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독한 오후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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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가 멎는 순간에 놓인 사람들을 기억하며 , (해리 , 그리고 홀리!)

 

정말 지독한 오후 ㅡ

 

지난 14일에 이 책을 전달 받았다 . 정확히는 15일 밤부터 읽기 시작을 했고 오늘 오후 5시 55분에야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  원래라면 잠자리엔 책을 끌고 들어가지 않는데 너무 힘이 드는 책읽기여서 이 책은 예외로 하자고 , 그러면서 수면제가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책장을 아껴먹는, 사실 싫지만 몸에 좋다고 권하는 어른들의  그 왜 , 알지 ? 하는 과자 조각처럼 조금씩 조금씩 베어 먹었다 . 꼬박  2 주일이 걸렸다 . 이 「정말 지독한 오후」 시간은 ...

 

누군가의 생각이나 모습을 , 일상을 의미를 두고 보면서 잘게 잘게 (마치 마늘을) 다지는 심정을 견딜 수 없이 바라봤다 . 도저히 이건 싫다 느껴지면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 매 단락 그러니까 일상과 회상을 반복하는 그들을 나눠 보여주는 매 순간마다 거리가 필요했던 일이었다고 해야할까 . 그렇지 않은가 ...마늘은 맵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져야하고 , 환기도 더러 해줘야 눈이 맵지 않으니까 ... 몸엔 좋지만 삼키려면 어느정도 각오가 필요한 그런 일 .

 

클레멘타인 (첼리스트) 은 중요한 오디션을 앞두곤 그 일은 뒤로한 채 사람들 앞에 자신이 경험한 일을 얘기하기 위해 강단에 선다 . 대체 목적이 뭐야 ? 하며 따라가보니 그 날의 일을 공개적으로 괜찮다 (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있는 일이고 그걸 겪었고 빠져나오려 하고있다는 ) 는 이야길 듣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그건 마치 딸은 , 딸이란 어쩌면 자라면서도 내내 딸일 수 밖에 없고 엄마의 영향 (그게 멀었건 가까웠건 ) 은 해가 비치면 그늘이 지듯 숙명같이 따라 붙는 것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 클레멘타인 엄마 ( 펨) 의 직업뿐만이 아닌 싫은 친구와 공유하는 엄마를 둔 입장이라면 , 그러면서도 싫은 티를 내면 안되는 복잡한 감정의 상황을 가진  딸이라면 그렇게 복잡한 성격이 될 수도 있는거지 . 아니 비단 클레멘타인의 얘기에만 국한되는 건 아닐거다 . 부모에 영향 받지 않는 자식은 없으니까 .... 전혀 다르면 다른 이유도 , 같으면 같은 이유 역시 그 영향에서 온다는 걸 감안하면 그렇다 .

 

미묘한 감정의 친구 에리카 , 친구 엄마에게 경쟁하듯 사랑 받기위해 나누던 친밀감이라니 ... 참 힘든 친구들이지 뭔가 ?! 외롭고 쓸쓸하고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에리카와 클레멘타인의 우정은 .

가족만 놓고도 사실 벅찬 일을 친구와도 공유하고 나눠야한다면 , 그런게 사회와 삶이 가진 무늬인 거라는 듯 , 관계라는 것이라는 듯 . 

 

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이란 국내영화가 생각났다 . 다 같이 잘 나눈 줄로만 안 우정이 나중에 보니 힘든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잘 포장 된 우정이었다는 사실 . 그 영화에서 건들거리는 친구 역의 주지훈 (인철)이  마지막에 지성 (현태) 에게 하는 말 " 너 참 힘들었겠다 ." 가 내내 이 책을 읽는 동안 따라다녔다 . 매운 마늘향 처럼 .

 

그들이 정말 지독한 오후라고 부르는 그날을 기점으로 일상이 균열을 받는 모습이 유리판 위에 놓인 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듯 촛점을 맞추며 이야기가 진행되고 압력을 가한 유리판처럼 가정의 위기를 모두들 겪는다 . 그건 굴곡이나 왜곡을 판판하게 펴는 일과도 같아서 어떤 부분은 부서지고 이상하며 정상이 아닌 것처럼도 보여지는데 그 과정을 우리에게도 함께 보자며 현미경을 볼 기회를 주는 소설이지 싶었다 .

