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울고 들어온 너에게: 김용택 시집 창비시선 401
김용택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울고 들어온 너에게ㅡ김용택 시집

< 새들의 밤 >

사흘 째다.
마을은 눈보라 속에 갇혔다.
밤바람 소리가 무섭다.
언 강 위로 눈가루들이 몰려다니다가 휘몰아친다.
나무와 바위들이 돌아서서 등으로 눈을 막으며 고함을 지른다.
새들이 눈보라를 뚫고 마을로 내려온다.
볏이 노란 멧새 날개가 눈보라에 밀린다.
딱새 한마리가 빈집 마루 끝에 앉아 운다.
먼저 다녀간 새 발자국들이 희미하게 덮인다.
하루 종일 마을회관 문은 열리지 않는다.
조청 달인 큰집 헛간 한뎃솥에 김이 솟고
하얀 연기가 낮은 굴뚝 끝에서 흩어진다.
아궁이 속까지 눈이 들이친다.
새들이 한마리 두마리 가마솥 주위로 날아든다.
배고픈 새들의 하루, 눈보라 치는 날은 어둠이 빨리 온다.
부뚜막에 올라 몸서리를 치며 젖은 날개를 털고
솥이 흘린 눈물 속 엿기름 삭은 단물에 언 부리를 적신다.
뼈에 닿은 추위, 꽝꽝 언 강물이 금 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휘몰아친 눈으로 아궁이 앞 땅이 젖고
젖은 땅이 먼 데서부터 다시 사각사각 얼어온다.
왼발을 들고 있다가 내려놓고 오른발을 다시 든다.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
박새는 헛간 볏짚에 달린 덜 여문 벼 알 하나면 되고,
딱새와 멧새는 처마 밑에 매달려
마른 무시래기 한두입이면 되는데, 헛간이나 처마 밑에
시래기나 볏집이 사라진 지도 오래되었다.
까맣게 그을린 들고양이가 아궁이를 찾아온다.
고양이가 다가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들은
눈보라 속을 헤매는 명주실같이 가는 멧새 울음소리에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가마솥 가까이 다가간다.
솥뚜껑도 부뚜막도 식어간다.
눈보라에 불티가 날린다.
눈이 맵다.
불이 사그라지고 솥이 식으면
우리 모두 어디로 날 것인가.
아궁이는 고양이게 내주고
솥을 가려놓은 비닐 천장 쇠막대기로
날아가 나란히 앉는다.
비닐 천막이 펄럭이고 눈이 들이친다.
쇠를 디딘 발이 시리다.
좌우로 한발씩 밀착하여
몸을 기대고 무릎을 굽혀
가슴에 발을 묻는다.
허기진 모래 주머니 속으로
으스스 한기가 스며든다.
쌀을 들었다 놨다.
또다시 좌우로 한발씩 밀착하여
서로의 온기를 확인한다.
새들의 머리에 눈이 쌓이고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82 /83 /84 ㅡ97

 


 

바람 탓인지 , 추워진 날씨 탓인지 이상한 일이 있었다 .

낮에 고양이 두마리가 성난 듯 주고받듯 울어댔고

그 울음 끝에 어떤 이웃의 차인지 모르겠는데 , 자동차의

경보기가 계속 반복해서 울려댔다 . 단지 날씨의 변화가

불러온 이상 현상이라기엔 너무 기이한데 더 이상한 건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 .

이 세계에 마치 나만 남아 듣고 있는 것 같아서 사무치게

쓸쓸해 소리치고 싶었다 . 거기 누가 좀 있다면 , 저것 들

소리, 소리 , 저 소리 좀 어떻게든 해 달라고 ...

모두들 나만 두고 화성 어디 쯤으로 이주들을 한걸까 ?

