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전의 내 ( 나나미 )가 한 일 .

그리고 500년 후에야 나나미가 깨달은 것 .

 

1기는 본지 오래되서 기억이 흐릿하지만 , 나나미가 여우요괴 토모에를 만나고 함께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라면 2기에선 토모에가 받은 어떤 저주때문에 죽어가는 것을 돌리려 노력하는 나나미의 과거 여행이 그려집니다 .

현재에서 과거로 종횡무진하는 나나미는 500년 전에 토모에가 사랑에 빠진 유키지란 인물을 찾게되고 그녀 자신은 모르지만 , 후 대까지 내내 토모에가 기억하며 사랑한 사람이 나나미 자신이란 것을 , 그때엔 알지 못합니다 .

 

보는 시청인의 관점은 양쪽이 다 보이므로 , 매우 답답한 모양새를 그리게 됩니다 . 하지만 이미 그런 뫼비우스 띠같은 일이 벌어졌고 , 자각을 못하는 나나미가 , 또 오래도록 살아온 요괴인 토모에가 어째서 모르는 거냐고 가슴을 치게 됩니다만 인간을 사랑해보지 못하고 인간처럼 사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요괴의 사랑은 서로 지나친 배려와 과거의 모습을 크게 바꾸면 현재에서 만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러 모호한 입장을 취할 뿐인 나나미가 만들어 낸 저주라는 걸 이제 알게되는 그런 이야긴 거죠 .

 

퍽이나 저는 인간 이야기만큼 요괴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현실에선 도무지 있지 않을 이야기라서 일수도 있지만 대게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기에 그런 이야기도 좋아하게 되는게 아닌가 합니다 .

 

인간처럼 , 인간이 되서 약하지만 사랑하는 유키지 (나나미) 와 백년해로 라는 걸 해보고 싶던 요괴 토모에는 악마같은 신을 찾아가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합니다 . 하지만 그는 백년해로 그 의미를 몰랐는데 , 신은 그가 모른다는 것을 이용해 주문을 받아주게 됩니다 . 악랄한 신이죠 . 쿠로마로 ..하핫

그치만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인간이 되면 백년해로 쯤은 할 수있다고 사람들 말처럼 믿어버린 어리석음 뒤엔 진정 사랑하는 이가 나타난 500년 후에 저주처럼 그의 목숨을 받으러 오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치못하게 됩니다 .

 

꾀를 쓴다 . 인간이 자신이 바라는 바를 위해 움직인 일이 자신의 본 정체를 숨기는 꾀를 내게하고 , 그런 것을 모른 요괴는 말 뿐인 백년해로가 인간에게 (당시로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모르고 신의 꾀에 빠집니다 . 진정한 사랑을 걸고 말입니다 .

 

마침내 500년 후에 만나 서로의 감정을 , 확인한 두 인물 . 가장 행복한 순간에 찾아온 과거의 저주 !

다가온 신의 저주가 토모에의 생명을 말그대로 파먹고 있습니다 .

나나미의 입장에선 과거 그 장면을 보지 못하였으니 , 이 저주를 풀려고 뛰어들어도 정작 진실에는 다가가지 못하고 마는 것들을 그려냅니다 .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만 , 500년 후의 일 쯤은 모르겠다 . 그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면 , 이들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게 합니다 .

 

하지만 과거로 간 나나미는 토모에의 과거 진실을 보게되고 , 그녀가 현재에서 토모에에게 받은 사랑의 증표 ( 비녀 )가 자신이 스스로 과거로 가 그에게 주었던 것이라는 걸 이제 알게 되겠죠 .

 

악라왕 과도 같은 미카게는 힘을 잃은 토모에에게 인간은 약하지만 때로 강하기도 하다며 사는 방식이 다를 뿐 그대로 이어져 살아오는 방식에 대한 이야길 해줍니다 .

