들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안정적이지 못한 불안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청에서 생활보호대상자들을 가려내어 그들에게 연금을 타게 해 주는 일을 하는 공무원 도모노리, 그는 생화보호비를 타는 수급자를 줄여야만 한다. 연금에만 기대어 일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하여 그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의 삶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 이혼을 하고 두돌이 된 딸마져 그녀에게 넘져 주고는 한번도 찾아보지 않았다.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고 그가 겪었을 분함이 그가 하는 일에서 가끔씩 드러나듯 발작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그지만 이젠 이런 지방소도시는 그에겐 안중에도 없다. 더 나은 도시로 나아갈 봄을 기다리고 있는 그는 실적을 위해 수급자를 줄여나가 보리라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생활보호비를 타려는 사람들이 늘 대기하고 있다.그런 그가 어느날 자신의 삶에서 일탈을 하듯 파친코 주차장에서 우연히 목격하게 된 '성매매' 현장을 보고는 그 자신도 모르게  이혼한 후 별관심없이 보내었던 성에 빠져들게 되고 생활보호비를 신청하려고 온 노이로제 남자를 받아 들이지 않은 댓가로 그의 노모가 죽게 되고 그는 그남자의 표적이 되어 시달리게 된다.

한편 도쿄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싶은 여고생 후미에, 늘 자신이 도쿄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공부하려 노력한다. 그런 어느날 친구들과 떨어져 하교를 하던 길에 납치를 당하게 되고 그는 감금이 된다. 그녀를 납치한 이는 다름아닌 '은둔형외톨이' 인 게임에 빠져 현실과 게임세계를 구별 못하는 정신장애자에게 납치감금이 되어 그의 공주가 되어 그의 우주선인 방에 감금이 된다. 그녀의 납치사건으로 드림타운은 그야말로 시끄럽게 되고 경찰병력 또한 그 사건에 집중되다시피 한다. 후미에를 납치한 노부히코의 차의 트렁크에 갇히게 되면서 뇌가 생각하는 기능을 잃어버린듯 마비된 상태와 같은 공허함과 강박에 갇히게 되는 그녀는 '살려주세요' 라는 말을 노부히코의 외삼촌이 가까이 다가와도 밖으로 소리를 지르지 못한다. 그러다 우연하게 노부히코의 외삼촌이 그를 찾아오겠다는 날 노부히코가 외출을 강행함으로 하여 어느 교통사고와 마주하게 된다.

전직 폭주족이었고 아내와 이혼한지 일년이 되어가는 사기 세일즈맨 유야, 아내가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하나 있었지만 그래도 결혼을 결심하고 아이까지 나았지만 그녀와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고 이혼하여 노인들을 상대로 배전기를 팔지만 에전 폭주족시절과는 많이 달라진 유야는 전 아내가 그가 직업이 있다는 이유로 생활보호비가 삭감되자 그의 아이를 내쳐 그가 키우게 된다. 아이에 관심이 없다가 자신의 아들을 키우게 되면서 책임감을 갖게 되지만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모의 빚도 갚아주고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아버지의 뒤치닦거리를 하며 살게 된다. 그러다 같은 폭주족 선배인 시바타가 사장을 살해하게 됨으로 하여 그와 함께 시바타가 저지른 일에 대하여 걱정을 하게 된다. 사장의 시체는 트렁크에 있고 시바타는 경찰서를 지나치며 자꾸만 자수를 뒤로 미룬다. 그들은 이틀을 함께 지낸 후에 함께 자수를 하러 가기로 하는데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경찰서가 바로 코앞인데.

