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의 경숙 - 2013년 제58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숨 외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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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빵 구워줄까ㅡ조경란

 


누군가는 버리려 할때 스스로 집을 찾아 오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스스로 나서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도 있겠지 .
여기 아이들은 스스로 나서도 알아서 귀가하는 귀소본능이 있어 다행이다 . 손을 놓는 어른의 불안한 심리가 고스란히 읽히는 소설들은 힘겹다 . 벤치에 데려다 앉혀 놓곤 신발조차 앗으며 꼼짝 말라 해놓고 정작 어디로도 갈 수 없어 죽음을 택한 엄마와 이젠 결혼에서 돌아와  그 엄마대신 엄마의 오븐이 그 자릴 대신 차지하게 해놓고 텅빈 집을 맞이한다 . 오랜만에 조경란의 글 이다.

 

이 단편을 읽느라 오후가 길게 늘어진다 . 지친 발걸음 마냥 ...
엄마의 옥수수빵 같은 애씀이 고모인 나'의 시간에도 여전한 건 좋은복선일까 나쁜 복선일까 ...아 , 그런 복선은 없겠다 . 단지 좋거나 나쁜 상황이 생길 뿐 ... 좋은지 나쁜지는 아이들이 나중에 독백처럼 되새김질 할 성질의 것일뿐 , 지금의 나" 처럼 ... 

시간은 무한 루프속에 갇힌 것 같이 돌고 돈다 . 벗어날 수 없는 유전의 성질처럼 우울질은 나'를 애들의 고모를 위성 처럼 돌아서 아이들도 지치게 한다 . 여긴 없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 조카가 먼 언덕길을 지나 구슬땀을 흘리며 돌아오는 시간에 옥수수빵을 구워줄까...속엣말을 삼키는 고모의 시간 ...
엄마는 빵들을 구우며 뭔 생각을 했을까 . 전설의 화덕이라도 되면 자신 보단 아이들을 구울까 생각을 했었을까 . 그게 안되니 자신이 들어가려고 했나? 헨젤과 그레텔이 만난 마녀가 엄마였을까 .

잔혹 동화같지 않은 잔혹소설 . 아빠는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올케의 가겔 찾아가 취한 밤 ... 어른들은 책임의 자린 다 피하고 싶어하는 중에 혼자 아이들을 거두는 고모의 시간이 노릇노릇 마녀의 화덕처럼 예열되고 있을까봐 섬짓하다 .

밝고 환하게 꾸미려다 실패한 가정들이 가정과 만약처럼 눌어붙어있는 시간에 띠리리리 띠리리 , 고장난 오븐의 알람이 울리는 듯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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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17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옛날빵이라고 말하면 소보루, 단팥빵 이런 걸 들잖아요. 전 어릴 때부터 밤식빵이 싫더라고요. 먼훗날의 옛날빵은 뭐가 될까요.

[그장소] 2016-12-17 05:43   좋아요 1 | URL
음...공갈빵~^^? 푸하핫~
이건 현재도 있지만 ..전 그 밍밍 담백한 맛이 좋더라고요!^^
술빵, 찐빵 , 어릴때 엄마들이 집에서 쪄주는 그것도 좋은데요!
 
[eBook] 구운몽- 김만중 (한국고전소설 7) 유페이퍼 한국고전소설 7
김만중 지음 / 유페이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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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ㅡ김만중

 

 

김만중이 숙종때 유배를 가며 어머니가 적적하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 지은 한글 소설의 하나로 내가 한국고전중에서 한중록에 이어 두번째로 들은 소설이다.
오랫만에 들으니 아버지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사실 여성형 목소리가 읽어주는데도 나는 자꾸 환청을 듣다시피 했었다 .


