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보이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형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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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보이"는 물론 이 소설에서 실제 우주인 노릇을 하고 지구에 귀환한 주인공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작품 전체를 잘 읽어 보면,  그 자신도 스스로의 정체성이 뭔지 내내 헷갈리면서 세상이 무중력 상태처럼 떠받치고 도는 "유명인 놀이"에 결국은 완전한 환멸에 도달하는, 아직은 좀 철이 없어 보이는, (역설적이지만) 철부지 상태에서 어떤 깨달음에 도달하는 서른 살 청년의 이야기를 한 줄로 압축한 어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 띠지를 보면 정이현 작가가 "어깨에 힘 다 빼고 쓴 소설"이라든가 허세 없는 작품 등으로 평한 구절이 나오는데요. 읽어 보면 정말 모든 문장이 잡담처럼 술술 읽힐 만큼은 아닙니다. 아직 젊은 작가가 여튼 고뇌와 사색을 많이는 하셨구나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어깨에 힘을 뺀 건 작품 자체라기보다, 젊은 나이에 거의 모든 것(현대 한국 사회의 피상성을 감안할 때)을 얻었다고 해도 될 주인공 "신 씨"의 무념무상 초탈 해탈 소박털털한 순정입니다.

테드 창의 어느 작품을 보면 한 개인의 가장 지옥같은 기억을 끄집어내는 게 살인 필살기라는 재미있는 설정이 보이는데, 이 책의 외계인(들)도 그런 인간의 약점을 잘 알고, 기억의 메커니즘을 가장 쉬운 말로 주인공에게 설명하고는, 주어진 행운과 재능을 잘 쓰라는 당부와 함께 지구로 돌려보냅니다. 그러니 "우주인(지구에서 미션을 받고 우주로 나갔다가 돌아온 이)"은 그냥 말로만 우주인이 아니라, 외계인과 진짜 컨택을 하고서 종전과는 다른 존재가 되었기에 우주인인 셈입니다.

이뿐 아니라 "저 사람 외계인 아냐?" 같은 말을 듣는 탁월한 기량의 소유자라든가(하필 이 책에서는 축구 선수 메시 이야기만 드네요), 천재라든가 하는 사람들은 다 외계인한테 한번 끌려갔다 풀려나와서, 그 기억도 모두 잊은 채 불가사의한 솜씨를 발휘한다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외계인 납치" 테마가 꽤 인기를 끄는 편인데 우리 한국인들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무튼 작가께서도 혹시 외계인에게 납치라도 되셨다가 풀려난 건지(농담입니다) 이 테마에 아주 몰입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주고 있네요.

소설 평을 보면 "진짜 압권은 주인공이 지구로 귀환한 후반부부터이다."란 말이 있는데, 후반부가 재미있긴 합니다. TV를 보며 어쩜 저렇게 얼굴이 작을까, 근육은 대체 사람이 맞을까 싶게 오밀조밀 잘 만들어서 대중은 선망과 좌절감을 느끼곤 하죠. 그런데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새로 계약한 기획사 베테랑들의 말을 빌려, "다 경락치료빨이다. 다 약물빨(스테로이드라네요. 헉)이다." 등등 평범한 소시민들을 그저 안심하게 만드는 충격적인(ㅎㅎ) 설정이 가득합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은 이런 대목에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다 그렇지는 않으니 괜한 오해는 없어야겠습니다). 주인공을 두고 "귀여운 반항아 같은 이미지"라고 한다는데, 이 주인공이 반항하는 건 권력이나 재력 같은 전통적인(?) 타겟이 아니라, 천박한 상업주의, 속임수, 생각 없이 트렌드에 열광하며 사람을 들었다놨다 하는 대중의 여론, 소셜 미디어의 폭력 등입니다. 이 소설에 깊이 빠져드는 층은 아마 주인공이 선택(이라기보다 천성이지만)한 그 반항의 지향점에 공감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주인공은 돈 주고도 얻을 수 없는 모든 걸 갖고도, 그 과정의 위선과 허위와 경박성에 질린 나머지 애써 가꾼(소속사가 가꿔준) 이미지를 모두 팽개치고 일종의 자폭 행각에 나섭니다. 그뿐 아니라 "로또 번호"를 공개하여 많은 이들에게 행운을 던져 주고 (자기 말로) "이 시대의 예수"가 됩니다. 딱히 과장도 아닌 게, 예수 역시 당대의 위선을 질타, 비판하가 미움을 사 인민 재판에 희생되었으며, 굶주리던 대중에게 이른바 "오병이어"를 통해 포식의 기적을 행했는가 하면, 그 자신이 어린이와도 같은 마음가짐의 소유자였으니 말입니다.

요즘 워낙 대중서로 뇌과학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다 보니 웬만해서는 대화 자리에서 이 소재로 다들 한 마디씩 합니다. 전혀 안 되던 게 왜 어느날 자고 일어나면 멀쩡히 되는 걸까? 주인공은 천진하게 묻고 외계인은 답해 줍니다만 이 정도는 국내 권위자들도 충분히, 오류 없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의문이죠.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외계인은 실제로 주인공의 뇌를 어루만지며 원하는 바가 가능하도록 신경의 매듭을 이어 줄 능력이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이 소설엔 관련 학계에서 즐겨 쓰는 전문 용어가 거의 없고 쉬운 말로 다 풀어 놨던데 확실히 "어깨에 힘을 뺀" 태도이긴 합니다). 주인공은 정말 일렉기타를 잘 치고 싶었는지, 아니면 보드 타는 기술이 가장 절실했는지, "소원은 신중하게 빌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귀한 기회에 고작 생각한다는게 이런 소박한 것들뿐입니다. 이런 순진한 태도에 외계인님께서 특히 호감을 가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러나.... ㅠ).

