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의시의적절한질문의시
#감성치유라이팅북
#어쩌면별들이너의슬픔을가져갈지도몰라+플러스
#예담

시작하면서,
어제 저녁에 도착한 책 ( 정말 저녁였나? 하루종일 어두웠던 동짓날의 어제 )
오늘 아침도 7시가 넘도록 어두워 원래라면 그 시간엔 스텐드 불빛이 필요없었는데 오늘은 그 빛이 필요했다 .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를 밤새 건너고 , 오늘부터 세계는 일정 양씩
밤의 길이를 잘라먹으며 밝음으로 가겠지 .

나도 시집을 일정 양씩 넘기며 물이 차듯 찰랑찰랑한 마음이
된다 . 천천히 따라가고 싶었는데 리뷰 일정이 빠듯해서 그럴
수 없는게 조금 아쉽지만 , 그렇다고 긴 밤이 당장 짧아지는 게
아닌것처럼 , 다 읽어도 어디론가 증발되듯 시가 사라지진 않을
것을 안다 .
예쁜 컬러 펜이 더 있음 좋겠구나 . 검은 붓펜 만으론 부족해

나의 슬픔을 가져갈 별을 찾아보면서 ..끄적끄적 ~

도연명의 잡시ㅡ에 이어서 삼행시 짓기

은 ㅡ 밀하던 간밤의 꿈은 눈뜨니 찰라였다
하 ㅡ 룻밤의 꿈이 남긴 여운은 길었고 내용은 모호한 채
수 ㅡ 수께끼만 잔뜩 , 비릿한 예언처럼 남았다

소 ㅡ 중하게 간직한 내 사랑을
나 ㅡ 무야 네게만 , 너에게만 들려줄게
무 ㅡ 한한 사랑의 헛된 완성을 꿈꾸던 때가 내게도 있었다고 ,
아낌없이 주는 너처럼 . 내게도 마냥 물을 끌어올리던 그 생명같은
사랑이 있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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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2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22 15:59   좋아요 1 | URL
크흡~~ 칭찬에 고래처럼 춤추잖아요 ! ^^ ㅎㅎㅎ 감사합니다!^^
 

동지 (冬至 ) 겨울이 이르럿다는 뜻의 동지 . 가를 지 支인줄 알았는데 , 이를 지 至 였다 .  24절기의 스물 두번째이고 겨울의 절기 중엔 입동 (立冬) 과 소설 (小雪) 대설 (大雪) 다음에 오는, 한 해 중 밤이 가장 긴 날을 말한다 .

애동지 , 중동지 (中冬至), 노동지 (老冬至) 가 있다고 하며 , 애동지엔 팥죽을 쑤는 일이 없다 . 아이들에게 좋지 못하다는 설이 있고 , 이 날의 일기 (日氣)가  온화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 , 사람들이 많이 죽는다는 얘기와 동짓날 추위가 오면 풍년의 징조라고 했다고 ,  또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는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

 

애동지를 다룬 소설은 2016 현대문학상 수록작 중 , 이순원의 단편 [ 시간을 걷는 소년 2 ]가 있다 .

어릴 적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유가 애동지의 날에 본래라면 끓이지 않았을 팥죽을 소년이 좋아하고 원해 끓였다가 할머니가 그날로 돌아가신다는 이야기 . 자라면서 내내 그 일을 가슴에 품고 사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 동짓날에 한번 찾아봐도 좋을 이야기 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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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1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지 세 가지 잘 몰라서 찾아봤는데 이번은 애동지는 아닐것 같아요.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지만 오늘 밤부터 매서워진답니다.
그장소님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하루되세요.^^

[그장소] 2016-12-21 12:35   좋아요 1 | URL
네 ~ 중순도 지난 듯 하니 ( 음력 으로봐야하는건데 ..이런 ..) 노동지 아닐까 했네요. ^^ 달달한 동지팥죽 챙겨드세요!^^

yureka01 2016-12-21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동지 팥죽 ...땡기는 날입니다.. ㅎㅎ

[그장소] 2016-12-21 12:34   좋아요 1 | URL
그렇죠? 많은 분들이 벌써 동지 팥죽을 공유해주시더라고요. ㅎㅎㅎ 사진일 뿐이지만..^^

겨울호랑이 2016-12-21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맛있는 팥죽 드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그장소] 2016-12-21 18:42   좋아요 1 | URL
ㅎㅎㅎ겨울 호랑이 장가는 갔는지 모르겠어요. ^^ 날씨가 이래서요..비가오는 동지!^^
겨울호랑이 님도 맛난 팥죽 챙겨드세요 !^^

겨울호랑이 2016-12-21 18:30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센스는 정말... ㅋ 내용을 단번에 이해못하는 겨울호랑이입니다. 겨울에 비가 와서 그럴까요? ㅋ

[그장소] 2016-12-21 18:44   좋아요 1 | URL
동짓 날 밤이 길어서도 또 날이 추우면 호랑이 장가간다는 얘기가 있데요 . 여름급작스런 비에 호랑이 장가 간다 ㅡ여우시집간다 ㅡ로 알고있었는데 ..겨울 호랑이 장가 가는 날도 있다니 신기하죠?

