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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피리 꽃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3월
평점 :
구적초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던 소설의 개정본이 새로나왔다.
고요가 떠오르는 밝은 핑크색에 하드커버를 입고 , 미야베 미유키의 현대물들을
전부 양장본으로 다시 할 생각이라고 마포 김사장님의 전언이 있었다.
언제쯤 다 끝날지 하는 한숨과 함께 ㅡ새 옷입은 이 아이도 부지런히 읽어 달라는
말도 함께 ...
이미 이전의 책도 있는데 욕심내서 포인트로 구매한 비둘기 피리꽃 ㅡ
그리고 구적초도 꺼내서 비교를 하는데 나 참, 책이 워낙 새 것이라 내가 보고도
안 본 책인가 어쩜 이리 빳빳하게 주름하나 없지..하면서 내용을 넘기니 읽은 내용
이다. 총 세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신기하달까 저주스럽달까 싶은 초능력을
가진 여자들이 주인공 ㅡ
스러질 때까지 에선 도모코가 불가항력의 예지력을 이야기 한다 .
여덟 살에 교통사고로 이전의 기억은 모두 잃었고 부모님도 그때 모두 잃었다.
해서 스물 한 살의 나이가 되도록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왔는데 그 할머니 마저
지병으로 길에서 쓰러져 심장마비로 그대로 사망하고 정말 세상에 혼자 남아 버렸다.
살아 생전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죽음은 그저 운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깊게
슬퍼하지 말고 씩씩하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당부 했었다. 장례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면 으례 그러하듯 뒷일들이 남는다. 떠난이는 떠난것이고 여전히 누군가는 살아야
하기에 각종 법적인 일들을 처리해야하는데 집문제와 더불어 상속세를 지불하자니
그녀는 집을 처분해야한다는 세무사의 상담을 받아들인다. 어차피 혼자는 감당이
안되는 집였다. 이런저런 정리를 하는데 나온 비디오테이프 한 박스 ㅡ그리고 빼곡
하게 적힌 날짜들 ㅡ또 놀랍게도 할머니의 스크랩북을 보자 불안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 테이프와 날짜를 비교하니 그녀가 어릴 적에 칭얼대며 떠든 이야기들 ...
아 , 어쩜 자신은 그때 부모님과 동반 자살중에 혼자만 남겨진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ㅡ 잔뜩 우울이 들러붙어서는 집에 불을 놓고 죽으려는데 부동산 일을 맡아
도와주기로 한 스도 이쓰코가 알아채고 불행중에서 그녀를 다시금 건져 놓는다.
병실에 누워 시간을 보내는 중에 돌아온 예지력을 깨닫게되고 이쓰코가 할머니가 되서
손녀를 받아 안는 것을 보았다 . 화상의 치유와 재활로 시간을 보내야하는 도모코는 먼
미래의 일들에 희미하게 혼자 웃는 것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난다.
예지몽이랄지 아니 흔히 말하는 데쟈뷰나 기시감 등은 살면서 한두번씩 겪어 보지만
언제일지 모르는 어떤 날들을 봐버리는 건 ㅡ참 속수무책이지 않을까 싶다 .
아마도 그런 깜깜한 미래 예지쯤은 없는게 좋겠다 . 그러나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속엔
꽤나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들 ㅡ왜 이런 능력에 대한 것들을 쓸까 , 새삼 생각해 봐야
겠다는 ㅡ 나머지 두 편 번제와 구적초 부분도 정리하면서 생각을 가다듬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