이런 책은 사실 어릴때 아버지가 들려주시곤 했는데 사씨남정기 부터 구운몽도 그렇고 아버진 이야기 주머니셨다 .
내가 혼자 책을 보기전까진 늘 이야길 좋아하면 가난해진다는데 ......걱정하시면서도 웃으며 들려주곤 하셨으니... 많이 어릴때라 역사 배경이니 뭐니 잘 알리 없었건만 환상같은 이야기를 현실처럼 말씀하는데엔 일가견이 있으셔서는 언제고 새로 듣는 기분으로 빠져들곤 했었다 .
오죽하면 동네에서 아버지의 친구분들도 아버지가 나직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길 좋아하셨을까......
옆에 계시면 그 서늘한 팔을 베고 귀기울여 들을텐데 ...김만중은 어머니를 생각해 얘길짓고 나는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이야길 따라 귀기울인다 .
장자의 호접지몽이 이런 버전으로 나온다니 다시 생각하게되더라는 ......환몽소설이니 뭐니 지금으로 말하면 장르 그것도 환상소설쪽이 되겠다 .

어느 날 잠을 깨니 꿈 속의 나비가 나인가 깨어서 보는 저 나비가 나인가 하는 말을 두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겠거니 ... 생각한다 .
배경도 중국을 다루면서 마치 무릉도원의 한 쪽을 열어 젖힌듯한 곳이라 신선함이 더해지는데 수도가 부족한 수도승을 스승이 한날은 꾸짖고 야단하자 그가 잠시 좌선에 들은 상태로 꾼 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세상의 것들이 이리 좋은것이 많은데 자신은 왜 이러고 있나를 한탄한 성진이란 수도승 꿈엔 양소유가 현실에서 야단 맞은 이유가 된 여덟명의 선녀들을 만나 한 세상을 다가진듯 호사를 누리지만 나이가 들어 저 세상을 내려다보니 걱정이 끊이지 않고 , 갑자기 정신이들은 그를 불러 스승이 말하길 어리석게 '아직도 너는 꿈 속에 있구나' 하는 말이 이 이야기의 흐름이다 .

이전엔 인간 세상의 헛됨이니 뭐니 하고 이야길 들었지만 이번에 들으니 이 이야기는 그저 맘 먹기에 따라 세상도 달리 보인다는 말로 들려왔다 .
그건 멀리 유배지에 있어도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 천상도 지옥도 가능하다는 뭐든 사물이든 현상이든 자기마음 먹기에 따라 달린거란 위로의 말도함께 그러니 행여 유배질 간다고 너무 애닲아 말란 마음 아니었을지...

 

 

 

* 출판사가 달라 검색을 해도 뜨지 않아 다른 컷으로 대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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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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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ㅡ권여선

봄밤에서 지난번엔 그냥 스쳐보낸 종우가 오늘따라 자꾸 생각난다 .은경을 좋아하면서 그애가 조바심치는 것이 재미있어보여 그 애와 친한 소연을 받아드리고 소연을 좋아하는 척 하던 종우였는데 사실 은경도 종우도 내심은 서로 좋아한다는걸 알아서 둘은 소연의 심정을 생각하지 못하고 만다 . 종우는 마음이 가는게 은경였으니 할 수없다는 듯 소연에게 이별을 고하고 둘은 결국  헤어지기로 하는데 집에 돌아가면서 엄청난 고피를 쏟는 소연을 보며 ㅡ자신이 매우 잘못했단 걸  깨닫고 후회를 한다 .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선 

그땐 위로도 뭣도 잔혹한 일이 되고 말았을 상황을 ...
수환과 영경의 상황이 오버랩된다 . 서로 좋아하는 상황은 알지만 어떤 누군가 어디선가 흘리는 코피에 이들은 행복할 수 없고 생을 마감하는 중 
ㅡ 너무 괴로운 내용 이라 다시 읽으면서도 마음이 정말 천갈래 만갈래로 찟기는 것 같았다 .
서로의 죽음만이 서로를 보내주는 안식이되버린 알류커플의 마지막이오늘 밤 피를 뜨겁게 한다 . 시원한 맥주 ㅡ 아니 차가운 소주도 좋겠다 .