 

왜들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을 대단하다 하는지 , 알만한 시간였다 . 특히 마지막 장의 비밀은 (준비된) 반전처럼 그러나 , 놀라운 , 그렇지 . 놀라움 그자체였으니까 . 상을 맺은 진실이란 세포를 들여다 보게되니 말이다 . 그렇지 않나 ...왜 그렇게 에리카가 그날 일을  기억해 내려고 애쓰며 해리는 대체 왜 그렇게 언급되는지 알게된다면 , 그 부분이 바로 이 소설의 모든 비밀이랄 수 있는 거니까 ......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겨 배율을 맞추고 보자 숙련된 행동들 덕에 잊힌 사소하고 중요한 일은 , 해리가 떠나고도 (?) 알려지지 않으니까  중요한 거였다고 .

 

지루하던 비가 멎고 해를 보는 시민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날씨가 참 좋다고 인사를 건낸다 . 세 쌍의 부부들 에겐 그야말로 해가 드는 일였고 무른 땅이 마침내 단단해지는 시간였다고 해야겠다 . 읽지 안았다면 몰랐을 모리아티의 세계였다 . 이젠 현미경에서 눈을 들고 , 집중하느라 좁아지고 확대된 시선을 먼 곳을 보기위해 든다 . 아...정말 후련하고 멋진 , 다채로운 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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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2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6
조완선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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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니 , 프랑스를 제대로 알았던 적이 한번도 없다 . 문자로 ,그저 문호의 이름이 프랑스를 대표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 어쩌면 유럽을 뭉뚱그려 대충 인식을 거기 어디쯤 , 하지 않았을까...

이 책 덕분에 종일 프랑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느라 하루가 지나간다 . 코트라에 올라온 정보와 백과사전에 정의된 지식으로의 정보를 본다고 내가 그들을 얼마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싶지만 ,  웃기게도 그런 덕에 알게 된 건 끊임없는 인식변화를 보여주고 있는건 다름아닌 역사라는 과거의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

 

지나간 시간이 어떻게 변할까만 , 한가지 일어난 사실을 두고  세월이란 강이 흐르면서 어제의 강이 내뱉은 말에 오늘의 강은 또 한마디 , 내일의 강 역시 ,  할 말들이 그렇게 층층이 쌓여서 옳고 그른 정의의 문제가 아닌 전혀 다른 독립된 유기체처럼 존재하고 있는게 아닌가 , 하는 다소 기이한 생각이 들어버리고 만다 . 역사라는 사건을 두고 , 이런 비슷한 생각을 누가 했었는데 , 참 , L의 운동화 에서 김 숨작가가 보여준 방식였지 .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 진실을 변화시키지 않고 , 그대로 보존하고자 애를쓰던 모습이 우리의 민주화란 역사가 자라는 샤알레를 들여다 보는 일이었다면 ,  이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은  옮겨진 세포가 일단 지켜지는 것도 문제고 , 발견해 낸 시점에서부턴 환경이 다르기에 살아남느냐 , 묻히느냐의 생사일로에 있었다고 해야겠다 .

 

병인양요 때 강화도의 외규장각에 있던 도서를 가져간 로즈제독과  틈이나면 스케치와 사진을 찍던 쥬베르의 사진전 , 그리고 그의 사인이 들어간 한국의 고서는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걸까 ...그리고 세자르가 고심하던  HCD+277 이 가진 뜻을 쫓던 로렌 (정현선 )과 헤럴드 는 마침 , 세자르의 죽음으로 외규장각도서의 반환이 무기한 연기되어 세미나에 참석한 최규동과 박정민 박사의 도움으로  HCD+277 의 의미를 풀게 되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완간본을 말한 것이란 사실에 놀라게된다 .

 

그런데 , 더 놀라운 사실은 왕웨이가 거래하려던 HCD +277 에 있는게 아니었다 . 세자르는 그 것 말고 더 놀라운 세상의 진주 , "옛날과 현재의 법규를 문장으로 상세히 정리한 책"이라고 만 딸 로잘리에게 알려준 세자르 ,  로렌도 그랬지만 읽는 나도 한자를 이리저리 상상해 내느라 꽤 애를썼는데 , 문제의 답을 알고선 , 허탈했다는 ... 중학교 국사시간에 주관식문제로 나올 때가 있던 답이었던데다가 아 ! 시작하면서부터 제일 앞에 단서를 다 던져 줬는데 이야기 따라가느라 이 힌트는 별로 생각을 못했다 . 그게 작가의 능력이겠지만 ,

 

