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트랙 발란데르 시리즈
헨닝 망켈 지음, 김현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달리기를 말하면 한참 칼 루이스가 이기니, 벤 존스가 이기니 경쟁을 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우리나란 어지간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등에 참가하면 정말 참가에 의의나 두는 정도라고 마음에 위무를 자국민들 스스로 껴안으며 내심 애국가가 흘러나오기라도 하면 얼마나 눈시울이 , 가슴이 벅차곤 했던지 ,

 

시간이 흘러 전설의 존재였던 선수들의 도핑문제로 이전의 기록에 흠집이 나고 , 이젠 우리나라도 꽤나 선전을 하면서 각종 기록 경기에서 메달을 챙겨 오지만 각각의 대회가 끝나면 늘 카더라하는 체육계 비리와 정계 비리들로 입맛이 쓰곤하니 기록경기와 역사의 공통점을 들라고 하면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 ? 

 

왜 이런 얘길하느냐면 역시나 사이드트랙이란 제목에서 오는 이미지 때문인데 ,  혼란의 달리기의 그 상황이 끝나봐야 승자를 (결말을) 알 듯, 이 작가의 작품들 대게가 그렇듯 하나의 사건을 해결한다기보단 사건의 완성으로 몰아간다 (?) 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라면 이해가 갈지 모르겠다 .

한 작품당 한 사건만 딱 부러지게 완성형 (물론 사건이 끝난다 ) 으로 가는 느낌보단 아주 큰 시리즈를 놓고 그 중에 한 대목처럼 다룬다고 봐야 중간에 흩어진 전편들의 흔적들에 홀리지 않고 그런가보다 할 수있어 진달까 . 그러니 처음 이 작가를 접하는 분들은 너무 지저분하다거나 주위가 산만하다고 느낄 수가 있는데 , 이게 바로 작가의 매력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것 .

 

원래 첫 마라톤의 총성이 울리면 우르르 달리느라 어수선한 법. 어느정도 달리다 보면 우승후보군과 아닌 선수군이  또 , 복병같은 선수가 눈에 띄기 마련이어서 어디를 봐야할지 알게 되는 것처럼 , 작가의 작품에 대한 참 맛이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된다고 얼마든지 신나게 몇날며칠이고 나는 떠들 수 있다 .

 

책이 나오고 리뷰들을 보곤 대체 유채꽃 밭 분신소녀와 뒤의 머리가죽사건과의 연결이 된다는 건지 아닌지에 떡밥처럼 아무도 속시원히 알려주지 않아서 벙어리 냉가슴 앓느니 죽겠다 싶어 , 직접 보고 말지 하고 (당연한거 아니고?) 냉큼 구해와 읽기 시작 ,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정말 배가 고픈 것도 목이 마른 것도 잊고 정신없이 빠져 읽었다 .

 

두꺼운 책은 손목이 아프고 뒷목이 아프지만 이런 장르소설에선 전혀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응?) 책을 덮을 무렵엔 번역하신 분의 엮은 글에 버럭 성질을 내가면서 , 아니 번역만 열심히 하시면 될 걸 이 분이 리뷰를 하시면 다른 독자는 쭉 읽으며 느낌을 충실히 모아오다 바로 그 부분에서 팍 김이 센 사이다가 되지 않냐고 ! 하면서도 엮은 분의 그 리뷰하고픈 맘을 그래 , 그 맘 십분 이해해 드릴게요. 하게되고 말아버렸다는 전설 (뭐 ? )ㅋㅎ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한참  IMF 란 것들을 마주하기 전 잠깐 백일몽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을 무렵이라면 스웨덴의 복지국가도 90년대 중반 , 그 때 이미 복지국가의 허실이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겠다 .  참 , 이제와 우리는 정신적 박탈을 겪는 때라고 할 수 있는데 , 그들은 이미 그때부터 겪고 있던 셈이라고 봐야한다는게 무섭도록 우리현실로 다가든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고 , 남의 일이 아닌데다 , 더 슬픈건 우리나란 한번도 제대로 된 복지국가였던 적도 없었는데 해체부터 왔다는 이 이상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싶다는 것이다 .

