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라고 쓰고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쓰겠다 . 다자이 오사무 사양 ˝ 중에서 딸이 어머니에게 건내지 못하지만 , 쓸 뿐인 편지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연인간의 사랑만 사랑이 아니구나 , 그 모든 것들의 사랑을 생각나게 합니다. ‘사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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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01 17:56   좋아요 0 | URL
가서 냉큼 볼게요!^^ ㅎㅎ 기대 기대중!^^

stella.K 2016-12-01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이런 이벤트도 하나요?
어디서 하는 건가요?

[그장소] 2016-12-01 18:11   좋아요 0 | URL
아..알라딘 올해의 책 투표하는곳에서요! 얼른 가셔서 포인트 낚아오셔요! 부지런 부지런!! 화이팅 ~ 저도 그거보고 냉큼했는뎁!

stella.K 2016-12-01 18:13   좋아요 1 | URL
아하! 글쿤요. 알겠슴다. 땡큐!^^

[그장소] 2016-12-0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k~^^♡

책읽는나무 2016-12-01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그 이상의 단어가 들어간 문장이 있을까요?
이벤트는 이미 끝났군요!!!ㅋㅋ

[그장소] 2016-12-01 18:37   좋아요 0 | URL
아~ 그래도 좋은 글귀는 넘쳐나더라고요!^^ 전 올해의 문장으로 이 거!!

yureka01 2016-12-01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모든 단어를 지우고 나서 남은 단어가 딱 하나가 있다면..그게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장소] 2016-12-01 22:19   좋아요 1 | URL
오.. 오늘의 문장 ㅡ으로 이 유레카님 댓글을 추천하면 좋겠네요!^^ 저는~
 
이별의 재구성 - 제28회 신동엽창작상 수상작 창비시선 306
안현미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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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의 재구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

 

 

     나하고 나 사이에 늙고 엉뚱한 종족들이 있지 내 별로

놀로 오는 나들 나들 때문에 그 종족들은 불편하다고 불평

하며 불안했어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사랑했지 난

정드는 게 특기니까 하루가 영원 같고 영원이 하루 같은

무협 판타지 같은 날들이었어 난 그날들을 CD로 구웠지

구워진 CD 속에서 난 무릎이 아팠어 너무 많은 감정을 과

소비하고 게다가 너무 많은 눈물을 삭제했으니까 수만년

전부터 이 별은 아팠어 늙고 엉뚱한 종족들은 이 별의 종

말을 전지구적으로 살포하면서 우리 종족의 언어를 모두

쓰레기통에 넣고 서둘러 이별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우리

종족의 위대함은 휴지통이라는 아이콘에 있지 '복원' 이란

단추를 내장하고 있는 그러니까 이별을 이 별로 굽거나 이

별을 이별로 굽는 따위의 일은 우리 종족에겐 식은 죽 먹

기보다 쉬운 일이란 거지 고통을 선택할 수는 없다  , 그러

나 고통을 받는 방법은 선택할 수 있다 ,빅토르 프랑클, 멋

지지 ? 이게 이 별의 재구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이란 엉터

리 판타지 같은 이 시에 대한 키워드야 , 친절하지 ?

 

 

ㅡ 본문 63 쪽에서 ㅡ

안현미시인의 시집 [ 이별의 재구성 ] 중에 .

 


 

별이 그저 성운의 많은 먼지와 가스로 만들어지고 폭발하고 반짝이는 동안

어떤 별에선 정말로 종족과 종족간의 이별을 재구성한다 .

하얀 조문을 검게 칠한 옷들위에 띠로 두르고 , 누구에게 보내는 정성들인

선물인지 모르면서 이 별의 영영을 그렇게 인사하게 한다 .

오늘의 눈물을 아껴두면서 내일의 눈물을 준비하는 지금의 나는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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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스케치북 2016-12-01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는 제가 읽어야 하는데 그장소님이 열심히 읽으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저도 그장소님 보면서 시읽기에 몰입하고 싶네요. 아니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장소] 2016-12-01 22:17   좋아요 1 | URL
아. 벤투님 도 참.. 제가 수박겉핥기하듯 하는 시읽기와 벤투님 시읽기가 어디 같나요? 늘 치열하게 보고계시면서요!

yureka01 2016-12-01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별을 재구성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ㅎㅎㅎㅎ 이 별에서의 이별...