마트에서 식품매장에서 좀도둑을 잡던 안전요원 다에코는 안전요원시절 자신이 다니는 사이비교와 다른 사이비교에 다니던 여자의 좀도둑을 무마해 주는 것으로 그녀를 자신의 사이비교에 데리고 간다. 그로 인해 타사이비교의 농간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녀는 자신이 다니는 사이비교가 자신을 구제해줄 마지막 동앗줄인양 그곳에 모든것을 다 바치듯 일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없다. 그러다 병원에 맡겨지려던 어머니를 자신이 맡게 되고 그녀는 반대파의 사이비교에 대한 보복에 나서려던 여자가 있던 도시락공장에서 종교와 구원이 문제가 아닌 자신이 처한 지금의 제일 급선무는 돈이란 것을 알게 되고 도시락고장에 일을 다니려고 맘을 먹게 되지만 그 전날 마트에 들렀다가 어머니의 휠체어를 훔치고 만다. 자신이 예전에 잡던 좀도둑일을 자신이 하고 만것이다. 그들에게서 벗아나기 위한 방편으로 여동생이 오고 그녀는 구제를 받지만 여동생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며 집으로 향하던 중 교차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와 만나게 되고 그녀들도 교통사고에 휩쓸리게 된다. 

아버지가 이룩해 놓은 터전 위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는 출세 가도의 야망을 안고 있는 시의원 준이치, 야쿠자들의 세력과 전직 의원의 세력과 맞부딫히면서 그 또한 위험한 길을 걷게 되고 아내는 자신의 야망과는 다르게 늘 술에 절어 있고 사치와 쇼핑중독에 빠져 살고 있다. 거기에 분수에 넘치는 집을 짓기 위하여 늘 건설설계자와 만나느라 바쁘고 자신과는 별 대화가 없다. 위험한 줄타기를 하듯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 준이치는 어느날 그의 목을 조르듯 하던 전직 의원의 숨통을 끊는 일에 자신이 한몫을 하고 야쿠자의 최후의 발버둥에 자신 또한 현장에서 목격자가 되면서 도저히 자신이 빠져 나올 수 없는 길로 접어 들고 있음을 알아 차린다. 위험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도망치듯 야쿠자가 살해한 여인의 시체를 소각로로 태워 없애려던 계획에 빠져 들게 된 준이치는 야쿠자 형제와 함께 동행하던 중에 교차로에서의 교통사고를 만나게 되고 겨우 살아난 준이치는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 나가게 된다. 