 

한 농가의 주민신고로 별일 아니겠거니하고 나갔던 발란데르의 순찰은 그날 이후 죽을 때까지 이 소녀의 죽음을 지우지 못하게 되고 만다 . 사건의 개연성을 알게된 것과 전혀 상관없이 만연한 범죄의 돌발성과 그 책임을 놓고볼때 끝내 , 자신이 부모의 입장에서 제대로 지키지 못해 자식이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 그것은 나라로 놓고봐도 같은 , 부모 = 나라 와 같고 자신들이 잘못하고 있어서 이런 처참한 일들이 발생한다는 생각을 무겁게 하고마는 발란데르는 아무리 죄질이 최악인 범죄자여도 그들의 잔인한 살해장면엔

안타까움과 연민을, 또 동시에 역겨움을 감추지 못한다 .

 

겨우 열다섯의 소년이 자신이 쫓던 , 유령의 사이코패스와 같을 것이라곤 전혀 상상도 못해서 마지막엔 눈물을 흘리며 빗 속에 서 있던 평범한 이웃의 아저씨 같은 이 남자의 탈진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고 말았던 순간 , 그리고 그의 아버지와 마지막에 가까운 이탈리아 여행을 끝으로 , 서로 돌봐야하는 가족이란 사이클이 사라진 빈 트랙 위에 남은 것은 극심한 정서적 허기가 있을 것이라는 불안한 예고편 뿐이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들려준 것이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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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31 0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 복많이 책많이^^
(친한 친구끼리는 말이 짧은 법ㅎㅎ), 500명 중의 하나다! 억ㅋ

[그장소] 2016-12-31 03:36   좋아요 1 | URL
이히힛~ ^^ 그럼요 ~ 그럼요 ! 우린 친하잖아욤~^^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듣고 말이죠!^^
Agalma님도 새해 복 많이 ~북많이 !! 입니당~ㅎㅎㅎ
한해 동안 함께 해주셔서 베뤼~베뤼~ 고마웠던거 알죠? 우웅~(어디서 애교질!)
ㅋㅋㅋ

꼬마요정 2016-12-31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 재미있겠는데요, 근데 마음이 아플 거 같아요ㅜㅜ

[그장소] 2016-12-31 11:36   좋아요 1 | URL
마음 아픈 순간이 너무 순식간에 왔다가서 ..그게더 절망스럽저라는 ..애도도 ..뭣도 할 시간없이 ... 재미있어요! ^^ 애작가 거든요.
읽으면 팬이될거예요. ㅎㅎ

꼬마요정님도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요. 건강한
마무리도 ㅡ잘 하시고요!^^ 감사해요! 인사~^^

후애(厚愛) 2016-12-31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금전에 책 잘 받았습니다.^^
자랑하려고 포스팅 했지용~ ㅎㅎ
편지에 감동받았어요.^^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12-31 16:00   좋아요 0 | URL
아..수거됐다는 문자는 받았지만 2일에나 도착하겠거니 했는데 ..다행이네요! 빨리 받으셔서 .. 다름엔 저도 더 멋진 선물을 할게요!^^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손편지는 ..에구...부끄럽네요!^^
 
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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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 않은 상처라서 아직 화끈화끈거리는데 제대로 말할 수나 있을까 , 자신이 없다 . 작가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 그 스스로도 여성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있을건데 일과 자신과 현실을 뚝 떨어뜨려놓고 한발짝 거리두기가 쉬웠을리 없다 . 독자인 내가 읽은 것만으로도 헤묵은 일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돌올하게 떠올라 버리고 원래 거기 다 있었던 것들일 뿐이란 것을 제차 확인하게 된것을 , 작가는 아파서 어떻게 견뎌냈나 싶다 . 다만 위로가 되는게 그도 나도 혼자지만 혼자는 아니라는 것 ?!