겨울호랑이 2016-12-21 20:11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덕분에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었네요^^: 편한 밤 되세요

cyrus 2016-12-21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날씨가 따뜻한 걸로 봐서는, 내년에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군요. 날씨가 미치니까 세상, 사람도 미쳐가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장소] 2016-12-21 18:29   좋아요 0 | URL
에휴 ~ 이젠 기후변화 때문에도 , 사람살이가 달라진 때문에도 이전의 구전은 말그대로 그랬답니다 ㅡ가 되는것 같아요 . ㅎㅎ

후애(厚愛) 2016-12-21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개 짙은 동지였어요. ㅎㅎ
날씨도 흐리고 이런 날 팥죽 먹어야하는데 못 먹었어요.
그장소님 맛있는 저녁 드시고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그장소] 2016-12-21 18:41   좋아요 0 | URL
아 ~ 후애 님도요! 여긴 비와요. 아까부터..
ㅎㅎㅎ 비내리는 동짓밤 보내게 생겼어요.
 
이별의 재구성 - 제28회 신동엽창작상 수상작 창비시선 306
안현미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낭만적으로 ㅡ

 

    엉뚱해지고 싶은 밤이고 편두통은 두통보다 슬프다는

게 네 생각이야 말의 어원을 거슬러가다보면 '사랑'은 '생

각'에 도착해 알면 알수록 엉뚱해질 수 없다는 건 내 생각

이고 말을 더듬은 녀석은 엉뚱을 'ㅇㅓㅇㄷ ㅓ ㅇ ㅣㄱ ㅏ

ㄸㅜㅇㄸㅜㅇㅎㅐ' 로 분열시키고 있지 그런 점에서 우리

는 조금씩 기우뚱하다고 고백해도 될까 ? 고백 같은 건 역

시 하지 않는 게 옳아 우리가 언제 슬픔을 홀대한 적이 있

던가 ? 슬픔이 우리를 홀대한 적 없듯 사각사각 갈아마시는

주스처럼 사각사각 갈아마시는 슬픔 아무도 주목하지 않

은 가운데 태어난 불만이 불편을 죽이고 불만이 가득한 불

편한 사랑이 되는 너무도 상투적인 이야기 , 혹은 동어반

복 ,혹은 이구동성 , 혹은 무한 루핑의 생각 생각들 말의 엉

덩이를 따라가보면 '생각'은 '사랑'에 도착해 엉덩이가 뚱

뚱해도 엉뚱해도 된다면 나는 너를 생각해 랑만적으로 !

 

ㅡ본문 30 쪽에서 ㅡ

안현미 시인의 시집 [이별의 재구성]중 ㅡ

 


 

쇼스타코비치 / 영화  [등에]ㅡ 에 나왔다는  모음곡

Romance from The Gadfly suite , Op . 97 No . 8

 

등에라는 영화를 찾다가 밤을 꼬박 새워버리고 말았다 .

이웃의 노래 블로그에서 겨우 몇 개의 정보만 건졌다 .

아내의 죽음 , 그 황망함과 쓸쓸함 ... 아름답고 슬픈 선율 ㅡ

이라는게 그 곡을 알려준다 .

 

영화는 못보고 밤 새 음악만 반복 듣기한 오늘 ,

미치게 피곤한데 왜 누우면 쇠파리가 성가시게 하는 것처럼

달라붙은 생각이 잠으로 떨어지지 못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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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떨어지면 안되는 것처럼 때가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믹스커피를 마신다 . 처음의 그 뜨끈함이 좋아서인데 이 믹스커피는 녹차처럼 온기가 오래가지 않는다 . 일단 식기 시작하면 순식간인 녹차와 , 다르게 처음만 뜨겁고 내내 닝닝한 온기의 믹스커피.
그래서 늘 뭔가 아쉬운 믹스커피 . 조금더 오래 따끈할 순 없는거냐며 식은 믹스커피를 한 모금 입에 물고 천천히 목 뒤로 넘긴다 . 달달함은 금방 심심했던 입 안을 ...... 언제 그랬냐는 듯 오래오래 끌고가다 마침내 사라진다 .

첫 시작의 열띤 응원과 애정이 무색하게 도깨비 , 김은숙 표 드라마는 영 , 못마땅했다 . 차고 넘치는 아름다운 풍경과 화보스러워 움직임이 정지한 듯한 모델 같은 두 남자와 권여선의 ‘ 당신이 알지 못하나이다 ‘의 다언처럼 당당당당 해맑은 은탁의 웃음에도 잠시 눈을 주고 나면 허무했다 .