모든 소음이 그렇듯이 규칙적이다 . 그래서인지 괜시리

고요를 먹고 클 것 같은 눈 오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1-11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가 좋아요. 그런데 올해는 날씨가 좋은 날에 황사가 찾아와요. 그리고 주말에는 비가 내리고요. 날씨가 많이 변덕스러워졌어요. ^^;;

[그장소] 2016-11-11 14:45   좋아요 0 | URL
어느새 맑아도 황사 없는 날은 거의 없다시피 한게 평균 같아진듯 해요. 이러다 갠 하늘 한번 보는게 소원되는 날이 올까 겁나요..( 뭐..그때까지 살려고?)^^;;
 
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이라고 하면 흔히들 짙은 어둠을 떠올리곤 하지만 나에게 밤은 주홍색 가로등 불빛이었다 .

가로등 불빛 속에서 나는 그렇게 저녁잠에서 깨 , 밤의 시작을 온몸으로 맞이하곤 했다 .

잠시 영어 문제집을 뒤적이는데 누군가 탁하고 창문을 두드렸다 . 뒤를 돌자 시커먼 나방 떼가

보였다 .

무리 속에서 퍼덕거리던 한 마리가 튕겨 나와 유리창에 부딪히며 떨어졌다 . 창문에 나방의 잿

빛 비늘가루가 묻어났다 .

 

 

다행히 졸업 ㅡ 환한 밤 ㅡ김아정 작가 편 ,

56 /57 쪽에서

 

 

 

#창비톡#책읽는당#11월선정도서#다행히졸업

#김아정#환한밤#책읽는당11월

#11월1주차미션#창비#다행히졸업독후공유

 

솔직히 말하면 엄마와 드디어 터놓고 마주하게 된 시점의 장면에서 포르르 날아가는 나방은 자꾸만 사오정의 나~~방~~을 성대 모사하는 연예인들의 개인기를 떠올리게 해서 , 풋풋한 사과를 막 깨문 맛이 나야하는 딱 그 구절을 절묘하게 웃긴다 .

혼자 거울보고 연습 잘하다 막상 공개된 장소에선 민망해 연습때처럼 천연덕스러울 수 없는 초년의 연기자 같이 ,그런데 그게 보면 볼수록 싫진 않게 퍽 귀여운 연출이 되는 이중의 노림 .

작가의 이름이 낯선데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잘 주물러냈구나 , 랄까 .

 

 

 

명절에나 드나들던 강원도 할머니의 집으로 아빠의 사업이 위기를 맞아 전학과 동시에 이사를 하게 되고 이는 얼마나 형편이 전락한 것인지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이 , 교복조차 누군가가 입던 것을 물려 입고 , 휴대폰 요금조차 밀려 정지 상태의 가난으로 내몰려 있는 지경인데 혼자 낯선 강원도의 고등학교 , 서툰교우관계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뭘 해야하는지 모르는 여고생의 방황하는 심리를 어두운 밤 가로등 불빛 속에서 길을 잃은 나방에 빗대서 너무 잘 그려 주었다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jjinyyeop_n 2016-11-08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은 생각했네요.ㅋ 나~~방~~

[그장소] 2016-11-08 21:59   좋아요 1 | URL
아..진짜요? ㅎㅎㅎ은근 많은지도 몰라요! 그쵸? ㅎㅎ 우리 말고도! 나비도 아니고~ 나~~방~~

jjinyyeop_n 2016-11-08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겠죠?ㅋ

[그장소] 2016-11-08 22:07   좋아요 0 | URL
아...뻔한 건 피하고 싶었는데..개그욕심에 발목 잡힌 ..ㅎㅎㅎ

AgalmA 2016-11-09 0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여름 천지분간 없이 내게 달려들었던 하루살이들에 대한 기억이... 내가 그러한 장소에 그 시절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장소님 글은 홍차와 마들렌 쿠키 같다니까요ㅎ

[그장소] 2016-11-09 02:26   좋아요 1 | URL
으~! 여름의 하루살이 기억은 저도 올해 겪었는데..모기장을 제대로 치기까지 사방으로 침투해오는 녀석들에 속수무책으로요..ㅎㅎ
흰 옷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 녀석들 ..하루살이의 대명천지가 안되려고 애를 써야했다는, ^^ 홍차와 마들렌이라~넘 멋진 표현을 주셔서 마음이 달달해져요!^^
 

11월이 한참인데 .. 이제야 10월을 정리하며.