 

 

 창비 ㅡ책읽는당 ㅡ8월미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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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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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화 한켤레 ㅡ권여선
( 안녕 주정뱅이 중 ㅡ)

이 단편은 읽으며 치명적 독소를 가진 사람에 대해 오래 생각을 하게 했다 . 독이 약이 될 때도 있지만 그게 넘치면 그대로 독일 뿐이란 걸 알듯이 , 대체 뭘 어떻게하면 독소인간이 되는지 보여주는 소설에 아득한 감정을 품게된다 . 나는 누군가에게 한번 독소인간인 적은 없었나 ......아마 모르긴 ( 정말 몰라?) 해도 있었을 것이다 .

내가 왜 이렇게 생겨먹었나 자신을 후회하면서도 자신을 어쩔 수없는 사람의 대부분이 그럴 것 같다 .
경안이 우연히 TV에 나온 걸 보고 14년 만에 연락을 해온 혜련과 선미는 한때 같은 학교에서 같은 교실 같은 선생님에 수업을 받은 동기 동창인데 , 셋의 인연은 수학 선생님의 독특한 수학수업에 기인한다 .
이전 선생님들과는 좀 여러이유로 차별적 수업을 진행하던 수학선생님의 수업 방식에 경안은 수학이 두렵고 무서워 미친듯 수학을 더 파고들어 그 교과에선 항상 안정적인 애정을 받던 학생였었고 학교 내에서 유독 예쁜 얼굴과 외모로 선망을 받던 혜련과 선미는 그 수학 때문에 경안에 따로 과외를 청하게 된다 .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날 선미는 혜련에 뭐라고 귀엣말을 하고 이후 실내화를 갈아 신어야 하는데 그 둘은 신나게 가버리고 혼자 남은 실내화 한
켤레만 덩그라니 남은 기억이 남아있던 경안 . 그들이 모처럼 반가웠지만 그 기억은 접어둔다 .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되서 연락이 된 그녀들과의 만남 . 그날 경안은 혜련과 선미가 이전 학생때도 그랬듯이 클럽엘 데려가 신나게 놀고 거기서 알게된 예전 방과 후 어색한 헤어짐의 이유가 자신이 그둘을 한심해 했다는 혜련의 말에 어이가 없지만 이후 이어진 이차 삼차에 선미가 아는 곳이라며 끌고간 카페에서 합류한 아는 언니와 한 남자와 재차 경안의 집까지 와서 남은 술들을 마시고 다음 날 선미의 한 마디에 14년 만의 재회는 다신 없는 일이 되고 만다 .

새벽까지 잘 놀아놓고 그들에겐 무슨일이 있었나 ... 선미의 말은 치명적인 위태로움을 친구들에게 전하는 그런 얘기였다 . 물론 경안에게 해당하는 얘긴 아녔지만 혜련은 이후 연락이 없는 채 시간이 간다 .

그랬다 . 이전에도 선미의 쑥덕임이 문제가 되서 오해하고 그녀들은 그대로 멀어진 것처럼 이번에도 회복이 되지 않을 그 옛 기억 속 실내화 한켤레 처럼 찜찜하게 감정을 잠식한다 .

이간질 이란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인간의 심리 ㅡ 대체 예쁘고 우아한 선미가 뭐가 부족해 그럴까 ... 개인이 가진 그 성정에 대해 혹은 성장과정에 대해 우린 아는 정보도 없이 덩그런 실내화처럼 남겨진단 얘기 였다 ...
강력한 폭행의 사건보다 더 섬뜩하게 느껴진 이야기 .
그건 말이라는 것이 가져오는 파급력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했다 .

" 이런 얘기 해도 되나?"
" 무슨 얘기 ?"
"그 남자 , 엄청 지독한 성병에 걸렸대 ."
"그게 너무 지독한 균이라서 그 언니가 결국 자궁까지 다 들어내 버렸
다는 거야 . "
ㅡp. 204 ,205 본문 중에서 ㅡ

차라리 그렇게 되버린 일에 입을 다물던지 , 후다닥 가버린 혜련은 아직 애도 없는데 어쩌냐는 말만 던지고마는 선미 .
첨부터 그런 카페로 이끌고 아는 언니와 그 남자까지 합류케한 저의에 심각한 내상을 입은 혜련에 대해 두고두고 곱씹게 된다 .
그냥 우린 쉽게 한마디 던진다는 것으로 아는척도 모르는 척도 아닌 일의 개입을 할 적이 있지않나 ...경안은 후에 선미의 집을 한번 방문해서 사소한 안부만 서로 전한 적 있는데 거기서 선미에 대해 치명적 인간이란 생각을 품게되는 ㅡ 장면까지 ... 입안이 쓴 얘기였다 .