[그장소] 2016-12-01 22:16   좋아요 1 | URL
좀 , 그렇죠. 요즘 같은 때엔 아무래도 더.. 그 맘알것같아요. 시간 끌기하는 푸른집은 얼른 정리를 좀 해얄텐데.. 뻔히 그럴 줄 알았으면서 속수무책이네요. 좋은 일이 있어얄텐데..

벤투의스케치북 2016-12-01 2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수박 겉핥기라뇨...
열심히 다양하게 그리고 정교하게 읽으신다고 생각합니다.

[그장소] 2016-12-02 08:40   좋아요 1 | URL
아하핫~ 감사해요! 벤투님의 ( 정색!) 하는 이 반응 , 반갑네요!^^

벤투의스케치북 2016-12-02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색이라기보다 사실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장소] 2016-12-02 08:56   좋아요 1 | URL
ㅎㅎㅎ네~ 네! 감사해요!
 

 

방금 오라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

엄마의 시댁 어른 (할머님)께서 돌아가셨다고요.

몇 해전의 여름과 겨울을 엄마와 할머니와 윤과 다 같이 지낸 적이 있어서

저는 얼굴을 알지만 , 오빠에겐 처음인 엄마의 가족들...

12월의 1일에 듣자니 ,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

12월이 별거냐 싶은데 , 앞으론 매 해 오늘 돌아가신 분이 생각날 듯합니다.

내일 만나서 함께 서울로 가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마음이 부산입니다.

그냥 앉아 있는 이 시간에도 제가 딱히  할 일은 없는데 마음이 그래요,

요양원에 몇 년 계셨는데 (두 분다 )치매가 있으셔서요.

할아버지 혼자 (어쩌면 모르시겠지만 ) 뭔가를 잃은 것을 아실까요?

두 분은 내내 함께 셨는데 ......

제가 처음 뵐 적에도 할머닌 이미 치매 증상이 깊으셔서 우릴 매일 봐도 몰라보셨습니다.

엄마는 다른 가족 분들이 기피하는 돌봄을 몇 개월을 하다가 가게장사 때문에도

계속 일 수 없는 탓에 가까운 요양병원으로 모셨더랬죠 .

 

그게 5년여 가까이 됐는데 몇 번의 고비는 있으셨지만 그래도 잘 버텨오셨거든요.

할머님도 그렇게 가신게 슬프지만 , 할아버지가 ...맘이 쓰입니다.

같이 상을 모실수나 있을까도 싶고요 .

아버지께 전화를 드려야 할텐데...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를 모르겠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상심이 가장 클 것인데 ...

내일은 며칠이 될지 , 하루의 외출이될지 모르는 상가조문이 있겠습니다.

그래도 우린 가족이 아닌 방문객으로의 일이겠지만요.

이런 가족도 있죠 .

뭔가 뭔가 , 좋은일은  꼭 혼자 오지 않는다죠...

꼭 같이 오기 마련이라니 , 그럼 이제 좋은 날도 올까요 ?

 

웃음이 마냥 아기같이 선하셨던 할머니 , 좋은 곳으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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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12-01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장소님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그장소] 2016-12-01 18:3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예요. 분명 ..^^ 힘나요!^^

Conan 2016-12-01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심해서 잘 다녀오십시요. 이럴땐 좋아요 말고 힘내세요도 있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그장소] 2016-12-01 19:42   좋아요 0 | URL
에휴~ 전 한다리 건너라서요.. 그 힘 아버지께 가서 포옹으로 전해드릴게요. 넘 감사합니다!

2016-12-01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01 19:44   좋아요 0 | URL
이미 아기 같아져서 ( 뇌 자체가) 그런건지 산골에 사셨던지라 그리 선한 얼굴이셨는지 몰라도 고생많이 하신것에 비해 표정이 정말 좋으셨답니다. 보슬비님 말씀에 또 울컥하네요..ㅎㅎ 주책도 없이.

2016-12-01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01 22:13   좋아요 0 | URL
순서로는 이 포스팅이 먼저 랍니다. 하하하..
소식을 듣고 고른 , 시였어요. 이별시로 좀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잘 전하고 올게요!

오거서 2016-12-01 2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슬픈 일을 같이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분명 진심이 통할 겁니다. 그리고 망설이지 마시고 전화를 드리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겁니다.

[그장소] 2016-12-01 22:15   좋아요 0 | URL
네 . 감사합니다. 가서 잘 전할게요!

cyrus 2016-12-02 1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장소] 2016-12-02 11:3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단편을 정리하느라 속도가 안날때는 그런가 하는데,

가끔은 읽는 속도를 그냥 내고 싶어서 리뷰를 못본척도 한다.

