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6.9.10 - no.008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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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영이란 분은 첨 접하는 이름이다 . 그냥 스쳐 지나간 많은 작품해석가들 중 한 분일지도 모르겠다 .

연휴기간내  틈틈이 보려고 한건데 , 책을 진득하니 들고 있기가 퍽 어려웠다 . 아마 어딘가 불편한 컨디션이 문제이지 싶은데 그래서 끝까지 다 못보고 겨우 김연수작가 편까지 왔다 . 이번 책은 정말 나를 위한 책 같았다 . 좋은 작가들이 넘 좋게 배치되어선 마치 양이나 어린 소나 말들이 여기저기 풀어져서 한가로이 풀 뜯는 방목장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심정이랄까?

한 작가 한 작가 모두 다시 짚어내고 플 만큼 좋았는데 , 잊고있던 옛작품을 떠올리게해서 다시 꺼내 읽어보고 싶게 한  조경란 작가의《 불란서 안경원》에 대한 글도 , 개인적으로 이번 해에 최고 작품집으로 여기고 픈 권여선의 《안녕,주정뱅이》도 , 내겐 신예작가로 보이는 최정화 작가의 글도 , 넘 좋아서 마냥 즐거웠다 .

이전 권들을 놓친게 새삼 배가 아프고 아프다 .

중간에 이렇게 끄적이게 한 대목은 다름 아닌 노승영 님의 김연수 작가와의 대담에서 였는데 , 다름아닌 ㅡ^^

우리들은 좀 안다 . 김연수를 줄기차게 읽은 분들이라면 그가 음악에 얼마나 목말라하는지 ,크크크 ~

그런데 이번에 이 글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 김연수작가의 허접함 혹은 대단함 쯤이라고 해얄까?

그가 좋아하던 음악을 접은 일이 신윤철이란 사람 때문인데 , 이 사람이 누구냐면 저 음악광들은 다 알만한 신대철의 동생 , 그러니까 신중현의 아들인거다 . 신윤철과 자신의 음악을 비교하고 음악을 포기했다는 부분 . 기타 연주자인 신윤철의 음악적 천재성과 비교를 감히 (응?) 했다랄까 ...

 

멋지기도 하고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단 속담이 왜 생각이 나는지 ... 물론 나는 신윤철이란 사람의 위대함은 제대로 모르는데 , 하룻강아지의 무지에서 오는 건방짐이랄지 하는 부분은 알겠는거다 . 신중현이나 신대철하면 다들 알만하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ㅡ 대한민국 음악사에 꽃들이기도 한 저들과 견주었다는 말과도 비슷하게 들려서 퍽 재미가 있었다 . 엉뚱한 작가는 예전부터 이런 허접함 , 혹은 요즘 말로 허당끼를 갖고 있음 덕분에 지금의 핍진성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단 웃긴 생각 ...혼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책을 보다가 기어이 이 부분을 끄적 거리고 간다 . 재미지다 !!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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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6-12-15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스트 일찍 사둘꺼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노승영은 전문번역가이신데, 인문,사회과학 번역도 있지만, 저는 과학책을 읽다가 몇번 접했습니다. (과학전문번역가는 몇 분 되지 않다보니...)
http://news.bookdb.co.kr/bdb/sciencePlus.do?_method=detail&sc.webzNo=26510&Dnews

[그장소] 2016-12-15 21:32   좋아요 1 | URL
아 , 그렇군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뉴스의 기사들로나 과학칼럼을 접하는지라 , 이런쪽에 정보와 영 거리가 머네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 ^^
 
L의 운동화
김숨 지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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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정리 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 한 조각이라도 전해보는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

 

 

" 말로 쓰는 것에 한계가 있다 .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못한다 . 분명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 " 라인 홀트너를 좋아한다고 , 말하며 작가 김연수가 "죽음의 지대"라는 걸 이야기 하는 부분이다 . " 그곳에 가면 언어가 제일 먼저 끊어지고 , 모든 인식이 끊어지고 , 공백상태가 찾아온다 . 그걸 지나야 8천미터 위로 올라갈 수 있다 " 라는 식으로 멋있게 표현했어요 *ㅡ라고 ,

이 부분을 몇 번이나 다시 , 다시 읽으며 어쩌면 조금 , 아주 조금 옮겨볼 수 있는 것들을 생각했다 . 엄청 더디고 느린 걸음으로 , 그러나 빠르게 부식되고 공기 중에 해체되고 있는 L 의 운동화에 대해 , 그 낡음과 소멸의 진행을 낱낱하게 지켜보는 이의 눈이 되어서 한마디라도 할 수있다면 , 그럼 될 것만 같다고 ...