나의 가장 아픈 기억은 무엇일까? 사람은 자신이 처한 비극적 운명을 내내 모르고 살아 오다, 어느날 한순간에 내키지 않는 진실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가장 무서운 심연의 비극은 바로 스스로가 왜곡하고 감춰 둔 기억 속에 도사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주인공은 무모한 건지 용감한 건지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캐어 들어가는데, 아무리 파고 파도 그 자리에는 여인 한 명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불x친구이자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그녀는,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남의 여인이 되기 직전입니다. 세상을 단순하고도 솔직하게 살아온 그였기에 이 기억 말고 그를 아프게 할 다른 어떤 약점도 없습니다. 여성들은 물론 심지어 게이들 사이(이걸 근데 딱히 강조하는 이유가 뭘까요? 대안으로서 생각은 하고 있다는 뜻입니까?)에서도 최고 인기남이 된 그이지만, 가장 갖고 싶은 걸 못 가지는 그이기에 마음이 하나도 편하질 않습니다. 기억의 심연에서 찾아낸 가장 내밀한 욕구 혹은 상처가 고작 이런 것뿐이라면 예수까지는 몰라도 진정 달관 득도한 자인지도요.

처음부터 우주인으로 선발된 게 프로젝트의 상업적 효과를 노렸을 뿐 다른 어떤 배경이나 자격이 있어서가 아님을 스스로가 잘 알고, 대성공을 거두고 귀환한 후엔 자신에게 덧씌워진 그 모든 허상의 이미지에 환멸을 느끼는 그. 이처럼 주인공은 세상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가장 밀도 높은 소통(비록 가짜지만)을 누리지만, 세상과 철저히 유리되어 고독 속에 감금됩니다. 이런 그이기에 결국 그녀 역시 설령 기회가 주어졌더라도 제대로 합일하지는 못 했을 듯한데, 뇌경색으로 불구자가 되고 나서도 여튼 그를 찾아준 건 엄마 말고는 그녀뿐입니다. 그를 100% 이해는 하는데 역시 그 단순함에 질려 결국 옆을 지켜 줄 자신은 또 없는 그녀. 명품은 어려서부터 좋아했는지 결국 자신이 그 사건의 범인이었음을 자백하는 그녀. 혹 속편이 나온다면 두 불x친구의 과거를 다루는 프리퀄이었으면 어떨지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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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 - 부의 추월이 일어나는
제이 새밋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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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가 정리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경영학 개념입니다만, 실제 비즈니스계에서 이를 실천에 옮긴 사례는 역사도 오래되고 그 가짓수도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그래서 파괴적 혁신의 필요성이나 마력은, 이를 실제 현장에서 자신의 사업체 운영을 통해 성과를 거두어 본 사람이 설파를 해도 해야 우리 대중, 독자들에게 설득력이 생긴다고 해야 맞겠습니다. 

이 책 저자 제이 새밋은 분명 그런 자격 있는 저자들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서문과 본문 중에서 여태 자신이 어떤 비즈니스 이력을 걸어 왔는지, 어느 상황에서 처절한 좌절을 맛 보고 어떤 국면에서 통쾌한 성공을 거뒀는지, 상당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합니다. 자계서가 대개 그렇듯 저자 자신이 마음으로부터 존경하고 금과옥조로 여기는 타인들의 사례와 교훈, 명언을 이 책에서도 자주 인용하지만, 저자 자신도 치열한 생을 살아 왔기에 할 말이 많으며, 그 말들이 다른 인용례보다 오히려 독자에게 훨씬 큰 재미를 줍니다.

그래서 저자에게 붙은 별명은 "세상에서 가장 쿨한 직업을 가진 사내"입니다. 사실 그가 걸어 온 이력이 다채롭기에 구체적으로 뭐가 그의 직업인지 딱 짚어서 말할 수 없지만(대체로는 "사업가"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과연 고정된 직업이 뭔지 쉽게 규정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넉넉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이 책 주제인 "파괴적 혁신"이, 그런 고정된 범주에서 탈피하라는 주문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레이저디스크를 기억하시는 이들이 많을지 모르겠습니다. 1997년만 해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대부 3> 등 몇몇 상품을 실제로 판매했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술회하는 대로, 기기에 넣고 돌리다 테이프가 감겨서 망가지는 일 없고, 화질은 비교도 안 되게 선명하고, 원하는 구간으로 즉시 이동 가능한 등 종전의 VHS 포맷 등을 크게 앞서는 장점이 많았습니다. 허나 이 책의 저자는 "레이저디스크는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그저 좀 잘 된 혁신에 불과했다"고 말합니다. 사실 저자는 이 상품을 처음 보았을 때 당연히 시장을 휩쓸리라고 예상한 많은 대중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스스로 책 중에서 고백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그랬던 그가, 상품의 실패를 사후에 다 지켜 보고서야 속 편한 비판을 하는 건 값싼 결과론으로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여기서 우리는 저자의 진짜 의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저자의 경우 1990년대 중후반 CD-ROM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 자신의 신나는 개인 커리어의 처음을 열어젖힌 사람입니다. 그가 파악하기로 LD가 망한 진짜 이유는, VHS 포맷과 달리 사용자가 녹화, 기록할 수 있는 기능이 결여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비자는 제공되는 컨텐츠를 수동적으로 소화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방송을 자기만의 공간에 소장도 하고 싶어하며, 종전의 상품이 이 욕구를 만족시켰는데 새롭다는 매체가 오히려 더 제약된 기능만을 가진다면, 자연 실망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런 진단은 실제로 CD-ROM 사업으로 재미를 본 분이 하는 말이기에 설득력이 있는 거죠.

"파괴적 혁신"은 그래서 "다소의 향상"이 아니라, 종전의 체험과 만족을 송두리째 탈바꿈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저자가 또 주목하는 파괴적 혁신의 대표적 성공례는 축음기입니다. 토머스 에디슨도 자신이 가장 아끼는 발명으로 꼽은 이 "파괴적 혁신 상품"은, 이 책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엔리코 카루소나 베시 스미스 등 세계적인 예술가의 퍼포먼스를 그저 소수 계층이나 특정 지역 거주자의 전유물로부터, 모두의 안방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적의 환상을 창조한 혁신으로 꼽혀 마땅합니다.