 

한번 생을 시작하면 오래도록 살 뿐인 요괴와 모습을 바꾸며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 인간의 탄생과 소멸을 이해시키는데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린다는 걸 , 어떤 마음으로 봐야 할까 싶었습니다 .

 

알지 못하니 그저 충실하게 현재를 사랑하며 살 뿐인 거겠죠 . 유한 한 목숨의 우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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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잘은 감자를 깎았다 . 두 박스나 들어온게 두어 달은 된 것 같다 .

여름의 햇감자를 간신히 다 비웠을 무렵 온 거라 , 당분간 감자는 안봐도 될 것만 같았는데 , 양파 한 상자와 두 상자의 감자를 혼자서 어쩌나 하다 인터넷 검색에서 메모해 둔 감자 샐러드 만들기를 주섬주섬 꺼내들고 양파와 감자를 다듬느라 오전의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

 

오래 서서 벌서기 같은 감자 깎는 시간 .

손은 금방 시리고 저리고 , 다리도 금방 저리고 시리고 , 아 진짜 많다 .

잘디 잔 감자들이 쥐구멍 같은 박스로 세어든 태양 빛이 그리웠는지 싹을 많이도 길렀다 .

어두운 베란다에 서서 싹을 떼어내고 거칠고 주름진 엄마 손 같은 감자를 더듬 더듬 다듬는 시간 .

 

한 바구니는 넘는 껍질을 보면서 , 이렇게 만들어 놔도 결국은 혼자 헤치워야 할 텐데 싶어 갑자기 쓴 소주 생각이 더럭 났다 .

그런다고 술로 대신 뭔가를 풀기엔 하루 시간은 짧다 . 날 잡고 친구나 불러다 같이 한잔하면 좋겠단 부질없는 생각도 물기를 털듯 털어낸다 . 누군가를 부를 짬도 마음도 쉬운 것이 아니라는걸 아니까 ,

1리터들이가 넘는 솥 가득 다듬은 감자를 토막내어 넣고 물을 끓인다 . 물엔 소금 , 설탕을 한 스푼 씩 넣고 간을 하고 팔팔 끓어 오르는 감자를 채로 건져내서 물기를 빼고 , 양푼에 넣고 따듯할 때 뭉게 준다 .

포슬 포슬한 감자들이 비명도 없이 나방의 가루같이 반짝 반짝 거린다 . 뭉게진 감자의 입자는 흰설탕 같이 보인다 .

감자가 삶아지는 동안 계란 몇개도 따로 불에 얹어 놓고 , 그 사이 양파와 양배추를 당근을 꺼내서 채를 친다 , 가능한 곱게 ...... 아이가 먹다 남겨둔 피자 집의 피클도 다 끄집어 낸다 .

피클의 국물도 아주 조금 쓰기로 한다 . 피클도 잘게 다진다 .

식은 감자 위로 삶은 달걀 역시 같이 섞어주면서 마요네즈를 투척에 가까운 살포 .

중간 중간 다진 야채와 밑간을 더 한다 . 소금과 흰 후추와 설탕 약간 . 단 건 좋아하지 않으니 적당히만 ,

한 양푼 가득 감자 샐러드를 만들었다 . 보관용기에 턱턱 숟가락을 쳐내듯 찰진 감자 샐러드를 옮겨 담는다 . 이렇게 두달 치의 감자가 , 소비된다 .

손가락이 뻣뻣해지도록 저어댔으니 , 이젠 뒷정리 시간 ...하아...이제 겨우 한박스를 없앴을 뿐 , 흐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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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1-29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합니다 짝짝짝!!^^
감자샐러드로 토스트 먹고 싶네요
참,감자를 깎아서 밥 앉힐때 몇 개 넣어서 감자밥을 해서 드셔 보세요
지인이 시아버님이 감자밥을 좋아해서 항상 감자를 넣어서 밥을 한대서 혹시나 싶어 몇 번 해먹어 봤는데요 밥의 간이 절로 베어들어 달짝지근하니 맛있더라구요^^
저는 감자 깎는게 귀찮아서 그러곤 해먹질 않는다지만 감자밥이랑 고구마밥은 참말로 맛있었어요^^