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 왜 이렇게나 할 말이 없어질까 , 궁리를 해보니 스토리의 부재였달까 . 상상력의 부재였달까 . 너무 친절해서 다른 상상을 할 거릴 만들어주지 않음이랄까 . 그런 것들이 둥실 떠오른다 .
4회까지 가서야 도깨비는 도깨비 신부와 만난다 . 그전엔 뭐지 ! 이 아이 하면서 도깨비 신부 자격을 놓고 그 얘기로만 무려 4회를 이끌어 간다 . 바깥의 우리는 이미 그녀가 도깨비 신부구나 다 알고있는데 , 그만 극 속에서 모른다는 듯 시침을 땐다 .

화면들은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해서 바로 모니터를 오려내고 싶어진다 . 그렇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나는 농담이다 ‘ 하듯 아주 비린 슬픔을 약간의 향기여운처럼 남기는지라 , 곧 무슨 향기였는지 쫓아갈 방도가 없게 하는 , 그러니 물어야겠다 . 무슨 향이냐고 , 스무 살 어른이 되면 써야하는 그 향기는 ......

그러다 보니 , 중독된 거구나 하고 ,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 뭐에 ? 긴박한 스토리에 ......몰아치고 후려치고 내내 보는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런 이야기를 믹스커피 끊지 못하듯 원하는구나 . 알게되는 ,
당이 떨어져 필요했던 순간은 잊고 , 계속 뜨겁지 않다고 투덜대는 지금의 나처럼 .

5회 쯤이나 되서야 저토록 천천한 화보가 무슨 의도인지를 깨닫는다 . 순 내 방식대로의 이해지만 , 그 이해가 맘에 든다 . 너무나 속도를 원하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아름답고 , 멈춘듯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 돌아보면 아름다웠지 깨닫게 되는 젊은 날의 반짝임을 오래 오래 기억하며 그때가 그랬지 . 찬란해서 딱 시간을 멈추고 싶었다 . 하는 그 순간을 체감시켜 주려는 다분한 의도 .

그렇게나 아름다운데 천천한 풍경으로 가득하고 , 별 스런 이야기 아닌 분명 달콤하고 치명적인 기억이 될 사랑이야길 이렇게 전하는 이유에 대해 . 저승사자와 도깨비의 그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살아도 살았다 할 수없는 처지를 화보처럼 보여준다 . 기막히게 우리 ˝ 스럽다 .
보아서 안다˝ 는 것과 직접해서 경험을 하는 것과는 얼마나 다른지 , 스마트 폰을 처음 받은 두사람은 보면서 알던 것과 실제하는 감각이 얼마나 다른지 , 깨닫게 했으니까 .

그렇게 안다˝고 하는 것이 내 감각이 아니라는 걸 이 천천한 드라마가 보여주˝었다 . 또 보면서 멀리 남의 일처럼 즐길 뿐이지만 , 그 아름다움은 바로 뛰어들어 내 것화 시키고 싶은 욕망의 관전이 된다 .

은탁이 말한다 . 어떤 아내를 원하세요 ? 알콩달콩 애 낳고 잘 살아봐요 . 현실은 이런거다 .
멀직한 이야기가 아닌 애를 낳고 , 알콩달콩 그런 거라는 걸 . 다짜고짜 처들어 오는 사랑 . 사랑해요 하면서 돌연 고백하며 나중에야 뭘 한거지 , 뒤 늦게 가슴 속에 들어오는 말의 여운 ,

그냥 지나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 알고보니 심장에 꽂힌 걸 5회 6회를 지나서야 알게되는 ......사랑 .
그 말이 내 속에 들어가 씨앗이 되고 사랑의 물리학이 되고 , 심장이 마구 진자운동을 하게 만들었다는 걸 알게하는 시간 . 도망가고 싶게 만드는 원체험 . 그들은 이제서야 천천히 감각하는 인간이 된다 . 살아도 산게 아니었던 그 사람들은 ,

바깥의 우리도 , 그제야 알게된다 . 감각을 하라 , 자신이 직접 부딪혀서 .....은탁이 자소서 외듯 말하는 사고무친에 이모의 구박 아래서 어쩌구저쩌구 하던 전형에서 , 내 것아닌 삶에서 나와서 , 나 삶은 이랬고 저랬다고 말할 수있게 현실로 불러다 놓는 것을 겨우에야 알게된다 . 쓸쓸하고 찬란하 神˝ 도깨비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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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0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보신다고 하셔서 저도 조금 봤는데 화면이 예쁘더라구요. 어쩐지 겨울에 방영하는 드라마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장소] 2016-12-20 23:31   좋아요 1 | URL
뮤비를 뚝뚝 떠다 놓은 감각의 영상들 , 멋지긴 해요.
공백이 많지만 (스토리의 !)