서투르고 미흡한 성과만 거두던 시절이 분명 있었으나 이후 손 대는 사업마다 큰 재미를 보았던 저자 같은 이가, 자신의 성공 비결이라며 내세우는 건 뭘까요? "종전의 고정 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시대의 트렌드를 객관적으로 잘 살펴 이거다 싶을 때 바로 치고들어가라."입니다. 이런 건 요즘 같은 세상에 어느 섹터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도 다 명심할 만한 지침입니다. 예를 들면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망하는 사람, 호구처럼 사기 당하는 사람은, 꼭 보면 주견이 없습니다. 제 딴에는 강자에게 편승하고 대세를 탄다며 착각하는데, 몇 박자 늦거나 일이 꼭 끝난 후에 열심히 허우적대니 그게 문제입니다. 아니, 승자를 정확히 예측해서 그에 부화뇌동하는 것 자체야 누가 뭐랄 수도 없습니다. 세상이 본래 그런 거죠. 진짜 중요한 건 타이밍인데 꼭 뒷북이나 치면서 혼자 약은 듯 허세를 떠니 그게 우습다는 겁니다. 저자의 지적은 그래서 특히 이런 변화무쌍한 세상 풍조에서 울림이 깊게 들립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은 장편 <쥬라기 공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생명체는 반드시 자신의 길을 찾아낸다." 참 무서운 얘기인데 이 말이 속속들이 맞다면 아마 인공지능은 실패하고 말 겁니다. 또 현생 인류의 지혜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진화론의 신비 역시 단초가 여기서 찾아지는 거겠고 말이죠. "기득권을 가진 공룡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 고객의 니즈는 무시되었다."

한국에도 소리바다 같은 사이트, PC 프로그램(P2P 클라이언트)이 있었습니다만 그 무렵 저자는 EMI에 몸 담고 있었는데, 제가 이 책 읽으면서 저자가 참 약은 분이라고 느낀 게, 아무리 모험 사업을 하면서도 결코 허허벌판에 자기 혼자 떨어져서 위험 부담 큰 스탠스는 피한다는 겁니다. 이 역시 처세 스타일로는 훌륭한 것이고, 이분의 특징이라면 그 와중에서도 현실을 굉장히 냉정히 직시하고, 패배자의 넋두리나 변명거리만 잔뜩 챙겨 두는 마인드는 아주 경멸하고 든다는 거죠. 그는 EMI 근무 당시(정확하게는 정규직 고용이 아니라, 일시 파트너십으로 협력 업체형 참여였던 듯합니다. 여튼 자율권 보장되고 유리한 계약 조건이었겠죠), 냅스터 측의 저작권 침해 사실을 일일이 캐 내고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역사의 한 장에 몸을 담았던 셈이죠.

EMI 참여 전 냅스터 측에서 저자에게 찾아와서는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러니 당시만 해도 이 저자가 냅스터 측의 우군이 될 수도 있었다는 뜻입니다. 헌데 저자가 보기에, 이들은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갖지도 못했으면서, 그저 유저 수만 많이 확보하면 자연 기반이 잡히겠거니 낙관하더라는 겁니다. 그들이 보이는 자신감은 저자 눈에는 근거 없는 허세로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사람의 자질과 그릇을 판단하는 데 소름끼칠 만큼 저자는 정확한 안목이 있었던 거죠. 결과는 우리가 다 아는 대로입니다. 이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도 있었는데 당시 MBC 백분토론에서 벅스 대표하고 저작권 관계자들이 거의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지금 벅스는 NHN 소속이며 지분 관계 변화에서 큰 우여곡절이 있긴 했으나 여튼 법인으로서는 지명도와 사업 본체를 유지한 채 잘나간다고 봐야 합니다. 역시 사업 모델이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똑똑한 사업가는 자주, 빨리, 실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이는 이미 와튼 비즈니스 스쿨에서도 일찌감치 강조해 온 명제 중 하나이며, 이 책에서 시도때도없이 저자가 되풀이하는 사실상 주제문입니다. 실패한 자는 땅에 엎드려 계속 쓰디쓴 패배의 먼지만 씹으면서 일어날 줄 모르거나, 남탓을 하지 말라면서 실제로는 본인 자신이 남탓만을 일삼는 무지와 자가당착에 빠져 있죠. 반면 저자처럼 훌륭한 사업가는 자신이 부리는 피용인의 자질을 한눈에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정해진 월급으로 이 사람에게서 최대한의 포텐을 뽑아낼지를 연구합니다. 졸렬한 사장은 그저 명목 월급 지출을 아낄 뿐, 비용의 참된 가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들은 사소한 현상 속에서도 이윤의 동기를 찾아내고, 이를 보다 넓은 정보의 채널에 공유함으로써(이 과정에서, 유해하고 사악한 독재 정치도 없어진다고 하는군요) 세상과 더 광범위한 소통을 시도하고 합일합니다. 진정한 파괴적 혁신의 원동력은 바로 이런,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인드를 끊임없이 가다듬고 자신을 확장하는 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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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혁명 2030
사이먼 B. 버락 지음, 엄성수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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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는 하나 모빌리티(mobility) 면에서야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많이 열등한 존재입니다. 반면 이동과 진출에의 욕구는 그 어느 경쟁 생명체보다도 강력하게 품곤 하죠. 이런 까닭에 자동차는 대표적인 문명의 이기(利器)이며, 인류가 문명을 이어가는 한 자동차 역시 필수적인 생존 수단으로 끊임없이 진화를 계속할 것입니다.

자동차 하면 우리는 안이하게도 화석 연료로 구동되는 가솔린 엔진형만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십여 년 전부터 우리 주변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 운전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으며, 이제는 전기자동차가 미래의 대세가 되리라는 전망에 거의 의견이 일치되고 있습니다. "충전소만 많이 늘어봐라. 내 당장 바꾸고 말지." 이 정도 분위기가 대세라고 평가해도 별반 지나치지 않습니다. 미래에 어떤 형태의 연료를 소모하는 자동차가 주류로 나설지의 고민, 모색은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자동차 연관 산업이 워낙 광범위하게 분포하다 보니, 진로를 모색하는 누구라도 이 사항을 염두에 둬야 하며, 그 전에 내 일상의 필수 동반 아이템인 자동차가 향후 어떤 모양새를 갖출지를 두고 관심이 없기란 그게 차라리 더 어렵다고나 하겠습니다.