 

같은 민음출판의 저작물인데 이전달에 출간된 릿터의 노랑노랑 표지 디자인을 했던 이자혜 일러스트가 논란의 중심에 서며 릿터의 표지를 갈아야하는 일이 있었다 .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두번째 릿터를 받아보곤 응?! ㅡ 하고 놀란 것이 사실이다 . 페미니즘을 표방한다지 않았나 ? 그런데 이 표지디자인의 무얼 , 어딜, 어떻게 봐야 페미니즘을 찾아볼 수있다는 건지 , 이 작가는 여성 알러지가 있나 ? 스스로도 여자인듯한데 그걸 부인하고 싶어하는 몸부림이 온통 보여서 난감했다고 해야할까 . 잡지를 보면 중간 중간 인덱스처럼 일러스트가 삽지형식으로 들어가 있는데 , 온통 주제가 그런 식이었다 . 전부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 한마디로 **녀 , **녀 , 그런 것들을 대표하는 주제만 간신히 드러내보였으니까 , 그렇게 당혹스러워 할 무렵  이 불협화음에 대한 문의를 어디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서성이던 때 터져나온게 페미니즘과 이 작가의 인성이 온당치 않음을 알리는 sns의 고발 건과 이후 문단 내 해시태그 건들이 줄줄 이어진 것이 예의 그 성추문 사건이다 .

 

이후 민음사에선 릿터의 2호 표지를 갈고 개시한 사진을 지우길 바란다고 , 공지가 떴다 . 확실히 그 릿터의 디자인은 매우 불쾌한 것이어서 전화통에 불이 나지 않았을까 싶긴하다 . 가뜩이나 이리저리 채이는 여성의 권리가 같은 여성에 의해 저토록 참담하게 난도질 당한 일도 불쾌한데 ,  그 작품을 보는 눈들 마저 없었다는 것은 대놓고 페미니즘을 우롱하는 것과 같았으니까 . 대체 누가 그 같은 작품을 승인한 건지 묻고 싶었다 .작가 하나로 묻혔지만  이번 문제는 페미니즘을 화두로 내 걸어 놓고  표지 디자인 조차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 내가 문제 삼는다고 될 일이 아니겠지만 , 나만 그렇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 (정말 그런가?) 그래놓고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기고하라니 얼마나 웃길 거냐고 , 전체적으로 보면 , 니들 페미니스트 나부랭이 어디  빅 엿 좀 먹어봐 . 하는 거랑 같다고 . (뭐 , 작가들이 표지보고 작품을 싣지는 않았겠지만 )

 

가장 처참할 때가 언제냐하면 내 편이 아무도 없을 때이기도 하지만 , 같은 여자면서 여자가 여자의 적이 될 때이다 . 물론 이유야 많다 . 일단 여성성의 대표인 엄마 , 이 엄마는 강해야하고 엄마는 희생해야하니까 , 불의를 보고도 눈을 감아야 한다 . 할 때 ,  이젠 전통을 넘어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 모성교" 자체가  너무 흔하고 당연한 것이 되었는데 특히 그것이 딸은 감추고 , 아들은 지키기 위한 방패일 때 , 어디선가 울게 되는 누군가의 딸이 자신의 딸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일때 그 잔혹함이 처절하게 슬프고 아프다 .

 

여자의 적인 여자 , 처음부터 그러자고 그랬던게 아닐거 아닌가 , 인성 자체가 그런 경우도 있을테지만 ,삐뚫어진 복수심은 내버려두고 , 시스템이 잘못된 것은 고질적인 문제이기에 하는 말이다 . 

못된 시어머니를 겪은 며느리가 더 못된 시어머니 노릇을 한다고 한다 . 자신도 겪어 봤으니 안그럴 것 같은데 , 아니란다 . 이보다 더한 것도 자신은 견뎠는데 넌 왜 이것도 못 견디니 ? 하는 처지가 된단다 . 악습도 전통이 된다 . 그러니 그러기 전에 끊어버려야 한다 . 그런데 우린 벌써 몇 십년이나 당연한 듯이 견뎌왔나 이 말이다 .  