드림타운에서 사는 다섯 명의 직업과 생활에서 보여주듯 그들은 '드림타운' 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꿈은 결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말만 드림타운인 도시인 유메노에서의 희망은 겨울 눈 속에 파묻히듯 쉼없이 내리는 눈 속에서 그들은 허우적 거린다. 앞으로 한발짝도 나아가지도 못하고. 이제 겨우 직업을 가지고 사람구실을 하며 살맛을 알게 된 유야는 아빠라는 또 하나의 명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해서는 안될 일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 가지만 그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후미에 또한 열심히 공부하여 도쿄에 대학에서 생활하고자 하였지만 은둔형외톨이가 된 노부히코의 표적이 되어 납치감금이 되고 그녀는 자신이 예전에 누리던 삶에 다시 돌아가 적응을 할수 있을지조차도 의심이다. 도쿄의 대학에 가리라던 희망은 살아지고 자신이 납치감금생활을 하던 여자로 밝혀지지만 않았으면 한다. 그런가하면 오십대에 접어드는 다에코는 자신이 사이비종교를 믿는것도 모르면서 종교의 믿음에 빠져든다. 그녀가 구원을 받으리라 여겼던 믿음에서 자신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현실을 헤쳐나갈 방법이 없다. 좀도둑을 잡던 안전요원이었지만 이젠 자신이 좀도둑이 되는 현실에 내몰리게 된다. 출세가도를 달릴줄 알았던 준이치, 하지만 정치의 세계가 너무 멀리가 난다. 사랑없이 정략결혼을 한 낭비벽이 심한 아내와 애인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마져 위태로운 그의 정치현실은 너무 멀기만 하고 위태롭다. 한시바삐 이곳에서 빠져 나오고 싶지만 점점 그의 발목을 잡는 현실세계, 그들에게 희망이란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처럼,아니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봄처럼 그들의 희망은 아직 드림타운의 15cm의 눈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파묻혀 있다. 그런 그들을 불편한 진실을 결말지을 한 건의 대형교통사고, 최후의 심판처럼 교통사고로 판가름 나는 그들의 희비앞에 거짓과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오쿠다만의 특이한 결말이 눈을 끈다. 모든 사람들을 한곳으로 불러 모으는듯 한 곳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그들의 삶은 드림타운이라는 한 곳에서 얽히고 설키고 엉킨 실타래처럼 서로의 삶을 갉아 먹으며 그렇게 눈뭉치가 되거 커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희망이란 어디에서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 곳 드림타운, 꿈의 도시라고 불리는 그곳에서 눈 뜨고 자행되는 그들의 삶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모두 내리막길인 교차로로 향하고 있었던 것처럼. 그들의 인생에는 오르막이 없는 순전히 내리막길의 연속인양 펼쳐지는 불행한 삶은,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우리 88만원세대를 보는 듯 하다. 열심히 날마다 폐달을 밟고 있지만 내리막길만 가고 있다면 삶의 희망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나름 성실하게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성매매에 길을 들여 놓고는 그 길에 빠져드는 공무원 도모노리처럼 개처럼 일해도 정승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잠시 꿈같은 한탕에 빠져 들게 되지만 그것이 자신을 구제하는 길이 아닌 자신을 불구덩이에 빠져 들게 하는 길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오쿠다의 이야기는 분량에서도 대단하고 내용에서도 대단하면서 마지막 교통사고라는 충격적인 결말이 더욱 인상적인 소설이다. 오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불편한 진실과 손을 잡을 수는 없다. 내일 오르막을 오르기 위한 에너지를 한탕의 쾌락이 아닌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이루어내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공감하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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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 야옹! - 도둑고양이가 푸는 쓰레기 미스터리 학고재 환경책 초록이 1
한미경 지음, 구야 그림 / 학고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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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은 어디를 가더라도 길고양이 들이 정말 많다. 우리 아파트만 해도 쓰레기장이며 그외 화단에도 길고양이 들이 어슬렁 어슬렁, 자기 구역 싸움이라도 하는 날엔 시끄럽기까지 하다. 쓰레기를 뒤져서 먹고 사는 도시의 길고양이들이 문제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즈음, 애완용으로 키워지던 고양이가 새끼를 낳고 그 새끼의 털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주인손에 의해 버려진 고양이 싸피가 엄마를 닮은 하얀 고양이 '송이'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재밌는 쓰레기에 대한 토론이야기이다.

고양이와 쥐를 주연배우로 등장시키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아차' 하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가 무심히 버리는 쓰레기, 그 쓰레기들이 모이면 어떻게 될까. 많은 쓰레기로 넘쳐나던 난지도는 어떻게 되었으며 그 쓰레기를 먹고 사는 동물이나 그외 것들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사람에게 버림받아 길고양이가 된 싸피는 길을 다가 문득 쥐 한마리를 만나게 되고 그 쥐가 '궁상각치우' 라며 부르짖는 통에 하얀 고양이가 나타나게 된다. '궁상각치우' 가 무슨 말안가.'푸른 지구를 궁리하고 상상하고 생각하여 치유하는 우정어린 시궁쥐' 라는 모둠이라는 것이다. 쥐 뿐만이 아니라 고양이도 '도레미' 라는 모둠이 있다는 것이다. '도둑고양이가 푸를 쓰레기 미스터리' 의 준말이라는데 이름도 재밌고 무심히 넘겨 버렸던 쓰레기가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해 준다.

도시의 쓰레기를 먹고 사는 동물들,그들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그 쓰레기로 인하여 어떤 피해를 당하게 되었는지 한가지 한가지 토론으로 보여준다. 싸피는 송이를 보는 순간 맘에 들어 송이 때문에 '도레미' 모둠에 나가게 되었지만 자신이 지금까지 모르던 것을 보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 쓰레기 때문에 엄마를 잃은 고양이도 만나게 되고 쓰레기로 인해 난지도가 커다란 쓰레기 산이 되고 그곳에서 위험이 나타나 인간들에게 경고를 해 준 고양이들, 사람들 또한 무언가 생각을 달리하게 되어 그곳을 쓰레기 매립지가 아닌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게 된다.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게 된 공원이지만 아직도 쓰레기는 우리에게 그리고 동물이나 그외 물고기들에게 해를 주기도 한다. 공장의 폐수를 몰래 버려 물고기가 죽게 만들고 그 물고리를 먹은 고양이 그리고 사람은 어떻게 될지 경고를 해 준다. 그렇다면 쓰레기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곳에 모아 쓰레기 처리장을 만들어 그곳에서 발생하는 나뿐 것도 환경에너지로 새롭게 바뀌어 인간에게 되돌려 줄 수 있음을 알려준다. 