이제 외규장각도서들은 반환이 되었다 . 독일의 쿠텐베르크 보다 78년 앞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직지심체요절 , 그보다 더 한세기 앞선 전설의 책이라는 "고금상정예문" 을 찾아내 발표를 앞두고 살해당한 세자르 , 끝내 찾아내지 못한 로렌 과 헤럴드 . 그리고 저들 나름의 정의를 만드느라 그럴듯한 모양을 그려낸 프랑스의 고위실력자 " 알렉스의 끝이 어쩐지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외교관계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다른 한 쪽에선 , 동양의 이 작은 나라, 청의 오랜 속국으로만 인식되다가 이 병인양요로 인해 세계적으로 금속활자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시선도 있더라만,  대게의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서 문제라는것 . 오죽하면 우리의 중요 역사여서 따로 외규장각까지 설치해 만들어 놓은 것을 가져가 2~30년을 지하에 쳐박아두다 골동품시장에 나도는 형국이 되는가 , 이 말이다 . 파지로 분류되 있는 걸 돌려달라니 , 그제서야 중요한 것임을 알고 반환을 계속 방해하던 프랑스 .

 

그게 개인이 저지르는 일임에도 나라를 위한 것이 되는 , 이상한 나라 . 권력이 가진 속성이 그런거던가 ?반면 독일에 있던 프랑스의 문화제를 돌려 받는데엔 그렇게 목소릴 높이던 그들의 기준이 자유롭다고 해야하나 , 이중적이라고 해야하나? 이기적인이 맞겠지만 . 그 이기도 너무 당당해서 하는 말이다 .

우리 문화제 , 있을 때 아끼고 잘 지키자 . 잃고나서 외양간 짓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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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물고기 2016-12-29 0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고등학교 때는 가벼히 여기던 문화재가 이제는 그 의미와 아름다움을 알아서 무거운 마음으로 아끼고 싶어요

[그장소] 2016-12-29 01:58   좋아요 1 | URL
아...저희 땐 그것들은 그냥 거기 있는 존재들로 인식했던거 같아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딱 교과서 안의 것들로 ...ㅎㅎ한심하죠^^? ( 해맑게 웃을 일이냐? 뭐 이미 지난 걸~!)

구름물고기 2016-12-29 0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한가지인걸요~늦은 시간이네요 행복한 밤 되세요

[그장소] 2016-12-29 02:3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 네! 구름물고기 님도 굿밤!^^

2016-12-29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29 11:11   좋아요 1 | URL
그..바로 그 점이 열받는 지점 예요! 자신들만 지킬수있다는 ( 우린 ...사실 좀 그렇지만) 오만이랄까 ㅡ ㅎㅎㅎ 잘 지키면서 말해야하는걸까 싶지만..일단 돌아와야 지키죠! 그쵸?
 
[eBook]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1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6
조완선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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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인데, e 채널에서 이 외규장각도서 반환에 대한 다큐를 본 기억이 났다 . 잊을만하면 한번씩 툭툭 다 익은 토스트처럼 내 차례라는듯 빈 접시에 올라오곤 하던 뜨거운 식빵조각 . 입에 넣기에도 손으로 잡기에도 뜨거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 막연하게 아 , 저걸 빨리 먹어야 할텐데 ...하듯 . 그 외규장각도서를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이 그러지 않았나 한다 . 당연하게 우리 것이라니까 , 그렇게 뛰어난 문화유산이라니까 안달이 났지. 그 전엔, 밝혀지기 전엔 존재도 알지 못하던 그 것 .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나 쫓아가 보는 이야기 .

우연인지 , 인연이 되려고 그런건지 지난 달에 막 헤어진 김연수 작가의 "다시 한달을 가 설 산을 넘으면 " 에 이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나온다 . 물론 짚어 내려는 비밀이 다르지만 , 또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걸 보면 이건 무슨 운명같은데 , 사실 이 소설은 순문학보단 장르소설여서 가미된 상상력이 좀 더 다채롭다고 볼수 있다 . 작가의 이름을 처음 보는데 , 제법 탄탄한 구성을 가져와서 놀라게한다 . 무대만 프랑스고 우리 문화제를 다룰 뿐이지 거의 다빈치코드 같았다 . 이집트 신화의 토트신을 유네스코와 결합해 약탈의 문화에서 보호문화로 어떻게 교묘하게 바꾸는지도 재미있는 관점이었고 ,

리슐리외도서관장인 세자르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가 언론에 공개하려던 것을 뒤에 남은 사람들이 파헤치는 이야기와 그것을 막으려는 방해자들의 구도 , 돌연 심장마비라고 발표된 국립도서관장의 죽음에 미스테리가 끼어드니  대체 세자르는 무얼 그렇게 찾았던 걸까 . 그 걸 쫓다보니 3년전 이미 죽은 중국사서의 죽음에도 의혹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 모두 한국의 한 고서가 문제가 된 것임을 알게 되는데 , 문제의 고서가 대체 무언지는 모른다는게 문제고 추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나간다 . 그들은 30년전 한 곳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던 사서라는 공통점이 있다 .