전기자동차는 1800년대, 즉 19세기의 중후반부터 오히려 주요 모델 중의 하나로 더 친숙한 모습이었습니다. 21세기형 첨단으로만 받아들이는 현대인들에게 오히려 의외에 가까운 상식이겠는데요. 19세기 후반~20세기 초에 걸쳐 일상의 에너지원으로 전기가 폭 넓게 도입되던 시절, 자동차 역시 전기로 구동되는 게 당대인들에게는 차라리 자연스럽게 인식되었습니다. 토마스 에디슨 역시 포드와 손 잡고 전기자동차 사업을 구상했었으나, 뜻하지 않은 화재 사고를 겪고 이 분야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책에 나오듯이 이를 두고 어떤 음모론자들은 정유업계의 압력과 로비, 심지어 테러가 빚은 결과라고도 하나, 저자의 신중한 판단처럼 이런 태도는 지나친 억측입니다.

1990년대에 GM이 전기자동차 모델을 시중에 이미 내놓았다고 하면 안 믿는 이들도 있습니다. 관련 업계의 반대도 있었고(주유소 등에서 과세 반대) 시장성을 확보할 만큼 단가를 충분히 낮게 맞출 수 없어서 이 사업부문은 결국 중단되었습니다. "리콜을 빙자한 회수(책 p44에 이 표현이 그대로 나옵니다)"라든가, 사막 한가운데에 시설과 제품을 갖다버리는 식으로 결국 2001년에 파국을 맞는데, 만약 이 프로젝트가 좌절없이 그대로 진행되었다면 지금쯤 미국 산업이 얼마나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을지 아쉬워하는 저자의 평가가 나옵니다.

그런데 어느 산업발달사를 회고해 봐도, 이처럼 시대를 잘못 만나 좌초하는 선구자, 모험가의 사연은 얼마든지 나오니 딱히 아쉬워할 대목만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안 나옵니다만 프레스턴 터커라는 개척가가 이미 지난 세기 중반에 디스크 브레이크, 반자동 변속기 등을 달고 연비도 획기적으로 개선된 모델을 내놓은 적 있었죠.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가 만든 영화 <터커>가 이 사연을 자세히 다룹니다.

터커 자동차를 압살한 빅3도 21세기 들어 시대의 대세를 채 못 따르고 방만한 경영과 후진적 노동 행태를 이어간 탓에 큰 위기를 맞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이미 1980년대부터 미국 경제의 암덩어리나 마찬가지였고, GM 역시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후과를 감당 못할 상황이란 걸 알고 미국 정부가 반 국유화하다시피해서 오늘에 이릅니다. 포드는 그전부터 긴축 경영에 들어가 당시 간신히 위기를 넘겼으나 역시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는 건 他 兩社와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책이 특히 21세기 들어 일어난 이 사실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처럼이나 산업 전반에 영향을 크게 끼친 이 회사들의 경영 주체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대폭 물갈이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나 공공 단체, 혹은 전혀 새로운 세력이 경영에 참여하고부터는,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 전향적으로 친환경 컨셉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건데, 현재 자동차 산업의 대세가 이처럼이나 크게방향 전환을 이룬 데에는 이런 요인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저자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의 이른바 "파괴적 혁신" 개념을 예로 들며, 전기자동차야말로 이 범주에 넣어야 할 대표이자 모범이라 규정합니다. 종래의 휘발유 구동 엔진은 대체로 세 가지 정도의 치명적 약점이 있는데, 1) 에너지 효율이 20% 정도밖에 안 된다. 2) 에너지 단위당 가격이 비싸다. 3) 하나의 엔진이 변속장치, 주행장치를 거쳐 바퀴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일체형 구조라는 사실 등입니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열역학 법칙의 제약에서 거의 자유롭다 할 정도로, 100%에 가까운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며, 모터 등이 고장나도 대개 모듈형 구조라서 해당 부품만 교체하면 수리가 완료됩니다. 정비, 유지, 보수가 크게 편리해졌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저 원료 패러다임의 전환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친환경도 대단한 편익이고 대의(cause)이지만, 그를 훨씬 넘어선 효용이 따로 생기는 거죠.

그러나 저자도 pp. 73~75에서 고백하듯, "현재로서는 화셕 연료가 그 어느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항상 배터리팩 안에 100%를 충전하는 게 좋다고만 말할 수 없기에, 내연기관형과 전기자동차 중 어느 것이 경제적으로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산업으로서 경쟁력이 있는지, 소비자에게 어느 정도 어필할지는 기술적 우위만으로 판정할 수 없고, 어디까지나 "경제학적 판정 절차"를 거쳐야만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하이브리드 방식의 핵심이 엔진이었다면 최근 대두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방식은 배터리다." 저자는 이렇게 정리하는데 그 이유는 이 PHEV 모델에서 어디까지나 모터가 위주이고 내연기관이 보조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존 하이브리드 방식은 당연히 엔진이 메인인데, 이런 의미에서 PHEV야말로 진정한 하이브리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초창기만 해도 오히려 전기자동차가 가격이 더 싼 편이었습니다만 일부 특수 계층의 장난감에 가까웠을 뿐 대중 상대로 판매되는 아이템이 아니었기에 가격 대조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여전히 전기자동차는 일반 자동차보다 비싸게 시장에서 팔리는 경향이죠. 그래서 소비자들이 우선 염두에 두는 게 하이브리드인데 책 4장에서는 가격과 함께 다양한 모델들의 스펙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사진이 좀 함께 나왔다면 더 좋았을 뻔했습니다. 가격 고려해서 하이브리드를 찾을 독자를 위한 배려겠습니다만 볼보(현재는 포드 소유 브랜드입니다만)나 포르셰에서 나온 럭셔리 모델도 소개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전기자동차 대중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중 하나라면 역시 배터리 이슈입니다. 에너지 밀도 면에서 아직 내연기관 구동형을 따라올 수 없고, 책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것처럼 여전히 가격이 너무나도 비쌉니다. 저자도 "파괴적 혁신"을 거론하지만, 분명 전기자동차가 혁신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보급이 늦어지는 이유는 인프라, 그 중에서도 충전 인프라의 문제가 있죠. 자동차 산업에서 신상품의 히트에는, 예컨대 "허니버터칩"처럼 개별 상품의 경쟁력과 호응 유발로만 충분한 게 아니라, 사회 제도적 뒷받침이 수반되어야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백여년 전 니콜라 테슬라가 이미 무선 충전 방식을 제안한 적 있다는군요. 이 방식은 현재 이탈리에서, 정해진 노선만을 운행하는 버스들에 제한적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장 큰 애로점은 배터리에다 100% 완충을 유지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데(배터리 사이즈가 너무 커지고 시간도 오래 걸림), 버스의 경우 고정 노선만 다니므로 거점에서마다 아주 조금씩 충전을 지속하는 식으로 이 난관을 해결했다고 합니다(시간 문제와 용량 제한). 저자는 직장인들의 경우 이동 경로가 어느 정도는 고정이므로 비슷한 방식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예측합니다. 허나 자차 소유의 장점이 노선에 제약을 안 받고 변덕이든 즉흥이든 내 맘대로 행선지를 정할 수 있다는 데에 있으므로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걸 알 수 있네요.