 

노트만도 열장은 넘을건데 , 사념만 들끓고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나는 포기해야 하나보다 하고 있었다 .  이 대담들을 읽기 전까지는 , 마치 같이 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듯 떠들어준 덕분에 내 기억이 조금씩 그 온도에 반응을 보인 것만 같다 . 잔뜩 공기 중에 노출이 되서 화학 반을을 일으켜 열화 (劣化) 된 것처럼 , 그렇게 스르륵 !

 

 

저마다 다른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 L 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사건의 현장을 같이 한 동기들끼리 모여서 서로의 기억 조각을 꺼내 이리저리 맞춰보면서 누락된 어느 지점에 대해 먹먹하게 말을 잇던 장면들 ....그래서 였을게다 . 김연수 작가의 말에 반응한 것은 ,  따로 놓고는 짧게 말하며 지나갈 수 있지만 전체로 정리가 되진 않던 용기를 내게 한다 .흩어진 마음을 경화 (硬化) 시킬 필요가 때론 있다 . 복원같은 건 아니겠지만 , 어쩌면 복원 일지도 ...마음 복원 .

 

" L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런데 저마다 꺼내 놓는 기억들이 조금씩 달랐어요 . 미묘하게 다르기도 했고 , 약간 다르기도 했고 , 완전히 다르기도 했어요 . 기억에도 시차 (時差) 같은 것이 존재하는 걸까요 ?"

"...... 그런데 신기하게도, 완전히 다른 기억들의 경우 오히려 일치를 보는 것이 쉬웠어요 . 어느 한쪽이 자신의 기억이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고 지레 포기 하거나 , 어느 한쪽이 강력하게 자신의 기억이 맞다고 우기거나 했으니까요 . 문제는 아주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기억들이었어요 . 그런 경우는 어긋난 부분들을 맞추기가 어려웠어요 ." (132 쪽 )

 

 

맞추기가 어려운 미묘한 이야기를 , 아주 거대한 몸통조각을 우리는 알고있다 . 역사라고 부르는 것들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 ... 미세한 차이란 목격자가 아닐까 ...저들처럼 서로 맞다고 혹은 틀리다고 말할 증거인들 , 알 것도 같지만 내것이 그 시간에 있었으니 옳다고 주장한다면 , 지금에 아무도 없고 그저 전달자들만 있는 지금은 무엇을 믿어야 할까 . 자신 혹은 자신이 따르는 믿음의 방향에서 전해주는 것들을 그저 바라 볼 수 밖에 없지 않나 ? 그렇기에 L 의 운동화를 두고 그의 어머니는 모르겠다고 , 저것이 그 L의 운동화라니까 그런가보다 하지 ... 사실 아무것도 선명한 감각으로 알게 되는 건 아닌 것들 .

 

 

속삭임 처럼 비물질인 주제에 물질처럼 형태를 감지하게 하고 , 운동화인 주제에 인공의 물질인 주제에 자연 유기물처럼 부패의 냄새조차 산 것들을 따르려하는 운동화 .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어쩌면 이 역사라는 것이 전부 허구같다고 , 그러가보다 하니까 그런가 하지 , 하듯이 ......

 

그렇기에 그렇게나 애를 써 증거라는 것을 남기고 추억할 방법 따위를 오래오래 전달하려고 있는 것일  복원가들 , 혹은 역사가들 연구자들 , 학자들 그렇겠지 . 허구의 토대를 믿을 만한 것으로 단단한 실체로 만드는 사람들 . L의 운동화를 읽으며 푸슬거리며 흩어진 마음들이 또 동시에 그 노력 때문에 다시 단단하게 뭉치며 모양을 보이고 있다 . 지금 .

 

지나간 역사의 한 토막을 섞는건 피하고 싶다 . 가능하다면 , 이대로 이 부분 우리가 보는 몸통이 사실 누구의 주장대로 전부 진실은 아닌거라고 , 그 기록들조차 보여지길 위해 쓰이는 것들이니 지금은 , 그저 자신이 신고 있는 운동화가 전부인냥 살아야 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

네가 잘못했네 , 내가 잘못했네 하는 한숨나는 이야기들은 멀리 에둘러 가면서 ... 보이스의 죽은 토끼를 끌어안고 그저 다독다독 내 기억만을 내가 아는 전부로 알자고 할 수 밖에 ......어떤 상태를 뛰어 넘어 8천미터 위로 올라가듯이 공백의 상황까지도 품고서 ......

