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 경제학과 심리학으로 파헤친 행복 성장의 조건
폴 돌런 지음, 이영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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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무엇일까.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그 기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이 책에서도 질문을 던진다. '돈, 결혼, 성별, 몸무게, 집 평수...... 삶의 조건은 같아도 저마다 행복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지 않고,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행복이었음을 깨닫기도 하고,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행복을 꿈꾸기도 한다. 같은 조건이어도 누군가는 그것을 행복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행복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스스로의 행복에 대해서도 막연하기만 하다. 그렇기에 이렇게 책을 읽으며 행복을 찾아보게 된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직시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읽게 되었다.

 

"행복은 막연히 추구하거나 재발견할 대상이 아니라, 주변 환경 및 행동 변화를 통해 설계할 수 있는 경험이다"

이 책의 책날개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 말을 천천히 음미해보게 된다. 그동안 행복을 막연히 추구하거나 재발견할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 말부터 뒤집어 엎는다. 행복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능동적인 실천 방법이다. 막연한 것을 적극적인 활동으로 뒤바꿈할 방안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책의 저자는 폴 돌런. 행복 및 행동과학 관련 세계적 전문가이다. 행복과 행동을 모두 연구하는 몇 안 되는 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통해 이들 두 연구 분야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해보이고, 최근에 이루어진 행복 연구와 행동과학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성취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접 답하고자 이 책을 저술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심각한 말더듬증으로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는데, 심리학과 경제학 연구를 토대로, 자신이 경험한 불행의 이유를 깨닫는다. 문제는 말더듬증이 아니라, 그런 결함에 온통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과 행동이었다. 우리도 살면서 무언가에 원인을 돌리게 된다. 살이 빠지거나 예뻐지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공부를 좀더 잘하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폴 돌런 교수는 말더듬증이 연단에 서는 학자로서 치명적인 약점일 뿐 아니라 자신감과 행복을 앗아가는 주범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바꾸면서 행복에 대해 새로이 통찰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간단한 준비운동'으로 시작하는 것이 독특했다.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스무 가지 항목을 정리하는데, 그 중에서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네 가지 항목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간단한 선택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다 읽고 나서 다시 이 부분으로 돌아와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이 의미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자신이 조금은 변화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2부로 나뉜다. 1부 '행복의 성장조건'과 2부 '행복의 생산 조건'이다. 먼저 1부에서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행복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무엇이 행복을 불러일으키는가', '왜 우리는 더 행복하지 않을까'를 다룬다.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행복이 무엇인가 하는 정의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그렇게 워밍업하며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게 된다. 2부에서는 '행복을 결정하라','행복을 설계하라','행복을 행하라','결정하기,설계하기,행하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행복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는 계기가 된다. 행복을 어떻게 생산할지 설계하게 되는데, 저자가 일러주는 행복을 생산하는 방법이 눈에 쏙 들어온다.

 

이 책은 영국, 미국, 독일 국민 20여 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최신 과학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밝혀낸 행복의 메커니즘과 행동 플랜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막연히 행복에 대해 추상적으로 나열한 것보다 훨씬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행복을 설계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이 타당하게 생각되어 시선이 집중된다. 우리가 행복에 주목하려면 그것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어야하고(146쪽) 일상 재구성법을 실행하여 시간을 재구성하는 것(154쪽)이 도움된다. 행복을 찾는 비결은 자신의 본성을 그대로 따라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194쪽)

 

이 책을 읽으며 행복은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금 있는 이곳이 내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나 스스로 어떤 환경을 만들어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삶의 어떤 측면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를 진중하게 선택해야겠다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하는 일 없이 바쁜 일상에서 스스로 중시하지 않는 일을 가지치기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다음 문장에서였다.

매일 깨어 있는 약 1000분 중에 20분을 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 일이 자신의 1순위가 아니라는 뜻이다.(208쪽)

사람들의 다양한 예시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어느 순간 훅 치고 들어오는 문장에 공감하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 또한 의미 있었다. 단순히 행복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행복을 위한 선택을 어떻게 할지, 선택 후에 실천은 어떻게 할지 이 책에서 일러주는 조언이 유용하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 나니 추천사가 눈에 띈다. 책의 뒷면에 있어서 나중에야 보게 되었는데, 이 책에 대한 적절한 추천사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을 위해 어떻게 선택해야 하며, 선택한 후에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유용한 조언을 해준다. -대니얼 카너먼

최신 연구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탁월하고 심오하다. 행복에 관한 책을 읽고자 한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나심 탈레브