'아주 좋은 질문이야. 우리가 문제를 알면서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쓰레기 공부는 아무 의미가 없을 거야. 우리는 쓰레기 문제가 눈에 보이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하자.' 모둠은 다른 모둠들과 통해 세계 각지의 소식을 전해 듣기도 하고 서로 교환하기도 하여 정보를 나눈다. 그리곤 어떻게 쓰레기를 처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하는지 알게 되면서 싸피는 친구의 소중함 또한 느끼게 된다. 지구는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친구는 어려울 때 알아볼 수 있다더니, 사실인가봐.' 라며 엄마가 돌아가시던날 송이를 통해 엄마를 만나게 되고 엄마의 마지막을 보게 되는 싸피,그는 '도레미' 모둠을 통해 좋은 이웃들도 많나고 이쁜 송이도 만나고 그리고 쓰레기에 대한 생각도 바꾸게 되었다. 세상은 혼자서 움직이려면 힘들지만 함께 움직이면 그것은 현실이 되고 이룰 수 있다. 함께 꾸는 꿈은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쓰레기 박사가 된 싸피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버리는 것이 다는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넘쳐나기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덜 버리는 것이다. 쓰레기도 자원이 될 수 있지만 마구잡이로 버리는 쓰레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 크다. 버리기 전에 한번도 고려해 보는 것은 어떤가. 환경을 생각한다면 미래의 후손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는 지혜롭게 버리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게 그림도 이브고 내용도 쉽고 알차게 풀어 놓았다. 어른들이 읽어도 될 이야기다. 며칠 봄맞이 대청소를 하듯 딸들과 쓰레기 전쟁을 치루었는데 버리기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해봐야 겠다는,다른 곳에 이용할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무심코 버린 쓰레기에 환경이 몸살을 앓게 놔둘순 없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가 아닌 모두가 지킬 수 있을때 지켜야 한다.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두에게 환경은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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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 국민요리 - 요안나의 제철 재료 밥상
이혜영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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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의 고민은 늘 '어떤 반찬을 해서 먹지' 무얼 해 먹어야 식구들이 맛있게 먹나 이겠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시장이나 마트에 가면 하늘 높은줄 모르고 뛰는 물가에 사러 갔던 것들도 그냥 눈요기만 하고 겨우 콩나물에 두부만 사고 오는 경우도 있고 요즘은 두부값도 장난이 아니다.요즘 같은 겨울에는 그래도 김장김치가 있어 다행히 김치를 담아야 하는 고민에서 해결되기도 하고 김장김치나 묵은지를 넣고 할 수 있는 요리들이 많아 그것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봄이 되면 고민이 된다. 파릇하고 좀더 싱싱한 것을 밥상에 올리고 싶지만 그것은 생각만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음식도 식구들이 모두 모여 먹어야 제 맛이 나고 더 맛있게 먹는데 들고나는 것이 서로 갂기 다르고 우리집 같은 경우엔 아이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남편과 함께 먹는 경우가 드물어 혼자 먹다시피 하니 좀더 맛있거나 건강을 우려한 음식을 한다는 것은 미지수다.하지만 그럴수록 더 챙겨야 할 것 같아서 한번 요리책을 읽어봤다.