한 주나 뒤쳐져 정리를 하려니 , 어색하지만 안하고 넘어가자니 달력 한장을 떼먹는 기분이라

섭섭함이나 달래자고 , 늦은 아쉬움을 슬리퍼처럼 질질 끌며...

 

풍각쟁이 아닌 지각쟁이가 되서...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11-07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열독하셨네요. 독서의 열정이 팍팍!~

[그장소] 2016-11-07 15:32   좋아요 0 | URL
ㅎㅎㅎ열정은요..현상유지..정도?^^;;

매너나린 2016-11-07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탐나는 아이들인데 전 거의 못읽었네요.
반성중입니당!ㅋ열독!
11월에도 좋은 리뷰 마니 부탁드려요~~^^

[그장소] 2016-11-07 20:17   좋아요 1 | URL
대부분 소설인걸요.. ㅎㅎㅎ
그치만 재미는 확실하단거!^^
기회되시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매너나린님도 근사한 11월 되시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11-07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흰>이라던가 <너의 곁에서>, <천공의 별>은 아는 책들이라 한 번 보고 싶네요ㅎ

[그장소] 2016-11-07 22:59   좋아요 1 | URL
책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 저도 좋게 봤어요.너의 곁에서가 의외로 좋아서 ㅎㅎ 놀란~ 사실 ..별 기대 않고 본!^^
 
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러나 이 모든 일들보다 훨씬 더 내 마음을 괴롭힌 것은 ,

아이들이 이제 호응이를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사실이었다 .

이미 경험해 봤기에 , 나는 호웅이가 위축되어 있는 걸 알아

차릴 수 있었다 . 몇 번은 그 녀석에게 말을 걸어 보려 하기

도 했다 . 그러나 호웅이는 자존심이 센 놈이어서, 내 호의에

관심이 없는 척 했다 . 

 

 

 

장강명 , 새들은 나는 게 재미있을까 ㅡ

  ( 본문 45 쪽에서)

 

#창비톡 #책읽는당#11월선정도서#다행히졸업

#장강명

#새들은나는게재미있을까#창비11월책읽는당 

 

' 중에서

 

학교 급식 비리 문제에서 친구의 왕따 문제로 , 정의감에 시작한 행동으로 보이던 기준의 행위는

어느덧 지능적인 계산아래 높은 점수를 의식한 정치적인 활동으로 , 단순한 배려였을지 모를 일이 전체적인 확산으로까지 퍼져 단순히 부모가 가진 직업이 그 학교 교사라는 신분 때문에 교직원과 동급으로 묶이는 친구였던 호웅의 처지 .

중간에서 기준과 호웅의 친구면서 날지도 걷지도 못하는 새같은 나" 가 호웅을 보며 괴로워 하는

심리를 이 책의  하이라이트로 잡아내본다 .

사실 , 제목이 왜 새들은 나는 게 재미 있을까 ㅡ 가 되는 부분도 무척 매력적이고 가장 이 글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인데도 , 저 부분을 잡아 낸 데엔 척" 하는 나와 호웅의 자세가 어쩐지 맘에 걸렸기 때문이다 .

이미와 , 알아챈 것의 차이 , 그리고 척하는 것들의 사회가 다행히" 란 사회" 모습인 걸까 ...?!

기준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사회인인 척 ,  호웅은 호웅대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사회인인 척 , 그런게 아닐까 ? 호웅은 수학셈 아들여선지 속셈을 아주 잘 하고(응?) 기준은 진보사회운동가여서 주제를 파악 잘 하고 (응?) 아 , 다소 엉뚱하게 해석해 미안하다만 , 하하핫...