현대자동차 그룹 같은 경우, 대졸 신규 공채를 할 때 파격 조건을 걸고서도 우수 인재를 모으려 애 씁니다. 해당 공학을 이수한 이가 아니라면(자동차 공학이라고 따로 특화한 학부를 설치한 대학이 그리 많지도 않고요) 우수 인재가 자동차 사업 부문에 들어가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갖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영업이나 법무 파트가 아니라도 자동차공학이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전문가라면 물리, 화학 등 다방면에 걸쳐 탄탄한 소양과 논리적 두뇌를 갖추어야만 합니다.

이 책 역시 뜻밖에도 마지막 파트에, "왜 전기자동차인가?"의 의문을 학문적으로 풀어 주고 책을 끝내겠다는 듯, 대중서치고는 이례적으로 토크 등 물리 개념을 자세히 끌어들여 마치 전기차 전도사처럼 그 수월성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일단 특정 기업의 이해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인류 문명이 한 단계 진보하는 핵심 기술, 친환경 아젠다와 연관된 기술이기에, 우리 일반 소비자의 건전한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음모론을 지나치게 믿어서는 안 되겠으나, 행여 특정 독점 자본이 대중의 이해를 희생하여 이기적인 시도를 벌이는 결과는 막기도 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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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리프레시 -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혼을 되찾은 사티아 나델라의 위대한 도전
사티아 나델라 지음, 최윤희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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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떤 경영서를 읽어 봐도 기업의 필수 덕목으로 강조하는 게 몇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기업에는 영혼이 있어야 한다"입니다. 영혼이란 말이 다소 막연하긴 해도, 기업이 시장에서 오랜 동안 살아남고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으려면, 그 기업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소비자 대중에게 어떤 니즈를 충족히켜 줄 수 있으며, 사회에 왜 꼭 필요한지를 선명히 납득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저 만족할 만한 수준 정도가 아니라, 존경과 사랑을 받는 기업이라야 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기업일까요? 요즘은 1990년대 중후반처럼 이 회사가 미디어에 자주 오르내리질 않습니다. 간간이 들리는 바에 따르면, 과감히 특정 사업을 발주했다가 그리 큰 성과를 못 거두었다는 정도의 소식이 고작인 듯도 합니다.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여전히 건강이 좋고 사회 기여 활동에도 열심인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상은 그에 못 미치는 느낌도 있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엔 소수 직업군에의 제한된 용도의 상품을 제외하곤 현저히 위축된 경영의 표본처럼 보였던 애플이, 지금은 사세가 역전되다시피하여 무슨 결정을 내리든 연일 뉴스를 탑니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은 애플이 태초부터 유일한 IT계의 강자인 줄로만 알 겁니다.

허나 MS는 여전히 중요하고도 영향력 있는 기업입니다. 2010년에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았을 때, 랩탑은 물론 PC 자체가 없어질 듯 섣부른 예측이 온통 여론을 채웠습니다. 올해가 2018년인데 여전히 MS 운영체제로 돌아가는 PC는 업무환경의 중심에 서 있고, 강제 업데이트 등 말도탈도 많았으나 윈도10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MS는 여전히 업계의 거인이며, P/E ratuo도 17.64인 애플의 3.5배에 가까운 62.24입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도 애플과 구글에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요즘 트럼프에게 공격 받는 아마존은 MS를 추월하려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런 마이크로소프트를 진두 지휘하는 현재의 기업 총수가 바로 사티아 나델라입니다. 이름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 그는 인디아 출신입니다. 인도는 근년 들어 국가 정책으로 이공계 엘리트를 육성하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우수 엔지니어를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벌써 세계 최고의 IT 기업 CEO를 배출할 정도였나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도 많겠습니다. 이 책은 사티아 나델라가 직접 쓴 진솔한 회고록이자, 경영인-엔지니어로서 분명한 소신을 피력한 에세이집이며, 동시에 미래 사회가 어떻게 변모할지 실무인으로서 내다본 바를 담은 미래학 서적이기도 합니다.