[그장소] 2016-11-29 22:29   좋아요 0 | URL
고구마, 무, 버섯, 감자 등등 밥에 많이들 해먹죠 . 콩나물도~^^ 사실 전 어릴때 감자, 고구마 무 등 넣는 밥 너무 많이 해봐서요 ^^
나물밥 ㅡ 좋아해요 . 요즘에는 ..^^
간도 맛도 좋은 감자샐러드 ㅡ그런데 손이 엄청간다는 ..감자 껍질때문에요!^^ㅎㅎㅎ

AgalmA 2016-11-29 2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허수경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시집을 펼쳐 감자 줄기들을 갖고 오고 싶지만 지금 사무실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고, 감자 파티 하시면 꼭 불러 주기요~ ㅎㅎ

[그장소] 2016-11-29 22:31   좋아요 0 | URL
아~ 일하는 중이군요?^^ 청동& 감자의 시간 그것도 함 보여주세요. 전 그 시집 없어요. ^^;
다음 한박스 마저 없앨 때 호출토록하겠음~^^

AgalmA 2016-11-29 22:34   좋아요 1 | URL
그 시집에 대해선 10월에 리뷰 한 번 올렸죠^^ 최근 나온 시집 리뷰도 써야 할 텐데 시집에 실린 이광호 평론가 해설이 훌륭해서 리뷰 쓸 의욕 떨어짐ㅎㅎ

[그장소] 2016-11-30 00:17   좋아요 0 | URL
아 , 그런 시집 , 책 들이 더러 있죠 .
가져오고 픈 시집들이 넘나 많아요 .^^ 이 넘의 욕심좀 덜어야 덜 가난해지는데 , ㅎㅎㅎ
평론은 Agalma 님도 못지않으면서..뭘~~~(엄살은!! ㅎㅎㅎ)

프레이야 2016-11-29 22: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웅 감자 깎는 시간의 그 느낌을 감응해 봅니다. 거칠고 주름진 엄마손 같은 감자를 더듬는 시간에서 흠칫. 포슬포슬한 감자들이 비명도 없이 나방의 가루 같이 반짝반짝거린다,에서 또 멈칫합니다. 어쩜 이런 표현이 !

[그장소] 2016-11-29 22:33   좋아요 1 | URL
살림을 해야 표현이 괜찮아지나봐요~^^ 아무래도, ㅎㅎㅎ
시인들이 전부 그럴까 궁금해졌네요. 덕분에~ 여름 감자 , 겨울 감자 다 괜찮네요 . 나름 나름~

2016-11-29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1-30 00:12   좋아요 1 | URL
꽤 오래 걸린 , 아 끝에서 거의 끝으로 이동이죠? ㅎㅎㅎ
먼 길 고생했네요! 오늘 이제 11월의 마지막 날예요 .
그러게 저 인천살때 알았음 좋았을 걸 ..ㅎㅎㅎ(응?) 그춍?!

yureka01 2016-11-29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자전..감자고르케,감자채튀김.


강원도 심심산골 오지
오두막에 눈이 설설히 내린,
길조차 끊긴 나날에 나무해 다 누고
군불 지펴서 솥 두껑 엎어 놓고
부쳐 먹는 감자전...

그런 생각이 퍽퍽 지나갑니다.

맛낫겠습니다...

[그장소] 2016-11-30 00:14   좋아요 0 | URL
거실에 책장이 있어서 , ㅎㅎㅎ 기름이 오래 많이 쓰이는 건 잘 못해먹게되네요.
바람 술 술 통하는 옛집의 부억에선 뭔들 맛나지 않을까 싶고요 .
추위도 맛있게 익는 곳이 그런 곳이잖아요. 살어름이 끼는 동치미며.. 받아둔 물이
아침이면 꽁꽁 얼고, ㅎㅎㅎ
추억 지네요..완전!!