 

이전에 미생이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보다가 장그래의 어머니가 첫 출근을 하는 아들에게 손수건을 챙겨주며 어른인 척 하지 말고 어른답게 행동하란 말에 울컥 했던 기억이 새삼스러운 건  , 아마 안 괜찮은데도 괜찮은 척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기 시작한 탓이 아닌가 ,

 

왜 괜찮지 않은건가 고민을 진지하게 해보기도 전에 , 그냥 괜찮은 걸로 받아들이는게 너무 쉬워진 세상에 , 음 , 엄살을 우리는 정말 진지하게 해봐야 하는 건 아닌가 하고 ,( 그걸 엄살이라고 하면 곤란한데, 아프면 아프다고 !)

그런 생각이 들기에 오래오래 저 문장이 생각을 잡아 챈다. 그거면 되겠냐고...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는재로 2016-11-06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친구들의관계 그리고내부고발자등의 문제 하지만결국 변하지않는 현실적상황 학교가학문이아닌돈벌이수단으로이용되는요즘세태 그리고소위힘있는계층 이사장 일가의모습이 한국의민낯을보여주는 모델이된 교감막말요즘뉴스에도나오지않죠 어떻게조치되어 학생들이지내는지 지금은어떤지

[그장소] 2016-11-06 17:07   좋아요 0 | URL
음..한동안 그 학교문제가 꽤 이슈였죠.
이슈에만 늘 그쳐서 그렇지... 책에서도 그래요.
저 , 글을 주인공 나` 도 그렇고 딱 거기까지만 인거죠. 방관자... ㅎㅎㅎ

막말교감 ㅡ 보단 지금의 이슈가 너무 쎄다보니...

yureka01 2016-11-06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오랜만에 포스팅하셨네요^.^

[그장소] 2016-11-06 17:21   좋아요 1 | URL
아..네.. 결막염에 심신이 좀 지쳤어요..ㅎㅎ이래저래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ㅎㅎㅎ

yureka01 2016-11-06 17:24   좋아요 1 | URL
에고고..빨리 완쾌되시구요..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고 하던데 말입니다...
고생하셨겠어요,..

[그장소] 2016-11-06 17:27   좋아요 1 | URL
예~ 이제 결막염은 다 나은 듯해요. 한쪽만 걸렸었는데 나을만하니 남은 한쪽으로 옮겨지더라고요. 눈에 무리가 한쪽으로 몰려서인지..ㅋㅋㅋ 통증도 그렇지만 시력저하도 만만찮고요.. 이제 괜찮아졌네요.~^^

2016-11-06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1-06 18:01   좋아요 1 | URL
ㅎㅎ 면역이 약해서 온거래요. ㅎㅎㅎ 딸한테 옮은 건 아니고요. 아.. 한쪽도 오는게 원래 그런거군요.. 전 눈병은 잘 안 앓아 봐서 , 뭐..이런가 했어요.. ㅠㅠ; 한 열흘 고생한 것 같아요.. 거의..

2016-11-06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1-06 18:19   좋아요 0 | URL
ㅎㅎ그러니까요..물놀이 철도 아니고..저도 놀랐네요. 수인성이 아닌 결막염도 있다고 첨 알았어요. 이게 더 아픈듯.. 지속성도 더 길고요. 암튼 면역이 문제.. ^^;;

고양이라디오 2016-11-07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막염이 오는 듯 하다가 다행히 금방 지나갔습니다. 갑자기 눈이 가려워서 막 비볐어요ㅠㅠ
면역력을 잘 키우시기 바랍니다ㅠㅋ

[그장소] 2016-11-08 01:33   좋아요 0 | URL
아..전 꼬박 열흘은 간것 같은데.. 다행이네요! 고양이 라디오님은 얼른 떨쳐내셔서.. 일단 한번 앓으니 오래 가더라고요. 스트레스까지 와서 더 그랬던 모양예요. 걱정 감사합니다~^^

2016-11-08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1-08 18:33   좋아요 1 | URL
ㅎㅎㅎ결막염이 쉬어가게 하긴했죠. 며칠을 누워 눈 딱 감고 공상만으로 시간을 보내보니 누워 죽는건 못할 짓이야 .. 뭐 그런 생각 을 했다는 .. ㅎㅎㅎ살만한것일까요? 이런건..
^^