난 요리책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다. 책을 본다고 해도 레시피를 거울삼아 새로운 요리나 먹고 싶던 것을 해먹는 것이 아닌 그저 읽고 마는 수준이기에, 내 요리생활에 도움이 되게 이용을 못하는 편이므로 그리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읽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좀더 새롭고 나와는 다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요리에 약간 다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어 참고로 삼는 경우도 있고 자꾸 보다보면 한가지에서 다른 퓨전요리가 나올수도 있고 이용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책에 나오는 요리가 무척 어렵거나 재료가 힘들게 구해야 하는 그런 것들이 아닌 우리가 주로 이용할 수 있고 제철에 나는 것들을 적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쉬운요리들로 요리전문가가 아닌 그저 평범한 종갓집 맏며느리의 깔끔한 요리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요리란 어렵거나 전문적인 것이 아닌 누구가 쉽게 '열정' 만 가지고 제철재료를 적절하게 이용만 한다면 보약이 되는 밥상이 될 수 있음을 또 한번 느낀다. 나 또한 식구가 없고 하기 싫다는 이유로 그저 간단하게 김치에 있는 반찬만 놓고 먹기 일쑤인데 요리도 자꾸 해야 새로운 것을 하게 되고 잘먹어주는 가족이 있어야 하고 싶은 열정이 생겨난다. 않하면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 요리인것 같다. 이 책은 그런 것들을 모두 물리치듯 쉽고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들로 제철음식과 보약이 되는 음식, 반찬류,일품요리와 국 찌개등으로 나누어 우리가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해 놓았기에 '5천만 국민요리' 라고 해 놓은 듯 하다. 우리는 흔히 밥 국 반찬 찌개등으로 이루어지기에 그에 합당한 음식들을 그것도 신선한 재료로 영양만점의 요리를 해 낸다면 따로 보약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의 요리들이 가득해 프롤로그에서처럼 '주방에 놓고 나달나달 닳도록 읽혔으면 합니다' 라는 말처럼 자주 꺼내어 보면서 '오늘은 무얼 해먹지..' 라고 생각될때 한번식 꺼내어 보기 좋은 책인듯 하다.

봄에는 무엇보다 '나물' 이 좋은 보양식이 될 수 있다. 겨우내내 땅속에서 겨울을 이겨내고 올라온 영양이 풍부한 나물들로 영양만점이고 신선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음식들을 주로 다루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영양만점의 요리를 해 맛있는 한끼를 해결할 수 있을 듯 하다. 향긋한 달래무침에 봄동 겉절이등 생각만 해도 입맛이 돈다. 거기에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스피드하게 한 상 차려낼 수 있어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잇어좋다. 나 또한 봄에는 봄동을 하다가 겉절이를 많이 해서 먹는데 고소하면서 질긴 그 느낌이 좋은데 그것으로 봄동된장국및 삶아서 봄동무침도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요리란 창조다. 한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곁가지를 낼 수 있는 창조와 다양성을 발견한다. 

여름, 더위로 허약해지기 쉬운 여름에는 고단백 요리로 지친 몸에 영양을 가득줄 수 있는 요리들이 가득하다. 이열치열로 간단하게 끓일 수 있는 달걀죽 하나로도 영양을 챙길 수 있고 밥 한술에 불끈 힘이 솟을 수 있는 장어덮밥, 한참 살이 통통 포근포근한 제맛이 날 수 있는 감잣국이나 가지냉국등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들로 만난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요리들이 간단하면서도 뜨끈하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고단백 요리들이 가득하여 여름에 한번 펼쳐 놓고 이용해 봐야 할 듯 하다. 여름반찬들도 여름에 많이 나는 오이 가지 호박이나 깻잎등으로도 간단하면서도 새로운 요리를 할 수 있음을 본다. 풋고추 김치는 꼭 한번 담아서 먹어보고 싶다. 이런 식으로 '오이동치미'는 담아서 먹는데 정말 시원하고 아삭하니 맛있다. 풋고추 김치도 한번 담아서 그 맛을 보고 싶다. 여름 일품요리에는 간단하게 한끼 반찬으로 때론 술안주로 먹어도 좋은 요리들이 눈을 행복하게 한다. 영양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삼조쯤 되는 요리들을 여름에 한번 해봐야 할 듯 하다.