보슬비 2016-11-30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슬 포슬 맛날것같아요.
전 감자가 많으면 편하게 믹서로갈아서 녹말 조금 넣고 전 부쳐먹어요. 감자전도 은근 감자 소비가 많이 되더라고요^^

[그장소] 2016-11-30 01:42   좋아요 0 | URL
갈아야하기도하고, 입자가 아무래도 고와서 많이 들고요..그쵸? 밀가루와 녹말은 찰기가 맘ㅎ이 다를까요? 부침가루는요? 해보신 적있는지 아시면 가르쳐주세요 . 집마다 약간은 다르던데.. 맛은 어떻게 다를지도 궁금해요!^^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창비시선 374
안현미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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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 수 리 센 터

 

p에게

 

    누나 ...... 나 ...... 내일부터 꽃을 준 여자랑 연애할 거예

요   밑바닥에서 사랑까지 생을 바꾸어야만 다다를 수 있는

사랑 묵묵부답인 사랑 마네킹 같은 사랑 ...... 위상공간 같

은 지옥과 싸이버 같은 천국을 하루에도 수십차례 왔다 갔

다 하는 사랑 꽃이 , 꽃이 , p지 않는 사랑 ...... 울거나 술을

마시거나 울면서 술을 마시거나 하여간 취생몽사 몽생취

사의 흐리멍덩한 사랑 ...... 변증법적인 단계를 거쳐 서른

이 되고 싶다는 말 ...... 공산당선언만큼 낡아버린 그 말 누

나 ...... 나 ...... 내일부터 꽃을 준 여자랑 여행할 거예요 다

른 차원으로 사랑할 거예요 색연필로 그려준 누나의 사랑

과 ...... 꽃도 시들면 쉰내가 난다던 말은 분리수거해서 사

용할게요 ......그러니 누나 ...... 봄이나 기다리며 생을 낭비

하자던 약속 같은 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나 버려줘요 ......

우리 모두 미래의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지도 모르는 존

재들이란 누나의 말은 이별과 함께 수리해서 쓸게요 누

나 ......누 ......나 ......

 

P.s.

 

   끝내기 위해서는 시작해야만 한다 . 끝날 줄 알면서도 시

작해야만 한다 . 그리하여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ㅡ 32 / 33  ㅡ

 

안현미 시집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중에서

 

 


 

 

수리되는 사랑 , 너덜너덜 기운 자국이 군데군데 이불보도 조각보도

요즘은 수리따윈 않는데 ,

 

어느 새벽에 누구십니까 하는 메세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를 아는 사람이냐는 간곡한 질문에

뭘까 , 이 간절함은 ... 싶어져

인물을 찾아가보니 질문자도 질문자가 알고 싶어한 인물도

나는 도무지 모르는 사람들

그렇지만 , 아무 이유 없이 그녀의 글이 토막 난 순대 * 처럼

절절해선  호의도 선의도 아닌 그저 읽었노라는 표시로 남긴

붉은 하트 , 혹은 좋아요 가

그처럼 간절한 부름을 이끌어 낸 거란 사실을 어떻게 말할까

 

온 종일 말을 고르고 골라서 최대한 상처 받지 않도록 답을 건낸다

그러나 이미 나는 한번 상처를 주었다

아는 이가 아니라는 상처 , 모르면서 본 무심함의 상처

 

말들이 돌고 돌아 이젠 오늘 하루 따듯하게 보냈으면 한다는

위로도 인사도 아닌 말들로 끝을 내며

 

그렇구나 , 시인의 시는 수리되는 , 고쳐지는 사랑 아니고

어느날 , 하얗게 밤 세워 쓴 사표가 수리되듯

 

받아들여지는 숙고의 수리구나 ,

어느 날 그녀의 사랑도 , 그 간곡함도 끝내는 수리되기를

 

 