인류최대의 지성인을 대표하고 , 프랑스인들이 너무나 신뢰한다는 사람들의 이면을 도서관이란 이미지와 유네스코라는 이미지로 대비시켜 보여주니 충격이 상당하긴하네.

1권에선 죽은이들이 가르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 찾는과정이 나왔다면 ..2권은 무슨 이야기일지 어떻게 우리 문화제가 거기에 있었나 하는 이야기일까...?

 음모론도 적당해야지 , 너무 깊이 빠지면 미친사람같다 . 세상을 살짝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의심해보는 자세는 나쁠게 없지만 , 뭐든 지나친건 좋은게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 이야기라고 , 작가의 상상력엔 박수를 보내면서 . 2권으로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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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독한 오후 : 리안 모리아티 소설 .


누군가의 생각이나 모습을 , 일상을 의미를 두고 보면서 잘게 잘게 (마치 마늘을) 다지는 심정을 견딜 수 없이 바라봤다 . 도저히 이건 싫다 느껴지면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 매 단락 그러니까 일상과 회상을 반복하는 그들을 나눠 보여주는 매 순간마다 거리가 필요했던 일이었다고 해야할까 . 그렇지 않은가 ...마늘은 맵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져야하고 , 환기도 더러 해줘야 눈이 맵지 않으니까 ... 몸엔 좋지만 삼키려면 어느정도 각오가 필요한 그런 일 .

클레멘타인 (첼리스트) 은 중요한 오디션을 앞두곤 그 일은 뒤로한 채 사람들 앞에 자신이 경험한 일을 얘기하기 위해 강단에 선다 . 대체 목적이 뭐야 ? 하며 따라가보니 그 날의 일을 공개적으로 괜찮다 (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있는 일이고 그걸 겪었고 빠져나오려 하고있는 ) 는 이야길 듣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그건 마치 딸은 , 딸이란 어쩌면 자라면서도 내내 딸일 수 밖에 없고 엄마의 영향 (그게 멀었건 가까웠건 ) 은 해가 비치면 그늘이 지듯 숙명같이 따라 붙는 것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

미묘한 감정의 친구 에리카 , 친구 엄마에게 경쟁하듯 사랑 받기위해 나누던 친밀감이라니 , 참 힘든 친구들이지 뭔가 ?! 외롭고 쓸쓸하고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 에리카와 클레멘타인의 우정은 .
가족만 놓고도 사실 벅찬 일을 친구와도 공유하고 나눠야한다면 , 그런게 사회와 삶이 가진 무늬인 거라는 듯 , 관계라는 것이라는 듯 .

이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이란 국내영화가 생각났다 . 다 같이 잘 나눈 줄로만 안 우정이 나중에 보니 힘든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잘 포장 된 우정이었다는 사실 . 그 영화에서 건들거리는 친구 역의 주지훈 (인철)이 마지막에 지성 (현태) 에게 하는 말 ˝ 너 참 힘들었겠다 .˝ 가 내내 이 책을 읽는 동안 따라다녔다 . 매운 마늘향 처럼 .

그들이 정말 지독한 오후라고 부르는 그날을 기점으로 일상이 균열을 받는 모습이 유리판 위에 놓인 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듯 촛점을 맞추며 이야기가 진행되고 압력을 가한 유리판처럼 가정의 위기를 모두들 겪는다 . 그건 굴곡이나 왜곡을 판판하게 펴는 일과도 같아서 어떤 부분은 부서지고 이상하며 정상이 아닌 것처럼도 보여지는데 그 과정을 우리에게도 함께 보자며 현미경을 볼 기회를 주는 소설이지 싶었다 .