이 책을 보다보니 요리란 어려운 것이 아닌 정말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하면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열정' 을 필요로 하는 창의적인 행복이 가득한 영양만점의 밥상이란 생각을 가져본다. 결혼생활이 얼마 되지 않으면 책임에 의하여 열심히 하면서 좀더 시간이 지나다 보면 안이하게 된다.그냥 있는것만으로 대충챙겨 먹기 일쑤고 건강이나 영양보다는 한끼 간단하게 때울 수 있는 것들을 편하게 찾기 마련인데 정말 보약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밥상' 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주부들의 손에 가족의 건강이 모두 달려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밖에서 많은 부분 길들여지기 마련인데 집에서 좀더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는 영양가득한 밥상이 된다면 밖으로 향하던, 지치거나 부족한 몸의 영양을 집에서 챙길 수 있지 않을까. 깔끔한 사진과 방법들로 꼼꼼하게 챙겨 놓았고 쉽고 간편하게 따라 할 수 있게 해 놓았으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들로 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요리들이 가득하여 정말 주방에 놓고 '너덜너덜' 해질때까지 봐야 할 듯 하다. 내가 차리는 밥상에 좀더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가족의 영양과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너무 안이하게 밥상을 차려온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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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백승종 지음 / 푸른역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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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해가 둘이 될 수는 없다. 어떻게 보면 그 하나를 지키기 위한 정조의 가지치기의 피해자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을 읽기전에 <펄 벅을 좋아하나요?>를 읽었는데 펄은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천주교가 늦게 전해지기도 했지만 그 진통이 무척이나 컸던것 같다. 18세기 들어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기도 한 천주교, 정조는 천주교와 <정감록>에 의해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기 위하여 강세황의 손자인 '강이천'  이라는 가지를 잘라낸듯 하다. 어찌보면 그들은 새로운 문화를 먼저 받아 들인 선구자들이다. 문학적 감성도 풍부한데다 천주교를 접한 그들이 꿈 꾸는 세상은 그 시대하고는 너무 동떨어진 진보된 세상이 아니었나 한다.

정조는 이 책이 아니아도 많은 책에서 또한 문화 아이콘으로 급부상하여 그의 감추어졌던 단면들이 많이 드러나기도 하고 어찰첩을 통해 그의 죽음과 신하들을 편지로 견재하기도 하고 다독이기도 한 부분들을 보면서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보았다고 느꼈는데 이 책은 또다른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역사는 해석하기 나름인것처럼 어느 방향에서 어느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지금까지 알려져 있던 교과서식의 그의 모습이 전부는 아닐수도 있다. 우린 지금가지 교과서적인 지식만 습득하고 있기에 다른 해석이 나오면 움찔하게 되는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찾아내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고쳐져야 할 것이다. 

12세에 정조 앞에 나아가 글을 지을 정도라면 대단하다고 생각을 한다. 어려서부터 그의 재능은 익히 알려졌고 할아버지 또한 강세황으로 당시에는 시서화에 능한 문인으로 날렸던 집안의 손주였으니 그 또한 그런 내력을 이어받았을 것이다.그런 그가 역적이란 것은 겨우 면했지만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그로 인해 불거진 천주교인인 서학쟁이라 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그시대의 군주인 정조와 반대편에 맞서 있었고 자기 자세를 낮출줄 모르는 젊음으로 인해 더욱 자신의 죽음을 앞당기지 않았나싶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너무 과시했을수도 있는 반면에 천주교와 정감록의 피해자일수도 있다.세상이 정감록으로 시끄럽기에 당연히 군주인 정조는 나라를 지키고 더 굳건히 지키고자 노력했을 것이며 자신의 뜻에 반대하는 싹은 애초에 잘라 버리려 했을 것이다. 그런 군주에게 집안이 좋고 배경이 좋다고 해도 눈에 가시이지 않았을까. 그런면에서 문화의 부흥이니 혁명이라기 보다 저자는 '속박' 이라 했다. 글씨체를 탓하고 읽는 책을 제한 했다면 그것은 '혁명' 아닌 '속박' 이니 박지원처럼 연로한 사람이라면 세월을 받아 들이지만 한참 젊은 피가 들끓고 있는 강이천이나 그외 인물들이라면 반기를 들며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면에서 부딪히지 않았나 하는데 나 또한 내 글씨체나 내가 읽는 책에 대하여 구속을 받는다면 가만히 있지 못할 것 같다. 