* 애인은 토막난 순대처럼 운다 ㅡ권혁웅 시인님의 제목을 빌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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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1-29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느 날 난 색연필로 그장소님을 그린 적 있는데... 이것은 💘?( *-.-*)

[그장소] 2016-11-29 18:57   좋아요 2 | URL
윽~ 심장이 아파~!! ㅋㅋㅋ
그러게요. 시인도 그런 적이 있나봐요! ^^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창비시선 374
안현미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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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현 ㅡ

 

    가을엔 시시한 게 좋아 시시한 하루 시시한 모임 시시한

영화 다시 시시한 하늘까지

 

    가을엔 다시 시시한 게 좋아 알고도 모르게 영 모르지는

않게 조금씩 조금씩 슬프달 것도 없이 시시각각 바뀌어가

는 거의 아름다운 시시한 생각 생각들 가을엔 아무래도 시

시할수록 좋아 그녀가 사랑했던 월요일들과 손톱만큼 지혜

로워지는 이마들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아지는 추분과 환

타 빛깔로 빛나는 숲 그 숲속에 가마솥 뚜껑처럼 누워 있는

조상들의 무덤과 성묘를 마치고 방금 막 집으로 돌아가버

린 여자애처럼 세로쓰기를 좋아하고 안드로메다 페가수스

카시오페이아 같은 가을 별들을 사랑했으나 자꾸 희미해지

는 당신 ,

 

     가을엔 아무래도 시시해지는 게 좋아 알고도 모르게 영

모르지는 않게 자꾸자꾸 슬퍼지려는 마음이 다시 시시해져

버리게 빨리 늙어버리게

 

본문 82 쪽에서 ㅡ

 

안현미 시집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 중에

 

 


 

 

시시하다 , 시(時)시 (詩)해 . 시시하지 , 시시한 것들 .

시간에도 말에도 시인의 환타 빛 숲이 그대로 들이부어져

포글포글 간지럽다 

 

마시면 김은 다 빠져나간 닝닝한 맛의 달달함 

간지러운 탄산의 즐거움을 잊은 시간 

따라놓고 잊어버린 투명한 잔의 고독 같은 것  

생각난 듯 잔을 들으면 어느새  닝닝한 온기

 

아무렇지 않은 우리들의 가을을 안타까워하느라

나라는 촛불잔치를 벌이게 한다

숲으로 가야할 환타의 빛은 발길을 돌려

모두의 촛대로 올라가 앉고

 

그럼에도 어느 주일의 상행선과 하행선은

까만 밤까지 헤드라이트를 쏘겠지 ...

 

그 위를 이울고 있는 하 현은 오래 잊었던 당신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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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1-29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로 시시비비 따지려 드는 거 나는 좀 싫더라.(반발 아니고 방백)

[그장소] 2016-11-29 18:54   좋아요 0 | URL
귀여운 투정으로 받아주겠소 ~(누구노랜지 알겠징?)

AgalmA 2016-11-29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구 노랜지 모르겠는데용-,.-? 그장소님 노랜가~ㅎㅎ

[그장소] 2016-11-29 19:24   좋아요 1 | URL
편지 ㅡ 김광진 노랫말을 ,,, ㅎㅎㅎ 넘 힌트가 적었구료!^^

AgalmA 2016-11-29 19:25   좋아요 1 | URL
아하! ~주겠소 어미!

[그장소] 2016-11-29 19:35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네넹~ 딩동댕~ 동!^^

유부만두 2016-12-04 0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시를 잘 몰라도
안현미 시인의 이 시집은 좋아해요.
아픈데...좋더군요.
왜인지는 모르겠어요;;;

[그장소] 2016-12-04 14:02   좋아요 0 | URL
안현미 님 시를 좋아하신다니 더 더, 반갑습니다 !^^
재치있는 시와 생각들이 톡톡 튀죠? ^^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 당선작
금태현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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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ㅡ금태현


    그토록 예의 바른 사람이 어째서 나한테는 하인 대하듯 했던 걸까 . 처음부터 관계 설정을 잘못한 것 같았다 .
    손님들이 나간 뒤 뒤치닥꺼리를 도왔다 . 수박이나 망고 껍질에서 맴도는 냄새가 여운을 남겼다 . 외국인들은 망고에 칼집을 내며 먹기 좋게 써는 걸 어려워한다 . 누나는 망고를 썰었다기보다 씨에서 겨우 분리한 정도였다 .