게으름이 아니고 뭔가 싶은데 , 잊어버리기 전에 끄적대야지...

11월은 이렇게 정리 합니다 .

고생들 많으셨고요 ..

12월 정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나

또 밤새며 (설마 그 때문에 ?) 책이나 읽겠죠 ?! 즐독즐독~~

 

 

 

 

 

 

 

 

 

 

 

 

 

 

 

 

 

 

 

 

 

 

 

 

 

 

 

 

 

 

 

 

 

 

 

 

 

 

 

 

 

 

 

 

 

 

E-BOOK  , 심야식당 1 ,

E-BOOK  , 혈의 누 ㅡ동아출판  ㅡ 이인직

E-BOOK  , 조선상고사 ㅡ 동아출판 ㅡ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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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1-3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리 안되는 , 칸 , ㅎㅎㅎㅎ

cyrus 2016-11-30 2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에게 11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입니다. 다음 달에 올해 ‘서재의 달인‘ 회원이 발표되거든요. 올해 12월부터 내년 11월까지 서재 활동 내역이 내년 서재의 달인 선정에 반영되요. 알라딘 공로상이 누가 됐든간에 책이나 읽어야겠어요. ㅎㅎㅎ

그장소님도 병신년 같은 해에 무탈하게 지내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세요. ^^

[그장소] 2016-11-30 23:31   좋아요 1 | URL
아 11월 였나요? 12월아니고! ㅎㅎㅎ 올해는 작년보다 많이 들쑥날쑥했던탓에 ~ 에구구^^;;
cyrus 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12월도잘 부탁드립니다~^^

책읽는나무 2016-11-30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나의 서재친구 중 책읽기의 달인 10인에 선정되셨습니다^^
상품으로 나의 뽀뽀를 10번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암튼....부지런히 읽으시는 그장소님의 독서력에 늘 감탄했다죠! 감자돌려깎기도 바쁘실터인데 언제 또 11월 한 달에 이만큼이나 읽으셨던거에요?
특히나 한국소설편 늘 그장소님의 페이퍼나 리뷰를 좀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추천 좀 많이 해주셔요^^

[그장소] 2016-11-30 23:35   좋아요 1 | URL
아핫~ 이달엔 읽기보다 듣기를 더 많이했어요 . 저금해 놓은 리뷰 이제 이쪽에 저장할 차례라는 ..^^
국내 소설들이랑 읽은것들 슬슬 풀어놓을게요. ( 방목장 같네요!) ㅎㅎㅎ
책 읽기만 꼬박한 보람 이랄까 ㅡ 근데 책읽기 달인도 있나요? ^^ 여기선 다 그래보이는데!!
그 상품 묵혀두면 혹 이무기되고 용으로 승천하는건 아니죠? ( 파하핫~^^) 받아 말아.. 난 , 난, 남자가 ... 좋...은...ㅋㅎ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책읽는 나무님!^^

yureka01 2016-11-30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첵의 열정...늘 뜨겁게 ....ㅎㅎㅎ멋져요...^^.

[그장소] 2016-12-01 00:05   좋아요 1 | URL
ㅎㅎ 제가 우아한(?) 백조 잖아요. 거기다 잠 까지 다른분들보다 적게자고요 . 이젠 심장에 안과 질환 걱정해서 밤새는거 조심해야하는데 말이죠!( 의사 진단이 아닌 통상적으로 그렇단 말) ㅎㅎㅎㅎ

비로그인 2016-12-01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읽을수록 좋습니다.
그장소님의 독서 멋지네요.

[그장소] 2016-12-01 00:49   좋아요 0 | URL
네~ 읽을수록~ 출구가 없어 큰일입니다. ㅎㅎ

북프리쿠키 2016-12-01 0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에서 책 그림을 삽입하면
정리가 안되서 애 먹었어요.
시스템이 좀 불편합니다ㅎㅎ.
좋은 책들 많이 읽으셨네요.
남은 한달도 책과함께 ^^

[그장소] 2016-12-01 08:09   좋아요 0 | URL
그쵸? 나란나란해뒀는데 올리기만 하면 자리를 이탈하네요 . 잘하는 분들은 대체 뭐죠? ㅎㅎㅎ 부럽게~
듣기 평가 를 더 오래했어요.ㅎㅎㅎ 감사합니다 ~^^
 
사월 바다 창비시선 403
도종환 지음 / 창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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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

 