 

이 책 82년생 김지영 에서  그녀가 종종 장모님이었다가 , 죽은 선배였다가 가까운 누구였다가 하는 이유는 너무도 알 만한 것이었다 . 왜인지는 알겠지만 왜 하필 그녀가  그 대상이어야 하는지라면 하필 그 해 유행(?) 하는 해당 이름 중 가장 많은 이름을 가진 탓이라서 , 또 하필 그 때 아이를 낳고 , 맘충이 되고 , 그런 이유겠지 . 모두가 다 겪을 일을 대표로 그녀가 겪는 것이라고......

 

왜 사는 것 자체를 미안하게 만드는가 ,  이건 사회가 고민해야하는 일이다 . 여자들 모두 같이 이젠 피해자가 되지 말았음 좋겠다 . 우리 아이들 대에는 아이 맡길 곳 없어 일을 그만 두어야 하는 것이 당연히 여자가 되어서도 , 여자가 연봉부터 더 적은게 당연하지도 않은 세상이 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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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12-31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종종 잊는 거 같은데 여성/남성 이전에 인간이란 큰 테두리가 있죠. 어떻게 같은 여성으로! 할 수 없는 원인이 바로 거기 있죠. 인간이자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중요시하니 이익과 탐욕, 몰염치는 아주 쉽게 발동되죠. 같은 여자/ 같은 남자라는 패로 갈릴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우리, 윤리를 생각하는 문화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장소] 2016-12-31 11:33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 어쩌다 이렇게 니탓 ~내탓 하고있는건지 .. 원망의 뫼비우스 띠일 뿐인데 .이걸 어서 끊어야 할텐데 ㅡ그건 이해와 포옹 뿐 ㅡ그래야 인간적으로 돌아갈텐데요!

jjinyyeop_n 2016-12-31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글을 잘 쓰신다지요. 제목부터 확 와닿네요.ㅋ

[그장소] 2016-12-31 11:28   좋아요 2 | URL
얼마면 돼~ 얼마면 ~ 널 가질...( 원빈 ㅡ돈 많은 부자놀이 버전) 딱 ..제 맘이네요 .^^ㅋㅋ jjinyyeop_ n 님 칭찬 한마디에~
뭐라도 막 막 해줄수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ㅎㅎㅎㅎ
 
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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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영화 " 널 기다리며" 에서 수사에 난항을 겪는 죽은아빠의 동료이며 삼촌같은 형사에게 혼자 살아남은 여주인공은 이런 말을 합니다  " 악당을 잡기 위해선 선한 사람들이 , 정의가 용기를 내야 할 것 같아요. 삼촌 . " 

당연한 말인데도 이상하게 여운이 오래 남았던건 범인을 잡기위해 그녀 스스로가 덫이 , 미끼가 되서 자신의 죄도 짊어지고 범인도 동시에 잡는 치밀함 때문만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 한번 잡혀 들어간 범인에 대해 , 확신을 갖기 위해 15년을 기다리고 증거를 모으고 ,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 시간들 . 그 안에 어린 소녀가 성장하며 포기한 것들은 뭔지 , 앞으로 포기하게 될 것들은 무엇인지 . 그리고 남은 사람들이 갖게 될 희망은 뭔지 , 그런 것들로 인해 여운이 오래 남았던게 아닌가 , 지금 정리를 해보자니 그렇습니다 .

