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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함께하는 세상 여행 - 한옥연구가가 들려주는 문화 이야기
이상현 지음 / 채륜서 / 2012년 12월
평점 :
한옥과 함께하는 세상 여행 - 한옥에 꼭 살아보고파....
* 저 : 이상현
* 출판사 : 채륜서
<전주 한옥 마을의 한 가옥에서 바라본 추석 밤 하늘>
어릴때부터 이유없이 궁을 좋아했고 옛 것이 좋고, 역사가 좋고 과거를 배워가는 그 과정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가까이 하지 못했죠.
그나마 아이들을 낳고 다시한번 과거의 기억과 그 열정을 생각하며 종종 궁 나들이, 성곽 체험 등 다양한 공부들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한옥.
서울에도 한옥을 볼수 있는 곳은 있습니다.
북촌 한옥마을이 그렇고요, 충무로 남산 한옥마을도 있죠.
그런데, 어째 서울에 산지 25년이 되어가는데 이 두곳을 아직도 못가봤습니다.
무엇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랬는지....
그러다 작년 추석엔 전주를 다녀왔네요.
그저 한옥이 좋아서 갔던 전주 한옥 마을.
<전주 한옥 마을의 밤의 풍경 중 하나(上), 경기전 내 우물(下)>
추석에 그곳을 찾은 사람들은 정말 많더라구요.
어른들을 모시고 간 곳이다보니 완전 옛 한옥 집 대신 약간 현대식으로 개조된 곳에서 숙박을 했어요.
그런데 다음번엔 제대로 다시 옛 한옥에서 자보려구요^^
아래는 경기전 내에 있는 건물 내부입니다. 제례를 준비하기 위해 만든 곳이지요.
부엌, 방, 마루의 모습들이에요.
어릴때 자주 갔던 경기도 있던 저희 외가가 전형적인 ㅁ자 집이거든요.
문 들어서면 왼쪽엔 사랑방이, 가운데는 마당이, 그리고 부엌과 방, 마루, 다시 방으로 이어진 집이었죠.
할아버지 댁 마루에 있으면 정말 여름에 시원했어요.
비오는데 마루에 앉아서 마당에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볼때..
왠지 고즈넉하기도 했구요.
어릴때 전 한옥을 따로 체험할 필요없이 자주 가서 자고 그랬는데 말이지요.
요즘 우리 아이들은 그럴 기회들이 많이 없네요.
일부러 찾아서 다니지 않는 한은 말이에요.
그저 그냥 좋았던 한옥.
여러 영상 자료들을 통해서도 한옥의 우수함을 보곤 했는데요.
이렇게 한옥과 함께하는 책을 만나보게 되서 참 기뻤습니다.
한옥연구가가 들려주는 내용이다 보니 더 몰입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한옥으로 보는 세상 이야기, 2부는 한옥 밖에서 보는 한옥 이야기지요.
한옥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용도 좀 있었지만 이 책을 보면서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게다 그냥 한옥의 좋은 점들을 늘어놓는 형식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건축물들과의 비교, 역사 속에서의 한옥 이야기, 광장/두꺼비 집/고래 등의 의미 부여, 그리고 소통.
이 모든 이야기들 속에서 한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마음 속으로 다가옵니다.
서양 건축은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집중하지만, 한옥은 그 집에 사는 사람에게 관심을 둔다. (P112)
이 말이 이 책을 읽다가 와 닿았습니다.
유럽은 산 정상에 성이 많잖아요. 고지대에.
우리는 대부분 논과 밭 근처에 짓다보니 낮은 곳에 집들을 짓고 살았죠.
게다 유럽의 건축물 사진은 다 건축물을 바라본 사진들이 많고, 우리는 집에서 밖을 내다본 사진들이 많다는것.
아하.. 이해도 되고 정말 그렇다고 공감되더라구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는 하지만, 의미도 그렇고 사람에 관심을 둔 한옥이 더 그래서 매력적이었습니다.
한옥 이야기를 하는데 왜 서양의 건축물 사진들이 나오는 것일까?
신혼여행을 스위스로 갔었는데, 스위스라는 곳의 자연의 아름다움도 함께 보긴 했는데, 정말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을 많이 본것 같아요.
작년 여름 영국과 프랑스에선 정말 그 유명한 베르사이유 궁전이나 노틀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를 돌아다녀서 그랬는지.. 정말 웅장함과 화려함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거울의 방이나 그 정원들.
보기엔 정말 이뻐보이는데 과거엔 그런 이쁘고 화려한 궁전에서 신분이 높은 이들도 체면은 커녕 추워서 경비병들과 같이 잤다니....
우리의 한옥, 구들의 힘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정조를 원망하는 저자?
정조 임금이 조금 더 조선을 다스렸었다면... 하는 생각의 공통점을 가지고 시작된 글.
그런데 왜 정조를 원망할까? 궁금했지요.
얼마 전에 아이와 함께 김홍도에 관한 책을 봤습니다.
풍속도도 많이 있지만 그 외 다른 풍의 그림도 많이 그렸던 김홍도.
그 이유를 이 책을 보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신분이 중인이었을때는 양민의 삶을 그대로 투영해서 보여줬지만 양반이 되고부터는 그림이 달라지죠.
한옥의 공간구성 원리를 한마디로 말하면, '소통'이다. 신과의 소통, 자연과의 소통,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자신과의 소통. 결국, 사람이 사는 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그래서 한옥에는 우주의 모든 것이 어우러질 수 있다. (P114)
겨울이라 날씨가 오락가락 합니다.
추워서 난방비도 엄청 들고 있고 전력 사용량도 늘어서 정전 훈련도 하기도 합니다.
날은 춥지, 전력도 들지, 돈도 많이 들지...
그런 이야기 들으면서 이 책에서 본 한옥의 구들이 생각나 나중엔 정말 한옥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한옥.
지금 현대 생활 기준에서 봤을때 장단점이 들어나는 곳이기도 하죠.
이 책을 보면서 한옥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책이 작고 두께가 얇았는데요. 조금 더 내용이 추가되었어도 충분히 흥미로웠을 것 같아요.
한옥.
올해는 서울의 한옥을 가서 유심히 살펴보려구요.
책속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생각하면서 말이지요.