끓어오르며 소용돌이치던 것들을

찬물에 헹구어 채반 위에 얹어놓고 나니

마음도 국수 타래처럼 찬찬히 자리를 틀고 앉았습니다

애호박을 싸박싸박 채 썰어 밀어놓는 동안

마음 한쪽이 그렇게 소리를 내며

잘려나가는 듯한 초저녁

묵은 김치를 더 잘게 썰어 얹어 한그릇의

국수를 비우는 동안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녁산 위로 짙은 쪽빛의 시간이

잉크처럼 번져 내려오듯

무어라 이름 지을 수 없는 아릿한 것이

명치끝을 타고 내려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승에서 이렇게 애틋함과 슬픔을

한그릇씩 나누어 먹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찔레꽃에게 말하고

한세상 사는 동안

좋은 사람과 함께 호젓한 풍경이 되어

저물 수 있던 날을 고마워하며

찬물에 젓가락을 씻어 물방울을 털어내다가

잠시 뼈와 살 사이가 시큰해졌습니다

일어서기 전에 듣고 싶어하는 말을 끝내 하지 못하고

오늘 처음 붓꽃이 피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말하고

돌아가는 그이의 발소리를 붙잡지도 못하였습니다

밤에도 검은등뻐꾸기는 울고

북두칠성 일곱 별은 그가 가는 길을 따라

몸을 틀며 별자리를 조금씩 옮기고

아까시꽃이 향기의 긴 꼬리를 그으며

별자리 뒤를 따라 올라갔습니다

불빛 하나 고개를 넘어가다 잠깐 눈물처럼

반짝이며 떨어지고 난 뒤 사방은 더 어두워졌고

호랑지빠귀가 한숨을 길게 쉬는 듯한 울음을 내뱉는 걸

숲은 다 듣고도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ㅡ14 / 15 쪽에서 ㅡ

 

【도종환 시인 ㅡ사월바다 중에서 】

 

 


 

 

다 저녁에 오라비에게 일요일 오후에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달력을 보며 , 어김없는 날들에 조금 웃다가 오라비는 없는데

그이가 좋아하는 잔치 국수를 말아 저녁을 대신하며

일찍 보아둔 이 시를 옮겨봐야지 그랬습니다 .

내일은 오라비의 생일이고 , 윤의 친할머니 생신이기도 합니다 .

서울에서 교회의 일과가 끝나면 함께 식사나 하자며 엄마가

내려올 것입니다 . 우리가 다시 연락하고 만나기 시작하면서

엄마는 오라비의 생일은 놓치지 않고 꼬박 꼬박 챙기고 있고

그 덕에 한번 더 살아 있는 날들의 추억을 만듭니다 .

 

시인의 시집이  「사월바다」인 이유를 처음엔 계절도 아닌데

하며 의아해 하다  , 한 장 한 장 넘기며 살아있고 없는 이의

차이를 손금보듯 짚어내곤 탄식을 했습니다 .

무얼 말하려는지 알아졌다고 해야겠지요 .

 

우리는 살아서 , 꾸역 꾸역 저녁거리를 만들어 먹으며 오늘의

하루 컨디션을 , 안부 챙기지 못함을 안타까워 할 때 .

누군가는 영영 할 수 없는 , 어째 볼 수도 없는 일이 되버린 것을

 

잊은 것은 아닌지 ,

 

그러니 설령 미뤄둔 인삿말이 있거든 , 꽃이 피었노라 대신하지 말고

달이 곱다고 말을 돌리지도 말고 , 더 날 것 그대로

사랑한다 . 고맙다 . 미안하였다 .

전하는 날이 되시기를 ......

 

2016,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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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6-11-30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맘에 쏘옥 들어서, 읽고 읽고 또 읽고 그랬습니다.
그동안 이 곳에 적조하셨던 님이 되돌아 오신것도 같고,
침체기를 떨고 일어나신것도 같고 말이죠.

설레발 같아서...자주 표현하지는 못했었는데,
오늘은 이 페이퍼가 참 좋다고,
가슴에 꼬옥 꼭 내리적어 놓았다고 고백해 봅니다요~^^

[그장소] 2016-11-30 17:45   좋아요 0 | URL
아~ 이보다 더 기분 좋은 말은 없을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

뭐가 좋든 , 시가 너무 좋았던 탓입니다 .
채써는 소리, 싸박싸박..
물기를 털고 잘게 김치를 썰어넣는 소리의 말들이 그대로 현실적이어서 , 시집제목이 주는 이질감을 더 감동으로 다가오게 하더라고요.. 반겨주시니 그 고백이 더 감사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