 어떤 일은 끝을 파보면 대체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 , 알 수 없어져 가슴만 답답해져오곤 합니다 .  이 [천공의 벌] 역시 그런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 이런 부분을 들어 필요악이라고 하나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야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서 헬기든 비행기든 만들 수 있겠지만 , 신기하게도 그런 쪽에 목이 마른건 일본이 더한 듯합니다. 패전 후 자위대를 창설하고 방위청 산업을 이끌어온 것을 보면 말입니다 . 군수산업이 막대한 자금력이 되는 까닭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자국 라이선스에 개발목적을 두고 산업을 진행하겠지요 ? 가끔은 전세계에 군대란 것이 없다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이야기는 일본의 많은 원전소 중 신양 원전소 위로 니시키중공업의 프로젝트 B를 영수비행을 하기로 한 날 , 헬기를 피랍 당하게 됩니다 . 누가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지 , 따라가보니 이유의 끝엔 원전반대파 와 원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나뉜 평범한 소시민들이 있었습니다 . 마치 나비효과처럼 하나의 사건은 다른 사건을 불러 전혀 엉뚱한 자리에 상상할 수도 없는 결과값을 내놓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

 

미시마는 아들이 죽고도 한참 지나서야 아이의 죽음이 단순 열차 충돌사고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 겨우 3학년의 저학년인 학생이 뭐가 괴로워서 , 하고 소문들의 진상을 찾아가보니 이유는 아빠가 원전에서 일하기 때문에 방사능이 나오는 자식이라며 따돌림을 심하게 받았다고 합니다 . 같은 반의 다른 아이는 (주로 왕따를 시킨 주역) 집에 찾아가니 엄마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각각 흩어진채 여기저기서 원전반대시위를 한다는 이유로 협박성 편지들을 받고, 악의적 괴롭힘을 받아온 것을 알게 됩니다 .

미시마는 이전에 원전에 대해 좋다 나쁘다 분명한 생각이 없었고 , 다소 영악한 측면으로 필요하니 받아들이는 쪽이었던 것뿐인데 세상은 어느 새 본인들이 원치 않는데도 , 직업을 그렇게 가졌다는 이유로 원전 찬성과 반대로 나눠져 물어뜯고 미워하고 있다니 ...

 

또 , 그런 본보기를 보이려는 뜻에서 계획한 모종의 일들이 ,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엔 유하라의 기지로 잘 넘기게 되긴 했지만 , 5년간 가정보다 일이 먼저였던 결과물은 잃고 , 누구도 뭔가를 얻지는 못한채 , 아무소득없는 싸움이 막을 내립니다 . 전국에 경각심을 주려던 일이 방해를 받아 멈춘것이지만 , 저는 개인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 여기선 정의를 보여줄 악당이 대체 누구인 걸까요...? 선한 사람들이 노력하고 용기를 내야할 것 같다는 말 ㅡ 그렇다면 , 미시마는 선한 사람였던 걸까요 ..? 책을 덮고도 모르겠습니다 . 전국민을 상대로 거대 사기를 친 정부는 밉지만 ,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개개인들에겐 박수를 쳐줘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역시 ,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였고요  . 상당한 두께임에도 무게를 못느끼고 정신없이 읽었으며 원전과 방위산업에 대해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입니다 . 이렇게 좋은 책 보게 해주신 나난 님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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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의 유쾌한 악마들 - 2005년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이장욱 지음 / 문학수첩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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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이야기예요,설명될 리 없는 것들이죠..ㅎㅎ그걸 뭐라고 부를까요?

 

한 번도 아니고 , 자주 반복 되는 것엔 어떤 이유가 있지 않겠냐 ...하는 질문을 던져놓고 나름의 답을 한 것이라면 작가는 참 짓궂은 사람이다 . 그 이유라는 것이 그저 칼로의 유쾌한 악마 들  탓이라니...

 

얼마전에 막 보기를 끝낸 드라마 생각이 났다 . 웹툰으로 더 유명한 임인스의 작품 "싸우자 귀신아 "를 보면 결국 여주가 왜 거기서 죽었는지의 의문을 푸는 열쇠는 되지만 ,  그렇게 많은 교통사고의 이유로는 이해가 안되는 지점이 또 그 곳이기도 하다 . 뭐 , 내가 그 웹툰을 보다 말아서 줄거리를 충실하게 따르지 못하고 , 드라마의 이야기를 가져와 옮기느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

 

 그 교차로는 한 여름 점쟁이의 8월에 가지말라던 물가" 이고 , 어릴 적 우리동네 물놀이 사고의 8할이던 합수물 지점이며 , 한 낮의 뜨거운 대기의 온도와는 다르게 수온은 너무 빠르고 차갑게 식어가던 절기의 어떤 변곡점에 있던 곳이 그 교차로라고 하자 . 마구 뒤엉켜 버려 교통정리가 안되는 탓에 , 뭐가 이유인지 물을라치면 그 인과따위가 그게 말이 되냐고..... 물을 밖에 없는 , 그런 도리없는 것들 말이다 .