앞으로의 삶에서 행복한 경험을 훨씬 더 많이 도출해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의미 있었다. 행복에 주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큰 틀에서 설계하게 된다. 인생은 계속된다. 앞으로의 시간을 두드러지게 행복으로 재구성해야겠다.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실천할지 방법을 좀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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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 권대웅 시인의 달 여행
권대웅 지음 / 예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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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주로 땅과 앞만 보며 지내게 된다. 그래도 가끔은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돌리기는 하는데, 매일 뜨는 달이지만 어쩌다 한 번씩만 달을 직시하게 된다. 자꾸 잊기도 하고 불을 켜놓고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는 데에 익숙해서 그럴 것이다. 요즘들어 밤하늘을 쳐다보며 사색에 잠기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개기월식이 있다고 떠들썩한 날이라든지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날에는 하늘을 꽤나 오랫동안 바라보게 된다. 쳐다보더라도 '우와~!' 감탄하는 정도로 마무리하게 되고 남다른 감상을 남기지는 않는다.

 

이 책은 '달시'로 유명한 시인 권대웅이 펴낸 책이다. 달과 관련된 시를 쓰는 작가라기에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읽게 되었는데, 책을 들여다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달에 대해 이렇게 작품을 만들 수도 있구나. 시를 쓰는 사람의 감성은 이렇게 다르구나, 생각하게 된다. 시인의 감성이 부럽기도 하고, 그의 표현에 동의하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시인의 눈으로 달을 비롯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먼저 이 책의 앞부분에는 달 작품이 담겨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캘리그래피와 그림, 달에 관련된 시를 읽으며 달의 기운을 받는다. 약간은 투박한 듯하면서도 담박한 그림이 마음에 든다. 글씨체를 보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이다. 스윽 읽으며 지나쳤다가 다시 눈길을 멈추고 바라보게 된다. 천천히 또박또박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글이 내 마음에 들어온다. 은근한 불로 천천히 데우는 듯한 책이다. 천천히 읽어야 더욱 맛이 나는 글이다.

 

시와 에세이를 함께 담아내어 독자와의 간극을 메운다는 생각이 든다. 후다닥 읽으려고 생각하다가도 다시 앞으로 돌아와서 천천히 읽게 된다. 그림과 사진, 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거리를 좁히고 전체적인 가독성을 살린다. 지금껏 시를 쓰는 사람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한 사람이 이런 작업을 해낸 것을 보고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시를 자신이 직접 글씨로 담고 그림까지 그리니 진정한 작품이 완성된 듯하다. 옛날에는 시서화 삼절을 논했는데, 어느 순간 시인 따로, 글씨 작품 쓰는 사람 따로, 그림 그리는 사람 따로 분리되어버린 듯하다. 시서화를 분리해버리지 말고 이렇게 통합하여 보여주니 색다른 느낌이 든다.

 

권대웅 시인의 이력을 보니 시집과 함께 몇 권의 산문집과 동화책을 출간했으며 세 번의 달시화 개인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는 말이 있다. 읽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감성을 되살아나게 하는 힘이 있는 글을 보다보니 동화와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동화책을 출간한 이력이 인상적이다.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어지고, 달시화 전시회를 직접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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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긍정의 덫 - 실현가능한 목표에 집중하는 힘
가브리엘 외팅겐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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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남인도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때 가지고 간 책이 『시크릿』이었다. 우주가 나에게 좋은 것만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에 들떴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다시 일상속으로 들어오자 모든 것이 제자리였다. 나는 또다시 좌절했고, 내 뜻대로 안되는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긍정의 힘에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긍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한 쪽에서는 긍정의 힘을 이야기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무조건적인 긍정에 배신당한 이야기를 한다. 여전히 나는 기분에 따라 긍정의 힘에 휩쓸리기도 했다가 시니컬한 표정으로 외면하기도 한다. 원래 인생이란 그렇게 왔다갔다 갈피를 못잡는 것일테지만, 너도나도 긍정의 힘을 이야기할 때에는 처음에는 휩쓸리다가 결국에는 왠지 모를 피로감에 사로잡혔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도 꿈만 꾸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 원하는 것을 얻어라!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긍정이든 긍정의 배신이든 별로 색다르지 않았으니 말이다. 책은 아무 때나 나에게 의미를 던져주는 것은 아닌가보다. 문득 손에 쥐어든 이 책이 어쩌면 내 생각을 정리할 단서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더이상 막연히 꿈만 꾸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기에 이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궁금했다. 꿈을 현실로 만들 방법을 찾고자 이 책 『무한긍정의 덫』을 읽어보게 되었다. 몇 장 읽다보니 단숨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무한긍정의 덫』은 사람의 소원과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다룬 책이다. 이 책은 동기학 분야에서 20년동안 수행해온 연구 결과를 밑바탕으로, 하나의 놀라운 주제를 제시한다. 그것은 우리의 가장 귀중한 소원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실제로는 그 실현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11쪽_서문 中)