 

*ㅡ의 부분은 악스트08호, 052 쪽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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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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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ㅡ김경욱
문학과지성사

 

 

슈퍼내츄럴이란 미드를 보다보면 윈체스터 형제의 사투가 그려진다 . 천국과 지옥, 인간 세상을 두고 천사와 악마들이 또 악마를 퇴치하는 퇴마사들이 치열하게 싸우는데 정작 피해를 입는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은 제대로 보여지지 않고 모두, 언제나  그렇듯 피해자와 가해자로 또 중간에 낀 해결사들만 난무하는 것들을 보곤 한다 . 왜 갑자기 윈체스터 형제 이야기 냐? 이 책에서 처음부터 다루는게 제이슨이 만들려하고 또 글 중에 언급되는 총기 , 콜트 , 카빈 때문이다 . 콜트 하면 나는 윈체스터의 라이플 이란 이름이 저 위의 슈퍼내추럴과 동시에 떠오르니까 ... 전쟁을 모르는 내가 연상을 하는 방법이 다소 이렇다 .


세상의 진화에  한 부분이겠지만  불행의 한부분이기도 한 ,사실 이 모든 재앙은 속도를 제어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한다 .  빠른 불 , 발화 ㅡ
증류기술로 ( 조니워커?)위스키를 만드는 제이슨은 아끼는 사냥개를 옥수수 밭에 풀었다가 어스름에 덮쳐오는 개가 늑대인지 자신의 이름을 붙인 애정하는 개인지 모르고 발포를 하고 , 또 돈을 좀 더 벌어 보려다 불행히 그 자리에 나타난 부보안관를 총으로 죽게한다 . 그리곤 긴 30년의 수감시절중 14년 형기를 채우고 있는 중이다  . 

여기까지 오기 전에 김경욱 작가는 특유의 재치를 짤막한 농담처럼 던지듯 글을 써낸다 .
짦아진 증류기는 제이슨의 술을 유명하게 만들었고 총신도 역시 점점 짧아져 휴대가 편한 형태로 진화한다 .


빠른 것은 무딘 것과 같은 거란 생각을 한다 . 섬뜩하게 날카로운 칼과는 다른 살인법 . 멀리 안보이는 것을 향해 마구 발포할 수 있는 광기 . 총탄의 상처는 입은 적 없지만 생살을 뚫고 순간적으로 들어가는 어떤 걸  상상은 해볼 수 있다 . 뜨겁고 무겁고 진득하게 아픈 것 같다 끝나는 생명 . 물체에 맞으면 정지하는 빠른 회전력처럼 . 어떤 생명 역시 그렇게 끝날 수 있다 .  또 우리 땅에선 불시착처럼 30년 전 총기난사사건을 만드는 이 이야기의 시발점 . 
개와 늑대의 시간 ㅡ모든 것들의 혼란시대를 그리는 슈퍼내츄럴 , 그리고 13일의 금요일을 떠올리게하는 제이슨 .
불행의 고리가 어떻게 불특정다수에 재앙을 가져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일상을 그저 살 뿐인 이들이 무참하고 무디게 잊혀지는지 카오스처럼 그려낸다 . 이 속도의 시대에 어스름을 그려내는 법 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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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6-12-15 0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콜트... 딘과 샘이 확실히 떠오르는군요. 거기다 불사조 에피까지 ㅎㅎ 수퍼내추럴 정말 재밌게 봤는데 딘이 악마가 되고나서는 안 봐지네요... 뭔가 봐야할 거 같은 부채감은 있어서 꼭 봐야지.. 하는데 말입니다.^^

[그장소] 2016-12-15 07:11   좋아요 0 | URL
아..거기까지 보셨군요. 저도 밀린 미드 주행했었는데 ~ 이야길 이젠 이 두출연자를 위해 억지로 만들고 있어서 질리는 중예요.^^
 