AgalmA 2016-11-08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립선암이라 무척 고통스러웠겠지만 비트겐슈타인이 침대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여러 날 끝에 ˝멋진 인생이었다 전해줘˝라고 유언했던 것처럼 할 수도 있잖아요. 우린 아직 죽음을 맞이할 때가 아니라 고역인가 봄? ㅎㅎ

[그장소] 2016-11-08 18:45   좋아요 1 | URL
음..허리가 끊어지게 아파서 오래 누워있는것도 이젠 못하는데.. 망할 ..ㅎㅎㅎ 암적고통엔 모르핀이라도 빌려볼 수 있을테지만 노후로 오는 부실은 대책없잖아요. ㅎㅎㅎ
아, 진짜 멋지게 놀다간다 하는 유언을 하고픈데.. 그것도 잘 놀다가는 사람들 몫인 모양~

AgalmA 2016-11-08 19:40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은 ˝소설 잘 읽다 간다˝ 잊지 마세욥ㅎㅎ! 호호할머니 모습으로 소설 품고 있을 그장소님 상상하니 맘이 따스해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글이다 생각하면 참 글쓰기 쉽지 않음~_~;

[그장소] 2016-11-08 19:43   좋아요 1 | URL
그럴까요? 잘 읽고간다~하게되면 정말 좋겠어요. 운명의책을 만나서 더는 어떤 책도 안 읽어도 되는 때가 오면 , 그것도 좋을것 같아요. ^^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면 아무것도 못 쓸것 같아요..유서를 쓰는사람도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되더라고요.
 
[eBook] 울고 들어온 너에게: 김용택 시집 창비시선 401
김용택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조금은 아픈  ㅡ 김용택

 

가을은 부산하다 .

모든 것이 바스락거린다 .

소식이 뜸할지 모른다 .

내가 보고 싶고 궁금하거든

바람이는 풀잎을 보라 .

노을 붉은 서쪽으로

날아가는 새떼들 중에서

제일 끝에 나는 새가 나다 .

 

소식은

그렇게 살아 있는 문자로 전한다 .

새들이 물가에 내려 서성이다가 .

날아올라 네 눈썹 끝으로

걸어 가며 올 것이다 .

 

애타는 것들은 그렇게

가을 이슬처럼 끝으로 몰리고

무게를 버리며

온 몸을 물들인다 .

 

보아라!

새들이 바삐 걸어간 모래톱 ,

조금은 아픈

깊게 파인 발톱 자국

모래들이 허물어진다 .

 

그게 네 맨살에 박힌

나의 문자다 .

 

120 / 158

 

 

서 쪽

 

속이 환한 구름을 보았다 .

하루의 서편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이냐

버려진 새들이 날아가 울 노을이 있다는 것이다 .

 

124 / 158

 

#김용택#울고들어온너에게#창비시선401#10월선정도서

#10월4주차미션

#조금은아픈#서쪽#창비책읽는당

#책읽는당10월김용택울고들어온너에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철이 되면 알아서 , 제 갈 길 가는 새들을 철새

그 작은 몸에 , 오죽하면 뼈조차 비운 채로 날면서

철은 드는가 , 들기를 ......

사람도 들지 않는 철딱서니를 ,

 

너무 깊이 오래 잠기지 말라고 , 밤이 오는가

고개 묻어 덮은 날개죽지 위로 밤새 이슬이 ,

 

(yuelb17@naver.com)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0-25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0-25 21:47   좋아요 1 | URL
마음이 번다하면 책이 들어올 틈도 없어요. ^^
그럴 짬이 나야죠..정신도 좀 들고, 식히고 싶을때요..^^

AgalmA 2016-10-31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문 내용 변용 댓글 서문: 소식은 이렇게 살아 있는 문자로 전한다...너무 깊이 오래 잠기지 말라고...
그장소는 언제 오는가! 빼앗긴 내 맘에도 장날 말고 그장소 오는가!
못본 지 한 달은 된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러다 나타나시면 리뷰 10개 투척?
아프신 걸까, 뭔 일 있으신 건가....
🎃할로윈데이 기념 까불다 감.

2016-10-31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6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7: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8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9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