 

 그러니 , 작가더러 얄궂다 할 수밖에 , 나는 귀신과 퇴마를 하는 이야기를 보았지만 이 책은 그런것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 한 여자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그저 속수무책으로 머리가 아플 뿐이고 , 이사를 앞두고 잠시 아일 맡기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그 위로 말 풍선이 보이지 않아 알수 없다 . 아이는 기묘하게 표현해 놓아 생각조차 알수없고 , 통과해 다니는 공기처럼 그려 놓고 그게 시작이었다 . 사고였다 , 자살이다 . 말들이 불분명한 가운데 , 열차를 운전한 기관사는 아직 젊었고 , 감응형 인간였는지도 모를일이지만 역시 같은 방법으로 죽는다는데 있어 뭔가에 잘 감응하는 인간들 였는지 모를일 . 마지막 비글의 주인역시나 ..그건 처음의 여자 역시도 그래 보였다 .

 

그냥 이 역이 있는 마을 자체가 다 이상하게 빨리 무너지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한다 . 재건축을 서두르는 아파트의 낡음이 불길하고 , cctv 조차 선명치 못한  역의 낙후된 시설이 그렇고 , 기관사인 도천의 장례에 참석차 온 친구 둘이 들렀던 갈라파고스의 기억이 유적지 같은 느낌들 떄문에 더욱 더 그렇다 . 눈을 감았다 뜨면 존재했던 적도 없는게 아닐까 싶게 , 불안정해 보이는 곳 . 그런 곳에 불길함 . 빨리 사라지길 바라기라도 하듯 .

 

이상한 건 아무에게도 , 누구에게도 그닥 피해가 될 리 없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사라진다는 데 있다 . 무해하니 , 먼저 사라지게 하는건지 , 등장인물의 사라짐에 유사성을 을 보면 , 악할 수록 악착같을 수록 잘 살아 남는다는 걸 보면서 , 생에 대한 끈기 , 악착 , 그런게 은연 중에 옅은 아우라로 번져 나오는건지 모르겠다는 생각 . 좀 더 약한 쪽이 먼저 가는게 당연하다면 , 그들은 아무 생각 없었으므로 그게 위험에 대한 무지로 이해를 해야하는 건지도 , 악마가 있다면 그런게 보일테니 , 

 

작가나 , 느닷없이 출현해 남의 등을 미는 그 친구와 외팔이아저씨의 넘어짐이나 , 진실따위 알고 싶지 않은 남편이나 , 자살이지만 의롭게 기사를 만들어 내는 사회나 , 다 거대한 악마 군단 인지도 모르겠다 .

 

진심으로 작가가 사악하다 하는 말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

 

"확실히 이 모든 것은 한 여자의 두통에서 시작되었다 .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 꼭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모든것은 윌리엄 윌슨 콤플랙스라는 이상한 질병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 로또나 홈쇼핑에서 시작되었다고누군가 주장한다 해도 틀렸다고는 할 수없다 .

지금 나는 다만 자크 칼로의 기이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 ." ( 213, 214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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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 영화<더 드롭>의 원작 소설
데니스 루헤인 (역: 진희경) / 황금가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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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ㅡ데니스 루헤인

종이책을 보지 않아서 실재 페이지 수를 알진 못하겠지만 매우 짧은 단편이었다 . 그리고 제목에 나도모르게 어떤 이미지를 상상했던지 예상외의 이야기 구성에 놀랐다 . 혼자인 사람이 반려로 개를 키울 수 있지만 내 머릿속에선 분명 가정을 이룬 사람을 이 책 주인공으로 그렸었던 모양이다 .