2016-12-20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20 23:30   좋아요 1 | URL
음 , 저 지금 티빙 으로 보고있거든요 ! 사이트 티빙 검색해서 들어가시면
가입하고 , (어쩜 지금 이벤트중일지도 , 한달간 무료시청 가능한데 )
그렇게 보는 중 , ^^

책읽는나무 2016-12-20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유 멋지죠???^^
풍경들도 너무 이쁘게 찍고 말이죠
원래 김고은이 팬이었는데 공유는 예전부터의 팬이어서 공유만 보이더라구요.
아직 도깨비를 제대로 못보고 티비 틀면 대충 보여주는 두 회분만 봤는데 그래도 좋더라구요.
나중에 무료보기로 넘어가면 한꺼번에 찬찬히 보려구요^^

[그장소] 2016-12-20 23:32   좋아요 1 | URL
저도 공유 팬 !^^
김고은도 좋아라하고요!
어쩜 영상이 이렇게 이쁜지 몰라요!^^

꼬마요정 2016-12-20 2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도깨비랑 저승사자랑 잘 되면 좋겠어요.. 한 때 그 찬란한 빛처럼 반짝거리는 모습이 흑백 처리 된 듯이 추억처럼 남아 있는 느낌으로요. (응? 도대체 무슨 말이죠..?) 그런 쓸쓸한 느낌이 울컥 올라오네요..

[그장소] 2016-12-20 23:34   좋아요 0 | URL
그렇죠 ? 도깨비는 도꺠비대로 사랑이 아프지 않았음 좋겠고 , 저승사자는 저승사자 대로 , ^^
아직은 두 인물 모두 아침 이슬처럼 아슬아슬하니까 ...으! 감성 돋는 댓글 넘 좋아요!^^

보슬비 2016-12-20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신랑과 함께 본방보는 드라마예요. 너무 이뻐서 한숨이 나요... ㅠ.ㅠ

[그장소] 2016-12-20 23:35   좋아요 0 | URL
예뻐서 정말 , 한숨나죠! ㅎㅎㅎ
드라마 볼때는 공유만 보이다가 끝나면 김고은 목소리만 둥둥 떠다녀요.. ^^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문학과지성 시인선 R 1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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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이마에는물결무늬 자국」은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알록달록한' 허기들 ,

삶의 풍경들을 만들어나가는 허기의 정체에 대해 말하고 있는 시집이다 . 그리고 그 제일 앞에 오는 것이 시인 자신의 , 시인으로서의 허기 , 시에 대한 허기이다 .

그런데 내려놓아도 이내 마음속에 되살아나는 그 열망 , 우리가 지상의 가장 낮은 곳을 지나갈 때를 기다렸다가 불쑥 솟아오르는 그 '노래' 를 , 헛것이라고 내칠 수 있을까 . 그런 열망을 우리는 , 은유적으로 , '깊은 오후의 열망' 이라 이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

ㅡ 심재중 해설 중에서 ㅡ

 

 

비에 젖어 , 슬픔에 젖어

 

그러니까 그 나이였다 ...... 시가

날 찾아왔다 . 난 모른다 . 어디서 왔는지

 

ㅡ 파블로 네루다 , 「시」

 

오래 시를 쓰지 못했다 . 그리고 추석이 왔다 . 추석에는 어

머니 사시는 고덕동에서 대치동 형님 집까지 올림픽대로를 타

고 갔다 . 영동대교를 지날 때 주현미의 ' 비 내리는 영동교 ' 가

생각나 , 그 노래를 부를까 하다가 아내가 한소리 할 것 같아

그만두었다 . 그러나 막 영동대교 다리 밑을 지나자마자 , 그

노래의 다음 구절인 ' 비에 젖어 , 슬픔에 젖어 ' 가 입속에서 터

져 나왔다 . 내가 부르지 않아도 노래는 흐르고 있었다 . 비에

젖어 , 슬픔에 젖어 노래는 내가 영동대교 다리 밑을 지나가기

를 , 지나갈 때는 좀더 유치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21쪽 .

 


 

 

밤 비 내리는 영동교 - 주현미

밤비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마음
그사람은 모를거야 모르실거야

비에젖어 슬픔에 젖어 눈물에 젖어
하염없이 걷고있네 밤비내리는 영동교

잊어야지 하면서도 못잊는것은
미련 미련 미련 때문인가봐


밤비내리는 영동교를 헤매도는 이마음
그사람은 모를거야 모르실거야

비에젖어 슬픔에 젖어 아픔에 젖어
하염없이 헤매이네 밤비내리는 영동교

생각말자 하면서도 생각하는건
미련 미련 미련 때문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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