미국에 갓 건너온 시절 이런저런 편견과 차별대우를 겪기도 했던 그가 당시에 대해 이런 식으로 회고하는 대목이 책에 나옵니다. "... 그러나 다부족 사회에서의 특별한 지위를 바탕으로 의연히 성장해 온 남성에게, 이런 일 정도는 그저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었다..." 사실 어떤 사람이 인생의 다양한 시련이나 고비를 잘 극복하고 않고의 여부는, 그가 얼마나 넉넉한 환경에서 많은 자양분을 섭취하며 자라 왔느냐에 상당 부분이 좌우됩니다. 사티아 나델라는 풍족한 가정에서, 인도 최상위 그룹에 속할 만한 부모에게 양육된 행운아였습니다. 이런 사람이 설령 낯선 나라인 미국에 처음 발을 디뎌 이런저런 소소한 장벽에 부딪혔다 해도, 하찮은 인간들이 상황 파악 못 하고 함부로 덤벼대는 행태가 얼마나 가소롭게 여겨졌겠습니까. 물론 이는 개인 차가 있기 마련이라, 유복한 환경에서 설령 자랐다 해도 가장 졸렬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사례도 얼마든지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사티아 나델라의 부친은 우리 식으로 따지면 행정고시 합격자 출신으로 내내 고위 공직 노른자만 거친 엘리트 관료였습니다(그런데 우리 관점으로는 상당히 뜻밖인 게, 개인적 신조로 마르크스주의를 유지했다고 하는군요. 문제가 많다고는 하나 역시 사상의 자유 등을 존중하는 민주국가로서의 면모를 여튼 확인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어머니는 대학에서 산스크리트를 가르치는 교수였습니다(책 중간쯤에 나오듯, 몇 년 전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으셨다고 합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국제전화로 이야기까지 나누던 상황이라, 당사자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음이 짐작 가능하죠). 그 자신도 털어놓기를, 이처럼이나 뚜렷이 대조되는 지적 배경을 지닌 가정이었기에, 뭐랄까, 많은 지적 자극을 받아가며 아이가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환경일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워낙 교육에 열성인 국가에서는, 웬만큼 공부 잘해서는 잘했다 소리 듣기도 어려운 살인적인 경쟁이 청소년기에 펼쳐지기 마련입니다. 웬만큼 똑똑하고 공부도 잘했겠으나 소년 사티아는 원하는 학교에 한 번에 척 붙을 만큼 우등생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못하는 게 없었던 부모님이 보기에는 참 허탈하고 실망스러운 결과였기에, 특히 그 부친은 그저 웃음만 지었다고 합니다. 이때 사티아는 인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낯선 미국의 위스콘신 대학교가 제안한 입학 기회를 살려 제2의 도전에 나설 것인가 사이의 선택이 그의 앞에 놓였습니다.

고 정주영 창업주 같은 경우도, 대처에서 막 큰 사업을 시작할 때 그 부친이 찾아와서 "너 없으면 난 누구하고 함께 농사를 짓고 집안을 지키겠냐"면서 눈물로 호소할 때 크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다고 하죠. 이 당시를 회고하며, 평생 엄격하기만 했던 부친이 그처럼이나 약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일 때, 너무도 마음이 아파져 바로 귀향할 마음을 먹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만약 그때 인지상정의 효심이 발휘되어 청년 정주영이 고향으로 돌아가 눌러앉았다면, 한국 현대사는 어떻게 바뀌었겠습니까?

사티아 나델라 회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안온한 인도에서 그저 무난한 경로만을 골라잡았다면, 이처럼이나 큰 규모의 성취를 거둔 인생을 가꾸지는 못했을 겁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나마 선방하며 다음 단계의 도약을 꿈 꾸는 숨고르기를 잘 수행하는 관리자, 경영자를 갖지 못하고 어쩌면 더 이른 시기에 주저앉았을지 모릅니다. 실제로 외국 비즈니스 매체들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MS 중 누가 먼저 레이스에서 탈락할지"를 두고 여전히 잔인한 점치기를 계속하는 중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회장은 "뜻밖의 출세"를 한 인물은 아닙니다. 위기다 뭐다 소문도 무성했지만 스티브 발머 전 CEO는 여튼 회사를 여기까지 끌고 왔고, 나델라 회장은 발머 체제에서 총애를 받던 실세였으며, 그가 회장직을 승계했을 때 거의 아무도 놀라지 않고 당연한 결과처럼 받아들였습니다. 발머 임기 말년에는 "준비된 후계자"였던 그가 오히려 "마음을 비웠으니 다른 이가 취임(등극?)해도 그에게 전폭적으로 협조할 뿐"이라며 이례적인 입장 표명을 할 정도였는데, 역으로 그가 얼마나 오랜 동안 "대세 잠룡"으로 간주되었는지 우리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델라 회장은 서두에서 취임 당시의 난맥상을 돌이켜 말합니다. "관료제적 내부 알력은 심각했고, 조직은 활기를 잃었으며, 외부에선 우리를 걱정 섞인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제 취임 몇 년이 갓 지난 시점에서 MS가 종전의 이런 병폐나 위기를 다 극복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발머 체제가 남긴 부정적 측면을, 역시 발머의 사람 중 하나였던나델라 회장(그는 이 책에서 내내 그를 "스티브"라는 퍼스트네임만으로 부릅니다)은 객관적으로 직시하는 편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며 자신을 트랜스포밍할 줄 아는 인물입니다. 조직 내 실력자들은 대개 진심으로 조직 장래를 위한 길보다, 조직 안에서 자기 세력을 넓힐 수 있는 쪽으로 제안이나 진로 변경을 꾀하기 마련입니다. 나델라 회장의 주전공은 클라우드 쪽이 아니었지만, 그는 서버 구축 사업이란 종래의 주력 분야에 안주하길 과감히 거부했고, 그 자신이 새로 (대학 시절에 전공한 바 없었던) 클라우드 쪽을 연구하여, 조직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택했습니다. 최고 경영자에 접근하면 할수록 그는 경영학 쪽 소양도 두터이 익혔습니다.

예컨대 그는 구글에 맞서 Bing(여전히 고전 중이지만 MS가 열심히 키워나가는 검색 사업이자 사이트 브랜드 네임이죠)을 론칭하면서, 이른바 two-sided market의 특징을 천착했습니다. 정보를 얻고자 하는 일반 유저에게도, 사이트에 광고를 노출시키려는 기업 고객들에게도 동시에 관심을 기울이며 개척해야 하는 특성의 시장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엔지니어라면 시야가 좁아서 이런 양면의 전선을 응시하지 못하는 법인데, 그는 자신의 한계를 언제나 극복하려 드는 인물이었다는 뜻입니다.