아마도 선미는 내내 잘 살아온 혜련과 혜련과 같이 놀던 기억에 그녀의 노는 방식을 알았고 그래서 그 카페로 이끈 ...것 이라고 까지 생각하면 나도 같이 독한 인간이 되고 말테지... 의혹은 무섭지만 의혹보다 더 무서운 어떤걸 마주친 기분이 든다 .
치명적 독소를 품은 인간이 되지 말아야지 ...내 입과 혀를 단속코 싶은 읽기 였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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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17 0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명적 독서인간 그장소님 같으니라구~

[그장소] 2016-12-17 05:41   좋아요 1 | URL
ㅎㅎㅎ독소인간이란 소설도 있는데~^^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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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이 층" 이란 단편을 언급해놔서 자연스레 다 말한거 아닌가 하고 접어 두었었다 .

그치만 내가 펼쳐 보인 부분은 극히 한 부분으로 , 바로 찻물에 밥을 얹는 그 장면에 여전히 멈춰져 있다 .

이제 숟가락도 내려놓고 , 입가심도 하면서 본론으로 들어갈 때다 .

어디서 냄새안나? 타는 냄새...?(니 속이 타겠지~뭐? ) 장어 아닌 꼼장어 타는 냄새 말야... (뒤집자^^.) 그 , 그래~!!

주거니 받거니 술도 따라 가면서  (어디서?) ㅎㅎㅎ

후식으로 라면도 좀, 뭐 ...이런 엉뚱발랄 생각으로 치닫는 걸 스톱!! 하고 , 여기서 잠깐 !

무슨 얘긴지 들어 나 보자 !

 

잠시 두통을 행궈내 보려고 산책을 다녀왔다 . 도립 도서관 옆으로 난 무수한 계단은 어제도 벅찼지만 여전히 오늘도 벅찼다 . 한번 지난 길은 더 짧게 느껴진다고 누가 그랬나? 길은 접어도 접히지 않고 , 글 역시나 접을래야 접히지 않는다는게 닮았다 .

내 머릿 속의 무수한 층층 계단 역시 그럴터였다 . 알고서 만든 층"이 그렇고 모르고서 지은 층역시 그러겠지...신형철의 해설이 지어 놓은 층 역시나 견고했고 말이다 .

 

초추의 양광이나 꼬추의 발광이나 ,  장어의 지글거림이나 꼼장어의 지글댐이나 , 돈데보이나 돈이돼 보이나 흣~! 사랑한다고 말이라도 했으면 보내기 쉬웠겠냐고 , 버즈의 노래가 스쳐간다 .

밥에 올려준 굴비가 다였는데 , 마음 껏 울기라도 했으면 시원했겠냐고... 답이 올리 없는 질문을 혼자 숟가락 위에 밥처럼 올려 놓으면서 ,

 

 

 심야식당의 김승우처럼 , 자신만의 고집으로 음식업을 하는 남자와 단골로 만나 썸도 아닌 관계로 가고있다고 믿었던 여자와 남자의 단편적 현상을 층층이 들어내고 보여준 단편.(말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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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물고기 2016-12-17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올해의 책!! 너무 좋았어요

[그장소] 2016-12-17 01:00   좋아요 2 | URL
우리는 아무리 말해도 모자랄 , 안녕주정뱅이 파 ㅡ ^^

AgalmA 2016-12-17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옆에서 저는 주전부리파하면 됨? ㅎㅎ

[그장소] 2016-12-18 00:17   좋아요 2 | URL
아..굴비를 주전부리처럼 뜯고 싶네요. 전 생선 무진장 좋아하는뎅~^^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