상을 맺은 진실이란 세포를 들여다 보게되니 말이다 . 그렇지 않나 ? 왜 그렇게 에리카가 그날 일을 기억해 내려고 애쓰며 해리는 대체 왜 그렇게 언급되는지 알게된다면 , 그 부분이 바로 이 소설의 모든 비밀이랄 수 있는 거니까 !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겨 배율을 맞추고 보자 숙련된 행동들 덕에 잊 ,힌 , 사소하고 중요한 일은 , 해리가 떠나고도 (?) 알려지지 않으니까 더 중요한 거였다고 .

지루하던 비가 멎고 해를 보는 시민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날씨가 참 좋다고 인사를 건낸다 . 세 쌍의 부부들에겐 그야말로 해가 드는 일였고 무른 땅이 마침내 단단해지는 시간였다고 해야겠다 . 읽지 안았다면 몰랐을 모리아티의 세계였다 . 이젠 현미경에서 눈을 들고 , 집중하느라 좁아지고 확대된 시선을 먼 곳을 보기위해 든다 . 아~정말 후련하고 멋진 , 다채로운 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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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2-2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뷰로 올린건데 ..북플에서 책을 선택해 쓰기로 들어가도 역시 페이퍼로 작성되는군요!
이건 수정이 안될까요? 피곤한 서재와 북플 시스템 ...나뉨 ..
서재에서 리뷰로 옮길려면 이중등록밖에 없는지.. 이런 고민 싫다는 !!

보슬비 2016-12-28 23:17   좋아요 1 | URL
테스트 해보았는데, 저는 오히려 페이퍼에 써도 리뷰처럼 되네요..^^;;
아마도 북플쓰기로 바로 들어가서 책을 선택하기보다, 책에서 ˝읽었어요˝옆에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야 리뷰평으로 써지는것 같아요.^^

[그장소] 2016-12-29 01:58   좋아요 1 | URL
그 책에서 읽었어요. 바로 옆 글쓰기 버튼으로 넣은 건데 ..ㅎㅎ맨 마지막 줄에 있는 리스트 목록도 페이퍼아닌 리뷰ㅡ칸으로 설정까지 해가면서요. ㅎㅎ 정말 신기한 북플이네요. 제가 뭔가 설정해둔걸까요? ( 어디서!)
제 리뷰 리스트 자체의문제일까요? ㅠㅠ

그래도 애써 테스트 까지 헤주시고!! 정말 고마워요! 보슬비님~^^♡

오거서 2016-12-29 20:18   좋아요 1 | URL
북플에서 책을 선택하고 별점을 달아야만 리뷰로 등록되더군요. 제가 테스트 해본 바에 따르면요. 100 자 이내면 100자평이 되고 초과하면 리뷰가 되더군요. 참고하세요.

[그장소] 2016-12-29 21:26   좋아요 0 | URL
이게 ..저만 뭘 잘못하나봐요 . ㅎㅎ 그렇게 한거 같은데.. ^^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어느날 제가 막 테스트 페이지를 만들지도 모르겠어요!^^
 
릿터 Littor 2016.10.11 - 2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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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그런 
일이 실제 있기나 했다는 듯이 ,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ㅡ이장욱 
 

마지막 장을 덮을 즘엔 '역시 미친 
작가야 , 미친거지 . 어떻게 , 이렇게 환상적일 수가 있어 ...' 따윌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 , 아! 그래도 역시 , 이 미친 
감각을 어쩌지 못하겠어서 . 좋아서 나 혼자 웃고 있는 건 좀 섬뜩한 모양일까 ?  그러던지 말던지 , 4월이 지난 3월을 
사랑했단건지 ...룰라도 , 숫자는 안다고 3! 4 !를 외치는데 , 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 마치는 , 그 
마치이긴 한건지 .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시를 업로드하는 한 
팬을 알게되고 오히려 더, 푹빠져서 사랑하게 된 시인이 , 자신의 시를 조금씩 다르게 올리다 나중엔 이름만 시인의 이름이지 시가 
자신이 쓴게 아니지만 , 자신이 쓴것 과 같은 비슷한 시를 올리기 시작하자 . 그대로 이걸 하나는 손봐서 
하나는 그대로 발표하기에 이르고 ,이건 반응이 호평 일색 ,특히 손보지 않고 팬의 시를 그대로 발표한 것이 
뜨거운 사랑을 받자 . 그 블로그의 시가 아니면 자신은 글을 낼 수 없게 되고 , 그러던 어느 날 그 블로거는 
홀연히 떠난다 .는 그런 얘기 .
 