[eBook] 위도우 THE WIDOW: 비밀을 삼킨 여인
피오나 바턴 지음, 김지원 옮김 / 청림출판(주)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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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첫 가입 축하로 받은 e-book 포인트가 있어서 구매한 책이었는데, 나름 고민하고 고른게 이렇게 실망스럽다니 , 무지하게 속상하다 . 문학적인 문장이 있기를 하나 마지막에 끝내 반전이라도 있겠거니 하고 기대했는데 어쩌면 이렇게 지면을 날로 , 아니 화면을 날로 먹을 수 있지? 그런 뻔한 내용들을 ,  나는 구성해서 못 쓰고 쓸 생각도 안하니까 그점은 대단하게 생각해서 최소한 별점은 주긴한다만 , 작가로 출판사로 좀 양심에 , 아니다 . 뭐 이보다 훨씬 더 저질의 책은 많고도 많다 . 일단 스토리를 이어가긴 하니까 ...

 

아. 별 하나 더 뺄까? 이걸 끝까지 읽은 내가 넘 대견하다.. 시간이..아깝고..내 선택이 아깝고 , 포인트가 아까워 읽은거지만. e-book도 충분히 리뷰들을 보고 골라야겠다 .

 

 

미망인을 뜻하는 제목. 남편이 죽고 비밀을 간직한 여인을 몰아갈 듯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런데 그 부분까지가 참 길고 지루하다 . 공범이냐, 아니냐하는 문제와 감응형 범죄이냐 아니냐를 놓고 추적하는데, 그걸 떠나 그녀의 진짜 비밀은  제목 자체에 있다고 해야겠다 .

 

소아성범죄자들의 지능형 범죄의 사례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 우리나라에선 공공연하게 남자들의 포르노를 허용한다 .( 법적허용은 모르겠지만 일단 온라인 사이트베너만 해도 온통 그런 유도 광고세계들) 그걸 안보는 남자는 어딘가 비정상인 것처럼 몰아가면서 친구들 끼리 찌빠귀 폴더니 직박구리폴더니 하며 비밀 폴더 공유 어쩌고 하고 , 농담들을 여자들은 모르는 말인 것처럼 주고받으며 킬킬 대는 걸 본다 .

 

야동얘기 (야구 동영상?) 라는 것을 아는데, 아는 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의 경우는 모르는 척한다 . 알고 싶지도 안다 . 영화의 수위가 높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같다 . 포르노는 포르노다 . 포르노를 의식하고 찍는 영화니까 . 그 영화에 뭐 , 만든이의 자기 철학이야 있을 순 있겠지만 벗는 건 다 같고 몸도 , 사람도 같다만 받아들이는 각각의 사람이 다르다 . 의식도 다를 것이고 .

 

그냥 영화에서 벗는 것과 포르노에서 벗는 게 무슨 차이냐 하면 기승전결이 다르다는 것 . 정도로 나는 이해한다 . 내게 이해한다고 될 일이 아니겠지만 ,  아무튼 나는 범죄욕구가 불법 포르노 순환에서부터 발생한다는 프로파일에 대게 동의하므로 , 그걸 본다고 전부 범인이란 소리냐 하면 할 말 없지만 잠재성은 있다고 .

일단 불법적 루트에 한번 이상 접촉을 한다는 것이 되는거니까, 한번이 두번도 , 되지 말란 법이 없고 말이다 .

 

아 ,그래서 글 속의 남편은 자기 개발(?)을 하셨다가  뒤늦게 찾은 자아 덕에  예상치 못한 죽음도 맞이하지만 , 말이다 . 글 속의 경찰도 참 능력이 딸리긴 우리 나라와 다를 게 없이 의욕만 앞서서 제대로 짚어 놓고도 증거를 못 잡는다 . 처음 파란 벤 ㅡ을 추적하던 때부터 침착성을 유지했더라면 좀 더 빨리 사건과 가까워 졌을테고 그럼 범인이 살았을때 모든게 알려졌을 텐데 ...

 

아이를 잃은 엄마의 입장이나 기자들 , 경찰들의 입장은 그런대로 사실적인 부분 같아서 나쁘지 않았다 . 슬픔에 침몰되는 사람들도 물론 많지만 그 슬픔을 다른 힘으로 쓰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

 