"비행(flight. 飛行)을 인공비행이라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시 엔지니어다운 말입니다. 기술 중에 "인공" 아닌 게 없듯, 인공지능 역시 어떤 이질적인 분야가 아니라, 그저 인류가 역사 내내 해 왔던 대로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복리를 증진시키는 수단일 뿐이란 거죠. 그는 2016년에 한창 미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통령 선거전을 회상합니다. 당시 유력 후보 중 하나였던 케이식 주지사는 "무역에 반대하는 이는 성장에 반대하는 것"이란 발언으로 큰 호응을 받았었죠. 아무리 당장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아가는 듯 보이는 자유 무역 확대 추세, 업무 자동화 트렌드라고 해도, 이를 인위적으로 가로막고 국수주의나 블록화를 시도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겠습니다. 미국에 건너온지 28년만에 세계 최고 기업의 CEO로 우뚝 서고, 대통령에게 자신의 소신도 직간할 수 있는 위치를 점한 인물, 그의 솔직한 속내가 가득 담긴 이 책을 통해 우리 독자들의 시야도 더불어 미래를 향해 더 넓어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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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PS - 서울대학교 텝스관리위원회 공식문제집
서울대학교 TEPS관리위원회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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텝스는 고급의 영어 구사 능력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영어 검정 시험으로 이미 자리했습니다. 올해부터 텝스는 체제가 새로 바뀐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는 문항 수가 줄고 그에 따라 시험 시간도 다소 단축된다고 합니다. 청해 파트 3에서 두 번 들려 주던 걸 한 번으로 줄이고, 어휘와 문법은 통합해서 시험 시간이 편성된다는군요. 그렇다고는 해도 실제 응시자들이 수험자에서 겪을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이 공식문제집을 다 풀어 본 제 소감입니다.

어느 영어 시험이건 청해(리스닝) 영역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mp3 파일을 다운 받지 않으면 최소한 책 40%는 날리는 것이므로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관련 사이트에서 음성 자료를 찾아야 합니다. 이 주소로 가시면 되는데요(http://www.snupress.com/customer/notice_view.asp?number=1332&page=1&board_name=SNU_GENERAL_BOARD&keyname=&keyword=&code=04), 회원 가입을 해야 합니다. 텝스 홈페이지가 아니라(거긴 가서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옵니다) 이 책을 출간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사이트이므로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회원 가입을 해야 합니다만, 제가 시도해 보니 주소를 정확히 찾으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여튼 규정 위반이겠으므로 그 주소는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회원 가입 후 로그인할 때는 반드시 이메일 아이디(@꼴의)를 써 넣으셔야 합니다. 파일 크기는 압축 해제 상태에서 65.3Mb입니다.

텝스는 타 시험과 달리 청해 파트에서 아무 지문이나 선택지를 주지 않습니다. 완전 백지이고, 별 도움도 안 되는(?) 형식적인 안내문만 나온다는 거 다 아실 겁니다. 어차피 교재의 문제 파트에는 아무 보조 지문이 없으므로, 책이 없어도 저 음성자료만 듣고 공부할 수도 있긴 합니다(단, 파일 속에야 답도 없고 해설도 당연 없으므로, 모르겠으면 이 책의 후반부 해설과 답지가 꼭 필요하죠). 청해 잘 하시는 분들은 음성파일만으로도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습니다.

p15의 청해 25번을 보면, 참 텝스 답게 주의깊게 듣지 않으면 반드시 틀리게끔 문제를 잘도 꼬아 놓았습니다. 들어 보면 남자가 무엇을 부탁한다는 것, 여자가 처음에 거절하다가 나중에 들어준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다 이해합니다. 이 정도면 되겠다 하고 방심하다가, ⓐⓑⓒⓓ를 다 들어 보면 뭐 전부 "부탁-거절-승인"의 내용이므로 당황하게 되죠. 이게 토익과의 차이점입니다. 토익은 대충만 들어도 답이 보입니다.

p16의 청해 34번 같은 건(물론 책에는 백지고요, 음성 파일 기준입니다) 과학 지문(유전 공학 관련)입니다. 한국어로 된 걸 읽어도 가물가물인데 영어라니. 허나 어쩌겠습니까. 목표 점수를 얻으려면 정복해야 할 단계지요. 난도가 있는 만큼 두 번을 들려 주는데 처음에는 여성분, 두번째에는 남성분입니다. 평균보다 약간, 아주 약간 빠른 느낌이지만 두 번을 들려 주므로 결과적으로 적당한 난도입니다. 숫자나 연도 같은 건 메모를 해 가면서 들어야 좋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토익과 달리 숫자 보다는 지문의 요지와 맥락에 더 신경써야 합니다. 난도가 높다고는해도 지엽말단의 정보 오차로 답이 갈리진 않습니다.

p34의 15번을 보면 해고 통보문이 나옵니다. 책 후반부의 해설에도 잘 나와 있듯, 해고는 실제로 당사자에게 큰 충격을 안기는 만큼 곳곳에서 완곡 어법이 쓰입니다. "당신에게 시간이 주어질 것입니다... 사내에서, 혹은 사외에서, 새로운 업무가 할당될 때까지" 솔직히 시간이 주어지기는 뭐가 주어지겠습니까. 그냥 일 없이 노는 시간이 "주어지는 게" 달가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여기서 "사내(社內)"라는 말로부터 혹시 오해나 기대가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해, "if any such opening exist" 같은 말까지 넣고 있습니다. if any란 말은,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혹시 그런 게 있기나 하다면" 같은, 극히 부정적 전망의 뉘앙스를 지닌 표현입니다. opening은 일자리, 혹은 업무의 빈 자리가 신규로 생기는 걸 뜻합니다. 이 표현도 아직 덜 익숙한 수험생이 절대 다수일 겁니다.