온다리쿠의 어느 소설에 나오는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처럼 , 그러니까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에 마누라는 저녁 tv 프로나 걸려 온 ( 혹은 건) 전화로 수다를 떨 쯤 남자는 담배를 챙겨 산책이 필요한 개와 나서는 거다 . 완벽한 산책에 어울리는 개 .
목줄을 잡고 마치 뭔가를 찾기 위해 그 행동이 필요하다는 듯이 어쩌면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에 골몰한 인상을 주는 일 . 이웃의 인사도 가볍게 건너 뛸 수있는 , 혼자 어슬렁 거려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을 산책자의 과제처럼 개는 필요한 법이라고 만족하면서 ......

그런데 이 이야기에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를 이용한다고 봐야겠다.
일단 만남부터 독특하게 바텐더인 밥은 쓰레기 통 속에 버려진 채 잔뜩 상처를 입은 개를 발견하게되고 덕분에 나디아와도 만나게 되면서 분위기는 유기견을 공동으로 이웃과 공유하며 기르기 쯤으로 가나 했더니 , 전혀 다른 방향 , 개 때문에 개를 놓고 원 주인과( 실제 원주인인진 확실치 않지만) 다툼을 하게 되면서 서로 소유를 주장하게 되는 상황이되고 그러다보니 밥이 일하는 바 bar ㅡ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고나 할까 .


뭐, 바" 라는 공간의 특성은 대게 술이나 키핑해놓고 달라면 주는 곳이 맞을텐데 알고보니 바의 주인 밥의 사촌 친구는 그보다 더 다목적으로 이 바를 이용하고 운영하고 있었단 얘기 .

좀 더 쉬운 말로하면 개와 산책하듯 여유로우며 한가한 남자가 사실은 평범을 추구하기엔 다소 무시무시한 곳 (?) 에서 일하며 무시무시한 일 (! )을 태연히 할 수있는 남자였다는 것을 주워 키운 개 한마리를 매개로 보여주는 그런 이상한(?! ) 소설 . ㅎㅎㅎ

처음 읽을땐 잘 모르고 지나쳤는데 두 번째 듣기로 다시 들으며 이 제목이 시사하려는 점을 비로소 알게되었고 그래서 기뻤다 . 역시 이
작가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달까 ...... 그리고 , 엉뚱하게 그려진 듯한 밥의 초기 설정이 에피소드를 지나가면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든다는게 꽤나 매력이었다 . 이 책이 <더 드롭> 의 원작 전형에 가깝다니 그 책도 봐야겠다 미음 먹게된다.

짧지만 강렬하니 만족스런 소설였다 .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 피묻은 개를 기르다 개에 끌려가보면 역시 피묻은 곳을 보게 된다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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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30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이 기시감 넘치는 리뷰는...
저의 데자뷰인가요.^^;

[그장소] 2016-12-30 15:25   좋아요 0 | URL
아니요! 페이퍼로만 들어가져서..리뷰로 바꾸는 테스트중!

서니데이 2016-12-30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장소님, 올 한해 좋은 기억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날씨는 춥지만 따듯하고 행복한 겨울 되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연말, 희망 가득한 새해 맞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장소] 2016-12-31 00:31   좋아요 1 | URL
아아~ 내 고운 벗님! 네~ 새해에도 잘 부탁 드려요! 멋진 하루 만드시고요! ^^

비로그인 2016-12-30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붉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올 한해 좋게 마무리 되시길 바랍니다.

[그장소] 2016-12-31 00:33   좋아요 0 | URL
아핫~ 고맙습니다~ 알파벳 G 님!^^ ㅋ
뭐..좀 싱겁다 싶게 읽었는데..한번 더 읽으니 뒤통수를 치는 맛이 있는 ㅡ소설였네요!
새해 ㅡ복 많이~ 북 많이~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