ㅡ본문 86 쪽에서 ㅡ

한참 드라마에서 망고처트니,망고처트니를 외치던 시어머니 역활을 하던 부인역의 배우 생각이 났다 . 있는 집의 배울 만큼 배운 , 교양을 숄로 어깨를 두를 만큼 둘렀는데 이상하게 며느리에게만큼은 그 교양의 교‘자도 아깝다는 듯 굴던 부인의 모습과 남편의 일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완벽한 가정상을 깰 수가 없어서 당장 망고처트니를 구하지 못하면 안될 듯 동동 거리던 며느리역의 배우가 동시에 떠오른 건 이상한 일일까 , 각자 맡은 역에 충실했을 뿐인데도 어딘가 제 옷을 못찾아 입은듯 어거지스럽던 떼씀들 ......

또하나는 최근의 소설에서 읽은 원전에 관한 장르 소설속의 상황이 오버랩되곤 했다 . 천공의 벌에서 언급한 원전유치를 하게되는 가난하고 지역의 자본수입에 유전이 없는 경우에 , 따로이 관광상품이라거나 지역특산물이 없는 한 기댈 곳이 원전이란 것이고 그런 정부 시설이 하나 생겨서 지역주민에 당장은 이득이 될지 몰라도 차후까진 책임을 지지 않기에 두번째 , 세번째의 원전에 기댈 수 밖에 없어진다는 이야기.
그런데 원전을 유치하면 할 수록 그 지역은 위험지역으로 더욱더 고립이된다고 했다 . 밑장을 빼서 윗돌을 괴는 이상한 블록쌓기 놀이같지 않나 ? 그게 가능키나 한지 , 모르겠지만 ......

관계설정이란 것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그런 연상으로 망고에서 처트니까지 흘렀는지 모르겠다 . 윗 글의 누나는 한국에서 일만하다 일에서 놓여나기 위해 불현듯 한국을 버리듯 최고 휴양지라는 세부까지 와선 조금 빈둥대다 다시 이런 저런 일을 시작한 여자이고 , 그런 여자를 돕는 헬퍼 같은 역 겸 어린 연하의 애인도 뭣도 아닌 ,뭐랄까 부리기 좋은 현지애인 ? 동생 ? 그러기엔 선은 넘어서 알만큼아는 ......나˝는 이 책 속의 주인공이다 . 이름 은 하퍼 김이고 이름처럼 , 아버진 한국인 엄마는 필리핀인이어서 흔히들 코피노라고 부른다 .

이 소설에선 코피노라고해서 혈통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애잔함 같은 걸 다루지 않는다 . 물론 한국의 문제도 다루지만 그보다는 더 국제적이라고나 할까 . 따지면 여기저기서 요즘 이슈가 되는 쏟아지는 다국적인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겠다 . 그런데 신기한건 현지에 사는 이들이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이들에게 휘둘리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는 것과 그것이 자본이 주는 막강한 힘인데 , 그 막강한 힘에 현지의 배울만큼 배운 고학력의 젊은이들이 부나비처럼 가난과 돈에 어쩔 수없이 이끌려 반복된 노예같은 일에 종사하면서 산다는 게 현실이란 것이다 .

그 속에서 한국인의 위치란 나쁜 것들 가장 빨리 많이 들여오고 빨리 흡수하며 , 퍼트리는 입장같아 보였다 . 하퍼 김은 박사장의 눈에 찍힌 건지 , 가족이 따로 없어 보여 쉬웠는진 몰라도 약자로 인식된게 확실해 보였다 . 그 자신은 분명한 위치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 그것이 힘에 이기는 수단에는 미치지 못한다 .
마치 교양을 두른체 망고처트니를 외치는 부인처럼 그들에 군림하는 jtv나 ktv의 박사장같고 , 그에 절절매는 며느리 같다면 너무한 과장일까?