16번도 정치 관련 기사인데, 아예 처음 보는 어휘도 어휘지만, 익숙한 단어인데도 문맥 속에서 전혀 다른 뜻을 지니는 게 수험생 입장에서는 더 당혹스러울 겁니다. 뒤의 해설을 보면 flak 같은 단어가 어려우리라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 단어는 차라리 몰라도 유추가 가능하거나 아예 건너뛰어도 됩니다. 오히려 중간 쯤의 address가 어렵습니다. 정치 관련이니까 무슨 "연설"일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처리하다"가 가장 가까운 뜻입니다. passing 같은 건 이 지문의 핵심 키워드라고 봐도 되는데, 역시 voting 이나 2/3 같은 다른 단어와 연결을 지어야만 올바로 의미가 파악됩니다.

p74의 24번의 지문을 보면,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한니발 렉터 박사의 고향이기도 하죠ㅎ)가 1918년에 독립을 결의하는 법안을 발의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다룹니다. 사실 답은 backfire라는 단어의 뜻만 알아도 바로 맞힐 수 있습니다. 지문 중 design이란 말 뜻도 많은 분들이 헷갈려할 만한데요. 한국인들은 대개 단어 하나에 뜻 하나씩만 암기하고 말기 때문에, design이란 말이 맥락에 따라서 얼마나 다양한 뜻을 지니는지 그저 무시하고 맙니다. 만약 design이 conspiracy나 plan 같은 말로 대체되었다면, 이 지문은 끝까지 읽지 않아도 많은 수험생들이 지문의 대의와 답까지를 바로 유추할 수 있었을 겁니다. refer 같은 말도 수험생들은 refer A as to B 같은 숙어 암기 속에서의 뜻만 알거나, 참고서적이라고 할 때 reference까지만 알고 맙니다. 그래서 이 지문에서처럼 reference가 "언급"이란 뜻을 가질 때 뜻 파악이 안 되어서 당황하는 거죠.

p78을 보면 31번에서 답은 ⓐ입니다. 매우 간단한 문제이지만 저는 이 문항이야말로 TEPS의 개성을 전형적으로 잘 드러낸다고 봅니다. 지문에는 분명 female applicant가 선호(preferred)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 대개 구인광고에서 성별 선호를 밝히면 반대 성별은 아예 지원하지 않는 게 시간 낭비를 피하는 길일 겁니다(현실적으로요). 그러나 지문의 구인글은, preference와 must를 분명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must는 절대적인 자격 요건이고, preference는 가능하면 그쪽으로 희망한다는 정도입니다. 따라서 선택지 ⓐ는 참으로 교묘하게도, 많은 학생들이 대의 파악 과정에서 정확하게 뜻을 이해하지 않고 흑백으로 어렴풋이(시간이 부족하니까요) 짚고 넘어가는 바로 그 허점을 노리고, 마치 뒤통수나 치듯 정답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토익에서는 이런 유형이 잘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TEPS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영어 실력 외에도 정밀한 논리적 추론 능력(마치 수능에서 국어 영역처럼)을 요구한다는 평판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 위 30번은 permanent와 temporary의 반대 관계만 알면 오답이 쉽게 걸러지는 편입니다. 아마 이 지문에서는 "대체 베이비시터가 웬 permanent job이란 말인가?" 같은 막연한 선입견을 노리고 이런 문제를 구상했을 겁니다.

신문기사나 잡지, 혹은 위키피디아 아티클을 보면 예컨대 주제가 정치라고 했을 때 그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어휘가 대개 뚜렷이 부각됩니다. p80을 보면 landslide라든가, naysayer라든가 하는 말들이 눈에 띄는데, 이런 단어들은 대개 시중에 어휘 공략 참고서로 나온 서적들에 잘 등장하질 않지만 해당 분야 주제의 글들을 읽으면 일상 용어처럼 자주 만납니다. 그래서 TEPS 고득점자야말로 살아 있는 영어의 진짜 실력을 지닌 고수로 인정받곤 하는 거죠.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사교육을 통한 요령 습득으로는 고득점이 불가능하니까요. 만약 누가 TEPS의 이런 숨은 구조나 특성만 파악하여 자기 나름대로 요령을 발견해 내면 또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p57의 20번 같은 건 사실 텝스 답지 않게 너무 쉬운 문제입니다. 누구라도 malignamt와 smoking을 바로 연결시킬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p59의 9번에서는 permisssion과 permit의 차이를 아는지를 묻습니다. 전자는 추상명사이므로 부정관사 a 따위가 붙을 수 없고, 후자는 "허가증"의 뜻이므로 복수형도 가능합니다. 텝스는 전통적으로 가산/불가산(countable/un-)을 따지는 편이므로, 꼭 알아 둬야 할 사항입니다. 조금 다른 범주이긴 한데, product는 공산품이고 produce는 농산물입니다.

p61의 21번에서 accusation은 추상적인 "고발"이 아니라 Tim이란 사람이 제기한 구체적인 절차를 뜻하므로 정관사 the가 반드시 와야 하겠습니다. 어려울 건 없는데 괜히 꼬아서 생각하면 ⓓ가 눈에 걸릴 수 있습니다. 만약에, proof 같은 말이라면 "어떻게라도 증명해 보시지?"라며 any가 올 수도 있습니다. 25번에서는 기존 문법 훈련에 너무 익숙해진 학습자라면 "아, 가목적어 구문이구나. to 부정사를 골라야지"하고 조건반사적으로 나올 수 있는데, 그런 분들 망하라고 ⓑ 같은 오답을 배치했습니다. 물론 진목적어가 나와야 하는데 의미상의 주어 파트 뒤에 따로 나와 있으므로 이 블랭크에는 다른 게 와야 합니다. 여기서 if 구문은 조건절이 아니라 (소위)양보 구문입니다. "비록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의 뜻이죠.

p58의 27번은 잘 읽어야 정확한 답이 나오겠습니다. 보통 수강신청했다가 취소할 때 한국 학생들 속어로 "다운"시킨다고 하는데 콩글리시이며, 이 지문에서처럼 drop이 맞습니다. 그런데 수강료 환불 "자격"을 뜻하므로 eligible이 와야겠죠. p34 지문 중에도 이 단어가 나오는데 뭐 그렇다고 eligible이 특별히 텝스에서 자주 애용되는 건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향후 뉴 텝스의 출제 지향점을 짐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편 지침에서는 이른바 collocation 문항을 늘려 자연스러운 영어 구사 능력을 검증한다고 밝혔으나, 이 책에서 종전과 딱히 다르게 그 유형이 크게 늘어났는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아무튼 향후에는 문법 파트에서 연어 지식과 감각을 묻는 문제가 늘어난다고 보고, 수험생들이 그쪽으로 더 대비를 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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