 

이 책의 저자는 가브리엘 외팅겐. 뉴욕 대학교와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이다. 이 책은 저자와 동료들이 지난 20년 동안 발표한 논문과 단행본들에서 많은 부분 인용했고, 이 책에 인용된 논문들을 일일이 예시했다는 점에서 일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눈길을 끌었다. 무조건 열심히 살라는 것이나,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에는 이미 질릴대로 질린 상태이니, 이 책에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꿈만 꾸는 것은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을 과학적인 연구 조사로 증명했고, 꿈과 장애물을 병치시키는 심리적 대조가 유익하다는 것을 일러준다. 저자는 심리적 대조에 바탕을 둔 4단계 절차인 우프(WOOP)를 제시하는데, 소원(Wish), 결과(Outcome), 장애물(Obstacle), 계획(Plan)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우프는 먼저 간절히 소원하는 것을 정한 후, 그 결과를 떠올리고, 장애물이 뭔지 생각한 다음, 그것을 극복하는 계획을 세운다는 뜻이다. (14쪽)

 

꿈만 꾸면 뭔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맹신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꿈을 아예 내다버리는 것도 잘못이다. (71쪽)

앉아서 꿈을 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행동을 해야만 하고 인생에서 복권을 사기 위해 희생을 치러야 한다. 우리가 꾸는 꿈은 실현 가능한 것이지만, 결국 몰입과 행동이 수반되는 도전을 해야 한다. (96쪽)

 

이 책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나를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 지금껏 긍정을 토로하는 책을 읽으며 마음속에 께름칙하게 남아있던 의문이 무엇인지 나 자신은 몰랐지만, 저자는 그것을 간파했고, 다양한 실험과 논문을 통해 눈앞에 펼쳐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아, 그런 거였구나.' 깨닫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우프는 실천해보기도 쉬워서 꿈을 현명하게 추구하고 실현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우리 모두를 위해 썼다고 이야기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동기 유발을 필요로 하며, 그래야 현지의 궤도에 그대로 머물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동기유발을 하고, 현실과 연결시켜 긍정적으로 실행하고, 인생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힘을 얻게 된다면 긍정의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프는 우리가 평생 살아가면서 함께 할 동반자이다. 이 책을 통해 이제 막 긍정적 사고방식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저자가 책의 마지막에 남긴 중요한 질문 두 가지를 수시로 던지며 꿈과 현실을 넘나들어야겠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소원은 무엇인가? 무엇이 그 소원의 성취를 가로막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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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민낯
신동윤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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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곳이다. 상하이의 휘황찬란한 야경에 이곳이 정말 중국인가 생각한 적이 있다. 그때가 벌써 10여 년전이니, 지금 다시 간다면 낯설게 변해버린 그곳의 모습을 보고 할 말을 잊을 것 같다. 지금 당장 다시 갈 생각은 없지만 중국의 현재 모습이 궁금하긴 하다.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의문 사항을 풀어보기로 했다. 이 책 『중국의 민낯』은 '현대 중국의 다양한 사회 현상을 풀어내는 최신 보고서!'라는 설명에 궁금한 마음이 생겨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신동윤. 중국 난징대학교 사회학박사이다. 중국의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이 부족하다는 것에 착안해 『중국의 민낯』을 집필하였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오해나 편견을 가졌던 주제들을 풀어내며 중국사회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저자의 의도가 그러했으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에 담긴 각 주제가 한 번쯤은 들어보았지만 잘 알지는 못하고 있었기에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익숙한 주제이기에 그다지 낯설지 않게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 푹 빠져들게 되는 책이다.

 

우리와도 비슷한 면이 있기 때문일까? 중국의 입시전쟁에 대한 글을 읽으며 눈이 번쩍 뜨인다. 가오카오는 중국의 대입시험인 고등학교초생고시의 약칭인데, 그 경쟁률이 대단하다. 매년 6월 7~8일(2일간) 진행된다는 점도 놀라웠고, 시험과목과 응시 방식 등 자세한 정보를 알게 된다. 중국의 대입시험은 내신 성적 반영 없이 순수 대입시험 점수로만 결정하기에 대입시험 날 전국이 들썩이는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79쪽에 있는 사진을 보면 기가 막혀 혀를 내두르게 된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도 영어단어 외우는 것을 포기하지 못한 어느 여학생의 모습,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한 학생이 수업 중에 갑자기 투신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었던 일은 사진만 보아도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것도 인상적이다. 중국의 시대별 미의 기준을 보며 지금껏 어떤 분위기로 흘러왔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성형에 부정적이던 사람들이 2003년 베이징의 한 성형외과가 내건 무료 전신성형수술 이벤트를 계기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6세 하오루루는 7개월에 걸쳐 14군데의 성형수술을 받았고, 이 전 과정이 언론을 통해 공개됨으로써 '중국 최초의 인조미녀'로 인정받았다. 그녀는 수술 이후에 보석감정사 직업은 그만두고 전국의 성형외과 광고 모델로 활약하게 되었고, 부호들과 어울리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니, 외모로 인생 역전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외모 지상주의에 불이 붙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 죄수에게 죄질과는 관계없이 외모만으로 동정하는 풍토가 만연하고, 걸인일지라도 잘생긴 외모 덕분에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남성의 이야기도 볼 수 있다.