시작을 읽다보면 , 사랑에 빠진 것이 
먼저인지 , 시가 먼저였는지 애매해서 나르시즘인걸까 ? 관음증이라기엔 뭔가 아귀가 어긋나는 것도 같고 . 악의적 놀림일까 싶지만 그 뒤는 더 
진행이 되어있지 않아서 나는 꼭 저 글 속의 시인처럼 , 마치의 사랑에 빠진 것 처럼 
안달감이 다 났다 . 
 

있지 않을까 . 그런 일들이 ... 
처음엔 피드백하나 , 친절한 댓글하나 , 그러다가 ... (서,,설마!!) 사랑에 빠지는 일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지만 , (응?)  동사와 
조사 , 오타같은 혹은 그저 단순 행과 연의 누락만
으로 전혀 다른 맛과 다른 분위기의 시를 
, 더 좋게 낸다면 ... (그게 반응이 더 좋다면! 우라질 오리지널리티,는 어쩌고? )
 

이장욱 작가의 글은 어쩌면 , 부분인용과 
맥락없는 인용의 이해를 말하고 싶어서 , 이 글을 썼는지도 모르지 . 4월과 3월의 차이가 뭐냐고 한다면 숫자가 뚜렸하게 바뀌지만 미묘한 것들은 
대단한 관찰력이 아니면 단번에 지금이 3월 중순이야 . 4월 말이지 따위 얘길 할수없듯 ...애매하게 비슷하고 비슷한 애매한 지점을 , 닮아서 
사랑하지만 , 또 그때문에 증오에 빠지기도 하는 모호함을 건들이려한 건지도 모른다고 .
 

< ...내가 당신을 
알고 있는 만큼 , 당신은 나를 나 자신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덧붙였다 .
어쩌면 당신은 나보다 더 
나 자신에 가까운 사람인지도 모른다고 나는 썼다 . (17.쪽 본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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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12-28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연성 있고 매력적인 소재네요.

전 중딩 때 누군가의 소설집을 읽고 쟁이들의 사랑 얘기가 너무 임팩트 있게 와닿아서,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쓴 것마냥 그 얘기를 해줬어요.
오랜 세월이 흘러 작년인가 친구가 박완서 소설집 내용이라고 알려주더라구요, ㅋ~.

[그장소] 2016-12-28 10:57   좋아요 2 | URL
아하하 ~ 멋져요 . 그렇게 오랜 시간을 그 친구분 머릿속엔 양철나무꾼 님의 이야기가 살아있었던 거네요. 그쵸?
저도 어릴때 늘 책 얘길 들려주곤 했어요 . 책을 통째로 ..참 듣는 친구도 대단했구나..이제와 드는 생각예요. ^^
요즘들어 블로그나 페북에서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 개별라인을 통해) 계시면 , 그게 글에대한 소감이 아니고 개인에대한 호기심인 경우를 마주하고 망연해지곤 하는데 .. 책밖에 모르는 제게 , 달리 방법이 없어서... ㅎㅎㅎ 매력있는 글였어요. 블로그의 주인을 마치 블로그가 인격인양 대하는 저 글들이 .

yureka01 2016-12-28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끔 아마추어 초보가 사진을 더 잘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ㅎㅎㅎㅎ소위 때 뭍은 작가는 사진을 찍어도 뭔가에 영향을 받아서인지....못찍는 경우가 있거든요..비슷할듯 ...문학도 비슷할듯~

[그장소] 2016-12-28 14:28   좋아요 1 | URL
아...그런 해석도 가능하네요! 재미있어요. 그게 우연일땐 단발성으로 그치지만 ..숨은 고수처럼 뭔가 모를 것들을 계속 잡아낸다면 그야말로 아마추어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AgalmA 2016-12-28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다. 내게도 릿터가 있었지! 하며 이장욱 편부터 보려고 함~ㅎ 그장소님 덕분에 올해는 민음사에 이래저래 연이 많이 닿았습니다. 내년엔 민음사를 통해 플로베르 탐구로 들어갈 예정~ 감정교육 기필코 이번엔 완독해야지 합니다

[그장소] 2016-12-28 16:25   좋아요 1 | URL
아..감정 교육~ 저도 눈길이 가던 책예요. 더 효과적으로 볼수 있겠다는 ..Agalma 님의 리뷰를 통해~^^ 캬~(돌고래 소릴 내고있음!!)
이장욱 보세요. 느낌 좋아요. 아..그나저나..03호 도 봐야하는데.. ㅎㅎㅎ
악스트 09 호도. ㅠㅠ 플로베르 완독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