하퍼 김은 박사장의 계락으로 불법 마약 수송건으로 연류되어 , 박사장이 아쉬운 돈을 가진 베렌을 찾는 위치가 되는데 이 사건역시 흑막으로 박사장의 개입이 안보이게 있었을 것만 같다 . 베렌은 미끈한 외모로 ktv에서 jtv를 오간 톱에 있는 서비스걸 이었는데 지명손님의 죽음과 그가 준 거액이 문제가 되서 박사장을 피해 도망을 다니는 입장이된다 . 사정을 알지못하는 하퍼 김은 찾으라니 베렌을 찾긴하지만 딱히 그녀를 찾아 뭘 어찌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다가 막판에 베렌과 연락이 닿자 돌연 같이 일본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일찌기 자신을 버리고 재가한 엄마를 찾아 그간의 회포를 풀며 오래 끊긴 가족의 정 같은 걸 생각하고 베렌과 함께 새출발을 꿈꾸는데 , 그 모든 건 희망이 가혹하단 것처럼 그저 꿈같은 일이 된다 .

베렌을 약속 날짜까지 잡아오지 못하고 잠적하자 그를 마약수송으로 엮어 수배를 내린 박사장 때문에 일본에서 출국하자마자 바로 교도소로 이송이되고 무기징역을 언도받는 하퍼 김 . 그리고 베렌과의 결혼은 무산된 채 , 그들이 기다림이 한정없단 것과 앞 일은 알수없는 걸로 책은 끝이난다 .

베렌의 남동생은 이제 하퍼김이 하던 것처럼 가이드일을 하며 리조트로 휴양지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며 형을 기다린다고 한다 . (하퍼 김을 말함) 그러나 그의 생활이 종전과 크게 좋아 진 걸로 보이진 않는데 , 그들은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진 않는 이상한 힘이 있고 , 이상하게도 가장 나쁜 것들을 빨리도 배우고 가져오는 한국인들은 종종 자주 자살을 해서 의문을 가지게한다 . 어쩌면 한탕주의의 이 한국사회를 꼬집고 싶은 작가의 생각였는지 모르겠다 .

달콤한 망고를 딴 고층의 소비도시 망고스퀘어 , 무르고 흐르는 과즙처럼 다딘단 것들의 생명이 그렇듯 뒤는 처참하고 썩으면 죽음의 뒷모습과 뭐가 다를까 싶기도했다 . 거기서 우리는 망고의 씨조차도 제대로 바르지 못하는 그저 외지인 이방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철저한 고독의 냉기가 이상하게도 뜨거운 도시를 더 춥게 느껴지게 했다고 , 그 끝에 영국이나 미국에서 지금 한참 종족주의나 민족주의로 가는 형국이 더 부각되는 것을 불안하게 현 시국처럼 읽었노라고 ......

그러니 ,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ㅡ의 이 우리는ㅡ은 하퍼 김이나 베렌이 아닌 , 글 속의 누나와 박사장 같은 인물에 해당하는 우리는 이 맞을지도 모른다 . 당신들의 위치는 어디 쯤 있느냐고 .... 돈이 없고 힘이 없어 갇힌 저들이지만 , 저들은 저들의 위치를 안다는 게 그 이유이고 끝나지 않을 고생을 하는 듯 보이지만 과연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에도 그들이 과연 그대로일지 ...... 그들도 무섭게 배울것 아닌가 . 우리는 여전히 소비를 팔고있을만 있는 이때에 .......

소설은 미완의 형태로 끝을 냄으로 더 완결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노라고 해야겠다 . 먼저 읽어버린 예언서처럼 무섭고도 섬짓하였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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