'강이천이 공초했다. '처음에는 길거리에 퍼져 돌아다니는 말을 듣고서 망령되어 향리의 어리석고 미욱한 무리와 주고받았습니다.' 망령된 말도 주고 받아서는 아니되거늘 그런 말을 그가 나누었다고 고해받치는 것 자체도 잘못된 것 아닌가. 지금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디 남몰래 CCTV의 구속에서 사는것도 아닌데 자신의 망령된 말때문에 목숨이 왔다갔다 한다면 어디 말을 하고 살겠는가 벙어리로 사는 것이 더 안전하지. 정조는 그런 싹을 애초에 자르려 했다. '정조는 사건의 동기를 살펴보다가 그 이면에 조선 왕조의 주류문화인 성리학에 대한 거부반응이 도사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유교와 천주교의 마찰과 성리학과 소품의 마찰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려 했던 그들과 옛것을 지키려 했던 군주와의 마찰이기도 했다.자신의 자리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더욱 옛것과 성리학과 유교의 바탕으로 나아가야 했는데 강이천이라는 인물은 새로운것과 천주교에 소품을 즐겨한 것이다. 정조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는데 그의 집안배경 때문에 천주교를 수면 밑으로 가라앉혔다가 점점 거세지는 천주교 때문에 그를 그쪽으로 몰고 갔지만 그는 천주교에서도 배타당하게 되었다니 그의 죽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조는 강이천이 중국의 명청대에 유행한 짧은 문투의 새로운 문체(소품)을 숭상한 나머지 왕을 무시하는 중죄를 범하게 되었다고 했다.' 정조는 어찌보면 고집이 센 왕이었는지 모른다. 자신이 정해 놓은 틀 안에 모두를 가두려했다.그런면에서 르네상스라 할 수 없다는 것인데 더 많은 역사적 해석이 따라야 하겠지만 다른 시대보다는 우리가 알기엔 다양한 문화적 면에서 발전했기에 부흥기라고 하겠지만 판단은 각자의 해석에 우리가 알 수 없었던 다른 면을 보여준것 같아 신선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몰랐던 인물인 '강이천' 이라는 인물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그 시대에 '문화투쟁' 의 한 면으로 '소품' 에 대하여 억압을 하지 않고 패관소설이나 그외 새로운 것을 들여오는 것에 대하여 좀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더라면 문학이나 그외 여러면에서 어떻게 변했을까.천주교의 탄압없이 종교의 자유를 주었다면 조선의 오백년 역사가 지켜졌을까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그렇다면 문학적인 면에서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저마다의 개성이라고 하여 존중해 주었다면 그 많은 인재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고 그들의 천재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들이 너무 시대를 앞서갔기에 목숨 또한 남보다 먼저 죽음에 이르게 한 '새로움' 이란,그렇다면 우린 얼마나 편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정조는 문체반정의 일환으로 서적 수입의 금지를 명령했다. 그에 따라 명청문집, 패관소설, 잡서,서학서의 수입이 금지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1786년부터 1808년까지 지속되었다. 이는 문화사에 있어 하나의 공백기로 기억될 만한 것이다.' 쇄국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닐진데 강이천과 그외 인물들은 또한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망 때문에 벼랑 끝에 섰다.'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과 열정을 자신의 목숨과 바꾸어야 했던 불량선비 강이천, 하지만 군주라고 해도 개인의 열망과 열정을 속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서구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힘은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말 것이라는 것이다. 꽃도 피워보지 못한 선비 강이천 이라는 인물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면 정조를 다시 보는 시각도 가지게 되었다. 역사란 알면 알수록 참 흥미롭다. 그래서 국사가 선택이아닌 필수가 되어야 한다. 배워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은데 선택한다면 얼마나 알겠는가. 선택되어지는 역사가 아닌 필수이면서 좀더 객관적인 역사 보는 눈을 키워야할 듯 하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더 많은  행간을 읽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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