400여 페이지의 사건 파일을 끝낸다 . 이만! 미망인 사건 , 벨라 유괴사건 최종 종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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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 시골에서 책을 고르고.읽고.쓴다는 것
최종규 지음 / 스토리닷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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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제가 자란 마을은 눈을 들면 바로 앞에 커다란 미루나무 숲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 철철이 명아주며 쇠비름이며 바랭이가 지천이고 밤엔 먼 하늘 별빛 같은 달맞이 꽃이 환하게 피었더랬죠 .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말리려고 널어둔 붉은고추들을 뒤엎어 놓고 , 아침엔 뒷꼍의 냇가때문에 안개가 얼굴을 세수시키는 그런 곳이요 . 철철이 나는 건 잡초 뿐아니라 산나물도 산열매도 있었습니다 . 산딸기가 떨어질 무렵엔 찔레를 꺽어 먹고 , 으름열매를 찾으려면 찾을 수도 있는 , 냇가는 물도 깊어 여름이면 겨운 땀에 전 몸을 언제든 받아주었습니다 . 그 시절의 자연이 어쩌면 저를 지금도 책을 읽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이 책을 읽으며 기억해 내게 되었습니다 . 천천한 독서의 즐거움이 뭔지 말입니다 .

뒤늦게 시작한 블로그에 어색한 수줍음이 가실 무렵 , 이웃의 서재에서 엄청난 포스팅들을 보게 되고 했습니다 . 어느때는 순우리말의 어원을 쫓아가고 , 어느 땐 [향수 ]의 가삿말에 나올 법한 ‘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 계집아이들이 아무렇게나 달리며 즐거워하고 , 또 기다렸다는듯 밥상을 차려 맛나게 한끼 식사로 저를 초대하곤 했습니다 . 저도 숲노래님도 잊었을지 모르는 첫인사는 어디에서 시작한 건지 , 어느 포스팅에 붙어있는 건지 , 자신할 수 없게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수의 포스팅이 올라오곤 하는 이웃님인 숲노래 .

확실하지 않지만 , 어떤 말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곳에서 인사를 나누게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그리곤 종종 숲노래님이 올려주는 ‘ 흙에서 자란 내마음 ‘ 같은 사진이 담긴 포스팅에 간간히 안부를 전하곤 했고요 . 사실 이 책을 제가 보는건 민폐가 아닐까도 싶어 수초간 망설였는데 , 그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을 걸 상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냉큼 ˝하우애˝ 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 책이 오고 일주일을 그야말로 돌아서면 밥때가 되고 밥상을 차리듯 곁에두고 그렇게 천천히 읽었습니다 . 꼬박 일주일을요 .
그건 책이 안 읽혀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추억들을 부르는 탓이었습니다 .

고흥은 가본 기억이 없어서 (아마도) 잘 모르지만 , 숲노래님의 이야기로 시골도서관이 알차지는 것들을 마치 곁에서 보듯 실시간으로 본 듯한 기분입니다 . 그리고 책에서 말하듯 ‘시골이웃‘ 과 ‘도시이웃‘이 서로 어깨동무 하듯 즐기며 생각을 되뇌이는 많은 책들의 이야기가 이 한권에 그야말로 고요한 등불을 밝히듯 차곡차곡 담아져 있었습니다 .

제가 작가님들에 노고에 미안해하면서도 한 작가의 책을 읽고 거기서 다른 작품을 들어 책을 되새김하는 것을 멈출수 없듯이 , 가장 좋은 책은 호기심과 다른 탐독들을 부르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 그런데 이 책 역시나 그랬습니다 . 한 장을 넘기면 또 다른 이야기로 살림의 이야기 뒤로 이어지는 책이야기가 잔뜩 잔뜩 있었습니다 . 아이들의 놀이들 갈피에도 조근조근 이어지는 책에 대한 이야기 . 책읽기를 좋아하고 책을 곁에 두어야 맘이 편한 독자들에겐 이만한 선물이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 특히 저와 같이 시골의 향수를 잊을 수없는 독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겠다는 그런 믿음도요 .

빠르게 많이도 , 천천히 하나 하나 생각하며 찾아 읽기에도 분명 도움이 될 ˝ 시골에서 책읽는 즐거움 ˝
추억과 함께 현재의 삶도 동시에 열어볼 수있는 마법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
좋은 책을 보내 주신 ‘ 하우애님 ‘ 그리고 멋진 시간을 만들어주신 숲노래 최종규 작가님 .
감사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 곳 고흥의 시간들을 공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도시에서도 시골을 품을 수있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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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4 2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14 23:02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많은 걸 다보진 못하고 , 눈에뜨이는 것만 일단 보는쪽 입니다. 엄청난 성실과 애씀 이 보이는 분이예요. 하루에도 수없이 올라오는 포스팅은 말그대로 존경스러울지경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