 

그밖에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야기와 결혼 문화에 대한 것은 궁금했지만 잘 몰랐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중국인의 성인식, 효 문화에 대한 것과 도시의 신흥 빈곤층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었다. 막연하게 궁금하던 것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해주고 알기 쉽게 설명해주어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중국에 대해 알고 싶은데 너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으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적합할 것이다. 읽다보면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다. 궁금했던 주제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중국의 민낯을 제대로 들춰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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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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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생을 바꿀지도 모를 기회를 포착하는 일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책이 있고, 어떤 책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뒤흔드는 책과의 가슴떨리는 만남을 위해 틈만 나면 책을 들춰보게 된다. 책을 별로 읽지 않는 사람이 책과의 만남을 지속하다보니 타인의 독서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긴다. 서평을 남기다 보니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의 다른 느낌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책을 읽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독서법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사이토 다카시의 독서법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들어 이 책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사이토 다카시이다. 일본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인데, 문학, 역사, 철학, 교육심리학부터 비즈니스 대화법, 글쓰기, 처세술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방대한 지식과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삶의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글을 선보여 세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수라는 평을 듣고 있다. 사이토 다카시의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을 읽어보면 남다른 문장력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기반이 독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독서가 사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입시 준비에 정신없었던 고등학생 시절이 그랬다. 초등학교 때는 책을 즐겨 읽는 소년이었는데 중학교에 가면서 많아야 한 달에 두 권 정도 읽게 되는 식으로 독서와 점점 멀어졌고 고등학생 때는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오로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목표에 집중하느라 책을 읽는 것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18쪽)

사이토 다카시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이 구절을 읽고나니 위로도 되고 안심도 된다. 책을 대하는 것이 우리와 비슷하다. 학창시절에는 피곤한 경쟁에 뛰어들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것이 사치라고 느껴지고 점점 책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그것은 뛰어넘어야 할 산이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삶의 고비에도 쓰러지지 않고 내 꿈을 향해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책을 읽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19쪽)'는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계속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구에게나 통하는 독서법은 없다', '독서 경험이 늘어날수록 나만의 독서법이 생긴다'에 주목하게 된다. 독서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추천도서도 제각각이고 독서의 방법도 그만큼 다양하다. 누군가에게 잘 맞는 독서법이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기 위한 지침이 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에서 나의 독서 경험과 나는 물론이고 제자들, 독자들에게 유용했던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당신 자신만의 독서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어디까지나 참고해야 할 사항이지 무조건 따라할 필요는 없다.(135쪽)'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실전에 도움이 된다. 앞부분에서 워밍업으로 시작하여 점점 책에 빠져들게 한다. 가볍게 주의 환기를 시키고 부담없이 읽어나가며 좀더 독서를 생활화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전체적으로 총 4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계부터 4단계로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책읽기 초보에게는 앞부분이 시작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줄 것이다. 늘 절반쯤 읽다 포기하는 사람이나,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도 chapter 1,2를 읽어나가며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나면 chapter3을 읽으며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을지 짚어보게 된다. 실전적이고 도움이 되는 정보는 chapter 4에 있으니 끝까지 읽어나가면 막막했던 독서법을 시원하게 뻥 뚫어서 정리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책을 계속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이다. 독서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가 막연한 느낌에 머뭇거리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 망망대해에서 나를 건져주는 듯하다. 마지막 챕터에서 다룬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 있는 독서의 기술 10'이 밧줄이 될 것이다. 저자도 강조했듯이 어디까지나 참고해야 할 사항이지 무조건 따라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열 가지 중 분명 한두 가지는 내가 붙잡을 수 있는 밧줄이 되어 내 삶을 든든하게 지탱해줄 것이다. 무작정 독서하다가 지쳤다면 독서법에 대해 깔끔하게 다루는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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